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의 랜덤 워크 - 영화와 음악으로 쓴 이 남자의 솔직 유쾌한 다이어리
김태훈 지음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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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뜩이나 난장판인 방은 다이빙 장비,암벽 장비,스키 장비까지 한 자리를 차지해 카오스 이론의 현장 실습실 같은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음악평론가 영화평론가 연애상담사 라디오DJ 로 그가 끼지 않는 자리는 없는듯 하다. 자신의 방을 표현한 말처럼 걷고 싶은 곳이 있음 바로 접수해 그곳으로 방향을 틀고 행동에 들어가는 그는 그야말로 행동파이며 술과 담배를 오랫동안 함께 한 어머니의 말처럼 ’우리집 늙은 공수부대’ 정도라고 할까. 그를 무어라 단정하기엔 어렵지만 털털한듯 한면서도 어디서건 자신의 의견과 지식이 거침없이 나와 빛을 발하는 것을 보면 결코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남자임이 분명하다.

그의 삶은 디지털보다는 달달한 커피를 시켜 놓고 메모지에 청하는 음악 한 곡 시킬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다방디제이’ 를 한다면 정말 적합하게 잘 어울릴듯하다. 영화와 음악 어느면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천호동 재개봉 영화관에서 갈고 닦은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을것 같다. 그와 같은 시대를 살아서 더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많았을까 읽는 동안 내내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다가 어느 순간엔 크게 한방 웃어주는 센스까지 발휘하며 혼자서 읽다보니  그의 삶속으로 나도 모르게 슬쩍 깊게 파고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재개봉관을 여고때와 여고를 졸업하고 바로 한참동안 친구들과 드나들며 영화를 신나게 보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 영화관에서는 중간에 필름이 끊어졌는지 영화가 갑자기 안나오는 경우도 발생을 하고 한참 잘 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찍찍’ 하며 쥐한마리 실감나게 나타나셔서 영화관을 발칵 뒤집어 주는 센스까지 발휘해주시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그런 시대를 거친 독자라면 그의 삶을 어느정도 이해를 하며 미소를 머금고 읽을 수 있다.

추위를 싫어하는 그가 ’스키’ 를 배우는 장면에서는 또 한번 웃음이 나왔다. 나 또한 추위를 싫어하는데 탄생은 ’겨울아이’ 이다. 어린시절엔 겨울에 밖에서 오빠들과 어울려 노느라 집에 들어올 생각을 못하고 살았다. 그런시절 날 지탱해주는 것은 흑백으로 보는 ’주말의 명화’ 였는데 그가 풀어내는 구수한 얘기 속의 명화도 그런 향수를 자아내어 더 실감이 나고 좋았다. 영화와 음악사이에서 ’팝칼럼니스트’ 이지만 요즘은 어느 한부분 구분 짖지 않고 ’엔터테이먼트’ 처럼 모든 부분에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 그도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에서는 자신의 목소리가 컸지만 좀더 들어나지 않고 있다가 주목을 받고 있는 듯 하다.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서 1960년대의 유럽은 우리 세대의 첫사랑 같은 존재였다.’ 내가 살아온 시절은 영화는 보는 것으로 음악은 듣는 것으로 존재를 했는데 어느순간 음악도 보는 것으로 존재를 해버렸다. 오디오에서 비디오시대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첫사랑과 같은 ’영화와 음악에 대한 향수’ 는 지금의 것보다 예전의 것에 더 진하게 남아 있는 듯 하다. 그 많은 향수를 간직하고 기억하고 있는 남자여서일까 그의 이야기가 구수하고 내 추억을 더듬는것 같아 솔직한 이야기에 빠져 잠시 추억을 더듬어 보기도 했다.

’문화의 향유란 마약 중독과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한 자극을 원하기 때문이다.’ 영화나 음악 그리고 책은 정말 마약이나 다름없다. 빠져들면 들수록 점점 깊은 늪처럼 헤어나올수가 없고 더 강한 것을 원한다. 그래서인지 액션 영화를 보면 다른 무언가로 포장이 되어 나와도 감동은 잠깐이고 ’좀 약한데...’ 하는 소리를 하게 된다. 점점 강한 것에 길들여진 관객은 감성을 자극하는 코드엔 무감각 하기도 하다. 나 또한 그런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고 내 옆에서도 그런 소리를 듣기 때문에 가끔은 영화를 보러 갈때 혼자 가는 것은 어떤지 하고 가기도 한다. 누군가 함께 가다보면 그사람의 감정을 이입받은 것처럼 내겐 여운이 남는데 무반응의 옆사람 감정을 따라가는 경우, 영화는 재밌어 재미없어로 음악은 괜찮아 별로야로 판가름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예전의 영화나 음악은 ’추억’ 이 함께 했지만 지금의 그런 경우가 덜 해서일까 감동이 덜 한 경우가 많다. 유행, 한번 흐르고 나면 그만 인 것처럼 어느순간이 다시 되돌아 올것을 알지만 아나로그로 오랫동안 길들여진 입맛이 디지털에는 약한 것인지도 모른다. ’ 친구를 잃어간다는 것은 자신을 잃어가는 것이다. 함께 했던 시간을, 그 시간의 증인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을 잃어가는 것이다.’

’형, 기억 용량에 문제가 생겼나 봐. 잊어버리는 건 100만 개인데 머릿속에 남는 건 두세 개도 안돼.... 그건 기억력의 문제가 아니야. 네가 호기심을 잃어벼렸다는 것에 문제가 있는 거지. 늙은 꼰대들은 더 이상 세상에 대해서 신기할 것이 없거든. 그러니 무엇을 듣고 보건 간에 머릿속에 오래 남아 있지가 않는 거야.’ 그런면에서 보면 그는 혜택을 두둑히 받은 사람같다. 그가 용량은 어떨지 모르지만 기억량은 남들보다 몇 배는 더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면에서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의 기억장치에 아직 그의 반쪽이 들어오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쉬운 일이지만 그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처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로 뛰어가는 아직은 행복한 사람인듯 하다. 

영화나 음악을 장르로 구분하기 보다는 ’ 영화나 음악은 행복하고 재밌으면 되는 것이다.인생도 마찬가지다... 아 행복했었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으면 괜찮은 것처럼 말이다.’ 라는 말이 와 닿는다. 솔직하면서도 담백하게 자신의 삶을 풀어 나간 그남자의 ’랜덤워크’ , 앞으로도 그의 길은 어디든 열려 있는 것 같다. 그가 담고 있는 이야기중에 우리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이제부터인듯 하다. 얼마나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모르지만 구수하고 털털한듯 하면서도 날카롭게 파헤치는 그의 이야기가 좋다. 사람냄새 풍겨나는 그의 앞으로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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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의 책
조앤 데이비스 지음, 김수경 옮김 / 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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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매일 아침, 잠에서 개거든 뜨는 해를 향해 맹세하게. 변함없이 깃털처럼 가벼운 심장을 지니겠다고 말일세. 또 저녁 무렵이 되어서도 지는 해를 보며 다시 한 번 약속하게나. 역시 깃털처럼 가벼운 심장으로 세상을 살겠다고.'  아침처럼 저녁에도 깃털처럼 가벼운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어떤 마음으로 아니 어떤 말과 행동으로 살아야 어느 한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는 평등하면서 가벼운 하루를 사는 것일까? 책은 그런 물음표를 던져주면서 시작을 한다.

양치기 조슈아, 그는 아버지가 태어난 양중에서 제일 못난 양을 죽이려 하는 것을 강하게 밀어부쳐 자신이 엄마의 양젖을 받아다가 먹여가며 다른 양들과 똑같이 못난 양을 키워내고 그런 양을 장에 팔려는 아버지를 막고는 그 양과 함께 양치기가 되어 자신이 아직 보지 못하는 '깨달음' 을 얻기 위하여 여행중이다.그런 가운데 아버지에게 이른 아침 싱싱한 과일을 진열하지 않아 매를 맞는 소년을 구해주고 싶었지만 다가가지 못하고 구경만 하다가 쓰러져 있는 소년을 일으켜 세우고 아버지에게 쫒겨난 소년과 그 소년을 돌보는 하녀인 엘리자벳을 만나게 되면서 그들은 함께 '깨달음' 을 찾아 함께 여행을 하게 된다.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사람인 조슈아와 진실을 말하는 사람인 엘리자벳, 그리고 아버지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양치기 조슈아와 그를 동생으로 돌봐줄 엘리자벳을 얻은 행운아인 소년 데이빗은 언제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모험의 길을 떠나게 된다. 엘리자벳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준 지도와 말씀을 바탕으로 길을 떠나며 가는 길에 그들이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그들은 깨달음을 얻는다. 여행중에 이야기꾼을 만나 ' 이야기를 할 때면 누구든 선택을 하게 되지요. 어떤 이는 자기 이야기에 절망이라는 외투를 덮어쒸우지만, 그와 반대로 희망의 옷을 덧입히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누군가 포도주가 벌써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할 때에도,다른 누군가는 술병이 아직 반이나 채워져 있다고 하는 것이지요.' 그의 이야기에서 긍정의 희망을 읽는 그들은 이야기꾼과 함께 자신들의 과거를 되돌아 보며 이야기를 한가지씩 해가나며 자신속에 숨은 자신을 발견해 나간다. ' 새 길을 찾기 위해선 내 안의 힘을 먼저 찾아내야 한다는 걸.... 세상을 향해 쏟아낸 내 안의 힘이 나를 구할 테니까요.

여행중에 그들은 약재상을 만나 좋은 약과 함께 마음에 약이 되는 말을 얻게 된다. ' 모르는게 당연하지. 하지만 네겐 아직 열린 마음이 있단다. 세상 모든 가능성에 도전하려는 순수함을 지니고 있지. 불가능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어른들의 부정적이 습관이, 아직 네 기대와 꿈을 시들게 하진 못했다는 말이란다.' 계속 여행을 하던 그들은 눈 먼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그는 눈이 멀었지만 대신에 귀가 열려 있어 잃어버렸던 양도 찾아내고 양이 어디가 아픈지도 알게 해준다. '누구든 자신의 길이 따로 있는 법일세... 남의 길을 가려는 사람의 발은 오직 고단하고 짓무를 뿐이라네. 그리고 어딘가에 다다르더라도 길 잃은 느낌을 떨쳐낼 수 없겠지. 자네들의 운명이 향하는 곳과는 다른 곳으로 자네들은 이끌어갈 걸세.부디 그 길을 잃지 말게나.' 눈 먼 할아버지는 동굴에 어떻게 들어가는지 하는 방법과 함께 좋은 말씀을 전해준다. ' 잊지 말아라. 세상의 그 어떤 선함도 겉만 보고 믿어선 안되는 법이란다. 양의 가죽을 쓰고 오는 자가 있기 마련이니까. 속임수로 사람을 쓰러뜨리는 자들 말이다...... 네 직감이 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또 입가로만 웃는 억지웃음들을 경계햐야 한단다.'

눈 먼 노인의 말처럼 입가로만 웃는억지웃음의 소유자를 조슈아와 엘리자벳이 물을 찾으러 떠나고 데이빗이 만났지만 그는 가시가 발에 박혔던 순간을 기억하고는 위기에서 현명하게 벗어난다. '오늘 비록 저 구름이 우리가 걷는 이 길을 온통 진흙탕으로 만들어 버린다 해도, 생명의 기운을 간직한 빗물은 이제 이곳에 곡식을 자라게 할 거란다. 더 좋은 때를 바라보며 가끔은 그리 반갑지 않은 일도 받아 들여야 하는 거야.' 라는 엘리자벳의 말을 새겨 들었던 데이빗은 자신을 해하려던 양의 탈을 쓴 늑대와 같은 사람을 물리치기도 한다. 여행중에 그는 소년에서 당당한 한사람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 먹구름이 뒤덮일 때마다 신은 빗방울을 선물한다는 걸 이지 말라고, 또 괴로움을 당하는 건 벌이 아니라 우릴 지혜롭게 하는 가르침이라고,사실 그땐, 그런 말도 가시만큼이나 아팠어요. 벌겋게 부어오른 발을 보고 어떻게 감사할 수 있었겠어요? 그런데 오늘애야 알았어요. 그 가시 하나 덕분에 오늘 난 먼지를 일으킬 꾀를 냈고, 동물들을 정신없이 흩어지게 한 덕에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걸 말이에요.' 

세상을 살다보면 불가능한 일들도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사람을 속일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몰래 늑대속에 숨어 양의 탈을 쓰고 양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았다. '새로운 세상을 향한 힘' 을 얻기 위하여 동굴로 가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그 동굴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들은 없었다. 그만큼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동굴에서 그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여곡절 끝에 다다른 동굴, 서로의 힘을 합하여 그 동굴 탐험에 성공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수도승들이 남긴 항아리의 양피지의 말씀을 보게 된다.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나는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상처가 깊은 곳에 용서를 가져 오는 한 사람이 되기 원합니다. 믿음이 시든 곳에 그 씨앗을 절망이 무성한 땅에 희망을 심는 한 사람이 되기 원합니다. 슬픔을 기쁨으로 어두움을 빛으로 밝히는 한 사람이 되게 해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할 때 용서받으며 자기를 던져서야 진정한 삶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힘입니다.' 비로소 양피지를 보고 깨닫는 조슈아는 엘리자벳과 결혼을 하고 그녀의 할아버지가 살았던 집에 가서 살기로 하며 그들이 여행중에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며 집으로 향한다.

'어떤 일들은 일어나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변화란 한 움큼씩 다가올 뿐이라네. 하지만 결국은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되네. 또 하나가 모여 여럿이 된다는 것을. 결국은 맨 마지막 한 알의 모래가 저울을 움직이는 힘이 되지 않는가.... 누구라도 한 알의 모래가 될 수 있어.. 세상을 바꿔 놓을 특별한 한 사람을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누구든 자기에게 맡겨진 몫이 있었다. 그 몫을 다할 때마다 하나의 작은 기적이 일어났고,가장 큰 기적은 작은 기적들 뒤에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가 세상을 바꾸는 모레알들이기에 누구든 맞은편 접시의 돌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오직 내 안의 힘을 믿기만 한다면.'  그랬다. 세상을 바꾸거나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모든 개인의 자신안에 있었다. 누구든 한 알의 모래가 되어 저울의 기울기를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들이 여행을 하면서 겪은 일이나 자신들이 지금까지 걸어 온 길 속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힘' 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누구든 힘 없는 양을 인도할 양치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첫 페이지부터 눈과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멋진 사진들과 함께 짧은 이야기는 다른 어떤 책보다 값진 말들이 가득 들어 있다. 조슈아와 함께 양치기가 되어 여행을 다녀온 것처럼 읽고 나니 기분이 좋다.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책이기도 하고 '깃털처럼 가벼운 심장' 을 갖기 위하여 용서와 이해 그리고 사랑을 늘 가까이 하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책띠지에서의 파울로 코엘료의 말처럼 '이 책은 모두의 심장을 어루만져줄 강력한 우화이다.' 라는 말이 정말 맞는 느낌이다. 무언가 가벼운 깃털이 내 마음을 어루만지고 지나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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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의 골프>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천국에서의 골프 - 세상을 바꾼 위대한 천재 18명의 인생 수업
밥 미첼 지음, 김성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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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애써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이지. 지레 포기해버린 사람들이거나. 사람은 누구나 잠재력을 가지고 있네. 그것도 대단한 잠재력이지. 하지만 평소에는 그걸 모르지. 알고 있더라도 목숨을 걸고 싸우려고 하지 않아. 반면 자네는 끈질기게 싸웠네.'  죽음의 문턱에서 누군가 다시 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그것이 하느님이고 그것도 천재들과의 골프 내기라면 어떨까? 과연 최선을 다하여 경기에서 이길 수 있을까? 그 경기후 덤으로 자신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은 재미있는 상상에서 비롯된 듯 하다. 발상이 재밌는 소설이다. 쉰 살의 하버드대 교수인 엘리엇은 어느날 갑자기 도서관에서 쓰러지고 만다. 심장마비가 온 것이다. 죽음의 문턱에서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마지막 숨을 잡고 있는데 갑자기 하느님이 나타나 그의 목숨을 담보로 내기 골프를 하자고 엉뚱한 제안을 한다. 받아 들여야 할까? 골프 18홀 동안 이미 천국에 간 천재들 18인이 나온다. 엘리엇도 어쩌면 지금 순간에는 천국에 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그들과 동등한 위치이지만 레오나르도,존 레논,잔다르크,마돈다,벤 호건,소크라테스,베토벤,베이브 루스 등등 우리가 익히 천재들이라고 알고 있는 그들을 평범한 엘리엇이 이길 수 있을까.

소설을 읽기전에 작가의 소개를 읽어보니 그는 다양한 방면에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물론 스포츠 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기에 이런 소설이 탄생하지 않았나싶다. 내기 골프, '인생은 골프와 같고 골프는 인생과 같다' 라는데 하느님과의 내기 골프에서 엘리엇이 자신의 심장을 다시 살릴 수 있을까.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데서 온 두려움.' 그는 자신에게 닥친 심장마비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자신이 죽게 된다면 뒤에 남겨지는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을 생각하면,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골프 내기를 하는 동안 두려움에 떨었다. 누구나 자신에게 어려움이 닥치면 '왜 내게 이런일이...' 하게 된다. 그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였을까 내기 골프를 하는 동안 자만심에 지기도 하고 두려움에 떨었지만 이기기도 하는 이변이 일어나기도 하는 일들이 일어나지만 그는 매 홀마다 최선을 다하며 노력을 한다. 처음에 가졌던 두려움도 서서히 없어지면서 자신감을 찾지만 모든 경기를 마쳤을때는 결과는 지고 말았다. 하지만 매 홀마다 그는 '인생' 이란 것을 무엇이다라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을 알게 된다. '승패가 중요한게 아니야 과정이 중요한 거란다.' 라는 말처럼 천재들 또한 자신을 이기지 못하여 목숨을 달리한 사람들도 있고 모두가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한다. '결코 상대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결코 생각을 지나치게 하지 말라.집중하라. 플레이에서 즐거움을 찾아라. 자신의 경기에 집중하고, 상대에게 신경 쓰지 말아라.' '생각하는 것과 생각하지 않는 것,고통받는 것과 즐기는 것, 통제하고 방임하는 것, 놀라고 실망하는 것, 실패하고 성공하는 것, 이러한 모순들을 살펴보면 골프가 우리 인간들에게 가장 완벽한 게임이라는 걸 알 수 있네. 인간이란 허점이 있으며 오류를 범하기 쉽지만 늘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존재이니까 말일세. 그래서 완벽한 존재인 하느님은 절대 골프를 치지 않고 구경만 하시는 거네. ' '자네가 믿을 거라곤 자네 자신과 자네의 중심뿐이네., 그 중심ㅇ르 안다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네.' 

'이럴수가! 마음이었어! 이 샷,이 골프 경기,삶의 의미는 결국 마음으로 귀결되는 거야! 마음이었어!' 그는 골프 내기에서 졌지만 '노력했다는 거 내가 다 알고 있네. 그래서 자네에게 멀리건을 준거야. 좋아,엘리엇, 목숨을 돌려주겠네...... 사람은 누구나 잠재력을 가지고 있네.그것도 대단한 잠재력이지. 하지만 평소에는 그걸 모르지. 알고 있더라도 목숨을 걸고 싸우려고 하지 않아. 반면 자네는 끈질기게 싸웠네.' 하느님과의 내기 골프에서 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끈질기게 18홀까지 노력을 한 엘리엇은 자신의 목숨을 돌려 받는다. 수술이 잘 되어 병상의 모습으로 자신을 찾은 그에게 앞으로 인생은 '희망' 일 것이다. 지금과는 무언가 다른 인생이 펼쳐질 것이다. 

한번 큰 사고나 큰 일을 당하고 나면 그 전과는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앞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은 감사이고 희망이고 덤이라는 것을 알고 좀더 노력하며 살게 된다. 엘리엇 그가 인생의 반을 앞만 보며 달려왔다면 이젠 즐기고 느끼고 가족과 함께 하면서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 것이라 생각을 해 본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듯이,지금 내겐 시간이 없어라며 늘 미루기만 한 일들을 일부러 시간을 만들며 여유를 찾게 되지 않을까 한다. 골프에서 인생을 배운 엘리엇, 무릇 골프에서 뿐만 인생을 배우겠는가 모든 것에 스승이 있듯이 그가 '인생,삶' 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것이 큰 의미일 듯 하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바꾸는 것도 자신이고 자신의 삶을 만드는 것도 자신이며 모든것은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기도 하다는 것을 좀더 깊게 느끼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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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 - 매 순간 그대의 삶 위에 축복의 꽃비가 되어줄 인연 이야기
능행 지음 / 휴(休)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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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이 모여 하루가 되고, 하루가 모여 한 달이 되며, 한달이 모여 일 년이 됩니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살다보면, 하루가 일 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죽음과 만나는 순간 그 순간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사는 게 기적이 아닐까 싶은데......' 아버지가 암판정을 받으신후 자꾸만 그 병을 앓았던 사람들이나 그 가족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인지... 아픔이 비단 나 혼자의 이야기가 아니고 이제는 누구나 아픔이 될 수 있고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에게 닥칠지 모르는 그 병과 죽음에 좀더 달관해지고 싶어서였을까, 아님 능행스님의 자비를 얻고 싶었음일까 제목을 보는 순간 꼭 읽어봐야 겠다는 마음에 서둘러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죽음을 옆에서 지켜 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마지막을 함께 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자비와 인내력 정말 말로 다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일터, 죽음에 가까이 다다른 말기암환자들을 보살피는 호스피스 역할을 하는 능행스님은 이땅에 내려온 부처님 같은 분 같다. 가족이 없는 환자에게는 가족이 되어 주고 남편이 없는 여인에게는 남편이 되어 주기도 하고 자식을 기다리는 분들에게는 자식과 같은 힘을 옆에서 모두 쏟아내면서 자신까지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오신 정말 살아 있는 자비를 베풀고 계신 분으로 존경 스럽다.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죽을 때 고통스러울까봐 너무 두렵고, 하루하루 죽어가는 순간들과 대면하는 일이 너무나 싫어요.' 나도 그랬다. 아버지가 암이라는 큰 병이라고 판정이 나고 그것도 고통이 제일 크다는 폐암이라는 소리를 듣고는 왜 내게 이런 일이, 그러면서 아버지의 마지막이 너무 고통스러울까봐 늘 걱정이다. 자식이지만 옆에서 내가 나눌 수 있는 고통이란 것은 먼지만큼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늘 걱정이고 전화벨 소리에도 '혹시' 하는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병을 모를때는 한참만에 보면 그저 연세 때문에 늙고 외소해지셨다고 생각을 하던것이 이젠 병이라는 '친구' 때문에 아버지의 육신에 종양에 의해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것이 눈에 보일정도로 들어남에 이젠 아버지의 얼굴을 마주함이 고통이다. 자식에게도 나누지 못하는 고통을 혼자서 얼마나 감내하고 계신지...

그 죽음앞에서 인간의 욕심은 끝이 나지 않는 것을 가끔 마주함이 못내 안타깝기도 했다. 자신들의 가족이며 피를 나눈 형제의 죽음앞에서 한 인간의 삶보다 혹은 죽음보다 돈이 더 귀하게 대접을 받는 것이 정말 어떻게 말해야 할지. 죽음앞에서 의연하고 처연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에겐 죽음이 결코 오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던 사람들도 스님의 자비와 말씀으로 아이처럼 말갛게 변하고 좀더 순수하고 편안해 지면서 죽음을 받아 들이고 가시는 장면들이 정말 가슴을 아리게 했다. 얼마나 순간순간 혼자서 눈물을 남모르게 훔쳤는지 모른다.

아버지의 병을 알고 부터는 이런 책을 읽고 싶지 않았다. 다른 책인 <울지마,죽지마,사랑할거야> 도 구매를 해 놓고 실은 너무 슬플까봐 읽지를 못했다. 그런대 언제부터일까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읽기 시작한것이 노희경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이었던 것 같다. 비단 나 혼자만의 슬픔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그런 류의 책을 읽으며 나 스스로 단단해지기 위하여 연습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살만하니까 무슨 일을 당한다고 한마디씩 한다. ' 이렇게 갈 것을 왜 그리 복작거리면서 살았는지...... 사는 것 별거 아니네. 별거 아니야. 이게 인생이라는 건가요? 말도 안 돼요. 말도 안돼.... 허탈한 건지.허망한 건가?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네.' 먼저 간 그들이 전해주는 것은 나중이 아닌 현재를 정말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에 하지.좀더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하고 늘 뒤로 미루기만 하다 보면 그 '나중' 은 언제 온다는 것일까? 말기암 환자들은 그 마지막에 서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현재가 중요함을 강조해 주고 있다. 그들이 마지막에 숙제처럼 한 '용서와 이해 그리고 사랑' 은 더 늦기전에 현재에 물 흐를때 빨리 해야만 후회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용서는 아름다운 선물이다.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할 수 있을 때, 그것이 진정한 용기가 아닐까.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이렇게 살아온, 이렇게 죽어가는, 그 많은 사연과 인연들을 두고 맥없이 죽어갈 수밖에 없는 자기 자신을 온전히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
'맞다. 이생은 아깝다. 한데, 이 아까운 삶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현상에만 집착하느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른 채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있지는 않은지. 어디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 허상만 좇고 있는 건 아닌지..'

'오늘' 을 맞지 못하고 어제 죽어간 이들이 전해주는 후회하지 않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하여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또 그런 이들을 위해 곁에서 동행의 길을 함께 걸어주고 있는 능행스님, <이 순간> 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주신 스님과 영혼들에게 감사한다. 그 사람이 한 생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제일 잘 알 수 있는 자리는 마지막 가는 자리라고 했는데 마지막에 미련을 남기지 않기 위하여, 아니 오늘 하루하루의 삶이 좀더 축복이고 행복이라는 것을,감사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이 순간> 은 삶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는 책이다. '모든 일에 감사하고 기뻐하며 살자!' 라는 스님의 말처럼 나의 하루, 오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소중하게 보내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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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김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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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는 세자였다. 구왕이 그걸 알았고, 세자가 그걸 모르지 않았다. 청의 살을 맞고 지금 볼모로 끌려가고 있으나, 세자는 이미 죽은 노루가 아니라 앞으로 죽어가야 할 노루였다.' 반정에 성공하여 왕위에 오른 인조, 친명 사대주위를 표명하며 정국의 안정을 도모하려 했으나 이괄의 난,청의 침입 등으로 혼란을 겪게 되는 불운의 왕,굴욕의 왕이기도 하다. 그런 그에게 맏이 '소현세자' 는 자진해서 심양으로 볼모로 가 9년여 세월을 세자이면서 외교관의 역할을 톡톡이 하지만 그런 그가 너무 뛰어났던 것일까 왕인 아버지의 눈에 나 그만 자신의 목숨을 앞당기고 말았다.

청의 침입으로 엄청난 혼란을 겪고 청과 군신관계를 맺는 삼전도의 치욕을 당한 인조, 그런 왕에게 심양에가 친청의 외세에 물든 맏아들은 더이상 왕의를 물려줄 세자가 아니었던가.굴욕의 시간을 참아내고 환국을 하였지만 자신의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한 불운의 세자 '소현' 자신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그의 아내며 아이들까지 모두 할아버지인 인조의 손에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 정말 안타깝기도 하고 세상엔 두마리의 호랑이를 용납하지 않다는 것을,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는 자식도 그 무엇도 용납하지 않던 그 시대가 씁쓸하기도 하다.

'말들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소설의 처음인 이 한문장이 '소현' 을 대변하는 듯 하다. 일국이 세자이지만 볼모로 잡혀가 그곳에서도 이곳저곳 눈치를 봐야 하는 그이며 자신의 아버지인 조선에서조차 자신의 위치가 위협적이라 자신의 진실을 소리내지도 못하고 눈물조차 제대로 흘리지 못한 불쌍하고 가련한 세자 소현. '멀리 떠나 있는 아들을 생각할 때 내가 몸이 아팠다. 베어내지 못하는 살이 붙어 있는 자리에서 아팠다. 내가 너를 생각하면 몸이 더욱 아팠다. 불로 지진 침을 맞아도 그 아픔이 가시지 않았다. .. 임금이 몸을 돌려 누웠다. 여윈 몸이 등뼈가 세자를 향해 드러났다. ' 울거라 네 몸이 울음이 가득할 것이다.' 꿈속에서 겨우 아비의 진심을 읽어내지만 그의 가슴은 늘 텅빈것처럼 외롭다. 

그가 있는 자리는 아비의 나라에서도 그렇지만 심양에서도 '혼란' 이다. 그곳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하여,살아가기 위하여 늘 자신을 들어내지 않고 중립을 지키며 하루하루 고된 나날을 살아낸 그 세월은 그에겐 외로움이고 고독이다. 친청을 택한 것 또한 살아가기 위한 한방편이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 쇄국정책을 하던 조선에겐 어쩌면 그는 너무 앞질러 갔는지도 모른다. 그의 삶처럼 비루한 자들의 삶이 얼켜든다. 조선의 양반가 딸이지만 적국의 첩이 된 흔과 그녀가 데리고 간 신기를 지닌 몸종 막금과 그런 그녀를 가지지도 못하고 죽이지도 못하고 그녀의 최후를 지켜준 만상등이 얼키어 소현의 적국에서의 이년여 삶이 얼마나 질곡의 삶이었는지 작가는 자신의 실들을 가지고 한필의 꼼꼼한 옷감을 자아낸다. 

뭔가 대단한 것보다는 작가는 '소현의 역사' 를,잊혀지고 묻혀버린 인간 소현을 그려내고 있지 않나 싶다. 그의 고독과 외로움,아비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자신이 이겨낸 질곡의 삶마져 묻혀 버린 '눈물 겨운 역사의 편린' 을 찾아내어 그를 달래는 진혼곡을 쓰듯 잠자던 그를 깨어 놓았다. ' 세자의 관소에 사는 것도 어느새 8년이었다. 관소로 가는 길, 적의 성도의 곳곳이 오래 떨어져 있던 조선의 경도보다 오히려 낯익었다. 낯익은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세자의 눈빛이 깊었다.' 문장 하나에도 그의 외로움과 어쩔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깊게 베어 있다. 

'누구나 영원히 적입니다.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그걸 잊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8년전,조선은 그걸 몰랐습니다. 조선의 적이 청뿐만 아니라 명이기도 하다는 것을 아셨어야 했습니다.' '정복자의 세상, 정복자의 세월이었다. 세자가 문득 어금니를 물고 생각했다. 부국하고 강병하리라. 조선이 그리하리라. 그리되기를 위하여 내가 기다리고 또 기다리리라. 절대로 그 기다림을 멈추지 않으리라. 그리하여 나의 모든 죄가 백성의 이름으로 사하여지리라. 아무것도 결코 아무것도 잊지 않으리라.' 그는 어찌보면 역사의 희생양이다. 자신의 꿈을 다 펴보지도 못하고 접어야 했던 그의 젊음이 안타깝기도 하고 그가 만약에 아버지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하지 않고 살았더라면 어떤 역사가 펼쳐졌을지 몹시 궁금하기도 하다. 그도 아버지와 같은 왕이 되었을까. 김인숙 작가는 <안녕,엘레나>라는 작품으로 처음 만났다. 그녀가 역사소설은 처음이라고 했는데 첫작품으로는 후한 점수를 안겨줄 수 있을 듯 하다. 줄줄 쉽게 읽히기 보다는 역사로 읽어서 처음엔 조금 거리감이 있기도 했지만 고비를 넘고 부터는 재밌게 읽었다. 그가 타국에서 가졌을 서러움 외로움을 아비조차 방관하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으로 좀더 소현세자를 기억하게 해준 작품으로 오래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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