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정말 한 달 내내 몰아치듯이 일이 닥쳤다.
맡은 업무가 3학년 관련인지라 아이들 원서작성 기간내에 맞춰라기보다는 되도록이면 더 빨리 일을 마쳐주기 위해서 정말 눈썹이 휘날리도록 일했다.
거기다 내가 큰 사고를 하나 쳐놓은게 뒤늦게 발견되는 바람에 그거 바로잡고 수습하느라 또 난리를 치고.... (그나마 사고를 친게 나지만 그걸 발견해낸 것도 나인지라 윗사람들이 별 말은 안하더라.... 고칠 수 있을 때 발견한게 다행이다 정도의 멘트만.... 하지만 아마 속으로는 어휴 멍충이 하지 않았을까? ㅠ.ㅠ)
어쨌든 지난주 수요일쯤?
하여튼 거의 모든 일이 끝났다. 3학년 담임이었다면 이제부터 아이들 원서쓰고 상담하느라 여전히 12월까지 정신없을 터이지만 나는야 올해는 비담임.
즉 올해 해야될 없무는 모두 끝났고 수업은 3학년 거의 진도끝이라 여유만만이고 결국 아주 아주 프리해졌다는 것이다.
음~~ 내가 바쁜 한달동안 나에게 열심히 커피를 타주었던 주변 선배 후배 선생님들에게 다시 커피타는 커피순이 정도가 내 일이랄까? ^^
그런데 아뿔싸!
이제 룰루랄라 이런 페이퍼를 올리고 11월동안 거의 못본 책도 읽고 하려는 나에게 이 무슨 청천벽력이란 말인가?
옆지기 신종플루 확진이라니.....
솔직히 한 이틀 동안은 진짜 아파해서 불쌍하고 안됐었다.
하지만 그 이틀이 지나고 별로 아픈데 없이 그냥 요양만 하면 되는 단계가 되니 정말 하다 하다 별짓을 다한다라는 생각이 더 모락모락이랄까?
울 옆지기는 참 자주도 아프다.
뭐 지병이 있는건 아니다.
그렇다면 걱정이 태산일텐데 다 그냥 치료하고 나면 끝나는 병이었다.
병원입원 수술도 여러번이었고... 그때마다 간병에 애들까지 참 힘들었다고....
결혼하고 옆지기, 친정엄마, 시어머니, 시아버지 번갈아가며 병원을 도셨던듯....
딱 한 번 친정엄마가 아주 심각했었던 것 빼면 아주 심각한 경우는 없으니 다행이지만 그 뒤치닥거리가 다 내차지인 내 입장에서는 사실 좀 많이 힘들었다.
근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은 횟수를 자랑하는게 옆지기구나...
결혼하고 내가 아팠던 적은 딱 한 번 있었다. (소소한 감기 말고...)
교통사고로 한 쪽 다리를 기부스했을때! ( 이 교통사고도 내가 뒷문열고 물건 꺼내는걸 몰랐던 옆지기가 주차한다고 차 후진시키면서 내 다리를 깔아뭉갰던 것다.)
하여튼 마누라 다리를 그 지경으로 만들었으면 목숨걸고 충성을 다해야지말이야
그때도 옆지기는 갑자기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정말 꼼짝도 못하고 집에 누워있었다.
내가 기부스한 다리로 옆지기 밥해먹이고 애들챙기고 정말 눈물나게 힘들었다고.... ㅠ.ㅠ
이러니 내가 어찌 신종플루까지 걸려온 옆지기가 예쁘겠냐고 말이다.
일단 아이들과 나는 친정으로 대피하고 나 혼자서 아이들 챙기고(친정어머니 해외로 놀러가셨다), 집과 친정을 오가며 두집살림을 살아야 했다.
정말 휴일이 휴일이 아닌 날들이라니...
이제 드디어 12월이다.
옆지기는 오늘까지 쉬고 내일이면 출근한다.
즉 신종플루 끝이라는 얘기.
내일 집안 대청소는 일단 일이 너무 많으니까 같이 하고, 나는 그 다음부터 한달간 정말 공주처럼 지내고야 말거다.
집안일? 옆지기가 알아서 하겠지... 저도 미안한줄 알면말이다. ㅎㅎ
학교일? 다 끝났다고 얘기했잖아...
오늘 주문한 여우님과 바람구두님의 책이 배송되어 오고 있단다.
그 전에 지식e 5권을 지금 손에 들었고....
거실한켠에 우당탕탕 쌓아둔 내 책들을 이제 쓸어주고 안아주면서 읽으며 공주처럼 12월을 보내리라....
기대 만땅인 책들

근데 바람구두님도 내 생각에는 충분히 혼자서 책을 쓸 능력을 갖춘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까지 혼자만의 저서가 없는 아쉬움이라니.....
여우님의 뒤를 이어 곧 바람구두님의 새 책도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