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는 참으로 미안하지만 요즘은 왠만하면 책을 안산다.
아이들 교재나 아이들이 사달라고 하는 책은 여전히 알라딘에서 사고 있지만 내 책은 가능한한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뿐인데 집에 더 이상 책을 꽂을 공간이 없다는 것이 결정적이다.
예전에 거실의 서재화를 시도했다가 몇년이나 집 전체에 책이 굴러다니며, 집 전체가 책쓰레기장화되는 경험을 한 이후로는 아주 아주 아껴서 책을 산다. 읽고 싶은 책이 아니라 갖고싶은 책으로.....
집이 책 보관하는 창고는 아니잖아.....


그러나 가끔은(사실은 꽤 자주이고, 열심히 참는거긴 하지만...) 정말 못참고 지르고 싶을 때가 있다.
시몬 드 보부아르의 <레 망다랭>이 출간되었다.
아 사고싶어 사고싶어 사고싶어.....
이걸 사면 또 있는 책 중에 무언가를 빼서 다른데로 보내야 하지만 그래도 사고 싶어....
그 순간부터 나의 두뇌는 내가 이 책을 사야만 할 무수한 이유를 만들기 시작한다.
시몬 드 보부아르잖아.
이 책 진짜 두꺼운데 도서관에서 빌려 보면 기간 안에 보기 힘들거야.
아 그리고 저기 알라딘 굿즈를 봐봐.
저 필통 정말 느낌있지 않니?
저 커피잔도 준데! 세상에 금박으로 시몬 드 보부아르라고 이름을 썼어.
저기다 커피를 마시면 갑자기 엄청나게 행복한 느낌이 날거야......
나중엔 이게 책을 갖고 싶은건지, 굿즈를 갖고 싶은 건지.....
그래서 결국 모든 걸 해냈다

저 커피잔은 카푸치노 한잔에 딱 맞는 양이다.
<레 망다랭>을 읽을 때마다 나는 저 아름다운 찻잔에 카푸치노를 마실거야
그리고 저 필통 속 색연필로 밑줄을 그어야지.....
지르기 전에나 고민이지.
이렇게 지르고 나면 엄청나게 행복해진다.
지름신은 행복이다. 물론 감당가능한 한에서.....
뱀꼬리 - 저기 내가 열심히 키우고 있는 화분은 커피콩 나무이다. 언젠가 저기에 빨간 커피 열매가 열리면 그 콩을 따서 볶아서 꼭 커피를 내려 먹고 말리라. 물론 커피콩을 집에서 볶으려면 프라이팬에 아주 낮은 온도로 1시간 30분쯤 서서 휘저어주면 적당한 볶기의 커피가 나온다. 실제로 해봤다. ㅎㅎ(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내 나무에 열린 커피콩이라면 해줄 수 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