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김신회 지음 / 놀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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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기 돌보는 일에는 꼴등인 사람이 안 그런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 일기다. 이 이야기들이 '이 사람도 이러고 사는구나'를 넘어 나를 아끼고 싶은 욕심을 갖게 한다면 참 좋겠다.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기를 바란다. 그럼으로 인해 각자가 세상의 시간이 아닌 나만의 시간을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_295쪽(에필로그)

 

#김신회 #아무것도안해도아무렇지않구나 #아무것도_안_해도_아무렇지_않구나 #놀

 

저자는 손가락이 아파 강제 휴식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그렇지만 스스로를 돌아보는 여유가 주어질 수밖에 없었고.

 

아픈 손가락으로 쉬면서 쉬면서 조금씩 찾은 생활, 그 발견.
연락하기, 책읽기, 화내기, 괜찮아지기, 실망시키기, 사과하기 등 주변을 챙기는 동시에 자신을 돌보는 일의 어려움, 새삼, 그러고 견디거나 다르게 다뤄야 할.

 

아무것도 안해도 그것도 해보니 괜찮더라고, "괜찮지 않을 땐 '괜찮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_237쪽)고, 매사에 정당한 사람은 아닐지언정 자신의 감정과 기분은 정당하다 믿자고 나서서 말해주는 것으로 안정을 주고 위로를 한다.

 

전작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가 (화려한 흥행성적에 비해) 나는 공감하기 어려웠던 건, 내가 ‘보노보노 타입’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는 걸 이번 책에서 분명히 깨달았다.

그러니까 나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당연히도 괜찮고, 뭔가가 안 괜찮다면 그걸 말하는 사람이다.
(내 주변에 또라이가 없다면 그게 자신은 아닌지 생각해보자,라는 띵언이 갑자기 떠오르는 건 기분 탓?)

 

분명 이 책은 나를 (개인적으로) 이해해주거나 위안을 주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은 지인이 벌써 몇 몇 떠오를 정도로 사실은 이 책에 위로받고 아하(!)할 사람이 많을 듯 싶다.

 

 

#에세이 #한국에세이 #보노보노처럼살다니다행이야 #휴식 #관대 #자기돌봄 #자기시간 #자기위안 #자기용서 #나에게관대해지는법 #아무것도하지않음으로써완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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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을 꿈꾸는 너에게 - 네가 있어야 할 곳을 끝내는 찾아내기를
박가영 지음 / 미래의창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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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는 솔직히 괜찮아. 잘 살고 있어. 운 좋게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았고, 30대의 나는 더 이상 어릴 때처럼 우울하거나 어둡지 않아. 사랑하는 도시 멜버른에서 당당히, 한 명의 구성원으로 살게 된 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어. 가끔은 이 사랑스러운 도시가 바로 내가 태어났어야 할 곳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한국에서는 언제나 불안하기만 했던 내가 멜버른의 품 안에서 이토록 편안한 걸까 하고 생각할 정도로 나는 멜버른이 익숙해졌어. '지금은' 말이야." _5쪽(프롤로그)

 

#박가영 #이민을꿈꾸는너에게 #이민을_꿈꾸는_너에게 #미래의창

 

저자 박가영(앨리스).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로 처음 온지 10년, 현재 두 개 레스토랑의 오너쉐프로 호주 멜버른에서 '한 명의 사회 구성원'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 10년의 과정을 덤덤한 말투로 (자신을 위로하고 치료하는) 글을 브런치에 남겼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책.

 

처음 호주에 온 워킹홀리데이 반 년의 허무, 첫 외국인 친구, 기술이민 결심, 그 후 cookery 공부, 호텔 레스토랑 근무, 눈 먼 행운이 찾아 온 타이밍에 얼결에 된 오너쉐프...

 

한국에서의 알바 인생이 어땠는지 덤덤하게 말하기 시작했다가 서러웠다고 우짖듯이 끝나는 챕터가 있었다: 알바 뒤에 알바, 알바, 그리고 계약직의 삶. 서글펐다던.
호주에서 아니 호주라서 할 수 있는 두 지역의 비교 챕터들도 짠했다: 몸평, 얼평, 패션평을 주로 받았다는 한국에서의 생활, 그리고 칭찬이 아니면 먼저 언급된 그 어떤 것도 '평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호주.(이건 친구문제 아닌가, 내 주변엔 입밖으로 얼평 몸평 패션평 하는 사람 없는데)
저렴하고 빠른 한국 그리고 뭐든 느리고 돈드는 호주 (그리고 거기서 연유할지도 모르는 임금차이).
까칠하지만 까칠하다고 할까봐 아무 말도 못했던 한국에서의 우울감 등.
그리고 호주에 (cookery로 이민) 오려는 고민을 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었다: 영어 공부, 이력서, 무료이민상담에의 권유, 역이민의 사례 등을 포함하는 챕터들.

 

서른 중반에 이곳이 내 있을 곳이며 이 일이 내 할 일임을 찾은 앨리스는 행운아다, for sure.
(비관주의자처럼 보이겠지만) 많은 '성공 못한' 사례들은 적히지 않고, 따라서... 읽히지 않는다.

 

읽으며 멜버른의 한 카페의 그 카푸치노가 떠올랐다.
호주가 시드니가 거기 남은 친구들이 갑자기 생각났다.

 

한국은 헬조선이라 이민밖에 길이 없다고 믿는 이들에게, 워킹홀리데이를 꿈꾸는 이들에게, 그 중에서도 호주를 생각하는 이들에게- 한 번씩 읽혀지면 좋을 책.

 

너도 나도 우리도 어디서건 무엇을 하건- 그 행복을 언젠가 꼭 찾을 수 있기를 빈다.
건투를 빈다.

 

 

"무언가를 바꿨다고 해서, 문제를 풀면 정답이 주어지는 듯이 네게 행복이 간단하게 주어지진 않을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계속 네가 행복할 수 있는 곳을 찾아 헤매었으면 해. 지금 어디서 무얼 하든, 네가 편안한 곳, 이 정도면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곳을 마지막엔 꼭 찾길 바랄게. 네가 있어야 할 곳을,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리고 힘들게 돌아가야 할지언정 끝내는 찾아내기를." _302쪽(에필로그)

 

#에세이 #한국에세이 #멜버른엘리스 #브런치 #브런치연재 #나한국이아니라면괜찮을까 #이민쉬울것같으면서도거칠고험난한 #청명한멜버른의어느멋진날 #호주 #이민 #호주이민 #이민자의삶 #멜버른 #Melbourne #수다#Suda #네모 #Nemo #오너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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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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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당신이허락한다면나는이말하고싶어요 #당신이_허락한다면_나는_이_말_하고_싶어요 #나무의마음

 

방송인 김제동의 에세이, 헌법에 대한.
출판사의 포스트 미리보기를 조금 읽어보다가 결국은 책을 손에 쥐다.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헌법 해설서가 아니다,
책 중간중간 언급했듯 헌법을 읽는 책이고, 대한국민의 한 사람으로 나름의 해석을 더한 책이고, 사실은 헌법에 사랑을 고백하는 이야기다.

그 사랑은 개인적이고, 해석적이고, 주관적이고, 끊임없이 애정을 갈구한다.

 

"신문 칼럼에서 우연히 37조 1항을 처음 봤을 때, 연애편지의 한 구절 같았어요. 서른여섯 가지 사랑하는 이유를 쫙 적어놓고 마지막에 추신을 붙인 거죠. "내가 여기 안 적어놨다고 해서 널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야."" _58쪽

 

헌법 조항 조항에 대한 사랑 고백은 나름의 학습과 지식을 기반으로 하며, 일반인 접근하기 쉽게 쓰여졌다.
한법이 어떻게 제정되었는가를 살짝이 다루기는 한다, 그렇지만 깊지 않게.
사랑편지같은 이 책을 읽고, 그 사랑의 대상인 헌법을 궁금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러니까 헌법에 조금 더 호기심이 생겼다.
소제목에 붙은 헌법 조항들을 읽는 재미도 은근 쏠쏠.

 

개헌논의가 오가는 최근의 대한민국의 정치배경 등의 고려할 때, 지금이 헌법을 읽기에 가장 완벽한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음 책은 『지금 다시, 헌법』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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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엔 조그만 사랑이 반짝이누나
나태주 엮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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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가운데서도 사랑의 시로 만나요." _5쪽(작가의말)

 

 

#나태주엮음 #나태주_엮음 #가슴속엔조그만사랑이반짝이누나 #가슴속엔_조그만_사랑이_반짝이누나 #알에이치코리아

 

필사용 시집, 라이팅 북.
왼쪽 페이지에는 나태주 시인이 고른 시가, 오른쪽 페이지에는 예쁜 빈 종이가 있다.
간만에 반짝반짝하는 기분이 된다.
시인이 고른 시들은, 그애 사랑의 설렘으로 가득하고 그 사랑의 기다림조차 분홍빛이다.
시들은 사랑의 기다림과 설렘과 믿음과 애정과 그리고 다시 그리움의 행복함이 뚝뚝 떨어지는,
시대를 타고 넘는 (허난설헌부터 윤동주를 지나, 나태주까지) 시와 사랑의 아름다움이란.
세상의 그 어떤 시는 생활이고 고난이고 지난이고 지남인데, 사실은 그것이 전부 사랑이었다, 미처 몰랐다.

 

#시 #시집 #시선집 #한국시 #명시모음 #사랑시 #사랑 #필사 #읽고쓸수록빛나는그때그날의사랑시 #조그만사랑 #詩 #Poetry #시인의시집 #시인의시모음

 

내가 좋아하는 시가 맨앞에 나와서 기분이 더 좋아짐, 달이 떴다고 세상에나 전화를 주시다니요! (꺄 설렘!)

가을을 앞두고, 다들 설레면 좋겠어요.

 

(오른손에 반깁스 중이라 필사를 실제로 못하는게 슬픔ㅠㅋ)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中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창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 안을 돌아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장이 하얗다. 방안에까지 눈이 내리는 것일까.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그만 발자국을 눈이 자꾸 내려 덮여 따라 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국을 찾아 나서면 일 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내리리라.> - 윤동주, 「눈 오는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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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 허난설헌 시선집
나태주 옮김, 혜강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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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tvN 화제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미스터 선샤인' 아님에 주의)!

이병헌 배우가 되게 멋있게! 김태리 배우가 생각보다도 넘나넘다 예쁘게 나온다는!
(역시 김태리 배우는 한복빨이 짱이답)


12화인가에 등장한 (두둥!) 책 한 권 (두둥두둥!!)
(책 좋아하는 사람은 드라마나 영화에 책이 어떤 방식으로든 튀어나오면 그게 뭔게 아주 궁금하지!)


따란~! 책 발견 >_<)

(내가 한다면 하는 사람임ㅇㅇ)

 

 

 


나태주 시인이 현대어로 번역한 허난설헌 『그대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허난설헌 #그대만나려고물너머로연밥을던졌다가 #그대_만나려고_물_너머로_연밥을_던졌다가 #알에이치코리아


책 표지도 예쁜데 속이 더 예쁘다.
글이, 그리고 글 사이로 톡톡 튀어나온 그림들이 사람 두근대게 한다.


<미스터 션샤인>에 등장한 시의 전문을 옮겨본다.

 

"가을날 깨끗한 긴 호수는
푸른 옥이 흐르는 듯 흘러
연꽃 수북한 곳에
작은 배를 매두어었지요.


그대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멀리서 남에게 들켜
반나절이 부끄러웠답니다"


이 책에서 사실 내가 흥미롭게 읽은 건, 사실은 허난설헌의 이름과 슬픈 개인사에 관한 부분이었다.
그 당시에는 많은 여자들이 제대로 된 이름도 없이 살았지.
그리고 많이 베우고 많이 알고자 한 재능있는 이 여자는 슬프게도 오래 못살았다, 스물 일곱.


짧고 슬펐고 그렇지만 아름다운 시를 유산으로 남겼다.
시인의 삶은 짧았지만 시들은 앞으로도 계속 살아갈 것을 의심치 않는다.

 

"난설헌의 본명은 초희楚嬉이고 자는 경번景樊이며 난설헌蘭雪軒은 당호堂號입니다. 초희는 '미녀와 재원才媛'을 뜻함이고 경번은 중국의 여성시인 번희樊嬉를 사모해서 지은 이름입니다. 난설헌의 난蘭은 '여성의 미덕을 찬미한다'는 뜻이며 설雪은 '지혜롭고 문학적인 재능을 지닌 여성'이라는 뜻으로 지은 당호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소망을 마음껏 담은 이름들이라 하겠습니다." _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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