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 가로막은 유모차부대 주부 입건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9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유모차 부대' 회원인 주부 유모(37) 씨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불구속입건하는 한편 카페 운영자 정모(33), 양모(34) 씨 등 주부 2명도 조만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6월26일 오전 2시께 세종로사거리와 새문안교회 부근에서 열린 촛불시위에 참가해 유모차를 이용, 경찰 살수차 2대의 앞을 가로막는 등 차량흐름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말이지 쪽팔리고 웃기는 짬뽕같은 일이 벌어지는 세상이다.
그런데 여기다 웃기는 일이라고 쓰고 나니 또 부끄러워진다.
저기 말도안되는 상황을 맞은 저 주부의 심정은 얼마나 억장이 무너질까?
시위 집회의 자유가 엄연히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나라에서 저런 일을 당할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아 그리고 나는 여기서 저 주부의 일을 또 지금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그 가당치도 않은 복수극을 보며 쯧쯧 혀를 차고 있기만 해야 할까? 분노의 흉내? 혼잣말만 하고 있어야 하는 걸까?

지나치게 오만했다.
87년 이후 우리 사회가 이뤄온것들은 이제는 아무리 수구꼴통이 집권한다해도 한순간에 갈아엎을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어찌나 수구세력의 손발들이 절묘하게들 착착 맞아들어가는지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새삼 뼈아프게 다가온다.
저들의 힘을 너무 몰랐었다. 아니 관념적으로만 알았다.

지피지기 모두 실패였다.
우리는 적을 아는데도 나를 아는데도 실패했다.
이보다 더 나쁠수는 없다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보다 더 나쁠 수 있을 것 같아 무섭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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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8-09-20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이건 뭐죠?????????????????????????
미치겠다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바람돌이 2008-09-20 01:11   좋아요 0 | URL
정말 이게 뭐지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paviana 2008-09-20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정말 일어난 일이에요?
지금까지 기다렸다가 이제는 해도 된다는 확신이 생긴건가요?
정말 무섭네요.

바람돌이 2008-09-20 22:50   좋아요 0 | URL
정말이래요. ㅠ.ㅠ
한 번 죽어봐라 겁주겠다고 설치는 것 같은데 글쎄요. 우리가 겁먹을까요. 분노할까요? 두고 봐야죠.

마노아 2008-09-20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보다 더 코믹도 없고 이보다 더 잔혹극도 없네요. 정말, 끔찍해요ㅠ.ㅠ

바람돌이 2008-09-20 22:50   좋아요 0 | URL
갈수록 끔찍해지는 나라입니다. 지켜보는것 조차 끔찍해지기 시작합니다.

마냐 2008-09-20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라에 글썼다고 구속되고, 시위 현장에 있었다고 입건되고, 광고주 리스트 올렸다고 무려 기소까지 되는.....어느 분의 표현을 빌리자면, '법어기기 놀이' 라도 해야...

바람돌이 2008-09-20 22:51   좋아요 0 | URL
헌법폐기운동정도 되려나? 에휴~~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은데 저들이 강한만큼 우리들도 많이 강해지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hnine 2008-09-20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 굴려 겨우 짜낸 말이 저 정도라니. 참...웃음도 안나오고, 한숨은 나옵니다.

바람돌이 2008-09-20 22:52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 한숨이 무섭다는걸 왜 모를까요?

sooninara 2008-09-20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사보고 기가 차더군요.
요즘 모가수의 연애사진이 문제가 되면서 다시 나오는 래리프래트인가 하는 에로잡지 소유주가 주인공이던 영화..에서 나오던 말.
"나도 내가 쓰레기인걸 안다. 하지만 미국에서 나같은 쓰레기의 표현까지 가능해야 표현의 자유가 침해 받지 않는다"라던가 하는 말이었죠.
그전엔 그 주인공이의 정신병 같은 모습을 혐오했엇는데 법정에서의 저 말을 듣고는 아차 싶더라구요. 영화 보다가 나름 감동 받았었는데..
요즘 울나라를 보면 20~30년은 타임머쉰 타고 돌아간 짓을 해대니 이건 정말 너무해욧

바람돌이 2008-09-20 22:52   좋아요 0 | URL
이 영화 저도 기억이 나네요. 지금 우리나라는 급속도로 과거 회귀중인데 그게 얼마나 오래갈지 두고봐야죠.

순오기 2008-09-20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정말 우리의 상상, 그 이상의 짓거리를 하는 나라~~ 우린 2MB를 너무 만만하게 봤다~ 또라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짐작하지 못한 우리가 바보였다.ㅠㅠ

바람돌이 2008-09-20 22:53   좋아요 0 | URL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죠.
2mb뿐만 아니라 정관재계가 한몸 한뜻이 되어 굴러가는 꼴이란.... 제 세상을 만난듯한데 오래가지 못하도록 해야죠.

무스탕 2008-09-20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시대가 다시 왔어요..

바람돌이 2008-09-20 22:54   좋아요 0 | URL
오래 못가리라 꼭 그러리라 믿습니다.

가시장미 2008-09-20 23:18   좋아요 0 | URL
정말 오래 못 갈까요? 아- 몇 개월동안 있었던 일이 몇 년동안 일어난 일 같은데... 임기동안 또 어떤 일이 생길지..앞 날이 막막하네요. -_ㅠ

노이에자이트 2008-09-20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때를 보여주자면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속셈이지요.군사정권 때와 다른 점이라면 당시엔 추기경이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해줬는데 지금은 추기경이 한나라당 강경파 같은 소리만 하니까 아연실색이죠.방문한 정세균 대표에게 "촛불시위 때문에 관광객이 안온다. 민주당이 왜 촛불시위에 참여하느냐"고 훈계할 정도이니...

바람돌이 2008-09-20 22:54   좋아요 0 | URL
그게 공포분위기가 될지 자포자기가 될지... 둘다 아닌데 조금 불안한 건 사실입니다. 사회가 지나치게 개인화 되고 고립되어나가는게 그들이 원하는거겠지요.

릴케 현상 2008-09-20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전 조선일보에서 보니 '아동학대죄'라더군요--

바람돌이 2008-09-20 22:55   좋아요 0 | URL
그들에겐 전 국민 살인예비죄를 물을수 있겠군요. 자명한 산책님 오랫만에 뵈어요. 그동안 안녕하셨죠? ^^

릴케 현상 2008-09-20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에^^ 저희 집에도 이제 인터넷 놨어요.

바람돌이 2008-09-21 23:45   좋아요 0 | URL
엥??? 그동안 집에 인터넷 안 깔았다고요??
전 인터넷 안되면 괜히 초조 불안증세를...
이것도 병이에요. ㅎㅎ

하늘바람 2008-09-21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무서워요

바람돌이 2008-09-21 23:46   좋아요 0 | URL
그쵸? 겁주려고 생발악을 하는 것 같은데 또 어떻게 보면 이건 그만큼 저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자신감이 없으니 힘으로 밀어붙이겠다 아닐까요?

잉크냄새 2008-09-21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권력의 충실한 개xx 노릇을 제대로 하네요.

바람돌이 2008-09-21 23:47   좋아요 0 | URL
저는 아예 혼연일체같습니다.
북치고 장구치고 장단이 아주 딱딱 맞아요.
우리나라 관료세력들의 수준이 지난 10년간 전혀 업그레이드가 안됐다는 반증이겟죠?

BRINY 2008-09-21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동학대죄? 하하하....

바람돌이 2008-09-21 23:47   좋아요 0 | URL
너무 기가 차서 웃음밖에 안나오는데 그게 참 당하고 있는 저분들을 생각하면 뭐라 말해야할지....
 
여행할 권리
김연수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품절


우리에겐 국경을 넘어 다른 민족 속으로 들어가, 이윽고 사라지는 유전자가 존재하지 않으니까. 종교의 자유를 찾아 신세계를 향해 떠난뒤, 거기서 다시 돌아오지 안은 선조들이란 도무지 우리에겐 없으니까. 결국 모두 돌아왔으니까. 결국 자살이 아니면 월북뿐인 셈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비행기나 선박의 도움을 받지 않고 그 수평선 안쪽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란.-13쪽

"모든 건 너에게 달린 문제다. 네가 여기서 살고 싶다면 너는 여기서 살수 있다."
"아니 비자문제도 있고."
내 말에 후사꼬 할머니는 눈가의 주름이 보이도록 웃으면서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반문했다.
"지금 캘리포니아에 사는 사람들도 한때는 모두 불법체류자들이었어. 그런건 상관없어. 네가 살고 싶다면 너는 살 수 있는 거야."
그러니까 버클리에서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일은 이처럼 간단했다. 먼저 자신이 원하는 삶만 알아내면 된다. 그다음에는 그냥 살면 된다. 그러면 나는 어떤 삶을 원하는가?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101쪽

뭔가를 찾아 영구 운동하지 못하는 문학, 영구 망명을 꿈꾸지 못하는 문학은 결국 내가 생각하는 좋은 문학이 될 수 없었으니까.-159쪽

한번도 경계를 넘어서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속한 세계와 다른 세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결코 납득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계관이란 그런게 아닐까?-167쪽

그런 까닭에 작가는 씸퍼사이저 이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 이상이 되는 경우, 작가는 사상가로 바뀌면서 '국내'라는 것에 집착하게 된다. 국내란 중심을 향해 응축되는 공간이다. 진지한 문학이란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낯설게 만들어 자아를 끊임없이 재해석하게 만드는데, 국내용 문학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자신들이 아는 세계에 맞게 자아를 만들어내면 되는 일이니까. 그러고 나면 경계선 바깥은 모두 타자가 된다. 국내용 문학이 하는 일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169쪽

정치적으로 봤을때, 말할 수 있는 것들은 존재가 그 목소리로 증명된다. 반대로 말하지 못하는 것들, 즉 입술이 없는 것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렇게 말하지 못하는 것들을 대신해서 말한다는 점에서 문학은 본디부터 정치적이다. -198-199쪽

저항적이건 공격적이건 모든 민족주의는 '국내용 사상'이고 '지역적 사상'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야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중국인 가게를 공격하면서 기염을 토할 수 있었겠지만, 국경만 넘어가면 상당히 곤란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1930년대 만주지역에서 활동하던 조선인 공산주의자들은 민족주의자를 친일파와 동일시했다. -215쪽

공항에서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존재와 나 자신 사이의 어떤 것이다. 어떤 점에서 그 둘은 같다. 온전하게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길이 마로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는 길이다. 내가 망명에 성공한다면, 내게 남는 것은 여권에 나와 있는 그 생물학적인 존재, 단독자적인 존재임이 분명하다. 내게는 이름과 성별과 나이와 국적만이 남을 것이다. 그게 바로 내가 꿈꾸는 다른 존재다. 공항에서 비행기표와 여권만 들고 출국심사대를 빠져나갈 때마다 나는 거의 다른 존재가 된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 착각은 참으로 감미롭다. 그런 점에서 공항은 환각의 극장이며 착각의 궁전이다. 그리하여 공항은 마침내 삶에 대한 절절한 역설이 되는 셈이다. 맞다. 덧없이 반복적으로 스쳐가는 것들만이 영원하다. -2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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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소아 아토비메디 크림 - 50ml
함소아제약
평점 :
단종


아주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아토피가 있다.
약간만 신경을 덜 쓰면 바로 아이들의 피부가 벌개지고 간지럽고....
아토피증세가 있는 아이들의 특징이 또 여름에 모기만 물렸다하면 정말 겁나게 부풀어오른다는 것. 간지럼도 더 타는 것 같고.... (내가 오죽하면 애 모기 물린 것 때문에 병원을 갔을까... ㅠ.ㅠ)

아이들이 어릴때 이놈의 아토피와 알러지성 비염때문에 함소아 한의원을 다녔었는데 담당 한의사가 추천해준게 이 크림이었다.
물론 자기 한의원에서 만든거니 추천했겠지만...
어쨌든 아이들을 늘 피부과에서 주는 스테로이드로 치료할 수야 없지 않은가 싶어 아토피 증세가 좀 심해진다 싶으면 이 크림을 꼼꼼히 아침 저녁으로 발라준다.
스테로이드처럼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다른 크림이나 이런 것들보다는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편이다.
가려움은 훨씬 덜해지고...
전부 생약성분이라 아무리 많이 발라도 스테로이드처럼 피부에 나쁜 건 없다는 의사의 말도 한번 믿어주고.... (안 믿으면 길이 없으니 그냥 믿는거라고나 할까?)

어쨋든 우리집은 이 크림을 없으면 안되는 상비약처럼 쓰고 있다.
아이들 온몸에 로션과 함께 발라주고 싶지만 그건 정말 가격을 보면 아니다.
그래서 아토피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나타나는 부위 주변을 꼼꼼히 발라주면 빨리 예방 가능.
여름에 땀띠난데도 바르면 호전된다.
그리고 모기 물린데도 역시 발라준다. ^^
이렇게 쓰면 두 녀석이 쓰는 양이 일년에 2-3통 정도 된다.

가격이 장난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들 아토피때문에 고생하는 것 생각하면 이거라도 있는게 어디냐 싶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전에는 한의원에서 한푼도 에누리 없이 정가 다주고 샀는데 알라딘에 입고되니 할인도 되네...
얼씨구 좋을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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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함소아 아토비메디 크림, 망설이지 않고 구입
    from 파피루스 2008-09-21 23:55 
      바람돌이님의 리뷰를 보는 순간 찜해버렸다. 막내가 아토피가 있어 지금 바르는 연고가 마침 떨어졌기 때문에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이거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래도 이벤트 기간이라 그런지 줄줄이 딸려오는 것도 많고 마일리지와 적립금이 제법 붙는다. 5만원 이상이라 요 제품 하나 구입해도 추가 마일리지 2천원까지 붙어 총 6,150원을 할인받는 셈이다. 플래티넘에서 모처럼 내려갔는데 요거 구입하면 다시 플래티넘으로 올라갈 것 같단 말이지.ㅜㅜ
 
 
조선인 2008-09-20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아 정말 눈 튀어나오는 가격이네요.

바람돌이 2008-09-20 22:56   좋아요 0 | URL
화장품이라고 생각하면 못사요. 약이라고 생각하는거죠.
아토피때문에 괴로워하는 애들 보면 솔직히 저거보다 더 비싸다 해도 살것 같아요. ㅠ.ㅠ

순오기 2008-09-20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비싸라~~ 그래도 효과가 좋다면 우리 막내를 위해 땡스투!
진즉 알았으면 예쁜 다리로 교복 입었을 텐데~ 춘추,동복은 바지로 샀어요.ㅜㅜ

바람돌이 2008-09-20 22:57   좋아요 0 | URL
교복바지 안 예쁜데.... ㅠ.ㅠ 아토피 정말 보기 힘들죠. 아이들도 고생이고... 효과가 있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알라디너들 사이에 인기있는 작가중 한명이 김연수씨인것 같은데....
나는 그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던 편.
일단 책 제목이 너무 멜랑꼬리하지 않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이란 제목에서는 약간은 공지영씨를 연상케 하면서 조금 더 많이는 대책없이 낭만적 내지는 뜬구름이나 잡고 있을듯한 분위기랄까 하여튼 그런게 느껴진다. 문제는 내가 지금 말한 이런것들을 다 별로 안좋아한다는 것. (이건 물론 순전히 나의 주관 이며 심정적인 편견인것은 당연하다. )

하여튼 별 관심도 없던 이 작가의 책 한권을 손에 든건 순전히 또 제목 때문이다.

여행할 권리라니?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이것을 권리로 선언한다는건 또 다른 문제다.
너무 당연해서 아무도 생각해주지 않는 것, 아니면 그래서 무시당하는게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해보면 말이다.
책 제목에 여행자가 들어가거나 아니면 여행기라고 하면 일단 관심을 가지고 왠만하면 보는 내가 아니던가?
근데 이 책에서 만난 김연수라는 작가. 글빨이 심상치 않다.
제목을 붙이는 방법이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 자신의 여행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 등등.....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게 보고 있다는 것.
이 작가의 다른 책들을 찾아서 꼭 봐야겠구나 하며 급 호감상승중.
근데 김연수라는 이름으로 알라딘에 검색을 하다보니 이 작가의 신작이 예약판매중이다.

 

 아직 이미지도 안떠는 예약판매 상품 <밤은 노래한다>
김연수라는 작가의 글빨도 기대가 함뿍되지만 그것뿐이라면 기존에 나와있는 책을 읽지, 굳이 예약판매쪽을 뒤적거릴건 아닌데...
중요한건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 1930년대 만주 간도 지방에서 일어났던 [민생단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
여행할 권리에서 중국쪽을 얘기하면 신작소설에 대한 얘기를 간간히 하고 있기에 궁금증이 살짝 일었었는데 책 소개를 보니 정말 호기심 급 상승이다.
<민생단 사건>은 1932년 간도지역에서 일어난 우리 독립운동사의 최대의 비극이라 할만한 일이다. 원래 <민생단>이란 이 지역의 친일정치조직의 이름이었는데 사실상 결성 8개월만에 해산된 별로 한 일도 없는 별볼일 없는 조직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어찌보면 사소한 사건
1933년 5월 중국공산당 만주성위원회 순시원으로 간도에 온 반경유(潘慶由: 조선인으로 본명은 李起東)가 훈춘유격대 정치위원 박두남(朴斗南)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반경유를 살해한 박두남은 혁명근거지를 탈출하여 일제에 투항하고는 일본군의 길잡이가 되어 혁명근거지의 파괴에 앞장섰던 것.
그런데 이것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조선인 독립군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의심이 커져가게 되고 결국 일본의 간첩 내지는 민생단이라는 누명을 씌워 조선인 독립운동가들을  사살하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거의 2,000명 이상의 조선독립군을 어처구니없는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이 사건의 원인과 추동력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일국일당주의를 주장하던 당시 국제공산당운동의 분위기에서 조선인과 중국간의 미묘한 어긋남과 당시 공산주의 운동의 좌편향을 들수도 있다.
하지만 한홍구 교수의 경우 당시 간도지역의 공산주의자들이 당의 무오류성이라는 신화에 깊이 경도되어 있던 점을 중요한 요인으로 꼽기도 한다.
즉 당시 일제에 끊임없이 밀리고 있던 간도지역의 한인소비에트의 실패를 몇몇을 간첩으로 지명하여 희생시킴으로써 책임을 전가하고 동시에 당의 무오류를 입증하려던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일이 커지고 복잡해졌다는 것.
어찌됐든 민생단 사건은 독립운동사에 길이 빛날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어이없는 죄명을 뒤집어쓰고 같은 민족, 같은 이데올로기적 동지들로부터 살해당했다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는 사건이다.
김연수씨의 글을 쓰는 스타일로 봐서 뭐 <밤은 노래한다>라는 소설이 이 사건을 정면으로 다루거나 사건에 집중할 것 같지는 않은데 오히려 이 부분이 어쩌면 더 관심을 가게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엄혹한 그리고 어이없는 시대를 살면서 자신의 신념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것을 철저하게 경험할 수밖에 없었던 인간들의 내면은 어땠을까?
그들이 내면이 부디 김연수씨의 펜끝에서 생생하게 살아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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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09-17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생단 사건을 다룬 소설이 나온다니 기대하겠습니다.원래 민생단은 총독부와 간도 일본영사관이 후원하여 용정에서 친일 조선인들을 내세워 만들었죠.당시 만주에서 한중연대로 항일운동을 하려는 움직임을 막기 위해서였는데 결국 일본 의도대로 되었죠.중국공산주의자들이 한인 공산주의자들을 일본첩자로 의심하여 대대적인 숙청을 벌였으니까요.

바람돌이 2008-09-18 11:42   좋아요 0 | URL
여행할 권리를 본 결과 김연수라는 작가가 민생단 사건 자체를 본격적으로 다룰 것 같지는 않을것 같고요. 다만 그 시대와 사건을 배경으로 해서 관련된 인물들의 내면의 풍경을 찾아가는 소설? 뭐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그래도 하여튼 이 쪽은 워낙에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라 기대가 많이 되네요. ^^

BRINY 2008-09-17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BS 테마여행 이번주에 김연수작가의 몽골기행입니다!!!

바람돌이 2008-09-18 11:42   좋아요 0 | URL
시간대가 참.... 집에서 제일 바쁜 시간입니다. 애들 숙제시키고 씻기고 재우고... ^^

BRINY 2008-09-19 13:38   좋아요 0 | URL
일요일 오후에 4편 몰아서 재방송합니다!

바람돌이 2008-09-19 23:09   좋아요 0 | URL
일요일 오후?? 제가 tv를 볼수 있을지... 애 키우는 엄마에겐 아이들이 깨있는 시간은 다 똑같답니다. 그렇다고 우리집 애들이 낮잠을 자는 애들도 아니고...ㅠ.ㅠ

kaka 2008-09-20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작가랑 공작가는 좀 그렇네요^^ 완전히 다른..
김연수 작가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이 훨씬 먼저 나왔지요.

김연수는 사람(글을 통해 짐작컨대)이나 글이나 대단히 사려 깊고 성숙해요. 말과 행동을 아끼면서 지성적으로 천착하는 듯해요. 내 언행에 다른 욕망은 없나, 객관화시켜 진위를 이성적으로 자꾸 캐보기도 하고, 분석하고..어떤 작가 언행의 경우, 유명세 타고 주목받으려는 허영심이 쎄구나, 이런 거 느껴지는데, 이 작가는 전적으로 신뢰가 와요. 깊고 투명하고 이지적이라는..! 그러니까 매스컴 앞에서 하는 설익고 과장된 자기 감정적 멘트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왜? 왜 안되는데? 내,외면에서 진보의 가능성도 따지고, 물론 나아가 행동도 하고...제 견해로는 그렇습니다. .

문학성이야 기왕에 알려진 것이지만요. 지금도 그렇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블루오션으로 부상할 사람이라고 봅니다. 베스트셀러 만들어, 마케팅용 카피로 나오는 '한국의 대표작가' 이런 것 말구요. 문단 안팎이나 독자들도 그의 행보를 유심히 주시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이런 작가 있어서 아주 다행이다, 행복하다, 이런 생각도 한답니다.

바람돌이 2008-09-18 11:44   좋아요 0 | URL
김연수씨를 읽기전에 그냥 느낌이 그랬다는거죠 뭐... ^^;;
막상 읽어보니 정말 다르네요. 한권 읽고 뭐라 결론내기는 그렇고요. 앞으로 충분히 주목해서 보고싶은, 그리고 기왕에 나와있는 책들도 찾아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

노이에자이트 2008-09-18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밤 김연수 씨 나오는 몽골기행 봤어요.안경쓰고 순박하게 생겼네요.말타는데 되게 무서워하네요.조금 귀여워요.

바람돌이 2008-09-18 21:31   좋아요 0 | URL
조금전에 마지막 장면 잠깐 봤어요. 애들 재우고 나니 뭐 끝나네요. ㅎㅎ
 

오늘 낮에는 아이들 6명을 데리고 근처 체육공원에 가서 신나게 놀아주고
점심은 도시락 싸가서 해결.

저녁은 친정집 코딱지만한 마당에서 숯불피워 고기먹기로 함.
추석이나 설같은 명절에도 친정집 식구들하고는 모이기 힘든날이 대부분이었는데...
수원사는 막내남동생은 추석 직전에야 오고
근처사는 여동생도 제부가 장남이다보니 제사 준비에 늘 바쁘고,
나? 장남은 아니지만 8대장손집 며느리인지라 추석전후로 무지 바쁨.

그러다보니 친정은 항상 추석 당일날 저녁쯤 돼야 겨우 얼굴을 보게 되지만 그때는 또 남동생이 처가엘 가야하니 저녁식사만 한끼 겨우 하거나 아니면 어떤 때는 잠시 얼굴보는게 다일때가 대부분이었다.

근데 이번에는 어쩐일로 명절방학을 하루 해주는 바람에 나도 시간이 나고 동생네도 일찍 오고 하여튼  식구들이 저녁에 다모임.

첫번째 숯불에 돼지목살을 구워먹고

두번째 소세지까지 구워먹고 끝나나 했는데

세번째 갑자기 남은 숯불에 전어가 먹고싶다나 어쩐대나?
집앞 시장에 바로 사러 갔더니 만원에 12마리나 준다.(올해 전어가 진짜 싸긴 싸다)
근데 전어 손질해주는 아자씨 - 비늘만 톡톡 쳐서 주니 전어가 아직도 살아서 팔딱거린다.
나 - 저기요 아저씨. 그 전어 숨은 좀 죽여주세요. ㅠ.ㅠ
아저씨 - 집에 가는 동안 죽어요. ㅎㅎ
근데 집에 와서 소금까지 쳐도 팔딱 팔딱...
고 불쌍한 녀석을 구워먹어야 하다니... ㅠ.ㅠ
그래도 먹긴 먹었다.
집나간 며느리가 전어굽는 냄새에 돌아온다는데 정말 냄새 하나는 끝내준다.
난 전어는 맛보다는 냄새가 더 끝내주더라..

이걸로 끝나는가 싶었더니 다시 남은 숯불로
감자를 구워 수정과와 함께 먹어주고 나니 밤 10시다...

영화 즐거운 인생을 보고 있는데 오늘 하루는 즐거운 하루였나?

내일부터는 시댁의 명절노동(즐겁다고 해야겠지만 솔직히 아니다. 절대적인 노동의 양도 장난 아니지만 노동의 심각한 불균형이 더 힘들다고 해야겠지. )
힘내서 가야지.... ^^;;

다들 살살 꾀도 부리고 뭐 적당히 힘들고 대신 많이 즐거운 그런 명절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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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8-09-13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맛있겠다.. 연휴 잘 보내세용.

바람돌이 2008-09-13 01:28   좋아요 0 | URL
라주미힌님도요. ^^

순오기 2008-09-14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결혼하고는 명절에 친정엔 한번도 못 갔어요. 목포 시댁에서 인천까지 가기는 너무 멀죠~ 귀성객 인파에 나 하나라도 덜어줘야죠.ㅜㅜ 우리 애들은 시댁 친정 가까운 짝을 골라 연애하라고 할까보다~~^^

바람돌이 2008-09-16 23:02   좋아요 0 | URL
목포에서 인천까지라니... 정말 명절에는 엄두가 안나는 거리네요. 에휴~~
순오기님 추석 잘 보내셨나요? ^^

노이에자이트 2008-09-15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절에 친정 못가는 여성들은 라디오에서 명절특집으로 옛노래 들려줄 때 제일 슬픈 노래가 이승재의 아득히 먼곳이라고 그러더라구요.그 노래 가사가 좀 애잔해서 그런가봐요.아득히 먼 친정...뭐 그런 느낌...

바람돌이 2008-09-16 23:04   좋아요 0 | URL
아득히 먼곳? ㅎㅎ 그럴듯하네요. 저는 시댁 친정이 둘다 붙어 있으니 별로 그런 생각은 그런 노래는 안 떠올려봤어요. 다만 친정이 가까워 늘 다니니 명절에는 안가도 안돼냐라는 말은 들어봤어요. 조금 속상했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