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노트 - 알고 싶은 클래식 듣고 싶은 클래식
진회숙 지음 / 샘터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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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 코드도 장점이지만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알 수 있도록 ABC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 것도 장점. 다만 QR 코드가 유튜브 링크와 연결되다 보니 지금은 연결되지 않는 링크들이 종종 있는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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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앉아 금琴을 타고 샘터 우리문화 톺아보기 2
이지양 지음 / 샘터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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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즐겨듣는 음악의 범위는 아주 한정적이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나 좋아하는 뮤지컬들의 넘버 외에는 아는 음악이 얼마 없다. 특히 국악은 중학교 때 수행평가 때문에 본 공연이 내가 마지막으로  본 국악 공연일 정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러다 옛 글 속의 우리 음악 이야기를 모은 책 『홀로 앉아 금을 타고』를 알게 되었다. 우리 음악에 관심을 가져오진 않았지만 우리 역사에는 관심이 많았고, 그 동안 잘 몰랐던 것에 호기심이 생겨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은 한문학자 이지양이 고문헌 속의 우리 고전 음악 이야기에 대해 쓴 글들을 모은 책이다. 첫 번째 글이 우리 음악을 잘 모르는 지금 세대에게서 느끼는 안타까움을 담은 글이니, 저자의 목표가 우리 음악을 더 친숙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 이 책을 읽은 뒤에도 국악은 내 귀에서 아직 멀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초중고등학교 음악 시간에 배웠던 국악 지식은 기억 저 편으로 날아갔을 것이다. 그러니 저자가 말하는 평조, 계면조가 어떤 조성이고 도드리장단, 중중모리장단이 어느 정도의 박자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런 국악 용어들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저자가 국악 전공자가 아니라 국악을 사랑하는 한문학자이기 때문에 서문에서부터 음악 이론에는 무식하다고 이야기했지만, 출판사에서라도 용어 설명을 추가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음악은 글로 읽는 것보다 귀로 들을 때 확실히 아는 것인데, 이 책은 음악에 대한 책이라기보다 음악을 이야기한 글들에 대한 책이다.


  이 책에서 글로만 나오는 우리 음악이 궁금해 유튜브에서 찾아 들었다. 그런데 글로 읽는 노래와 직접 듣는 노래는 전혀 달랐다. 클래식 음악에서의 '라르고largo(느리게, 표현을 풍부하게)'가 빠르게 느껴질 정도로 느릿느릿한 가사와 시조창에 충격을 받았다. 책에 나온 가사가 '봄잠을 느지막이 깨어 중창을 반가이 걷으니'인데 실제로 들어보면 '보오오오오오옴자아아아암으으으을 느으으으으으지이이이이이이마아아악이이이이이 깨어어어어어어으 주우우우웅차아아아앙으으을 바아아아아안가이이이이이 거어어어얻으으으니'이다. 과장이 아니다. 그리고 한시를 우리말로 풀어쓴 게 아니라 한자음 그대로 읽는 가사도 적응이 되지 않았다. ('坐撫樹而終日 濯淸天而自潔'을 "앉아서 나무를 어루만지며 하루를 보내기도 하고, 맑은 냇물에 몸을 씻어 스스로 깨끗하게 하기도 한다"고 풀어쓰는 게 아니라 '좌무수이종일하고, 탁청천이자결이라'라고 한자음 그대로 읽는 식이다.) 아직은 국악보다는 클래식이, 클래식보다는 가요가 귀에 익숙하고 편하다. 

  하지만 국악 속에 배어 있는 옛 사람들의 생활상은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배를 타고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을 보낼 때 부르는 노래 <배따라기>는 항구가 있는 고을마다 있다고 한다. 배를 타고 중국이나 일본으로 사신이 떠날 때도 <배따라기>를 불렀다고 하는데, 아예 떠나는 것도 아니고 잠시 여행을 다녀 오는데 이별이라며 슬퍼하는 게 언뜻 생각하기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도 여행을 갔다 사고를 당해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지금만큼 교통 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에는 여행길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았을 것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그리고 판소리 <춘향가> 중 이몽룡이 과거를 보는 장면인 <춘당대시과> 부분은 조선시대 과거 시험 풍경을 어느 역사 기록보다 생생하게 전한다. 

  우리 옛 노래에 중국 한시와 고사에 관련된 가사가 왜 이렇게 많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문화는 그것의 의미를 알고 제대로 향유하는 사람들의 것이니, 처음에 누구에게서 나왔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는 저자의 말에 납득이 되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한자와 중국 문학은 널리 공유되던 문화적 자산이었을 테니까. 근대 이전의 유럽 문화권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성경,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한 예술을 공유했던 것처럼. 서민들이 즐기는 판소리, 민요에서도 중국 옛 고사와 한시가 자주 인용되는 것을 보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중국 한시와 고사가 뿌리 깊이 스며들어 있었던 것 같다. 


<무신진찬도병> 중 '선유락'이 그려진 부분. 먼 길을 떠나는 사람에게 불러주던 노래 <배따라기>는 외국 사신을 떠나보낼 때도 불렸다. 이 때 <배따라기>에 맞추어 기녀들이 추던 무용이 선유락이다.


신윤복, <서생과 아가씨>. 이 그림은 변방 지역의 거친 분위기를 그린 노래 '관산융마'에 대한 글과 함께 실려 있지만,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는 옛 노래들의 정서와 잘 어울린다.


그리고 책 중간중간에 들어간 옛 그림들이 이해를 도우면서 전통적인 분위기를 살렸다. 모든 그림이 책의 내용과 딱 맞는 것은 아니지만, 책에 소개되는 음악에 맞추어 추는 춤을 그린 그림을 보면서 그 음악이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실감할 수 있었고, 가사와 어울리는 산수화나 풍속화를 보면서 그 노래 특유의 정취를 더 짙게 느꼈다. 

  우리 음악을 기초부터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책은 아니다. 나처럼 읽고 나서도 국악이 아직은 귀에 낯선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옛 우리 음악 속의 마음들은 와 닿는다. "누군가 저 멀리 있는 이를 그리워하는 사람에게 믿음이 가는 것이다. 자기와 직접 인연이 닿지 않아도 자기 내면의 온기를 늘 불러일으키는 대상이 있는 사람은, 그리운 대상이 없어서 누구도 그리워하지 않고 삭막하게 살아가는 사람보다 미덥고 정이 가지 않나?"(「그녀와 놀고픈 봄날의 꿈-춘면곡」 중)
"...칭찬조차 다시 상처가 되고 마는 그런 때, 메시지는 없이 사람의 따뜻한 목소리만으로 얼러 주는 <구음 시나위>가 진정으로 마음을 달래줄 것이다."(「영혼을 얼러 주는 가락-구음 시나위」 중) 아직 국악이 귀에 낯설다 해도, 우리 옛 음악 속에 담긴 옛 사람들의 마음을 전해주었으니, 우리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의 씨앗은 심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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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앉아 금琴을 타고 샘터 우리문화 톺아보기 2
이지양 지음 / 샘터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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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음악 전공자가 아니라 한문학자이기 때문에 음악에 대한 설명이 적은 것은 아쉽다. 하지만 저자의 우리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과 깊은 지식 덕분에 우리 음악 속에 녹아 있는 옛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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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우주생각 - 오지랖 우주덕후의 24시간 천문학 수다
지웅배 지음 / 서해문집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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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주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할 때마다, NASA 우주정거장에서 보내주는 실시간 방송을 본다. 언제 접속해도 보이는 것은 우주정거장과 지구, 까만 우주 공간뿐이다.(운 좋을 때는 유영하는 우주인도 보이긴 하지만.) 하지만 방송을 볼 때마다 내가 우주 안에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화면 속에서는 파란 바다와 하얀 구름만 보이는 지구 어딘가에 내가 있을 것이고, 그 지구는 우주 공간에 덩그라니 놓여 있으니까. 지구가 떠 있는 광활한 우주 공간은 나를 두렵게 하면서도 매혹시킨다. 

  우주에 매혹되다 보니 과학책들 중에서도 천문학 책에 더 눈길이 간다. 하지만 뼛속까지 문과인 나는 천문학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면서도 또 다른 천문학 책을 읽는다. 그렇게 읽은 천문학 책 중에서 『하루종일 우주생각』은 가장 이해하기 쉬운 책이었다. 

  이 책은 하루의 일상에 빗대어 우주를 설명한다.아침, 낮, 저녁, 밤이라는 네 개의 시간대 안에 오전 6시 30분 '깊고도 달콤한 침대 위의 블랙홀'부터 밤 12시 30분 '늦은 밤 TV 잡음 속 우주의 소리'까지 16개의 하루 일과와 엮은 우주 이야기가 들어 있다.  예를 들자면, 아침 7시에 커피를 끓이는 일과는 이렇게 우주와 연결된다. "물이 다 식고 컵 전체에 커피 가루가 골고루 스며들 때까지,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는 물의 흐름을 따라 커피 가루도 함께 움직인다. 온도가 높으면 상대적으로 밀도가 낮아지면서 위로 올라가려 하고, 온도가 낮으면 밀도가 무거워지면서 아래로 내려가려는 흐름, 이 두 가지 흐름이 함께 나타나면서 작은 커피잔 속에는 인상적인 대류 사이클이 그려진다. 마치 지금 이 시간에도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밝은 태양처럼. 태양을 비롯한 우주의 모든 별들은 그 표면에서 거대한 대류 사이클을 그려내면서, 중심에 가라앉은 물질이 표면 위로 올라가며 골고루 섞이고 있다." 이렇게 친근한 일상에 빗대니 천문학적 지식이 더 직관적으로 이해된다. 

  저자가 일상 이야기와 우주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은 그가 하루 종일, 24시간 동안 우주에 푹 빠져 있는 '우주덕후'이기 때문일 것이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모닝 커피에서 별들의 핵융합을 떠올리고, 퇴근길 꽉 막힌 도로에서 은하 속 별들이 꽉 차 있는 나선팔을 떠올리는 모습에서 그가 우주와 천문학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다. 블랙홀이 강한 중력으로 주변의 가스와 별을 집어삼키는 것을 '과격한 먹방'이라고 하고, 변광성의 밝기가 주기적으로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는 것을 변광성의 비트, 우주가 천문학자들에게 허락하는 유일한 마약이라고 하는 등 요즘의 유행어도 자연스럽게 섞어 쓰는 문체가 재기발랄하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일상 속의 우주를 보면서, 일상 또한 우주 안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수명이 다한 별이 폭발해서 사라진 뒤 남은 찌꺼기는 계속 우주에 남아, 별과 행성뿐 아니라 우주의 모든 것을 만드는 데 재활용된다. 우리 몸과 모닝 커피 속에도 별이 남긴 다양한 화학성분들이 남아 있다. 안방에 놓인 TV도 우주 빅뱅(우주를 탄생시킨 대폭발)이 남긴 에너지의 파장을 미세하게나마 감지한다. 모든 방송이 끝난 후 TV에서 들리는 잡음의 파도 속에는 빅뱅의 여운이 아주 일부 섞여 있다. 우주는 보이지 않게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거대한 우주의 작은 천체 조각'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언제라도 나를 까마득하게 먼 곳으로 집어삼킬 것 같았던 우주가 늘 나를 감싸고 있다고 생각하니, 두려웠던 우주가 조금은 더 편안하게 느껴진다. 이 책의 가장 큰 목표가 그 동안 너무나 당연해서 느끼지 못했던 '우리가 우주라는 거대한 세계 속에 포근하게 안긴 채 살고 있다는 사실'을 함께 만나는 것이라고 했는데, 저자는 그 목표를 충분히 이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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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우주생각 - 오지랖 우주덕후의 24시간 천문학 수다
지웅배 지음 / 서해문집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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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우리의 일상에 빗대어, 이해하기 어려운 천문학을 더 친근하고 쉽게 느끼게 한다. 페이지마다 우주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유머 감각이 묻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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