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무소유 - 법정스님 이야기
정찬주 지음 / 열림원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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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이 하나만 있으면 됐지 왜 두 개를 가지겠느냐. 두 개는 군더더기이니 무소유라 할 수 없으니라.'
법정 스님은 가셨지만 스님이 가신 길 위로 뿌려진 '무소유' 의 홀씨들은 모든이들의 가슴 깊숙히 박혀 뿌리를 내리고 있지 않나싶다.이 소설을 읽기전에 석.탄.일에 모방송에서 특집다큐로 하는 '법정스님' 에 대한 것을 보게 되었다. 중간정도에서 보았는가 잘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스님이 스쳐간 흔적마다 함께 했던 사람들이 이야기와 그들이 들려 주는 '인간법정' 의 이야기는 세상에 알려진 '깐깐하면서 대쪽같은' 그런 존재가 아닌 '꽃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나눔을 베풀줄 아는' 그런 사람이었다. 정말 우리가 존경해야할 '멘토' 였던 분, <소설 무소유> 도 방송과 비슷한 '인간 법정' 에 대한 이야기라 비슷한 감도 있었다.

가난을 알았기에 가난을 밑바탕으로 하였기에 자신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으면서 모든것을 나누려했던 정말 '무소유의 실천자' 법정스님, 난 그분이 스님이기 이전에 '폐암' 이라는 병으로 돌아가셔서 더 가슴이 아프다. 친정아버지도 폐암판정을 받으셨는데 마지막 고통을 그분처럼 겪으시다 가실듯 하여 더욱 마음이 아프다. 치료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과 죽음' 으로 담담하게 받아 들이셨던 분, 읽는 내내 가슴이 저릿저릿했다. 혼자의 삶을 택해 강원도 산골로 들어갔지만 추운것을 견디지 못하시고 따듯한 제주도에서 마지막 삶을 보내셨던 분, 이웃분들이 법정스님인줄도 몰랐다는 인터뷰가 아른아른 한다.

작가 또한 스님보다는 '인간법정' 에 대하여 소설을 썼다고 했다. 그도 인간이기에 자신의 뿌리를 뒤로 하며 책 세 권을 들고 집을 나올때는 모두가 보고 싶고 다시 발길을 돌리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직 한 길만 추구하며 자신을 이끌어준 '효봉스님' 의 무소유의 삶을 받아 들이며 자신 또한 그와 같은 인물이 되어 한시대를 맑고 향기롭게 채우고 흔들고 가신 분, 그분의 향기가 그립다. 소설은 어린시절부터 하여 그의 스님으로의 삶보다 어떻게 그가 구도자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는지 하는 인간적인 면을 더 중요시하며 그의 궤적을 훑고 있다. 우물가의 밥풀하나 국수 한 가닥에도 마음을 쓰시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드신 '빠삐용의자' 는 지금은 다리가 하나 부러져 있지만 의자에 대한 이야기는 얼마나 시적이면서도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이야기이면서 주이을 잃은 의자가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훵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한사람을 새롭게 조명하기란 그가 가고 난 시간이 너무 짧을 수도 있지만 유언처럼 그의 영혼이 담긴 글들을 더이상 출판하지 말라고 하신 것처럼 그래서일까 더 그가 지나고 난 삶이 궁금해질 수도 있는데 소설은 그런 갈증을 채워주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내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할 것이다. 내 짓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통에 사용하여 달라.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 일체의 번거로운 장례의식은 행하지 말고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 말라.화환과 부의금을 받지 말라. 삼일장 하지 말고 지체 없이 화장하라.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고 사리를 찾지 말고,탑고, 비도 세우지 말라.' 그분의 행적을 지우기엔 너무도 큰 획을 그으며 사시다 가셨다는 생각을 해본다. 일점 부끄러움 없이 사시며 빈손으로 가는 마지막 길이 무엇이란 것을 실천하고 가신 듯 하다.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 의해 많은 것을 가질 수도 저작권료로 인해 남보다 더 부유할 수 있었던 그 모든 것들을 알게모르게 다시금 사회에 환원하듯 자신의 삶을 되집어보며 굴곡을 가져다 주었던 사람들에 대하여 모두 베풀고 가신 그분, 어느 불자의 말씀처럼 불일암은 꽃이 먼저 맘에 들고 꽃을 좋아해 선택한 곳이었다는 말씀이 지워지질 않는다. 꽃을 좋아하고 꽃과 함께 사시다 꽃처럼 가시며 꽃씨를 우리에게 숙제처럼 남겨 가신 분이다.

'나는 근래에 와서 사람을 그리워해본 적이 전혀 없다. 우리가 진정으로 만나야 할 사람은 그리운 사람이다. 그리움의 물결이 출렁거리는 사람과는 때때로 만나야 한다. 그리워하면서도 만나지 못하면 삶에 그늘이 진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마주침이거나 스치고 지나감이다. 그것에는 영혼의 메아리가 없다. 영혼의 메아리가 없으면 만나도 만난 것이 아니다.' 소설 속에는 그분의 '향기로운 말씀' 많다. 밑줄 긋고 살짝 접어 놓은 곳들이 이 책 또한 많다. 스님이기보다는 '인간 법정' 의 한 삶을 다시 되집어 본다는 의미로 죽죽 읽어나갔는데 아직도 그분이 떠났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것은 아직도 그가 남긴 '맑고 향기로움' 이 우리 주위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음일까. 소박하면서도 표 나지 않게 살려고 한 삶이 너무고 깊은 협곡을 남기고 가신 분,그분이 생각날때 가끔 한귀절씩 들춰보며 내 삶을 담금질 할 수 있는 책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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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1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6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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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는 두 갈래의 길이 있다. 한 갈래는 인간의 모습으로 걸어가는 길이고 다른 한 갈래는 짐승의 모습으로 걸어가는 길이다.' 이 책은 위에서 말한 길 중에서 두번째의 길인, 짐승처럼 살아가는 인간괴물,파괴적이고 폭력적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그런 인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트위터에 올린 짧은 글을 모아 만든 신간 <아불류 시불류>를 읽과 나서 접한 이 책은 그가 이런 파괴성과 폭력성에 대하여 썼다는 것이 매치가 안될 수도 있다. 소년의 감성을 지닌듯 하면서도 위트있게 인생사나 현재를 꼬집는 글로 가슴 깊게 파고 들었던 글의 여운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이 소설을 읽어서일까 조금은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의 전작중 <장외 인간>을 읽어 보았기에 그리 큰 무리수는 없었던 듯 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불가항력적인 위험요소들로 가득차 있거든.세상은 어차피 지뢰밭이고 인생은 어차피 도박판일세.' 인생 전체가 지뢰밭과 같은 사람 전진철, 미국에서 살던 그가 초등5학년 전학을 온 반은 그의 한쪽눈이 함몰되어 없는 기외한 외형도 놀라웠지만 대인기피증처럼 친구들과 친하지도 않고 그가 온 뒤로 알 수 없는 '도난사건' 은 아이들에게도 이상한 일이었지만 담임에게도 괴이한 사건이었다. 설마 벤츠를 타고 다니는 녀석이 도둑질을 할까 했지만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고 범인은 그였던 것이다. 그의 도벽 때문에 한국에 왔지만 다시 도진 도벽, 그 도벽을 무마시키기 위하여 이모는 담임까지 납치를 하여 반강제적으로 자신들의 뜻에 따라주길 바라지만 그런 방법밖에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

어쩌면 그는 태어날때부터 유명 여배우였던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병을 고쳐보려는 태도보다는 쉬쉬 감추고 감싸고 들려했기에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지 않았나싶다. 그런 그가 성장을 하여서 병증이던 도벽은 섹스중독증을 거쳐 연쇄살인에 이르기까지 인간 말종,그야말로 파괴와 폭력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산에 들어가 자신의 전생과 만나고 초능력적 영원한 힘을 얻은 그에게 세상에서 무서울것은 하나도 없었다. 컴퓨터 바이러스와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초생성서' 를 퍼트려 폭력성을 더 극대화 시키는 변태적 인간말종 진철과 그외 연쇄살인과 관련한 사기꾼,노래방 도우미, 경찰,시인,무술관 관장님등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을 하여 빠른 전개로 이야기가 전개 되지만 그들은 한뿌리의 감자줄기에 매달린 감자처럼 옷깃을 스치듯 진철이라는 인물과 관련이 있다.

네크로필리아,시체를 사랑하는 이상성욕의 소유자 진철.그리고 그가 연쇄살인방법으로 쓰는 독침등 그와 관련된 인물들의 서서히 들어나는 삶을 신화적이고 전설적으로 그려내어 다소 어렵고 이상스럽게 다가와 읽기에 어려운 감이 있다. 작가의 독특한 외모만큼이나 다가가기 힘든 소설이기도 하다. 매니아층이 아니라면 손에 잡기 어려운 소설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인간에게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이중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한 면보다는 악한 면을 더 들어내어 쓴 소설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아직 2편을 다 읽지 못했지만 독침으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진철' 과 '무도소년' 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누군가는 나서서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진철을 막아야 할터인데 그가 무도소년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아불류 시불류>를 읽어서인가 어쩌면 인간은 우리 내면에 감추어진 폭력성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흐려지고 옅어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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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눈물
김정현 지음 / 문이당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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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아버지의 눈물을 보았다. 형제밖에 없는데 동생이 갑자기 교통사고로,그것도 큰조카를 보러 가는 길에 형님을 뵈러 가야 한다며 서둘러 떠났던 길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되고 말았다. 아버지는 작년 여름에 암판정을 받았지만 본인은 아직 모르고 다른 가족과 친척들만 알고 있기에 작은아버지도 그동안 아버지께 잘하지 못했다며 반성의 의미인지 시간이 날때마다 오며가며 들르셨다. 한평생 땅이 최고인줄 알고 농사만 지으며 욕심없이 사신 아버지, 그와 반대로 작은아버지는 아버지보다는 고생을 덜 하고 사셨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형님은 늘 뒷전이었다. 그런 형님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니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챙겨드린다며 서둘렀는데 아버지보다 더 앞서서 가셨다. 아버지는 통곡을 하시다 끝내 쓰러지셨다. 정신을 차리시고도 동생을 그리며 얼마나 눈물을 흘리시는지 옆에서 있던 나도 눈물을 참지 못하고 아버지 건강이 걱정되어 발을 동동 구르던 생각이 난다. 

요즘 40,50대의 우리 가장들은 설 자리가 없다. 사회적으로도 밀려나는 나이이지만 가정에서도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나면 스스로 큰 것처럼 가장인 아버지 보다는 아버지의 능력이나 재물로 평가를 하기도 한다. 소설의 아버지인 흥기 또한 누나의 힘으로 어렵게 대학을 나오긴 했지만 현재의 위치는 자신도 그렇지만 아들들이나 그외 사람들에게도 그리 좋지 않은 평을 받는 자리에 있다. 혼자서 잘나가시는 박사님 사무실에서 월급만 충내는 그는 그렇다고 그 사무실을 뛰쳐나가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도 못한다. 그러기엔 그에게 걸리는 사항들이 너무도 많다.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는 큰아들과 고시를 준비하는 작은 아들을 위해 강남에서 겨우 버티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벌써 무너져 버린 그의 성成이다. 뭔가가 바닥부터 삐뚫어져 바람이라도 불면 금세 흔들흔들 무너져 버릴것처럼 위태위태하다.

'인생은 제 의지나 땀보다는 흐르는 세월이 결정짓는 경우가 더 흔했다.' 자신의 의지로 지금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찌하다보니 지금의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는 것처럼 그에겐 이루어 놓은 것이 없다. 그렇다고 자신의 완력으로 아내의 뜻을 거르고 앞일을 밀고 나아기엔 너무도 비축한 힘이 없기도 하거니와 빚이 너무도 짐이 된다. 어찌해야 할까. 자신에 반해 친구들은 저마다의 위치에서 너무도 당당히 잘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중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는 친구며 주식투자를 하는 친구며 카센터를 하는 친구며 자신을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잘 된듯 한데 자신만이 위축되는 세상, 하지만 그런 흥기를 누나는 제일 잘난 동생으로 삶의 낙으로 여기며 산다. 번듯한 직장의 연구소 박사라며... 자신의 힘을 빌어 뭔가 일을 도모해 보려는 친구도 그의 등에 기댄다. 하지만 그에겐 아무런 힘이 없다. 모두가 허울 좋은 껍데기 일뿐이다.

한시바삐 이 싯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신을 찾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고 늘 망설이고 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보며 그 사람의 꿈을 꾸었던 거지.'  '허깨비를 붙잡고 허우적 거리는 꼴이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은 허깨비 같은 삶이었을까? 지방대를 다니는 큰아들마져 자신의 길을 찾겠다며 남은 학기를 포기하고 자취를 감추고 점점 빚에 목이 조여 오며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발을 들여 놓고 마는 흥기, 하지만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마지막 발버둥을 치는 순간에 큰아들의 사고소식이 전해지고 모든 것은 그야말로 한꺼번에 닥쳐 감당을 할 수 없이 밀물처럼 그에게 덮쳐오고 만다. 사는게 그런것 같다. 나쁜 일은 한꺼번에 겪고 나면 어려움을 이겨내는 더 큰 힘이 생기듯 아들의 사고를 잘 마무리 하고 그는 큰 결심을 하게 된다. 자신의 죄 값을 톡톡이 받겠다는 것.

'미쳤던 거야, 우린 모두! 진짜 소중한 건 까맣게 잊어버린 채, 우리 스스로 허상에 중독되어 죽어 가고 있어.그게 우리의 진짜 속살이라고!' 공부잘하고 고시를 준비하는 둘째에게 올인하듯 하던 아내, 되는 일이 없는 일에 매달리며 자신의 능력을 죽이며 살던 흥기,자신의 길이 아님을 뒷늦게 깨우치고 기술을 습득하여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는 큰아들 상인, 자신만 아는 이기심에서 탈피를 하여 사람을 생각하는 그런 도량이 넓은 사람으로 거듭나겠다는 상우,친구 상인을 보며 자신의 길을 새로 선택한 수경과 그외 아버지 흥기의 친구들은 지금의 이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단면이다. 자신의 진짜 소중한 꿈을 잃어버리고 타인의 꿈을 쫓아 내 꿈인양 따라다니는 인생, 허 속에 실이 죽어가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소설속 아버지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자신의 삶은 안전한지.

'아무튼 고마워. 난 네 덕에 알을 깨고 태어난 거야, 별 고통없이.이제 너도 깨뜨려 봐. 마음속에 담아 놓기만 해서는 안돼. 알을 깨고 밖으로 나온다는 것은 네 목소리로 말한다는 거야. 그래야 널 너 자신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자신의 알을 자신이 깨느냐 남이 깨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다. 남이 깨주면 후라이가 되지만 자신이 깨면 병아리가 될 수 있듯이 수경은 상인을 보고 자신의 알을 깨고 나온 병아리가 되어 자신의 꿈을 키우며 새로운 세상을 맞아 들였다. 아픔을 이겨내는 큰아들을 보며 아버지 흥기 또한 새로운 결심을 하고 아내인 영주 또한 욕심을 버리고 새로운 삶으로 다시 태어난다. ' 나도 몰라. 이제 당신이 나 제대로 책임져.나 이제 희망 없어. 그런데 욕심을 버리고 나니 마음은 편해지더라. 상인이 상우야 저들이 알아서 살겠지.' 아내의 말이 곧 남편 흥기의 말이나 마찬가지 일터, <아버지의 눈물> 은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과 꿈을 안겨준다. 자신의 꿈이 아닌 타인의 꿈과 욕심으로 얼룩져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을 하며 자신의 꿈과 희망으로 좀더 가족을 보듬으며 살아가길 바란다. 

요즘 우리의 사십대도 오십대도 위기의 아버지이고 가장이다. 회사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하여 안간힘을 다 쓰고 있지만 젊은 능력에 의해 밀려나는것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으로 밀려나 더이상 갈 자리도 설 자리도 없이 방황을 한다. 가장인 아버지가 똑바로 서야 가정이 바로 서고 가족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설터인데 가장이 흔들리니 가정이 흔들리고 나라가 흔들거리는 것 같다. 더 많은 아버지의 눈물이 없이 모두가 행복한 가정 모두가 웃는 가족이 되길 소설을 읽으며 바래본다.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것도 가족의 힘이고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것도 가족이다.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한 그날까지 우리의 아버지들이 모두 웃을 수 있기를... 그리고 나의 아버지에게도 한번도 해보지 못한 말을 꼭 전해드리고 싶다. '아버지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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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소설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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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봐라.남자란 인간이 참 쓸모가 없어. 젊어 일할 때나 쓸모 있을까.늙어지면 쓰레기야. 평생 지 한 몸 간수하는 법도 배우지 못하구 살고.도대체 하는 게 없어. 밥을 할 줄 아나,빨래를 할 줄 아나, 애들을 키울 줄 아나..'  평생 자신의 길만 꿋꿋하게 걸어 온 아버지, 그는 아내가 죽음에 임박해서야 비로소 인생을 바라보고 아내를 바라보고 가정을 바라보고 그리고 자신의 아이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타인이 병을 고쳐주는 의사였지만 등잔밑이 어두웠던 것일까? 자신의 아내가 중병에 걸린것을 진정 몰랐다. 그것도 죽음에 다다라서야 아내가 소중함을 알게 된 아버지, 어떻게 해서든 어여뿐 아내와 오붓한 일산 새집에서의 삶을 살고 싶었지만 그녀가 너무도 지상에서 힘든 고통을 혼자서 감내해서일까 겨우 하루 새집에서의 시간을 허락하고는 그녀를 데려가고 말았다.

책을 읽으며 어찌나 눈물을 흘렸던지, 우린 고통이 나에게 닥치면 무척이나 큰 일인것처럼 하늘이 무너지듯 한다고 표현을 하고 남의 일이면 그냥 한번 흘려 말하는 것으로 고통을 가볍게 여긴다. 타인에게는 고통이라고 말을 할 수 없을 것처럼 가볍것으로 간주하게 된다. 만약에 누군가와의 이별이 내게 닥친다면... 이런 아픔을 간직하고 있어서일까 소설은 더욱 내게 큰 고통으로 자리했다. 작년 여름에 알게 된 아버지의 중병, 폐암2기. 발견을 일찍 한 편이라 했지만 어찌 손을 댈 수가 없는 장소에 종양은 자리를 잡았다. 그 종양 때문에 아버지는 그토록 아팠던 것이다. 하지만 자식들이 걱정할까봐 고통의 십분의 일도 말씀하지 않으시고 표현하지 않으셨던 아버지, 그 시간동안 종양은 점점 아버지의 폐에서 더욱 큰 둥지를 틀었다. 본인에게는 말씀을 드리지 않았지만 그 고통이 너무 커서일까 지금은 어느정도 당신의 병을 짐작하고 계신 듯 하다. 자식이 옆에 있어도 그 고통을 나눌 수 없음이 무척이나 가슴이 아프다. 애써 외면해보지만 그 고통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가슴을 찌른다. 날마다.

그래서였을까 소설은 언젠가 내가 겪어야 할 이야기들 처럼 정말 가슴을 저미게 했다. '연수는 그런 아버지도 낯설었지만 자신의 병보다 할머니 걱정을 앞세우는 엄마가 새삼 처연하게 느껴졌다. 그게 엄마였고, 그런 엄마를 당연하다고만 여겨왔었다.' 엄마라는 존재는 아파도 아프지 않아야 하고 가정의 모든 고통을 혼자서 감내하듯 수퍼우먼처럼 모든 일을 처리해 나가는 만능적이면서 초인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여긴다. 그런 엄마가 아프다고 하니 아버지는 동네 약국에나 가서 약을 조제해 먹으라면서 성화다. 본인이 의사이지만 당신의 병원에 나타나는 것조차 꺼린다. 그런 엄마의 증세가 이상하고 정밀검진후에 뭔가 이상한 조짐이 보이고서야 현실을 외면하듯 인정하려 들지 않는 아버지, 자신이 그동안 닦아 온 울타리는 무엇인지 새삼 되돌아보게 하지만 아내없는 삶은 받아 들이고 싶지 않다. 진정으로 이제서야 아내가 본인에게 절실히 필요한 시간이라는 것을 느껴보지만 시간은 아내에게 많은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도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보고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 희망인지, 새삼 아내라는 존재가 무척 거대하게 느껴진다.

치매에 걸려 엄마없이는 하루도 잠잠할 날이 없는 할머니,요강을 던져 지린내를 풍기고 갖은 욕설을 퍼 부으면서도 당신의 며느리가 곁에 있어야 안심을 하고 잠을 청하는 할머니,그런 할머니가 당신의 죽음보다 더 걱정이 되는 엄마는 할머니를 자신보다 앞세우고 고생을 덜하게 하려고 죽이려 힘을 쓰지만 끝내 아들의 손에 이끌려 허사로 돌아가고 만다. '사랑은 책임이야.적어도 책임지려고 하는 노력이야. 그게 사랑인 거야. 책임 없는 사랑은 가벼워서 봄바람에도 날아가 바람 되고, 먼지 돼. 넌 먼지 되고 바람 될 거야. 흔적도 없이. 그렇게 될거야. 그 사람은 엄청난 책임과 무게가 있는 가정으로 돌아갈 거구.' 바람같은 사랑을 하는 연수, 자신이 사랑하는 유부남인 영석의 집에 가 눈으로 아내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서야 자신의 사랑이 잘못되었음을 뉘우치고 아픈 엄마를 위해 남은 시간을 모두 바치기로 다짐하는 착한 딸.그런 딸의 결혼하는 모습도 그 후의 모습도 궁금하지만 엄마에게는 그런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 바로 눈 앞에서 자신이 알려준 비법대로 된장찌개를 맛있게 끓이는 것으로 만족을 하는 엄마, 죽음이 바로 당신의 발등에 떨어져 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남편과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자식들 걱정이고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과 올케 걱정뿐이다. 

'엄마란 존재는 그런 것 같다.' 대단하지만 막상 곁에 있을 때는 그 가치가 제대로 파악이 않되는 존재. 우린 그런 존재의 그늘아래에서 하루하루 수액을 빨아 먹듯 엄마의 모든 것을 빨아 들이며 살아가고 있지만 '엄마란 존재는 무엇일까?' 과연 자신의 삶은 제대로 있는 것일까. 그녀도 한때는 아리따운 여자였고 사랑의 울림이 있었지만 '엄마' 라는 존재로 거듭나면서 그 존재가치는 거대해지고 그야말로 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 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마지막 스러져 가는 순간까지 '여자가 아닌 엄마' 로 존재하는 그녀 엄마, 그녀의 종양조차 덩어리가 아닌 꽃잎처럼 흩어진 존재로 있어 손을 댈 수 없는 것처럼 그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는데 과연 그녀의 존재가 사라진 후 그들은 온전할까.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이후로 심금을 울리는 '엄마표' 가 영화나 소설로 많이 나온듯 하다. 딸들과 벼르고 영화 '친정엄마' 를 보려 했는데 너무 시간을 지체했나 기숙사에 있던 딸들이 나오고 나니 영화가 끝났다. IMF이후로 김정현의 <아버지> 로 인해 '아버지' 란 존재가 부각되었다면 요즘은 '엄마' 라는 존재가 그동안 잠잠히 있다 수면으로 떠오른듯 하다. 타인이 아닌 우리곁에 있는 존재나 가족, 개개인들에게 혹은 잊고 있던 존재를 집중하게 되었다는 것은 좋은 일인듯 하다. 행복을 전해준다는 파랑새를 멀리가 아닌 집에서 발견하듯 우리안에 숨쉬고 있던 존재의 가치를 확인한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현상인듯 하다. 그만큼 가정이 중요하고 개개인이 소중한 현실, 그런 의미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은 내 묵은 감정의 찌꺼기를 청소해주고 가정의 소중함을 한번더 되새기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있을 때 잘해' 라는 말처럼 후회되는 일을 하지 않아야 하는데 부모님이 계시는 동안에 좀더 잘해 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보게 했던 소설이다. 

'네가 두부 주면 두부가 먹고 싶었던 것 같고, 네가 버섯 주면 꼭 그게 먹고 싶었던 것 같아.' 하는 엄마의 말처럼 자신의 죽음앞에서 더이상의 후회를 만들지 않기 위해 엄마의 숟가락 위에 반찬을 올려주는 아들을 보며 하는 말을 읽는 순간,겁잡을 수 없는 눈물이 줄줄 흘러 내렸다. 나 또한 아버지에게 못다한 일들을 한가지라도 더 해드리려고 노력을 하지만 아버지의 고통을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 있어서일까 그게 잘 안된다. '세상이 무섭다고 지레 겁먹지 마라. 너희 부모도 나도 즐거이 살아온 세상이다. 세상은 너희의 생ㄱ가보다,훨씬 더 아름답단다. 겁내지 마라, 사랑한다.' 작가의 마지막 울림처럼 아버지에게 혹은 부모님께 '사랑해요' 라는 말을 더 늦기전에 한번 더 해드려야 할 듯 하다. 가족의 소중함과 더불어 '엄마' 라는 존재로 인해 부모님을 다시 보게 했던 소설이다. 더 늦기전에 잘해드려야 겠다. 아버지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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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 Your Mind 오픈 유어 마인드 -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행복명언
이화승 엮음 / 빅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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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행복명언' 이라는 부제처럼 책을 보고 있음,읽지 않고 넘겨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듯 하다. 한면에는 행복명언이 있고 한면에는 짙은 색상의 명화나 사진이 있다. 그래서일까 명언을 읽고 그림을 보다 보면 어느 갤러리에 와 있는듯 행복이 밀려온다. 이런 명언집은 하나쯤 간직하고 있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고등학교 다니는 딸들에게 주면 영어공부도 하고 좋은말도 새길수가 있으니 '일석이조' 와 함께 그림도 구경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라고 해야 하나.

'말이나 행동으로는 다른 사람을 결코 변화시킬 수 없다. 사람들은 자신이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변화된다. 변화될 수 있는 힘을 가진 유일한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그러나 우리가 변할 때 다른 사람도 우리가 원하던 대로 변화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옛날 어느 서커스단에 새끼 코끼리가 있었다. 이 코끼리는 아무리 애를 써도 발목에 묶인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코끼리는 완전히 포기하고 말았다. 몇 년이 지나도 코끼리는 여전히 발목이 사슬에 묶여 있었다. 사슬을 끈호고 자유로워질 만큼 강인해졌음에도 오래 전부터 자신은 그럴 능력이 없다고 믿어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가장 부수기 힘든 것은 마음의 사슬이다.'

'어느 것도 홀로 존재하지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다른 것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고, 태어남이 있으면 죽음이 있다. 열림이 있으면 닫힘이 있고,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다. 같은 이치로 슬픔이 있으면 기쁨이 있고, 망상이 있으면 깨달음이 있다.'

'병으로 자식을 잃은 여인이 있었다. 미칠 듯한 슬픔에 젖은 이 여인은 도시를 헤매고 다니며 자식을 되살려줄 약을 찾으러 다녔다. 이 여인과 마주친 붓다는 여인이 찾고 있는 약을 주겠노라고 말했다. 붓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본 적이 전혀 없는 집에서 양귀비를 한 송이 찾아오라고 요구했다. 여인은 이것을 찾아다니는 가운데 그런 가정은 단 한 곳도 없음을 알게 되었다. 여인은 죽음이 삶의 한 단면이며, 슬픈 일을 당하는 것은 저 혼자가 아님을 깨달았다. 이리하여 붓다는 여인의 지혜를 일깨워 마음에 평화가 다시 깃들게 해주었다.'

'화가 치밀어오를 때에는 남을 탓하지 쉽다. 그러나 자기 감정이 진짜 원인은 자신의 내면에 있다. 예를 들면, 자신을 물 한잔이라고 상상해보자. 그리고 과거의 나븐 경험들이 잔 아래 찌꺼기로 가라앉아 있다고 상상해보라.그 다음, 다른 사람들을 숫가락으로 생각해보라. 숫가락 하나가 물을 휘저으면 찌꺼기가 물을 흐려 놓는다. 물을 흐려 놓은 것은 마치 숫가락아니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물 속에 찌꺼기가 없었다면 물은 어떤 경우에도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을 것이다. 그러니 중오한 것은 자신의 찌꺼기를 알아보고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다.' -토다 조세이

좋은 말들이 너무 많다.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그림과 사진들을 바라보며 글과 함께 하면 금방이라도 내 옆에서 행복이 미소를 지을 듯 하다. 어찌보면 모든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행복하느냐 그렇지 않으냐 하는 것은 정말 마음먹기에 달린것 같다. 흔히 널려 있는 세잎클로버의 행복을 네잎의 행운을 찾기 위해 등한시한다면 우린 늘 행운이 아닌 행복을 곁에두고도 찾지 못하는 바보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하여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는다' 면 행복은 날개를 달고 날아오지 않을까.

아카시아 향이 유난히 진하게 흩날리는 날, 이 책과 함께 했다. 간간이 찔레꽃 향기도 아카시아 향과 묻어 코끝을 간지럽혔다. 이런 작은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한다면 산 옆에서 사는 것은 돈으로 사지 못하는 사치를 누리고 사는 것과 같은 행복을 내게 주고 있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내 눈이 멀어 그 작은 행복들을 보지 못하고 산다면 아카시아 꽃이 피는지,하얀 찔레꽃이 피는지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길지 않은 글 귀 속에 숨은 행복을 찾은 기쁨, 그런 행복과 기쁨을 만나고 싶을때 잠시 펼쳐 볼 수 있는 책으로 참 좋을 듯 하다. 마음을 풍요롭게 하기도 하지만 눈도 즐겁고 더불어 영문장을 외운다면 아이들에겐 좀더 보탬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어느 한 문장에 마음이 박혀 잠시 다리쉼을 하듯 멈추어 서기도 했지만 죽죽 읽어 나가면 책을 놓는 순간에 마음의 문이 저절로 열리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그런 좋은 문장이 하나쯤 그대에게 손짓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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