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중지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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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사라마구라는 작가, 광고카피하나는 정말 절묘하게 뽑아낼 수 있게 하는 작가다. 굳이 카피라이터가 골싸매고 고민할 필요가 뭐 있을까? 그의 작품 설정 자체가 쇼킹 그 자체인데...
모두가 눈이 멀어버린 세상(눈먼자들의 세상)
어느 누구도 투표하지 않았다. 투표율 0%(눈뜬자들의 세상)
그리고 이번에는 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죽음의 중지)이다.
항상 설정 자체가 어찌나 획기적인지 번번이 그의 소설을 읽지 않을수가 없다. 뭐 그렇다고 내가 이 대단한 거장에게 불만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의 그런 설정때문에 또다시 책을 들고야 말게 해주니 고맙다고 해야지. 

인간이란 당연히 죽음을 향해가는 존재이면서도 끊임없이 삶을 갈구한다. 누구는 불로장생을 위한 불로초를 찾아헤맸다지만... 죽음만큼 공평한게 어디 있을라고. 누구나 죽는다. 그것도 딱 한번씩만... 그 죽음이 중지됐다. 아무도 죽지 않았다. 아 인간의 유토피아가 드디어 도래했다? 아니 아니, 주제 사라마구의 책을 한권이라도 읽은 이라면 이 작가가 유토피아를 그릴리가 없다는걸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아무도 죽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 경축할 일에 너도 나도 국기를 게양해서 집단적으로 축하를 벌인다. 하지만 그건 잠시일뿐...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온갖 문제점들이 불거진다. 이제 끊임없이 확장되어도 빈자리를 찾을 수 없게 될 요양원, 절대 퇴원못하는 환자들이 점점 늘어가는 병원, 생명보험의 의미가 무색해져버린 보험회사들... 뭐니뭐니 해도 압권은 실직위기에 처한 장의사들이다. 근데 이들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방법 또한 얼마나 기발한지... 이제 이들은 사람 대신에 모든 동물들의 죽음을 반드시 정당한 절차를 거쳐 매장 또는 화장할 것을 국가에 요구한다. 장의사들의 이런 해결에 고무되어 각자 나름의 해결책을 정부에 요구하는 이들.
그리고 신종 마피아의 등장. 죽어야 하는데 죽지 못하고 있는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거나 또는 가족들의 부담을 덜고자하는 이들에게 국경너머 죽음이 존재하는 곳으로 죽을 이들을 옮겨주는 마피아. 뭐 당연히 공짜는 아니지.... 그리고 이런 각각의 요구에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
결국 세상은 죽음이 있든 없든 그리 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죽음이라는 인간 존재성의 끝이 사라진다는 엄청난 사건앞에서도 세상의 모습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간들의 집합체이며 그 각각에 대응하는 정부, 정치가 역시 별반 달라지지 않는단 말이지... 죽음이 사라진다 해서 인간들이 갑자기 너그러워지거나 행복해지거나 하지 않는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 진실인지도 모르지.

인간이란 존재는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건지도.... 국경을 넘어 죽음을 맞이하러가게 하는 행위가 공공연해지고 합법이 되자 좋아할 것 같던 사람들은 또 이렇게 말한다.

 ... 몰래 행동하는 것은 다르죠, 한밤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나가는 건 말이예요. 그러면 이웃도 그분이 여전히 고통스러운 병상에 누워 있는지 아니면 그냥 증발해 버렸는지 알 도리가 없으니까요, 거짓말을 하는건 쉬워요, 슬픈 표정으로 말하는 건 말이에요, 지금도 여기 계시죠, 가엾은 양반, 하고요, 이웃집 사람을 층계참에서 만났는데, 그래, 할아버지는 요즘 어떠세요, 하고 물어봤을 때 말이에요,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달라졌어요, 사망증명서도 있고, 공동묘지에는 이름을 다 적은 명판까지 붙여요, 이러니 몇 시간 후면 시샘 많고 남 욕하기 좋아하는 동네 사람들이 할아버지가 죽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죽었다는걸 알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아주 간단하게 말해서, 잔인하고 배은망덕한 가족이 할아버지를 국경으로 데려갔다는 말밖에 더 돼요, 그럼 창피해지는거죠,(92-93쪽)    - 인간이란 원래 이런거야....

그리고 느닷없이 죽음이 다시 찾아온다.(원래 죽음은 느닷없는게 더 자연스럽지만...)
그동안 죽지 않았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죽는 것. 그리고 죽음은 이제 자주색 편지지에 죽을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일주일 뒤에 당신이 죽을터이니 그에 대한 준비를 하라는.... 죽음이 원한건 주변 정리나 인사, 유언 이런 것들이었겠지만 오히려 인간들은 공황상태에 빠져버리고 마니 역시 죽음은 삶을 이해하기에는 역부족이었겠지.... 

이제 책은 죽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이 살아온 모든 세월을 같이 살아온 그녀. 돌연한 그녀의 파업은 뭔가 변화를 주고싶은 변덕의 발로였을까? 전편이 죽음이 사라지고 죽음이 돌아온 세상만태를 스케치하는 것이었다면, 2부는 이제 죽음 그녀의 이야기다. 자신의 연출에 만족해있던 그녀에게 즉 죽음의 예고장을 발부하면서 자신이 일으킨 변화에 뿌듯해하던 그녀에게 문제가 생긴다. 유독 한 인간에게만 죽음의 경고장이 날아가지 않는 것.
이 딜레마를 그녀 죽음은 과연 풀 수 있을까? 그 해법이 죽음이 삶을 지향해버리는 것이라면? 이 지독한 모순은 작가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숙제다. 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 그럼 이제 다시 어떻게 될까? 묵직한 숙제 하나를 받아들면 책은 끝난다. 이제 어떡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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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고서 지원이와 병관이 1
고대영 지음, 김영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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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나 지하철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탈것들이다.
우리집 애들도 가끔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어찌나 좋아하는지...
지원이는 오늘 말을 지지리도 안 듣는 동생 병관이를 데리고 둘이서만 지하철을 타고 할머니댁에 가야한다.
한 편으로 설레이고 한편으로 걱정도 되는 지원이
그런 지원이에 아랑곳없이 신나기만 하는 병관이
꼭 우리집 녀석 둘을 보는듯하다.
아이들도 그런지 둘다 각자 자기역할에 맞춰서 책을 보는 느낌이다. ^^ 


문제없이 갈 수 있다고 했지만 지하철의 이 아득한 계단을 바라보면 일말의 불안이 안생길수가 없다. 계단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미묘한 표정에 그 마음이 바로 와닿는다. 

지하철 역사나 내부 그리고 지하철을 타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들이 우리 지하철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어 아이들은 더 사실감있게 느끼는 것 같다. 


누나는 뭐든지 조심스러운데 동생은 그런 누나의 마음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어디든지 쌩쌩 달려가버리니 누나는 미칠지경이다. 


거기다 급기야는 잠들어버리기까지....
우리집 애들은 이렇게 잠든 병관이와 아저씨의 모습이 그리도 재밌나보다.
늘 키득거리며 흉내를 내니... 


아이들은 방금본 애완견 가게의 꿈을 꾸나보다.
잠 든 순간 지하철이 사랑스런 개들의 환상적인 공간으로 변한다. 
개를 키우고싶은 아이들의 마음이 한껏 묻어난다. 

하지만 평화로운 순간은 이렇게 잠들었을때뿐....
탈때부터 제멋대로였던 동생은 지하철을 내릴때도 할머니집을 향해 길을 갈때도 도무지 누나의 맘을 헤아려주지 않는다.
어디든지 쌩쌩 달려가버리니 누나의 마음은 애가탈뿐...
급기야는 혼자서 할머니집으로 달려가버린 동생.
그 동생이 제대로 찾아갔는지 노심초사하며 할머니집에 도착한 누나는 결국 


이렇게 동생을 걷어차버린다.
병관아! 너 맞아도 싸!  ㅎㅎ 

짧은 그림책속에 아이들의 수만가지 마음의 변화를 정말 잘도 살려놨다.
두려움, 걱정, 호기심, 속상함, 안타까움, 안도, 심술, 무사태평 등등....
실제로 우리 아이들을 둘이 어디 보내면 딱 이러지 않을까 싶어 내내 키득거리며 보게 된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이 남매의 짧은 여행이 자기 일처럼 느껴지나 보다.
좀 더 크면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둘이서 지하철 여행을 하겠지.
그때는 제발 둘째가 병관이보다는 좀 덜해야 할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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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3-06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아가 첫째였어도 병관이 역할일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09-03-06 14:20   좋아요 0 | URL
아 그럼 둘째가 얼마나 더 괴로왔을까요. 차라리 둘째인게 다행인듯... ^^

산지니 2009-03-06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니 도대체 이 책 애들 이름은 왜 이렇냐구요 ㅋㅋ
첫줄 읽을땐 우리 이름으로 창작한줄 알았네...ㅠㅠ
개학 첫 주 잘보내슈~~

바람돌이 2009-03-06 14:21   좋아요 0 | URL
우리집 애들이 이 책 보면서 유난히 좋았했던게 아마 이름때문이었던듯...
막 웃더라... ㅎㅎ
개학 첫주 정말 왜 이렇게 기냐? 으...
그래도 담임 안하니 맘은 편안하다. ㅎㅎ

세실 2009-03-07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참 리얼합니다. 잠자는 표정 재미있어요. 마지막 똥침 압권입니다. 크하하~~
그러고보면 규환이는 착한거네요. 조심성이 많거든요. ㅎㅎ

바람돌이 2009-03-09 10:41   좋아요 0 | URL
보통 둘째들이 조심성없고 더 활달하고 하던데 규환이는 아니군요. 누나가 좀 편했을 듯.... ^^

꿈꾸는섬 2009-03-08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현준이도 좋아할 것 같아요. 버스나 지하철 타는 걸 너무도 좋아하거든요. 그림도 정말 실감나구요. 내용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ㅎㅎ

바람돌이 2009-03-09 10:42   좋아요 0 | URL
아이들은 정말 버스 지하철 너무 좋아하죠? 하지만 어른 입장에서는 애들 데리고 이런 교통수단 타는거 참 힘들더라구요. 지하철은 그 어마어마한 계단, 버스는 흔들리는 버스에서 서가기... ^^;;

꿈꾸는섬 2009-03-09 23:46   좋아요 0 | URL
현준이는 많이 타고 다녔는데 현수는 이제 버스 3번 탔는데 제가 진땀이 다 났죠. 어찌나 적응을 못하던지요. 되도록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은데 맘처럼 쉽지가 않아요.

바람돌이 2009-03-10 00:01   좋아요 0 | URL
저도 우리 해아 데리고 타면 정말 미칩니다. 지하철 타면 지하철 손잡이로 철봉을 하고요. 버스를 타면 절대로 앉지 않고 고집스럽게 서서 논다지요.ㅠ.ㅠ

노이에자이트 2009-03-09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부모님들은 우리 어렸을 때 우리 데리고 모두 버스나 기차로 여행했지요.

바람돌이 2009-03-09 23:42   좋아요 0 | URL
저 시골에 살아서 버스 타는 것도 정말 일년에 몇 번 안되었어요. 태풍오면 좋아했어요. 그날만 버스타고 학교에 갈 수 있었거든요. ^^ 기차는 저 고등학교 다닐때까지 로망이었답니다. 뭐든지 풍족한 요즘 아이들은 뭐가 로망일까요? ^^

노이에자이트 2009-03-10 22:37   좋아요 0 | URL
요즘에 비하면 그 당시는 풍족하지 못했겠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우리 어린 시절에 "역시 뭐든지 풍족한 요즘 아이들..."하고 생각했겠지요.

바람돌이 2009-03-11 22:50   좋아요 0 | URL
뭐 어쨌든 이 나라가 계속 경제성장을 해온건 사실이니까요. 근데 이게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겠지만... ^^;;

순오기 2009-03-09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에 도서관에서 이 책 봤어요.^^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 중 손톱깨물기 괜찮아서 리뷰 올려야 되는데 디카에 담아만 놓고 잠재우고 있어요.ㅜ

바람돌이 2009-03-09 23:42   좋아요 0 | URL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가 또 있어요? 저는 요것밖에 없는줄 알았는데... 손톱깨물기라 한 번 찾아봐야겠네요. ^^
 
사고력 해법수학 G 1단계 - 초등
천재교육 편집부 지음 / 천재교육(학습지)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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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때는 계속 기탄사고력수학을 시켰다.
예습은 못시키고 복습삼아 풀게 한거였는데 이게 참 만만하지 않은게 문제들은 좋은데 중간 중간 생각보다 많이 어려운 문제들이 섞여있다.
가끔은 설명해주기가 난감한 문제들까지...
초등 1학년단계에서 이항이나 교환분배법칙을 설명하기는 좀 난감하지 않을까?(나만 그런가?)
2학년이 되면서 학교공부에 조금 더 신경이 쓰이기 시작.
학원이나 학습지는 아예 생각도 안하고 있으니 집에서 조금 예습을 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어 좀 쉽게 된 책이 없나 찾던 중 발견한게 해법 사고력 수학이다.
일단 교과서 진도와 거의 비슷하게 나가고 있고(기탄은 교과서 진도와는 별도로 독자적인 순서를 취한다) 문제수준도 2학년 수준에 맞는 문제들로 구성되어있다.
아이가 풀더니 엄마 기탄보다 훨씬 쉬워 하면서 좋아한다. ㅎㅎ  

학기중에는 교과서 진도랑 맞춰서 해법수학을 풀게 하고 방학때 조금 심화복습을 위해서 기탄사고력수학을 곁들이면 적당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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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황금빛 유혹 다빈치 art 9
신성림 지음 / 다빈치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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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열리는 클림트전을 보러가기 전에 공부삼아 오래전 사둔 이 책을 들었다.
표지의 저 키스는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지... 

"나에 대해 뭔가 알고싶다면 - 물론 화가로서의 나 말이다 - 내 그림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서 그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으면 될 것이다."(클림트) 

가수가 노래로 자신을 표현하듯이 화가가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서두에 클림트의 저 말을 내걸었듯이 저자는 클림트의 그림에 아주 충실하게 책을 써내려간다.
클림트의 그림이란게 대부분 어떤 역사적 평가나 논리적인 잣대를 들이대기는 어렵다.
다만 그의 황홀한 색채와 관능적인 분위기에 반하는 것이 대부분일터고 나 역시 그러하다.  
저자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클림트의 그림을 보며 느끼는 주관적인 감상과 느낌이 내용의 주가 되고 간간이 클림트와 주변 인물들 미술계의 당시 동향과의 연관등을 살피는 정도이다.  

그림을 보고 느끼는 것은 온전히 주관적인 것이고 굳이 저자의 시선을 따라야 할 이유가 없다.
다만 내가 느낀 감정을 좀 더 명확하게 말하거나 또는 다르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데 안내정도로 삼을 수 있을까?
그런만큼 어쩌면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은 책의 내용이라기 보다는 도판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겟다.
클림트 대표작의 대부분과 잘 보지 못했던 수많은 그림들이 도판으로 제시되어있는데 도판의 수준이 굉장히 깔끔하고 좋다. 색감도 정말 좋고.....
그의 그림들을 이렇게 책 한권으로 훑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 되어준다. 

아 그런데 이 책을 읽고 클림트전을 보러갔었다.
유명한 유디트가 걸렸고 이 책속에서 볼 수 있었던 작품들도 꽤 많이 전시회에서 볼 수 있었다.
진짜 그림은 항상 도판보다도 훨씬 좋은 경우가 더 많다는 나의 막연한 생각이 이 전시회 관람에서 흔들릴 줄이야....
클림트의 그림은 유난히 사진빨을 잘 받는게 아닐까 싶은 의구심이 확 드는 전시였다.
대표작 유디트 하나만 보더라도 오히려 도판에서 더 감동적인 느낌이었으니...
이건 슬픈 경험이다.
물론 내가 빈에 가서 그의 다른 작품들을 더 본다면 이 생각은 충분히 바뀔 수 있는것이겠으나 이번 서울 전시에서는 책속의 도판 속 클림트의 그림들이 더 좋았으니 어쩌면 좋을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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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03-03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 일과중 하나가 동아일보-_-에 올라오는 클림트 그림 설명 모으기에요.
거의 매일 하나씩 그림과 그 그림에 대한 설명들을 싣고 있는데 나중에 어따 쓸때가 있으려나 싶어 모으고 있지요.
저도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내에 클림트를 보고 오려고 하는데 제발 하느님이 보우하사 제가 갔을때는 아가들이 조금만 있어주길 바랄뿐이에요.

바람돌이 2009-03-03 09:53   좋아요 0 | URL
아가들보다 어른들이 더 많던걸요. 정말 사람에 치여서 원....ㅠ.ㅠ
전 솔직히 클림트전은 돈이 조금 아까웠어요. 생각만큼 그림이 안 멋져서요. ㅎㅎ 오히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하는 퐁피두센터전이 멋지던걸요.

무해한모리군 2009-03-03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전시환경이 좋지 않았던거 아닐까요?
저는 미술관에 가면 쬐끄만줄 알았던 그림이 너무 커서 늘 깜짝 놀라곤 해요 ㅎㅎ
제취향은 클림트 보단 에곤쉴레..
퐁피두센터전 보러가야겠네요~~

바람돌이 2009-03-03 11:40   좋아요 0 | URL
오스트리아에 직접가서 보신 분의 말을 들어보면 클림트 그림을 전시하기 위한 배려가 굉장하다더군요. 어떻게 전시하느냐에 따라 달라보이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좀 더 여유있게 봤다면 어쩔지 알수는 없겠죠? ^^
퐁피두센터전은 끝날때가 다 된것 같던데 한 번 알아보세요. ^^

꿈꾸는섬 2009-03-08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시회보다 도판이 좋았다구요.ㅜ.ㅜ 전시회에 못가봐서 아쉬웠는데 전 그냥 책이나 봐야겠네요.ㅎㅎ

바람돌이 2009-03-09 10:43   좋아요 0 | URL
뭐 느낌이야 사람마다 다르지만 저의 경우는 그랬어요. 오죽하면 늘 사는 도판도 하나 안사왔겠어요. 내 책들의 도판이 낫구나 하면서... ㅠ.ㅠ

simple 2009-04-24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며칠 전에 클림트전 다녀왔는데요. 유디트1, 생각보다 무척이나 감동받고 왔답니다. ^^; 솔직히 그림 크기가 넘 작아서 놀라기도 했지만, 그 생생한 얼굴 표정에 그만, 그 자리에 못박혀 보고 또 보았다지요.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비싼 입장료에 비해 조금은 아쉬운 전시회였어요. 전 평일 저녁 때 가서 그래도 비교적 붐비지는 않았다지요. ^^;

바람돌이 2009-04-25 23:58   좋아요 0 | URL
전 사람에 치었어요. ㅎㅎ 워낙 오랫동안 도판들을 봐서 그런지 생각보다 감흥이 덜해서 전 좀 어리둥절한 전시회였어요. 그래도 그림 하나가 마음에 들면 그 전시회 본전은 뽑았다고 생각해요. ^^
 
절대로 잡아먹히지 않는 빨간 모자 이야기
마이크 아르텔 지음, 짐 해리스 그림, 한강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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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버전의 빨간모자 이야기는 워낙에 많이 봤지만 이 책은 절대로 잡아먹히지 않는 빨간모자이야기라는 저 제목 그러니까 절대로 잡아먹히지 않는다는데 마음이 확 끌린 책이다.
어떻게 해서 빨간모자가 절대로 안잡아먹히게 되었을까? 

책을 여니 처음에는 빨간모자가 누구인지 찾기가 어렵다.
자세히 보던 우리집 꼬맹이 엄마 이 오리야 한다. 봐 빨간옷 입었잖아...
아~~~ 오리가 주인공이구나...
그럼 늑대는? 오리가 주인공이니 늑대는 당연히 없다. 대신 악어가 등장한다.
그것도 굉장히 표정 풍부하고 익살스러운 악어가... 심지어 악어는 이름도 있다. 늙은 "클로드"
악어에게 저렇게 있어보이는 이름이라니... 이것도 꽤 멋지다.  

책의 줄거리는 기존의 빨간 모자이야기를 기본적으로 충실하게 재현하지만 디테일은 전혀 다르다.
원작이 늑대의 흉악함이 강조되면서 다소 엽기적으로 흐르지 않는가?
늑대가 할머니를 잡아먹고 빨간 모자는 늑대의 배를 갈라서 할머니를 꺼내고 대신 돌로 채워 다시 기워놓는다는... 원작의 이 설정은 웃기다면 웃길수도 있지만 조금만 각도를 달리하면 정말 엽기적이지 않은가 말이다. 조금만 심각해지면 이게 동화가 아니라 호러가 되겠다.  

근데 요 빨간모자는 좀 다르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충분히 납득할만큼 그럴듯하면서도 웃겨서 떼굴떼굴 구르고 싶어지는 빨간모자다. 악어가 악역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연민도 가고 귀엽기까지 하다니.... 

그럼 어떻게 빨간모자 오리가 절대로 잡아먹히지 않게 되었을까? 


빨간모자 오리는 역시 원작대로 아픈 할머니의 병문안을 간다.
하지만 역시 오리이니 숲이 아니라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
드디어 나타난 악어 클로드.
하지만 우리의 빨간모자 어찌나 용감한지 악어의 위협에 절대 굴하지 않는다.
도시락 조금만 나눠달라는 악어의 협박에 용감하게 장대를 들이대며 "지금부터 셋 셀때까지 비키지 않으면 이 막대기가 당신 머리 한가운데를 내리칠거예요. 하나!" 
자 아무리 사나운 악어라 하더라도 물러서지 않을수 없지 않겠는가 말이다. 

여기서 포기하지 않은 악어!
역시 원래 스토리대로 할머니집으로 먼저 간다.
하지만 할머니를 잡아먹지는 못한다. 그놈의 꼬리가 컵을 깨는 바람에 악어가 들어온걸 안 할머니가 옷장속으로 숨어버렸기 때문에....
이윽고 할머니집에 도착한 빨간모자.
원작에 있는 문답을 하다가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 드디어 본격적이 대결에 나서는데, 그 무기가 뭐였을까? 



빨간모자를 잡아먹기 위해 있는대로 입을 벌리고 달려드는 악어.
빨간모자는 고양이 티진과 협력하여 멋지게 악어를 골탕먹이니 그 무기는 바로 '무지 매운 빨간 소스'라나?
저 악어의 커다란 입에 무지매운 빨간 소스를 듬뿍 바른 소세지를 그대로 골인시켰으니
불쌍한 악어는 바로 요렇게 된다. 



요 장면에서 우리집 꼬맹이와 나는 정말 떼굴떼굴 구를수밖에 없었다고... ^^ 

행복한 결말, 할머니와 빨간모자 그리고 고양이 티진도 마룻바닥을 떼굴떼굴 구르고..
근데 왜 오리가 절대 잡아먹히지 않게 되었느냐고?
그건 바로 악어가 매운 소스를 바른 소세지가 바로 오리고기였다고 착각한 때문...
그래서 이후 악어는 다시는 오리고기를 먹지 않기로 결심했다는데 


매운 오리 접근금지!!!
악어 바로 요렇게 살고계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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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3-03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재미있겠어요.ㅎㅎ

바람돌이 2009-03-03 00:28   좋아요 0 | URL
완전히 제 취향이에요. ㅎㅎ 해아도 너무 너무 재밌어하던걸요. ^^

실비 2009-03-03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야기가 기발하네요.
잼있을거 같아욤^^

바람돌이 2009-03-03 00:37   좋아요 0 | URL
그림도 딱 제 스타일! 재밌어요. ^^

bookJourney 2009-03-03 0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 바람돌이님 리뷰만 봐도 정말 재미있어요. 보관함으로 쓔웅~~~ ^^

바람돌이 2009-03-03 08:55   좋아요 0 | URL
책세상님네 둘째가 딱 좋아하지않을까요? ^^

무스탕 2009-03-03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 참 귀여운 그림책이네요.
요즘 애들보다 제가 읽으려고 그림책을 구입한다니까요 ^^;

바람돌이 2009-03-03 09:54   좋아요 0 | URL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좋은 점 하나 그림책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는거예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