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 2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 2
퍼엉 글.그림 / 예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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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사랑스러운 책을 만났다. 매일이 단조로운 일상으로 흘러가는 듯싶지만 그 속에서 미처 놓치고 살아가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이 따뜻하고 행복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솔직히 어디선가 본 기억은 있지만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저자 '퍼엉'의 책을 제대로 읽은 적은 없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을 주로 읽던 내가 사랑스러운 일러스트에 짧지만 달달한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마냥 설레고 두근거리는 감정도 엷어지고 익숙해진다. 상대를 사랑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가슴을 콩닥거리고 간질간질하게 만드는 연애세포가 사그라지는 느낌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험할 것이다. 매일이 열정적인 사랑으로 살아간다면 그것 또한 힘들겠지만 생활의 무게에 눌러 소소한 행복을 놓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영상통화

영상으로 뽀뽀 쪽!

빨리 보고 싶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얼굴은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만나지 못해 보고 싶은 마음에 영상통화를 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표현하는 마음이 예쁘게 담겨진 글이다.

 

 

가을 산책

산책을 하다가 갑자기 저를 번쩍 안아 올렸어요.

공주님이 된 기분이에요!


세상에나 드라마, 영화같이 생각지도 못하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느 여자라도 행복하지 않을까 싶다.

 

 

 

작은 전시회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벽에 붙여

둘만의 전시회를 열었어요.

옛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나요.

"이 사진 좀 봐, 이때 정말 웃겼어! 기억나?"


머리에 담은 추억은 시간이 지나면 엷어지고 희미해져 잊어버릴 때가 많다. 함께했던 시간들을 사진에 담아 자신들의 특별한 날에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 일러스트 속 모습이 너무나 예뻐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간식 먹기 전과 달달한 간식 이야기는 먹는 즐거움과 간식으로 먹을 계란이 삶아지기 전에 하루의 일과를 이야기 하는 모습이 정답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편안한 침묵

테라스에 나왔어요.

서로 아무런 대화 없이 앉아 있어요.

말도 하지 않아도 어떤 기분인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아요.


퍼엉의 글과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굳이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느낌이랄까? 일상의 행복하고 따뜻한 감정들을 느끼게 해주어 지금처럼 쌀쌀한 날씨로 살짝 움츠려든 기분을 업시켜준다. 이 시리즈의 다른 책도 빨리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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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5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5
EBS 역사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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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아니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는 승자에 의해서 쓰였기에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세계사가 정말 올바른지 가끔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지금 시국이 하도 시끄럽고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한국사 국정교과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적이 있었고 그 중심에 지금 탄핵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 국정교과서를 탄핵해 달라는 글이 핫이슈로 올라올 정도로 시끄러운데 우리가 열심히 배우고 알려고 노력한 역사는 올바른지 되돌아보고 싶었다.


'역사 ⓔ'는 2011년 10월부터 기획 편성된 프로그램인 EBS '역사채널'의 방송 내용들을 간추려 모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두 권 읽었는데 너무나 마음에 들어 책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어떤 내용이 담고 있을지 궁금해지고 관심이 갔다. 이번 책은 우리들과 관련이 있으면서도 익숙하게 여겨져 알고 있다고 여겨지는 인삼, 궁녀, 도깨비, 독도 등의 대한 이야기라 흥미롭게 느껴진다.

 

여성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첫 번째 이야기는 중국과 스웨덴으로 유학한 최초의 여성 경제학사인 최영숙 씨의 짧고 안타까운 삶을 다루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주목할 정도로 뛰어난 여성이지만 더 많이 배우고 견문이 넓다는 것은 그녀가 살던 시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취직을 하지 못해 가족들을 위해 콩나물, 감자, 미역줄기 등을 팔기 시작한 그녀가 가난에 허덕이다 사회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 "돈! 돈! 나는 돈의 철학을 알았소이다."  -p33- 이처럼 돈 때문에 너무나 뛰어난 여성이지만 제 꿈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하고 죽음을 맞은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전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높은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매력적인 배우 박보검과 김유정이 참 예뻤지만 감초 역할로 웃음을 준 내시들이 인상적이었다. 왕의 여자인 궁녀와 사랑에 빠진 내시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다른 직업에 비해 궁녀가 되면 급료도 높고 나름 전문직 여성이라고 한다. 10세 이전에 입궁을 하는데 앵무새를 이용한 처녀인지 판가름 하는 상식을 벗어난 방법에 뜨악했다. 나름 부를 축적할 수도 있지만 왕의 여자이기에 다른 남자를 만날 수는 없다. 모시던 왕이 죽거나 아프면 재정적으로 어려우면 출궁하는 경우가 있지만 평생 궁 안에서 살아야 하는 여인들로서 그녀들로 인해 궁중음식, 의복, 유물들이 전해지고 있다.

 

 

요즘 핫한 드라마로 알려진 '도깨비' 개인적으로 난 여주가 마음에 들지 않아 아직 방송을 본 적은 없지만 도깨비와 저승사자의 케미가 좋고 재밌어 주위에서 보라는 권유를 제법 받는다. 도깨비하면 머리에 뿔이 나고 부릅뜬 눈에 도깨비 방망이를 든 험악한 모습이 연상되는데 이것은 일제강점기 교과서에 실린 혹부리 영감이 일본 요괴 오니의 모습을 닮은 영향이 크며 우리나라 도깨비는 다양한 성격과 취향, 특기까지 가진 인간적인 도깨비라고 한다. 예로부터 도깨비는 복과 장수를 기원하며 시공간을 넘나들며 해학을 통해 서민들에게 웃음을 주었던 존재다. 도깨비의 본모습을 복원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는데 이것은 선조들의 한과 욕망을 담아내는 고유의 문화원형을 복원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프란체스코 교황을 좋아한다. 기존의 교황들보다 더 낮은 자세로 더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려는 그의 인감됨이 뛰어난 모습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 감동을 준다. 책을 통해 처음 알았는데 '요한 23세 교황 지구본'을 우리나라의 한지로 복원한다고 한다. 일본의 화지가 널리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우리나라 한지가 천 년을 넘어 오래도록 보존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현존하는 세계 최초 목판인쇄물 '무주정광대다라니경'에서 이미 한지 (닥종이)의 뛰어남을 알 수 있다. 일본처럼 우리도 한지의 우수성을 좀 더 열심히 세계에 알릴 필요가 있음을 새삼 느끼며 한지와 관련된 생산업자들의 경영난 등의 제도적인 보완도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끊었지만 매일 집으로 오는 신문에서 가장 먼저 보았던 것이 신문의 1면을 차지하는 헤드라인 뉴스가 아니라 현실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을 그린 삽화다.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는 '대한민보'의 창간 취지를 압축한 스물여섯 살의 이도영 화가의 밑그림에 이우승이 목판화에 새긴 그림이다.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시대의 모습을 날카롭게 풍자하여 그려낸 삽화는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는다.  언제 꺼질지 모르는 등불 같은 조국의 모습을 백성들이 쉽게 느끼고 알 수 있도록 그려낸다. 친일파친일 내각의 모습을 비판 풍자하고 속 시원하게 해주며 이어오다 '천리견추호'라는 만화를 끝으로 폐간 당한다.


이외에도 복원되지 못한 돈의문, 이만기, 강호동 등의 씨름꾼들이 인기가 생각나는 우리의 전통 놀이 씨름, 호폐, 지방마다, 집안마다 맛있게 만들어 마실 수 있었던 전통주, 대형 공연장에서 어쩌다 한 번씩 보게 되는 궁중 악기 편경, 전화 등 역사 속 이야기는 미처 몰랐던 것이 나오면 신기하고 알던 이야기는 반갑게 읽게 된다. 이 시리즈는 읽을수록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의 진면목을 다시 들여다 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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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치하야 아카네 지음, 박귀영 옮김 / 콤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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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옆에 있는 사람이 알아 볼 정도로 빛이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인류가 존재한 이래 늘 사랑은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는 화두임에 틀림없다. 제20회 시마세 연애문학상 수상작인 치야와 아카네 작가의 '흔적'은 내일은 존재하지 않지 않을 것처럼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저돌적이고 위태로운 사랑을 담아내고 있는 옴니버스 형식의 책이다.

 

 

불꽃은 자신과의 미래를 생각하는 남자친구 아니 동거남이 있지만 세상을 향해 별다른 관심이 없어 보이는 한 남자에게 끌리는 여자의 위험을 사랑을 담은 첫 번째 이야기다. 복상사가 꿈이라는 남자를 만나고 그와 깊은 관계를 맺으면서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여자... 도덕적인 잣대를 놓고 보면 여자의 이런 심리는 분명 비판 받아 마땅하다. 허나 우리와 다른 정서를 가진 일본이고 그들이 사는 방식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해도 문화가 다르다. 여자가 느끼는 동거남과의 친밀하고 끈끈한 관계가 낯선 연상의 남자와의 관계보다 결코 약하지 않지만 그에게는 묘한 이끌림과 같은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 결혼이라고 해도 형식만 갖추는 거고,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어."               -p9-

 

 

자신이 알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을 맞으면... 그 사람이 자신과 너무나 닮은 듯 여겨지는 상황이라면 더욱 쉽게 지나치기 어렵다. 갑자기 죽은 상사로 인해 의도치 않게 마음이 복잡한 남자의 심리를 잘 담아낸 '손자국', 이제 겨우 18개월 된 어린 자식을 두고 있지만 회사일로 바쁜 남편에게서 여자로 자신이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는 절박한 느낌에 어린 남자와 불륜을 저지르는 '반지' 이 여자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자신이 여자이고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된 입장에서 보면 솔직히 공감하고 싶지 않다. 나 역시도 아이를 낳고 우울증을 앓았기에 여자의 마음을 아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여자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알지만 어린 자식을 둔 엄마이기에 하지 말아야 할 행동과 해야 할 행동 정도는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 싶은 심리... 아니 살아있고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싶은 마음에 상대가 행하는 모든 행동을 용인하게 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가끔 있다. 제삼자의 눈에는 결코 아름답지도 이해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당사자는 처절하게 매달리고 싶은 마음... '화상' 속 인물이 그러하고 사랑인 듯 사랑이 아니 것처럼 느껴지지만 인식하지 못했을 뿐 사랑하는 상대에게 나도 모르게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는 '비닐',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가는 선한 일을 하는 사람의 곁에 있고 그를 향한 마음이 고통스럽지만 감내하는 '음악'까지 하나같이 사랑으로 인해 깊은 흔적들을 간직한 이야기다. 사랑은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세상에는 사랑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도 있다. 내일 일은 모른다며 오늘만 살 것처럼 사랑만 하며 살면 좋겠지만 사람이란 게 자신을 둘러싼 환경 속에 지배를 받기 마련이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나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상대의 감정, 기분을 살피게 되는 것이 사랑이다. 얇은 책에 비해 사랑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은 책 '흔적' 공감이 되는 이야기도 있고 우리의 정서와 다소 동떨어진 감정이란 생각도 드는 작품도 있지만 사랑하기에 어쩔 수 없이 실수하고 확인받고 싶은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를 잘 표현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누구나 지금 현재의 나이가 인생에서 가장 젊고 아름다운 시기라고 말한다.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좀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가 아니라 더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임을 잊지 말아라. 내일이 없는 것처럼 오늘에 충실하며 열심히 사랑하며 사는 인생이 멋지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


"너는 찾고 있는 걸까?"

"뭘요?"

"자신과 닮은 사람을. 아니면 완전히 자신을 알아줄 사람. 아직 젊구나. 상처는 분명 그 표시겠지."         -p123-


"괜찮아. 설령 내일 세상이 끝난다 해도, 물고기도 사람도 분명 사랑을 할 테니까. 사랑하는 상대와 일 분 일 초라도 더 함께 있고 싶다고 바랄 거야. 그건 뭔가를 남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로서 당연한 생각이니까.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다 해도······. 이제 당신 마음에 솔직하게 살아.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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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의 소녀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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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프랑스가 사랑하는 작가이며 우리나라에도 꽤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기욤 뮈소의 신작이 '브루클린의 소녀'가 나왔다. 곧 있으면 저자의 작품 중 하나가 영화로 곧 상영을 앞두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더 반갑게 느껴진 작품으로 '브루클린의 소녀'는 제목이나 표지가 무척이나 순정 만화를 좋아하는 개인적인 내 취향에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의 뼈아픈 이혼을 경험하고 혼자 세 살배기 어린 아들을 키우고 있는 인기 작가 라파엘 바르텔레미는 운명처럼 한 여인을 만난다. 그녀의 이름은 안나 파커 이제는 그녀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 그녀의 미소는 그를 행복하게 하였고 영원토록 그녀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라파엘은 자신의 인생에 행복을 가져 온 여인 안나 파커를 온전히 사랑하기 위해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기에 혹시라도 마음속에 담고 있는 작은 비밀도 공유하고 싶다. 모든 것을 알고 싶은 라파엘과 달리 안나는 마음속 비밀을 간직하고 싶다고 말한다. 라파엘의 다그침에 안나는 자신의 꼭꼭 숨겨둔 비밀을 보여주는데.... 생각지도 못한 충격적인 사진 한 장에 라파엘은 정신이 혼미해지고 안나의 곁을 떠나는데....

 

 

자신의 실수로 안나가 사라지자 라파엘은 안나를 찾기 위해 같은 아파트에 사는 전직 형사 마르크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작은 단서를 발견하고 안나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고자 그녀가 다녔던 학교를 찾아가는 라파엘....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진실과 마주한다. 자신이 알던 안나 파커는 누구인가? 내가 알던 사랑스런 안나는 진짜 존재했던 사람인지.... 어디서 안나를 찾아야하는 것인지... 라파엘의 마음은 급해져만 간다.

 

 

안나를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될수록 사람들 기억 속에서 사라진 한 사건이 표면에 나타난다. 외톨이 사이코패스에게 죽음을 맞은 소녀들 중 한 사람인 안나... 그녀는 성공한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자신에게 더할 수 없이 다정한 남자 싱글맘 라파엘과 소아과 의사로 고통스런 과거를 묻어버리고 오직 현재의 삶을 살고 싶지만 이마저도 현실 앞에서 무너져 내리고 만다.  

 

 

누군가에 의해 납치된 것이 분명한 안나 아니... 라파엘과 마르크가 안나를 구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다 이 모든 것은 더 오래된 일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래된 사진속 불탄 시체들을 보며 자신을 가해자라 칭하던 안나.... 소녀들을 납치하고 죽고 싶은 감정을 갖게 하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은 사이코패스.... 더 큰 곳을 향해 날아가려는 사람과 그를 높이 날 수 있도록 쓰레기 같은 일들을 마다하지 않은 인물들, 그리고 결코 지울 수 없는 아픔을 가진 원인을 찾아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인물까지 인간의 어두운 욕망이 얼마나 추악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로 로맨스가 전면에 있지만 스릴러소설답게 단숨에 빠져들게 하는 스토리와 빠른 전개가 매력적인 이야기다. 책에는 우리나라 사람도 나오는데 왜 이리 반갑던지... 기욤 뮈소의 책을 좋아하는 독자는 물론이고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인간으로 산다는 건 무수히 넘어지는 것이다.                   -p305-


'우리는 우리가 선택한 상처와 더불어 산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인생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고 생각했다.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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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중간의 집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츠요 지음, 이정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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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제 품에 하나의 우주를 품는 것과 같다는 글을 이웃님의 블로그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아이를 갖게 되면 호르몬의 변화가 일어나고 복잡한 감정들이 여성들을 힘들게 한다. 마냥 예쁘고 사랑스러울 것만 같은 내 속으로 낳은 내새끼지만 육아란 게 겉으로 보는 것과 몸으로 체험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나 역시도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몸소 체험하며 많이 힘들었다.


'종이달'로 알게 된 작가 카쿠타 미쓰오의 신작 '언덕 중간의 집'은 너무나 어린 젖먹이 딸을 욕조에 빠트려 죽게 만든 사건을 다룬 이야기로 시국이 시끄럽지만 여전히 우리 주위에는 보호 받아야 할 자식을 상대로 한 범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접하게 된 책이라 궁금했다.


리사코는 3살 딸 아야카를 키우는 전업주부다.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던 그녀는 육아를 위해 기꺼이 회사를 퇴직했다. 육아에 동참하는 자상한 남편을 두고 있지만 고집이 점점 쎄지는 3살 아야카를 키우는 일은 결코 만만하지가 않다. 육아와 가족생활에 나름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는 그녀는 친모가 젖먹이 어린 딸을 욕조에 빠트려 살해한 형사재판의 보충 재판원으로 지목되면서 가해자 미즈호의 재판 과정을 지켜보며 자신도 모르게 아야카를 키우고 있는 자신의 현실속 세계와 겹쳐지며 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다.

 

 

조용하고 소심한 아내 리사코의 성격을 알기에 남편 요이치로는 걱정이 된다. 재판에 영향을 주는 역할은 아니더라도 보조 재판원으로 참석하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데 역시나 어린 딸 아야카를 대하는 리사코의 행동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친정과 연락을 하지 않아 전혀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리사코를 위해 자신의 부모님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이마저도 리사코의 마음에는 부담감과 자신을 못 미더워한다는 인상만 갖게 한다.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마음에 안 드는 상황이지만 3살 아이가 자신의 요구를 표현하는 방법에 한계가 있기에 떼를 쓰거나 운다. 우리나라는 아이들 기를 죽인다는 이유로 무조건 아이의 응석을 받아주는 경향이 문제가 되는 일이 많은데 일본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어려서부터 교육되기에 아이가 표현하는 것들이 리사코의 입장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여기에 아야카의 버릇을 고쳐줄 마음에 했던 행동을 남편이 보게 되면서 리사코의 심정은 더욱 복잡해지고 재판과정을 지켜보고 재판원으로 모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예전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과 마주한다.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여성들의 심리적 불안상태에 놓이고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것은 알려져 있다. 여성들의 느끼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알기에 육아에 동참하는 남편들이 많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아이를 낳기 전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는 남자들도 많다. 가해자 미즈호의 남편이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이기적인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에 합당한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미즈호의 형량이 높고 낮음을 떠나 그 시간이 흐른 후 또 다시 마주할 남편과의 시간이 그녀에게는 고통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어 살짝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아이를 낳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설령 아이를 낳고 키우지 않는 사람이라면 여성들이 가지는 심적 고통을 상당부분 이해할 거란 생각이 든다. 현실감 넘치는 스토리에 단숨에 빠져 들게 하는 매력이 있는 책으로 책장이 술술 넘어가 단숨에 읽게 한다. 지금은 아이를 안 낳고 둘만 잘 살자는 부부가 늘어 출산율을 높이려는 정책들이 쏟아진다. 솔직히 낳는 것도 힘들지만 기르는 것은 그보다 백배는 더 힘들다. 아이를 안심하고 낳고 키울 수 있는 가정, 사회적인 요소들이 더 좋아지기를 바라며 충분히 공감하며 재밌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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