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거리를 건넜어
건물을 들이박는 비행기들
떨어지는 사람들
건물을 들이박는 비행기들
떨어지는 사람들
건물을 들이박는 비행기들.
건물을 들이박는 비행기들
건물을 들이박는 비행기들.
더 이상 네 앞에서 강한 척하고 있을 필요가 없어지자, 난 한없이약해졌어. 바닥에 쓰러졌단다. 그곳이 내게 맞는 곳이었어.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쳤어. 손이 부서지길 바랐지만, 너무 아파서 멈추었지.  하나뿐인 자식을 위해 손 하나 부서뜨리지도 못하다니 나는 얼마나 이기적인지.
떨어지는 사람들.
호치키스와 테이프,
공허하다는 느낌도 없었어. 그런 느낌이라도 들면 좋았을 텐데 높은 창문 밖으로 셔츠를 흔드는 사람들.
뒤집힌 주전자처럼 텅 비고 싶었어. 하지만 나는 돌처럼 묵직했단다.
건물을 들이박는 비행기들 -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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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배우는 데 한평생이 걸렸다니 한스럽구나,
오스카 다시 인생을 살 수 있다면 다르게 살 텐데,
내 삶을 바꿀 거야.
피아노 선생님에게 키스를 할 거야. 
그가 비웃어도 좋아
침대에서 메리와 함께 팔짝팔짝 뛸 거야. 
바보 같다 해도 상관없어.
못생긴 사진들을 보내버릴 거야. 
수천장이라도.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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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아
마리 파블렌코 지음, 곽성혜 옮김 / 동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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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공부머리 독서법" 카페의 여름 방학용 슬로우 정독 책이다. <공부머리 독서법>이 너무 좋아서 카페까지 가입했을 때가 여름방학 직전! 마침 여름방학용으로 슬로우 독서를 한다고 해서 초등 용과 청소년 용 모두 구입했다. 하지만 사실 처음 의지와는 반대로 일상에 치여 카페 퀴즈는 풀어보지 못하고... <사마아> 역시 여름방학이 끝나고서야 겨우 붙잡고 읽었다.

책의 띠지에는 "자연과 그 놀라운 보존에 대한 찬가, 지구를 위한 미래의 장대한 생태 우화!"라고 씌여있다. 처음 책이 시작될 때부터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정말 감탄하면서 읽어내려갔고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정말 정독했으면 좋겠다고, 정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책의 서술 방식이 사마아 혼자 격리되어 이어지는 생각이 대부분이라 과연 몇이나 이 책을 어른들처럼 의미있게, 재미있게 읽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한무더기였다.

<사마아>는 디스토피아에서 시작한다. 대도시에는 모든 것을 갖추었지만 그 대도시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사막에 사는 주민들의 몫이고 이 사막 주민들은 자신들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나무 목재를 사냥하고 대도시에 갖다 판다. 초반 분위기는 마치 "설국열차"의 꼬리칸 같다.

주인공 사마아는 단지 여자아이라서 사냥꾼이 될 수 없다는 말에 반박하기 위해 몰래 사냥꾼들을 뒤따른다. 하지만 그곳에서 고립되고 그 고립에서 살기 위해 도망치다 우연히 나무 구덩이에 빠진 후 생각이 바뀐다.

<사마아>는 많은 책을 떠올리게 한다. 가장 먼저는 <최후의 Z>라는 디스토피아 청소년 책이었는데 이 책은 너무나 충격적이고 자극적이다. 반면 뒤로 갈수록 <사마아>는 <나무를 심은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결국 디스토피아가 아닌, 희망을 전하는 책이기에. 사마아의 생각만 잘 따라갈 수 있다면 아주 흥미롭고 의미있고 훌륭한 책이다. 이 세상에서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사마아 #동녘 #청소년소설 #환경 #미래 #지구 #위기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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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댓 이즈
제임스 설터 지음, 김영준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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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설터의 책이 눈에 띄기 시작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표지"에서부터였다. 처음엔 <어젯밤> 표지에서부터 <가벼운 나날>까지. 소설가를 찾아보고 읽어보고 싶어지고 한 권씩 중고로 구매해 책장에 꽂아두고 쳐다보다가~, 드디어 첫 권!을 읽기 시작했다. 읽고 싶은 책을 그냥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고르다 보니 <올 댓 이즈>는 제임스 설터의 마지막 유작! 보통은 체계적으로 처음부터 읽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이번엔 완전히 거꾸로 시작했다.


나는 영어를 못 하는 사람이니까 "All That Is"를 찾아본다. "That's all"은 알겠는데 이 뭔가 하다 만 것 같은 말의 의미가 도대체 뭐란 말이냐! 네이버를 열심히 뒤져봐도 딱히 이거다! 하는 답은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 정도.


처음 책장을 넘기기 시작해서 한동안은 이 책에 익숙해지느라 오래 걸렸다. 4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보통 일주일이면 읽을 텐데, 무려 2주 반이나 걸리는 위엄을 보여 준 책! 앞의 50페이지 정도 읽다가는 <토지> 때처럼 인물관계도를 그려가며 읽어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는데 그 사람이 다시 등장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다시 네이버 들어가서 먼저 읽어 보신 선배님들 리뷰를 좀 훑어본 후... 제임스 설터의 표현 기법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 이후부터는 그냥 패스! 물론 다시 등장한 사람들의 이름을 보고선 한동안 멈춰서 .... 머릿속을 헤집기는 했지만.


그러니까 <올 댓 이즈>는 처음엔 그냥 지나가는 사람인 줄 알았던 "보먼"이라는 남자의 일대기를 그림 책이다. 일대기라고 해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이야기도 아니다. 20대 전쟁에 참여하여 삶의 변곡점을 겪게 된 시점부터 그의 전성기를 지나 어느 정도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될 장년까지의 이야기다. 사건은 존재하지만 그 사건 자체가 소설의 구성 방식인 발단-전개-위기-절정- 결말의 순을 따르지 않는다. 그저 평범한 한 인간의 삶을 하나하나 보여줄 뿐이다. 처음엔 이걸 이해하는 데 어찌나 힘들던지. 그렇지만 책의 반을 넘어가면, 그런 생각이 든다. 그치... 우리 인생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스쳐가고 다양한 일을 겪지만 지나보면 별 거 아니고, 그렇게 하나하나 쌓아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물론 책을 읽다 보면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몇몇 상황과 마주치게 되지만 보먼이 남자고, 아마도 작가와 비슷한 나이의 그 시절을 살았을 테고,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는 정말 그지 없는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거라고 이해해줄 수 있다. 그보단 이렇게 한 사람의 인생을 보여주듯 쌓아놓은 작가에게 감탄할 뿐. 생각보다 가볍지 않은 소설이었기에 잠깐 쉬고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겠다.

#올댓이즈 #제임스설터 #마음산책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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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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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읽고 싶었던 책을 드디어 읽었다.

저자 앤 패디먼이 그렇듯 나 또한 "책에 대한 책"이라면 가리지 않고 사두고 언젠가는 읽겠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 계속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 결국 구매했고, 이제야 읽어냈다.

<서재 결혼 시키기>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하고 두 사람이 가진 책장을 합치면서(그렇게 책을 홍보하고 있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벌어지는 에피소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읽어 보니 그 내용은 한, 두 꼭지 뿐... 저자 앤 패디먼이 일상 속에서 책을 읽으며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편안하게 적은 수필이다.

일상 속,이기 때문에 남편도, 아이들도, 부모님이나 오빠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등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딱딱하거나 하지 않고 훨씬 더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우리 남편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서재 결혼 시키기> 속에서 벌어지는 두 사람의 책을 합치는 와중에 벌어지는 소동 같은 건, 일어날 리가 없다.

책이 2배나 3배가 되는 일도,

중고 서점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책을 사갖고 오거나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을 서프라이즈로 선물받는 일 같은 건 일어나지 않는다.

(사실 이런 일들이 일어나면 무뚝뚝한 나도 소리를 지르며 말도 안되는 애교를 부릴지도 모르는데..ㅋㅋㅋ)

하지만 남편이 책을 좋아하지 않아서 생기는 장점도 있다.

내 마음대로 서가를 꾸밀 수 있다.

언제 또 책이 늘어났는지 모르게 배달시켜 조용히 책장에 꽂아놓을 수 있다.

함부로 옮기지 않으니 그 책이 어딨냐고 물어볼 필요도 없다. ㅎㅎㅎ

내가 책에 대한 책을 사랑하며 읽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것들 때문인 것 같다.

내 상황과 비교해 보고 공감하고 혼자 읽으며 히죽히죽 웃기 위해~^^

이 책은 소장해 놓고 가끔 들춰 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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