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마지막 그림 - 화가들이 남긴 최후의 걸작으로 읽는 명화 인문학
나카노 교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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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화가들의 그림을 보면 감탄부터 하게 된다는 사람들이 많다. 나름 그림을 좋아해 열심히 미술관을 찾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은 나름 열심히 보고 책을 통해 정보나 화가의 의도를 어느 정도 파악하여 보게 되지만 그렇지 않은 그림을 볼 때는 이해하는 게 아직은 많이 미흡해 설명을 듣지 않으면 눈과 느낌으로 감상하며 좋거나 그냥저냥 하는 식으로 보게 된다. 자신만의 독특한 글을 쓰는 나카노 교코의 '내 생애 마지막 그림'은 화가들의 최고의 걸작만을 엄선해 화가와 그림 안에 담겨진 작품에 대해 화가의 작품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어렵게 느끼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책이다. 



나카노는 미술품에 대한 일반적인 시대별 순서에 입각한 설명으로 그림을 풀어가는 것이 싫증이 난다며 시작부분에서 밝히고 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화가가 그릴 수밖에 없는 그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 것들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갖게 한다. 총 3부로 나누어져 보티첼리부터 고흐까지를 통해 화가들이 남긴 걸작과 최후의 작품을 이야기한다. 



보티첼리는 '비너스의 탄생'으로 유명한 화가다. 보티첼리의 그림은 미묘한 곡선과 감상적인 시정을 담으며 종교적인 느낌이 강하게 풍기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빠져들게 하는 단연코 압도적이다. 그는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받으며 수준 높은 귀족, 대상인을 상대로 그림을 그렸다. 나 역시도 작년에 아들과 이탈리아를 20일 여행하면서 피렌체에서 나흘 있었다. 그때 우피치 미술관에서 '비너스의 탄생', '프리마베라' 등을 보았다. 책으로만 보았을 때와는 느낌이 상당히 달랐다. 뛰어난 그림을 많이 그린 보티첼리가 금욕적인 생활을 한 것은 물론이고 늦은 나이에 화풍을 완전히 바뀌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지... 그림 속에 담겨진 3가지 의문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리스 출신의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 엘 그레코... 기괴하다고 느껴지는 색채를 사용하여 미친 사람으로 불리었다는 정도로 알고 있던 화가인데 개성이 강해도 너무나 강한 화가란 생각이 든다. 여러 도시들을 떠도는 방랑화가인 그는 늦은 나이에 펠리페 2세 눈에 들었지만 겨우 화려한 화가의 길로 들어서는 듯 싶었지만 왕의 마음이 변하고 자신이 천재라고 굳게 믿었던 그의 그림이 낮은 평가를 받자 자존심이 상한다. 다행히 톨레도에서 재단화를 통해 부와 명성을 얻게 되며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말년에는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그의 작품들은 20세기 근대 화가들에게 커다란 영향 준다. 엘리코의 그림을 보면 불편함을 먼저 느끼게 되는데 20세기 근대 화가들은 그의 천재성을 알아보았으며 특히 피카소는 그의 작품들에서 영감을 얻어 유명한 작품을 남겼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이 자신의 이름으로 무엇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비제 르브룅은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와네트의 화가로 유명하다. 그녀는 화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그림을 시작했지만 뛰어난 재능을 가진 개천에서 용이 났다는 표현을 저자가 쓸 정도로 뛰어난 그림 실력을 가졌다. 당시 상류사회가 좋아하는 초상화를 완벽하고 만족스럽게 그려낸다. 마리 앙투와네트 왕비가 원하는 모습을 그림속에 담아내지만 역사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가져 올 대혁명이 일어나기 전에 그린 그림으로 망명길에 오른다. 여성이지만 많은 사람들로부터 초상화 의뢰를 받으며 자신이 있고 싶은 나라, 도시에 머물다 장수하며 생을 마감한다. 18세기 보통의 여성들과는 확실히 다른 삶을 산 비제 르브룅... 그녀의 뛰어난 미모만큼 그림 솜씨 역시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그림은 보았지만 화가 이름은 낯선 호가스... 그는 영국 회화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는 것도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영국을 대표하는 화가가 없을 정도로 중요한 작업은 모두 외국인 화가들의 맡았던 시기에 최초의 기사 칭호를 받으며 역사화가로 활약하지만 진짜 그가 빛을 보기 시작하는 것은 사회 밑바닥 인생을 사는 매춘부를 그리면서다.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그림에 담아낸 화가로 사회가 가진 문제의식을 날카롭게 그림 안에 담아낸다. 그가 가진 유머와 독설, 냉소가 그의 그림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작년에 파리 여행을 하면서 루브르 박물관보다 오르세 미술관이 더 좋았던 것은 내가 좋아하는 고흐의 그림을 여러작 볼 수 있어서다. 고흐의 드라마틱한 인생이야기야 워낙에 잘 알려져 있지만 아를에 화가촌을 구상한 고흐의 모습에 진저리가 난 짧은 시간을 뒤로 하고 떠난 이야기는 지금 읽어도 예사롭지 않다. 고흐의 대표작들이 많지만 책에 담겨진 아를이 랑글루아 다리와 빨래하는 여인들의 그림은 예전에 어느 책에서 본 기억이 있지만 생각도 안 났었는데 이렇게 다시 보니 고흐의 파란색과 노란색의 절묘한 대비가 무척이나 따뜻하고 시원하게 느껴지는 그림이다. 기회가 되면 암스테르담에 반 고흐 박물관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을 정도로 고흐의 그림은 매력적이다. 



하나같이 뛰어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간단하지만 화가의 생을 들여다보고 그림이 가진 이야기로 풀어가다보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그림들이 가깝고 쉽게 다가온다. 부와 명예를 누렸던 한 점의 그림 밖에 팔지 못하고 쓸쓸하고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했든 최후의 그림을 통해 화가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이야기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듯 느껴지지만 그럼을 조금은 편하고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생각이 들어 즐겁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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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바이러스
티보어 로데 지음, 박여명 옮김 / 북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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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것은 늘 즐겁다. 티보어 로데는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댄 브라운의 귀환이란 평을 듣는다고 한다. 독일 스릴러 작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넬리 노이하우스가 떠오른다. 그녀의 타우누스 시리즈를 재밌게 읽은 나로서는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독일 스릴러의 자존심이란 평가를 받는 티보어 로데의 작품이 내심 궁금하고 '모나리자 바이러스'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아 기대감을 안고 읽은 책이다.


멕시코에서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에 참가한 아름다운 여인들을 태운 차가 그 누군가의 공격을 받는다. 육체적으로 엄청난 사고를 당한 여인을 빼고 다른 미녀들은 다 납치된다. 사건을 빨리 해결하고자 미국 연방수사국 FBI 특별수사팀 팀장 밀너는 사건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아름다움이 인간에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는 신경미학자 헬렌 모건은 프랑스 국립박물관 센터장으로부터 은밀한 초대장을 받고 들떠 있는 상태다. 자신의 연구에 커다란 의미를 가질 연구에 참여하게 된 것이 무척이나 기쁘고 기다려진다. 헌데 헬렌은 생각지도 못한 인물의 전화를 받고 엄청난 불안감에 휩싸인다. 병원에 있는 자신의 어린 딸이 할아버지뻘 되는 남자와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진실을 알기 위해 전화를 건 남자를 만나러 떠난다. 헬렌은 비행기 안에서 신문을 통해 미녀들의 납치 사건과 집단으로 죽은 벌떼들을 다룬 기사를 읽으며 왠지 모를 공포를 느낀다.


완벽한 황금비율로 유명한 라이프치히 시청사의 성탑이 폭탄 테러로 파괴되고 미인 선발대회에 참석했다가 납치된 여인들 중 자신의 원래 모습이 아닌 끔찍한 모습으로, 그들의 이마에는 문신이 새겨져 발견이 된다. 도저히 인간이 저질렀다고 생각하기 싫은 끔찍한 모습을 갖게 되는데... 헌데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컴퓨터를 침입한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의 모습을 전혀 다른 형태로 보여준다.


미녀와 야수 중 야수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딸이 납치 되었기에 딸을 구해야 하는 헬렌... 그녀는 자신의 딸이 납치된 이유가 자신이 비밀리에 참여하는 연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하루 빨리 딸을 구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그녀는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으로 향한다.


절대 미의 기준이 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사건의 중심에 있다. 모호함과 신비로움은 여인의 미소를 가진 모나리자 그림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 빠져들게 한다. 해마다 엄청난 사람들이 파리로 여행을 떠나고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을 찾는다. 나 역시도 작년에 아들과 여행을 할 때 박물관이 문을 열기도 전에 기다렸다 모나리자를 보았다. 솔직히 충격을 받을 정도로 매료된 그림은 아니다. 그럼에도 모나리자의 미소는 분명 신비스럽긴 했다. 이렇듯 사람을 매혹시키는 모나리자의 그림 안에는 상상할 수 없는 무수히 많은 젊은 여인들이 숨어 있다. 헬렌의 딸 역시 자신의 모습을 거북하고 극도로 싫어하는 거식증 환자로 무턱대고 아름다움을 쫓는 사람들과 그것이 가진 어두운 이면을 통해 우리의 머리에 내재되어 있다. 미에 대해 흥미롭게 풀어낸 이야기라 빠져들어 읽게 되는데 미는 우리의 뇌가 지배하는 바이러스와 같은 밈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고 그 중심에 '모나리자'가 있다.


'모나리자 바이러스'가 섬뜩하게 느껴지는 것은 현대 사회의 미에 대한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서다. 아니라도 말하지만 미가 기준이 되는 사회에서 살고 있고 중고등생들까지도 성형수술을 원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 역시 '미'의 빠져 있다. 날씬하며 예쁘고, 몸 좋으며 잘 생기면 성격이 나빠도 용서된다는 말이 더 이상 우스운 소리가 아니다. 시대에 따라 아름다움의 기준이 다르다. 현대의 아름다움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릴 때와 같지 않겠지만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미를 쫓는 사람들과 그것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사람들 존재한다. '모나리자 바이러스'는 이렇듯 미를 쫓는 우리들에게 미를 향한 욕망의 위험성을 알린다.  다른 사람을 매료시키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이 좋은 것인지...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나쁜 것인지... 진정한 아름다움의 의미를 돌아보며 나는 어떤지... 우리는... 아름다움에 중독된 우리들에게 물음을 남긴다.  

 

 

 

 

"아니요. 아름다움에 대한 강박이요. 여기 보이는 작품들은 아름다움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들이에요."      -p100-


"누군가가 지구상의 가장 완벽하고도 부지런한 하느님의 종을 죽이고 있는 거라고요."          -p113-


파치올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함께 미술과 미학에서 가장 조화롭게 여겨지는 비율, 즉 황금비율이라는 명칭의 창시자이기도 했다. '뫼비우스의 띠'가 발견된 것과 같은 시기였다.         -p318-


인간들이 하던 아름다운 말이 있었다. 행운은 절대 잠들지 않는다고 마음에 드는 문장이었다.     -p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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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피헤드
마크 빌링엄 지음, 박산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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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하면 어린 시절에 부모에게 시달렸거나 아픈, 안 좋은 기억을 가진 사람이 성장하여 나타나는 현상처럼 느껴진다. 헌데 마크 빌링엄의 톰 쏜(Tom Thorne) 시리즈 1권이 '슬리피헤드'의 범인은 스스로 너무나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고 성장했다고 밝힌다. 솔직히 그가 밝히는 평범한 가정의 모습이... 보기에... 읽기에 따라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 없지만 사고가 가져온 아픔을 간직한 내면의 상처가 연쇄살인마의 모습으로 표출되는 모습이 평범하다고 할 수 있을지... 과거의 악령에 시달리고 냉소적이지만  마음은 따뜻한 감성을 가진 톰 쏜 경위의 모습을 보면 안쓰러움이 있는 반면에 한 편으론 매력적이란 생각도 들지만 유머 감각을 갖춘 독특한 캐릭터란 생각이 든다. 최고의 영국 추리소설에 작가의 작품답게 매력적인 생각이 드는 작품 '슬리피헤드'... 처음 만나는 작가의 작품이지만 단숨에 빠져들어 읽은 작품이다.


연쇄살인범은 스스로가 잘났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의학적 지식을 담을 수 있을 만큼 담는다. 가까운 사람을 통해서든 책을 통해서든... 스스로 깨우친 방법에 너무나 자만하고 너무나 쉽게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오는 피해자.. 여성들에게 가소롭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살인을 저지른다. 그가 저지른 살인에 톰 쏜 경위는 갈팡지팡 한다.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범인이 나 여기 있다고 광고하지 않는 이상... 범인을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유력하다고 믿어지는 인물이 있고 앞뒤 정황상 충분히 범인이란 확신이 들기에 자꾸만 더 범인이란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역시 그러하다. 내면이 중요하다 말하지만 내면을 알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눈에 보이는 외적이 것이 먼저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내면을 유추해 보는 경향이 없지 않다. 정황상 범인이라는 요건을 너무나 갖춘 인무로 인해 톰 쏜 경위가 겪는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범인은 겨우 목숨을 부지한... 아니 피해자... 범인이 원하는 형태로 피해자의 모습을 가진 앨리슨 윌렛을 통해 쾌감을 얻는다. 그가 원하는 것이 솔직히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범인의 입장에서 볼 때... 스스로의 아픔을 이야기할 때 그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이해해줘야 할 거 같지만 방어능력을 상실한 여인을 향한 행동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사이코패스란 생각이 든다.


스토리는 연쇄살인범을 쫓는 톰 쏜 경위와 범인에 대한 의심쩍은 것을 발견한 제임스 비숍과 그와 과거 한때 연인으로 지냈던 앤 코번 박사.. 그녀가 너무나 이혼을 원하는 남편과 딸 레이첼.... 앤은 중요한 시험을 앞둔 열여섯 딸 레이첼로 인해 힘들다. 사춘기 부모는 어느 나라든 다 똑같다는 느낌을 준다. 딸을 향한 마음이 복잡 미묘한 앤 박사의 마음이 같은 학부모인 나는 이해가 충분히 되고 그녀가 전남편... 이혼을 결심한 남편을 멀리하고 연쇄살인 사건을 쫓는 톰 쏜 경위에게 끌리는 마음은 이해가 된다.


톰 쏜 경위는 그동안 미스터리 소설에서 보아왔던 주인공의 인물과 별반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가 가진 유머는 책을 읽는 동안 계속된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솔직히 어둡고 쓸쓸한 이미지의 남자 주인공을 보아왔기에 톰 쏜처럼 유머러스한 인물... 솔직히 영국식 유머가 낯설어 처음에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가 뒤로 갈수록 그가 가지 유머가 다가오면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 캐릭터다. 톰 쏜 시리즈는 한 권의 책으로 끝나지 않는다. '슬리피헤드'의 가해자가 호흡기를 이용해서라도 원하는 병원으로 피해자를 데려가고 싶은 이유가 범인이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지만 솔직히 그의 마음을 100% 이해한다거나, 피해자가 불쌍하다는 느낌은 없다.  톰 쏜 경위 역시 끊임없이 과거의 악령, 망상 속에 빠져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가 가진 캐릭터는 분명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의지로 무엇인가를 할 수 없는 인물이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는 죽도록 힘들다. '슬리피헤드'의 피해자는 자신이 정신이 들었지만 단절된 세상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표현하려 애쓴다.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로 인해... 솔직히 개인적으로 톰 쏜 다음으로 이 캐릭터가 가장 흥미로웠다. 범인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며 위험에 노출된 인물은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세상을 이해하기에는 여러가지로 버거움이 있기에....


'슬리피헤드'속 주인공 톰 쏜을 비롯해 인물들은 자신의 세계에 갇혀 있다. 주인공 톰 쏜만 하더라도 과거의 악령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방황하며 그로인해 술독에 빠져들어 있다. 이런 인물이 나와 가까운 관계라면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영국이고... 유머를 잃지 않은 매력적인... 보는 사람에 따라 못생긴 인물로 표현되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충분히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란 생각이 톰 쏜에 빠져들 수 있단 생각이 든다. 책을 읽을 때보다 책을 덮은 지금 톰 쏜 시리즈를 더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살짝 비틀어 생각해보면 어쩌면...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범인에 대해 유추해 보게 되는데 슬리피헤드에서는 범인에 대한 명확한 모습은 없어도 충분히 범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기에 잘못 생각하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책이지만 톰 쏜이란 인물이 주는 매력에 빠진 즐거운 시간이었고 묻지마 범죄와 같은 흉악한 범죄가 일어나며 불안함을 느끼게 되지만 락트인 신드롬, 인간적인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었던 흥미로운 책이다. 나름 재밌게 읽었기에 저자의 다음 작품 기대된다.  

 

 

 

 

그녀는 더 이상 바보 같은 어린애가 아니다. 그래서 그가 그녀를 원하는 것이다.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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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피헤드
마크 빌링엄 지음, 박산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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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하면 어린 시절에 부모에게 시달렸거나 아픈, 안 좋은 기억을 가진 사람이 성장하여 나타나는 현상처럼 느껴진다. 헌데 마크 빌링엄의 톰 쏜(Tom Thorne) 시리즈 1권이 '슬리피헤드'의 범인은 스스로 너무나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고 성장했다고 밝힌다. 솔직히 그가 밝히는 평범한 가정의 모습이... 보기에... 읽기에 따라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 없지만 사고가 가져온 아픔을 간직한 내면의 상처가 연쇄살인마의 모습으로 표출되는 모습이 평범하다고 할 수 있을지... 과거의 악령에 시달리고 냉소적이지만  마음은 따뜻한 감성을 가진 톰 쏜 경위의 모습을 보면 안쓰러움이 있는 반면에 한 편으론 매력적이란 생각도 들지만 유머 감각을 갖춘 독특한 캐릭터란 생각이 든다. 최고의 영국 추리소설에 작가의 작품답게 매력적인 생각이 드는 작품 '슬리피헤드'... 처음 만나는 작가의 작품이지만 단숨에 빠져들어 읽은 작품이다.


연쇄살인범은 스스로가 잘났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의학적 지식을 담을 수 있을 만큼 담는다. 가까운 사람을 통해서든 책을 통해서든... 스스로 깨우친 방법에 너무나 자만하고 너무나 쉽게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오는 피해자.. 여성들에게 가소롭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살인을 저지른다. 그가 저지른 살인에 톰 쏜 경위는 갈팡지팡 한다.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범인이 나 여기 있다고 광고하지 않는 이상... 범인을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유력하다고 믿어지는 인물이 있고 앞뒤 정황상 충분히 범인이란 확신이 들기에 자꾸만 더 범인이란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역시 그러하다. 내면이 중요하다 말하지만 내면을 알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눈에 보이는 외적이 것이 먼저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내면을 유추해 보는 경향이 없지 않다. 정황상 범인이라는 요건을 너무나 갖춘 인무로 인해 톰 쏜 경위가 겪는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범인은 겨우 목숨을 부지한... 아니 피해자... 범인이 원하는 형태로 피해자의 모습을 가진 앨리슨 윌렛을 통해 쾌감을 얻는다. 그가 원하는 것이 솔직히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범인의 입장에서 볼 때... 스스로의 아픔을 이야기할 때 그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이해해줘야 할 거 같지만 방어능력을 상실한 여인을 향한 행동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사이코패스란 생각이 든다.


스토리는 연쇄살인범을 쫓는 톰 쏜 경위와 범인에 대한 의심쩍은 것을 발견한 제임스 비숍과 그와 과거 한때 연인으로 지냈던 앤 코번 박사.. 그녀가 너무나 이혼을 원하는 남편과 딸 레이첼.... 앤은 중요한 시험을 앞둔 열여섯 딸 레이첼로 인해 힘들다. 사춘기 부모는 어느 나라든 다 똑같다는 느낌을 준다. 딸을 향한 마음이 복잡 미묘한 앤 박사의 마음이 같은 학부모인 나는 이해가 충분히 되고 그녀가 전남편... 이혼을 결심한 남편을 멀리하고 연쇄살인 사건을 쫓는 톰 쏜 경위에게 끌리는 마음은 이해가 된다.


톰 쏜 경위는 그동안 미스터리 소설에서 보아왔던 주인공의 인물과 별반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가 가진 유머는 책을 읽는 동안 계속된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솔직히 어둡고 쓸쓸한 이미지의 남자 주인공을 보아왔기에 톰 쏜처럼 유머러스한 인물... 솔직히 영국식 유머가 낯설어 처음에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가 뒤로 갈수록 그가 가지 유머가 다가오면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 캐릭터다. 톰 쏜 시리즈는 한 권의 책으로 끝나지 않는다. '슬리피헤드'의 가해자가 호흡기를 이용해서라도 원하는 병원으로 피해자를 데려가고 싶은 이유가 범인이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지만 솔직히 그의 마음을 100% 이해한다거나, 피해자가 불쌍하다는 느낌은 없다.  톰 쏜 경위 역시 끊임없이 과거의 악령, 망상 속에 빠져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가 가진 캐릭터는 분명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의지로 무엇인가를 할 수 없는 인물이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는 죽도록 힘들다. '슬리피헤드'의 피해자는 자신이 정신이 들었지만 단절된 세상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표현하려 애쓴다.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로 인해... 솔직히 개인적으로 톰 쏜 다음으로 이 캐릭터가 가장 흥미로웠다. 범인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며 위험에 노출된 인물은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세상을 이해하기에는 여러가지로 버거움이 있기에....


'슬리피헤드'속 주인공 톰 쏜을 비롯해 인물들은 자신의 세계에 갇혀 있다. 주인공 톰 쏜만 하더라도 과거의 악령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방황하며 그로인해 술독에 빠져들어 있다. 이런 인물이 나와 가까운 관계라면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영국이고... 유머를 잃지 않은 매력적인... 보는 사람에 따라 못생긴 인물로 표현되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충분히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란 생각이 톰 쏜에 빠져들 수 있단 생각이 든다. 책을 읽을 때보다 책을 덮은 지금 톰 쏜 시리즈를 더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살짝 비틀어 생각해보면 어쩌면...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범인에 대해 유추해 보게 되는데 슬리피헤드에서는 범인에 대한 명확한 모습은 없어도 충분히 범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기에 잘못 생각하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책이지만 톰 쏜이란 인물이 주는 매력에 빠진 즐거운 시간이었고 묻지마 범죄와 같은 흉악한 범죄가 일어나며 불안함을 느끼게 되지만 락트인 신드롬, 인간적인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었던 흥미로운 책이다. 나름 재밌게 읽었기에 저자의 다음 작품 기대된다.  

 

 

 

 

 

 

그녀는 더 이상 바보 같은 어린애가 아니다. 그래서 그가 그녀를 원하는 것이다.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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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읽다, 독일 세계를 읽다
리처드 로드 지음, 박선주 옮김 / 도서출판 가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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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떠나는 여행과 모르고 떠나는 여행은 너무 큰 차이를 갖게 된다. 나 여행을 떠날 때 여행지에 대한 인터넷 정보와 가이드북, 에세이 책을 위주로 보고 참고한다. 이 정도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항상 아쉽다는 생각이 늘 갖고 있기에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싶던 차에  도서출판 가지에서 나온 세계를 읽다 시리즈는 인문학을 통해 나라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 반가웠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들과 함께 좀 긴 난 칠십일 아들은 석 달 여행을 계획하고 예약하며 즐겁게 기다리는 중이다. 여행지는 난 재작년에 친구들과 다녀온 적이 있지만 아들이 가고 싶어 하는 동유럽과 스페인을 여행지로 선택했다. 작년에 서유럽 여행시 뮌헨을 넣어 6일을 있으면서 정말 원없이 걸어 다녔다. 보통 하루에 5~7시간 정도를 걸어 다니며 돌아보았는데도 생각 외로 놓친 곳이 많은 곳이 뮌헨이었다. 한마디로 무엇인가에 홀려서 다닌 여행지로 올 가을 여행은 독일을 첫 나라로 시작한다. 작년에 간 적이 있는 뮌헨은 물론이고 독일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와 20일 이상 체류하며 여행을 할 생각이라 더욱더 볼거리, 먹을거리 등 간단한 정보 위주의 가이드북이나 에세이도 좋지만 독일을 좀 더 깊이 들어간 책을 찾던 중 발견한 세계를 읽다 시리즈 독일편이 그래서 더 끌렸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을 받아들이고 있는 독일이지만 정작 독일인은 그들을 이방인으로 여긴다니 의외였다. 우리도 혈통을 중요시하는 민족인데 우리보다 더 혈통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가진 민족이란 생각이 든다. 낳고 자란 사람보다 혈통으로 이어진 사람만을 독일인으로 친다니... 전체인구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그들이 이방인으로 여겨지며 사는 것에 느낌이 어떨지 살짝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으로 두 번의 전쟁에서 커다란 패배를 당했기에 독일인이 느끼는 감정 역시 아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허나 전쟁에 적극적으로 나선 그들이 짊어져야 할 몫이란 생각이 있고 실제 그들은 기꺼이 그 짊에 최선을 다하였고 지금도 노력하지만 그 마음이 온전히 선의는 아니란 생각이 드니... 그럼에도 의외로 유대인이 많이 거주한다는 것이 놀랍다. 항상 독일을 떠날 거라며 말을 하는 상당수의 외국인... 이들을 손님 노동자로 불리고 있고 시간이 흘러도 떠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독일이란 나라가 가진 경제기반과 독일인으로 인정받지 않아도 그들을 인정하고 똑같이 대우해주는 여건 차별이 없는 정책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고 싶은 사람이 많은 우리는 선의의 거짓말을 곧잘 한다. 허나 독일은 거짓말은 커녕 직설적인 표현으로 상대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머뭇거림이 없이 눈을 보고 상처가 되더라도 진실하게 말하는 것을 더 중요시하기에 독일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게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종교에 대한 토론은 불편하게 여기며 자신감이야말로 성공의 가장 큰 열쇠로 생각하는 독일인... 그들의 언어 독일어는 프랑스 사람들이 자기 나라 말을 최고로 치는 것처럼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독일에서 뿌리 내리고 생활하고 싶다면 독일어를 필히 습득해야 한다.


재밌다고 생각했던 것은 생일을 맞은 사람이 주위 사람들을 간단하게나마 대접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일에는 대접 받아야 한다고 여기는 우리와 다른 관습이 흥미롭게 여겨졌으며 동독과 서독이 통일 되었지만 서로를 폄하하는 말을 사용하기도 하고 서로 다른 경제적 기반으로 인해 동독은 동독대로 서독은 서독대로 서로가 가진 문제점을 조금씩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남아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는 전혀 통일에 대한 기반 자체가 미약하기에 통일이 되면 독일보다 남북이 훨씬 더 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통일이 되는 것이 좋은 일처럼 생각되지 않는다. 다행이라면 공장을 무수히 세운 동독이 환경오염과 대기오염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고 천연자원이 부족한 독일이 인적자원을 중요시 여기는 정책은 공부 위주의 학습만을 우선시 하는 우리의 교육현실을 볼 때 부럽다. 철저히 몸에 밴 계획적인 삶과 타인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 그럼에도 같은 주택에 사는 사람들끼리는 꼭 인사를 잊어서는 안 되는 모습, 노출에 대한 자유로운 행동과 낯선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보여주는 올바르지 못한 행동이 재밌게 다가온다.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여겨지는 마약류에 대한 허용이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며 한 번씩 TV이나 매체를 통해 신나치주의와 같은 과격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 역시 자주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도 지역적으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독일인의 친구가 되고 그들 속에서 인정받고 살고 싶다면 '두 모임'에 가입해야 한다. 볼거리도 많은데 그중에서도 독일 여행을 위해 우리도 열심히 예약사이트를 찾았던 옥토버 페스티벌... 맥주축제답게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축제라고해서 내심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세계를 읽다 - 독일'을 통해 독일이란 나라에 스며들어 그들과 잘 지내고 싶다면 그들의 역사를 반드시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독일인의 특성과 관습, 집과 애지중지하는 차에 대한 생각 등을 통해 독일을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고 혼돈과 역사가 낳은 완벽주의자들의 나라란 글이 왜 쓰여졌는지 이해가 된다. 인문여행을 통해 독일을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얼마 전에 영국이 유로연합에서 탈퇴를 하면서 유럽을 비롯해 세계 주식 시장을 휘청하게 했다. 유로연합의 가장 큰 기둥인 독일이 영국의 탈퇴를 어떻게 이겨낼지 궁금하지만 난 올 가을에 떠나는 독일 여행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작년에 아들과 여행시 뮌헨 신시청사 [Munich New Town Hall]

 

 

아들이 특히나 좋아했던 돼지고기 넣은 빵

 

 

 

독일하면 맥주가 생각나는데 역시나 맥주는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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