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크로코스모스
아스카 후지모리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역사소설을 가장한 황당하기 그지없는 뻥의 잔치다.
멀고먼 아스카시대 권력을 한손에 쥐고 주물렀던 소가가문(이 소가가문은 백제계의 도래인이라는 설이 많다)에서 지은 악업이 후대 일본 군국주의 시대로 이어진다는 말도안되는 설정을 기본으로 하는 이 소설은 설정이 너무 황당하다보니 뭐 만화도 아니고 이게 뭐야라는 심드렁한 반응을 가져올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가 하도 기가막히게 좋다보니 나중에는 이거 실존인물 아냐? 일부러 코믹하게 만든거 말고 나머지는 모두 실존인물 아냐?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실제로 나 역시 책속의 주인공 소가 히토시나 가구야 공주를 구글에서 검색해보기까지 하게 되었다.결과는 소설얘기외엔 안나오더만.... ㅠ.ㅠ
가구야 공주는 그나마 일본 전설속의 주인공이라도 되었지만 소가 히토시란 인물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 책을 두고 일본역사를 통렬하게 비꼬았다고도 하는데 솔직히 통렬하다는 표현은 적당하지 않은 것 같다.
통렬하다는 말은 정확한 인식으로 그 본질과 허위를 제대로 짚어낼때 쓰는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소설이 지향하는 바는 방향이 좀 다르다고나 할까?
그저 역사를 가지고 논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실제와 허구를 종횡무진 가로지르면서 전혀 말도 안되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것.
그럼으로써 역사가 가지는 무거움을 싸그리 벗겨버리고 무한히 가벼운 놀잇감으로 재창조하는 것.
따라서 모든 무거운것들에 대한 조롱은 함뿍 지니고 있지만 그 조롱이 지나치게 희화화되다보니 그것이 풍자라는 영역의 통렬함으로 가기엔 모자란다고 하겠다.
하지만 그것을 이 책의 단점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런 통렬함을 포기함으로써 이야기의 재미는 몇배나 강화시켜 놨으니말이다.
소설의 재미만으로 따진다면 이 책은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다만 마지막의 소가 히토시의 소우주(미크로 코스모스)의 정체는 조금 뜬금없다 하겠다.
그것을 연결하는 소가가문의 마지막 몰락도 같이....
스포일러의 가능성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겠지만 앞의 재미를 완전히 반감시키는 느닷없는 반전이라고나 할까? 이해도 공감도 별로 안가는.... 아 이런데서 작가의 내공이 드러나는구나 싶은 안타까움....
내가 작가라면 이 마지막 장면은 필생의 사업으로 다시 고쳐쓰고 싶겠구나!!

덧붙여서 이 책의 작가에 대한 한마디
아스카 후지모리라는 이름의 이 작가는 처음 <네코토피아>라는 책을 낼때는 일본인 여성이라고 했다가 이 책을 내면서는 30대 프랑스남성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일본인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일단 소설에서 프랑스문화 특유의 느낌이 안난다는 것. -이건 그냥 내가 받는 느낌인데 하여튼 프랑스인들은 별거아닌것을 갖고도 유난히 폼을 많이 잡는 느낌이 들때가 많다.
뭐라 딱 집어 말하기는 뭣하지만 일본 작가 특유의 글쓰기의 특징들이 많이 나타난다는게 내 생각.

그러면 그는 왜 프랑스인이라고 바꿔서 자신을 소개했을까?
일단 이 역사가 비틀어대는 인물들이 심상치 않다.
모든 사람은 다 제끼더라도 쇼토쿠 태자에 대한 비틈은 심각한 수준이다.
쇼토쿠 태자는 백제 문화와의 관련과 불교문화의 부흥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우리 나라에선 쇼토쿠 태자가 일본의 유명한 역사인물일뿐이지만 일본에서 쇼토쿠 태자가 차지하는 위치는 대단하다. 오늘날 일본이라는 정체성을 만들어낸 인물로 거의 국조(國祖)처럼 떠받들어 지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 쇼토쿠 태자에 대한 비틀기는 이 사람 이래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심하다.
진짜 멍청이에 마마보이에 무모하기 그지없는 얼간이로 그려놨으니말이다.
이 소설을 보는 일본인들은 과연 어떤 심정으로 볼까 싶다. 우익들이라면 이 작가를 살만 루시디처럼 만드는거 아냐 싶을 정도.
그러면 작가는 왜 이렇게 쇼토쿠 태자를 비틀어놨을까라는 의문도 잠시 든다.
내 나름대로의 생각은 쇼토쿠 태자는 그 자신과는 상관없이 항상 정치적으로 이용당해왔다.
일본의 위기시대마다 국가의 단결과 통합의 구심점으로서 활용되어왔던 것.
그 정점이 일본 군국주의임은 말할 것도 없고...
어쩌면 작가는 이런 상징으로서의 쇼토쿠 태자를 해체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느닷없이 프랑스인이라고 자기를 숨긴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같이 들고....

어쨌든 일본인이 아닌 우리로서는 재밌게 키득거리며 읽을 수 있는 훌륭한 소설이다는 결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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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송필환 옮김 / 해냄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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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씨는 참 특별할 것 없는 사람이다. 너무 평범해서 아예 존재감이 없을 것 같은 그런 사람.
등기사무소에서 일하는 아주 아주 평범한 공무원, 그것도 비정규직 직원이다.
누군가 특별히 여기는 사람도, 주제씨를 특별히 여겨주는 사람도 하나 없는 노총각이다.
사는 곳도 특이하여 이웃하나 없이 등기사무소 옆에 딸려있는 단 하나의 방이 그의 집이다.
작가가 주제씨라고 자신의 이름을 따서 그에게 이름을 지어준것 조차 희안하다고나 할까?
차라리 그냥 "그"라고 불러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은 주제씨의 진짜 이름은 어쩌면 '익명'이 아닐까?

그가 그런 자신의 익명성을 보상받기 위해 하는 유일한 취미는 유명인의 기사를 스크랩하는 일이다.
아! 그게 보상심리인지 어쩐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런 그가 유명 추기경의 신상서류들을 살짝 빼오다가 우연히 아주 우연히 한 여인의 신상서류를 같이 끼워오게 된다.
전혀 유명하지 않은 그녀.
서류를 통해 알수있는건 그녀의 이름과 태어난 날, 주소, 결혼날짜, 이혼날짜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의 주제씨 여기서 운명을 느낀다.
그녀를 찾아야겠다는.....

찾아서 뭘 어쩌겠다고?
아니 그딴건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는 무수한 서류더미들 속에서 그녀의 서류가 그에게 왔다는 것이 중요할 뿐....
이제 그녀를 찾는 주제씨의 모험이 시작된다.

그녀를 찾기위한 주제씨의 노력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무모하고 아날로그적이며 진부하다.
그녀를 찾을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모두를 무시하며 어렵고 힘든길만 골라서 가는 주제씨.
하루는 그녀의 흔적과 지금을 추적하기 위해 그녀가 다니던 학교에 침입하기도 하는데, 겨우 그녀의 생활기록부를 추적하기 위해 그가 벌이는 모험은 정말 어이가 없다고 해야 할까?
그러면서 후에 그가 들킬지도 모를 온갖 상황에 대해 주제씨가 벌이는 머릿속 상상은 지나치게 심각해서 어이가 없을정도...꼭 엄마몰래 엄마주머니를 털어 사탕을 사먹는 아이가 생각하는 변명들 같다고나 할까?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이 결코 될것 같지도 않은 주제씨의 노력들이 슬슬 지겨워질 즈음 느닷없이 등기사무소의 소장이 이야기의 전면에 등장한다.
왜인지 모르게 주제씨를 보살펴주는, 그럼으로써 주제씨를 어리둥절하게 하고 겁에 질리게 하기도 하고..
그리고 느닷없이 등기사무소의 전산화에 반대하며 쌓여있는 서류더미들을 옹호하기도 하고, 산자와 죽은자를 같이 있게 해야 한다는 묘한 말을 남기기도 하는 소장.
아 이쯤되면 주제 사라마구가 하려는 얘기가 뭔지 감이 잡히기 시작한다.
등기사무소로 대변되는 극단의 관료주의사회, 그리고 그속에 이름만으로 존재하는 엄청난 인간들.
모두 잊혀지고 말 인간들의 이름.
어쩌면 현대 사회의 모든 인간이 그렇게 익명의 존재가 아닌가라는 질문...
주제씨가 결국 찾아냈지만 결국 안 것은 아무것도 없는 그녀의 존재의 역설.

주제 사라마구는 눈먼자들의 도시를 통해서 인간 내면의 폭력성을 무자비하게 드러냈었고,
눈 뜬자들의 도시에서는 현대 민주주의라는 제도의 허구성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제기를 했다면
이름없는 자들의 도시에서는 거대한 도시속에서 익명화되고 존재감 자체가 없어지는 원자화된 개인을 부여잡는다.
주제만으로는 정말 어느 하나 가볍지 않은 책들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후편으로 갈수록 이야기의 힘이 떨어지는 것이 아쉬울따름이다.
저 책들의 순서대로 내 별의 갯수도 줄어드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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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8-07-28 0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모든 이름들'이란 제목으로 읽었는데요... 저런 제목을 달아서 파는 상술이란... ㅎㅎ 원제목이 모든 이름들이더군요. 정말 주제가 무겁죠. ㅋㅋ 오늘 브이 포 벤테타란 영화를 봤는데... 인간이란 것이 뭔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뭐냐...

바람돌이 2008-07-28 23:21   좋아요 0 | URL
읽고나니 역시 원제목인 '모든 이름들'이 더 적당한 것 같군요. 뭐 이런 책은 저런 상술을 써서라도 좀 더 많이 사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ㅎㅎ
인간이 뭔지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세요. 그러면 슬퍼지거나 허무해지지 않나요? ^^
 

요즘 병원입원실을 꽤 자주 들락거린다.
차라리 내가 입원하고 싶다는게 솔직한 내 심정이지만 그건 아니고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 옆지기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남녀 병실을 두루 두루 있어보게 되었다.

특히 남자 병실은 지난 겨울에 옆지기가 입원을 했지만 그때는 겨우 4일이고 또 옆지기가 거동이 불편해 내가 24시간 붙어있어야 했던 관계로 1인실을 이용했었다.
그러니 남자 병동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야겠지...

요즘 생활이 아침 7시 반까지 병원으로 출근해서 하루종일 옆지기 옆에서 무수리로 시중들다가 저년 10시쯤이면 집에 들어온다.
그러고는 빨래나 다음날 싸갈 반찬 한가지 정도를 장만해놓고 나면 이미 12시,
컴퓨터 켜다가 잠이 드는 경지에 이르렀다.

어쨌든 이 남자 병실에 앉아 있다보니 참 여자들과 남자들이 얼마나 다른지 실감이 난다.
옆지기 병동은 모두 골절 관련들이라 당장 아파죽을 지경들은 아니고 그저 시간이 흘러 낫기를 바라고 있는 이들이다. 뭐 간단히 말하면 좀 불편하긴 하지만 혼자서 씻고 밥먹고정도는 거의 다 알아서 할 수 있는 이들...
그런 사람들이 이 좁은 공간에 6명이나 누워서 하루종일을 지내는데 도대체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죽이고 있는지 궁금해 죽겠다.

여자 병실에 가면 좀 젊은 여자가 있으면 책 한두권 정도는 끼고 있다.
근데 남자 병실에는 아무도 없다.
만화책 조차도 보고 있는 사람이 없으니...(처음 이 병실에 갔을때는 참 연령대도 다양하게 20대부터 60대까지 있더만.... 할아버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20대와 30대의 침상에도 책은 없더라...)

또 가장 큰 차이!
참 조용하다.
서로 얘기를 잘 안한다. 물론 무뚝뚝하거나 불친절한건 아니다.
옆지기 병실은 운이 좋았던지 사람들이 모두 참 예의바르고 싹싹하다.그리고 모르는게 있어 물어보면 정말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고 도와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서로에 대해서나 자신에 대해서는 거의 말이 없다.
그냥 어쩌다 다쳤느냐, 또 다친게 얼마쯤 있어야 나을까 뭐 이런 얘기 잠시하고 다시 또 조용....

여자 병실은 아니다.
특히 40대 이상의 아줌마가 한명 이상만 있어도 딱 하루만 있으면 그 병실에 있는 사람들의 가족관계, 자식들의 상황, 인생살이 등등 온갖 정보가  다 들어온다.
심지어는 나라만 절대 안할 것 같은 집안의 내밀한 얘기들 - 뭐 남편이 언제 바람을 피웠다는 둥의 얘기들까지 다 나온다.
그것도 조금 지겨워지면 옆방 얘기로까지 진출하기도.... ㅎㅎ

근데 이 남자 병실은 정말 하루종일 조용하다.
사회에서 보면 남자들이 별로 조용한 족속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이게 근접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운데서 오는 부담감일까?

아 텔레비전도 그렇게 많이 안본다.

하여튼 이 남자들이 입원기간이 오래인 사람들은 이제 별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고, 간병인이 옆에 항상 붙어 있는 것도 아닌데 이 엄청나게 긴 하루 하루 그 심심함을 뭘로 푸는지 궁금하기 이를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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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8-07-26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빨리 개학을 기다리시겠군여. ㅠㅜ

바람돌이 2008-07-27 20:56   좋아요 0 | URL
개학하면 학교랑 병원을 같이 다녀야잖아요. 싫어요 싫어... ㅎㅎ

Kitty 2008-07-26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이 고생이 많으시네요..ㅠㅠ
저도 남동생 입원했을 때 몇 번 가봤는데 남자들은 진짜 데면데면 그러더라구요.
제동생은 하루종일 잠만 자더라는;;;

바람돌이 2008-07-27 20:59   좋아요 0 | URL
글쎄말예요. 보면 입원초기에는 주로 잠만 잔다. 기간이 좀 되면 쉴새없이 드나들면서 담배핀다. 뭐 이런 싸이클인듯 싶던데요. ㅎㅎ(근데 담배 안피는 사람들은 뭐할까요? ^^)

마노아 2008-07-26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학이 방학이 아니군요ㅠㅠ 근데 진짜 남자들은 무엇으로 심심함을 달랠까요? 직장에서도 남자들은 TV얘기도 안 하고 책도 안 보고 그런다고 저랑 친한 언니가 늘 수상해(?) 했어요. 오로지 게임? 병실에선 게임도 못할 텐데 말예요.;;;

바람돌이 2008-07-27 21:00   좋아요 0 | URL
게임도 병실에 컴퓨터가 없으니 동전내고 하는 공용 컴퓨터 사용하는데 그것도 얼마안되니 오래 할수는 없잖아요. ㅎㅎ

아영엄마 2008-07-26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군께서 방학 때마다 입원하시는 바람에 고생이 많으시군요. 모쪼록 얼른 나으시길 바랍니다. 침대에 누운 김에 그동안 못 잔 잠이라도 푹 자려고 하루 종일 눈 감고 지내는 걸까요? ^^;

바람돌이 2008-07-27 21:01   좋아요 0 | URL
뭐 초기에는 잠만 자더군요. 저희 옆지기도 수술하고 아픈 동안에는 그놈의 무통주사때문에 30분을 못버텨 자다깨다를 반복하더니 어제부터는 조금씩 생기가 돕니다. 이왕 입원한거 그동안 못쉰거 푹 쉬고 있습니다. 저는 조금 힘들고요. ㅎㅎ 하지만 오늘부터는 저도 조금 여유가 생기네요.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이야기 백가지 1
이우정 그림, 서정오 글 / 현암사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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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옛날 이야기 해달라는 아이들땜에 미칠 지경이다.
자려고 누우면 그놈의 옛날 이야기 타령으로 보채기 일쑤...
어떤 날은 알고있는 얘기들 - 가장 유명한 흥부전, 신데렐라 이런것들-로 때우지만 곧 그 소재가 바닥나는 것은 정말 내 한계다.
어릴때 이것 저것 옛날 이야기들을 꽤 많이 읽었던 것 같은데 그 기억이라는 것이 머리 잘리고 꼬리 잘리고 몸통도 희미한 것들이니 얘기가 될리가 있나?
생각나는 대로 대충 해주다 보면 어느새 얘기는 삼천포로 쭈욱 빠져서(앗 삼천포분들 기분나쁘다고 이 표현 요즘은 안쓴다던데... 그런 대신할 표현은 어떤게 있을까???? ㅠ.ㅠ) 원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그렇게 얼렁뚱땅 지어내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정말 이건 못할 짓이야!!

그런 나의 고민을 확 풀어주는 책이 있으니 바로 요것.
이 책을 산건 아주 오래되었는데 솔직히 어른인 내게는 별로 재미가 없어서 한구석에 콕 박아뒀던 책을 먼지털고 광내며 다시 꺼내 든것이다.
다시 여기 저기 훑어보면서 읽어봤지만 솔직히 여전히 내게는 재미없는 얘기가 참 많다.
어떤건 지나치게 교훈적이기도 하고....

그런데 자기 전에 한편정도 여기 얘기를 미리 읽고(한 편읽는데 5분이면 충분하다)
잠자리에서 얘기를 해주는데 나는 솔직히 별 재미가 없는데 아이들은 깔깔거리고 넘어간다.
아! 역시 옛날 얘기는 아이들용이야...
아이들은 들었던 얘기 또 들어도 좋아하니 하루에 한편씩 들려준다 해도 리바이벌 몇번하면 한 권가지고 일년도 넘게 우려먹겠구만.... ㅎㅎ

아 참 2권도 있다네... 애들 다 클때까지 우려먹어도 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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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고전예술 편 (반양장) - 미학의 눈으로 보는 고전예술의 세계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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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독특한 구성이다.
보통 미술사라고 하면 고대부터 시작해 연대기순으로 쭉 양식과 사회상, 대표작가와 작품들을 나열하는게 일반적인데말이다.
하기야 다시 그런 서술을 반복하고자 했다면 굳이 이 책을 안썼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의 독특한 구성부터 살펴보면 미술의 기본적인 요소
형태, 색채, 투시법, 미술의 내용, 양식의 순으로 미술사를 훑는다.
따라서 시대는 각 장마다 오르락 내리락 한다.
이런 면이 책을 읽어내는데는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오히려 이해가 쉽게 되는 면도 분명 있다.
형태에서 모든 제작기준을 하나의 표준-카논으로 지정해놓았던 이집트 미술과 그런 표준이 있긴 했으나 이집트와는 달리 최대한 이상화된 자연과 일치시키려 했던 그리스 미술의 차이점을 이해하는데는 이런 방식이 훨씬 도움이 된다.
또한 드로잉 면에서는 별로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중세 미술이 영적인 느낌이라는 면에서는 왜 르네상스 미술보다 나은지를 이해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아 여기서 더 낫다는 건 내 느낌이다. 르네상스 미술의 종교화들은 웅장해보이고 화려해보이지만 지나치게 세속화되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랄까? 다만 진중권씨의 이 책을 통해 내가 받았던 그 느낌의 근거를 발견했다고 하면 맞겠다.)

다만 투시법에 있어서는 정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서양의 원근법은 워낙에 우리에게 익숙해서 쉽게 이해가 되었는데 그것이 러시아의 이콘같은 그림들의 투시법으로 넘어가니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다.
일명 역원근법이라는데 원근법이란 이런것이야라고 한 번 고정되버린 내 두뇌는 저자의 설명을 쫓아가기도 버거워서 헉헉거리는 실정이다.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잘 모르겠다. ㅠ.ㅠ
이놈의 머리의 고정관념이란게 참 얼마나 깨는게 어려운지 실감중이랄까?

흔히 서양미술이 어렵다거나 하는건 대부분 도상학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어떤 것에 대해서 아름다움을 느끼거나 감탄하게 되는건 자신이 가진 문화적 사전지식이나 배경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데 서양미술은 우리에겐 낯선 분야이고 우리의 문화적 배경은 아니다.
서구인들이 어릴때부터 줄기차게 듣고 또 들어서 알고 있을 성경이나 그리스로마신화같은 것들을 우리는 뼈빠지게 공부하고 외워야 아는 것들이니...
근대 이전의 수많은 서양 미술, 그리고 근대 이후의 상당수의 서양 미술이 다루고 있는 소재는 성경 아니면 고대신화와 역사이다.
그런데 그 내용들이 어떤 시대에 어떤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서 그려지느냐에 따라 또한 그림의 의미가 달라진다.
이 책을 본다고 해서 그런 도상의 상징들의 의미에 대해 알게 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가 왜 서양미술을 어렵게 여기는지에 대한 해답은 찾을 수 있다고하겠다.

양식의 변화 역시 여러 관점에서 얘기되어질수 있는데 순수하게 미술 내적으로 보는 관점-보는 형식으로서의 양식-도 있으며, 미술외적인 부분 사회적 상황과 관련되는 해석도 물론 존재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은 후자인데 솔직히 말하면 미술보다는 역사쪽에 관심이 많은 나 역시 후자쪽이 훨씬 재밌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 두부분을 모두 안고 간다.
어차피 예술이든 뭐든 단 한가지의 원인이란건 있을 수 없으니 그게 맞을것 같긴 하다.

여느 미술사 책과는 다른 독특한 서술이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다른 개설서와는 또 다른 면에서 미술을 읽어나갈 수 있었던 책이다.

아 그리고 또 하나, 미술책의 기본이랄수 있는 풍부한 도판과 그림사이의 비교등이 참 잘되어 있어 그림과 글을 함께 보는 재미 또한 배가시킨다.이건 미술책이면 당연한거 아니냐고 할수 있는데 의외로 도판과 글이 따로 노는 책들도 많으니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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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8-07-22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술사 관련 책을 보면, 바람돌이님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건 웬 일일까용?

바람돌이 2008-07-23 08:57   좋아요 0 | URL
어마나 진주님!! 와락!!
그동안 왜 그리 뜸하셨어요. 어제 딱 진주님 생각이 나더니 뭔가 통한걸까요? ^^ 건강하시죠? 윤이 영이도 잘지내구요? 가끔씩 소식은 전해주시라구요. 궁금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