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 - 모든 영어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마크 포사이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문에서부터 드러난 유머 감각과 해박한 지식은 영어 원어민이 아닌 독자들도 어원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자연스러우면서 저자의 유쾌한 문체를 살린 번역이 읽는 맛을 더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면 :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 띵 시리즈 9
윤이나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라면 1인분을 끓이는 과정의 기록이면서동시에 나에게 가장 맛있고 간편한 한 끼를 먹이는 일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 이렇게 선언한다라면을 제대로 된 한 끼로 여기지 않는 사람들이 많지만 작가는 라면이야말로 가장 저렴하고 간편한 한 끼이며제대로 끓이면 맛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영양 균형은 다른 끼니에 좀 더 건강한 음식을 먹어서 맞추면 된다며라면을 어엿한 한 끼로 대우하는 작가의 패기가 엿보인다.


  책의 주제에 대해 쓴 여러 글들을 아무렇게나 모아둔 같은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달리논문처럼 라면의 A부터 Z까지 차근차근 정리한 목차 구성도 돋보인다라면을 끓이기 전 라면을 낱개로 구매할지 번들로 구매할지부터 고민하고라면을 고른 뒤라면을 끓이는 데 필요한 도구들을 점검한다라면 조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 조절과 끓이는 시간그 두 가지를 잘 해내서 맛있게 먹고 나면앞으로도 계속 라면을 먹을 수 있도록 건강관리를 꾸준히 한다이런 체계적인 구성만 봐도 작가가 라면에 진심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가.


  책에 실린 열두 편의 글이 라면을 제대로 고르고 맛있게 끓여먹는 실질적인 팁으로 시작한다이 실용적인 도입부를 지나면 라면 이야기인 듯 라면 이야기가 아닌 듯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는다하지만 결국에는 라면으로 돌아오니 기승전라면수미쌍라면인 글이라고 할 수 있다입맛이 없다고 누워 있다가도 라면을 끓인다고 하면 슬그머니 일어날 정도로 라면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작가와 닮은 아빠이제는 라면도 먹을 수 있다고 씩씩하게 대답하는 조카와의 추억이 있는가 하면매일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던 워킹홀리데이 시절의 기억이 있다한강공원 수영장의 라면 자판기에서 친구와 끓여 먹던 계란이 잠영하는 라면은 코로나로 수영장이 폐쇄되면서 다시 오지 않을 여름날의 추억이 되었다삶의 여러 순간에 라면을 먹었을 우리는 작가가 라면과 함께한 순간들에 깊이 공감할 수 있다.


  이 책의 편집자는 서문에서 누구의 간섭도 없이 오로지 나의 의지로 재미있고 맛있는 하루하루를 채워가는 인생은 마치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1인분의 라면과 닮아 있다고 말한다. 정찬이 아니라 라면 한 그릇에도 끓이는 사람만의 비법과 정성, 의지가 들어 있다. 나를 위해 1인분의 라면을 정성껏 끓여내고, 1인분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의 가치를 생각해 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면 :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 띵 시리즈 9
윤이나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논문처럼 라면의 A부터 Z까지 차근차근 정리한 목차 구성이 돋보인다. 라면으로 시작해 라면 아닌 듯한 이야기로 빠져나가도 결국 라면으로 돌아오는 기승전라면의 글들. 라면과 그에 얽힌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소탈하게 털어놓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훠궈 : 내가 사랑하는 빨강 띵 시리즈 8
허윤선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태어나서 훠궈를 먹어본 적은 딱 한 번이다아직까지는점심시간에 동료들과 함께 회사 근처의 훠궈 식당에 갔었는데동료들은 초심자인 나를 위해 제일 순한 맛으로 주문했다그래서인지 마른 두부가 많이 들어 있다는 것 외에는 순두부찌개와 다를 것이 없는 맛이었다처음 먹은 훠궈는 내게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그 이후로도 일부러 훠궈를 찾아 먹은 적은 없는데도 이 책을 읽었다책 소개 글에서부터 작가의 훠궈 사랑이 강렬하게 느껴졌고훠궈에 읽힌 중국어권 이야기도 듣고 싶어졌기 때문이다나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신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끌리고코로나 때문에 어느 나라로도 떠나기 어려운 지금이라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니까.


  이 책에 실린 첫 글은 훠궈 재료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조리 시간에 대한 글이다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주문한 훠궈 재료가 나오고 냄비의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채소의 반을 쏟아 넣고그다음에 고기를 넣는데이렇게 하면 먼저 집어넣은 재료가 냄비 바닥에서 곤죽이 되어버린다고 한다이런 훠궈를 생각하면 슬퍼서 도무지 견딜 수 없다며작가는 어떤 재료를 먼저 넣어야 하는지오래 끓여도 되는 재료는 무엇이고 오래 끓이면 안 되는 재료는 무엇인지 설명해 나간다이 첫 글에서부터 자신이 사랑하는 훠궈를 다른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그 뒤로도 맛있는 소스들을 찾고 내 입맛에 딱 맞게 배합하는 법작가가 좋아하는 훠궈 식당과 메뉴집에서 혼자 훠궈 만드는 법 등 훠궈를 즐기는 데 도움이 되는 팁들이 이어진다훠궈를 먹는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 견딜 수 없어 하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작가는 왜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고 싶어할 정도로 훠궈를 사랑하는 걸까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에도추위가 점점 깊어지는 겨울에도혼자 집에서 만들어 먹을 때도사람들과 여럿이 둘러앉아 먹을 때도 위장이온몸의 세포들이 훠궈의 얼큰하고 매운 맛을 요구하니까잡지 마감 날 새벽 모든 일을 마치고 새벽에 조용히 먹는 따뜻한 훠궈도 좋고각자의 개성과 입맛에 따라 다양한 소스와 재료를 넣어 먹는 훠궈도 좋으니까훠궈를 사랑하면서 쌓아간 작가의 추억들은 작가의 마음뿐만 아니라 독자의 마음속에서도 따뜻한 온도로 다가온다.

 

  작가가 진짜 로컬 훠궈 맛집을 찾아다녔던 홍콩의 뒷골목 이야기는 여행이 그리운 마음을 달래준다동네 칼국수집처럼 친숙한 홍콩의 가게들음식 사진 하나 없이 온통 한자로만 쓰여 있어 한자알못인 관광객들을 당황하게 하는 메뉴판낯선 식재료와 디저트들이 즐비한 골목, “왜 이렇게 뜸했어한국에 간 줄 알았잖아.”라고 인사하는 단골 식당 사장님(오죽 자주 갔으면 한국에서 오는 건데 한국에 갔다 온 거라고 생각했을까.)까지 낯선 풍경인데 친숙한 정이 느껴진다작가도 나도 마음 놓고 그 풍경들에 발을 다시 들여놓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훠궈는 내가 사랑하는 빨강이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아닐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녀가 사랑하는 빨강’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사랑스러우니까혼자든 함께든 훠궈를 사랑하면서 즐거움을 누리는 날이 그녀에게 계속되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훠궈 : 내가 사랑하는 빨강 띵 시리즈 8
허윤선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사랑스럽다. 작가의 훠궈 이야기를 통해 지금은 갈 수 없는 중국과 홍콩, 대만의 뒷골목 풍경까지 엿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