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도 맛이 있다.

톡쏘는 맛, 오랫동안 우려낸 깊은 맛, 칼칼한 맛, 청량한 맛, 구수한 맛, 조미료범벅에서 느낄 수 있는 오묘한 맛 등등....

이 맛으로 책을 분류해봐도 재밌을 듯하지만 지금 그걸 다 꺼내보려니 잘 시간이고....

굳이 맛 얘기를 하는 이유는 이 책 때문이다.

이 책의 맛은?

딱 심심한 맛이라고 하겠다.

뭔가 우와 하는 대목이 없다.

진짜 심심 심심.... 뭔가 소금을 더 쳐야 하나? 아니면 후추라도 뿌려야 하나?

그런데 그 심심한 맛이란게 또 은근히 끌릴 때가 있다.

이 책이 바로 그 맛, 은근히 끌리는 심심한 맛이다.

책은 순식간에 읽어지고, 아 심심해 하면서 덮게 되지만 은근히 끌리는 대목들이 있는 것.

사실 그 대목들도 책의 부제처럼 책덕후가 책을 사랑하는 법때문에 발생한다.

책 덕후가 아니라면 절대 이해하지 못할 뻘짓들을 모아봤다.

당연히 서재 지인들이라면 이 모두에 해당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나 역시 그렇다. ^^

 

 

 

 

 

 

 

 

 

그게 무엇이든 덕후의 삶은 꽤 풍요롭다.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즐기고, 누리고 소장까지 할 수 있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게다가 같은 덕후끼리의 팬덤을 가질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책 덕후는 행복해지기 정말 좋은 덕후다.

다른 덕후에 비해 가장 싸게 누릴 수 있으므로 원하는 것을 왠만하면 소장할 수 있고, 책 덕후를 위한 도서관 문화는 우리 나라도 꽤 좋은 환경을 자랑하므로....

내가 피규어나 자동차나 비행기 덕후가 아닌게 얼마나 다행이란 말인가....

그런의미에서 오늘 감사하게도 알라딘에서 오늘 내게 준 적립금을 몽땅 털었다.

오늘의 주문!

새 책들과 새로 나온 커피를 같이 맛보며 흐뭇할 다음 주의 나는 행복할 것이다.

덕후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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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6-05 02: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심심해도 끌리는 게 있지요 다른 것보다는 책이 돈이 덜 들까요 저는 제 책이 아니어도 책이 많은 거 보면 기분 좋기도 합니다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 빌릴 때도... 요새는 책을 오래 못 봐서 별로 못 보지만... 다시 책 보는 데 시간을 더 들여야 할 텐데, 이런 생각한 지 좀 됐군요

바람돌이 님 사신 책 즐겁게 만나시고 커피도 맛있게 드세요


희선

바람돌이 2021-06-06 01:00   좋아요 3 | URL
그럼요. 제가 주변에 온갖 취미를 가진 사람을 봐도 책만큼 적은 돈으로 효과가 큰 취미가 없어요. 축구하면 축구공만 있으면 될 것 같죠? 아뇨 아뇨 신발이랑 축구복은 얼마나 비싸며 부대비용들이 얼마나 드는데요. 계속 계속요. ㅎㅎ 책이 제일 싸요. 저도 책이 많은 곳을 보면 서점이든 도서관이든 누구네 집 서재든 다 좋더라구요. ^^

책은 화요일 배송이라니 천천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희선님 남은 일요일 편안한 주말 되세요. ^^

청아 2021-06-05 06: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다른 덕후들 보면 안타까울 때도 있어요~ 책이 훨 재밌는데 그걸 모르고 저러고 있구나 하고...😳😆 도서관 마구마구 더 늘어났음 좋겠습니다~♡

바람돌이 2021-06-06 01:03   좋아요 2 | URL
우리의 안타까움을 우리끼리만 나눌 수 있다는게 또 안타깝죠. ㅎㅎ
심지어 직장에서 제 옆에 있는 사람은 제가 책 보는걸 너무 너무 부러워하는데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보면 될텐데 말입니다. 아니 제가 무슨 재벌만 할 수 있는 취미를 가진 것도 아닌데 말이죠. ㅎㅎ
마구마구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요즘은 조금 작은 도서관들이 여기 저기 생기더라구요. 접근성을 높이는 이런 정책은 좋은 것 같아요. ^^

새파랑 2021-06-05 08: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 많이 가지고 다니는거 완전 공감되요. 대부분 안읽고 그냥 가져오지만 ㅋ 바람돌이님 구매책 5권 다 저한테 있는책이네요. 완전 기쁨^^ 읽은 건 1권밖에 안되지만 ㅎㅎ 역시 돈도 별로 안드는 책 덕후가 제일인거 같아요^^

그레이스 2021-06-05 08:33   좋아요 4 | URL
저두요
같은 질문 많이 받아요
왜이렇게 가방이 무겁냐?
책을 왜 이렇게 많이 들고 다니느냐...ㅎㅎ

바람돌이 2021-06-06 01:05   좋아요 3 | URL
책 많이 가지고 다니는건 전 포기한지 좀 됐어요. 예전엔 그랬지만 이젠 조금만 무거우면 어깨가 너무 아파서요. ㅠ.ㅠ 이번에 구매한 책들은 전부 서재지인들이 극찬하신 책들만 모았다가 산거라서 아마 대부분의 분들이 다 있을거 같아요. ^^

scott 2021-06-05 12:0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 덕후의 삶은 꽤 풍요롭다.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즐기고, 누리고 소장까지 할 수 있다면 더더욱!!]
이거슨 우리들의 모습 !! ㅎㅎ
책을 구입하고 소유 하는 이들의 삶은 화려함보다 소박함!
여전히 활자의 힘을 믿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

주말! 개미지옥 알라딘에 장바구니 탈탈 터는 재미로 !

바람돌이님도 자우메 카브레의 ‘나는 고백한다‘에 탐승 하셨군요

웰컴~웰컴~

바람돌이 2021-06-06 01:11   좋아요 4 | URL
나는 고백한다는 도대체가 탑승을 안할 수가 없는.....
이 책 뽐뿌가 어찌나 많은지 말이죠. 사실 도서과에서 빌려 읽을까 어쩔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찌나 많은 분들이 소장용이라고 하시는지, 빌려보면 아마 보고 다 본책을 다시 사는 일이 또 벌어질 것 같아서 그냥 구입하는걸로요. ^^

han22598 2021-06-05 12:5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냄새 맡는 거 참 좋아했는데 ㅋㅋ 요즘은 대부분 이북을 사서,,그냥 이북 리더기를 두드리거나, 쓰다듬곤 해요 ㅎㅎ
먼가 아쉬운 마음이 좀 있긴 한데, 리더기가 반들반들해져가는 모습도 나쁘지 않더라고요.

바람돌이 2021-06-06 01:15   좋아요 2 | URL
한님은 외국에 사시니까 한국어 책은 아무래도 전자책이 편하시겠죠? 그래도 진짜 글로벌 세상이라 전자책으로라도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저라면 고마울 거 같아요. ^^ 리더기가 반질반질해지는 경지라니 그 모습도 보고싶네요. ^^

mini74 2021-06-05 16:5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펠리시아의 여정 구입 *^^* 적립금으로 책을 사면 뭔가 뿌듯한 느낌입니다 ~

바람돌이 2021-06-06 01:16   좋아요 3 | URL
ㅎㅎ 맞아요. 제 돈으로 사도 뿌듯하긴 한데 적립금으로 사면 살짝 뿌듯함이 올라가는 기분이랄까요? ^^

붕붕툐툐 2021-06-06 00: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심심한데 끌리는 맛, 평양냉면?? 저는 책덕후 아닌걸로 판명 났어요;;;;;;
올려주신 것 중 해당하는게 하나도 없네용~ 마음으로만 깊은 공감을~ㅋ 새책 받을 때의 기쁨 만끽하세용!

바람돌이 2021-06-06 01:19   좋아요 4 | URL
아 툐툐님 진짜 평양냉면은 심심하다던데 제가 사는 남쪽의 평양식 냉면은 하나도 안 심심해요. 꽤 자극적인 맛이라죠. 이 동네 음식이 심심하면 망합니다. ^^
그나저나 툐툐님이 해당사항이 하나도 없다는건 약간 의외, 하지만 툐툐님만의 덕후력이 있잖아요. 매일 명상에 대한 글을 올리고 생각을 알려주시는 건 제가 절대 못하는 대단한 덕후력이라고 생각해요. ^^

들꽃 2021-06-15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데비텅님책 두권과 펠리시아의 여정 주문했어요. 주문하고 당일배송받아 데비텅작가책은 바로 다 읽었어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최세희작가님번역이라 믿고 주문하기도 했어요. 전 소설은 잘 안 읽지만 바람돌이님 후기 읽고 역시 모르는 작가지만 주문했어요. 기대되네요~
 

현실 속에서 버마 노동자들은 타이 노동시장의 최하부 공동화를 땜질해왔다. 타이 경제를놓고 보면 버마 노동자들이 빼앗은 일자리가 아니라 떠받친 일자리였다. 허울뿐인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 같은 거창한 말을 하려는게 아니다. 그저 버마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박해의 뿌리가 타이 노동자란 사실에 치를 떨었을 뿐.
닭장차에 실려 온 버마 노동자 수백 명이 경찰 몽둥이에 휘둘리며 모에이강 둑에 무릎 꿇고 추방을 기다리던 그 새벽녘 쓰라린 풍경은 여태 내 심장에 박혀 있다.
- P284

샨해방투쟁이 60년째다. 뒤집어 말하면 버마 정부가 정규군 40만에다 온갖 화력을 투입하고도 지난 60년 동안 산을 무릎 꿇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앞으로 60년 뒤에도 버마 정부가 무력으론 결코 산을 지배할 수 없다. 그 증거가 이 로이따이이다." 못석 말은 우스개가 아니다. 버마 정부군이 총을 내리고 평화를 향해 가야 하는 까닭이다. 그게 소수민족 자결권과 자치를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버마연방이다. 그게 버마 정부가 죽어라고 외쳐온 연방제다. 버마 정부는 1948년 독립 뒤부터 30여 개 웃도는 크고 작은 소수민족 무장세력을 단 한 번도 무력으로 제압하지 못했다. 결과는 이렇게 뻔히 나와 있다. 선택은 오롯이 버마 정부 몫이다. 소수민족해방조직들은 언제든 총 내릴 준비가 되어 있다. 버마 정부가 총을 거둔다면,
- P306

고백건대, 이게 ‘동무‘가 돼버린 버마전선 취재 30년이 내게 안긴 고민이기도 하여 기사를 쓸 때만큼은 그 얼굴들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써온 까닭이다. 그렇다고 내 고민이란 게 사실을 꾸미거나거짓을 말하거나 진실을 감추는 따위가 아님은 말할 나위도 없다.
내 고민은 적과 동지를 또렷이 구분하는 일일 뿐이다. 기자로서 내게 ‘중립‘ 이란 건 없다. 나는 객관성‘으로 위장해 자본과 권력을 좇는 상업 언론을 믿지도 따르지도 않는다. 오직 내 눈으로 보고 내 귀로 듣고 내 심장이 내린 명령을 좇을 뿐이다. 하여 내게 진실은 오직내 발에 채인 현장일 수밖에 없다.
기자로서 내 직업적 한계는 여기까지다. 나머지는 산 사람들 판단과 샨 역사에 맡길 수밖에.
- P313

그 시절 영국은 까렌, 까레니, 까친, 친 같은 소수민족을 무장시켜 이른바 분할통치로 다수 버마족을 지배한 데 이어,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독립을 미끼로 그 소수민족들한테 도움받았다. 그러나 전쟁에서 승리한 영국은 약속도 책임도 저버린 채 사라졌다. 여기가 바로 상호 불신감과 적개심을 걷어내지 못한 채 오늘까지 이어지는 버마 민족분쟁의 출발지였다. 영국 식민주의가 낳은 저주의 유산이었다.
- P321

"다시 태어나도 버마가 안 변하면 또 총 들 수밖에. 까레니로 태어난 내 운명이고 내 자존심이고 내 명예야." 까레니 해방투쟁을 이끌어온 비투는 "어제는 오늘이고, 오늘은 내일이다. 1948년 독립 뒤부터소수민족 무력으로 짓밟아온 버마 정부 안 믿는다."고 딱 잘라 말한다.
"지금껏 맺었던 숱한 휴전협정 누가 깼어? 그게 내 답이야."
믿음 없는 버마 현대사, 평화는 아직 멀기만 하다.
- P332

까렌이 바깥세상에 알려진 건 비극의 현대사를 통해서다. 가렌과까친을 비롯한 소수민족을 앞세워 다수 버마족을 지배한 영국 식민주의자의 이른바 분할통치가 그 비극의 씨앗이었다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립 보장을 미끼로 소수민족들을 총알받이로 써먹고는사라져버린 영국 식민주의자의 배신이 그 비극의 싹이었다. 1948년독립한 버마가 소수민족의 자치와 자결 약속을 깨트리면서 줄기를뻗은 그 비극은 이어진 군인독재정부의 탄압 아래 무럭무럭 자라 결국 버마 전역을 뒤덮은 분쟁이라는 나무가 되었다.
- P335

눈여겨보면 그 국경 충돌이 달아오른 2009년은 타이와 캄보디아 두 정치판이 모두 뒤틀리던 때였다. 방콕에서는 군사정부에 이어군부 도움받아 집권한 민주당이 합법성 시비에 휘말렸고, 프놈펜에서는 장기집권해온 훈 센이 총선 들머리에 큰 혼란을 겪고 있었다.
이게 두 정부가 민족주의를 앞세워 쁘라삿쁘레아위히어를 정치적재물로 삼았던 배경이다. 걸핏하면 국경 긴장을 정치적 연장으로 써먹는 타이와 캄보디아 정치판의 해묵은 수법이었다.
- P409

이 지뢰밭이 외진 국경이 아니라 방콕이라면 어땠을까? 방콕 사람들이 지뢰 밟아 죽어나가도 못 본 척했을까? 방콕에 박힌 지뢰라면 전쟁 끝나고 33년이 지나도록 내버려뒀을까?
이게 국경 현실이다. 이게 국경 사람들 삶이다.
- P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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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니 받거니 기분 좋은 담배질 끝에 화제를 바꾼다. "그나저나이 마을 내력은?" "여기도 몽족 마을이야. 무장투쟁 접은 1983년, 반롬화파몬Ban Rom Fa Pha Mon 이라고, 라오스 국경과 걸친 도이파DoiPhamon 산기슭에서 여기로 옮겨왔지." "그럼 라오스 사람이구먼?"
"우린 대대로 산속에 살았고, 더구나 그 시절엔 국경선이란 것도 또렷잖았으니, 어디가 타이고 어디가 라오스인지도 몰랐지. 알 필요도 없었고."
- P168

되돌아보자. 지도부나 엘리트 출신 당원들은 먹을거리도 없는 가난한 옛 동지들 심장에 대고 "영혼을 팔아먹었다."며 욕질할 자격이없다. 조직 해체 명령이 없어 총을 놓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조차 헷갈린 전사들만 덩그러니 산악에 남겨둔 채, 앞다퉈 제 살길 찾아 떠난 이들이 지도부였고 엘리트였다. 그렇게 떠난 이들은 머잖아 정치인으로, 학자로, 예술가로, 사업가로 이름 날렸다. 잘난 것 없는 타이공산당 경력을 적당히 흘려가며 떵떵거리고 살아왔다. 그이들이 못배우고 가난한 옛 동지들 사회복귀나 보상 위해 팔 걷어붙이고 나섰다는 말은 들어본 적 없다.
- P201

그놈의 나라‘가 불러 나라‘ 위해 목숨 걸고 15년 동안 반공전선 달린 마 와릿한테 떨어진 건 꼴난 버스비와 병원비 반값이다.
버스도 없고 병원도 없는 이 깊은 두메산골에서.
라오스와 국경을 맞댄 이 산골에서는 전직 자경단도 전직 공산당도 시민 대접 못 받긴 다 마찬가지다. 파묻어버린 타이 현대사의 그 밖들일 뿐.
- P215

한참 만에 사하이 사완이 말문을 연다. 1970년대 무장투쟁 시절 이 산악을 타고 다녔지. 다 지난 이야기지만, 세상은 아무도 몰라.
짓누르면 또 일어날 수도 있고, 좋은 세상 못 만든 우리 세대 탓이지만.." 그이 얼굴에 깊은 회한이 묻어난다.
- P251

"당신처럼 라오스에서 태어나 타이에서 살아온 국경 사람들은 두 나라 다툼에 심사가 복잡할 텐데?" "우린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 수 있으면 돼. 우리 같은 국경 사람들한테 국적이니 국제법 따위가 뭐 그리 중요하겠어. 도시 사람들한테나 필요한 건진 몰라도, 어차피 우리야 짊어지고 살아야 할 의무만 있지 권리란 게 없으니까." "두 나라가 여기 땅을 놓고 서로 내 것이라 우겨왔는데, 본디 어느 쪽 영토인지?" "여기 국가란 게 어디 있었어. 서로 전쟁하기 전까진 타이도 라오스도 눈길 한 번 준 적 없었는데, 우리를 봐. 나만 해도 저쪽 라오스에서 여기 타이 쪽을 마음대로 건너다니며 살았잖아. 지금이야 막혔지만."
- P252

그렇다면 롬끌라오 해결책은 하나뿐이다. 국가 중심의 비무장지대를 시민 중심의 평화지대로 바꾸는 길 밖에 없다. 기술적으로 영토분쟁지역을 공유할 뿐, 두 나라가 영토주권을 포기할 일도 없다.
현실적으로 두 나라는 서로 잃을 것도 달라질 것도 없다. 그동안 두정부의 전략이란 것도 사실은 현상유지정책이었고, 특히 아세안에묶인 두 나라 사이에는 전쟁 가능성도 사라진 상태다.
. 더구나 교통마저 없는 첩첩산중 이 비무장지대에 경제적 이권을다툴 만한 건더기도 없다. 평화지대로 바꾼들 서로 손해 볼 일이 없다는 말이다. 오히려 ‘세계 최초‘로 영토분쟁지역에 평화지대를 창설함으로써 명분도 얻고 이문도 낼 수 있다. 무엇보다 타이와 라오스 정부가 죽기 살기로 매달려온 관광산업에도 그만이다. 그 평화지대는 고유한 전통문화를 지녀온 국경 사람들 중심으로 꾸리면 된다.
이 멋들어진 산악에다 그만 한 관광상품이 어디 있겠는가?
- P253

"전선에서 같이 싸워보니 어땠어요?" "본디 우린 학생이나 지식인 안 믿었어. 그이들은 잠깐 왔다 가는 거니까. 1965년부터 목숨 바쳐 싸운 우리하곤 달랐지.
근데, 나중에 보니 그이들이 타이공산당 상징처럼 되어 있더군, 무슨 지도자나 된 것처럼," "1970년대 학생운동 이끈 지도자로 타이공산당 무장투쟁에 참여했던 섹산 쁘라서꾼(탐마삿대학)과 티라분미Thirayut Boonmee(쭐랄롱꼰대학) 말하는 건가요?" "그 둘뿐 아니라숱하잖아. 난 그런 이들 관심 없어. 땅에 발 디딘 공산주의자 아니니까. 많이 배운 그이들은 머리와 입으로 혁명 외쳤지만, 우린 심장과발로 혁명전선을 달려왔어."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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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6-04 14: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이 공부가 많이 될 것 같네요.
마지막의 글을 읽으니 역사 왜곡, 이 떠오르네요. 많은 역사가 왜곡되었을 걸로 추측합니다.
싸움에서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 것처럼 보이듯이, 역사 또한 진술하는 측이 유리하게 작용할 듯합니다.

바람돌이 2021-06-04 15:17   좋아요 2 | URL
저기 인터뷰하는 분들 모두 정부가 너무 빼앗아가서 굶어죽을 수가 없어 저항을 시작했던 분들이에요. 이런 분들의 역사가 타이에서는 전부 다 묻혔다고 합니다.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죠. 독립운동사조차도 묻힌 것들이 어찌나 많은지.... 동남아시아의 현대사를 보면서 우리나라보다 더 가혹하고 복잡한 역사에 마음이 많이 착잡해지네요.
 
리멤버 홍콩 - 시간에 갇힌 도시와 사람들
전명윤 지음 / 사계절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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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대한 단상은 두개의 시기로 나뉘는 것 같다.

우산혁명 이전의 홍콩과 이후의 홍콩


내게 우산 혁명 이전의 홍콩에 대한 기억은 모두 영화속 홍콩이다.

중학교 시절 성룡의 영화에 열광했던 것에서 시작해 홍콩 영화의 계보는 그 시절 우리 모두를 열광하게 했었다.

천녀유혼 속에서 충격적일 정도로 예뻤던 왕조현과 장국영, 주윤발을 시작으로 한 홍콩 느와르영화의 전성시대, 그리고 왕가위감독의 중경삼림, 해피투게더....

이 시절을 지나 온 이들은 누구라도 할 것 없이 홍콩영화에 대해 얘기하라고 하면 끝도 없이 떠들 수 있는 내공 한자락쯤은 모두 장착하고 있을만큼 홍콩은 영화속 세상이었다.


우산혁명 이후의 홍콩은 이런 판타지속의 홍콩을 느닷없이 현실로 내 앞에 훅 갖다놓았다.

사실상 내게 있어 홍콩의 현실 역사란 딱 홍콩역사의 시작점인 아편 전쟁과, 1997년의 중국 반환이라는 이 두 지점으로만 기억되는 곳이었다.

이 곳에서도 현실 사람들이 살아가고 어려움을 겪고 일상을 영위하고 있을 터인데 그 중간지점은 온통 판타지로만 채워져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판타지를 걷어내고 아편전쟁 이후부터 지금까지 홍콩이 걸어온 역사와 그곳에서 살고 있는 현실의 홍콩인들을 보여주고자한다.

홍콩에 대한 역사서술 속에 지금의 홍콩인들을 만나면서 들은 얘기들, 그들의 생각들이 같이 어우러져 진짜 홍콩을 만나고 대면할 수 있는 책이다.

서슴없이 별 5개를 이 책에 주는 이유가 바로 그 현실감과 홍콩에 대한 저자의 애정에 있다.

저자는 홍콩의 송환법 반대투쟁 시기에 취재를 위해 몇번이나 홍콩으로 가서 그들의 투쟁의 현장을 직접 겪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경험을 이 책 속에 녹아내었다.

정식 기자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여행가이드로 살아가면서 정말로 홍콩이라는 땅과 그 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라는게 책의 곳곳에 녹아있다.


관광지로서의 홍콩, 영화속의 홍콩이 아니라 현실의 홍콩을 만나는데 더없이 좋은 책이다. 

또한 인구가 186배나 많은 너무나 버거운 저항대상-중국이라는 나라와 싸워야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지킬 수 있는 곳. 

코로나때문에 저항운동이 멈추자 기다렸다는 듯이 국가보안법(우리나라 국가보안법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통과시켜 홍콩의 자치권을 완전히 박탈시켜 그야말로 중국체제에 편입되어버린 땅.

자신이 중국인인지 홍콩인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새로운 세대들.


식민지는 단순히 국가간의 문제만이 아니라 자신의 자율적인 삶에 대한 결정권을 가로막는 그 모든 것에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지금의 홍콩이다.

책 속에서 "한국은 어떻게 이겼어요?"라고 묻는 홍콩 소녀에게 "한국도 항상 이긴것만은 아니야. 항상 졌어. 항상 지면서 다시 용기를 내서 계속 싸운거야"라는 말이 그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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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6-03 15: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홍콩의 민주화 ,,,,,
코로나로 인해 홍콩 시민들 중국에 짓밞히고 있는데도
어떤 국가도 관심 없이
이제는 각자 도생 ㅠ.ㅠ

바람돌이 2021-06-04 10:20   좋아요 0 | URL
코로나로 인해 모든 곳이 고통받고 있지만 홍콩에겐 더 치명적이었던것 같아 마음이 아팠어요.
코로나로 인해 시위가 중단된 틈에 국가보안법 통과라니.... 에휴 ㅠ.ㅠ
 

작은 딸 밤 11시 학원에서 픽업

큰 딸 밤 11시 30분 귀가

남편 밤 11시 59분 술이 떡이 돼서 귀가


다들 날짜 변경선은 안 남기고 귀가하기는 했구나.

요즘은 이렇게 퇴근 후 나 혼자 집을 지킬 때가 꽤 있다.

약간 외로운가? 아니면 귀찮게 구는 이가 없어서 좋은가? 

아직은 애매함. 


어쨌든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남편

간만에 퇴근 후 술약속 있다고 좋다고 출근하더니 역시나 집은 어떻게 찾아왔는가 싶을 정도로 인사불성이 돼서 들어왔다.

원래 술 마시면 기분이 확 업되고 애정표현을 서슴없이 함으로써 우리집 여자들을 기함하게 만드는데,

오늘은 들어오자 마자 비틀거리며 가방을 주섬 주섬 뒤지더니

"마누라. 내가 이거 내가 너무 예뻐서 당신 주려고 안먹고 가져온거야" 하면서 뭘 꺼내 놓는다.



무지개 송편!

사온 건 아니고 남편 직장 동료가 신혼여행 갔다오고 결혼식 답례로 돌린 떡이다.

그러니까 아침에 직장에서 받은 걸 하루종일 가방에 넣어서 가지고 다니다가, 일찍 들어와서 준것도 아니고 이 밤에 술 다 마시고 들어와서 내 놓은 것이다.

그래 내가 예쁜 걸 좋아하긴 하지.... 특히나 먹을 게 예쁘면 환장하지. ㅎㅎ

사실 저 중에 송편 1개에 무지개 색깔이 다 들어간게 제일 예뻤는데 내가 보자마다 너무 예뻐서 바로 집어 먹어버린건 안 비밀. ㅠ.ㅠ

맛은?

그냥 송편 맛!

게다가 하루종일 가지고 돌아다니는 바람에 살짝 찌그러지고 귀퉁이는 또한 살짝 굳어가고 있는 중. ㅎㅎ


뭐 이 정도로 감격할 정도라거나, 사랑이 샘솟는다거나 하는건 아니고,

그냥 술 취해서 떡 내놓은 남편이 좀 귀여운 정도랄까?

지난 달에는 사실 좀 우울한 일들이 많았었는데, 어쨌든 남편의 송편 떡 애교로 살짝 웃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 하루다.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그래도 웃을 일이 생긴다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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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6-03 01:2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송편 색깔 예쁘네요 요새는 송편을 여러 가지 색으로 만들기도 하는군요 아니 예전부터 그러기는 한 듯하네요 잠시라도 웃으셔서 다행입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6-03 01:32   좋아요 6 | URL
요즘은 떡이 진짜 예쁘죠? 맛도 좋고...
떡도 빵도 다 너무 예뻐서 좋아합니다. ^^

hnine 2021-06-03 08:2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색깔도 예쁘지만 떡마다 하얀 꽃핀 하나씩 꽂고 있는 것도 귀엽고 재미있네요.
송편 소는 무엇일까요??
새벽부터 군침도는 hnine 입니다. ^^
이번 달에는 웃을 일 많~~으시길 바랄께요.

(송편이 아니라 바람떡이었군요. 벌써 검색해보고 옴ㅋㅋ)

바람돌이 2021-06-03 10:10   좋아요 3 | URL
앗 이게 이름이 바람떡이에요? 무지개 떡도 아니고? ㅎㅎ
하여튼 뭐 맛은 그냥 딱 송편입니다. 하얀 소였는데 콩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그냥 아 예쁘다 맛있다 이러면서 막 먹어버렸어요. ㅎㅎ

새파랑 2021-06-03 06: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남편분 대단하시네요. 그렇게 챙겨오시는 마음이 너무 멋진거 같아요^^

바람돌이 2021-06-03 10:11   좋아요 3 | URL
누구나 한번씩 평소 안하던 짓을 하는 경우가 있죠. 남편에게는 어제가 그런 경우가 아니었을까요? ㅎㅎ

청아 2021-06-03 07: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인사불성이되도 귀소본능과 사랑은 감출 수 없는 법~♡ 무지개 컬러 어땠을지 너무 궁금해요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6-03 10:15   좋아요 3 | URL
무지개 컬러 아 진짜 그 떡을 찍었어야 하는데 말이죠. 그 작은 떡 하나에 무지개색을 다 넣으면서 그라데이션까지 표현햇었다는.... 아무리 검색해도 같은 색깔의 떡은 안 보이네요. 하여튼 일단 먹을걸 보면 생각없이 무조건 입에 먼저 가져가 버리는 저를 원망합니다. ㅎㅎ 저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고 술때문에 기억상실증에 걸려도 집에는 와있더라구요. 감사한 일이에요. ㅎㅎ

페넬로페 2021-06-03 09: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랑이 샘솟는데요~~
남편분의 마음이 넘 다정한것 같아요^^
예쁜 송편 색깔처럼요**

바람돌이 2021-06-03 10:15   좋아요 4 | URL
어제는 뭔가 뇌물의 성격이 많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뇌물도 안주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 기특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ㅎㅎ

잠자냥 2021-06-03 09:2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술이 떡이 돼서 떡을 내놓았군요!
어제 날씨 더웠는데 쉰떡은 아니었죠? 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6-03 10:16   좋아요 5 | URL
남편은 술냄새로 쉰남편이었으나 떡은 무사했습니다. ㅎㅎ

coolcat329 2021-06-03 10:1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남편분과의 에피소드에 미소가 절로 나옵니다. 떡이 어쩜 저리 이쁜지요...근데 어제 진짜 더웠는데 ㅋㅋ 쉬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ㅋ
저도 오늘 바람떡을 사먹어야겠습니다.

바람돌이 2021-06-04 10:16   좋아요 0 | URL
무지개 바람떡이라고 합니다. 사드셨나요? 저는 맛있었어요. ㅎㅎ
쉬지는 않았지만 살짝 굳어가고 있었어요. ㅠ.ㅠ 남은건 다음날 아침에 많이 굳은 떡으로 먹었다죠. ^^;;

단발머리 2021-06-03 11: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것은 참사랑인 것입니다!!! 저는 사진 보자마자 바로 알아차린 것입니다!!
저도 예전에 저 떡 똑같은 경로로 받아봐서 하는 말 아니고요! 그것은 참사랑인 것입니다!

바람돌이 2021-06-04 10:17   좋아요 0 | URL
아 그러고보니 떡돌이 빵돌이인 남편이 저걸 안먹고 저주겠다고 가져온건 참사랑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역시 사랑 중엔 먹을걸 나눠주는 사랑이 최고군요. 명심하겠습니다. ㅎㅎ

scott 2021-06-03 15: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술이 떡이 돼서
진심으로 사랑❣의 떡에
꽃잎까지 ,,,,
애교쟁이 남편분의 사랑은 무지개 빛깔!!(´•᎑•`)🌈

바람돌이 2021-06-04 10:18   좋아요 1 | URL
혹시 스콧님은 저 떡을 남편이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는건가요? ㅋㅋ
심지어 저 떡은 남편이 돈주고 사온것도 아니고 얻어온겁니다. ㅎㅎ

mini74 2021-06-03 1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도 안 먹고 갖고 오다니 ㅎㅎ 엉덩이팡팡 해주셨는지 ㅎㅎ저도 자랑합니다. 울 남편은 술에 취해서 마누라 책 좋아한다고 엘베앞에 쌓아놓은 전화번호부 들고 온적 있습니다. 두껍고 좋지? 이러면서 ㅠㅠ

바람돌이 2021-06-04 10:19   좋아요 2 | URL
mini74님 댓글 때문에 빵 터졌습니다. 하여튼 술을 마시면 귀워여지는 남편들이 꽤 있군요. 물론 잠시만 귀여운게 문제겠지만 말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