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하레디 
- 초정통파 유대인을 가리키는 말.
이스라엘의 하레디는 유대인 집단 중에서 가장 빈곤한 계층이다. 유대인의 토라의 율법이 살인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군복무를 거부하는 집단. 그러나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서는 랍비들의 교육기관인 예시바의 학생신분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율법을 지키고자 하는 하레디들은 예시바를 떠날 수 없고, 병역을 자원하지 않는 한 노동할 수 없는 인간이 된다. 징집을 피하기 위해 40세가 될때까지 예시바의 학생신분을 유지하게 되면 학교를 나온 후라도 이들이 취업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업게 됨으로써 가장 가난한 유대인 집단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현재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의 8-11%로 유대인 내에서 차별받고 억압받는 자가 돼 버린 것.
진짜 큰 문제는 이스라엘이 이들을 서안지구의 점령촌 이주민으로 이용해먹는 다는 것이다. 위험한 서안 내 점령촌에 왠만한 유대인들이 가지 않으려 하는 것은 당연한 일. 따라서 가장 빈곤층인 이 하레디층을 몇가지 특혜를 주면서 점령촌으로 이주를 시키고 있는 것이다. 유대인 주류층이 치루고 있는 전쟁을 결국 최전선에서 대신 치뤄주고 있는 셈이다.  

팔레스타인 난민의 발생
- 1950년 이스라엘은 '부재자 자산법'을 실시하다. 1947년 11월 29일에서 1948년 9월 1일 사이에 이스라엘 영토에 거주하고 있지 않은 아랍인의 토지와 가옥, 금융자산 등을 아무런 보상없이 몰수하는 법. 이 9개월은 유엔이 총회에서 이 지역을 유대-아랍국가 분리안을 선언했으며 이에 반발한 아랍권과 이스라엘의 전쟁 즉 1차 중동전쟁 기간이다.
이 기간에 대략 36만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발생했고 전쟁이 끝나고도 난민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었다.  

엑소더스 1947의 비밀
- 헐리웃 영화 <영광의 탈출>로 잘 알려진 사건
영국의 위임통치 아래 있던 팔레스타인에서 시온주의자들은 무장조직을 동원해 불법이주를 금지한 영국에 맞서 투쟁을 벌였고, 풍부한 자금으로 대형 화물선과 상선들을 구입해 서유럽으로부터 유대인을 옮기는 대대적인 밀항작전을 펼쳤다. 이 시기에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엑소더스 1947.
1947년 7월 12일, 4515명의 유대인들을 태운 미국 국적의 증기선 워필드호가 팔레스타인을 향해 프랑스의 마르쎄유항을 출발. 엿새 뒤 워필드호는 팔레스타인 해안에서 40킬로 떨어진 공해에서 영국 해군에 나포되어 항구도시 하이파로 예인. 이들은 다시 프랑스, 독일을 거쳐 결국 영국군 점령지의 난민수용소로 옮겨졌다. (워필드 호가 영국군에 나포되자 유대인 무장조직인 하가나는 배의 이름을 '엑소더스 1947'로 고쳤다) 나포 당시 무력 충돌로 3명의 희생자가 생겼지만 그 이후에는 수용소 이송까지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이 사건을 모티프로 만든 영화가 <영광의 탈출>이며 이 영화는 사실을 전혀 다르게 왜곡함으로써 할리웃이 우회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원하던 태도(십계, 벤허같은 영화들)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시온주의 옹호로 선회할 수 있게 한다.  

홀로코스트
- 홀로코스트는 유대인 또는 이스라엘이 독점해버림으로써 인류의 비극에서 유대인의 참사로 절하되었고, 급기야 시온주의자들의 음모따위로 전락해버렸다. 또한 유대인은 홀로코스트를 유대인의 감옥에 가둠으로써 나찌가 응당 받아야 할 형벌을 턱없이 감해주었다. 나찌 인종주의자들은 유대인만이 아니라 집시, 장애인, 공산주의자들을 학살했다. 인류는 이런 나찌의 인종주의를 심판대에 올려야 했으나 유대인이 독점한 홀로코스트는 그것을 무산시키고 이스라엘을 탄생시켰고, 범죄자들은 터무니없이 값싼 면죄부를 얻었다. 전후 독일은 유대인에게 사죄하고 보상함으로써 집시와 장애인과 러시아와 동유럽인, 그리고 공산주의자들의 학살에 대한 면죄부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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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9-01-13 0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팔레스타인 난민 발생의 배경을 들으며 분개했는데 ... 자산까지 몰수했었군요. 기가 막힌 일입니다. 하레디, 홀로코스트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이야기에요.

바람돌이 2009-01-13 23:45   좋아요 0 | URL
팔레스타인 내부의 상황, 레바논, 요르단 등 주변의 상황으로 가면 더더욱 기가막혀지네요.
 

요즘 중고샵 이용하는 재미에 뒤늦게 푹 빠졌다.
남들이 중고샵 얘기 한창일때도 귀찮아서 그냥 저냥 있다가 말이다.(역시 난 몇 템포가 느리다니까...)
근데 나의 경우는 개인끼리의 거래는 안하고 알라딘직거래중고샵을 애용.
개인판매자의 경우 내가 원하는 책이 한권뿐일 경우가 많아 배송료 + 책상태에 대한 신용도 + 배송기간이 얼마나 걸릴까에 대한 불안 등등하면 별로 내키지 않는 것. 

최근 알라딘 중고샵에서 건진 최고의 대박상품은 


<세밀화로 그린 곤충도감>
동물도감과 식물도감은 있는데 다른 도감도 사주고 싶었지만 워낙에 가격이 만만찮아서 내내 망설이기만 하던 책이다.
근데 어느 날 중고샵에 나온걸 보고 날름 집어왔다. 

 

 

 

 

그 외 내책으로 건진것
 

 

 

 

 

 

 

 

 

 

 

 

 

 

책 상태 전부 거의 새책 수준.
<테르미도르>는 딱히 다시 보고 싶은 책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내 김혜린씨 컬렉션에 빠진 자리를 메우고 싶었던 것. 또한 방학을 맞아 늘 먹는 것 말고 뭔가 간편하면서도 새로운 뭔가를 해주고 싶었는데 내 수준에 딱인 요리책 2권(저 책 보고 감자브로코리 수프 했다가 실패했다ㅠ.ㅠ)
아 그리고 아다치 미츠루 <모험소년> - 생각만큼 역시나 재밌다.  

그외 아이들 책 다수
 

 

 

 

 

 

  

 

 

 

 

 

 

 

 

 

 

 

 

  

아이들 책은 완전히 새 책이라고 보기에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깨끗한 편이다.
근데 책을 보다가 빨간 색연필이 살짝 그어져 있는 걸 본 예린이 "엄마 책이 왜 이래"란다.
중고 책을 사 준적이 없으니 처음엔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야? 라네...
살짝 설명해줬더니 아하 한다. 그래도 지 책도 팔자는 소리는 안하네... ㅎㅎ 

근데 이놈의 중고샵도 살짝 중독성인듯...
같은 가격에 두 배가 넘는 책을 안게 되니 자꾸 중고샵에 손이 간다는 것 그게 문제다.
참 다행히도 그리 급하지 않아 몇개 더 모아서 사겠다고 장바구니 넣어 놓으면 얼마 안가서 모두 판매완료로 떠드만... 내가 관심있고 좋아하는 책은 결국 남들도 좋아한다는 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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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9-01-12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곤충도감'을 중고샵에서 건지셨군요.
전 요즘 몇 권씩 중고샵에 내다 팔고 있어요. 그런데, 그 돈에 제 돈을 더 얹어서, 중고샵에서 다른 책을 사는 데 쓴다는 게 문제지요. --;

바람돌이 2009-01-13 01:10   좋아요 0 | URL
전 아직 팔아본 적은 없어요. 생각은 안해본게 아닌데 막상 하려니 책들이 다들 나름대로 정이 가잖아요. ㅎㅎ 뭐 귀찮아서도 한 몫하지만요. 아무리 팔아봤자 책 사는데 드는 돈만큼 되겠어요. ㅎㅎ

미설 2009-01-12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개인거래는 왠지 귀찮은 일에 휘말릴 것 같아 직거래만 해 봤는데 저의 경우는 책 상태가 모두 아주 별로 였어요. 그래서 역시 살거면 새 책이야~ 이렇게 되더군요. 그래도 가끔 팔기는 해요 ㅋㅋㅋ

바람돌이 2009-01-13 01:11   좋아요 0 | URL
직거래샵은 책 상태가 거의 쓰여진 그대로 인것 같더라구요. 최상등급은 정말 거의 새책수준이었어요. 중 정도 되면 본티나 오래된 티가 좀 나더군요. ^^

꿈꾸는섬 2009-01-12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샵 이용을 저도 아직 안 해보았는데 바람돌이님이 건지신 걸 보니 저도 찾아봐야겠어요.

바람돌이 2009-01-13 01:12   좋아요 0 | URL
이건 정말 부지런히 클릭클릭해야 잡을 수 있는.... ㅎㅎ

순오기 2009-01-12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매달 첫주에 알라딘 직거래 중고샵에서 정기적으로 구입해요. 새 책 하나 끼우면 무료배송~ 그런데, 딱 한번이라고 장담할 수 없어요. 초반엔 완전 중독이라서 지금은 많이 자제하지요. 주로 어린이그림책을 많이 사는데 가물에 콩나듯 개인판매자를 이용하기도 해요.^^

바람돌이 2009-01-13 01:13   좋아요 0 | URL
저도 조금 자제해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게 배보다 배꼽이라고 진짜 장난아닌게 완전 중독이에요. ㅎㅎ
 
조심! 조심! 콧구멍 후비기
다니엘라 쿨롯 푸리쉬 지음, 김영자 옮김 / 한림출판사 / 1999년 7월
평점 :
품절


우리집 둘째는 콧구멍후비기의 달인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인해 늘 콧물을 달고 다니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
늘 콧구멍 후비다 엄마 아빠한테 손을 잡히고 한소리를 듣는 아이를 보면 가끔은 그냥 내버려둬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요즘 또 맛들인 중고샵에서 이 책을 보자 둘째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바로 장바구니로 직행시켰다. 

단순하고 귀여운 그림체의 동물들 - 코끼리, 쥐돌이, 개구리는 모두 콧구멍후비기를 좋아한다.
왜 안그럴까?
어른들은 모두 안그런척하지만 사실 누구나 은밀하게 후비고 있을텐데....
그리고 그 은밀한 즐거움의 순간도 다 알고있잖아?
아이들은 단지 공공연하게 후빌뿐이다.
이 책에서도 엄마 아빠들은 아이들에게 협박을 해댄다.
콧구멍을 자꾸 후비면 손가락이 코에 끼어서 안빠지게 돼, 코가 부러질거야, 병균이 들어가서 코에 병이날거야.....
엄마 아빠의 말에 겁이 덜컥난 아이들이 찾아간곳은 바로 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런데 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모두 뭘하고 계셨을까? 


모두 모두 코를 후비고 계시다니... 



우리도 신나게 코를 후비자. 단 조심 조심...  

코후비는 버릇때문에 늘 잔소리를 듣는 둘째의 마음을 조금 위로해주고 싶었는데 위로가 됐겠지?
아 그러고 코 후비는거 그냥 내버려둘까 말까?
그냥 조심 조심 후비라고 할까?
근데 코 후비는 손가락을 쪽쪽 빠는 습관은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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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1-12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잖아요.ㅎㅎ
근데 헐지 않을 정도로 후비는 게 어떨까용?
이 그림책 참 재밌죠.

바람돌이 2009-01-12 03:01   좋아요 0 | URL
예 재밌어요. 그래서 그냥 해아 코 후비는거 그냥 봐줄려고요. 뭐 그러다 크면 알아서 은밀하게 후비겠죠.... ㅎㅎ

ceylontea 2009-01-12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아이들은 아무리 말해도 콧구멍을 후비는 거 같아요.. ㅠㅠ; 큰애가 하니까.. 큰애하는 것은 모조리 따라하는 둘째도 하고.. ㅠㅠ; 저도 이번달에는 이 책을 사야겠어요.. ^^

꿈꾸는섬 2009-01-1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콧구멍 후비는건 잘 안 고쳐지더라구요. 현준인 게다가 손가락도 빨아요.

바람돌이 2009-01-13 01:13   좋아요 0 | URL
해아도 손가락 빨아요. 그것도 코후비고 난 손가락...ㅠ.ㅠ

치유 2009-01-13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크면서 다 없어지는 버릇인걸요..

바람돌이 2009-01-13 02:13   좋아요 0 | URL
초등학교쯤 가면 없어질까요? ㅎㅎ
 
I, Goya - 고야가 말하는 고야의 삶과 예술 I, 시리즈 2
다크마어 페겔름 지음, 김영선 옮김 / 예경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고야란 화가를 떠올리면 절로 야누스라는 단어가 같이 따라온다.  

고야를 떠올리면 같이 떠오르는 그림

<1808년 5월 3일>
스페인을 침략한 프랑스의 나폴레옹 군대에 의해 무참하게 학살당하는 민중들.
(내 사진 솜씨가 워낙에 엉망인데다 대충 찍었더니 이런...그렇다고 다시 찍지도 않는 이 게으름..)
제일 처음 이 그림을 봤을때는 이 그림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싶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화집을 통해 이 그림을 봤을때는 전율을 느꼈다.
(화집이 이럴진대 실제 그림을 본다면 어떨까?)
학살자들의 비인간성은 로봇같은 뒷모습으로 획일화되고 죽음의 공포에 맞닥뜨린 저들은 하나 하나 그 절망과 고통이 마음을 찌른다. 

이 그림을 보고 나는 고야가 아주 대단한 혁명적 화가일줄 알았다.
전쟁이라면 무슨 무슨 장군이니 왕이니 아니면 신화속의 영웅이 빠지지 않던 시대에 영웅도 없고 장군도 없이 그저 민간인학살이라는 전쟁의 죄악을 저렇게 고발한 사람이 혁명가가 아니면 누가 혁명가일까 말이다. 

그러나 이 그림

<양산> - 아 사진이란... 이 그림의 색감은 황홀할 정도다.
귀족임이 분명해보이는 청년과 아가씨.
이제 막 사랑을 시작했을까? 아무 근심걱정없는 천진난만한 저들의 표정, 로코코의 귀족취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한 이 그림과 앞의 그림이 같은 작가의 것일까? 

고야의 삶을 보면 인간으로서의 욕망 - 부와 명예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를 엿볼수 있다.
왕실과 귀족층과 유대를 포기하지 않으며 그들의 초상화에서 그는 독보적이었다.
실제로 그는 스페인왕실의 궁정화가로서의 지위를 죽을때까지 유지한다.
어떻게 보면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그의 고군분투는 눈물겹기도 하다.
그의 고군분투가 눈물겨운 이유는 권력에 영합하면서도 그가 결코 <나폴레옹의 대관식>을 그린 다비드가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의 황제대관식을 동시에 찬양할 수 있었던 다비드- 권력지향형의 예술가의 전형이지 싶기도 한 사람이다.
하지만 고야는 다비드가 아니었다.
그의 예술가적 욕망은 늘 왕실이나 귀족이 아니라 자유주의에 닿아 있었으며 현실의 고통에도 무신경할 수 없었다. 


<카를로스 4세의 가족>
고야의 인간적, 예술적 딜레마가 한 눈에 드러난다.
왕의 가족들은 모두 한껏 치장하고 위엄을 뽐내며 화가 앞에 섰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그 어떤 위엄도 위압도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가족내의 평화와 애정조차도 보이지 않는다.
당대의 비평가가 "복권에 당첨된 것을 뽐내는 지방의 제빵업자와 그 아내"라고 혹평했다는데 정말 딱이다. 무능력해 보이는 왕, 왕보다 더 큰 권력을 휘둘렀던 왕비의 욕심사나워보이는 표정....
이 그림이 바로 고야가 다비드가 될 수 없었던, 그의 일생을 걸고 넘어졌던 딜레마의 실체가 아닐까? (그럼에도 내게 너무나도 어려운 미스테리는 이 그림이 아주 흡족하게 왕에게 받아들여졌다는 사실이다. 정말 저 왕은 바보였을까? 아니면 왕이 싫어하던 왕비의 묘사를 보고 흡족해한 거였을까? 정말 이해 안된다.) 

혁명가도 될 수 없었고 그렇다고 아주 권력에 영합할수도 없었지만, 어쩌면 또 그래서 고야는 위대한 화가였을지도 모르겠다.
누가 알겠는가? 인간의 그 복잡오묘함을...
더군다나 천재적인 이 화가의 내면이야... 


<겨울>
혹독한 겨울 추위를 견디며 걷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그린 이 그림은 좀 더 뒤에 나올 사실주의를 예고하는 건 아닌지... 


판화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나타난다>
고야의 진면목은 유화뿐만 아니라 판화작품에서도 드러난다.
당대의 계몽주의 사상을 옹호하는 것으로, 또는 당대 정치현실에 대한 풍자로도 어떤 식으로든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몇년전 고야의 판화연작시리즈를 운좋게 미술관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내가 고야를 좋아하기 시작한게 바로 이 판화작품들때문이었던듯하다)
인간의 온갖 어리석음, 전쟁의 참혹함을 그린 판화연작들은 제목과 함께 이 화가가 또한 풍자의 천재였음을 동시에 당대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얼마나 번득였는지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자신 안에 소용돌이 치는 욕망들의 부딪힘에서 일생동안 자유롭지 못했던,
그러나 바로 그 부조화와 불일치가 위대한 화가 고야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거인>
거대한 힘을 가졌으나 외롭고 쓸쓸해 보이는 저 거인은 어쩌면 고야 자신이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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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의 단점 - 번역이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 곳이 제법 많다. 이게 번역이 잘못된 건지 아니면 내가 능력부족으로 못알아들은건지는 모르겠지만....

2. 장난 아닌 가격이지만 가격만큼의 가치를 하고도 남는다. 예경에서 이 I 시리즈를 계속 펴낼 생각일까? 그랬으면 좋겠다. <I, Van Gogh> 와 이 책 <I, Goya> 둘다 가지고 있는데 둘다 너무 좋다. 참고로 책 크기

오른쪽은 일반적인 판형의 책. 확실히 크다.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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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9-01-11 0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추천 누르고요~
바람돌이님 말씀에 완전 공감해요. 고야는 정말 평면적인 인물이 아니죠. 고야의 작품 중에는 서로 분위기가 너무 다른게 많아서 어쩔 때는 같은 사람이 그린건지 도저히 믿을 수 없기도 하고. 말씀대로 자신의 지위나 특권과 암울한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왔다갔다하며 고뇌했던 사람인 것 같아요.
책 너무 좋네요. 이뻐요 흑흑 I, Gogh도 가지고 계신다니 부럽슴다 ㅠㅠㅠㅠㅠㅠㅠㅠ

바람돌이 2009-01-11 03:08   좋아요 0 | URL
여긴 새벽 3신데 거긴 몇신가요? 이제 컴 끄고 자려다가 키티님 댓글 봣어요. ㅎㅎ 고야가 이리 좋으니 프라도에 다녀오신 키티님이 얼마나 부러운지 아시겠죠? ㅎㅎ

마노아 2009-01-11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엉, 전 교보에서 잠깐 들춰보고도 왔는데 한참 어른거렸어요! 정말 키티님 앞에서 주름을 잡을 순 없지만 바람돌이님도 넘넘 부러워요!

바람돌이 2009-01-12 00:47   좋아요 0 | URL
확 지르세요. 손 떨리는건 잠시고 뿌듯함은 오~~래 갑니다. ㅎㅎ

프레이야 2009-01-12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고야의 유령,에서 고야도 그렇게 이중적인 고민을 하는 인물로 그려지더군요.
판형이 정말 크네요. 지르고 싶어지잖아용^^

바람돌이 2009-01-12 02:59   좋아요 0 | URL
아 영화 고야의 유령 보셨군요. 저도 보고싶었는데 아직 못봤어요. ㅠ.ㅠ
이 책은 사놓고 뿌듯해하는 소장용이에요. ㅎㅎ

꿈꾸는섬 2009-01-12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멋져요. 갖고 싶네요.

바람돌이 2009-01-13 01:13   좋아요 0 | URL
딱 갖고 싶은 소장용 책이에요. ^^
 
뉴라이트 비판 - 김기협의 역사 에세이
김기협 지음 / 돌베개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다가 나이 얘기가 갑자기 나와서 어! 했었다.
60을 바라본다는 이 분. - 젊은 학자도 아니고 60을 바라보는 분 중에 지금 이렇게 첨예한 논쟁에 발을 담글 분으로 내가 모르는 이가 있었던가 싶어 앞의 저자소개를 찾아보기까지 했다.
1950년생이라....  
이 연세에 논객을 자처하기란 참 쉽지않을터인데.... 

찬찬히 읽다 보면 이 분의 정치적 지향성을 알아내는건 그리 어렵지 않다.
중도우파 내지는 합리적 보수라고 할 수 있을듯...(우리 사회에서 수구꼴통이 보수파를 자처하는데 이건 정말 어불성설이다. 그것들은 그저 수구꼴통이라고 불러줘야지 보수라는 이름은 과하다)
그런 자신의 정치적 지향에 대해서 이분은 숨기거나 자신이 가진 생각보다 더 진보적인척 하려 하지 않는다.(그런 점에서 늘 자신이 진보의 최전선에 서있다고 착각하는 유시민 같은 이들보다 훨씬 솔직하며 그럼으로써 오히려 저자의 글의 진실성이 와닿았다.) 

이 책에서 지적하는 출발점은 뉴라이트의 인간관이다.
뉴라이트 역사관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보다 인간을 '이기적 존재'로만 본다는데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이기적 존재로서의 인간이라? 그것만이 인간의 본질이 된다면 그래 뉴라이트들이 하는 말이 다 맞을것 같기도 하다.
옆에서 이웃이 굶어죽든 말든 나만 잘 살면 돼. 나라야 망하든 말든 내 돈이 늘어난다면야 하면서 신자유주의 경제논리에 모든 것을 올인시켜버리는 논리가 나올 수 있는거겠지.
또한 경제의 양적성장이 있기만 하면 그 기간의 통치는 모든 것이 정당한 통치가 되고 모든 국가가 정당한 국가가 되기도 하겠다. 일제시대도, 이승만 박정희의 독재도 모두 말이다. 

뉴라이트들이 즐겨 쓰는 수법이 통계 수치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다.
일제 시대에 우리 나라는 연 3.6%의 높은 성장률을 이뤘다. 그러니 일제의 지배는 우리 민족에게는 발전과 근대화의 계기였다는 뉴라이트의 통계 장난은 바로 저자에게 일격을 맞는다.
이 수치의 출발점이 되는 1910년도는 거의 아무런 산업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던 시기다. 오늘날처럼 산업화가 이뤄질 만큼 이뤄진 상황에서도 연 5% 이하로 성장률 목표를 낮추는 것을 놓고 온 국민이 서운해 하는 판인데 아무 것도 없던 출발점에서 연 3.6%가 높은 성장률이라니..... 1960년대 이후 20여년간 한국 경제가 이룩한 연평균 7-8%보다도 높은 성장률이 근대화 출범 시점에서는 당연한 것이었다.... 맨바닥에서 시작하는 산업화가 수십년간 연 4%대 미만의 성장률에 머물렀다는 것은 일제 통치가 성장을 도와준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억누르고 가로막은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정도만 봐도 뉴라이트들의 통계수치 장난질이 얼마나 유치하고 근거없는 것인지 알아봐주시겠다. 또한 발전없는 성장, 즉 삶의 질의 향상이 없는 덩치만 커지는 성장이란게 과연 진짜 성장이랄 수 있는 것인지 말이다. 물론 이 비판은 뉴라이트에게는 안 먹히겠다. 그들에게는 가진자의 부가 더 증가하면 그것으로 족할테니 말이다. 

뉴라이트는 또한 한국근현대사를 자본주의 발전의 단선적역사로 본다. 그 기준하나로 일제 통치도 이승만과 박정희의 독재도 모두 정당화되는 것이다.(무섭다. 뉴라이트가 좀 더 있으면 전두환일파의 광주학살조차 옹호하고 나설지도 모르겠으니...)
그리고 앞으로도 자본주의의 무한한 성장, 경제성장률의 향상만이 이 나라가 살아갈 길이며 또한 지향점이라니...
세계경제는 이미 자원의 한계에 부딪혔고 그것은 경제발전 내지는 사회발전에 대한 새로운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데 뉴라이트는 여전히 고속 성장의 계속으로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는 억지망상에 빠져있는 셈이다. 이미 미국 경제의 위기에서 고속성장의 한계가 눈앞에 빤히 보이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들이 고집하는 수치의 향상을 위해서 취할 수단이 뭐가 있을까? 대규모 민영화, 온국토에 대한 삽질... 결국 지금의 정권과 뉴라이트는 알려진바대로 쌍둥이였던 것이다. 그것도 우리를 미증유의 파멸로 이끌어 갈..... 

이 책을 읽다보면 왜 좀 더 강도높은 비판이 없을까? 어쩌면 이렇게 점잖게 비판하지싶은 생각이 안드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럼으로써 희망이 보인다.
좌파가 아니라 이 책의 저자같은 보수조차도 설득하고 포섭할 수없는 주장, 아니 설득할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런 분조차도 너무나도 기가차고 분개해서 가끔 감정을 폭발시키게 하는 뉴라이트가 얼마나 갈 수있을까?
결국 그들은 자신의 논리에 갇혀 우물안에서 허덕이다가 자멸하리라...
다만 그 자멸에 너무 많은 것들을 끌고 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되도록 빨리 자멸할수록 덤태기로 죽어나가는 이들이 좀이라도 줄어들터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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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1-10 0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네요. 저도 저 책에 관심이 있긴 했는데 저자가 보수라고는 생각 못 했어요. 나이도 지긋하시군요.^^ 광주학살조차 옹호하려고 할 가능성이 다분하지 않을까 합니다.. -_ㅠ 자멸해야하는데.. 시간을 오래 끌어도 문제. 많은 것을 끌고 가도 문제. 정말 그렇네요.
그래도 뭐 곧 그렇게 되리라 믿어야죠. 으흐

바람돌이 2009-01-11 00:18   좋아요 0 | URL
이 분의 일부 의견은 동의가 힘들지만(예를 들면 김대중, 노무현정부에 대한 평가 같은 것) 그럼에도 귀기울여 들어야 할 부분이 많아요. 우리 사회의 원로에 해당할 이런 분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봅니다. 저는 보수라 하더라도 이런 분들이 좀 더 이렇게 나서주신다면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지않을까 싶었어요.

BRINY 2009-01-10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얘기지만, 이 분의 아버지도, 형도, 사촌도 다 역사학자더라구요. 굉장~

바람돌이 2009-01-11 00:19   좋아요 0 | URL
이 분의 아버님이 김성칠씨라고 하더군요. 요즘 고등학교 교과서에 아버님의 글 역사앞에서라는 글이 실려있다고 친구가 가르쳐주더라구요. 내용을 들어보니 대충 부전자전이랄까? ㅎㅎ

BRINY 2009-01-11 12:16   좋아요 0 | URL
사실 김성칠씨는 6.25때 돌아가셔서 그때 김기협씨는 어린 아기였잖아요. 그런데도 부전자전이란 게 놀라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