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링 짐 매드 픽션 클럽
크리스티안 뫼르크 지음, 유향란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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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므파탈, 나쁜남자에 이끌리는 여자들을 미끼로 살아가는 위험한 남자의 끝.
더블린의 북쪽 변두리에서 세 여자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시작된 이야기, 집은 모두 잠겨 있고 누군가 출입한 흔적이 없다. 그런데 세 구의 시체가 있다. 그들은 다름 아닌 이모와 두 여조카, 그리고 누군가 탈출한 흔적이 있지만 그는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고 그들이 어떻게 죽음에 이르렀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가 우연히 우체국 집배원인 만화가를 꿈꾸는 니알이란 청년이 죽은 여인인 '피오나의 비망록' 을 보게 됨으로 하여 사건은 수면으로 떠오르게 된다. 왜 그녀들은 수갑이 채워진 채 굶주림과 약물에 의한 내장이 상해가면서 죽음에 이르러야 했나. 그 모든것을 이모 모이라가 했단 말인가. 그들의 죽음에는 한남자, 빈센트라는 빨간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는 짐이란 남자와의 사랑이 얽혀 있다. 짐 퀵, 그를 처음 본 순간 빠져들게 된 피오나, 애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그와의 하룻밤으로 인해 그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그는 또 다른 목표물에 빠져 그녀는 안중에도 없다. 그의 뒤를 밟게 되면서 모두가 첫눈에 반하게 되는 나쁜남자 짐의 진실을 들여다 보게 되는 피오나, 그렇다면 그동안 의문의 살인사건의 배후에 그가 있었단 말인가. 그와 그녀의 싸움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렇게 피비린내 나는 사건은 몇 년에 걸친 증오가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어야 나오는 법이거든.'
하지만 무리수 이모가 있었다. 실연의 아픔으로 인해 외로움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던 이모의 집에 그가 들어가게 된 것. 초등학교 선생님 이었던 피오나는 너무 똑똑하고 현실적이었고 쌍둥이 동생 로이진은 동성연애자에 무선통신라디오에 빠져 지내는 현실과는 조금 무감각해 보이고 그녀와 쌍둥이인 아오이페는 택시를 장만하여 몰 정도로 적극적이지만 겁이 있다. 피오나가 짐의 진실을 알게 되면서 짐은 이모에게 접근하여 이모의 맘을 빼앗아 결혼하려 하기도 하지만 아오이페를 하루종일 건드려 그녀를 겁먹게 하여 움쩍달싹도 못하게 만든다. 그에 앙심을 품은 로이진이 그를 죽이려 하지만 그는 늘 한발 앞서있다. 그가 사람들 앞에서 '늑대의 전설' 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줄때 여자들은 모두 그에게 넋을 놓고 바라본다. 형과 동생 늑대의 싸움 그리고 여자가 얽힌 전설을 이야기 하면서 짐이 말하는 이야기는 세여자와의 현실과 교묘하게 맞물려 있다. 

피오나와 그의 동생들이 짐을 죽이려 머리를 맞대는 사이 이모는 짐과 결혼을 하려 온갖 추태를 보여준다. 부모가 하는 작은 신문보급소에 가스가 폭발하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이모의 그늘에 놓여지게 됐던 그녀들은 이모를 막을 수 없음을 알고 결혼식전에 짐을 죽이려 한다. 짐에게 당한 아오이페가 마음을 닫고 부터 로이진과 피오나가 짐을 없앨 결심을 하는데 그의 마지막이 되는 날, 아오이페는 아버지의 엽총을 들고 나타나 그녀들과 한패를 이루어 그를 처형한다. 짐의 죽음은 세여자가 확실하지만 그녀들의 친구인 여경찰 브로나를 비롯하여 그녀들의 범죄는 그물망을 벗어나게 되지만 그녀들은 죄의식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그런 어느날 이모의 덫에 걸려 들게 된다. 

피오나와 로이진의 비망록
니알이 보게 된 피오나의 비망록에는 그를 어떻게 만나고 사건이 어떻게 전개 되었는지 그가 마을에 들어서면서 벌이고 다닌 일들이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짐이 사람들 앞에서 들려 주었던 늑대의 전설이 보태어져 몽환적이면서 환상적인 이야기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마지막 부분을 다룬 로이진의 비망록에는 무슨 이야기가 있고 지하실에서 탈출한 여자는 누구란 말인가? 그는 왜 수면으로 떠 오르지 않는가. 니알은 그 모든 이야기를 그의 손으로 만화를 완성할 수 있을까. 죽은 세여자의 이야기와 짐의 이야기를 캐고 다니다가 마을에서 환대를 받지 못하고 쫒겨나듯 하는 니알, 그 앞에 네번째 여자가 나타난다. 그리고 비로소 퍼즐이 완성되고 짐의 과거가 들어나고 그의 숨겨진 쌍둥이 형이 나타나면서 늑대의 전설도 세 여자가 죽음에 이른 사건도 모두 해결된다.

'왜 늑대를 절대로 믿어선 안 되는지 궁금하신 적이 있나요?'
나쁜남자에게 왜 여자들은 맥을 못추고 빠져 드는 것일까. 겉모습을 본다면 그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지만 그가 살인자라는 소문이 떠돌아도 여자들은 그에게 빠져든다. 살인자라고 하면 당연히 멀리해야 할텐데 여자들은 그러지 않는다. 나이를 불문하고. 단지 모성본능이라고 해야하나. 그가 가진 아름다운 매력 때문이라고 하기엔 위험성이 무척이나 큰데 여자들은 그와 함께 하고 싶어한다. 그의 잔인성보다는 여자를 녹이는 알수 없는 힘에 먼저 굴복을 해버리고 마는 것인지 모르겠다. 미인이 남자를 파멸에 이르게 하는 것이 아닌 매력을 지닌 남자가 여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위험한 로맨스를 즐긴 여자들은 그의 손에서 놓여나기도 하지만 죽음에 이르기도 하고 그녀들 역시나 그와의 위험한 사랑 줄다리기로 인하여 죽음에 이르게 된다. 나쁜남자의 그늘에서 벗어났더라면, 아니 이모가 좀더 현실을 직시했더라면 끔찍한 일은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을텐데 짐의 매력에 가려 모두가 앞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전설과 사건은 몽환적으로 얽혀들어간다. 

'당신도 나만큼 잘 알 텐데요. 그는 당신 동네에 편안하게 적응하고 있어요. 남의 둥지에서 주인을 내쫓고 자기 둥지로 삼는 뻐꾸기처럼 말이죠. 그 친구는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겁니다. 그는 이미 항구적인 계획을 세운 줄로 아는데..' 뻐꾸기처럼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자기집처럼 적응하면서 뿌리를 내리려던 남자 짐, 그 또한 자신이 죽인 다른 이들처럼 처첨하게 죽음에 이르지만 그가 죽은 무덤엔 아직도 그의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여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두 자매의 비망록과 짐이 들려주는 늑대의 전설 그리고 니알이 조각난 사건의 퍼즐을 맞추려 찾아 다니는 이야기로 그리고 그가 그려낼 새로운 이야기인 만화로 탄생할 사건은 영화와 깊은 관련이 있는 일을 했던 작가라 그런지 재미와 몽환적인 끝 없는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로 얽혀 한번 잡으면 폭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게 한다. 짐이라는 남자가 들려주는 아일랜드 전설처럼 이야기는 술술 실타래에서 풀려 나오듯 한다. 모든 여자들이 '달링 짐' 이라 불렸던 남자 짐, 하지만 그로 인해 뜻하지 않은 여자들이 죽음에 이르고 그를 사랑했던 죄로 인해 죽음에 이르게 되는 여자들의 이야기는 늑대의 전설이 더해지고 아일랜드라는 특성 때문일까 살인마와 그에 얽힌 피비린내 나는 이야기이지만 몽환적이고 매혹적이다. 그 속에 담긴 위험성을 감지하는 순간, 작가가 만든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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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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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때부터 카메라를 수집했고 외할아버지가 준 브라우니 카메라를 가지게 되면서 사진가가 되고 싶었던 남자 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그런 꿈을 무시하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일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아버지의 말을 거역하고 카메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감당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함 때문에 아버지의 말을 듣고 로펌을 나와 신탁전문변호사가 된다. 하지만 그의 삶은 결코 행복하지 못하다. 껍데기 뿐인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소설가가 꿈이었던 아내는 자신의 어머니처럼 결혼과 함께 모든것이 무너진듯 살아야 한다는 것에 심한 갈증을 느끼며 살면서 점점 그에게서 냉담하고 멀어져만 간다. 그런 아내의 냉전이 풀린줄 착각하던 그에게 이웃집에 사는 허울뿐인 사진가와 아내가 불륜관계란 것을 알게 되면서 그의 삶은 겁잡을 수 없이 추락을 한다.

’돈이 곧 자유다’ 라고 했던 아버지도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시고 그가 양아버지처럼 의지하는 잭마져 암말기임을 털어 놓고 그는 아내에게 자신들의 관계를 회복하고 잘해보자고 하지만 그가 뜻하지 않게 옆집 사진가 게리와 아내의 불륜장면을 목격하면서 그들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게리가 아내의 손가락 위애 손을 얹더니 재빨리 쓰다듬었다. 아내는 게리를 쳐다보지 않았지만, 뺨이 붉게 물들었고, 입에는 꿈꾸는 듯한 미소가 떠올랐다. 내 마음속에서 미사일 세 대가 동시에 발사되는 순간이었다.’ 아내는 처형의 집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가고 뜻하지 않게 게리의 집에 찾아갔던 그는 게리가 아내와 사귀고 있다는 발언에 우발적살인을 하게 되고 그 살인을 완전범죄로 꾸미며 아내와 이혼위기에 처한 자신을 죽이기로 결심하는데 친구의 요트를 사용한다. 잘나던 변호사가 갑자기 요트사고로 죽고 그는 그동안 꿈 꿔 왔던 사진가인 게리로 분하여 그의 또 다른 삶을 살게 된다.무명이었던 게리, 벤 또한 사진에서는 알아주지 않았는데 도망자의 신세가 되고 자신이 아닌 타인의 삶으로 사진을 찍은 것이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유명해진 사진가가 되어 있다. 자신의 유명세를 믿고 싶지 않았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그의 삶, 그마져 흔들린다. 너무 하루아침에 이름을 얻어서 모두가 질투를 했을까? 게리마져 무참한 사고로 죽었다고 보도가 되고 그는 겨우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나지만 더이상 자신의 지난 과거를 숨길 수 없게 되었다. 다시 만난 앤에게 자신의 모두를 털어 놓고 판결을 기다리듯 그녀의 처분을 기다리는 그에게 앤은 새로운 삶은 제안하고 그는 또다시 자신이 아닌 타인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 모두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어쩔 수 없는 일’ 이었다고 끝을 맺는 드라마틱한 소설.

’아내는 더 이상 서재에 들어가지 않았고, 식민지시대 미국 가구를 모으는 쪽으로 관심을 돌렸다. 그 와중에 조시가 태어났다. 조시는 잠을 자지 않으려 했고, 아내는 나와 섹스를 하지 않으려 했다. 왜 그러는지 이유도 말하지 않았다. 아내는 18세기 고가구를 사 모았고, 나는 암실 장비를 사 모았다. 우리 부부는 결혼생활이 정체되고 마비된 원인을 계속 회피했다. 그러나 우리는 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았도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결혼생활을 해 보았거나 현재진행중인 부부라면 공감을 하는 부분이다. 연애와 결혼이 다르다는 그 괴리감에서 여자도 변하고 남자도 변하고 서로가 빠질 수 있는 것에 자신을 던진다. 그러면서 서서히 틈이 생기고 그 간격을 좁히려고 대화는 커녕 회피하며 자신의 목소리만 키운다. 그러다 보면 정말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만다. 아내의 소설이 한 편이라도 성공을 거두었다면 아내가 거짓말쟁이에 불륜녀로 변할 수 있었을까. 아님 벤과 베스가 좀더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고 대화를 나누었다면 끔찍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벤은 지하실 자신이 운동하는 공간으로 아내는 소설을 써야 한다는 이유로 서로를 회피하지 않았다면 굴곡은 있지만 평범한 결혼생활을 했을지도 모른다. 

돈이 곧 자유일까? 아버지의 의견에 따라 신탁변호사가 되어 월스트리트의 잘나가는 중산층이 되었지만 돈 보다 귀중한 것을 그들은 잃었다. 돈으로 모든 것을 채울 했던 베스와 벤, 새로운 카메라 기종을 사들이고 아내는 고가구에 취미를 붙이고 그렇게 해서 그들이 얻은 것은 무엇인가. 자신이 원했던 비록 돈과는 멀지만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사진가의 삶은 선택했다는 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아내의 불륜으로 인해 그토록 자신이 원했던 꿈인 ’사진가’ 의 꿈을 이루게 되는 유별한 삶, 그게 온전한 그의 삶일까? 

’사진에서는 바로 그런게 중요하다. 카메라 렌즈를 아주 세련되게 현실의 중개자로 사용하면, 지금껏 본 적 없는 이미지를 얻어낼 수있다. 최고의 사진은 늘 우연을 통해 나온다.’ 그가 신탁변호사가 아닌 사진가의 삶을 뜻하지 않게 선택하여 살게 되었을때 우연하게 찍은 사진들이 그를 하루아침에 유명하게 만들었듯 그 최고의 사진들은 꾸며내거나 의도하지 않은 ’우연’ 하게 얻은 것에서 이루어졌다. 과연 사진처럼 그의 인생 또한 ’우연’ 을 통해 최고가 되었지만 그 또한 진실한 삶이 아니었고 자신의 삶이 아니었다. 게리가 죽고 자신을 찾기도 전에 다시 다른 누군가의 삶으로 돌아가야 했던 기막힌 운명의 장난에 놓인 남자 벤, 과연 그의 진실한 삶은 무엇인가.

벤과 베스 그리고 앤의 삶
벤은 뜻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지만 자신이 그토록 희망했던 사진가의 길을 걷게 되고 벤이 비록 거짓으로 요트사고로 죽었다고 했지만 베스는 자신이 원하는 남자를 만나 새 삶을 꾸려 나간다. 벤과 베스가 끝까지 결혼생활을 이어나갔다면 그들의 결혼생활은 과연 어떻게 달라졌을까. 앤은 찰리가 자신이 돌보지 않아 유아돌연사로 죽게 되고 그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벤을 만나고 그의 아이를 가지게 됨으로 하여 새로운 희망으로 벤과의 인생을 결심한다. 벤, 과연 그를 용서해야 할까? 한남자의 인생이 얽히면서 모두의 삶이 얽히고 풀리고 소설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흥미롭고 빠르게 전개되어 잠시도 손에서 놓을 수가 없게 만든다. 책을 손에 잡자마자 단숨에 읽었다. 그가 살인자이지만 어쩔 수 없이 독자 또한 벤의 새로운도전의 삶에 함께 하며 그의 모험에 동참하게 만든다. 돈이 전부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자신과 공감할 수 있는 이와 함께 하는 삶이 얼마나 행복인지 벤이 보여준다. 결혼이란 자신을 숨기며 살다가 어느 순간 목이 졸리듯 숨이 막히면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멍에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벤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잃고나니 불륜을 저질렀던 아내도 밤마다 잠을 안자고 보챘던 아들도 장난감을 사달라고 졸랐던 아들도 모두가 그립고 다시 되돌리고 싶은 과거속 행복이 된다. ’지붕을 깨끗이 치웠을 때 얻는 것? 답 ’텅 빈 지붕’ 다른 답 ’자유’ ’ 과연 자유일까? 자신을 옭아맨 ’진실’ 에서 영원히 벗어나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과거처럼 살지는 않을 것이다.  험난한 파도를 이겨내고 얻은 자유와 행복을 벤은 허투루 날려 버리진 않을 것이다. 한순간도 긴장감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벤의 삶, 돈 보다 귀중한 무언가가 우리 삶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듯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도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사는 것이라 말하고 있는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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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과 연기 냄새가 나는 소녀
셰인 존스 지음, 김영선 옮김 / 세계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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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책이 얇아 빨리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하지만 책 내용을 읽는 속도에 맞추어 이해하기란 조금 간격이 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2월, 겨울이 아닌 2월로 명명한 겨울이 계속되고 그 마을엔 추운 날씨만큼이나 우울한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열기구도 띄울 수 없고 연도 날지 않고 새도 날지 않는다. 한마디로 '비행' 이 되지 않는 2월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사람들은 '비행' 을 시도해본다. 여러번이 착오끝에 2월이 가야만 비행이 가능함을 알아차린 사람들, 그들에게 또 한가지 불행이 다가온다. 아이들이 차례차례 없어지기도 하고 시체로 발견되기도 한다.

비앙카의 아버지 새디는 나무 수액을 채취하는 일을 하지만 열기구의 비행을 소원하며 만든다. 그런중에 딸이 갑자기 침대위에서 사라지고 꿀과 연기 냄새만 방에 남는다. 그 마을에는 비앙카만 사라진것이 아니고 많은 아이들이 사라졌다. 하늘에 태양이 있어야 하는데 두개의 구멍이 있다. 오래 지속된 2월의 탓이라면 그들은 춥지만 2월이 착각하도록 여름옷을 입는다. 여름옷을 입고 땀을 닦는 시늉을 해 보기도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2월을 없애는 방법으로 차도 끓이고 불도 지피면서 눈을 녹이고 봄이 오게 만든다. 그러다 발견된 비앙카의 시신, 하지만 그녀는 죽지 않았다.그녀의 아버지에게 마을사람들에게 유령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모두가 믿지 않는다. 비앙카를 구하려다 그녀의 엄마인 셀라도 죽고 만다. 잔인한 2월이다. 왜 이런일이 발생했을까? 춥다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부정적인 말을 해서일까?

'2월이에요. 연이 날지 못해 미안하구나. 다시 한 번 시도해볼 수 있을 거야. 무엇 때문에요? 하늘을 나는 건 끝났어요. 2월이란 말이에요.' 왜 2월에 비행이 되지 않고 아이들은 자꾸만 사라질까?  '기분 차트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그 차트는 우리 기분이 계절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설명해 주었다. 교수가 아닌 내 눈에도 2월 중에는 우리에게 무슨 일인가가 벌어진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보였다. 슬픔 지수, 또한 정확한 이름이 무엇이든 하여간 그게 최고점에 다다랐다.' 왜 2월에만 이런 일이 발생을 할까.

'셀라는 2월로부터 집을 지키기 위해 못도랑이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셀라는 2월이 끝나기를, 끝없는 슬픔이 끝나기를, 아아들의 실종이 끝나기를 바랐다. 그리고 마을과 비행이 새롭게 태어나기를 바랐다. 그리고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뭔가 아름다운 것을 바랐다.'

참 독특한 소설이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 하는데 환상적이면서 상상력이 대단하다. 어떻게 짜맞추어 나가야할지 읽어나가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것인지 의심이 들면서 읽었다. 그래도 환타지적이라 재밌게 읽었다. 슬기롭게 2월에 대처해 나가 2월도 이겨내고 아이들도 모두 살려내고 마을에 다시 꽃이 피고 해가 뜨게 되었다는 어찌보면 환타지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참 애매모호한 소설이기도 하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소설은 또 영화속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무척이나 궁금한 소설이다. 시와 단편소설로 다져진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자아낸 첫소설이 환상적인 소설이면서도 독특한 것을 보면 그의 차기작이 궁금하다. 2월 혹은 겨울, 춥다고 움츠러 들고 생각마져 부정적으로 변하면 삶 또한 그렇게 변할 수 있음을 그린듯 하다. 그 암흑터널과 같은 2월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모두가 노력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서 다시금 꽃 피는 봄을 찾게 되는 어른동화라고도 할 수 있는데 환타지적인 기법을 사용하여 애매모호하게 쓴 매력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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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할망이 있었다 - 우리의 창세여신 설문대할망 이야기
고혜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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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로 인해 걷기여행지라는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제주의 창조의 여신인 '설문대할망' 에 대한 이야기는 내겐 낯선 신의 이름이었다. 제주하면 '하르방' 이 먼저 떠오르고 '설문대할망' 이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 하여 신선하게 읽을 수 있었는데 이 책을 읽는 중에 주말드라마인 '인생은 아름다워' 에서 관광가이드 알바를 하는 역으로 등장하는 이가 코끼리바위를 설명하면서 '설문대할망이 두 발로 뻥 차자 코끼리 콧구멍처럼 커다란 구멍이 두개 뚫렸다' 라는 말이 나왔다. 반가웠다. 제주도를 알리는 드라마로 제주에서 모든 촬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창세여신의 활약상이 그려졌으니 제주를 좀더 알리는 기회가 될 듯 하다.

설문대할망, 그녀의 키는 무척이나 크다고 한다. 한라산의 무릎정도에 차고 그녀가 누워서 자면 머리는 북쪽에 다리는 남쪽에 걸치고 그녀의 속옷을 준비하는 설에도 보면 무척이나 컸다는 것을 말해주듯 속옷을 만드는데 명주 100동이 필요한데 99동 밖에 모으지 못해 다리를 다 놓지 못한 흔적이 있다고 한다.속옷이 그러했다면 겉옷을 만들려면 어떠했을까. 그녀의 외모 뿐만이 아니라 할망이 배설하는 오줌으로 '우도' 를 만들었고 그녀가 발사하듯 한 설사는 360개의 오름이 되었다고 한다. 얼마나 어마어마한 힘이며 그러한 배설력이 되려면 과연 그녀는 얼마나 컸다는 것인가. 

'세오의 길쌈은 결국, 일출과 연결된다. 설문대할망 신화에서 길쌈을 하기 위해 등불을 켰다던 성산 일출봉 대목에 드러나는 '일출~길쌈~여신' 이 세오녀 신화에서 '해맞이~비단~세오 라는 신화소로 병립한 것이다.' 작가는 여러나라에 있는 거인 여신과 비교하여 설문대할망의 활약상과 창세여신으로 왜 할망이며 여인들의 배설물인 '똥과 오줌' 이 더러움이 아닌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게 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우리는 꿈 중에서도 '똥꿈' 은 길몽으로 여긴다. 나 또한 그런 꿈을 꾼 후에 좋은 일을 몇 번 겪었기에 꿈을 꾸는 중에는 더럽고 비위상하지만 꾸고 난 후엔 뭔가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런 똥과 오줌에 관련된 설화나 탄생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며 단지 배설이 아닌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는, 배설의 자세와 여인네가 아이를 낳는 자세가 일치함을 다른 나라의 여신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세세하게 설명해준다. 여자만이 가진 잉태와 새로운 생명의 출산 그리고 모성애 때문일까 창세여신은 남자보다는 여인에 그것도 할머니의 이미지가 더 많다는 것을 예로 들며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하루방' 은 무엇인가 하며 다룬다. 하루방이 더 많이 알려졌으니 하루방이 창세신이 아닐까 했는데 일출봉의 '등경돌' 과 '길쌈' 및 그외 여자들이 하는 일에서 창세신은 여자라는 것을, 여자의 자궁에 대한 이야기로 새로운 생명의 모태가 됨을 말해준다.

'할망의 자취가 발견되는 자리들은 현재 제주민들이 삶과 직접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앞서 여러번 언급했다. 놓다 만 다리가 현재의 항구 자리이고, 길쌈을 하려고 솔불을 켜던 자리가 해맞이를 하러가는 자리이고, 오줌 홍수로 탄생한 바다는 파랑이 심해 어부들이 삶을 위협하는 곳이라 했다. 이 자리 섭지코지도 그러한 예인데, 민속학자 고광민 선생은 섭지코지가 제주에서 가장 풍요로운 어장이라고 했다. 남방에서 올라와서 동해로 빠져나가는 해류가 거쳐 가는 길목이라 그렇다는 것이다.' 할망이 불을 밝혔던 등경돌은 우제주민의 삶에서 꼭 필요한 등불이 되었고 다리가 셋인 솥 또한 삶에 깊숙히 자리한 물건이지만 지금은 편하게 버튼하나로 불을 이용할 수 있지만 신화속 여신 또한 인간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할망의 죽음 또한 재밌게 그려진다. 키가 큰 것이 자랑거리였던 설문대할망은 제주도 안에 있는 깊은 물은 자기보다 깊은 것이 있는가 실험을 해 보다가 마지막 한라산에 있는 물장오리에 들어갔다가 그만 물에 풍덩하고 빠져 죽었다는 것이다. 물장오리의 밑이 터져 있는 것을 몰랐던 설문대할망은 그곳에서 영원한 안식을 취했다는 것은 죽음 또한 삶의 일부분이고 죽음이 끝이 아닌 또 다른 탄생을 의미하며 신 또한 평범하게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 죽음이 이벤트처럼 재밌다.  ' 죽음이 삶의 적이나 실패가 아니라 삶의 한 부분이라고 수용한다면, 그리고 삶의 반대가 아니라 탄생의 대극에 두어 ' 탄생~성장~죽음' 을 자연스러운 삶의 주리고 본다면 죽음에 임하는 우리들의 자세는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설문대할망이 아니더라도 우리네 삶 깊숙히 들어가면 어머니 세대만 보더라도 부뚜막신이 조앙신이며 측간신에게 친정엄마는 그 해 햇곡식을 하면 밥이나 떡을 하여 꼭 첫 음식을 바쳤다. 먼저 부뚜막신인 조앙신에게 한그릇 떠 놓고 그외 광이나 측간신에게도 굴뚝에도 음식을 조금씩 나누어 먼저 맛보게 했다. 예전 불을 때던 시절에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뜨듯한 부뚜막에 잠시 올라 앉아 있으면 조앙신이 놀란다면서 함부로 앉지 못하게 한것도 보면 우리네 삶 속에는 알게 모르게 그런 신들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점점 잊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며 제주의 창세여신인 '설문대할망' 의 활약상과 그외 다른 나라의 신과 불과 빛에 대한 숭배및 염원을 읽다보니 올레길 때문에 한번 걷기여행을 가고 싶던 제주가 더 가고 싶어졌다. 할망의 오줌으로 만든 우도며 설사로 이루어진 오름에 오르며 설문대할망이 어떤 자세로 오름을 탄생시켰을까 생각을 해 본다면 재밌을 듯 하다. 서양이 신과 설화에만 귀를 기울이기 보다는 우리의 삶속에 있는 신과 설화에도 귀를 기울여 보면 재밌는 이야기들이 숨어 있고 우리가 모르던 그 깊은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이유로 좀더 그 지역에 관심과 사랑을 가질 수 있음을 읽었다. 설문해할망, 이젠 하루방과 함께 제주하면 떠 오를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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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에 홀리다 - 조선 민화, 현대의 옷을 입다
이기영 지음, 서공임 그림 / 효형출판 / 2010년 7월
품절


’시간이 흐르면서 민화는 문자 그대로 온 백성의 그림이 되었다.’
민화, 조선 백성의 그림이며 전문적인 화원의 그림이 아닌 아마츄어들이 그린 그림이라 그런지 더 정감이 가면서도 실생활 깊숙히 파고 들었던 그림들이 그림이상의 ’뜻’ 을 포함하고 있어 더 좋은 듯 하다. 민화를 예전에는 달력이나 그외 오일장날이면 장 한귀퉁이에서 숫자도를 그려주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곤 했다. 그때는 그림에 숨은 뜻을 잘 알지 못하여 그저 숫자를 이상하게 그림으로 표현한 그림인가 보다는 신기함에 구경을 하기도 했는데 백성의 그림이어서인지 값어치가 그리 크진 않았다. 그려서 가져가는 사람들도 적었을뿐더러 구경만 하고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그마져도 지금은 구경하기 힘들어졌다. 우리 관심에서 벗어난 사이 맥이 끊긴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김홍도의 <송하맹호도>를 정말 똑같게 그려낸 그림처럼 내게 다가왔던 그림을 만난적이 있다. 그림을 좋아하고 손재주가 있던 예전에 학원장님이 그린 카피한 ’민화’ 였지만 정말 세밀하면서도 똑같고 한점 가지고 싶던 그림이 있었다. 한참 그때엔 ’동양화’ 나 그외 서예에 빠져 있던 시기라 그런지 그런 그림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릴적 미술시간에 모자이크나 그외 방학숙제를 하면 난 꼭 달력에 있는 ’민화’ 를 잘 그렸던 것 같다. 그렇다고 그림솜씨가 뛰어났던 것은 아니지만 숙제 후 결과도 좋았다. 늘 보아오던 편한 그림이라 더 자신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세월속에 잊고 있던 민화를 이 책을 통하여 다시 만나는 기분이다.

민화, 그 속에 숨은 깊은 뜻 찾기
모란은 부귀영화를 뜻한다 한다. 그래서일까 예전에 친정엄마의 혼수품에 보면 유독 '모란' 을 수 놓은 것들이 많았다. 베갯잇이며 이불 옷덮개 앞치마 수저집 골무등 수를 놓을 수 있는 부분엔 모란이 무척 많았다. 백성들이 좋아하는 것은 '부귀영화, 무병장수,과거급제및 성공, 다산' 등이 아니었나 싶다. 진시황제도 불로장생을 위하여 불로초를 찾기 위하여 그 많은 시간을 보내었듯이 백성들이야 어떠했을까. 장원급제를 뜻하는 '잉어', '희득연과' 까치가 연밥 위에 내려 앉아 연씨를 쪼아 먹고 그 옆에 갈대꽃을 첨가한 그림은 과거 시험에 잇달아 합격하라는 뜻이란다. 지금으로 말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로 포크나 화장지를 주는 것처럼 과거시험을 치룰 사람에게 줄 그림으로는 딱이었던 듯 하다. 이 책의 표지에 나와 있는 모란과 고양이가 함께 잇으면 정오목단이라 하여 아침과 저녁에는 고양이 눈이 둥글지만 정오엔 가늘어지고 햇빛이 가장 왕성하며 모란이 활짝 피는 시각이기도 하여 모란처럼 부귀가 활짝 피어 난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한다. 수거모질은 돌 옆에 국화,호랑나비,고양이를 배치하여 장수를 의미했다고 한다. 다산을 의미하는 그림으로는 석류 그림 유개백자는 다남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도상이라 한다. 사물이나 꽃 동물 등으로 좋은 뜻을 표현한 그림인 민화는 그 그림을 걸어 놓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 뜻에 가까이 근접한 생각을 가지게 하지 않았을까. 꿈을 이룬듯한 느낌을 가지게 하였기에 백성들에게는 친숙한 그림이 되었을 것 같다.

민화가 단지 그림에 뜻을 감추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를 반영하기도 한듯 하다. '18~19세기 조선은 얼핏 보면 평온했지만, 그 내면은 급류가 휘몰아치는 격동기였다. 지배계층은 지배계층대로, 피지배계층은 피지배계층대로 변화와 부침을 계속했다.' 정조시대에 문화부흥기를 거쳐 세계의 변화에 발맞추듯 그림속에 등장하는 꽃이나 사물도 변화를 거듭한듯 하다. 사실적이던 표현은 좀더 변형을 거쳐 이상향을 나타내거나 호랑이는 동물의 왕인 맹수가 아니라 인간의 얼굴로 표현되어 좀더 거리감을 좁히기도 한 것처럼 인간과 가까운, 신이지만 인간의 생활상과 별반 다르지 않게 표현된 그림들을 보면서 그들이 표현한 '해학과 웃음' 을 본다. 그 그림들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니 반가운 소리이다. 어찌보면 그 시대에는 그들이 '이단아' 처럼 보였겠지만 지금으로는 앞서가는 '선구자' 였던 것이다. 어느 곳에서도 선보이지 못한 '추상화' 를 우리 선조들은 해학과 웃음을 가미하고 깊은 뜻까지 넣어 우리가 간직한 '꿈' 을 실질적으로 표현해내지 않았나싶다. 그러면에서 보면 그들은 꿈을 그려주는 이상향의 작가들이었지만 시대를 잘못 타고나서 주목을 받지 못했을 뿐이지 그들의 표현이나 그림이 뒤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때 빛을 보지 못한 그림과 표현들이 지금시대에 컴퓨터를 만나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어쩌면 그림도 '우리것을 가장 잘 표현해 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 는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민화는 비유의 보고다. 은유와 직유의 세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환유의 수사법을 적시에 적절한 장소에 활용하여 울림을 극대화했다. 민화 제작에 관여한 이들은 분명 마술 같은 비유의 힘을 꿰뚫어보았음에 틀림없다.' 김홍도나 신윤복등 도화서의 화원의 그림들도 다시 조명받고 있다. 그들의 그림이나 일대기는 소설속에서 다시 재탄생되어 우리를 즐겁게 하고 그 시대의 그림들에 다시금 관심을 갖게 한다. 하지만 그들을 제외한 돌팔이 그림쟁이도 많았을 것이며 그들에 의해 탄생한 그림인 민화도 무척이나 많을 것이다. 시대가 그림을 원했고 시대에 맞는 그림을 그려냈던 수많은 아마츄어들의 그림들이 많다는 것은 그를 즐겼던 우리민족의 여유로움에 또한 촛점을 맞추고 싶다. 시와 그림 글씨를 즐겼고 그와 더불어 판소리를 즐겼던 우리민족의 '흥' 은 어느새 '빨리빨리' 라는 조급증에 밀려나 여유로움을 잃어 가고 있는것은 아닌지, 그런 여유로움속에 간직되어 있던 문화의 우수성과 찬란함이 다시 빛을 발해보길 바라며 어느나라의 문화인지 모르는 상술보다는 시험때 '과거급제' 가 아닌 '수능대박' 을 기원하며 '꿈은 이루어진다' 는 뜻을 간직한 민화 한 장 선물하는 좋은 문화를 부활해보는 것은 어떤지 생각해보게 했다.
-그림의 저작권은 출판사나 작가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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