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가까워서

무엇보다 크게 보이는 달

그건 언제까지나일까


우주는 자꾸 팽창하고

달은 지구에서 멀어져

아득한 시간이 지나면

지구와 달은 아주 멀어질 거야


지구에서 달을 볼 날은 얼마나 남았을까


우주도 오랜 시간 동안 바뀌는데

세상에 바뀌지 않는 건 없겠어

사람 마음은 더 빨리 바뀌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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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시오랑을 읽는 오후
장석주 지음 / 현암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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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밀 시오랑이라는 이름을 언제 알았는지 모르겠다. 언젠가 우연히 알았겠지. 에밀 시오랑이라는 이름을 알았을 때 바로 관심을 갖지는 않았다. 지금도 잘 모른다. 앞으로는 알지. 조금 관심이 생기기는 했다. 태어난 걸 안 좋게 여겼다는 말이 있어서 말이다. 에밀 시오랑은 왜 그랬을까. 무엇 때문에. 누군가는 자신이 태어나서 다행이다 여기기도 하고 그런 순간을 맞이하기도 하는데, 난 그런 일이 한번도 없었다. 난 왜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괴롭게 사는가 하는 생각이 들뿐이다. 이걸 어릴 때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때도 나름대로 안 좋았는데. 그때 이런저런 책을 봤다면, 지금 내가 좀 나을까. 모르겠다. 지금도 그렇게 괜찮아지지 않는데, 어릴 때 책을 봤다고 지금과 다를 것 같지는 않다. 더 안 좋게 여길지도.


 사람이 태어나고 사는 게 쉬운 사람은 없겠지. 뭐든 괴로운 일이다. 사는 것도 괴롭고 이런 저런 걸 해야 한다는 것도 괴롭고.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주 안 좋아지겠지. 아주 조금만 내가 살 만큼만 하고 살려고 하는데, 그래선지 엉망이다. 둘레가. 에밀 시오랑 이야기하다 이쪽으로 흐르다니. 에밀 시오랑은 태어난 걸 안 좋게 여겼다 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고 오래 살았단다. 아주 오래는 아닐지 몰라도 평균 수명 정도 살지 않았을까 싶다. 힘들면 사는 것보다 죽는 게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일이 일어나면 난 왜 아직 살아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런 생각 안 좋을지 모르겠지만. 생각하고 마는 걸 어떡하나.


 이 책 제목이 《에밀 시오랑을 읽는 오후》지만, 이 책만 나오지 않는다. 책을 읽고 쓴 글은 아니고 글에 인용한 책 제목이 나온다. 그것도 글 하나에 한권이나 두권 정도. 그런 거 기억한 걸지, 어딘가에 정리해두고 글을 쓰다 적절한 때 인용한 걸지. 기억하는 것도 있고 정리해둔 것도 있겠지. 장석주는 시인이면서 다른 글도 많이 쓴다. 시집 안 나오나 했는데, 2024년에 새로운 시집이 나왔다. 장석주 시인 시집 한권인가 두권인가 봤던가. 난 장석주를 시인으로 만났구나. 시를 먼저 봤으니. 시간이 흐르고 다른 글도 쓴다는 걸 알았다. 책을 아주 많이 보고, 글을 쓴다고 한다. 소설 작법 같은 것도 쓰지 않았던가. 그걸 쓴 건 맞는데 난 읽어보지 않은 듯하다. 내가 본 건 다른 작가가 쓴 거다. 몇 해 전에는 글쓰기를 말하는 책을 봤다. 어쨌든 장석주는 책을 많이 본다. 가진 책도 많다고 들은 듯하다.


 시간이 흐르고 시인 박연준과 부부라는 것도 알았다. 난 처음 결혼한 건가 했는데, 장석주는 두번째였다. 이런 걸 쓰다니. 예전에 그거 알고 신기하다고 느껴서. 얼마전에 라디오 방송에 박연준 시인이 나온 걸 듣기도 해서. 이 책에서 ‘아내’라 하는 사람도 박연준이겠지. 책을 보면서 그런 걸 생각하다니. 어쩔 수 없나. 그런 것뿐 아니라 나와는 참 다르구나 했다. 사람이 다르니 다른 건 당연한데, 그런 걸 새삼 느끼다니. 난 여자 남자 그렇게 마음 쓰지 않는다. 하지만 책을 보면 여자와 남자는 조금 다르다는 게 느껴지기도 한다. 늘 그런 건 아니다. 남성은 그렇게 무서워하는 게 없다는 느낌 같은 걸 느낀다. 실제 남성은 밤길 무서워하지 않고, 무서워하는 사람도 없을 거다. 난 아니구나. 그게 좀 슬프기도 했다. 남자 여자 성이라는 걸 생각하지 않으려 했는데. 소설은 그런 게 덜할지도. 이거 조금 쓸데없는 생각인 것 같다.


 책을 좀 깊이 잘 보고 싶었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가 담기기는 했는데. 기억에 남는 건 고양이 이야기다. 장석주도 고양이를 좋아하는구나. 박연준도 고양이 이야기하는 거 들은 것 같기도 하다. 고양이를 죽이고 동물 학대를 하는 사람 이야기도 썼다. 귀여운 고양이를 죽이려 하는 사람도 있다니. 그런 사람은 고양이뿐 아니라 자신보다 힘 없는 사람한테 세게 보이려 할 거다. 왜 세상에 그런 사람이 늘어나는지. 지금 한국은 경쟁이 아주 심한 사회다. 경쟁이 안 좋은 건 아니지만,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려는 사람도 있겠지. 그런 경쟁보다는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데, 그래야 서로가 좋을 거 아닌가. 난 뭐든 잘 못해서 경쟁하는 거 좋아하지 않는다. 정말 경쟁 안 할까. 나도 모르게 조금 할지도 모르지.


 지구를 망치는 사람. 코로나 펜데믹. 몇 해 동안 일어난 일과 장석주가 젊었을 때 일어난 일도 조금 말한다. 책읽기도. 지금은 책보다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이 더 많겠지. 자신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이어서 다행이다 했다. 나도 그렇게 다르지 않구나. 하지만 그렇게 괜찮아지지는 않았다. 남한테 해를 끼치지 않으면 좀 낫겠지. 그런 생각으로 살아야겠다. 남뿐 아니라 이 세상에. 아니 사람은 살아가는 것만으로 지구에 해를 끼치는구나. 그건 어쩔 수 없다. 조금이라도 덜 해를 끼치려고 애쓰면 좀 낫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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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9 18: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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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1 23: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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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5-03-09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장석주 작가가 이런 책도 냈군요. 믿고 보는 작간데 근래에 잊고 있었네요. 참 부지런한 작가입니다. 함 봐야겠습니다. 잘 지내죠?^^

희선 2025-03-11 23:41   좋아요 1 | URL
가끔 새로 나온 책이 보이기도 하는데, 한동안 잘 안 보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못 본 건지도 모르겠네요 이것도 2023년에 나왔네요 그동안에 다른 책 여러 권 나왔을 것 같아요 언젠가 기회 되시면 보시기 좋겠네요

어느새 봄이네요 지난주엔 추웠는데 이번주엔 따듯합니다 stella.K 님 즐겁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2025-03-10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3-11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3-11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3-11 23: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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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1 2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3-12 0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멈추지 않는 마음

──글





널 생각하면 내 마음은

언제나 움직여

몸도 움직이던가


널 나타내고 싶은데

잘 안 돼

아니 널 쓰는 건가


네가 있어서

난 숨을 쉬어

고마워


숨이 끊어질 때까지

너와 함께 하고 싶어





*날마다 쓰기는 하지만, 별로고 쌓이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늘 뭘 쓰지 한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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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가 뭐냐구요. 뭐는 선물입니다. 누군가한테 축하할 일이 생기면 뭘 주면 좋을까 해서. 축하할 일에 따라서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다른 날은 잘 몰라서 태어난 날만 축하합니다. 그날이 가장 좋은 날이기는 하죠. 어릴 때는 그날 무엇을 받을까 기대해도 나이를 먹고 시간이 흐르면 태어난 날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기도 하네요. 그날은 잊어버리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누군가 자신이 태어난 날을 기억해주면 기쁘기는 하겠습니다. 어릴 때는 그런 것도 쉽게 물어봤는데, 이젠 물어보기 쉽지 않아요. 아니 친하게 지내다 보면 물어볼지도 모르고, 어쩌다 시간이 흐르고 물어볼 때를 놓치기도 하겠습니다. 시간이 흐른 다음엔 물어보기 멋쩍지요. 우연히 알게 되기도 하는데, 그때는 정확한 날짜는 모르고 그저 달만 기억합니다. 기억한다고 다음해에 축하한 적 있던가. 잊어버려서 못했을지도.


 자신이 태어난 날 기쁠까요. 자신이 태어난 날은 자신보다 다른 사람이 기뻐하는 날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처음엔 부모가 자라면서는 친구나 아는 사람이. 그저 아는 사람은 기뻐하지 않을지도. 세상에는 아이가 태어난 걸 기뻐하지 않는 부모도 있군요. 부모는 그랬다 해도 누군가를 만나면 그 사람은 기뻐할 겁니다.


 친구는 많지 않습니다. 어릴 때 친구는 이제 없군요. 언제는 있었던 것처럼 말했군요. 어릴 때 있었지요. 학교 친구도 그때만 있었어요. 저는 태어난 날 친구 불러서 놀아본 적 없어요. 그런 거 못했다 해도 괜찮습니다. 제 친구에서 자신이 태어난 날 자기 집에 부른 아이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아주 없었던 건 아닌데 저는 가 본 적 없는 듯합니다. 이런 거 생각하니 조금 슬프네요. 그렇게 슬퍼할 일은 아닌가요. 친한 친구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사람한테 선물하기에 좋은 건 뭘까요. 저는 거의 책을 보내줬어요. 어릴 때는 책이 아니었던 것 같기도. 그때는 뭘 줬던가. 책을 보게 되고는 태어난 날엔 책을 선물했어요. 태어난 날 아닐 때도 책을 보내주기도 하는데. 어느 날 책은 자리를 많이 차지하니 잠깐 먹을 게 낫지 않을까 하고 그렇게 한 적도 있군요. 과자. 시간이 조금 지나고는 과자 괜찮을까, 건강에 안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괜한 걱정일지도 모르겠네요.


 어떤 것이든 받으면 기쁠까요. 그러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담긴 거면. 이렇게 말하고 말았군요. 뭐든 마음을 담아 주기. 그게 좋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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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5-03-05 0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선물은 책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수도 있으니 ㅋ 텀블러도 좋은거 같아요~!!

희선 2025-03-09 17:35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이 텀블러를 좋아하시는가 봅니다 책도 좋아하시죠 새파랑 님이 읽고 싶은 책을 받으면 좋아하실 것 같네요


희선

모나리자 2025-03-06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책 선물을 좋아하겠지요. 물어보고 선물하는 것도 좋겠네요.
나이가 들어가면 친구는 예전보다 적어지는 게 정상적이라고 하더군요.

3월에도 좋은 날 보내세요. 희선님.^^

희선 2025-03-09 17:37   좋아요 0 | URL
책을 좋아하면 책 좋아하겠지요 물어보면 좋을 텐데, 묻기가 어려운... 마음 편하게 물어보면 괜찮을 텐데, 쉽지 않은 거네요 편하게 읽을 만한 걸로...

삼월도 하루하루 잘 갑니다 곧 삼월 삼분의 일이 가겠습니다 모나리자 님 좋은 봄날 자주 만나시기 바랍니다 밖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오늘 날씨가 좋아서 이런 말을 했네요


희선
 




아침 해는 얼굴 씻었을까

얼굴을 씻다 불이 꺼지지는 않겠지


아침 해는

아침을 맞는 사람을

따스한 빛으로 바라 봐


아침 해는

점심을 지나

저녁 해가 돼


저녁 해는

하루 일을 끝낸 사람이

집으로 돌아가는 걸 지켜 봐


사람들 얼굴은

저녁 해에 물들어

편안해 보여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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