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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 - 나는 원한다! 권력과 부 그리고 영원한 젊음을 ㅣ 우리를 지배하는 7가지 욕망의 심리학 5
필리스 A.티클 지음, 남경태 옮김 / 민음인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을 알게 된 건 이환님 블로그를 통해서이고, 이 책을 손에 넣은 건, 모블로거님이 책선물을 하시겠다고 하여 받게 되었다. 생각보다 얇은 책에 순간 흡!하며 놀랐고, 읽으면서 만만치 않은 내용에 두번 흡!흡! 놀랐다. 하긴, 이젠 책의 두께로 책을 판단할 시기는 지났지 않았나 싶으면서도, 그래도 마음 한켠으로는 얇은 책은 뭔가 손해를 본 듯한 느낌이 든다. 책의 두께로 책의 질이 결정되는 게 아니란 것 정도는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어쨌든, [탐욕]이라..일단, 내가 [탐욕]이라는 단어를 머리에 떠올리면, 항상 사람의 이미지로 나타난다. [탐욕]이라는 단어를 알기 전에 [탐욕스러운] 동화주인공들의 삽화를 먼저 보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탐욕]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는 모든 종교의 공통점으로 탐욕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다른 모든 죄의 모체이자 기반이며 뿌리이자 짝(p.21)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교훈적인 관점에서의 [탐욕]을 버리고 이미지로서의 [탐욕]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하긴 교훈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굳이 이런 책 읽지 않아도 수없이 들어 온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 [탐욕]은 <종교적인 죄악으로서의 탐욕>, <근대의 이성적인 탐욕>, <권력과 부를 향한 현대의 탐욕>이다.
이 책을 읽고 <탐욕>이 무엇인지 그것이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는 지에 대해 깨달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사실 나는, 이 책을 통해 <탐욕>이라는 것이 어떤 변화를 거치며 우리의 마음 속에 자리잡았는지를 피상적으로 알았을 뿐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의인화된 죄에서 도덕이론(인식론적,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도덕이론)으로 천천히 이행(p.51)되었고, 근대에 이르러서는 은근히 유혹적인 것들, 이를테면 자유방임주의, 사회계약, 국부, 자유무역, 산업주의 등을 표방하며 모습을 드러냈다(p.51)고 하였다. 현대에 와서는 권력과 부를 향한 탐욕으로 나타난다.
마호메트는 탐욕이란 마땅히 필요한 것 이상을 바라는 마음을 가리킨다(p.73)고 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 있지 않은가? “있는 사람이 더하다, 고기 맛도 먹어 본 사람이 안다”고 뭐든지 가진 자들이 가진 것에 대한 욕심이 더 커지나보다. 그래서 탐욕스러운 자는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 만족할 줄 모른다. 이것은 자기성취와 관련된 만족과는 달리 보아야할 것이다. 이에 저자는 적당한 자족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았다. 자족은 탐욕을 방지할 뿐 아니라 가난한 자를 도와 줄 여력도 남겨주기 때문이다. (p.76) 이는 현대인들도 새겨들어야 할 말이 아닐까? 국제정세를 보면 강대국에 의해 자족할 권리마저 빼앗기고 있는 나라를 많이 본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자족도 구성원이 자족할 마음이 있을 때에나 가능한 것이다. 권력과 부에 대한 집착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 현대에 이르러서는 자족이라는 말은 그저 공허하게만 들린다.
이 책은 읽기에 쉬운 책은 아니다. 그렇지만, [탐욕]이라는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여러 가지 종교/사회/문화 코드를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 어렵게 보고자 하면 어렵고 쉽게 보고자 하면 쉽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인간에게 [탐욕]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항상 함께 존재하고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