제 1부 산수화에 대한 이해

1. 산수화 발생의 사상적 배경
  동양에서도 생각만큼 산수화의 역사는 길지 않다. 산수라는 거대한 대상을 감상하며 시를 짓고 그림으로 옮겨내는 작업은 자연을 조망할 수 있을만큼 문명이 발달하고 정신적 여유가 생긴후에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회화사에서도 인물, 화조, 동물 등의 장르들이 모두 발달하도록 산수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산수화 발생의 토대가 된 산수 인식의 양상은
첫째, 고대의 신화에 근거한 산수관(상상속 산수) 
둘째, 유가와 도가 등 철학적 사유에 근거한 산수관(철리적 세계로서의 산수)  - 산수는 그 자체로 최고의 인격적 덕목을 가지며 그 자체로 도가 구현된 물상이며 나아가 고상한 인격의 발휘에 가장 적합한 공간이라고 확정지어준다.
셋째, 산수문학의 발생과 관련한 산수관(정치적 이데올로기화된 산수) - 위진시대부터 시작. 정치적 혼란기에 산수은둔이 절대적으로 미화되었던 상황과 신선사상의 결합. 이전의 유가, 도가에서 확립된 산수관 등이 결합하면서 등장.

2. 산수화 발생의 회화사적 배경
  본격적 산수화가 발생하기 이전에 산수 표현은 짐승과 인간이 산봉우리보다 크게 배치되었고, 산수는 신비의 공간으로 조형화되거나 다른 주제의 배경으로 처리되었다.
 독립된 산수화는 수나라때 등장한 것으로 보여지며, 우리나라에서는 백제의 <산수문전>을 들수 있다.

3. 채색 산수화와 수묵산수화
산수화의 발달과정은 채색산수화에서 수묵산수화로 옮겨가는데 여기에는 중국에서 발달한 필묵 매체와 문화 권력, 나아가 사상 배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독특한 문화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1) 필묵 그 자체가 지식문화의 상징물로서 암묵적으로 의미화 되어있었다는 것
                         2) 주요 사상의 심미적 지향성이 채색보다는 수묵의 세계와 잘 부합하였다는 것(노자 -"오채가 눈을 어둡게 한다" 공자 "사치스러움보다는 검소한 것을 택하겠다")
   산수와 산수화는 그 자체로 사상의 덕목과 문인의 정신을 표징하는 세계로 등장한 것이기에 수묵은 산수를 가장 잘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기법으로 자리를 굳혀간 것.

4. 산수화 내용의 이해
  1)북송대 - 커다란 화폭에 거대한 산을 그리는 '기념비적 산수' '영웅적 산수' - 深遠, 高遠, 平遠의 삼원론 과 군신의 질서가 반영된 산악의 구도가 이론화 된다.
 2) 남송대 - 감상적, 시적 분위기로 옮겨가는 드라마틱한 변화 - 새로운 삼원론 즉 넓게 트여 먼 산수(闊遠), 가물거리듯 먼 산수(迷遠), 그윽하게 먼 산수(幽遠) 등 망망한 공간감을 요구하는 산수화들이 등장. 높이 솟은 북송대의 산수와 대비된다.  또한 인물이 자연속에  묻힌 미미한 존재가 아니라 자연을 관망하는 주체적 존재로 등장한다는 점도 달라진점.
3) 송대 이후 중국에서는 화원화가의 작품에 비해 솜씨가 떨어지는 문인화가의 산수화가 더 인정받는 특이한 역사가 형성된다. 결국 문인의 철학과 시인의 뜻으로 그려낸 이미지라는 관념이 등장하는 것. (원나라때부터 크게 성장)
4)명의 대표적인 화풍
    절파 - 화원출신의 직업화가들. 어부나 은둔자 혹은 전설적 인물이 등장하는 주로 상상의 산수, 조선 초기의 화원과 문인들은 대부분 절파의 화풍을 응용
   오파 - 문인화가들. 화가 자신의 문화공간을 그리는 경험산수가 많음. 문인의 자부심과 자기표현의 수단. 조선후깅는 진경산수화의 경우처럼 근원적으로 오파에서 시도된 경험적 주제가 활용됨.
5) 명대 말기 동기창의 남북종론 - 남종은 문인화의 계통, 북종은 화원화풍으로서 남종은 본받을만하지만 북종은 배워서는 안된다는 극단으로까지 나아감.  이후 남종문인화풍의 모방에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된고 우리나라 19세기 회화의 배경이 된다. 이후 결국 문인산수화가 하나의 양식으로 정착되게 된다.


 제 2부 영원과 초월의 시간 - 여말 선초의 산수화

1. 푸른 산 흰구름의 영원, 청산백운(靑山白雲)
 <청산백운>이란 일상의 산수경에서 멀리 벗어나 다소 환상적 시공간으로 각인되어온 산수 이미지.
즉 선험적 상상의 관념경이자 다소 과장된 낭만경이다.
극심한 정치적 변혁을 거치는 시기에 이런 지극히 고요하고도 신비한 산수그림이 최고의 인기를 누린것은 '이상사회로 향하는 문사들의 역동적, 긍정적 에너지와 그들이 바라는 이상적 순간을 현현하는 그림으로 청산백운도가 맞아떨어진 것이 아닐까?

2. 계절의 정취, 사시팔경
  사계절을 표현하는 산수화들도 많이 그려졌는데 특히 풍우가 몰아치는 여름, 눈 소복이 쌓인 겨울이 많이 그려졌다. 이는 계절 감각의 극단적 표현이면서 동시에 관념적 계절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시도 역시 특정한 지역의 구체적 산수경이 아니며, 각 계절의 에센스를 불변의 이미지로 전달해준다는 점에서, 청산백운을 영원의 자연경으로 감상했던 태도와 유사한 면모를 지닌다.
또한 조선 초기의 관각문인들이 사시 팔경의 자연 질서와 농촌 겨오간을 즐겨 읊르며 행복한 위정자의 입지를 보여주었던 것을 고려하면, 순조로운 보편질서의 자연향유로서 '사시도'가 그들에게 적절하였으리란 것도 추정할 수 있다.

3. 이국의 정취, 소상팔경
소상팔경이란? - 중국의 소강과 상강이 흘러들어 호수를 이룬 동정호 일대의 경관
8개의 그림이 짝으로 병풍으로 그려지기도 하나 하나씩 떼어 단품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그런데 단품으로 그려질 경우 역시 비바람치는 여름밤과 눈 쌓인 겨울 저녁이 애호되는점은 사시도와 거의 유사하다.
   ---- 조선 초기에 그려진 우리 산수 - 산수화의 주된 영역이 아님
      1. 행정적, 외교적 차원에서 그려진 금강산도 -제화시문이 없는것으로 보아 감상용은 아니었던 듯
     2. 관료 문인들의 계회, 야유, 혹은 별장등을 그린 한강 유역의 풍경 -산수풍경이 주제가 아님
     3. 조선초기 문인들의 제화시문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박연폭포도

4. 꿈속의 산수경, 몽유도원
1. 일반적인 방향과 반대로 좌에서 우로 진행된다.
2. 안평대군의 글에는 인물이 중요하게 등장하지만 안견의 그림에는 인물이 없다
3. 화면의 구도가 독특하다. 동굴을 통과하여 도원이 드러났던 상황을 표현하기 위하여 도원의 사방을 거대한 동굴 입구로 처리한 점. 도원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도록 그렸으나 왼편에는 지평선이 존재하는등 화면의 시점의 왜곡

몽유도원도에 부쳐진 제화시들은 두종류로 구분. 하나는 화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안평대군의 꿈을 유가적, 현실적의미로 해석. 다른 하나는 화면에 없는 장면을 상상으로 읊으면서 안평대군의 꿈을 도가적 사유나 신선세계로 해석하였던 것. 전자는 건국의 분위기 속에서 번영을 도모하던 당시의 건설적 기상이 그대로 그림감상에 반영된 결과라면, 도가적, 상상적 면모는 권력과 부귀를 누리는 관료들이 느껴야 했던 인생과 벼슬길의 낭만적 허망감을 반영하는 이면의 정신세계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조선 초기 문사들은 유가적 현실과 도가적 환상이 공존하는 낙관적 세계를 살았던 점이 산수화 선택이나 감상에 나타났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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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7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7-04-17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인님/저도 산수화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게 없어서 궁금했거든요. 근데 재밌네요. 밀린책은 저도 장난이 아니옵니다. ㅎㅎ
 
호모 코레아니쿠스 - 미학자 진중권의 한국인 낯설게 읽기
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어른들이 하는 얘기가 있다.
특히 박통을 그리워하는 어른들이....
우리나라 국민들은 국민성이 썩어서 안돼!  정신차릴려면 박통같은 사람이 다시 나와야돼 등등....
한때는 이 말에 대들다가 밥상이 뒤집어진 적도 있었고 그래서일까?
국민성이니 습성이니 어쩌고 하는 말에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게 된게....
게다가 당시 난 세상에 국민성이니 하는 비과학적인 것은 없노라고,
모든 것은 결국 사회경제적 상황이 만들어놓은 환상이라고 주장하며 열렬한 사회과학주의에 빠져있던 때니 더더욱 그런 주관적인 냄새가 팍팍 풍기는 말들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말이다.
이게 살아보니 웃기는게 여전히 국민성 어쩌고 하는 말에는 동의가 안되지만 묘하게도 인종이나 민족이 다르면 반응양식도 달라지는 뭔가가 보이는거다.
집단의식이나 행동양식, 반응양식??? 아니면 진중권의 표현대로 -뭐 거슬러올라가면 부르디외의 말이지만 - 하비투스=습속???
하여튼 뭐라 부르든 말이다.
어쨌든 이게 내가 아는 박통을 그리워하던 어른이 말하던 국민성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은 사족일테고....
구체적인 공통의 역사경험, 문화적 경험이 만들어놓은 공통의 대응방식이랄까?
어쨌뜬 이 또한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경험이 달라지면 변해갈 것임은 또 분명하다.

그러면 결국 오늘 한국인의 그러한 공통의 습속을 만든 것은 무엇일까?
전근대에서 근대로의 이행이 순조롭지 못했던 우리 역사에서 근대에 맞는 신체를 재빨리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군사적 규율이 동원됐고 이는 온 사회적 구성원들의 몸에 군사적 규율을 각인시킨다.
전근대적 습속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근대로의 이행과 또 근대의 신체를 그대로 간직한채 정보화사회로
급속하게 전환해버린 한국사회.
사실상 이런식의 논지 자체는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 주장이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 내가 알기로는 박노자씨나 한홍구씨의 경우 이 문제가 아니면 뭘로 책을 쓸까 싶을정도로 많이 얘기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다만 새로운 것은 역사나 정치, 사회 등 거대 담론에서 이러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들 내부에서 일어나는 아주 사소한 습관들,  작은 사건들 속에서 이 문제를 풀어나가려 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들이 책갈피 곳곳에서 펼쳐진다.
뭐 굳이 나는 자유롭다 나는 아니다라는 말을 꺼내기도 민망해진다.
대한민국이라는 땅덩어리에서 살고있는 이상 여기서 제기한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인간은 없을테니...
다만 그것을 바라보는 눈은 그렇게 익숙하지 않다.
같은 사건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기 - 이것은 어쩌면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의 출발점인지도 모르겟다.

끊임없이 나를 다시 보기. 익숙한 것들을 뒤집어보기 - 나를 제대로 아는 길일테다.
그게 국민성이든 습속이든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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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4-17 0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진중권님의 책은 일단 관심이 가는 편이랍니다.

바람돌이 2007-04-17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진중권씨의 그 직설적인 화법을 좋아하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랍니다.
 
파도 - 너무 멀리 나간 교실 실험
토드 스트래서 지음, 김재희 옮김 / 이프(if)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나치가 그렇게 사람을 잡아다 죽이는데, 같은 나라에서 어떻게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태평하게 살 수 있었을까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게다가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는 주장까지 해요?"

제 2차세계대전을 공부하는 역사수업시간에 학생이 던진 질문으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인공이기도 한 역사교사 벤 로스는 이 질문에 대해 "글쎄.... 나치는 철저하게 훈련 받은 조직이라, 그 앞에서 감당하기 힘든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 지독한 불안과 공포, 가공한말한 공포"를 느꼈을 것이라는 애매한 대답을 하지만 자신 역시 그 질문에 대해 궁금증을 느낀다.

누군들 궁금하지 않겠는가?
명백히 비이성적이고 우스꽝스럽기까지한 행동들을 모든 인간들이 인형처럼 반복하는 모습.
바로 옆에서 비인간적인 만행이 벌어지는데 그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는 다수의 인간들.
수용소에 갇힌 유대인에게 왜 모두 똑같은 옷을 입느냐고 묻는 평범한 독일인.
천만의 사람이 죽었다는데 그때 나치가 아닌 대다수의 독일인들은 무엇을 했을까?
열광하는 이는 왜 열광하고 침묵하는 이는 왜 침묵하고 방관했을까?

그리고 시작된 실험!
나치의 어린 친위대의 모형을 현실 고등학교에서 만들어 가는 것.
교사의 실험은 처음엔 단지 지적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시작은 별것아닌 약간의 신체적 훈련과 일체감을 같이 느껴보는 정도였다.
하지만 실험이 계속될수록 실험의 내용은 교사의 통제를 벗어나기 시작한다.
아니 오히려 교사인 벤 로스마저도 실험의 한 도구로 전락되어가버린다.
그가 정신을 차리기까지 학교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파시즘의 집단적 광기로 폭발한다.

이제 벤 로스는 과연 어떻게 정신을 차리고 실험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까?
자신이 파도라 부른 파시즘적 운동과 분위기에 폭빠져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자신만만 의기충천해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
그 과정이야 책을 볼 사람들을 위해서 남겨두도록 하자.

다만 이 책에서 소름끼치도록 절감하는 것은
파시즘의 씨앗은 어디나 존재한다는 섬뜩한 교훈이다.
2002년 월드컵의 거리응원과 나찌의 군중대회의 거리는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나 오랜시간 동안 집단주의와 획일적인 군사문화에 익숙해있는 우리의 문화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신체에 각인된 집단주의, 전체주의는 늘 의식보다 먼저 반응해버린다.
민주주의와 개성, 자유에 대한 추구가 나의 의식이라면 질서와 규율의 추구는 나의 신체다.
그래서 나의 신체와 의식은 항상 질서와 규율/자유로움의 그 경계 언저리에서 헤매인다.
나의 어정쩡한 위치 그 어딘가에 파시즘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자유로와 보이는 삶을 살아가던 이 책의 아이들에게 숨어있던 것보다 훨씬 많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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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4-17 0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꽤 매력적일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드팀전 2007-04-17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파시즘은 20세기 가장 매력적인 연구대상인 듯 해요..2차대전 이후의 거의 모든 사회,심리,문화연구는 파시즘의 악령에 대한 일종의 경계와 두려움을 담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말이지요.그게 한편에서는 정도를 넘은 간섭으로 작용할 경우도 있어보이구요...저도 '군중'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편입니다만 좀 구분이 필요할 듯 보이기도 합니다.이와 관련된 읽을 거리들이 많으니 함께 생각해보면 좋을 듯하네요.파시즘의 씨앗과 파시즘을 동일선상에 놓을 수 있을까? 파시즘의 씨앗이라는 것은 -그 전에도 그 이후에도 - 인류역사에 수없이 등장하진 않았을까? 군중성이라는 것을 파시즘의 씨앗이라 본다면 모든 집단행동은 파시즘의 요소가 있다고 봐야하는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편의상- '선'을 위한 군집행동은 통제가능하기에 문제가 없고 '악'의 의도가 있는 군집성만 문제삼을 수 있을까? '통제가능성'의 여부는 누가 어떻게 판단하는가? 파시즘의 씨앗이라는 것은 결국 '인간본성'의 한 단면으로 인정해야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독일''이탈리아' 등에서만 파시즘의 발호가 커진 것일까? '파시즘'이라는 용어가 인간 내부의 권위에의 의존,순응,폭력적 배제등의 부정적 요소들을 대표하는 단어로 사용될 수 있을까? ....즉 '군중의 동의에 의한 집단의 광기어린 행동'은 모두 '파시즘'인가?...... 재미있는 질문들 아닌가요?

바람돌이 2007-04-17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주제는 상당히 무겁지만 소설의 전개는 흥미진진하답니다. 재밌어요. ^^
드팀전님/이런 장문의 댓글이라니 부담스럽게시리.... ^^;;
지난 2002년 월드컵때 거리응원을 보면서 저 역시 흥분하고 행복해했었더랬죠. 근데 어느 순간 갑자기 그 영상이 파시즘의 영상과 겹쳐보이는 순간을 경험했었습니다. 이건 순전히 주관적인 감정이었는데 그 순간 전 참 이것도 병이구나 하는 생각을 햇었어요. 그냥 즐거운건 그대로 행복하게 받아들이면 되는데 거기에서 꼭 뭔가 다른 생각을 끄집어내야하다니....
하여튼 문명과 이성을 자랑하던 20세기에 파시즘의 등장은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겠죠. 그러니 온갖 담론들이 쏟아지고 저처럼 쓸데없는 걱정으로 웃기는 상상을 하기도 하고.... 요즘 우리나라의 파시즘 연구나 논의는 일상의 파시즘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는듯 합니다. 그런 글들을 좀 보다보니 제 고민의 축도 그쪽으로 기울어있는듯하고요. 어쨌든 님이 얘기하신 주제들이 전부 묵직묵직해서 다 공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고 그래도 계속 고민의 축으로는 삼아야겠죠....

마늘빵 2007-04-17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바람돌이님 이 책 보셨군요! 저도 얼마전에 봤는데. ^^

바람돌이 2007-04-17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리뷰보고 이 책을 선택한거였는데요.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바람에 땡스투는 못했지만.... ^^ 님덕분에 리뷰쓰기 힘들었습니다. ㅎㅎㅎ

마늘빵 2007-04-17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 때문에 보게 됐다니 이런 영광이. ^^
전 이 책 수행평가 도서로 주문해놨어요. 학교에다. 애들 읽히려고요.

바람돌이 2007-04-17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고민중.... 중학교 1학년이 이해를 할 수 있을까 좀..... 저희는 아직 예산이 없어서 도서관이 없어요. ㅠ.ㅠ

클리오 2007-04-17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내용도 맘에 드는데다 별 다섯의 리뷰... 덕분에 꼭 볼께요.. 나날이 쌓여만가는 보관함.. ^^

바람돌이 2007-04-17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지금 예찬이 자나봐요. ㅎㅎㅎ 저는 수업이 비어서.... 일단 소설적 재미도 있구요. 파시즘에 대한 진지한 연구나 어려운 책은 많지만 쉬운 책은 찾아보기 힘들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별 다섯이에요. 재밌어요.

국경을넘어 2007-04-18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시즘... 광기... 근대성... 뭐 이런 이야기하는 책들이 상당히 무거운데요. 개념에 개념을 쌓아서 도저히 올라가기 힘든 책도 있구요. 그런데 이 책은 쉽게 이야기를 풀어가게 되어있나 봅니다. 아이들하고 한번 읽어봐야 겠습니다.

바람돌이 2007-04-18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고등학교 아이들과 같이 읽으면 딱 좋을것 같아요. 전 내년에 아이들과 세계사를 하게 되면 파시즘 부분 공부하면서 같이 읽어볼려구요. 그거 공부하고나면 중학교 2학년정도돼는 애들도 왠만큼은 얘기를 해볼 수 있을 것도 같아서요.
 

내내 겨울이더니 이제 정말 봄입니다.

모처럼 좀 먼 나들이를 가기로 했습니다.

선운사에 동백꽃이 피었다는데....

선운사는 여러번 갔지만 동백꽃 필때는 한 번도 못가봐서요.

오늘 가려고 숙소도 미리 예약하고 했다죠.(돈 아낄려고 했더니 숙소가 좀 허름하긴 하더군요. 먼저 갔다온 사람 말에....^^)

어쨌든 오늘 아침 일찍 출발할려고 했어요. 계획은....

근데 어젯밤에 해아가 열이 펄펄 끓는거 있죠

밤새도록 해아가 못자니 저도 덩달아......

어젯밤에는 그래서 아 못가겟구나.. 숙박비는 날렸구나 햇어요.

근데 오늘 아침에 해열제도 안먹였는데 거짓말 같이 열이 싹 내리네요.

그리고 기운이 나서는 꼭 놀러가야 한다고 난리였습니다.

그래도 병원은 갔다가야 할 것 같아서 지금 옆지기가 아이 데리고 병원에 갔어요.

저는 집에서 놀러갈 짐 싸고 먹을거 잔뜩 싸고 이렇게 하릴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올 시간이 됏는데 왜이리 안오는지...

병원이 생각보다 붐비나봐요. ㅠ.ㅠ

에고 언제 출발할까?

이러다 선운사에 동백 다 지면 어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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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4-14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가 생각나네요.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뭐 이런 노래였던 것 같은데... 좋은 여행하세요^^

Mephistopheles 2007-04-14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송창식 아저씨 노래였다죠...^^
노래가사만큼이나 동백나무가 만개한 선운사는 아름답다고
하던데...^^

클리오 2007-04-14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운사.. 버스 내려서 너무 많이 걸었던 기억이.. ㅎㅎ 그나저나 출발하셨나요??

세실 2007-04-14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선운사 가시는군요~ 어제 다녀왔어요.
동백은 4월 10일이 절정이었답니다. 엊그제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고 난뒤 많이 떨어졌답니다. 하지만 원래 동백꽃이 주렁주렁 만개 하는것이 아닌 피고 지고를 반복한답니다.... 자알 다녀요세요~
동백장호텔(맞나?) 한정식 맛이 끝내준다고 하더만요...

홍수맘 2007-04-14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님도 선운사를 가시는 군요? 아침에 세실님 페이퍼 보면서도 부러웠는데, 님까지 ㅜ.ㅜ. 조심히 잘 다녀오시구요, 추억도 많이 쌓아 오세요. ^ ^.

2007-04-14 1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국경을넘어 2007-04-14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있나요~" 송창식 노래가 생각나네요. 좋은 여행 되시길 ... 다녀 오시면 동백 사진 올려주삼 ^^*

바람돌이 2007-04-16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송창식씨의 노래가 워낙에 유명하니 선운사 하면 누구나가 동백을 떠올리네요. ^^
메피스토님/뭐 동백이 장관은 아니던데요. 동백 장관을 보려면 여기 제가 사는 동백섬을 가는게 훨씬 나을듯.... 근데 이곳의 동백은 꽃 하나하나가 좀 작은듯하면서 굉장히 곱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더군요. ^^
클리오님/지금은 주차장이랑 가까워서 아이들과 걷기에 딱 적당한 거리였습니다. 늦게 출발해서 토요일은 선운사 하나만 겨우 봤습니다. ^^
세실님/님도 다녀오셨군요. 앗 그런데 저런 좋은 정보를 갔다온 뒤에 보다니....ㅠ.ㅠ 선운사 앞에서 아무데나 들어가서 밥먹었는데 정말 맛없었어요. ㅠ.ㅠ
홍수맘님/님은 일단 육지로 나오는게 장난이 아니실듯.... 저희는 바다 건너가기가 장난 아닙니다. 그래도 님이 계신곳은 다른 곳에 가기 싫을정도로 좋던걸요. ^^
폐인촌님/동백은 전날의 비바람에 다 떨어지고 몇개 안남았더이다. ㅠ.ㅠ 우리집 동백사진으로 대신할까요? (앗차 우리집이 아니고 친정집요. ^^)
 

가끔 이게 남녀의 차이인지 사람의 차이인지 알 수 없지만 서로의 생각이 참 많이 다른걸 느낄 때가 많다.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이나 다른 사람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이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얘기를 나누고 한게 20년이나 되는 옆지기와도 그러걸 느낄 때가 있다.

어제 저녁 나는 회식이 있어서 아이들 보러 못갔었고 옆지기가 퇴근하자 마자 가서 아이들을 봐주기로 한 날이다.
한참 밥먹고 술먹고 노래방가서 노래부르고 난리를 치다가
잠시 집으로 전화를 걸었더니
예린이가 다쳐서 병원에 가서 사진찍고 오는 길이란다.
장난치다 넘어졌는데 그대로 정면으로 엎어지는 바람에 코를 다친것
코가 장난아니게 부어서 병원가서 사진찍고 오는 길이란다.
지금은 괜찮은데 내일 한 번 더 가서 사진찍어보기로 햇다고...

순간 술이 확 깬다.
바로 들어와서 가방 챙겨서 미안하지만 먼저 가야겠다고 하고 집으로 갔다.
예린이는 코가 퉁퉁 부은채로 헤헤거리고 잘 놀고 있다.
그래도 아이를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토닥였다.

그런데 문제는 나중에 생겼다.
옆지기가 말하길 "내가 다 알아서 하는데 뭐가 그렇게 못미더워서 바로 달려오냐? 내가 그렇게 안미덥냐"란다.
근데 맹세코 나는 그 상황에서 옆지기가 미덥지 못해서 달려온게 아니었다.
옆지기나 할머니가 내가 그 상황에 있을때만큼이나 아니면 더 잘 대처하고 잘 했으리라고 믿는다.
내가 술먹다 그냥 달려온건 아이가 아프거나 다쳤을때 도저히 올 수 없는 상황이 아닌 이상 아이에게 엄마가 항상 옆에 있다는걸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이다.
그저 아이가 다쳤다니 눈으로 확인하고 아이를 한 번 안아주고 싶은 마음과
아이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싶은 것. 그냥 그 뿐이었는데....

예전에 아이가 많이 아팠을때 옆지기가 아프다는 얘기를 듣고도 계속 술마시고 새벽에 들어온 적이 있었다.
칭얼대는 아이때문에 몸도 힘들었고 아이가 아프대도 목구멍에 술이 넘어가는 옆지기가 나는 사실 잘 이해가 안됐었다.
그 때 옆지기의 말이 "당신이 옆에 있고 알아서 잘 할테니 믿고 그런거지"라고 했었다.
솔직히 난 이 말이 잘 안와닿았고 섭섭한 맘이 하나도 안 풀렸었다.

그런데 어제 일을 겪고 나니
정말 생각의 차이란게 뭔지 알겠다.
20년을 부대끼고 10년을 같이 산 사람도 이렇게 생각이 다를진대 다른 사람과는 어떨까?
전혀 다른 생각의 지점에서 나오는 말은 또 얼마나 받아들이는 방법도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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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7-04-10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엄마면 당연히 뛰어가는게 맞습니다. 저라도 당연히 그랬을겁니다.
다른 가족을 못 믿어서가 아니고 내 새끼가 다쳤는데 어느 어미가 그려~ 괜찮다니 됐다~ 하고 빠진답니까?
정말 도저히 제낄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눈썹이 휘날리도록 뛰어오지요..
저 같아도 상황이 바뀌어서 애들 아빠가 빨리 안들어오면 섭섭했을거에요.
에효... 예린이가 크게 다친거아니고 그냥 붓기가 빨리 가라앉았으면 좋겠네요.

2007-04-10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설 2007-04-10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린이 지금은 좀 어떤가요.. 괜찮아야 할텐데요.
만약 일찍 안 가셨으면 남편분이 삐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일찍 오셨으니까 그냥 하신 말씀 아닐까요..

클리오 2007-04-10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린이 괜찮죠? 미모의 예린이가 코가 다쳤다니 안타깝네요, 많이 안아프고 빨리 낫길요.. 그리고요, 좋은 면을 보자면, 엄마가 밖으로 그렇게 돌아서 애가 다치지 않았냐고 성질내는 남편들도 얼마나 많은지요. 그냥 좀 지나서 차분히 이런 이야길 해보시면 서로 이해가 될거라고 믿어요...(서로 좋은 분들이잖아요..^^) 저도 아이 아픈데 옆지기 회식이면 막 히스테리컬해져요.. 애가 칭얼대면 힘들어서요...

마노아 2007-04-10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린이 많이 아팠겠어요. 아후.. 어여 나아야 할 텐데... 그런데 정말 생각의 차이가 확연하네요. 부부사이도 이럴진대 그보다 훨씬 더 멀고 먼 수많은 관계 속의 사람들은 또 얼마나 다를까요...

비로그인 2007-04-10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흠... 미혼인 저에게도 엄청나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시는 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다른 건 차지하고서라도 예린이가 속히 낫길 바랄게요.
넘 상심마세요 :)

아영엄마 2007-04-10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군요. (아이가 아프다는데 열일 제쳐두고 안 달려왔다고 화를 내는 경우는 있어도...) 암튼 예린이가 얼른 낫기를 바랍니다.

프레이야 2007-04-10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와 아빠의 차이 같아요. 울옆지기는 그 상황이었더라면 당장 달려온 님을
높이 샀을 걸요. 아니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을 거에요. 그런 점에선 보수적
이에요. 그나저나 예린이 코가 그래서 어떡해요. 속상해요. 잘 낫기를 바랍니다.

바람돌이 2007-04-11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해주신 모든 님들 고맙습니다. 다행히 예린이는 뼈가 금간건 아니고요. 그냥 타박상이랍니다. 아직은 콧등이 많이 부어 있어서 약을 주더군요. 그리고 코에 긁힌 흔적이 좀 신경이 쓰이는 정도? ^^
그리고 위에 제가 쓴 글은 약간의 오해도 동반하는 것 같고 해서 조금만 덧붙인다면요. 모든 남자와 여자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남자와 여자는 생각하는 방법에서 차이가 있는게 맞는것 같아요. 남자는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위주로 보는 반면 여자들은 대부분이 그 문제에 어떻게 공감해줄까로 본다죠? 서로가 바라는 것도 결국 자기가 보는 방법으로 봐주기를 원하고요. 옛날에 읽었던 <화성남자, 금성여자>에서 그런 주장들을 봤었습니다. 근데 남자랑 살아보니까 그 말이 좀 많이 신빙성이 있더라구요. 즉 제가 달려간건 엄마라서가 아니라 남자와는 다른 사고방식의 차이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는거죠. 그걸 애정이나 책임감의 문제로 바꿔버리면 결국 부부싸움이 되겠죠.^^ 근데 대부분의 부부관계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을 경우 이런 생각의 차이는 그냥 차이가 아니라 애정, 관심도나 책임감의 문제로 치환되어버립니다. 저 역시 그런 경험을 많이 했고요. 이번 일로 얻은 교훈은 결국 생각의 차이는 차이로 끝내자는 거였습니다. 그걸 다른 문제로 확대시키는건 어리석은 일이고 생각의 차이라는걸 확인하면 서로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지점도 분명히 보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