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기 세계신화총서 11
기리노 나쓰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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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도, 여신에게도 황천보다 가혹하고 차가운 세상. 나미마처럼 살아갈지 이자나미 여신처럼 살아갈지는 각자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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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일러스토리 1 - 모든 것은 그리스에서 시작되었다 인문학 일러스토리 1
곽동훈 지음, 신동민 그림 / 지오북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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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좋은 입문서. 단순히 지식을 요약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가 나름의 시각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돋보인다. 간결하고 발랄한 일러스트는 이해를 도우면서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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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일러스토리 1 - 모든 것은 그리스에서 시작되었다 인문학 일러스토리 1
곽동훈 지음, 신동민 그림 / 지오북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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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소개를 읽었을 때 이 사람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가 궁금했었다. 의학과 사회학을 전공했고 인터넷 문화잡지와 웹디자인 전문지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한국어, 영어를 포함해서 섭렵한 언어가 13개나 되고, 저서나 번역한 책도 그 분야가 제각각이다. '광범위한 분야의 지식을 대중적인 감각으로 풀어내는 지식의 큐레이터'이자 '다양한 분야에 대한 무절제한 호기심 때문에 온갖 종류의 지식을 쌓은 딜레탕트(dilettante, 예술이나 학문을 전문가로서가 아니라 애호가로서 하는 사람)'라니, 수십 가지 메뉴를 팔지만 그 중 맛있는 메뉴는 하나도 없는 식당 같은 사람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런 염려는 책을 읽으면서 사라졌다. 

  '모든 것이 그리스에서 시작되었다'는 부제처럼, 이 책은 고대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는 입문서이다. 200여 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입문서답게 아주 깊이 있게 들어가지는 않지만, 고대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 중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잘 정리했다. 이 책으로 공부한 뒤 고대 그리스 영역 시험을 본다면 괜찮은 점수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마냥 요약정리만 잘 해 놓은 책은 아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를 바라보는 작가 나름대로의 시선도 있는데, 그 시선이 재기발랄하다. 저자는 플라톤 철학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저서『국가』 가 정작 중심 내용인'올바르게 국가를 다스리는 법'을 제외한 모든 것이 가치 있는 책이라고 이야기한다. 플라톤의 주장에 따르면, 국가를 지키는 방위자들은 잡스럽고 시끄러운 음악도, 거짓 이야기인 서사시도 들어서는 안 되며 동료들과 아내와 자식을 공유해야 한다. 게다가 "개나 새들을 교배시킬 때 혈통 좋은 것끼리 짝을 맞추는 것처럼 사람도 뛰어난 남녀를 짝지어 주어야 한다."고 당당하게 우생학을 주장하고 있으니, 현대인의 입장에서는 저자의 표현처럼 "꼴통 같은 소리"다. 저자는『국가』를 스승 소크라테스를 죽인 아테네의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과 그에 대비되는 스파르타의 전체주의에 대한 호감이 낳은 미숙한 작품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정의와 권력, 국가, 교육 등 주요 사회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논의되고 있는 것들의 시초가 『국가』에 담겨 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상대에게 질문을 하면서 상대의 무지를 깨닫게 하는 소크라테스 철학 특유의 철학적 문답법으로 전개된다. 정치, 철학, 윤리, 논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후세에 영감을 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범접할 수 없는 고전으로만 느껴졌던『국가』에 대한 작가의 솔직한 평가를 보고 나니, 오히려 더 알고 싶고 읽고 싶어진다. 


『인문학 일러스토리 1』의 일러스트들. 간결하고 발랄한 삽화가 본문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미지 출처: 신동민 일러스트레이터 갤러리(http://new.picturebook-illust.com)


  그리고 본문만큼이나 재기발랄한 일러스트가 본문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면서 재미도 더해준다. 중요한 내용을 깔끔하게 그림으로 정리하면서 때로는 본문 내용을 보충설명하는 역할도 한다. 본문 옆의 작은 글상자에 담긴 용어 설명과 때때로 지은이가 개입해서 하는 보충 설명에도 많은 정보가 들어 있다. 

  이 책이 고대 그리스 문화로의 좋은 입문서 역할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요소가 챕터 끝마다 있는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같은 고대 그리스 당대의 저작부터 니체의 『비극의 탄생』, 홉스의 『리바이어던』 같이 고대 그리스 문화를 분석하거나 영향을 받은 책들까지 고대 그리스를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들을 추천하고 있다. 왜 그 책을 읽어야 하는지이유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얇지만 고대 그리스로 떠나는 플랫폼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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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 욥기 43장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
이기호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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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블로거)

 

  저 말고 증언한 독자 분이 또 있었나요? 있었구나. 그럼 제가 굳이 증언할 필요가 있나요? 사람마다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게 다르니까 한 명이라도 더 증언하면 수사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구요? 뭐 그 말씀도 일리가 있네요. 저는 제가 읽고 느낀 대로 얘기할게요.

 

  이 소설의 부제가 '욥기 43'이잖아요. 그런데 성경을 찾아보면 욥기는 42장까지만 있어요. 그러면 이 소설은 새로운 욥기라는 얘기죠. 최근직 장로님 인생을 되돌아보면 욥 이야기와 많이 닮아 있거든요.

 

  욥이 어떤 사람이냐면요, 옛날 이스라엘에 살던 착한 부자였어요. 하나님 말씀 잘 듣는 사람이었고, 덕분에 복을 받았는지 자식도 많고 재산도 많았죠. 그런데 사탄이 하나님한테 욥을 시험해 보자고 제안했어요. 욥이 온갖 고난을 겪어도 여전히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는지 보자구요. 하나님은 제안을 받아들였고, 욥에게는 온갖 고난이 닥쳐와요. 갑자기 자연재해가 일어나서 전재산이 날아가고 강도들이 쳐들어와서 욥의 자녀들을 다 죽였어요. 게다가 욥 본인은 지독한 피부병에 걸려서 밤낮으로 피가 나도록 피부를 긁어야 했어요. 이쯤 되니 욥도 선하게 살아온 자신이 왜 이런 고난을 겪어야 하냐고 하나님께 하소연하죠. 그러자 하나님이 욥한테 말해요. 네가 나보다 선하냐고, 나의 뜻을 다 알고 있냐구요. 자신이 교만했다는 것을 욥이 인정하고 순종하자 하나님은 욥의 병을 고쳐주고 전보다 더 많은 재산과 죽은 자녀들 수만큼의 새 자녀들을 안겨줘요. 최 장로님도 선하게 사시다 기차 사고로 온 가족을 다 잃으셨잖아요. 그래서 하나님을 원망하면서 자살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서 회심하셨다구요. 그 이후로 장로님은 재혼하셔서 아들도 얻었고, 다시 재산도 모아서 이 목양면에 교회를 세우셨어요. 그 교회의 담임목사가 새로 얻은 아들인 최요한 목사죠.

 

  그런데 주일학교에서 처음 욥 이야기를 배웠을 때부터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어요. 욥의 자녀들은 왜 아무 죄도 없이 죽어야 했을까요? 욥이 다시 자식들을 얻었다고 해도, 이미 죽은 자녀들은 돌아올 수 없잖아요? 자녀들은 그저 잃어버렸던 재산처럼 대체될 수 있는 존재인 건가요? 작가님도 젊었을 때는 아무 죄 없이 죽어간 욥의 자녀들의 마음으로 욥기의 후속편을 쓰고 싶었다고 하셨었죠. 하지만 나이가 들고 아버지가 되고 나니 자식을 잃은 아버지인 욥을 비난할 수 없다, 논리적으로 욥을 이해해선 안 되고, 함부로 그를 이해한다고 말할 수도 없다고 하셨어요. 저도 그런 마음으로 욥을, 최 장로님을 바라보려고 했어요.

 

  하나님은 최 장로님이 죽으려고 했을 때 최 장로님을 부른 게 당신이 아니라고 하셨었죠. 하나님의 목소리가 아니라 아버지를 살리려고 도움을 구하던 두 번째 사모님의 목소리였다구요. 그때 하나님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셨대요. 결국 최 장로님을 살게 한 건 최 장로님 자신이었어요. 하지만 아내와 자식이 죽은 지 반 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다른 여자와의 사이에서 자식을 얻게 된 게 부끄러웠겠죠. 그렇게 얻은 새 자식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포장하지 않았다면 장로님은 수치심을 견디지 못했을 거예요. 이 모든 게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믿음으로 장로님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이끌어 갔을 거예요. 저도 하나님을 믿지만 종종 그런 생각이 들어요. 우리를 살게 하는 건 하나님보다는, 우리의 믿음 그 자체가 아닐까, 하구요. 최 장로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나님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세상에서 스스로를 구원하는 욥인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가 욥이라면 적어도 자기 의지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기회는 있잖아요. 만약 우리가 욥이 아니라 욥의 자녀의 처지에 놓인다면요? 죽은 자녀들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욥이 새로 얻은 자녀들은 행복했을까요? 욥이 그애들을 그애들 자체가 아니라 죽은 자식들의 대체품으로 대했더라도요? 욥의 입장, 장로님의 입장에 서 보려고 했지만 자꾸 욥의 자녀들의 입장에 서게 돼요.

 

  그래서 방화 사건의 진상이 뭐인 것 같냐구요? 제 생각은 이래요. 최요한 목사는 목사직에서 간절히 벗어나고 싶어했어요. 더 이상 죽은 이복형을 대신하는 존재나 하나님이 내린 축복으로 살고 싶지 않았던 거죠. 조원효 씨 증언대로 최 목사는 교회 건물과 어머니가 증여해 준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 독서실을 사려고 했어요. 자기한테도 맞지도 않고 부담스럽기만 한 목사직 때려치고 독서실 총무 노릇이나 하면서 조용히 살려구요. 그런데 아버지인 최근직 장로님은 농협에 전화를 걸어서 아들에게 대출해 주지 못하게 했죠. 본인은 그게 정말 아들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그런데 아들은 유일한 탈출구가 막혀버렸다고 생각하고 삶의 의지를 놓아버렸겠죠. 만진이 학생이 목사님이랑 어떤 꼬마가 싸우는 걸 봤다고 했죠? 목양슈퍼 아줌마는 피해자 중에 정민석이라는 아이한테 아무 데나 불 지르는 습관이 있었다고 했구요. 최 목사는 민석이가 목사실에 불을 지른 걸 보고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거예요. 불을 끄려고 하지도 않았고 사람들에게 피하라고 하지도 않은 거죠. 자기가 아무 것도 모른 채 사고로 죽은 것처럼 보이려고. 목사라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까지 자기 저승길에 끌고 가나 싶긴 한데, 그게 최 목사가 아버지와 하나님에게 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반항이었을 거예요.

 

  이게 욥의 자녀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반항이라니, 슬프지 않나요? 지금까지 내 삶은 아버지와 하나님의 뜻대로 진행되어 왔지만, 죽는 것만큼은 내 뜻대로 하겠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저는 제 자신이 욥인지 욥의 자녀인지조차 모르겠어요. 사는 것도 힘들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죽는 것도 무섭지만, 내 의지로 죽는 건 못하겠거든요. 그러니 최 목사가 그랬던 것처럼 반항도 할 수 없어요. 앞으로도 저는 하나님도, 욥도 이해할 수 없겠죠. 욥의 자녀 같은 처지에 놓이더라도 아무 것도 할 수 없구요. 다만 하루 하루 살아가면서 제 자신을 구할 수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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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 욥기 43장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
이기호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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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도 욥의 자녀도 피와 살로 된 인간이었음을 느끼게 하는 현대 한국 버전 욥기. 여러 사람의 진술을 통해 사건의 진상과 주인공들의 진실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누쿠이 도쿠로의『우행록』도 떠오른다.『우행록』보다는 가볍고 경쾌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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