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고전예술 편 (반양장) - 미학의 눈으로 보는 고전예술의 세계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참 독특한 구성이다.
보통 미술사라고 하면 고대부터 시작해 연대기순으로 쭉 양식과 사회상, 대표작가와 작품들을 나열하는게 일반적인데말이다.
하기야 다시 그런 서술을 반복하고자 했다면 굳이 이 책을 안썼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의 독특한 구성부터 살펴보면 미술의 기본적인 요소
형태, 색채, 투시법, 미술의 내용, 양식의 순으로 미술사를 훑는다.
따라서 시대는 각 장마다 오르락 내리락 한다.
이런 면이 책을 읽어내는데는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오히려 이해가 쉽게 되는 면도 분명 있다.
형태에서 모든 제작기준을 하나의 표준-카논으로 지정해놓았던 이집트 미술과 그런 표준이 있긴 했으나 이집트와는 달리 최대한 이상화된 자연과 일치시키려 했던 그리스 미술의 차이점을 이해하는데는 이런 방식이 훨씬 도움이 된다.
또한 드로잉 면에서는 별로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중세 미술이 영적인 느낌이라는 면에서는 왜 르네상스 미술보다 나은지를 이해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아 여기서 더 낫다는 건 내 느낌이다. 르네상스 미술의 종교화들은 웅장해보이고 화려해보이지만 지나치게 세속화되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랄까? 다만 진중권씨의 이 책을 통해 내가 받았던 그 느낌의 근거를 발견했다고 하면 맞겠다.)

다만 투시법에 있어서는 정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서양의 원근법은 워낙에 우리에게 익숙해서 쉽게 이해가 되었는데 그것이 러시아의 이콘같은 그림들의 투시법으로 넘어가니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다.
일명 역원근법이라는데 원근법이란 이런것이야라고 한 번 고정되버린 내 두뇌는 저자의 설명을 쫓아가기도 버거워서 헉헉거리는 실정이다.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잘 모르겠다. ㅠ.ㅠ
이놈의 머리의 고정관념이란게 참 얼마나 깨는게 어려운지 실감중이랄까?

흔히 서양미술이 어렵다거나 하는건 대부분 도상학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어떤 것에 대해서 아름다움을 느끼거나 감탄하게 되는건 자신이 가진 문화적 사전지식이나 배경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데 서양미술은 우리에겐 낯선 분야이고 우리의 문화적 배경은 아니다.
서구인들이 어릴때부터 줄기차게 듣고 또 들어서 알고 있을 성경이나 그리스로마신화같은 것들을 우리는 뼈빠지게 공부하고 외워야 아는 것들이니...
근대 이전의 수많은 서양 미술, 그리고 근대 이후의 상당수의 서양 미술이 다루고 있는 소재는 성경 아니면 고대신화와 역사이다.
그런데 그 내용들이 어떤 시대에 어떤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서 그려지느냐에 따라 또한 그림의 의미가 달라진다.
이 책을 본다고 해서 그런 도상의 상징들의 의미에 대해 알게 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가 왜 서양미술을 어렵게 여기는지에 대한 해답은 찾을 수 있다고하겠다.

양식의 변화 역시 여러 관점에서 얘기되어질수 있는데 순수하게 미술 내적으로 보는 관점-보는 형식으로서의 양식-도 있으며, 미술외적인 부분 사회적 상황과 관련되는 해석도 물론 존재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은 후자인데 솔직히 말하면 미술보다는 역사쪽에 관심이 많은 나 역시 후자쪽이 훨씬 재밌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 두부분을 모두 안고 간다.
어차피 예술이든 뭐든 단 한가지의 원인이란건 있을 수 없으니 그게 맞을것 같긴 하다.

여느 미술사 책과는 다른 독특한 서술이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다른 개설서와는 또 다른 면에서 미술을 읽어나갈 수 있었던 책이다.

아 그리고 또 하나, 미술책의 기본이랄수 있는 풍부한 도판과 그림사이의 비교등이 참 잘되어 있어 그림과 글을 함께 보는 재미 또한 배가시킨다.이건 미술책이면 당연한거 아니냐고 할수 있는데 의외로 도판과 글이 따로 노는 책들도 많으니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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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8-07-22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술사 관련 책을 보면, 바람돌이님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건 웬 일일까용?

바람돌이 2008-07-23 08:57   좋아요 0 | URL
어마나 진주님!! 와락!!
그동안 왜 그리 뜸하셨어요. 어제 딱 진주님 생각이 나더니 뭔가 통한걸까요? ^^ 건강하시죠? 윤이 영이도 잘지내구요? 가끔씩 소식은 전해주시라구요. 궁금하잖아요.^^
댓글저장
 

 

26. 비카스 스와루프의 <Q & A> 


처음으로 본 인도소설. 그야말로 광고에 낚였다고나 할까? 인도의 한 하층민 남자가 퀴즈대회에서 1등을 한다. 그런데 바로 그것때문에 사기죄로 경찰에 잡혀간다?  설정자체가 호기심을 잔뜩 일으켜놓는다고나 할까?
근데 낚이고 나서의 기분도 괜찮다. 설정만큼 이야기의 전개도 재밌고, 오리엔탈리즘으로 치장된 인도가 아니라 그네들이 보는 오늘의 인도를 보는 것도 흥미로왔다.

 

27. 김혜리의 <그녀에게 말하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 늘 애정을 가지고 대하는 사람을 보는건 참 기분좋은 일이다는걸 새삼 느꼈다. 나이가 드는건가? 다른 이에 대해 까칠하게 구는 것 보다는 따뜻한 시선이 자꾸 좋아지는 건... 그녀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사람냄새가 물씬 나 좋다.

 

 

28. 이언 매큐언의 <체실 비치에서>


그래서 어쨌다고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영국 사회의 그 도덕주의가 뭐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도대체 섹스에 대한 엄청난 무지가 평생의 파경을 불러온다는 그 설정은 정말 어이없다. 진짜로???
표지만 정말 멋지더라....

 

 

29. 마르잔 사트라피의 <페르세폴리스2>


주인공 소녀는 이제 어느덧 사춘기로 접어든다. 서구에 적대적인, 더불어 서구에서도 적대하는 이란이라는 나라를 벗어나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간 그녀의 삶이 참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정체성이 한창 형성되어지는 시기에 겪어야하는 아웃사이더의 삶이란....아마도 어른이 된 지금도 그녀는 여전히 아웃사이더일테지만, 그래도 자신과 자신의 문화를 당당하게 여기고 또 헤쳐나가고 있는 그녀일거라고 믿는다.

30. 유재현의 <아시아의 기억을 걷다.>


아마도 내게는 올해 최고의 책이 될 가능성이 큼. 역시 유재현씨의 여행기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이걸 여행기라고 말하는게 좀 아니다 싶지만...
우리가 기억해야할 아시아의 역사와 현재의 삶을 벌거벗은 그대로 보여주는 속에 우리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고 할까? 이건 제대로 리뷰를 쓰야 하는데.....


31.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까칠한 가족>


읽으며서는 내내 키득거리며 재밌게 읽었는데 왜 지금 생각나는게 하나도 없지???

 

 

32. 신라사학회의 <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 -통일신라편>


통일신라시대, 의상과 선묘낭자와의 설화에서부터 혜공왕 이야기, 장보고와 그의 딸, 처용 등등의 이야기들을 재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야사형태나 이야기 형태가 아니라 관련 사료들을 인용하면서 재구성하면서 그 의미를 짚어나가는 책.

 

33. 함민복의 <미안한 마음>


에세이류를 별로 안좋아함. 유난스럽게 이런 에세이류는 자신을 꾸미는 경향이 많은 듯해서... 그런데 함민복시인의 이 책은 참 꾸밈없다는 느낌이랄까? 아마도 그의 시와 산문과 인간됨이 모두 똑같을것 같다는 느낌을 함뿍 전해준다.


34. 황석영의 <바리데기>


옛 사람들에게 바리데기 이야기는 어떤 의미였을까?
오래도록 내게는 자신을 버린 부모를 위해 바리데기가 희생하는 그 장면이 싫기만 한 얘기였는데... 힘들고 고단한 삶속에서 끝까지 희망을 잃지 말아야, 그래야 살아갈 수 있는 이에게 바리데기는 희망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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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저것 심난했던 5,6월.
더불어 책도 소설이나 그나마 좀 가벼운 책들만 몇권 읽어줬다.
사는게 갈수록 팍팍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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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1 0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8-07-21 09:26   좋아요 0 | URL
이런 이런... 함민복이 맞죠?
남의 이름을 실수하다니... 전 늘 이래요. ^^;;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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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내 맘에 꼭 드는 책들만 모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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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고전예술 편 (반양장)- 미학의 눈으로 보는 고전예술의 세계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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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기억을 걷다- 유재현의 아시아 역사문화 리포트, 프놈펜에서 도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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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8-07-21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한하게 저는 진중권의 책은 미학보다는 사회과학쪽으로만 손이 가더라구요 ㅋㅋㅋ
미학오딧세이는 4년째 묵혀두고 있는 중.

바람돌이 2008-07-21 01:08   좋아요 0 | URL
미학오딧세이는 저도 묵혀두고 있어요. ㅎㅎ

Kitty 2008-07-21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바람돌이님 책 소개다!! 반갑!!
유재현씨 책이 있네요. 지난번 쿠바 기행도 소개해주셔서 잘 읽었는데 보관함으로 쏙~
그리고 미학오딧세이는 얼른 읽으셔요! 너무 좋아욧! 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08-07-21 09:29   좋아요 0 | URL
유재현씨 책이 그새 2권이 더 나왔더라구요.
한권은 캄보디아에 대해서고, 한권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에요.
유재현씨 여행기는 이제 무조건 소장용이 될 것 같아요. 그가 바라보는 시선들이 참 맘에 들어요. 미학오딧세이는 올 여름에 읽어질까요? ㅎㅎ
댓글저장
 

내 방학이 3번 연짝으로 날아가고 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옆지기 땜시...

이놈의 옆지기는 어쩌면 그렇게 방학 딱딱 맞춰서 아파 주시는지...

작년 여름 방학
대상포진으로 피곤하면 절대안된다는 무조건 쉬라는 의사선생의 말씀땜시 집에서 한달간 왕자마마 돼주셨다.
뭐 거의 끝나자 개학이었지?

지난 겨울방학
방학 시작과 동시에 탈장으로 입원, 수술, 가정요양 해주셨다.
덕분에 당시 잡혔던 서울 여행계획 날라갔었다.
역시 집에서는 왕자마마였고...

올 여름 방학
청천벽력같은 소식!
옆지기 어깨 날개근육이 끊어져서 또 수술에 입원 일주일
이상한 기구 달고 어깨 절대 쓰면 안되는 요양 3-4주에  안정기간 3-6개월이란다.
저 요양인지 뭔지 끝나면 방학도 끝이다.
덕분에 여름휴가로 제주도 계획 잡았던건 우리만 쏙 빠지게 됐다.
아마도 또 왕자마마 모드로 돌입해야 할터이고....

나 전생에 공주였나봐!
그래서 지은죄가 진짜 많아 이 생에 무수리로 태어났나봐.... ㅠ.ㅠ

(뭐 옆지기 아픈게 걱정이 안되는건 아니다. 하지만 세번 연짝으로 요런 일을 당하니 살짝 성질이 난다. 고스톱도 쓰리고 연짝으로 당하면 얼마나 쓰린데.... ㅠ.ㅠ 그라고 왜 그놈의 병들은 꼭 방학때냐고... 학기 중에 아프면 그냥 병가도 낼 수 있잖아.... 왕자마마로 살고싶은 옆지기의 음모가 아닐까 살짝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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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7-21 0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아파서 수술했다는데 웃으면 안되겠지만... 참 그렇군요. 방학 딱딱 맞춰서 아프다는 게, 물론 맘대로 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근데 황제가 아니고 왕자에 무수리예요? ^^
빠른 회복과 쾌유를 빕니다~ 삼 세번 액땜 했으니 다음 방학부터는 은혜를 갚는 차원이 진행되겠네요. 님은 받을 준비만 하며 되겠고요~ ^^

바람돌이 2008-07-21 09:34   좋아요 0 | URL
정말 앞으로 세번 연짝으로 제가 받아먹기만 하면 되는 날이 오겠지요? 설마??? 그때 되면 제가 은혜갚은 옆지기라는 동화를 올릴게요. ㅎㅎ

조선인 2008-07-21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이, 이론. -.-;; 옆지기님의 빠른 회복을 빕니다.

바람돌이 2008-07-21 09:34   좋아요 0 | URL
아직 수술들어간건 아니고요. 내일 입원해서 모레 수술입니다. 수술하고 시간이 지나면 낫는거겠거니 하고 있어요. ^^

무스탕 2008-07-21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님 버리고 예린이랑 해아랑 델꼬 제주도 가세요... =3=3=3
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럴수도 없고.. --;;
어여 나으시는 방법밖에 없네요. 더운데 두 분 다 고생하시겠어요..

바람돌이 2008-07-21 23:06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주변에선 모두 그러라고 부채질입니다. ㅎㅎ
올 여름은 그래서 책이나 많이 읽어볼까 생각은 합니다만... 뭐 알수없죠. ^^

chika 2008-07-21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혀~ 정말 이래저래 속상하시겠고만요.
집에 곽지해수욕장 사진이랑 야자수 그림이랑 붙여놓고 제주도에서 휴양중인양....;;;

바람돌이 2008-07-21 23:07   좋아요 0 | URL
이건 정말 복장터지는 피서법이 될 것 같은데요. 못가는것도 서러운데 두고 두고 곽지해수욕장 사진 보면서 억울해할 것 같은.... ^^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제주도 가는건 한 몇년간은 기회가 없지 않을까 싶어 더 아쉽긴 합니다.

클리오 2008-07-21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학 때 제가 놀러가줘야겠군요. ㅋㅋ

바람돌이 2008-07-21 23:07   좋아요 0 | URL
놀러오세요. 우리집에 에어컨 있어요. ^^

클리오 2008-07-22 09:36   좋아요 0 | URL
어맛. 여름에 놀러가려면 에어컨 없다면 망설여지는데 그 말 하나가 갑자기 화악 땡기네요. 예찬이 데려가면 예린이랑 해아도 잘 놀아줄 것 같고.^^ 대구는 놀러갈 계획이 있는데 부산은 어찌될라나.. 그나저나, 연수에서도 한번도 못뵙고.^^

바람돌이 2008-07-22 09:55   좋아요 0 | URL
대구 들렀다 부산 오세요. 요즘 대구부산간 고속도로 타면 1시간이라우..
이놈의 옆지기 땜시 밖으로 나돌아다니는건 힘들것 같고 잠은 재워드릴 수 있어요. 예찬이는 걱정마시압! 30분정도의 시간만 주면 그 다음부터는 예린이와 해아가 데리고 놀아요. ㅎㅎ
댓글저장
 

난 팝콘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콜라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절대 안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뭐 일년이 다가도 내 돈 주고 일부러 사먹지는 않으니....
집에 어쩌다가 콜라가 생기면 보통 한번쯤 먹고는 나중에 김빠져서 못벅게 되어 버린다.
우리집 냉장고에 가장 오래있었던 콜라가 한 1년쯤 갇혀있었던가?

그렇지만 사람사는게 항상 어딘가 예외가 있기마련!!
언제부터인가  영화관에만 가면 그 커다란 팝콘 상자와 콜라를 끼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영화관에서 먹는 그 방금 튀겨낸 따끈따끈한 팝콘은 왜 그렇게 맛있는거냐고?

어제는 진짜 오랫만에 단체 영화관람을 했다.
직장동료들 열댓명이 회식 전에 영화를 보기로 한 것.
저녁을 먹기 전이니 당연히 배도 출출해지기 시작했고, 난 당연히 팝콘을 외쳤다.
총무한테....

근데 우리의 총무의 별명이 앙드레다.(이 앙드레는 당연히 앙드레김선생님에게서 연유한 것이다. 외모가 약간 비슷한 것도 있지만 그 보다는 이 사람도 앙드레라는 이름답게 참 독특하다고나 할까?)
총무 앙드레는 팝콘을 사달라는 몇몇의 목소리에 뭐라고 여기는 나초가 너무 비싸느니 어쩌니 하면서 뭐라고 혼자서 궁시렁대더니 사라졌다.
우리는 당연히 팝콘 사러간줄 알았지...

영화가 시작할 시간이 거의 다돼서 나타난 우리의 앙드레
한손에 커다란 상자를 들고 나타났다.
안에는 세상에나....
이 영화관이 대형마트 안에 있는 영화관이다.
마트에 가서 팝콘, 나초, 그리고 결정적으로 오렌지 쥬스까지를 한가득 사온거다.
엄청나게 많이!!!
"이렇게 싼게 있는데 뭐하러 저 비싼걸 먹어?"라는 말과 함께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그 발상과 엄청난 양과 그리고 이 행동을 한 총무 앙드레가 나이 40이 넘는 남자라는 사실과...
하여튼 참 독특해!!라는 말을 연발!
근데 문제는 말야 난 이 팝콘 싫어하걸랑
양이 적고 비싸도 내가 먹고 싶은건 저기 저 따끈따끈한 팝콘이라고.
거기다가 팝콘에 오렌지 쥬스는 정말 아니거든요. ㅠ.ㅠ

온 세상에 웅변하듯 외치고 가서 내 돈으로 팝콘과 콜라를 사먹고 싶은 맘이 간절했으나 그랬다간 우리의 앙드레 민망할까봐 입가에 일그러진 미소를 머금고 팝콘과 오렌지 쥬스를 들었다.
그거 그대로 집까지 갔다지....하나도 안먹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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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7-17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팝콘은 막튀긴게 최고죠 흐흣 저도 그저께 극장에서 갈릭팝콘 손가락 쪽쪽 빨아가면서 먹었지요 (아 더러워 ㅋㅋㅋ)

바람돌이 2008-07-20 23:48   좋아요 0 | URL
더럽긴요? 팝콘은 원래 그렇게 먹는거 아닌가요? ^^

마노아 2008-07-17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콤한 맛 팝콘 좋아요! 팝콘이랑 오렌지 쥬스는 궁합이 좀 안 맞아 보이네요. 막 공감가는 페이퍼^^;;;

바람돌이 2008-07-20 23:49   좋아요 0 | URL
저도 달콤한 카라멜 팝콘 좋아요. 그냥 팝콘은 짜기만 짜고 말옝. ㅎㅎ
오렌지 쥬스는 정말 아니죠? ^^

Mephistopheles 2008-07-17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마트 팝콘은 쩌질 팝콘~

바람돌이 2008-07-20 23:49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저는 그냥 오래된 팝콘이 싫은거였는데... ^^

Kitty 2008-07-17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 40이 넘는 남자분 별명이 앙드레라고요? 뭔가 머릿속에 떠오르는...ㄷㄷ

바람돌이 2008-07-20 23:51   좋아요 0 | URL
아 이런... 앙드레라는 이름의 공통점은 약간 느끼해보인다는거?
하지만 그것만 제외하면 이 사람 앙드레김씨와는 너무 다른걸요. 그만하면 괜찮은 얼굴에다 운동선수 출신이라 체격도 좋고 성격도 좀 특이하긴 하지만 괜찮은 사람이에요. 이 페이퍼 땜시 괜히 좋은 사람 이상하게 만든게 아닌가 싶어 약간 후회하는 중이랍니다. ㅠ.ㅠ

글샘 2008-07-17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학교 교감샘도 앙드레닮으셨더만. ㅋㅋ 앙드레 여중이군요. ㅍㅎㅎㅎ

바람돌이 2008-07-20 23:51   좋아요 0 | URL
전 한번도 그렇게 생각안해봤는데 말씀듣고 나서 보니 좀 닮은듯도... ㅎㅎ

세실 2008-07-17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저질이야....참 알뜰하신 앙드레 샘^*^
영화관 팝콘생각 간절하셨겠당. 그게 또하나의 즐거움인데 말입니다.

바람돌이 2008-07-20 23:52   좋아요 0 | URL
계속 먹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틀뒤에 놈놈놈 개봉하자 마자 영화관 갔어요. 팝콘 먹으러.... ㅎㅎ

paviana 2008-07-17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콜라는 아래 마트에서 사가지고 올라가지만 팝콘은 달콤한 맛으로 무조건 사야돼요.ㅎㅎ
요즘 맥주파는 극장도 있던데 것도 한번 먹어보고파요.

바람돌이 2008-07-20 23:53   좋아요 0 | URL
맞아요. 달콤한 맛 팝콘. ㅎㅎ 그나저나 파비아나님도 만만찮은 알뜰족이십니다. 저 귀찮아서 대충 사먹고 마는데요. ^^

춤추는인생. 2008-07-17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팝콘 너무 좋아해요. 저는 영화볼때는 다른거를 주로 먹고, 그냥 앉아서 심심할때 팝콘 참 많이 먹는답니다. 살찌면 안되는데 먹고 후회하지만 고소하니 참 맛있죠.
바람돌이님. 이제 방학이니 해아와 예린이도 자주 볼수있는건가요?
너무너무 보고싶어요!!

바람돌이 2008-07-20 23:54   좋아요 0 | URL
음 심심할때 팝콘은 좀 치명적일 것 같은데 말입니다. 춤인생님이야 워낙에 운동량이랑 받쳐주니까 괜찮겠지만 저는 저걸 간식삼았다가는 끝장날 것 같습니다. ㅎㅎ 방학이긴 한데 해아와 예린이를 자주 보여드릴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요즘 좀 복잡하걸랑요. ㅎㅎ

울보 2008-07-17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팝콘의 그 달콤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콜라도,,ㅎㅎ
그래도 일년에 한번정도 먹고 싶을때가 있어요,,,

바람돌이 2008-07-20 23:54   좋아요 0 | URL
저는 예전에는 일년에 한번도 안먹고 싶었는데 요즘은 영화관 갈때만 먹고 싶어요. ㅎㅎ

클리오 2008-07-18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자기 돈도 아니면서 아끼는 사람이 있다니까요. ㅋㅋ

바람돌이 2008-07-20 23:55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근데 이런 사람들 자기 돈도 아끼던걸요. 천성이 알뜰한거죠. 그거 나쁜거 아닌게 괜히 나쁜것처럼 보여서 지금 좀 후회가 돼요. ^^

클리오 2008-07-21 20:53   좋아요 0 | URL
음.. 나쁜건 아니구요, 좋은 일 하려다가 분위기 파악 못하는거죠. 좋은 소리도 못듣구.. ^^

바람돌이 2008-07-21 23:10   좋아요 0 | URL
그건 그래요. ㅎㅎ
근데 이분요. 전 못갔지만 방학식날 보통 1박 2일로 놀러가잖아요. 교사들 단체로... 장볼때 정말 돈 아껴서 알뜰하게 장을 보더랍니다. 그러고는 남은 돈으로 온갖 경품을 잔뜩사서 한가득 들고 가던데요. 뭐 꽤 재밌는 사람이에요. 교사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인간형이랄까요? ^^

무스탕 2008-07-18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영화를 볼때면 입에 먹거리는 전혀 대지 않는데 애들을 데리고 가면 팝콘 + 콜라는 필수라지요.. ;;
한번은 조조영화를 정성이랑 보러 가서 팝콘을 샀더니 전날것이 분명한 팝콘을 주더라구요 --+
정말이지 이게 아니자나~~ ㅠ.ㅠ

바람돌이 2008-07-20 23:56   좋아요 0 | URL
아 조조가면 전날거 주는수도 있겠네요. 알아놔야겠어요. ^^

순오기 2008-07-20 0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애들도 한동안은 공식대로 팝콘과 콜라 먹는 재미로 영화관을 다녔지요~~^^
음, 총무샘은 역시 살림꾼이셔~~ㅋㅋ 하지만 분위기는 영 모르는 사람?
근데 무슨 영화 보신거에요?

바람돌이 2008-07-20 23:57   좋아요 0 | URL
영화는요. 두패로 나눠서 어르신들은 강철중 보고요. 어린 것들은 대부분 강철중을 본지라 안젤리나 졸리 나오는 원티드를 봤다지요. 놈놈놈을 보고 싶었으나 딱 개봉 하루 전인지라... ^^

순오기 2008-07-21 09:55   좋아요 0 | URL
우리 큰딸이 18금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만끽했는지~ 안젤리나 졸리는 브패드핏을 가질 자격이 있다네요~ㅎㅎㅎ
그러면서도 영화도 별로라고 보지 말래서, 내사랑 졸리를 아직 안 봤어요.ㅠㅠ

바람돌이 2008-07-21 10:04   좋아요 0 | URL
안젤리나 졸리 진짜 멋지죠? 그냥 보는것만으로 멋진. ㅎㅎ
근데 진짜 영화는 뭐 별로예요. 그나마 마지막 1분만 딱 잘라버리면 그래도 좀 낫지 않을까싶기도 하구요. ㅎㅎ

BRINY 2008-07-19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졸업앨범에 실릴 롤링페이퍼에 '제2의 앙드레 김이 될거다'라고 써놓은 의상학과 지망생이 떠올라버렸네요.
근데, 정말 열댓명의 교사들이 회식전에 단체로 무슨 영화를 보셨는지 궁금한데요?

바람돌이 2008-07-20 23:58   좋아요 0 | URL
위에 쓴대로 강철중, 원티드...
원티드는 그런대로 재밌는 오락영화다 했는데 정말 마지막이 끝내주게 웃겼습니다. 여기서 웃기다는건 실소라지요. 그냥 오락영화로 죽 가면 될것을 막판에 갑자기 왠 교훈?? 싶더라니까요. ^^

bookJourney 2008-07-20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이상한 데서 알뜰하신 분들이 있지요.
그 분이, 집에서 전자렌지에 따끈따끈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팝콘이 있는 걸 모르신 게 다행이에요. 그걸 아셨으면 집에서 팝콘을 한 상자 튀겨오셨을지도 모르잖아요~ ^^
영화는 재미있게 보셨나요?

바람돌이 2008-07-20 23:59   좋아요 0 | URL
아 그랫을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영화는 마지막장면 빼고는 재밌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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