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먹다 -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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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은 아름답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더 아름답다.
아름다운 만큼 애절하고 또 애절하다.
왜냐고?
이루어지지 못한 또는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은 그 불가능성으로 인해 생활의 구차함에서 비껴가기 때문이다.
먹고 사는 일의 구차함, 일상의 무심함 - 이런것들에 비껴서 있음으로 해서 아름다울밖에...

그런 구차함과 무심함에 푸욱 절어서 살고있는 이에게 일탈의 아찔함은 가끔은 소설이나 영화같은 것들로 채워질게다.
그래서 연애소설을 읽는걸까?

넘지말아야 할 이러저러한 금기들을 양산해내기에 조선이라는 시대배경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거리들을 만들어낼 듯하다.
온갖 금기와 규제들로 묶여있는 시대적 배경이 더 애절하고 위태한 사랑을 만들어내는걸게다.

소설속의 사랑은 하나같이 비극적 결말을 예고하고 있다.
여문의 짝사랑이 향이의 비극적인 죽음으로도 끝맺지 못하고 끝까지 죽은 향이의 영혼을 부여안고 은둔의 삶을 감내하는 것도
끝내 가슴속에 묻고야 말 사촌간인 희우와 난이의 사랑도....
죽을때까지 자기식의 사랑밖에 할줄 모르던 최국의 비극도....
어쩌면 인간의 눈먼사랑이란 비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운명론의 냄새도 가끔은 나쁘지 않다.
책을 덮는 순간 여전히 삶은 구체적이고 비루하게 남아있지만 그 또한 어떠랴?
내것이 아닌 남의 꿈을 잠시 훔치는 것도 책속에서만 얻을 수 있는 삶의 재미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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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2-25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두 연애소설 좋아합니다.
실제로는 아찔한 사랑 못할듯. 그저 편안함과 현실적인 사랑이 좋아요. ㅎㅎ
물론 가끔, 아주 가끔 상상의 나래는 폅니다. ㅎㅎ

바람돌이 2008-02-26 02:54   좋아요 0 | URL
가끔은 연애소설이 고플때가 있는게 꼭 대리만족 같아요. ㅎㅎ

프레이야 2008-02-26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먼 사랑의 예정된 비극, 조선을 배경으로 하군요.
왜 하필 현대가 아닌 조선을 택했을까나..

바람돌이 2008-02-27 01:48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현대보다는 조선이라는 과거가 금기의 사랑을 설정할 수 있는 폭이 넓었을듯도 합니다. 그리고 국화주나 꽃차같은 소품들을 묘사하면서 나는 묘한 분위기같은 것도 일조를 할테구요. 간만에 님덕분에 재미난 소설을 읽었습니다. 많이 많이 감사해요. ^^

무스탕 2008-02-26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요.. 난이가 멀리 가버린 이유를요 희우를 부른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무도 없는곳에서 둘이 다시 시작해보자!! 이런 앙큼한 속샘이 있는거라구요. ㅎㅎㅎ

구매자 40자평을 쓸때 아직 다 읽기 전에 갑자기 퍼득 든 느낌으로 '퍼즐을 맞추는 기분'이라 적었는데 책 뒷편의 심사평을 보니 어느분(이셨드라? -_-a)께서 똑같은 표현을 하셨더군요.
그래서 다 비슷한 느낌으로 읽나보다.. 했지요 ^^

바람돌이 2008-02-27 01:51   좋아요 0 | URL
그런 마음도 왜 없었겠어요. 아니라 아니라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드는 기다림이 인지상정인걸요. 옛적이나 지금이나 인간의 맘이란게 다 같은 것 아니겠습니까? ㅎㅎ
 
(육아질문)'예''응' 등의 긍정표현을 어떻게 가르칠까요.

방명록에는 왠지 갑갑하고 이미지도 안뜨고 해서리 그냥 먼 댓글로 남깁니다.

불과 일주일전쯤에 저희집에 복합기 산건 어떻게 아셨어요? ㅎㅎ
근데 구체적으로 기계가 어떻다는건 저희도 문외한인지라 딱히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일단 프린터냐 복합기냐 선택하시고요.
근데 우리 일이 아무래도 스캔이 필요할때가 꽤 있잖아요. 인터넷에서 딱 마음에 드는 사진 찾는거 의외로 힘들더라구요. 차라리 갖고 있는 책가지고 스캔하는게 나을때가 많지...
그래서 저희는 복합기로 했어요.
사실 우리 부부 둘뿐이라면 학교에 이 모든게 다 있으니 살 필요가 없는데 예린이 때문에 말이죠... ^^ 복합기 기능은 스캔, 복사, 인쇄가 기본이고 팩스 기능은 있는 것도 없는것도 있는데 저희는 팩스보낼 일이 없는지라 그건 과감하게(?) 포기했습니다.
클리오님 필요에 따라서 선택하시고요.

그다음엔 레이저냐 잉크젯이냐인데 얼마전에 레이저프린터에서 나오는 미세먼지가 장난이 아니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이 있는 집에서 그럴수야 없지 하면서 레이저는 팍 접어버렸습니다. 뭐 가격도 한참 위니 그것도 작용했지만요.
근데 잉크젯은 아시죠? 잉크젯의 문제는 노즐 관리입니다. 집에서 쓰는 프린터란게 그리 쓸일이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잉크 리필보다 더 문제인게 노즐 막힘인데 잘 못하면 나중에 수리비용보다 새로 사는게 더 싸게 먹히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잉크젯으로 사신다면 하루에 한번쯤은 작동을 시켜주는 부지런함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지금은 초반이고 아이들이 지들 사진 출력해달라고 졸라대는 바람에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만....

그외 잉크젯복합기의 경우도 가격이 천차만별인데요.
초기 기계 가격이 비싸면 잉크를 낱개로 갈아끼울수 있어 유지비가 덜 든다는 장점이 있고요. 가격대가 싼 경우 잉크 하나가 떨어져도 잉크를 통째로 갈아끼워서 오히려 유지비가 많이 들기도 한답니다. 뭐 요즘은 무한리필이라는게 있어서 잉크통은 그대로 두고 기존 잉크통에 잉크액만 사서 주사기처럼 주입해주면 된다고도 하는데 저희처럼 간간이 쓴다면 굳이 그러기 보다는 정품 잉크를 사서 쓰는 쪽으로 선택을 했습니다. 잉크를 낱개로 넣을 수 있는 쪽으로요.
그래서 가격대는 조금 비쌉니다.
저희가 산건  캐논 PIXMA MP-610 라는 모델인데요.

요 녀석입니다. 가격은 인터넷 검색해서 최저가격이었던 G마켓에서 21만8천원인가에  샀고요.
일단 성능은 완벽합니다.
사진의 경우 굳이 사진관에서 현상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선명합니다.
스캔기능 복사기능 모두 집에서 쓰기에는 충분합니다.
해상도가 10만원대 제품과는 비교가 안되게 훌륭하고요.
제 동생이 10만원대의 엡슨 제품을 얼마전에 샀는데 비교를 해보니 확실하게 차이가 나던걸요.

그리고 급지 방식이 아래쪽 위쪽 다 돼는 것도 장점입니다.
잉크젯 급지 방식 중 위쪽으로만 넣는 경우 종이가 들어가다가 구겨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데 요건 일반 A4용지는 아래쪽에서 종이를 공급하면 되고요. 사진 용지는 구겨질 염려가 없으니 위쪽으로 칸 맞춰 넣어주면 됩니다.
속도도 이만하면 만족스럽구요.
참 팩스 기능은 없습니다.
잉크는 다 쓴 색깔만 개별로 사서 교체해주면 되는 방식입니다.

단점은 크기가 좀 크다는거... 꽤 자리를 차지하네요.
일반 프린터 보다야 당연히 크지만 10만원대의 다른 복합기보다도 조금 큰 편입니다.
뭐 엄청 큰 정도는 아니지만...
어쨋든 크기는 인터넷 검색 들어가보면 나오니까 자로 한 번 재보시고요.

네이버 쇼핑에 들어가셔서 모델 이름 검색어로 넣으시면 다양한 사용자리뷰 나오던데요.
한 번 확인해보세요.^^

아이가 태어나고 나면 모든게 자꾸 아이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결혼기념일이고 뭐고 잘 안 챙겨져요. 그래도 올해는 잊지 않으시고 나들이에 두분이서 오붓하게 예찬이의 칭얼거림을 안주삼아 복분자까지 드셨다니 그 다정한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
저희는 올 3월이 결혼 10주년인데 이게 참 제대로 챙겨질지 의심스럽습니다.
전 올해 학교에서 거의 폭탄맞은 지경이라 3월 한달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걸랑요. ㅠ.ㅠ 뭐 옆지기도 비슷한 처지라... 사는게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갈수록 태산이라니...

따뜻한 봄날 오면 순천 가서 클리오님과 복분자라도 한 잔 기울였으면 좋겠어요.
제가 클리오님 만나고 싶어 하는거 아시죠? ^^
예찬이도 한 번 안아보고 싶고요. 그녀석 더 무거워지기 전에요. ^^
에휴~~ 뜻대로 될지는 알 수 없으나 그래도 혹시라도 된다면 시간 내 주시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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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8-02-23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정말 감사감사해요. 이렇게 긴~ 말씀이라니. 감격입니다. 저희는 직업상 복합기가 필요하긴 하죠. 그런데 컴퓨터도 잘 쓰기 어려워하는 옆지기가 어인 일로 복합기 바람인지 모르겠다니까요. 호호.. 이 페이퍼 참고해서 저희도 저 모델 쯤으로 사볼까 합니다.

학교는 신설이라더니 역시나 점점 일이 많아지나보죠? 그래도 그거 아시죠? 학교는 특성상 능력있는 사람들이 점점 일이 많아진다는거요. ㅎㅎ 주변에서 보면 냉정하게 일 거절 못하는 능력있는 부부들은 나날이 일이 많아지더라니까요..

따뜻한 봄날에 한번 오시면 정말 환영입니다. 집이 영 공간이 없는지라 재워드린다는 말씀은 못하겠지만 먹는 것은 모~두 책임지겠습니다. 따뜻한 봄날에, 보성차밭이나, 순천만이나, 혹은 낙안읍성이나 선암사 코스 쯤으로 날 잡아 1박 2일 잡아 오신다면 이제 예찬이도 따라다닐만한 때가 되었으니 함께 놀고 복분자도 한잔 하며 니나니~ 하면서 놀아보죠. 올해가 제 휴직 마지막이라 꼭 올해 오셔야 됩니다.(복직해도 놀 수 있겠지만 올해가 더 좋겠죠? ㅋㅋ) 우리 꼭 봐요.. 주5일제 주말에 시간 내 오셔요..호호..

클리오 2008-02-23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예찬이는 벌써 12.5키로에 육박, 이미 무거워지고 있답니다. 무거워지기 전에 오시려면 특히 빨리 오셔야 한답니다. 예찬이 누나, 예린이도 잘 있죠? ㅎㅎㅎ

바람돌이 2008-02-25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몸무게의 기준은 항상 제 아이랍니다. 아직도 엄마품에 안기기를 좋아하는 우리집 꼬맹이들의 몸무게가 벌서 21키로, 일단 이녀석들보다 가벼우면 무조건 가벼운겁니다. ㅎㅎ
복합기는 저도 잘 모르는데 일단 제가 얼마전에 산지라 그거 사면서 알아봤던 내용만 있어서 사실 다른 건 어떤지 잘 몰라요. ^^;;
따뜻한 봄날이 기다려지네요. ^^

클리오 2008-02-28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합기 그 녀석으로 주문해서 시동해봤습니다. 정말 생각보다 너무 훌륭하던데요. 특히 사진은 정말 사진관 부럽지 않습니다. 호호. 앞으로 앨범 정리는 이 녀석과 함께 해야겠군요..

그런데 질문 있어요...^^
1) 포함된 인화지로 일단 사진인쇄해봤는데, 인화지를 더 사려면 어디서, 어떤걸 사야하죠?
2) 사진인화할 때 날짜를 포함시키고 싶은데.. 분명 설명서에는 그럴 수 있다고 나오는데 찾을 수가 없네요. 기계에 능한 옆지기님께 물어봐주세요..(^^)

질문들을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함께 쓰시는 바람돌이님께 또 떼써봅니다. 앞으로도 이럴 일 또 있을 수도 있겠네요. ㅎㅎ 하여간 좋은 제품 추천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바람돌이 2008-02-28 01:00   좋아요 0 | URL
아 벌써 사셨군요. 사진은 진짜 잘 나오죠? ㅎㅎ
근데 인화지는 저희도 여기저기서 사은품으로 받아 집에 굴러다니던 각종 인화지를 쓰고 있는지라 아직 구입은 안해봤습니다. 그리고 사진도 일단 필요하면 인화해서 쓰지 앨범정리처럼 힘든 일은 안하는지라.... 그리고 사진관에서 인화하는 것만큼 사진의 수명이 길지는 않다고 하더이다. 그러니 그냥 옥션 같은 곳에서 싼걸로 살까 생각하고있습니다. 인화지도 좋은건 사진 인화하는 만큼 장당 가격이 나가던걸요뭐....
그리고 사진 인화할때 날짜 포함은 옆지기가 집에 들어오면 물어보지요.
도대체 새벽 1시가 돼도 안들어오는 인간을 어찌 괴롭히면 즐거워질까 지금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ㅎㅎ

2008-02-28 2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8-02-29 01:34   좋아요 0 | URL
두분다 이름은 들어본듯한데 얼굴은 잘 기억이.... 이거 비밀인데요. 제가 사람얼굴이랑 이름이랑 기억하는데는 워낙에 젬병이라... 어쨌든 좋은 일이니 축하 축하!!! ㅎㅎ
 

아일랜드의 독립투쟁을 그린 영화는 먼 다른 나라의 이야기로 읽히지 않는다.
지명을 바꾸고 이름만 바꾼다면 그대로 우리나라의 일제시대와 해방이후의 공간이 된다해도 될듯...

가끔은 영화를 보며 영상미고 음악이고 뭐고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을때가 있다.
그저 감독이 던지는 질문에 나는 어떤 대답을 해야할까 그것만이 가슴을 짓누르는 그런 영화!

12세기부터 무려 800년을 영국의 식민지로 보냈던 나라 아일랜드!
영화속에서 영국군들의 일상적인 폭력에 노출되어있는 아일랜드인의 삶은 그들이 왜 그 오랜 동안을 식민지로 있었으면서도 영국에 동화될 수 없었고, 목숨 건 투쟁을 끊임없이  계속해올 수 밖에 없었나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감독은 참 냉정하게도 묻는다.
세계를 손안에 넣은 영국은 제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려한다.
영국이 아일랜드의 독립투쟁에 던진 패는 영국과의 전면전이냐? 아니면 독립이 아닌 자치냐?
여기서 자치는 형식상의 자치가 아니라 독자적인 정부와 의회를 가진 실질적인 자치다.
선택지가 단지 이것뿐이라면 어쩌면 이건 자존심을 약간 구기는 정치적인 선택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더 복잡한 문제가 있다.
영국령으로 남는다는건 아일랜드의 기존 지배체제를 바꿀 수 없다는 것!
영화속 대사처럼 지배층의 군복의 색깔과 깃발이 바뀌는 것일뿐,  아일랜드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수많은 가난한 이들의 삶은 여전히 희망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자! 이제 아일랜드의 민중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자치를 거부하고 영국과의 전면전을 치르더라도 그들이 원하는 국가! - 가난한 이의 자식도 평등한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그런 나라를 위해 계속 싸워야 할까?
아니면 일단은 일상적인 살인과 폭력을 휘두르는 영국군대를 몰아내기 위해서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자치안에 동의해야 할까?

서로 다른 길을 택한 형제의 비극은 그대로 아일랜드의 비극과 겹치고 그것은 또 우리 역사와 겹친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리고 당신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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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2-21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캔 로치 감독의 영화 대부분은 참 묵직합니다..킬리언 머피라는 배우도 참 대단하고요.

바람돌이 2008-02-23 01:07   좋아요 0 | URL
아 그 동생 데미언역의 배우... 인상적인 배우였어요.
캔 로치 감독의 영화는 옛날 옛적에 랜드 앤 프리덤 본게 다였는데 이것 저것 찾아서 좀 볼려구요. 메피님이란 혜경님때문이가? 요즘 영화를 다시 차근 차근 보고싶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아이들 생기면서 정말 영화래야 어쩌다 멀티극장가서 흥행작이나 보고 오는게 다였는데 말이죠. ^^

아사히 2008-02-21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독의 질문을 명확하게 정리해 주는 글입니다.
이 글을 읽으니 또다시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2년 전 영화 봤을때 처럼.

바람돌이 2008-02-23 01:08   좋아요 0 | URL
아마도 두고두고 먹먹할 것 같네... 세상일이 무베듯 단칼에 이루어질 수없는 것들이 너무 많고 또 어떤 선택이든 너무 많은 희생을 치러야 될때는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지 싶으다.
 

지난 일주일간은 방학 내내 탱자탱자 놀았던 댓가를 호되게 치렀어요.
원래 2월이 눈코뜰새없이 바쁜데요.
추리자면 원래 바쁜데다 업쳐서 2가지 일을 더 했다지요.

첫째는 원래 바쁜거 - 학년말 업무요. 원래는 12월에 방학하기 전에 어느정도는 마무리를 지었어야 했는데 12월 방학전에 제 업무가 엄청난 과부하가 걸려서 허덕이는 바람에 결국 거의 못하고 방학을 맞았어요. 원래는 방학때 조금씩 해야지 했지만 뭐.... 다들 아시죠? 닥치기 전엔 능률도 0%라는걸.... ^^(전 항상 미리 미리 준비하는 사람들이 경이로워요.ㅎㅎ) 하여튼 덕분에 일주일동안 이거 마무리 짓는다고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ㅠ.ㅠ

두번째 - 때 아닌 학예제. 신설학교고 1학년들뿐이라 할수 있을까 없을까를 12월에 몇번 타진하더니 결국 방학직전에 하는걸로 방향이 잡혔더랬어요. 이게 일이 얼만데 사람들 참 겁없이 뭐 하지 그러더라구요. (아 그러고보니 나도 그 중 하나였구...)하여튼 아이들이 없으니 방학때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개학하고 3일동안 학예제 전시준비가 또 엄청난 압박이었어요. 뭐 엄청난 전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1년간 아이들이 쓴 글과 그림책들을 정리하고 전시할 수 있게 수정시키고 독서신문은 혼자서 다 만들고.... 뭐 욕들어먹지 않을정도로만 전시를 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한명도 안빼고 다 자기 이름을 단 글이 올라있는 걸 보고 나름 뿌듯해 하는 것 같더라구요. ^^ 그 학예제가 오늘 드디어 끝났고요.  아! 발표회가 오늘 있었는데 수준은 1학년밖에 없으니 별로였지만 그래도 제가 본 학예제 중에서는 가장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잘난 아이들만 나와서 하는 학예제가 아니라 1년간 무언가를 열심히 한 아이에게 무대 데뷔의 기회를 준.... 덕분에 우리 반 전교 꼴찌급 2명이 무대에 올라 멋진 요가 공연을 보였고, 우리학교에 있는 유일한 특수아동이 수화반 아이들과 함께 무대 정중앙에서 감동적인 수화공연을 펼쳤고요. 그리고 내가 물어보지 않으면 말한번 안하는 우리반 최고 얌전이중 하나가 밴드 공연을 하며 신디사이저를 연주하는 것도 들었군요. ㅎㅎ

세번째 - 방학내내 들었던 미술치료 시험공부요. 시험에서 과락 먹으면 교육청에서 연수비 지원 안해주거든요. ㅠ.ㅠ 강의는 뭐 대충 다 들었지만 시험이란게 어디 그런가요. 저 돌아서면 까먹는데.... 틈틈히 그 공부까지 하느라고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다고요. 하여튼 오늘 시험쳤는데 저 오늘 1등 했어요. 시험지 제일 먼저 내고 나오는걸로다가.... ㅠ.ㅠ 대충 기억나는 문제만 책에서 잠시 찾아봤더니 4문제 찾았는데 3개가 틀렸더군요. 더 이상 찾는거 포기했습니다. ㅠ.ㅠ

하여튼 오늘 토요일 저녁!
일단 급한 일이 다 끝났습니다. 이제 좀 여유롭게 슬슬 마무리만 지으면 되는.....
모처럼 할 일이 없어진 저녁 아이들을 재워놓고 전부터 보고싶었던 영화 켄 로치 감독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봤습니다. 근데 또 머리가 복잡해지네요. 영화 선택을 잘 못했어요.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으니.... 영화 얘기는 또 따로 할 것 같네요.
이만 아무도 묻지 않는 제 안부였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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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17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묻지 않는 바람돌이님 안부? ㅎㅎㅎ~~~ 묻지는 못했지만 궁금은 했답니다!
브리핑에 새글 안 뜨면 '이 양반이 요즘 바쁘신가~ 아프신가?' 괜시리 걱정되거든요.^^
학예제 소식에 박수~~~~ 이렇게 모든 아이들이 재주를 선보이고 기량을 뽐낼수 있는게 진짜에요.짝짝짝~~~~
헉~ 1등 먹었다고 해서 축하해야지~~~~했는데~~~~~~~ㅋㅋㅋ 결과 궁금합니다!^^

chika 2008-02-17 21:46   좋아요 0 | URL
저도요.. 급하게 '축하해요!'를 외쳤다지요 ㅡ.ㅡ;;;;;

바람돌이 2008-02-19 22:40   좋아요 0 | URL
그래도 궁금했다고 제일 먼저 물어주시는 순오기님 고마워요. ㅎㅎ
그놈의 시험 결과는 금요일에 나온다는데 과락만 안먹으면 다행이지요. ㅎㅎ
그리고 순오기님 치카님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니까요. ^^

bookJourney 2008-02-17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쁜 일정을 보내셨군요 ~~ 이제 한숨 돌리실 수 있다니 '축하'를 해야겠지요?
전 아직도 밀린 일들 땜에 허부적허부적 ... (그 허부적거리는 와중에도 정신을 못차리고 해찰을 하며 알라딘 마실을 ... ^^;)

바람돌이님, 여유롭게, 멋지게 학년말 마무리하시고, 새 학년도 신나게 시작하시길 ~~~

바람돌이 2008-02-19 22:41   좋아요 0 | URL
낮에는 여전히 눈코뜰새 없지만 이번주에는 그래도 집까지 일을 들고 오지는 않아도 돼네요. ㅎㅎ
그래도 내년에는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

산지니 2008-02-18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괜시리 바쁜 2월...나도 학기말 처리 담당이라 눈썹을 좀 휘날렸죠 ㅋㅋ
근데 신설학교 학예제라~~힘들지만 좋았겠어요..저희 학교도 4년됐는데 1회때
영화제랑 학예제를 잊지 못하더라구요..독서신문은 어떻게 만들었는지 나름 궁금..
담에 함 보여주삼!!!

바람돌이 2008-02-19 22:43   좋아요 0 | URL
부끄러워서 안보여줄테야. ㅎㅎ
우린 아직도 눈썹 휘날리고 있다. 이놈의 교무부가 어찌나 안 움직이는 일이 중구난방....ㅠ.ㅠ (그 땜에도 스트레스 좀 받았고.... ^^)

울보 2008-02-18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바쁘셨군요
건강조심하세요,

바람돌이 2008-02-19 22:43   좋아요 0 | URL
울보님도요. 요즘 한 며칠 무지하게 추웠는데 류는 감기나 안걸렸는지... 우리 애들은 콧물 줄줄이거든요. ㅎㅎ

프레이야 2008-02-19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바쁘고 보람도 있고 그랬겠어요.^^
보리밭...,은 머리 식힐 영화가 아니었는데 진짜 잘 못 골랐네요.ㅎㅎ
신디사이저 연주한 아이랑 요가공연한 꼴찌끕 아이들에게 박수 보내고 싶어요~~

바람돌이 2008-02-19 22:50   좋아요 0 | URL
보리밭.... 은 머리는 전혀 안 식었지만 정말 대단한 영화였습니다. 오랫만에 본 켄 로치감독의 영화였는데 하나씩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는 것도 또 작은 뭔가라도 이루어낸 아이의 뿌듯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이직업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지요. 사실 그거 아니면 정말 별 재미없는 직업이기도 하고요. ㅎㅎ

무스탕 2008-02-19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방학 했을텐데도 많이 바쁘시려나요..?
지성이는 졸업 잘 하고 중학교 예비소집도 잘 마치고 어떻게 저떻게 배치고사도 본것같고 교복도 장만해서 요즘 기분 최고랍니다.
학교는.. 엄마 고집대로 집 앞 일반 학교로 갔어요. 잘 지내주길 바랄뿐이지요.
한가지 위로가 된다면 같은 초등학교 졸업생의 3/4이 같은 중학교로 갔다는 거에요.
다른 아이들은 선행학습을 위해 학원다니기 바쁜 방학기간동안 지성이는 열과 성을 다해 놀았고 놀고 있다지요 ^^;;
막바지 추위일지 또 이렇게 추울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좌우지간 바쁘신 중에 건강 잘 챙기세요~

바람돌이 2008-02-20 22:48   좋아요 0 | URL
저흰 아직 봄방학 안했어요. 이번 주 금요일에 한다지요. ㅎㅎ
지성이 졸업축하인사도 아직 안했네요. 지성아 졸업 축하해~~~ ^^
아마도 중학교 입학하면 한동안은 여러가지로 힘들어할 거예요. 초등학교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니 그렇게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게 쉽지는 않잖아요? 그래도 지성이는 씩씩하게 잘 적응하리라 믿습니다.
 
방아 찧는 호랑이 - 우리 옛이야기 곧은나무 그림책 19
서정오 지음, 이춘길 그림 / 곧은나무(삼성출판사)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직전에 큰아이와 호랑이 얘기를 하겠됐다.
만약에 호랑이가 우리집에 들어오면 어떡하지?라니까
잠시 생각하다가 "음~~ 망치로 때려줄거야"란다.
"야~~~ 그러면 호랑이가 너무 아프잖아? 그건 좀 너무해!"라고 하니 작은 녀석이 옆에서 그래 너무해하면서 후렴을 붙이고....
그러자 큰 녀석은 다시 "휙 들어서 집 밖으로 내보낼거야"라고 한다.

이런 호랑이의 이미지가 어디서 생긴 것일까?
뭐 실제로 호랑이를 볼 기회도 없었으니(있었다해봤자 동물원에서 두번 정도인듯...) 그림책들 속에서 얻은 호랑이의 이미지의 공이 클듯하다.
어쩜 그리 우리 전래동화속의 호랑이들은 그렇게 심술궂으며 그러면서도 멍청하여 여기저기서 수난을 당하냐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호랑이는 무섭다기 보다는 심술을 많이 부리고 못됐으니까 혼내줘야 하는 그 무엇으로 인지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일 바로 뒤에 이 책을 읽어주는데 아이들에게 고정화된 그 호랑이의 이미지와 똑같은 호랑이가 또다시 등장한다.
고개너머 마을잔치에 다니러간 부모님.
둘이서만 달랑 집을 지키며 감자를 구워먹는 아이들
여기서 당연히 나타나는 호랑이 - 아 쟤들을 잡아먹고 맛있는 감자도 먹어야지. ㅎㅎ
호랑이 역시 집안으로 들어가 아이들을 잡아먹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고 노력도 무지하게 하고,
하지만 역시 한 수 위인 아이들!
호랑이의 침입을 막기 위해 호랑이 보다 한수위의 지혜를 짜내고 나중에는 호랑이의 어리석음을 이용해 엄마가 다 못찧고 간 좁쌀까지 깔끔하게 찧어내다니말이다 . ^^

아이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구조이다
그 크고 험상궂게 생긴 호랑이가 아이들과 비슷해보이는 나이의 오누이에 의해 혼이 나서 쩔쩔매는 모습이라니... 아이들이 박장대소하며 즐거워 한다.

또한 전체적으로 갈색톤의 그림이 편안하게 그림을 볼 수 있게하며, 세밀하게 그려진 호랑이의 모습과 대비되어 간략하게 그려진 오누이의 얼굴은 그림책속 주인공들의 성격을 잘 나타내어준다.
거기다 간단한 점과 선만으로도 풍부한 표정을 보여주는 오누이의 모습은 아이들이 감정이입을 하기에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용에 있어서도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우리 옛 이야기의 구수한 맛을 잘 살려낸 구어체라 읽어주는 사람이 오히려 신이 나서 읽어주게 된다.
같은 얘기라도 어떻게 언어를 고르고 다듬느냐에 따라서 얘기의 맛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다른 전래동화 그림책에서는 잘 보지 못했던 굉장히 중요한 특징이 있다.
보통의 전래동화에서 오누이가 나오면 보통 오빠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누이동생은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거나 아니면 뭔가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결정적이 실수를 하는 역할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그림책속의 오누이는 정말 철저하게 동료이자 같이 주도성을 발휘하는 동등한 존재로 표현되어 진다는 것.
오빠와 동생은 어떤 경우에는 의견을 제시하는 주도자로, 어떤 경우에는 다른 사람을 돕는 협조자로 역할을 바꾸어가면서 나타나 이상적인 역할 분담을 보여준다.
그러한 협력의 결과 마지막 가까이 가서 방아를 찧는 호랑이와 그 호랑이를 혼내주고 좁쌀도 찧는 일석이조의 결과를 일구어낸 오누이의 모습은 정말로 아름답다.
장난기 어린 표정과 한편 서로를 대견해 하는 표정이 정말 아름다운 장면으로 남는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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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14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예린과 해아가 즐거워했다니 좋아요.
저는 그렇게 여러번 읽어도 오누이의 이상적인 역할분담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이래서 리뷰를 나누고 토론을 하는게 중요하다 싶어요. 호랑이를 집어 던지는 이야기는 '반쪽이'에서 잘 나타나죠.ㅎㅎ 호랑이가 등장하는 이야기 중 아이들이 좋아한 것으로 리스트 작성한 게 있었는데...

바람돌이 2008-02-17 01:58   좋아요 0 | URL
한동안 바빠서 서재에 제대로 들어와보지도 못했어요. 답글과 함께 다시 한번 감사인사도 드려야 하는데 말이죠. 덕분에 아이들에게 즐거운 시간이 됐어요. 감사합니다. ^^ 순오기님을 보면 말이죠. 전 아무래도 너무 게으른 엄마인것 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