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를 좋아하는 아이
마쓰오카 교코 지음, 오코소 레이코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한동안 아이들 수수께끼 타령에 죽는 줄 알았던 나
여기도 딱 그런 엄마가 등장한다.
"엄마는 너랑 수수께끼 놀이하는데 지쳤단다. 정 수수께끼 놀이가 하고 싶으면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을 찾아보렴"
근데 아이가 만난건 사람이 아니라 늑대라니....
그런데 많은 이야기들속의 늑대가 흔히 그러하듯 이 녀석 역시 좀 멍청하다.
여자아이와 수수께끼 내기를 하지만 늑대가 오히려 본적이 없을 자신의모습을 묘사하니 도통 아무 생각이 안나는 늑대.
그 틈을 타서 여자아이는 잽싸게 도망치고...
나중에 답을 알게 된 늑대가 찾아와 이번엔 늑대가 수수께끼를 내지요.
하지만 수수께끼의 달인인 여자아이를 이길수야 없네요. ^^

이야기는 뭐 특별할 것 없는 구조에 그림도 스케치와 담담한 수채화의 칼라그림이 번갈아 나오면서 단순하게 그려졌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잘 들여다보이는 늑대의 표정변화가 꽤 재밌다.
그에 비해 아이와 엄마의 표정은 좀 지나치게 단순한게 아닌가 싶고...
이 책 그림은 늑대의 표정을 살피는게 훨씬 재밌다.
수수께끼를 풀기위해 고뇌하는 늑대.. ^^

초등 1, 2학년정도의 수수께끼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한 딱맞춤형 동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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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들어온 <미인도>시사회 공짜 티켓.
공짜라면 애들도 버린다??? ^^;;
일요일 오후 애들을 할머니집에 버리고(물론 녀석들은 함께 버려진 사촌들과 엄청나게 신나햇지만...) 미인도 시사회를 갔다.
어찌나 늦장을 부렸던지 시사회 부스의 예쁜 언니는 지금 막 철수하려던 참이예요라며 웃으며 티켓을 건네주었다.
그래도 영화시작하기전 예고편나갈때 들어갈 수 있었으니 다행.
근데 늦게 가서 자리는 앞에서 세번째다. 아 목아파...ㅠ.ㅠ

아름답다.
베드신이 이렇게 아름다와 보이기는 처음이다.
관객을 끌기위한 아니면 눈요기용이 아닌 정말로 안타까운 사랑이 한껏 묻어난다.

아버지의 욕심과 자신의 실수에 의해 어린 오빠가 자살하고 그 뒤를 이어 오빠의 대역을 한다는 설정은 만화스럽지만 영화는 그런대로 비장미를 띠고 신윤복의 성장사를 말해준다.
그리고 김홍도의 제자로 들어간 신윤복
어린 제자의 솜씨에 경이로움을 느끼는 김홍도
인간의 본래 그대로의 욕망의 아름다움을 느껴가는 신윤복
그저 세상사람들이 껍데기를 벗고 자신의 마음과 욕망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아름다워서 그들을 그린다는 그녀 아니면 그. 신윤복
그림에 담겨있는 마음에 대한 해석은 결국 여기서 거리낌없이 사랑에 빠져드는 여인 신윤복을 탄생시켰다.
망설임이 없는 건 아니지만 결정적인 장애를 그리도 쉽게 뛰어넘는 영화속 그녀가 설득력을 가지게 되는 대목이다.
결말 부분이 좀 억지스럽다는 흠이 있지만 볼만한 좋은 영화.
영화속 풍광도 그림도 모두 멋지다.
애틋한 사랑영화로 손색이 없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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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감정이입을 막는 쓸데없는 지식
영화 속 김홍도의 집으로 나오는 곳은 안동의 병산서원이다.
병산서원의 멋진 풍광들도 덤으로 여러번 딸려나온다.
다만 뒷부분 만대루에서의 정사신은 갑자기 저거 저래도 돼냐하면서 영화속에서 현실로 확 나를 잡아끌어버린다.
뭐 영화촬영지로 쓰는거야 별거아니지만 서원이란 곳이 교육과 제사를 겸하는 공간이라 뒷편에 서애 유성룡의 사당도 있고... 거기서 저런 정사신을 찍다니.. 저거 유씨네 후손들이 보면 뭐라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 동네가 워낙에 보수적인 동네 아닌가 말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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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8-11-17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 요즘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ㅋㅋ 언제 개봉하나요? 요번 주말에는 영화관 가서 미인도를 보면 좋을 것 같네요. 영화보는 걸 둘다 좋아해서 주말마다 영화관에 가는 편인데.. 요즘은 정말 볼만한 영화가 없더라구요. 애틋한 사랑영화.. 기대되네요. 으흐

바람돌이 2008-11-17 11:12   좋아요 0 | URL
한참 신혼의 두분이 보면 딱일듯... 지금 개봉했어요. 재미나게 보세요. 근데 여주인공 몸매가 워낙에 예술이어서 혹 거기에 혹할라 조심하세요. ㅎㅎ

무스탕 2008-11-17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정도 이 영화 보려구요. (오늘 뭔일이 있어도 몸을 완쾌시켜야 합니다!!)

바람돌이 2008-11-17 11:13   좋아요 0 | URL
감기세요? 요즘 날씨 변동이 심해서 감기가 심하던데 빨리 쾌차하셔요. ^^

2008-11-17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8-11-17 22:39   좋아요 0 | URL
에잉?? 오랫만에 나타나셔서는 까칠하게스리... ㅎㅎ
저도 저기 여배우 별로 안좋아했는데요. 아주 잘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번 영화에서는 그런대로 괜찮게 연기하던데요. ㅎㅎ
영화야 자기 맘에 안들면 안보는거지 뭐 지독한 편견씩이나요?
누구나 그런것 몇개쯤 갖고 살잖아요? ^^
그나저나 가끔씩이라도 이렇게 뵈니 좋네요. 건강하시죠?

노이에자이트 2008-11-18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민선 좋아요.몸매도 이쁘고...

바람돌이 2008-11-18 23:26   좋아요 0 | URL
김민선 몸매가 예쁜건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 그전에는 관심이 없었던거겠죠? ㅎㅎ

뽀송이 2008-11-18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개인적으로 김민선 별로 안좋아해서 보류해 두고 있는 영화인데...
바람돌이님 때문에 보고싶어졌어요.^^
그나저나... 정말 만대루에서 그 촬영을 한 것일까요??
혹... 세트 아닐까요?? 헤헤

바람돌이 2008-11-18 23:26   좋아요 0 | URL
제가 보기엔 세트 아니었습니다. 정말 그렇게 세트를 만들었다면 우리나라 세트 기술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

순오기 2008-11-19 0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산서원을 못 봤으니 영화에서 구경하러 가야겠군요~~ 이번 주 눈코뜰새없이 바빠서리~ 금요일 나의 무비데이에도 가기 어려울 듯 ㅜㅜ

바람돌이 2008-11-19 23:09   좋아요 0 | URL
병산서원에 미인도 촬영지라는 팻말이 서기전에 가보셔야 할텐데요. 정말 아름답거든요. 거기 가서 있으면 공부하고 싶어요. 그러다 잠들고 싶기도 하구요. ^^
 

웅진 다채를 보고 눈에 찜해뒀지만 내용이 생각보다 어려워보여서 망설이던 중.
실제로 보고 결정하자 싶어 들른 서점에서 웅진 다채보다 여원미디어에서 나온 <탄탄 어린이 미술관>에 필이 팍 꽂혔다.
근데 가격이 장난 아님.
중고서점에 나와 있을까 싶어 시시 때때로 사이트 들어가 점검했으나 이게 중고 가격도 장난 아니다.
작년엔가 나온 책이라 그런지 잘 나오지도 않고 나와도 어찌나 비싼지...
그러기를 며칠.
놀이책 구성의 두가지가 빠졌다는데 덕분에 가격이 좀 내려간 물품 발견!
그래봤자 벽그림하고 퍼즐 한개없는 건데 벽그림 있어봤자 휴지밖에 안될거고 퍼즐은 조각 수가 너무 작아 어차피 우리 아이들한텐 없어도 그만이고...
바로 지름신 강림하사 질러버렸다.

그리고 주문 다음 날 바로 도착한 택배.(진짜 빠르다!!)
서양과 한국의 화가들에 대한 그림책.
갖가지 활동책들
우리집 애들은 좋아서 난리도 아니다.
권수 맞춰보고 주문결정해야 하는데 그런게 어딨냐?
바로 퍼즐 펼치고 카드도 펼치고 스티커 붙이고 크레파스 가져와서 그림 그리고....
권수 안맞아도 반품은 절대 못하겠군....ㅠ.ㅠ(다행히 권수는 다 맞았다. 다행 ^^)

도판의 질은 웅진 다채에 비해서 좀 떨어지는 듯하지만
내용은 오히려 아이들 수준에 가까운듯하다.
예린이도 책 내용을 다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재밌게 보고
초등학교 고학년까지도 즐겁게 볼 수 있게 구성돼 있다.
그리고 활동자료는 정말 아이들을 환호하게 하기에 충분하고....

오늘 아침 일어나자 마자 예린이가 그린 그림.

엉성하긴 하지만 모네의 해돋이-인상이다.
어젯밤에 이 그림이 제일 좋다더니 오늘 바로 따라 그렸다.
인상파에 대해서 간단하게 얘길 해주니까 예린이는
엄마 나도 똑같이 그린 그림보다 이런 그림이 더 좋아 하더니....

아 이 시리즈 궁금하신 분은 여원미디어 홈페이지 들어가면 자세한 소개 나옴.
정말 전집 안사고 잘 버텼는데 요즘 갑자기 단행본만으로 해결안되는 부분들이 나와 전집들에 슬그머니 눈이 가기 시작한다. 한동안은 지름신 금지여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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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11-17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못 볼 것을 봤다. ㅠ.ㅠ

bookJourney 2008-11-17 08:40   좋아요 0 | URL
저도요. ㅠ.ㅠ

미설 2008-11-17 09:54   좋아요 0 | URL
ㅋㅋ미투예요.

바람돌이 2008-11-17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책세상님, 미설님의 심정 백번도 이해갑니다. ㅎㅎ
근데 저만 죽을 수는 없잖아요? ^^;;

하양물감 2008-11-17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댓글들이...(^^)

저도 궁금해서 찾아보는중입니다요..

바람돌이 2008-11-17 14:05   좋아요 0 | URL
직접 가서 책 보면 자꾸만 맘이 설레는 병에 걸려요. ㅎㅎ

울보 2008-11-17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다같이 죽자구요,,ㅎㅎ
류는 그냥 다채로 열심히 공부하고 놀고 있는데,,
정말 그래요 단행본으로 좀 해결이 안되는 부분들이 잇더라구요,,,ㅎㅎ

바람돌이 2008-11-17 14:06   좋아요 0 | URL
다채도 워낙에 비싸던걸요. 요건 그래도 다채에 비하면 비슷한 가격이지만 권수가 훨씬 많아요. 대신 도판상태가 좀 떨어지긴 하더군요. 류는 워낙에 책을 잘보잖아요. 그러니 어려운 책도 잘 보는 것 같은데 저희집 놀둥이들은 어려우면 아예 외면을 해버립니다. ^^

뽀송이 2008-11-18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예린이가 그린 그림!!!!
멋져요.^^ 꼬마화가 군요.^^

바람돌이 2008-11-18 23:28   좋아요 0 | URL
한 6개월간 졸라대서 할수없이 며칠전부터 미술학원엘 보내고 있습니다. 근데 저렇게 해보려고 하는게 대견한거지 솔직히 뭐 잘 그린 그림이라고는... ^^

BRINY 2008-11-18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 실린 그림인 줄 알았네요!

바람돌이 2008-11-18 23:27   좋아요 0 | URL
설마요. ㅎㅎ 별로 그림을 잘 그리지는 않아요. 그냥 그럭저럭... ^^

순오기 2008-11-19 0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가 가진 예술적 소양을 발견해내는 기쁨에 지름신인들 대수겠습니까?ㅎㅎㅎ
미래의 모네와 피카소가 자라나고 있어요~ 애가 둘이거나 셋이면 아까울 게 없답니다.ㅋㅋㅋ

바람돌이 2008-11-19 23:10   좋아요 0 | URL
예술적 소양은 별로 없는듯한데요. 예린이는 뭐든지 좀 진지하게 진득하게 하니까 어느정도 수준은 하지만 그렇다고 반짝이는 뭔가 이런건 잘 안보여요. ^^ 둘인데다 조카들도 있고 아깝다 생각안해야지요. ^^
 
학교에 꼭 가야해? 생각의 힘을 키우는 꼬마 시민 학교 3
마띠유 드 로비에 지음, 까뜨린느 프로또 그림, 김태희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꼬마시민학교 시리즈 3권
큰 애가 학교들어가기 직전에 도움이 될 듯해서 산 책이었다.
근데 난 솔직히 재미 하나도 없었다.
뻔한 질문과 뻔한 대답이랄까?
거기다 그림도 아주 단순한 만화체 그림에다가...

근데 이상한건 아이들은 이 책을 너무 좋아한다는 것.

책의 구성은 가스똥이라는 아이가 부모에게 하는 질문과 대답으로 이루어진다.
아빠 나 학교 안가고 집에 있으면 안되나요?
학교에 가면 다른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법을 배울수 있어
엄마 우린 왜 학교에 가는거예요?
학교에서는 우리가 사는데 필요한 여러가지 것들을 가르쳐준단다.
할머니, 읽고 쓰고 계산할 줄 알면 뭐가 좋아요?
읽고 쓰고 계산할 줄 알면 장난감이 몇개인지, 친구는 몇명인지, 별은 몇개가 떴는지 세어볼 수 있어
아빠 선생님은 나한테 모든걸 가르쳐주나요?
선생님은 뭘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잘알고 계셔..

그리고 2편은 우리 아빠야라는 제목인데
아이들에게 아빠란 어떤 존재인지를 가르쳐 준다.
아빠는 아이들한테 어른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주는 존재이며,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걸 알려주기도 한다.
같이 살지 않아도 누구에게나 아빠는 있으며
아빠의 꿈은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라는 것.

너무나도 단순하고 너무나도 정치적으로 올바른 대답들
어른들에게는 너무 단순해서 뭐 특별한 거 없잖아 싶지만
아이들은 자신이 궁금해도 말로 표현하지 못하던 것들을 대신 표현하고 물어봐주는 책인 것 같다.
그리고 아이들이 듣고 싶어하는 대답을 들려주는 책이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초등학교 들어간지 한참이 된 아이는 지금도 때때로 이 책을 꺼내들어 읽곤 한다.
덩달아 둘째도 읽어달라 덤벼들고..
그러면서 가스통이 질문하면 이제는 모두 답을 알아버린 아이들이 알아서 척척 대답을 하며 즐거워한다.

때로는 이렇게 직설적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책도 아이들에겐 필요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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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8-11-15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그냥 그런데 애들은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바람돌이 2008-11-16 22:58   좋아요 0 | URL
그렇죠? 가끔 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과 제가 좋아하는 책이 다를때가 있어요. 이 책도 그런데 다른 시리즈도 사줘야지 하면서 아직 미루고만 있네요.
 
[히틀러의 딸] 서평단 설문 & 리뷰를 올려주세요
히틀러의 딸
재키 프렌치 지음, 공경희 옮김, 기타미 요코 그림 / 북뱅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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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에게 딸이 있다고?
그럼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키고 수많은 이를 죽음으로 내몰면서도 자기 딸만은 무지하게 사랑했다는 얘기일까?
아니면 히틀러의 딸이 아버지의 범죄를 보면서 그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는지에 대한 얘기일까?
히틀러의 딸이란 제목 자체가 극적이다.
히틀러 정도 된다면 가족이니 뭐니 이런건 정말 없을 것 같은데 그것도 딸이라니 말이다.

의외로 이야기의 배경은  현재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시작된다.
학교로 가는 스쿨버스를 기다리며 4명의 아이들은 비가 오거나 해서 뛰어놀지를 못하면 이야기 게임을 한다.
서로 이야기를 지어내어 들려주는 것.
그날도 그랬다.
4명 중의 이야기꾼인 안나가 히틀러의 딸 이야기를 시작한 것도...
히틀러에게 딸이 있었어.
얼굴에는 반점이 있고, 다리도 한쪽이 약간 짧아서 어디에도 내놓을 수 없었던 딸  말이야.
그 애 하이디는 시골마을에서 없는 듯이 가정교사 선생님과 살았지.
아주 가끔 아빠를 볼 수 있었고...
그 애는 아빠라고 하지 않고 더피라고 불렀지만...

이야기 속의 히틀러의 딸 하이디는 아버지의 범죄를 알지 못한다.
하이디에겐 그저 늘 보고싶은 아빠일 뿐이다.
다만 주변 상황이 변해가고 주변의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얼핏얼핏 들으면서 뭔가 미묘한 변화에 불안해 할뿐...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하이디는 좀 더 은밀한 곳, 좀 더 안전한 곳으로 옮겨다닌다.
시골의 커다란 집에서 좀 더 작은 그러나 지하실이 있는 집으로 그리고 베를린의 방공호까지...

하지만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은 히틀러의 딸 하이디가 아니다.
안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의문과 공감과 깨달음을 얻어가는 마크가 오히려 주인공이다.
안나의 얘기가 혹시 끊어질까 노심초사하면서 기다리는 마크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크의 머릿속은 너무나 복잡해진다.

"누군가의 아버지가 히틀러나 폴 포트같은 악한 짓을 했다면 그 자식도 악할까요?"
"히틀러나 폴 포트가 저지른... 대량학살 말이지요. 그들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나요?"
이렇게 마크의 질문은 전쟁을 대하면서 어린아이들이라면 생각할 수 있는 질문들에서 자신의 역사에 대한 질문으로까지 이어진다.
"고조 할아버지는 우리 농장을 어떻게 얻으셨어요?" (오스트레일리아의 백인의 역사는 바로 원주민의 땅을 빼앗고 추방시킨 역사가 아닌가말이다.)
자신의 역사에 대해 "원주민에게 빼앗은 것은 아니겠죠?"라며 지극히 정당한 질문을 던지는 아이.
"하지만 엄마, 모든 사람이 진짜 못된 사람이 옳다고 생각하면 어떡해요! 독일 국민이 히틀러가 옳다고 생각한 것처럼요!"
"엄마 히틀러가 권력을 잡았다면 엄마는 저항했겠어요?"

이런 이런...
아이이기에 누구보다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하는 마크.
이 질문들에 책속의 어른들은 과연 어떤 대답을 해주었을까?
이 책속에 나오는 어른들은 정말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다.
정의롭지 못한 세상과 그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침묵으로 일조하는 어른들말이다.
그들 누구도 마크의 질문에 대답해주지 못한다.
무대를 바꾸어서 오늘의 한국이라도 이 질문에 대답해 줄 수 있는 어른들은 얼마나 있을까?
아니 이 질문들 앞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어른들이 얼마나 있을까?

어른들은 대답하지 못하지만 마크는 이미 대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때때로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는 직관의 세계에 우리에게 필요한 대답이 이미 마련돼 있으니말이다.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기 위해 어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대답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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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이 너무 심각해서 아이들이 읽기 어려워하지 않을까는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저렇게 심각한 내용을 참 재밌고 쉽게 잘 풀어놓았다.
평균정도의 독서력이라면 초등5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을 듯...
다만 히틀러가 누구예요라고 하면 어른들이 좀 더 도와줘야 할듯...
그리고 정말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으면 정말 좋은 책이 될 것이다.
책 마지막의 여운을 남기는 결론부분도 참 마음에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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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8-11-14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들과 얘기 나누는 것이 참 필요할 것 같은 책이에요.

바람돌이 2008-11-14 21:51   좋아요 0 | URL
미설님도 그렇게 생각하셨군요. 어디 페이퍼에서 평화를 가르치지 않는 것은 죄악이다라는 말을 봤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말이 참 와닿더라구요.

마노아 2008-11-14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부터 인상적이었는데 내용은 더 깊게 다가오네요. 보관함에 담아두려고요. 당장은 못 볼 테고요^^;;

바람돌이 2008-11-14 21:51   좋아요 0 | URL
주제는 꽤 심각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동화책입니다. 어린이용이니 글자 크고 그림있고... 보는데 얼마 안걸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