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예린이 방학 마지막 금요일이고 해서(그게 뭐라고...)
해아 유치원 째고 예린이 방과후학교랑 피아노 째고...(예린이 방학 마지막이라며 해아는 왜?)
아침에 마술배우는것만 갔다와서 이모집에서 맘껏 놀아라 했다.
뭐 애들이야 좋아 죽지..
단 약속이 있다.
내가 퇴근하기 30분 전에 이모집을 말끔하게 치워놓을 것.(이건 말야. 예의라고... 도대체가 좀 어질러야지...)

오늘은 근데 출장이다.
늦게 마칠 줄 알았던 출장이 생각보다 좀 일찍 (30분) 끝났다.
전화로 동생한테 나 지금 간다 30분쯤 있으면 도착할거야 했더니...

다음은 동생한테 들은 아이들 대화
이모 - 야들아! 너그 엄마 온단다
예린 해아 - 야! 큰일났다. 우리 엄마 진짜 무섭다. 빨리 청소해야 된다.
조카 - 맞다. 이모 진짜 무섭다. 빨리 빨리 하자....
조카 2 - 이모 무서워...
그 후로 정말 엉망진창이었던 집을 눈썹이 휘날리게 치우기 시작.
그리고 내가 도착했을때는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다. ^^
막내 조카 녀석은 지 엄마한테 이런 말도 한다.
"엄마! 이모 있을때는 내가 혼자 먹을테니까 이모 없으면 엄마가 나 밥 먹여줘 응!"
도대체 내가 어디가 어때서 이렇게 된거야. 응?????
정말 맹세한다.
난 한번도는 아니고 우리 애들은 여태까지 한 3번쯤밖에 안 때렸다.
그것도 한두대 때리고 나서 바로 후회했고... 성질은 좀 많이 냈지만.... ㅠ.ㅠ
그리고 조카들은 당연히 한번도 안 때렸고...
근데 내가 왜 무서워?
이 정도 성질 안내는 엄마 대한민국에 있는지 나와보라고. 응??

아 근데 오늘 이 얘기하다가 전에 명절날 시집에서 있었던 일도 갑자기 생각난다.
명절 전날 일을 끝내고 좀 놀다가 12시쯤 되어서 모두 자려고 방에 누웠다.
근데 우리 시집은 워낙에 사람수가 많다보니 정말 잘때는 칼잠의 고역이 기다리고 있다.
그날도 그 작은 방에 어른 아이 한 12명쯤 누웠지?
어른은 다 여자들인지라 모두들 피곤해서 죽겠는데 이놈의 조카녀석들과 우리집 예린이 해아가 계속 떠들고 안자면서 시끄럽게 하는거다.
처음엔 시어머니가 나무랬고, 이어서 숙모님, 손윗동서들까지 차례대로 나무랬으나 들은 척도 안하는 녀석들.
나? 참고 있었다. 서열이 워낙에 밀려서... 시집에서 나는 그야말로 꼴바리 중의 꼴바리...
근데 나중에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벌떡 일어나서 딱 한마디 했다.
주변에 어른들이 많은 관계로 소리도 안질렀다.
"야! 너그들 안자? 다 누워! 조용히하고 자!"
근데 그 순간에 정말 쥐죽은 듯이 녀석들이 모두 조용해지는 거다.(진짜로 맹세! 시집 조카들 나무랜건 요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순간 민망!! ㅠ.ㅠ

학교에서 애들 잡는게 습관이 돼서 그런가?
나 별로 잡는 편 아닌데.... ㅠ.ㅠ
어쨌든 옆지기는 나더러 우리집 군기반장이라는데 이거 별로 기분 안좋다.
왜 자기가 안하고 나한테 미루는거야?
나도 맘씨좋고 착한 엄마, 이모, 숙모가 되고 싶다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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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8-08-30 0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바람돌이님 화 안내실거같은데

바람돌이 2008-08-31 00:39   좋아요 0 | URL
여기선 좀 가면을 쓰는거예요. 저 화 무지 잘내요. ㅠ.ㅠ
오늘도 해아가 우리집에 화내기 대마왕이 있어 엄마라던데요. ㅠ.ㅠ

순오기 2008-09-02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게 야단치거나 매를 들지 않아도 포스가 있는 거죠~~ 나도 남들이 그렇다고 하던데!ㅎㅎ

바람돌이 2008-08-31 00:40   좋아요 0 | URL
매는 안 들어도 야단은 좀 심하게 치는듯합니다. 요즘 약간 반성모드예요. ㅎㅎ

BRINY 2008-08-30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업병입니다요. 호호호~

조선인 2008-08-30 12:04   좋아요 0 | URL
직업병에 저도 한 표요. =3=3=3

바람돌이 2008-08-31 00:40   좋아요 0 | URL
저도 직업병에 한표요. ^^

프레이야 2008-08-30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히힛~ 군기반장님 여름 잘 지내셨어요? ^^

바람돌이 2008-08-31 00:41   좋아요 0 | URL
뭐 쬐끔 힘든 여름이었습니다. 아직도 진행형이구요.ㅠ.ㅠ
혜경님 요즘 뜸하신데 잘 지내시죠?

진주 2008-08-30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울시집에선 군기반장이예요.
시집식구들이 다 물러터져서 한없이 사람좋기만 하거든요.
특히 시누이 애들이 천방지축이었는데
울시엄니가 말 더럽게도 안 듣는 애 재우면서 겁준다는 게,
"외숙모 오면 혼난다. 외숙모 무섭재, 외숙모 오기 전에 자자..외숙모..외숙모"
이런 젠장~남들이 알면 제가 몰래 패기라도 하는 줄 알거 아녜요?ㅠㅠ
내가 뭘 어쨌다구.
저도 바람돌이님마냥 별로 큰소리 낸 적도 없고 기냥 조용조용
소리없이 살고 있는데도 이런다니까요.제 심정 알죠?

바람돌이 2008-08-31 00:42   좋아요 0 | URL
요즘 진주님 자주 뵈니 너무 좋아요. ^^
저희 시집은 또 그렇지도 않은데 아이들에 대해서는 뭐 무한정 관대하달까요? 조금 지나친 감이 있을때도 있어요. ㅎㅎ
전 진주님만큼 못해요. 워낙에 시집에서는 쫄따구라서...ㅠ.ㅠ 그래도 진주님 심정은 이해가요. 동병상련. ^^

sooninara 2008-08-30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다 칼이쓰마 덕분 아닐까요?
바람돌이님 등 뒤로 뿜는 뽀스가 장난이 아닐듯..ㅋㅋㅋ
(저도 우리집에선 군기반장입니다. 초딩3학년 친정 조카가 절 엄청 무서워해요.)

바람돌이 2008-08-31 00:43   좋아요 0 | URL
왜 알라딘에서 군기반장들만 있는 겁니까? 우리도 순하고 착한 친척으로 살고싶다고요. 그쵸? ^^

bookJourney 2008-08-31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조카들한테 무지 잘해주는데, "고모가 참 좋아, 근데 무서워."라고 한다는군요. --;
저희 애들요? 저희 애들은 저를 종이호랑이쯤으로 아는 모양이에요, 도통 말을 안들으니 말이에요... 바람돌이님에 비하면 포스가 밀리는 모양입니다. =3=3=3

바람돌이 2008-08-31 23:22   좋아요 0 | URL
혹시 아이들은 모든 친척들을 무서워하는건 아닐까요? ㅎㅎ

세실 2008-09-02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저도 군기반장. 울 옆지기 "너네 밥 안먹으면 엄마한테 이른다" 그 소리 듣고 어찌나 황당하던지...쩝.

바람돌이 2008-09-03 14:41   좋아요 0 | URL
우리집은 더해요. 야 엄마온다 엄마.... ㅎㅎ 도대체 요즘 남자들 왜 이렇게 인기관리를 하는거냐구요. 그쵸? ^^
 

개학후
역시 바쁘네.
매일 들어와서 글쓰는 건 뭐 말도 안되는 것 같고, 서재 훓어보고 가는 것도 겨우 휘리릭 눈팅만....

게다가 옆친데 덮친다고 노트북께서 맛이 가주셨다.
얼마전부터 상태가 영 안좋았는데 대대적으로 뭐가를 패치를 해야 한다고 해서 했더니 중간에 딱 멈춰버렸다.
무슨 패치인지 윈도우 프로그램을 지우고 다시 업그레이드 시킨다고 했는데....
덕분에 노트북은 완전히 맛이가버렸다.
오늘 학교에서 서비스맨을 불렀더니 아예 갈아엎어야 한단다. ㅠ.ㅠ

아! 하지만 나도 가끔은 부지런할때가 있다.
방학동안 혹시 몰라서 외장 하드에 기존 자료들을 모두 백업시켜놓았던 것.
거기다 개학하고 만든 자료들은 컴이 이상해지면서 혹시나 해서 USB에 다 백업을 시켜 놨지롱~~
휴~~ 십년감수했네....
이거 백업 안시켜놨으면 난 정말 전재산을 잃는 거걸랑...
몇년동안 만든 수업자료들, 온갖 곳에서 모아놓은 자료들이 장난 아닌데 말이다.
그걸 전부 다 날리면 아마 억울해서 병났을거야.....
처음으로 준비성 덕분에 한숨놓다. ㅎㅎ

근데 오늘 일을 당하고 나니 갑자기 걱정되는것.
알라딘 서재 서브가 날아가서 어느날 내 글들이 다 없어진다면?
뭐 리뷰나 몇몇 페이퍼들은 좀 많이 아깝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대성통곡할 정도는 아닐거같고,
다만 마이페이퍼에 아이들 이야기랑 여행이야기는 진짜 아까울 것 같다.
특히 아이들 이야기는 내가 나중에 서재지인들의 댓글까지 함께 우리 아이들을 위한 성장선물로 맘에 두고 있는건데....

예전에 여기 자료 백업하는 방법을 누군가 말씀해주셨던 것 같은데...
하도 오래되어서 기억도 안나는구만....
설마 그런일이 생기기야 하겠냐만 혹시 그런일이 불행히 생긴다해도 알라딘에서 어떻게 기적같은 힘을 발휘해 어찌 해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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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8-29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드는 불안감입니다.
요즘 사진을 현상하기 보다는 알라딘 사진을 출력해서 쓰거든요. 육아일기는 소중한 자산인데...음. 사진만이라도 정리를 해 두어야 할듯^*^

바람돌이 2008-08-29 23:47   좋아요 0 | URL
그쵸? 나한테는 진짜 소중한 재산인데 말이죠.
뭐 설마... 알라딘을 믿어보자구요. ㅎㅎ 알라딘이 돈 많이 벌게 팍팍 책을 사줘야 하나요? ㅎㅎ

웽스북스 2008-08-30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데이터를 백업해두는 서버가 따로 있어서
일정기간에 한번씩은 그 서버로 다시 보낼 거에요
그래서 날아가더라도 어느정도는 복구되도록

매일 하는 건 아마 아닐 거기 때문에
그쪽으로 백업하기 전 기간동안만큼의 데이터는
날릴 확률이 있겠죠

바람돌이 2008-08-31 00:43   좋아요 0 | URL
아래 조선인님 말씀덕분에 일단 안심이예요. ^^

하늘바람 2008-08-30 0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무서운 일이지요. 저도 컴 잘못되어서 태은이 백일까지 사진이 없답니다 ㅠㅠ

바람돌이 2008-08-31 00:44   좋아요 0 | URL
전 사실 다 백업시킨 줄 알았는데 결정적으로 올해 찍은 아이들 사진 다 날렸어요. 방금 발견했어요. ㅠ.ㅠ

sooninara 2008-08-30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컴 새로 사고 중고컴에서 사진등 자료 가져온다고 하다가 미뤘다가..
중고컴이 맛이 가버렸어요.ㅠ.ㅠ
내사진들..백업도 안해놓고, 제가 컴맹이라서 복원도 못하고 컴만 구석에 밀어두었어요.
알라딘이나 싸이에다 올린 사진도 있지만 안올린 사진들도 있는데..맘이 아프네요.
바람돌이님은 백업도 하시고..센스장이^^

바람돌이 2008-08-31 00:44   좋아요 0 | URL
앞에 말한대로 올해 찍은 아이들 사진 다 날렸습니다. 왜 항상 제가 하는 일엔 어딘가에서 구멍이 생겨 줄줄 새는걸까요? ㅠ.ㅠ

조선인 2008-08-30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개의 시스템이 매일 백업을 해요. 걱정마세요. ^^

바람돌이 2008-08-31 00:45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면 맞는거겠죠? 일단 안심이예요. ^^

세실 2008-09-02 23:50   좋아요 0 | URL
오호 저도 안심~~~
 

BAABC
자상한 성격에 자신감 넘치는 타입

▷ 성격
다른 사람과의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을 추궁하거나 약속이행 등을 강요하기 전에 우산 어째서 그렇게 되었는지 상대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볼 줄 아는 마음의 관용을 가진 타입입니다. 엄격함보다는 자상함이 앞서는 타입이지만 결코 상황을 살펴 태도를 바꾸는 사람은 아닙니다. 상당한 현실주의자이며 자신의 사리분별에 절대적으로 자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단 결정한 사항은 주위의 동향에 미혹되는 일 없이 밀고나가는 완고함도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타입은봉사활동이나 종교활동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럴 때 자기만족적인, 일방적 강요행위로 치닫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마음씨가 따뜻한 합리주의자이지만 무신경한 부분도 많은 타입입니다. 주위 사람들에 대해 좀 더 배려를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 대인관계 (상대방이 이 타입일 경우 어떻게 하연 좋을까?)

연인, 배우자 - 다소 제멋대로지만 현실적으로 상대방을 생각할줄 아는 사람이니까 당신이 매우 평범한 타입이라면 매우 잘 되어갈 것입니다.

거래처고객 - 자상하고 온화한 타입이라 다루기 쉬울 거라고 안이하게 덤벼들어서는 안 됩니다. 현실에서는 한보도 물러서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상사 - 온화하고 매우 소박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타입입니다. 다만 이치에 맞지 않으면 조금도 물러 서주지 않습니다.

동료, 부하직원 - 눈을 번뜩이는 기업전사 타입은 아니지만 공사의 균형이 잘 잡혀있어 쓰임새에 따라서는 매우 유용한 타입입니다. 그 나름대로 키워 가면 좋은 인재가 될 것입니다.

 

어째 장점 말고 단점은 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똑같은거냐고?
내가 좀 무신경할때가 있지? 어떤때는 진짜 무신경해서고, 어떤때는 일부러 그럴때도...
연인이나 배우자 다소 제멋대로? - 음 맞군...
그리고 내가 좀 평범한 타입이니 그나마 가정이 유지되는 거였군... ㅎㅎ
한 번 고집세우면 안 물러서서 주변을 기함하게 만드는 것도 좀....

근데 종교활동은 정말 아니다. 내가 그럴 것 같지는 않은데 적성대로 못살고 있는 건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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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8-08-30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적성대로 못 살고 있으신가봐요 큭~ㅋ
저는 저부분이 눈에 띄네요.
'자상하고 온화한 타입이라 다루기 쉬울거라고 덤벼들면 안된다.
현실에선 한보도 물러서지 않는다'
오, 바람돌이님 무쪄~호락호락하지 않다 이거져~^^

바람돌이 2008-08-31 00:45   좋아요 0 | URL
저 자상하고 온화한 타입 맞아요. 입만 안열면요. ㅎㅎ

조선인 2008-08-30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들은 어째 하나같이 고집이 셉니다그려.

바람돌이 2008-08-31 00:46   좋아요 0 | URL
알라디너들은 하나같이 군기반장에 하나같이 고집도 세고... 그래서 좋은걸요. ^^

드팀전 2008-08-31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제가 최악이군요...좋은 이야긴 하나 없지만 스스로 좋게 해석하는 길 밖에 없는..ㅋㅋ

바람돌이 2008-08-31 23:23   좋아요 0 | URL
음~~ 어느정도 최악인지 보러가야겠군요. ㅎㅎ
 
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따지고 보면 참 단순한 내용인데...
그게 참 뭐라고 할까?
강물이나 바다를 오래 보고 있으면 순간적으로 내가 빨려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질 때가 있다.
물귀신인가? ^^;;
근데 이 소설이 닥 그런 느낌이다.
책 속으로 자꾸 빨려들어가는 느낌 - 딱히 재미있다 없다의 느낌과는 다른 그 무엇.

읽다보면 내가 어느새 15살 소녀 제스가 되어 강물을 헤엄지고 있거나
리버보이의 모습을 쫒고 있거나
할아버지와 소녀의 애정을 가만히 훔쳐보고 있는 느낌 그런 것들이다.

이 책에서 분명한건 사실 아무것도 없다.
죽음을 앞에 둔 할아버지의 집착과 상처의 근원이 무엇인지
리버보이의 정체가 무엇인지...
할아버지가 그토록 완성하고자 한 그림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지...
정말 모든 것이 어렴풋하게 환상처럼 스쳐갈뿐이다.
그런데 바로 그것이 어쩌면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단숨에 이 책을 읽게 한 매력의 정체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면서 또 너무나 분명한 것은 굳이 말이 아니어도 손에 잡힐 듯 느껴지는 할아버지와 제스간의 특별한 유대이다.
아마도 모든 환상의 근원에는 이 둘 사이의 지극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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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8-26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브리핑에 뜬 제목을 보고, 순간 '케익?'이란 생각을 하며 달려왔어요. ^^;

바람돌이 2008-08-26 13:17   좋아요 0 | URL
마음이라고 앞에 붙일걸 말예요 전 이런 제목이 케익이나 화장품을 연상시키리라고는.... ㅎㅎ

순오기 2008-08-26 0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이 책을 읽다 말았어요~ 계속 다른 일이 생겨서 읽다 말고 읽다 말고~` 서너번 그랬더니 그만 김이 빠져버려서 못 읽었어요. 독서도 방해받지 않고 집중해야 하는데... 나중에 처음부터 다시 봐야겠어요.^^

바람돌이 2008-08-26 13:18   좋아요 0 | URL
인연이 안돼는 책이구만요. 이 책은 제스를 따라 가는 긴장감이 핵인 것 같은데 그런 작품은 역시 긴장감 풀어지기 전에 단번에 읽어야 될 듯... 안그럼 좀 김이 샐것 같아요. ^^

Kitty 2008-08-26 0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서재 브리핑에서 '촉촉하게'만 보고 화장품 리뷰인 줄 알고 ㅎㅎㅎㅎㅎㅎㅎㅎ

바람돌이 2008-08-26 13:18   좋아요 0 | URL
다음엔 꼭 촉촉하게로 시작하는 화장품 리뷰를 쓰겠습니다. ㅎㅎㅎ

세실 2008-08-26 0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글이 가슴에 와 닿네요. 지극한 애정이 그립습니다. ㅎㅎ

바람돌이 2008-08-26 13:19   좋아요 0 | URL
사실 할아버지와 손녀가 그것도 사춘기의 손녀가 저렇게 지극한 애정으로 연결되기가 쉬울까 싶은데... 한편으로 부럽기도 합니다.

미설 2008-08-26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랬어요, 솔직히 뭐 아주 재밌는 느낌은 아닌데 고요함 속에서 뭔가 끌어당기는 느낌이 있더라구요, 읽는 내내 강물소리가 들리는 느낌이었어요^^

바람돌이 2008-08-26 13:2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읽는 내내 강물소리가 들려요. 어둠속에 묻혀 바위를 휘감고 돌며 흘러가는 강물소리.... 이게 책의 흡입력인 것 같아요. ^^
 
이 영화를 보라 - 인문학과 영화, 그 어울림과 맞섬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이 영화를 보라고? 아예 명령이다.
책 목차를 쭉 보니 다행히 안 본 영화는 없군.(아! 이 소심함 ㅠ.ㅠ)
늘 명쾌하고 직설적인 문장을 구사하는 고미숙씨가 영화에 대해서 말한다?
조금은 의외이기도 하고 또 그만큼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인문학자의 영화 얘기라 좀 골치아프겠군 싶기도 하고...

하지만 의외로 책은 참 잘 읽힌다.
그렇다고 해서 책의 내용이 만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것을 하나 하나 풀어나가는 솜씨가 역시 고미숙씨 하는 감탄을 나오게 한다.
어쩌면 영화에 관한 얘기라기 보다는 6편의 한국영화가 보여주는 오늘의 한국 현실, 그리고 대안적 삶에 대한 통찰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것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그녀의 말들은 충분히 경청할만하다.

오늘의 한국사회의 한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영화 <괴물>
영화 <괴물>에서 저자가 보는건 위생권력의 탄생과 지배력이다.
위생권력이 강두를 노란 침낭에 둘둘 말아 질질 끌고 가는 장면에서 저자는
"어떤 독재권력도 대중을 이 따위로 '허접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오직 위생권력만이 할 수 있는 짓이다. 왜? 모든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건 의학의 힘이고, 그 힘은 '전문가나 국가기관만이 독점할 수 있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31쪽)
아! 근대 이후의 권력은 얼마나 치밀한가?
그 세계를 살아가는 이들의 정신세계를 완전히 지배하는 이 힘은....
자본의 권력은 비단 정치를 통해서만 구현되는 것이 아님을, 그것은 우리의 일상과 의식의 모든 부분을 관통하고 있음을 저자는 <괴물>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괴물>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러하듯이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오늘의 우리 현실이다.
영화 <황산벌>을 통해 민족과 역사의 엄숙주의를 걷어내고 사투리를 질펀하게 쏟아내면서 좌충우돌하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을 날것으로 보여준다.
온갖 엄숙한 개념과 이데올로기가 그대로 해체되어버리는 곳에 어쩌면 진짜 인간의 삶이 있을지도....

민족이 상상의 공동체이듯 가족 역시 근대국민국가의 산물이란다.
<밀양>의 신애는 끝도없이 추락하면서도 그 상상의 가족, 화목한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자신이 만든 상상의 스위트홈을 위해 행복은 오직 가족이라는 배치속에서 가능하다고 믿으며 이미 사라지고 없는 것을 여전히 붙들어매려 하는 안간힘은 가족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견고한가를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한국인의 이미지로 고착화되어 버린 '한"의 정서는 서편제에서 또 얼마나 절절하게 노래되어졌던가....

이런 현재의 한국사회의 각종 권력과 이데올로기들의 지형은 <라디오스타>에서 새로운 모습을 준비한다.
서울-중앙이 아닌 지극히 변두리인 영월에서 새로운 중심을 만들어내는 삶들의 이야기.
권력의 축에서 이탈해나가는 그럼으로써 새로운 삶의 형식을 만들어내는 이들.
솔직히 라디오스타를 이런 식으로 읽어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나오는 책들이 끊임없이 얘기하는 유목민적 삶의 가능성을 <라디오스타>에서 발견할 줄은.....
자본과 온갖 권력에 의해 경계지어진 삶의 정형적인 틀에서의 미끄러짐, 새로운 중심을 창조하는 부단한 유목민으로서의 삶 - 이것들이 정말 우리 사회를 바꿀수 있을까?
아니 그런 유목민적 삶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서 동의되어질 수 있을까?
우리 사회가 지금의 추락을 끊임없이 계속한다면 자기 삶에서 유리되어진 사람들이 이렇게 끊임없이 늘어난다면 그것이 새로운 삶의 공동체, 새로운 삶을 창출하는 역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하나의 대안적 삶의 가능성을 보는 것만으로도 잠시 맘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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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26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기 실린 영화는 다 봤는데 책은 몰라요~ 올라오는 리뷰로 맛보기하는데 급호감이에요.^^

바람돌이 2008-08-26 01:56   좋아요 0 | URL
아직 안주무세요? 올빼미족들의 만남이군요. 저는 이제 자러 가려구요.
전에 고미숙씨 책 <나비와 전사>가 그리 읽기 쉽지만은 않았던 까닭에 나름 어려울 각오를 하고 책을 들었는데 의외로 그리 어렵게 않게 읽혔어요. 영화가 다 본 거였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고, 글을 참 단순 명쾌하게 잘쓴다는 이유가 더 강하겠지만요. ^^

순오기 2008-08-26 04:01   좋아요 0 | URL
이제 자야겠어요. 아들녀석 독서왕 상품권 3만원에 눈이 멀어~ 그동안 읽은 것 정리해주느라...^^

바람돌이 2008-08-26 13:21   좋아요 0 | URL
3만원이면 아이들 수준에서 눈이 멀만 하군요. ㅎㅎ

세실 2008-08-26 0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디오스타 참 여운이 남는 영화 였습니다. 가끔 박중훈이 불렀던 '비와 당신사이(맞나요?)' 듣고 싶어집니다. 무너짐은 또 다른 가능성,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죠. 음 황산벌 안보았네요.

바람돌이 2008-08-26 13:21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그 노래는 또 딱히 취향이 아니었거든요. 근데 영화는 참 즐겁게 봤어요. 황산벌은 제가 가장 재밌게 본 영화중 하나였는데요. 재밌어요. 보세요. 보세요. ^^

노이에자이트 2008-08-26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산벌에서 김법민(훗날 문무왕)이 아주 재수없는 종자로 나오던 게 기억나네요.

바람돌이 2008-08-27 10:36   좋아요 0 | URL
저는 김법민의 동생 김인문이 더 재수없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말입니다. ㅎㅎ

노이에자이트 2008-08-26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요즘 수유너머 출신들이 영화에 대한 책 내는 게 유해인가봐요.이진경 씨도 최근에 영화관련서를 냈던데.

바람돌이 2008-08-27 10:39   좋아요 0 | URL
이진경씨 책은 1995년에 <필로시네마 혹은 탈주의 철학에 관한 7편의 영화>라는 책을 냈었어요. 이번에 나온 책을 보니 제목도 비슷, 안에 들어있는 영화도 앞의 7편에 3편의 영화를 더 추가한듯.... 책 소개를 보면 내용도 많이 달라졌다 하던데 아직 안봤으니 모르겠네요. 10년이 훌쩍 넘었으니 생각이 많이 더 나아갔을 수도 있겠고....^^

노이에자이트 2008-08-27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그 책이 개정판이었군요.

바람돌이 2008-08-29 22:27   좋아요 0 | URL
전 개정판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소개를 보면 좀 많이 다시 쓴 것 같아 아예 새로운 책이 된듯도 하고... 이전 책을 참 재밌게 읽었거든요. 그래서 지금 다시 새책을 볼까 생각중이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