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면서 나는 처음 내방이란걸 가져봤다. 공부방- 일명 서재라 어마거창하게 불리는 그런 방도...비록 12평짜리 햇빛도 안드는 1층 전세집이었지만....

원체 물건 사러 다니고 하는걸 귀찮아 하는 성격이다보니 결혼할 때 내 혼수품은 내 손으로 고른게 없었다. 친정엄마와 여동생 둘이 가구며 전자제품이며 그릇이며, 하여튼 내가 고른건 없다. 나는 한 마디만 했다. "대충 사라, 무조건 싼걸로다가..." 그리고 난 내 할일을 하고 이 두사람 너무 너무 신나하면서 물건 사러 다니더라. 그리고는 꼭 저녁에는 나한테 자랑을 하는데 나 한마디만 했다. "좋네..." (도대체 누가 결혼을 하는지...)

그런 내가 유일하게 내 손으로 직접 찾아다니면서 고른 것이 있으니, 바로 책상과 책장이다.

나의 조건은 간단했다. 다른데서 돈 무지 아꼈으니, 책장만큼은 돈이 좀 들더라도 무조건 책 많이 넣을 수 있고 튼튼한것일 것, 그리고 책상은 지저분하게 이것 저것 딸린 것 딱 질색. 역시 넓고 단순할 것....

근데 이런 저런 매장을 다녀봐도 맘에 드는 것이 별로....

그러다가 동생이 제안한게 좀 폼은 안나도 내 조건에 딱 맞는게 있다는거다. 바로 사무용가구 전문 매장인 '퍼시스'(여기서 학생용 시스템 가구 전문으로 독립해 나간 회사가 꽤 알려진 일룸이다.)

여기 책장, 책상 내맘에 딱이었다.

요기 사진들...





모두 나무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옆의 세로 버팀대만(이 명칭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무고, 나머지 책꽂는 상판들은 모두 철판이다.

이 책꽂이의 장점

1. 진짜 튼튼하다. 두 번의 이사에도 긁힌 데 하나 없고(하기야 철판에 일부러 긁지 않는 이상 어디서 긁히랴..) 아무리 많은 책을 얹어도 전혀 휠 염려가 없다. 철판이다 보니 습기나 뭐 이런거에도 끄떡없다.

2. 엄청 책 많이 꼽힌다. 자유자재로 단 조절이 가능하다. 그래서 결혼하고 처음에는 거의 5단으로 사용했는데, 1년에 한번씩 책정리하고 방출하고 해도 쌓이는 책에 상판을 낱개로 더 사다가 조절을 한 결과 지금은 제일 왼쪽 7단, 나머지 2칸 6단으로 사용하고 있다.(지금은 포화상태다) 천정에도 조금 올라간 부분이 있어 책꽂이로 사용이 가능하다.(이것까지 치면 8단 7단씩이 된다.) 거기다가 원목이 왠만큼 좋은거라도 세월이 지나면 휘는걸 어쩔 수 없어 대부분 책꽂는 칸이 좁은 데 반해 이건 한 칸의 폭이 무지 넓다. 그리고 책의 종류에 따라 칸의 세로 폭을 자유자재로 조절이 가능하다.(거의 5cm마다 고정 나사칸이 뚫려 있다.)

3. 가격 - 이건 약간 문젠데 결코 싸진 않았다. 하지만 보통 시스템 가구의 원목 책장들과 비교하면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던 걸로 -아니면 약간 더 비쌌나? 하지만 유용도에 비하면 차이는 별로 크지 않았던 듯...하지만 나는 이 책장을 앞으로 죽을 때까지 계속 가지고 다닐거다. 아마 그때까지도 별 문제가 없을 듯... 그러므로 가격 좀 비싼 것 감수할 수 있다.

4. 단점 - 원목 책꽂이에 비해 중후한 맛은 안난다. 하지만 이건 원래 내 고려사항이 전혀 아니었기에 별문제 아니다.



최근에 책장이 모자라서 새로 사 넣은 책장.(최근에 산 책들을 그냥 꽂아놓아 중구난방이다) 일룸의 제품인데 제일 위의 자투리 공간까지 치면 6단짜리다. 결론 - 마음에 안든다. 폼은 더 나나 칸 조절도 맘대로 안되고 쓸데없이 상판만 두껍고, 높이는 낮고.... 조만간 예린이와 해아 책장으로 밖으로 밀어내야 할 것 같다. 애들 책장을 아주 싼걸-하나에 2만원짜리-로 작은걸 구입했었는데 지금 곳곳에 나사 풀어지고 제일 아래쪽 문은 부서지고 장난아니다. (싼게 비지떡이란 말을 실감) 그래서 이걸 밖으로 내서 애들 책장으로 쓰고 나는 기존의 것과 같은 걸로 사서 이어붙일 생각이다. 돈생기면....

알라딘에 늘어나는 책장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썼는데.... 기왕 하는김에 청소좀 더 하고 찍을걸....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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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8-19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정말 많으시군요,,
너무 멋져요,,

비로그인 2005-08-19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원사,빛깔있는 책들 시리즈가 광이 번쩍번쩍 납니다.*^^ 역사쪽도 많으시고 내공이 상당하시네요.열하일기 3권만 봐도 든든해집니다..와우,처음뵙는지요?..흑백TV라고 합니다.넙죽~

엔리꼬 2005-08-19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삐뽀삐뽀 119! 민중의 세계사! 세계의 동화(이 책 재미나나요? 너무 학술적인가요?)
그나저나 책 앞쪽에 딱풀 몇개밖에 없네요... 저희 집 책꽂이는 온갖 잡동사니가 책 앞에 널부러져 있는데..

바람돌이 2005-08-19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책이 아니라 책꽂이를 보시라니까요. 평생 들고 다닐 책꽂이라잖아요. 에잉 이러니까 무슨 가구회사 영업사원 같잖아...
새벽별을 보며님/ 저도 남 책장 구경하는거 좋아해요. 저 중에서 뭘 뽑아갈까 하고 눈을 번득거린다는...^^;
흑백TV님 /열하일기 3권 아직 안봤습니다. 사놓고 안 본책 천지입니다. 하도 여기저기서 많이 뵌 분이라 처음 뵙는 분 같지 않은데요. ^^
서림님/ 세계의 동화-그냥 동화책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미녀와 야수 같은 동화도 있구요. 온갖 민담과 동화를 모아놓은 책이라 심심할 때 하나씩 읽어주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다만 책이 너무 무거워서 힘겹지만서도.... 그리고 이 책장 사진 찍을려고 청소한 겁니다. 좀 부실해서 그렇지... ^^

panda78 2005-08-19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저도 몇개 맞출래요. 캐테 콜비츠, 당신의 미술관 1,2, 서양화 자신있게 보기 1,2,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1-4, 대한민국사.
7단으로 쓰시는 거 정말 탐나요. 칸 높이가 딱 좋네요. ^^ 일룸이라.. 이사갈 때 고려해봐야겠군요. ^^

바람돌이 2005-08-19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판다님/ 일룸이 아니고요. 일룸은 마지막꺼 맘에 안든다니까요. 제 책장은 퍼시스예요. 사무용 가구 전문점이죠

panda78 2005-08-19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 퍼시스였군요. 이부분을 못보고 뒤에 갈려져 나간.. 부터 봐서 일룸인 줄 알았어요.^^;;
퍼시스, 기억할게요, 바람돌이님!

국경을넘어 2005-08-1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이랑 비슷한 게 눈에 많이 들어오네요. 끼리끼리 모아논 것도 어쩜^^* 국편 한국사에서 개론서 쭈욱, 어떻게살았을까 쭈욱, 대원사책 쭈욱, 역사교육 쭈욱, 다음 책꽂이는 기행 미술 관련 쭈욱,,, 근데 클리오님 얼굴 공개하고 바람돌이님 서가 공개하고 오늘 무슨 커밍아웃하는 날인가요?

날개 2005-08-19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왜 책장에 책이 가득 들어찬걸 보면 뿌듯할까요~!^^ 근데, 조만간 책장 모자라시겠어요...

연우주 2005-08-19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책이 많아요. 저는 diy쓰는데. 공간박스요. ^^

클리오 2005-08-19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역사선생 방 같아요.. ^^ 색깔만 봐도 무슨 책인지 아는 저 책들... 왠만한 도서관 안부럽겠어요. 흐~

2005-08-19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5-08-20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퍼시스 요즘 도서관 용품으로 굉장히 인기예요~~
제가 근무하는 간행물실 책상이며, 쇼파 모두 퍼시스로 바꾸었답니다.
저도 집에 퍼시스 책상으로 들여놓을까 생각중입니다. 4인용으로 해서 마치 도서관처럼 꾸미고 싶어요~~ 아쉬운건 가격이 만만치 않아요~

아영엄마 2005-08-20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꽉 차도 단정하군요. 저희집은 크기가 제각각인 그림책들이 많다보니 들쑥날쑥인 느낌이 많이 들거든요.

로드무비 2005-08-20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탄하고 갑니다!^^
(묵직한 책장과 책들 부럽네요!)

히피드림~ 2005-08-20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사무용가구 브랜드에서 책장샀는데 보통 가구브랜드보다 값도 저렴하고 튼튼합니다. 바람돌이님 첨 뵈었을때 제가 추천해 드린, 김원봉연구와 최후의 분대장도 보이네요. 흐흑ㅠㅠ 감격^^

조선인 2005-08-20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역시 퍼시스에서 떨어져나온 유아이 책장이에요.
큰 맘 먹고 지른 책장이라 평생 짊어지고 다닐 거에요. 히히히

진주 2005-08-2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아악........제가 갖고 싶어했던 열하일기가 그 뚱뚱한 몸매를 자랑하며 꽂혀있군요....바람돌이님 사모합니다....
(그런데 철재라면 무겁지 않은가요?)

바람돌이 2005-08-20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밤사이 이리도 많은 댓글이.... 역시 알라디너들에게 가장 관심있는건 책이었군요. ㅋㅋ
폐인촌님/ 그래도 님의 서재 책들은 저보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티가 많이 나던데요. 메인 화면에 아이들 둘 뒤로 보이는 책장을 열심히 살폈죠..ㅋㅋ 이동네 전공자 책장들은 아마 다 비슷한 것 같죠. 그런데 커밍아웃이라뇨? 그래도 저는 얼굴은 공개안할 것 같은데.... 워낙 미모라서 즐찾이 다 줄어들까봐서요.
날개님/ 맞아요. 이 책장은 이제 더이상 들어갈 때가 없구요. 이제는 책 늘어나는거 보고 책장은 다시 구입해야 돼요. 하지만 아직은 새로 산 작은 책장으로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요.
연보라빛 우주님/공간박스는 자투리 공간 활용할 때는 좋은데 이게 어느정도 규모를 넘어서면 공간박스 정리도 힘들어질 것 같아서요.^^
클리오님/아마도 클리오님 책장이나 저나 비슷하지 않을까? 글구 흉볼정도로 기억하는건 아니니까 안심하세요. 다만 우리가 아는 누구랑 같이 있는걸 봤다 정도?
세실님/아 요즘 도서관도 돈을 들이는군요. 근데 님은 집에 4인용 책상을 들인다면 들이고 나면 꼭 사진 보여주세요.

바람돌이 2005-08-20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정말 애들 책은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이라서 꼽기 너무 힘들죠. 저희집은 애들 책은 몽땅 거실에 다 내놓아서 여기는 안보이니 좀 단정해 보이는거죠 뭐
로드무비님/한번 큰맘먹고 지르면 평생이라니까요. ^^
punk님/ 드디어 만났네요. 사무용 가구 동지. 이게 가격은 다른 시스템 가구랑 거의 비슷하면서 튼튼하고 실용적인걸로는 최고죠? 글구 제가 저 책들 살 때 땡스투도 눌렀다구요. 최후의 분대장은 우리집 서방이 먼저 읽고 좋다고 하더라구요.
조선인님/ 우리 같이 짊어지고 다니자구요. 애고 무거워라....^^
진주님/ 아무리 그러셔도 열하일기 못드려요. 아직 안읽었어요. ^^ 책장이 무겁긴 하겠지만 제가 들 일이 없으니 전혀 상관없죠. 설치는 가게에서 알아서 해주고 이사 때도 포장 이사 하니까 이사짐 센터에서 알아서 해주더라구요. ^^


물만두 2005-08-20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흰 그냥 mdf만 씁니다... 넘 비싸면 엄마한테 책사지 말란 소리를 들어서리 ㅠ.ㅠ 부러워요...

바람돌이 2005-08-20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요한건 책장이 아니라 책이죠.... 만두님의 추리소설들, 만화들 진짜 부러워요. ^^

stella.K 2005-08-21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책장 있는 사람이 젤 부러워요. 전 언제나 다시 책장을 가져볼까요? 책 정말 많으시군요.^^

바람돌이 2005-08-21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조마간 가지시지 않을까요? 뭐 책장정도가지고.... 님이 가진건 더 많은 것 같은데요. ^^

야클 2005-08-22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바람돌이님! 와~ 멋진 책장 가지셨군요. 책장 보다는 꽂혀있는 책들의 면면이 더 부럽구요. 님 서재를 하루만 더 빨리 알았더라도 리스트를 보고 곰브리치 미술사가 아닌 수잔나의 책을 주문했을텐데요.ㅋㅋㅋ 앞으로 자주 놀러올게요. ^^

바람돌이 2005-08-23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야클님! 제가 님의 글에 댓글을 단게 얼마 안됐는데 벌써 이렇게 방문을.... 수잔나의 책이 더 쉽고 도판도 좋지만, 무게나 내용에 있어서는 역시 곰브리치죠... 재밌게 읽으세요. 저도 앞으로 자주 놀러갈게요. ^^

2005-08-23 1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5-08-23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책을 보면 그 사람이 대충 보이죠? ^^

바람구두 2005-08-24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과 친구는 속일 수 없는 법이니까요. 흐흐.

passy 2005-08-26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장.. 휘지 않는다는 점이 꽤 마음에 드네요. ^ ^

바람돌이 2005-08-26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책과 친구는 속일 수 없다.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흐흐...
오프엔디드님/처음뵙죠 반갑습니다. 이 책장 진짜 튼튼 하나는 끝내줍니다. ^^
 

클리오님 답사는 잘 갔다오신 것 같네요. 많이 힘드시죠...

나이가 들수록 할때는 잘 모르겠는데 막상 다녀오고 나면 회복기가 길더라구요. 특히 전국 모임 답사처럼 강행군일때는....

클리오님이 보내주신 책

 바로 요 책 말예요. 받기는 벌써 받았죠. 하지만 님이 안계신걸 아니 감사 인사도 그냥 갔다오시면 해야지 하고 기다리면서 다 읽어버렸네요. 이 글 쓰고 리뷰도 올려야지요.

 처음에는 그냥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서 몇장 뒤적이다가 요즘의 제 상황과 맞물려서 그냥 순식간에 읽어지던군요. 재밌었어요. 클리오님 아니였으면 지금까지 그냥 읽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을텐데 님 덕분에 지금 저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그나 저나 우린 참 희안한 인연인것 같군요. 두 집 합쳐 4명의 전공이 같은 건 그러려니 했습니다. 이 동네가 워낙 과커플이 많은 동네인지라...(다른 동네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제가 나온 학교의 우리 과는 학생 숫자도 정말 적으면서 과커플을 무더기로 양산했거든요.)

그리고 님과 저의 성씨가 같은 걸 보고 또 참 공통점이 많구나 약간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성씨가 또 아주 희귀성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결정타....  세상에 사는 아파트 동과 호수까지 같다니.... 알라딘에서 이렇게 모든게 같은 두 사람이 만날 확률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요?

우리 혹시 전생에 부부는 아니였을지.... 전생에 사이가 너무 안좋아서 이생에서는 인류의 평화를 위해 떼놓았다거나, 아니면 사이가 너무 좋아 견우 직녀처럼 신의 질투로 떨어졌다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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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08-18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아니... 민망하여라... 마태님이 보시면 왜 본인 책을 보냈냐고 황당해하시겠군요... ^^;;; 책 재밌게 잘 보셨죠? 저도 순식간에 읽어버렸거든요... 하기야 님께서는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더욱 많은 생각이 드셨겠어요... 제가 쓴 '인연설'도 정말 신기하죠?? ^^ 전생에 부부였다가 인터넷에서 만난 인연이라... 이왕이면 사이가 좋았던 쪽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더 잘 지내요... 흐흐.... 좋아해주셔서 제가 더욱 좋습니다... ^^

클리오 2005-08-18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번 답사는 다녀오고 나서 전부다 비실거리며 뻗었다고 합니다.. 부산 모임에서는 오세운 샘의 터프함에 "불친절한 세운씨"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다고 하고, 홍 모 샘께서는 경국대전을 읽는다는 김모 회장님에게 애정표현을 아주 찐하게 했다는... ^^;

바람돌이 2005-08-19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더운 여름에 서울거리를 활보한다는 것,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다들 뻗는게 당연하지 않을까...홍모샘이라면 누군지 알겠네요. 우리한테는 홍언니라는 명칭으로 주로 불리는...대충 상황이 짐작이 갑니다. 흐흐 ^^ 근데 그 김모회장님은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참 별별 책을 다 읽으십니다. 오세운 샘 역시 기억나네요. 다들 보고싶은 사람들입니다.
 



경천사지 석탑이 복원됐다. 10월에 개관할 국립 중앙박물관 '역사의 길'에 기나긴 복원의 과정을 거쳐서 며칠전 삐까한 복원식과 함께 텔레비전 화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픔도 많고 어처구니 없는 일도 많았던 탑이다. 근데 이 착잡한 기분은 뭘까?

이 탑은 국보라는 이름에 걸맞게-아니 넘칠정도로 - 정말 너무나도 아름다운 탑이다. 탑 전체의 균형이나 모습의 아름다움은 말할것도 없고 그 세부조각에 가면 넋을 잃을 정도다.

하지만 이 탑의 건립과정은 그렇게 유쾌하지 않다. 한 때 우리가 한세기 동안이나 몽고의 지배를 받았던 시절, 그 식민문화의 소산이다. 고려의 한 친원파 귀족이 몽고의 실력자에게 아부하기 위해 개인용 사찰을 지어바쳤고, 그것이 경천사라는 절이다. 이후 원나라에서 직접 설계를 하고 조각가들을 데려와 만든 완벽한 수입품이 바로 이 탑이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이걸 그대로 본떠서 만든 원각사 10층석탑외에는 계보도 전통도 찾아볼 수없는 유일한 양식이라 할 수 있다.

일제시대에는 밀반출에 의해 일본 도쿄로 옮겨졌었고, 이후 베델 등을 비롯한 사람들의 노력으로 다시 돌려보내졌으나 제자리를 잃고 경복궁 앞뜰에 세워지게 되었다. 섬세한 조각을 위해 대리석으로 만들어졌으니 이 과정에서 이 탑이 겪은 수난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을 수 밖에.... 그 후에도 서울의 공해에 찌들려 탑의 마모가 너무 심해지자 새 박물관 건립계획과 함께 대대적인 복원 작업에 들어가 이제 국립중앙박물과 내부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문화재의 보존이란 참 어려운 문제다. 망가지는 것을 그대로 방치할 것이냐? 아니면 보존 자체를 위해 박제화라는 길을 택할 것이냐? 제자리에 서있지 못하는 유물은 - 그 역사적 의미를 상실하고 그냥 미술품으로서만 존재하게 된다. 경천사 석탑 역시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경탄을 오래도록 사게 되겠지만, 이 탑의 역사적 의미를 같이 생각해주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이 탑을 보고 원의 지배와 그에 기생하던 고려귀족들의 횡포에 아파하던 고려의 사람들을 기억해주는 사람들은 있을까?

또 하나 이 탑에 얽힌 웃기는 이야기

1995년 김영삼 정부는 역사를 바로세운다는 명목하에 조선 총독부 건물을 다시 회복하지도 못하게 철거해렸다. 그 철거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정권의 이벤트를 위해 희생되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근데 웃기는건 처음 중앙박물관 건립지침에 박물관 메인 로비에 이 경천사지 석탑을 놓기로 했다는 거다. 식민역사청산을 위해 박물관으로 쓰이던 조선총독부 건물을 해체한 마당에 또다른 식민문화의 소산을 박물관의 얼굴로 사용하겠다? 다행히 내부의 이의제기로 그 계획은 철회되고 지금 역사의 길이라는 곳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참 이래 저래 사연많은 탑이다.

   -본문의 내용중  경천사 탑의 건립과정과 중앙박물관 건립계획부분은 김봉렬씨의 책 '시대를 담는 그릇'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바로 이 책인데요. 한국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좋은 책인데 아쉽게도 절판이네요. 저에게는 재간해야할 책 1순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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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넘어 2005-08-13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들 것도 아니면서 버젓이 루브르니 대영이니 하는 박물관에 진열하는 양놈들 보면 그래도 양호하지 않나 싶으면서도 좀 찜찜하죠. 사진이 무척 크군요. 내려받아 가겠습니다.^^*

조선인 2005-08-13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퍼갈께요.
그리고 좋은 책 권해주시면서 절판소식까지 전해주시다니 정말 너무해요. ㅠ.ㅠ

로드무비 2005-08-13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너무하시네요.
(뭐 저는 그냥 조선인님 따라해봤습니다. 멋있어 보여서요.^^)
추천 필!^^

바람돌이 2005-08-13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 사진은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에서 퍼온것입니다.
조선인님, 로드무비님 / 에고에고~~~ 죄송해요. 이 책이 모두 3권으로 된 시리즈인데 나머지도 다 품절이네요. 진짜 좋은 책인데..

숨은아이 2005-08-13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따라와서 추천...

파란여우 2005-08-13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겨레의 수난사와 연결고리로 맞물린 탑이지요.
수난을 당한 탑이 어디 이거 하나뿐이랍니까...돌아오지 못하고
일본땅 어느 졸부의 정원에서 신음하고 있는 것도 있지요.
더 가관인 것은 우리정부의 문화재 안목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시멘트에 환장한 박정희 정권이 가장 코메디라고 여겨요

히피드림~ 2005-08-13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님의 친절한 설명 잘 듣고 갑니다. 경천사지 석탑에 그런 사연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네요. 어쨌건 복원작업 자체는 뜻깊은 일인것 같아요. 그래야 앞으로도 소중한 유산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을테니까요.^^ 사진도 참 멋집니다.

바람돌이 2005-08-13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감사 감사 ^^
파란여우님/저도 박정희 정권의 그 시멘트 사랑과 미색 페인트 사랑은 코메디 맞다고 봐요. 근데 그런 코메디가 낳은 결과가 너무 처참해서 슬플 뿐이죠...그쵸?
punk님 /맞아요 복원은 해야죠. 문화재를 어떻게 둬야 가장 잘 보존하는 것인가 무척 어려운 문제예요. 이렇게 공해가 심하다가는 언젠가 모든 문화재가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는 건 아닌지....
 

제주도 갔다온 여행기도 못올렸고, 그동안 읽은 책들 리뷰도 못올렸고 즐찾 해놓은 님들의 글은 엄청 밀렸고.... 알라딘 서재인으로서 너무 자주 서재를 비우는것 같네요.

내일부터 3일간 또 서울로 떠납니다. 놀러가는건 아니고요.(사실 이제 돈없어서 놀러가는 것 끝입니다.) 수술 끝나고 병원에 입원해 계신 엄마 간병때문입니다. 올라가서 3일정도는 해줘야 동생네도 숨을 좀 쉴 것 같고, 둘째는 예린이 아빠와 낮에는 동생네에 맡기고, 예린이만 데리고 올라갑니다. 병원에서 자야 하는데 예린이가 잘 버텨줄지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뭐 할 수 없지요.

다음주 부터는 성실한 서재인이 되자 다짐하면서 돌아와서 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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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5 0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5-08-05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돌바람님 말씀 감사합니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이야 왜 없겠어요. 바로 친동생도 있느데요. 다만 예린이가 엄마옆에서 특히 밤에는 안떨어지려 하는게 문제지요. 정말 고마워요.

chika 2005-08-05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원생활 힘들텐데... 바람돌이님도 어머님도 건강하시길...
(근데 지난 주말...날씨가 안좋았던거 같은데...여행 즐거우셨나요? ;;)

비로그인 2005-08-05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어머님이 많이 아프신가 봅니다. 어머님 위로 잘 해 드리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뵙시다.

바람돌이 2005-08-08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해주신 님들 고맙습니다. 어제 일요일 밤에 돌아왔습니다. 아직 퇴원안하고 누워있는 엄마를 두고 오려니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다음주 초면 퇴원하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앗 그리고 치카님 날씨는 희안하게도 우리 놀 때는 비 안오고 집에 들어가면 비오고 해서 노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너무 재밌었어요. 제주도는 정말 좋아요. 이건 노는 사람의 입장에서 한 말이래요. ^^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 힘든 한주였다.

온라인 - 알만한 사람은 다아는 알라딘의 침울한 분위기... 요즘 내 생활의 즐거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알라딘인지라, 게다가 서재질에 재미붙이기 시작한지 몇달 안된지라 충격이 컸었다. 알라딘 들어와도 계속 우울하기만 하고, 페이퍼 쓰기도 리뷰 쓰기도 귀찮고.... 에잇! 털어버려야지! 내가 좋아하는 님들도 만두님처럼 돌아와주면 좋을텐데....

오프라인이라기 보다는 우리집구석 - 화요일. 엄마가 드디어 수술을 받으셨다. 쓸개를 떼어내고 간의 일부를 절제해내는 수술이라 꽤 큰 수술이었다. 4-5시간 걸린다는 수술이 7시간이 걸렸다. 엄마가 서울에서 수술을 받으시니 애들때문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마음만 졸였다. 동생네랑 늙으신 아버지한테 다 맡겨놓고.... 그래도 수술이 잘되었다니 일단 한시름 놓았다. (중간에 동생한테 전화를 걸었더니 수술이 아직도 안끝났대서 내가 남편한테 농담삼아 울엄마 뱃살 때문에 오래 걸리는 것 아냐하고 잠시 농담을 했는데 -울엄마 좀 많이 뚱뚱하다 - 오늘 알았다. 내 그 농담이 사실이였음을.... 의사가 지방땜시 무지 힘들었다고 했단다)

수요일, 여동생이 먼저 서울 엄마에게 갔다. 병간호가 목적인지라 그 집 돌 갓지난 둘째를 내게 맡기고... 여동생이 가면서 내가 미덥지 않은지 "고생해라"라는 말을 엄청했다. - 이녀석이 좀 힘들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난 이게 자식 맡기고 가는 엄마의 걱정이려니 했다.

근데 아니었다. 엄청 고생이었다. 이녀석 완전히 껌딱지였다. 저희 엄마가 없어지자 내가 엄마인줄 아는게다. 잠시도 떨어져 있으려 하지 않는다. 이게 눈에 안보이면 찾는게 아니고 진짜 껌딱지처럼 딱 붙어서 50cm를 못떨어지게 하는거다. 저랑 앉아있다가 일어서기만 해도 운다. 것도 난리가 난다. 심지어 화장실에서 응가를 할 때도 일단은 앉혀서 볼일을 보고 마지막 뒷처리만 아이 울음을 무시하고 한다. 청소니 설겆이니 하는 건 몽땅 업고 하고.... 엄마가 갑자기 없어져서 불안해서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란다. 집에서도 늘 그렇단다.(불쌍한 내동생) 그래도 이 녀석이 와 있는동안은 예린이와 해아가 어리광을 평소보다 훨씬 덜 부리고 저희들끼리 놀아준다. 너무 고맙다. 예린아 해아야 ~~

조금전에 동생이 서울에서 내려와서 이녀석을 데리고 갔다. 그리고 내일은 아니지 오늘은 6개월 전부터 계획해 왔던 제주도 여행이다. 오랫만에 10년지기가 훨 넘는 -아니 내 나이를 보니 20년이 다돼가는군... 내가 이렇게 나이를 먹었었나? -내 친구들과 너무 오래전부터 계획해온 여행이라 엄마가 그냥 포기하지 말고 가랜다. 미안해 엄마~~ 엄마는 아픈데 나는 놀러가고....

다녀와서는 또 바로 서울 엄마 병원에 가야 하니 한동안 이 서재는 빈집이 되겠네

그래도 이왕 가는거 잘 다녀올게요.  몸도 맘도 힘들었던 일주일도 안녕~~ 이제는 몸만 힘든 일주일이 남았군...그래도 아직 체력 하나는 버텨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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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람 2005-07-30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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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람 2005-07-30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딸래미가 암호로 안부를 전하네요. 왜 안 자는지. 이제 저도 졸리네용^^

바람돌이 2005-07-30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돌바람님 저 암호의 뜻이 바로 해석됩니다. 저에게 잘 다녀오고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살 퍽퍽 쪄서 오라는군요. ^^
근데 이 시간까지 돌바람님은 그렇다치고 따님은 왜 안잔대요. 잘 자야 키커는데... 제가 어렸을 때 야밤에 안자고 라디오 듣다가 키가 엄청 작다고 전해주세요. ^^

아영엄마 2005-07-30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어머님의 수술이 잘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쾌차하셔서 얼른 퇴원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나저나 떨어지지 않는 아이때문에 고생을 하셨군요. 우리집 둘째도 온리 이 엄마만 찾아댑니다. 다 큰 녀석이..쩝~

조선인 2005-07-30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술이 잘 끝났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좋은 여행 되시길.

로드무비 2005-07-30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 하루빨리 회복하시길 빌겠습니다.
얼마 전 생대구탕 끓여주셨다더니......(맞죠?)
바람돌이님, 모든 것을 잊고 즐겁게 지내고 오세요.^^

chika 2005-07-30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수술이 잘 끝났다니 회복이 빠르길 바래요..
근데.. 이제 바람돌이님과 저는 좀 더 가까운 하늘 아래 있게 되는 건가요? 이히히~^^

클리오 2005-07-30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정말 고생하셨군요.. 마음과 몸, 모두 평안해지시길...

세실 2005-07-30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아프시다니 마음이 무거우시겠어요~
어머니 말씀대로 제주도에서는 모든 것 잊어버리고 즐겁게 놀다 오셔요~~~

날개 2005-07-31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 빨리 쾌유하시길 빕니다..
글구, 제주도 여행 잘 다녀오세요~~!^^

2005-07-31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