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투스의 심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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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대의 차디찬 로봇을 상대하며 긴 밤을 보내다 날이 밝으면 파트너와 교대하는 것이다.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이때뿐이다." _8쪽


1989년 히가시노 게이고 발표, 미스터리 장편.


'완전범죄 살인 릴레이': A, B, C 그리고 D가 등장한다.

아니 몇 몇 그외 기타 등등에 해당하는 사람들도 등장한다.

이들은 하나같이 무언가를 잃은 게 있거나, 부족한 게 있고 있거나, 혹은 갈망하는 마음이 지나친 감이 있거나...


여자는 임신을 한다, 각자의 열망이 넘치는 아빠 후보군들(?)은 불안하다, 여자를 죽이고 싶을 만큼.

여자 대신, 죽이러 간 A가 시체로 발견된다.

B와 C는 당황하고 경찰은 개입한다.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B가 죽고, C는 살해 위협을 받고, 그러다 압박감 끝에 여자를 죽이게 되는 C.

D는 누구이며 왜인가.

수사의 선을 함께 보면서 독자는 함께 질문하고, 함께 쳐다보고, 사람의 무서움을 읽는다.


지나친 열망이, 혹은 상실이 인간의 심장을 어떻게 상실하게 만들었는지.


히가시노 게이고 미스터리의 원형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라 하여 열심히 읽었는데.

엄청난 흡인력으로 순식간에 읽혀서 역시, 이게 무려 1989년 발표작이라는데 또 역시역시 해버린다.

역시 히가시노.



#소설 #미스터리 #히가시노미스터리 #완전범죄살인릴레이 #1989년 #東野圭吾 #ブルータスの心臓 #완벽한성공에마음같은필요없습니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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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진실 - 우리는 어떻게 팩트를 편집하고 소비하는가
헥터 맥도널드 지음, 이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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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이 책은 진실한 소통을 원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이자, 진실에는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_7쪽 (책을 시작하며)


#헥터맥도널드 #헥터_맥도널드 #흐름출판


책의 첫 예시로 퀴노아가 등장한다.

퀴노아에 대한 팩트들- 슈퍼푸드, 전세계적 소비량 급증, 가격 상승, 지역민 사이에서의 소비감소- 그렇다, 이것들은 사실fact의 나열이다.

그렇지만 어떤 팩트는 사실과는 전혀 다른 인과관계로 해석되거나 다른 맥락에 놓이는 것으로 완전히 다른 이야기인 것처럼 해석된다.

와- 소름, 첫번째 예시에서부터 나도 모르게 이런 저런 (사실) 뉴스에 휘둘리던 내가 떠올랐다.


경합하는 사실들, 그러니까 둘 다 사실이지만 어느 쪽에 무게를 싣고 '믿을' 것인가를 고르는 것으로 내가 믿는 사실(들)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거, 무겁고 무섭다.

본능적으로 자기 믿음에 맞는 쪽으로 팩트를 선택하는 것, 편집하는 것, 그리고 그 '자기 믿음'이라는 게 어떤 팩트(소식)을 처음 듣고 해석하게 되었느냐에 또 좌우된다는 것.

사람이 의외로 이렇게나 얄팍하고, 진실되지 않다.


"내 주장에 도움이 되는 믿을 만한 예측을 발견하게 되면 우리는 과장해서 이야기한다. 도움이 안 되는 예측은 아예 꺼내지조차 않는다. 똑같이 존중받는 전문가각 서로 모순되는 예측을 내놓았을 때, 내 입장에서 가장 도움이 되는 예측을 골라 공유하고 다른 예측은 모두 무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_346쪽


그리고 그걸 알고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또 있다: 오도하는 사람들, 그리고 오보하는 사람들.


이 책은 숫자(어느 것을 옆에 놓느냐에 따라 달라 보이는)와 통계, 평균 등도 상대적으로 비교적으로 교묘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심슨의 패러독스)


사실을 사실 그대로이지만, 진실은 편집되고 해석되는 것이다.

어떤 한 면을 강조하는 것으로, 맥락을 다르게 놓는 것으로, 어떤 부분들을 말하지 않는 것으로, 다른 스토리를 붙여 넣는 것으로, (의도있고 의미있는) 별칭을 붙이는 것으로, 선택적인 예측을 하는 것으로...

그래서 편집되고 만들어진 진실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그런 만들어진 진실들을 전하는 사람들을 경계하라고.

또한 의심하고 물어보고 요구하는 것으로 편집되고 해석된, 그 뒤에 의도적으로 가려진 이야기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 것.


"오도자들이 버틸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의심하지 않는 태도' 때문이다. 우리가 더 파고들기만 하면 저들이 진실성을 유지하면서 우리를 계속 오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의심할 수 있을 때는 의심하라. 명확한 설명과 확언을 요구하라. 여지를 주지 마라. 뭔가 빠져 있다 싶으면 물어보라. 숫자가 오해를 일으키도록 제기되어 있다면 다른 해석을 시도하라.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나 이름이 동원되면 관련성이 있는지 의심하라. 저 주장의 기초가 된 도덕적 가정이나 신념이 뭔지 질문하라. 공식적으로 용어를 정의해달라고 요구하라." _390쪽



#인문 #교양인문학 #인문도서 #진실 #팩트 #fact #사실 #어떻게팩트를편집하고소비하는가 #경합하는진실 #심슨의패러독스 #확증편향 #선전 #propaganda #스핀 #spin #오도 #오보 #우리는어떻게팩트를편집하고소비하는가 #문제는편집이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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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여자의 사랑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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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같은 선택, 환상을 좇은 선택은 땅 위에 쏟아지자마자 대번에 굳어, 이내 부인할 수 없는 형태가 되어버렸다. 이건 극심한 고통이다. 만성적인 고통이 될 것이다. 만성적이라는 말은 영원하긴 하지만 한결같다는 뜻은 아니다. 또한 그 때문에 죽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_61쪽 (티저북: 「자식들은 안 보내」)

"아이들은 이 시간을 잊을 테고, 어떤 식으로든 당신과 결별할 것이다. 아니면 뭘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는 순간까지 당신 주변에 머물 것이다. 브라이언이 그랬던 것처럼. 그럼에도 얼마나 끔찍한 고통인가. 그 일이 그저 가슴 아픈 과거로만 남고 더는 현재의 것이 될 수 없을 때까지 그걸 끌어안고 살면서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 _62쪽 (티저북: 「자식들은 안 보내」)


#앨리스먼로 #앨리스_먼로 #착한여자의사랑 #착한_여자의_사랑 #문학동네


앨리스 먼로- 내가 좋아하는 단편을 쓰는 소설가.

(신작은 아니지만서도) 한국에 새로운 번역책이 나왔다, 이건 읽어야지!

단편소설집이 새로 번역되었는데, 출판사에서 티저북 이벤트(!)로 한 편의 단편(뿐이지만)을 선물받았다.

책 전체를 다 읽은 건 아니지만 책 전체에 흐르는 분위기 정도는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자식들은 안 보내」 한 편.


가족여행을 떠나온 곳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고는 그 길로 모두 두고 떠난 여자.

그렇게 문득, 힌트도 없이, 아이들은 어린데, 미련도 없이.

행복의 방법이란, 행복의 정의란 제각각이겠지- 세상의 불행한 가정의 불행 나름나름만큼이나.

이 착한 여자는 어느 날엔가 자기자신에게(는/만/라도) 착하기로, 그래서 떠났다.

그게 고통을 포함할지언정 행복을 향한 길이었거나, 고통을 여전히 동반하지만도 불행에서 벗어나는 길이었으리라.


내가 왜 그랬지,라는 멍청한 생각이 가끔이라도 떠오르면, 안 그랬을 상황의 불행을 되새김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응, 하길 잘 했어.



#착한여자의사랑티저북 #소설 #단편소설 #노벨문학상 #단편소설집 #티저북 #자카르타 #코스테섬 #추수꾼들을제외하고는 #자식들은안보내 #돈냄새가진동할만큼부자 #변화가일어나기전에 #우리엄마의꿈 #티저북 #첫번째독자 #첫눈 #길러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트릴리엄북어워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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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처럼 문지 스펙트럼
다니엘 페낙 지음, 이정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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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성, 그것이 바로 예술이 내거는 유일한 값이다." _39쪽

"단지 아이들은 책이 무엇이며,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잊고 있었을 뿐이다. 이를테면 소설이란 무엇보다 하나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소설은 '소설처럼' 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말해 소설 읽기란 무엇보다 이야기를 원하는 우리의 갈구를 채우는 일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_151쪽

"소설이 주는 진정한 즐거움은 작가와 나 사이에 형성되는 그 역설적인 친밀감을 발견하는 데 있다. 홀로 쓴 그의 글이 혼자서 소리 없이 읽어 내리는 나의 목소리에 의해 비로소 하나의 작품으로 되살아나는 것이다." _155쪽


#다니엘페나크 #다니엘_페나크 #소설처럼 #문학과지성사


아이들이 어떻게 책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는가, (책을 읽어주지 않으면 잠을 안자던 그 아이들이!) 그 읽기에 대한 즐거움과 열정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는가에 대한 짧지만 임팩트 있고 생각할 거지 많은 그런 책.

저자는 교육자이자 소설가로 그의 생활에서 체득한 '독서와 젊은이(학생)'의 관계 이야기를 쉽게 푼다.

책을 교리로 모실 것만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든 일을 권리가 있음을 잊지 않기를!

-

(저자가 말하는 10가지 권리) [무엇을 어떻게 읽든- 침해할 수 없는 독자의 권리] 

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2. 건너뛰며 읽을 권리 

3. 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4. 책을 다시 읽을 권리 

5.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6. 보바리슴을 누릴 권리- 책을 통해서 전염되는 병 

7. 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8.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9. 소리 내서 읽을 권리 

10.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청소년기(를 앞두거나, 지나가는 중이거나, 막 지나온)의 아이가 (근처에) 있다면, 그리고 그 아이들과 책읽기의 즐거움을 여전히 함께 나누고 싶다면 이 책을 완전 추천한다!


SPOILER ALERT: 책을 '소.리.내.어' 읽어줄 것.



1.

원저가 1992년 발표라 이 책에서는 책을 멀리하게 된 이유로 텔레비전은 등장하지만 스마트폰은 지목되지 않는게 특이점이라면 특이점ㅎㅎ


2.

이 책을 읽으며 중고등학생 때는 내가 왜 그렇게나 책을 안읽었는지 새삼 후회- 그야말로 독서 공백기, 잃어버린 나의 6년ㅠ (왜 안읽었지? 그 책읽기 좋은 마음과 정신일 때... 난 뭐했냐고ㅠ) 

지금 읽으면 되지, 책을 일단 사자고. 독자의 권리 1번과 3번을 기억하며! (민음사 패밀리데이 우선 ㄲㄲ)


3.

조카가 올해 말에 태어날 예정인데, 그 집에는 책장이 없어서 그게 걱정이라면 걱정.

무슨 책을 사서 언제부터 읽어주는 게 맞는걸까, 글자읽기는 언제부터 해야하나, 걔가 초등학교에 가고 중고등학교에 가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니 왜 내가 걱정??)



#CommeunRoman #Comme_un_Roman #문지스펙트럼 #문지스펙트럼서포터즈 #에세이 #독서에세이 #인문 #책읽기 #교육학 #책 #읽기 #독서 #소설 #책읽기 #독서의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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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근현대 세계사 - 18세기 산업혁명에서 20세기 민족분쟁까지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오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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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금 1온스(31.10그램)를 35달러로 하는 금과 달러의 교환을 보증함으로써 달러를 국제 통화로 기능하게 만들었고, 각국은 달러에 따른 환율을 설정하여(예를 들면 1달러=1,112원) 평가의 상하 1퍼센트 이내로 환율 시세 변동을 억제하도록 시장에 개입했다.(...) 미국의 통화인 달러가 세계 통화가 된 이유는 세계 금 보유량의 약 80퍼센트가 집중되어 있는 미국의 압도적인 경제력에 있었다." _305쪽 (1944~73년: 브래턴우즈 체제)

"1973년이 되면서 각국이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게 된다(브레턴우즈 체제의 붕괴). 고정환율제가 변동환율제로 바뀌자 국제적 자본 이동이 활발해져서 자본 거래나 거래 차액을 벌기 위한 환거래가 24시간 체제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처럼 국제경제가 불안정해지는 가운데 무역의 불균형, 무역 마찰은 더욱 큰 문제가 되었다." _364쪽 (1970년대~: 브래턴우즈 체제의 붕괴)


#미야자키마사카츠 #하룻밤에읽는근현대세계사 #하룻밤에_읽는_근현대_세계사 #알에이치코리아


산업혁명, 세계대전, 냉전체제, 그리고 21세기에 대한 이야기. 

역사의 방향성과 '흐름'은 이 책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서구 국가들의 자본주의 경제 체제로의 전환, 산업혁명이 불러일으킨 내셔널리즘, 식민지 쟁탈전(세계대전)과 식민지/종속국들의 독립 등을 개인적으로 주요 키워드(사건)로 뽑겠다.


지금의 세계적인 문제들: 대불황의 후폭풍, 아프리카 대륙의 이상할 정도로 곧은 국가경계선, 지금도 여전한 중동 분쟁, 중국의 격한 문호 개방, 소비에트 연방 그 이후, 금 달러 본위제 붕괴 이후, 그리고 지금 세계가 목적에 목전에 둔 인구문제와 환경문제 까지...

그때와 지금의 문제들에 대한 인과관계들이 일목요연하게 읽힌다.


근현대사는 우리 세대 조금 전의 이야기라 어디선가 들어봤을 익숙함도 있어 (두께에 비해) 빨리 읽힌다.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 (또는 『처음부터 다시 읽는 친절한 세계사』)를 먼저 읽고 읽으면 더욱 재미있을 듯.

(참고로 나는 『처음부터 다시 읽는 친절한 세계사』를 읽고 거의 바로 읽었는데, 큰 흐름이 파악되서 좋았다.)


-

세계대전같이 전인류적으로 비극적인 사건에서도 (경제적) 이득을 (결과적으로) 얻는 이들이 있다는 게 새삼 씁쓸.



#인문 #역사 #세계사 #세계사일반 #역사는가장훌륭한스승입니다 #하룻밤에읽는세계사 #근현대세계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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