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아이 1
에리크 발뢰 지음, 고호관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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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북유럽 미스터리 소설이 몇 년 사이에 급속하게 들어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북유럽 작가들이 있다. 노르웨이의 요 네스뵈, 스웨덴의 요나스 요나손 등을 비롯해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 무척이나 기쁜데 덴마크 작가하면 동화작가 안데르센이 떠오르고 미스터리 작가는 누가 있지 생각해보다 신랄하고 극적인 미스터리 정치 범죄 소설 '일곱 번째 아이'로 데뷔한 에리크 발리의 작품을 만났다. 낯선 작가지만 덴마크 작가란 것도 흥미롭고 정치범죄 소설이 어떤 내용일지 호기심을 자극해 궁금한 책이다.


스토리는 2001년 9월의 한 사건으로 시작한다. 우연히 운명같은 소용돌이 휩싸이는 커다란 사건을 일으키는 일이 있다. 해변에서 발견된 한 여인 경우가 그러하다. 두개골이 깨져 발견된 여인은 잠시 잠깐 신문 1면에 오르지만 곧 사라진다. 시간이 흘러 이 미해결 사건은 다시 수면으로 올라오게 되는데 석연치 않은 물건이 여자와 함께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근처에서는 볼 수 없는 보리스나무가지... 사건에 의문을 가진 경감이 있지만 뛰어나다는 FBI조차 우연으로 치부해 버린 사건이지만 경감은 분명 이 사건은 분명 살인사건이란 확신이 들 뿐이다.


중요한 사건의 시작이 이루어지는 1961년에서 2008년에 한 통의 편지가 배달 된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총리를 대신해 가장 유력한 후보인 국무부 장관 올레 알민 에네볼은 자신의 시대가 곧 열릴 것에 기분이 들뜬다. 헌데 국무부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되고 이 편지를 받은 오를라 필 베른첸은 아기 양말 한 켤레와 잡지 두 장을 복사한 듯 보이는 사진에 눈길이 멈춘다. 사진 밑에 쓰여진 글씨는 더욱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뿐이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무시하기에는 자신과 깊은 연관이 있는 편지이며 선명하게 쓰여진 '욘 빙르스트란'이란 이름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이 사건은 국무부의 수장인 미라인간 에네볼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그냥 지나칠 수 없기에 오를라는 십오 년이나 소식을 끊고 지낸 난민 변호사 세베린에게 연락을 취한다. 그와 자신은 편지 속 국무부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콩슬룬 고아원과 관계가 있기에... 인터펜턴트 위크엔드의 신문기자 크누드 토싱과 사진기자 닐스 옌센에게도 같은 편지가 도착한다. 이 사건은 분명 커다란 이슈를 가진 사건이란 것을 직감한 토싱은 이 편지의 숨은 진실을 밝히기로 한다. 토싱과 닐스는 콩슬룬 고아원을 직접 방문하고 이제 곧 퇴임식을 가질 원장 대신 현원장과의 대화를 통해 의문을 풀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퇴임을 앞둔 원장의 딸과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데....


소녀는 자신이 못 생겼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남들과 다르기에 파란 코끼리방에 있던 일곱명의 난쟁이들 중 유일하게 떠나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다. 원장은 이런 소녀를 안타깝게 여겨 자신의 딸로 입양하고 소녀는 자신처럼 신체가 불편한 인물과 만나게 된다. 그녀가 신체적 불구를 극복하고 적은 일기장을 통해 엄청난 비밀이 고아원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우연은 없다.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자신 혼자라면 결코 시도하지 않을 일이지만 신문기자 토싱의 통해 방송국에서 일하는 피터는 그 옛날 콩슬룬 고아원이 가진 비밀을 심도있게 파헤치려고 한다.


스토리는 한 통의 편지가 출세를 위해, 안정된 삶을 위해, 특종을 위해, 난민 소년을 돕기 위해 애쓰는 인물들의 삶을 순식간에 바뀌어 놓는다. 콩슬룬 고아원에 있던 다섯 남자아이와 두 명의 여자아이... 일곱명의 난쟁이는 각기 다른 환경으로 떠나지만 그들은 자신의 뿌리가 누구인지 무시할 수 없다. 진실을 안다는 것은 고통을 수반하는 경우가 있다. 못 생겼기에 어쩔 수 없이 남아야 했지만 그보다 더 큰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소녀 마리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함께 지낸 일곱.. 아니 여섯 난쟁이들을 추적한다. 진실은 슬프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자신이 아픈 과거를 외면하고 살고 싶었지만 우연히 벤치에서 보게 된 신문 속 인물을 통해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여자... 그녀는 진실 앞에 당당하지만 정작 그 진실과 맞닥드린 인물은 진실을 보지 못한다. 미처 알지 못했고 생각지도 못한 일이기에 뿌리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허나 그로인해 안타까운 일이...


입양을 소재로한 이야기라 몇 년 전까지 해외에 많은 입양아를 보낸 우리나라를 생각할 때 결코 남의 일 같지 않았던 이야기다. 입양이 어떻게 정치 범죄 미스터리 소설과 연결했을지 궁금했는데 마지막에 들어나는 진실을 통해 왜 그토록 깊숙하게 연관되어 있을 수밖에 없었는지 납득이 된다. 사람은 죄를 짓고 살기 힘들다고 하지만 죄에 대해 무감각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출세를 위해 기꺼이 다른 사람의 희생쯤은 무시하고 지나치고 자신이 저지른 죄를 감추기 위해 또 다른 죄를 저지르는 사람들... 선의에 의한 행동도 상대가 선의로 느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그것이 설령 어린아이라 해도.... 단숨에 빠져들게 하는 스토리라는 말은 솔직히 못하겠다. 그럼에도 입양이란 묵직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충분히 재미가 있다. 범인을 추리하고 쫓는 것보다 입양이란 소재를 더 심도있게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다. 덴마크의 미스터리 소설은 '일곱 번째 아이'가 처음인데 저자의 어린 시절의 모습이 책에 투영된 것 같아 사실감 있게 읽었다. 내가 모르는 작가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기에  앞으로 더 많은 덴마크 작가의 작품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보게 된다.

 

 

 

 

 

 

 

 

"여자로서 엄마가 자기 아이를 보려는데 그게 거부되는 걸 보면 충격이지. 그런데 그건 아이한테도 충격이다."   -p33- 1권


증오는 가슴을 부풀렸고, 숨을 들이마셨고, 알 수 없는 뒷문을 통해 내 영혼 깊숙한 곳으로 보이지 않게 기어들어 왔다. 증오는 몸을 털고 주위를 둘러본 뒤 조용히 몸집을 불릴 적당한 은신처를 찾아냈다.        -p119- 1권


죽은 여인이 지닌 수수께끼는 모래밭에 계속 묻혀 있을 운명이었다.        -p155- 1권


아침 첫 햇살이 커튼 사이 틈을 비집고 들어와 영원히 행진하는 코끼리를 비추자 나는 기다리던 답을 얻었다. 코끼리 일곱 마리가 행진을 한다.                -p20-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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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1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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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고백'을 비롯해 여성들의 입장에서 주로 글을 써온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신작 '리버스'가 비채에서 나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주인공이 남자로 사무용품 회사의 외근직으로 근무하는 후카세 가즈히사란 인물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직장인의 모습을 한 후카세는 좋아하는 여자친구에게조차도 말하지 못한 잊고 싶은 과거의 아픈 기억을 가진 남자다.


사람의 운명이란 것은 인간이 어쩌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자신의 의도와는 하나 상관이 없지만 용기내지 못한 말이나 행동 때문에 자신이 처음으로 친구라고 여긴 인물과 아픈 이별을 경험하게 되는 후카세... 자신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에 극도로 꺼리는 어릴 적부터 그는 오직 공부를 열심히 하여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클로버 커피'를 즐겨 찾는 후카세는 그곳에서 현재의 여자친구 미호코를 만났다.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인물이 미호코에게 '후카세 가즈히사는 살인자다'란 엄청난 글을 담아 보낸다. 글이 담긴 의미가 예사롭지 않기에 미호코는 도대체 남자친구가 숨기고 있는 비밀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후카세를 비롯해 다섯 명의 학생들이 '야마모토 세미나'에 속해 있으며 이들은 후카세와 같은 의문의 글을 보게 된다. 직접적으로 그들에게 전달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여자친구나, 아버지의 선거 사무실, 동료 교사 등을 통해 전달되기에 더욱 놀라게 된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한다. 후카세의 여자 친구는 자신이 받지 말아야 할 편지를 받고 후카세에게 이야기를 하며 그가 기억 속에 묻어두고 싶었던 진실을 듣게 된다. 고의는 없었다고 하지만 선의를 가진 친구의 행동을 망설이다 제지하지 못해 결국에는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 여자친구의 비난 아닌 비난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실이다. 사고와 우연히 겹쳐 살인자로 낙인찍히게 된 남겨진 친구들은 고통 속에 빠지는데....


리버스는 살면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소재로 담고 있다. 고의성은 없었고 다소 귀찮고, 굳이 자신이 아니어도 된다는 생각이 불러온 사고로 한 친구가 죽으면서 마음에 고통을 감수하며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 남겨진 사람들의 모습은 지난 과거를 잊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사고, 사건이기에 자신들의 비밀을 아는 누군가의 개입은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기에 충분하다. 대단한 반전이나 쇼킹한 진실을 담고 있는 소설은 아니지만 담담하게 잊고 싶은 사건을 되짚어 보고 친구의 행적을 추적해 가는 과정이 무척이나 흥미롭고 매력적인 스토리란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고백'보다 더 나은 작품을 쓰기 위해 늘 고심하고 노력하는 작가 미나토 가나에... 개인적으로 저자의 작품을 좋아한다. 속죄, 야행관람차, 꽃사슬, 모성 등 하나같이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읽었는데 이번 신작 '리버스' 역시 미나토 가나에의 특유의 풍부한 감성이 미스터리 스토리 안에 잘 녹아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미나토 가나에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여름과 어울리는 미스터리 소설 리버스를 추천하고 싶다.


누가 그렇게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인간의 가치가 친구의 숫자로 결정된다고 믿었다. 엄마나 많은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는지. 자신을 신뢰하는지. 숫자가 많다고 다 좋은게 아니다. 누구인지도 주요했다. 가치가 있는 친구, 주위에서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람이어야 했다.                  -p34-


꿈결 속에 나타난다거나 하는 비현실적인 현상이 일어난 거라면 또 몰라도, 편지는 분명 이 세상에 존재하는 물체다. 죽은 자는 편지를 쓰지 못한다.             -p56-


후회한다는 말과, 술을 마신다는 행위가 상충하기 때문이다.         -p143-


히로사와 요시키라면 어쩌길 바랄까? 설령 죽은 게 후카세고, 히로사와가 지금 후카세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할까?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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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어쩌면 당신도 마주칠 수 있는 순간들 79 - 바르셀로나와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김영주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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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여행이 싫어졌다. '스페인 어쩌면 당신도 마주칠 수 있는 순간들 79' 책의 첫 페이지부터 예사롭지 않은 문구로 시작한다. 저자가 여행 작가로 알고 있는데 여행이 싫어졌다니... 낯선 여행지를 찾아 떠나는 과정부터 낯선 환경에서 긴장을 끈을 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는 피로감이 저자를 여행에서 잠시 멀어지게 한 거 같다.

익숙한 공간에서 여유롭고 편안함 생활을 즐기다 다시 여행을 그리워하고 다시 여행을 떠날 결심을 하며 선택한 곳이 스페인 안달루시아다. 꽃보다 할배를 통해서 안 그래도 세계인 좋아하는 여행지였던 스페인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라였는데 더욱 인기가 높아졌다. 스페인의 민족무용 플라멩고처럼 정열적인 스페인을 만날 수 있는 저자의 안달루시아로의 여행이 난 궁금했다.  


여행지에 정보가 부족하게 떠났다면 조금 여유를 가지고 편안하게 시작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저자는 이전의 여행과는 다르게 스페인은 필히 박물관을 비롯해 예약을 필수로 해야 하는 곳의 예약을 하지 못한 채로 여행을 떠났다. 무엇에 홀린 듯 거금을 주고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구엘 공원을 구경하기 위해 3시간을 기다려 들어가고, 꼭두새벽부터 기다렸지만 궁 안은 구경도 못하고 겉핥기만 한 알람브라 궁전,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하면 피카소다 떠오른다. 그와 관련된 박물관을 비롯한 곳들은 대접을 받는다. 허나 피카소와 달리 세비아가 낳은 '천재 아드님'이란 말을 듣는 벨라스케스는 그를 존경한 피카소와 너무나 대비되는 굳이 찾지 않으면 모를 생가는 물론이고 지역주민의 성황에 밀려 잃어버린 그의 무덤은 존재하지 못한 이야기에는 짠한 마음까지 들게 한다.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는 법을 통해서 로마나 파리처럼 스페인도 소매치기가 많은 나라란 걸 새삼 알게 되었다.


저공해 전기엔진으로 움직이는 관광열차, 지금도 여전히 후원금으로 올라가고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뼈로 만든 건축물과 타원형의 돌들의 집... 개성 넘치는 건축물을 만든 것도 놀라운데 건물주 밀라 부인의 피아노와 관련된 투정에서 바이올린으로 맞받아친 가우디의 모습이 상상이 되어 살짝 웃음이 나기도 했다. 관광 명소로 알려진 에스파냐 광장, 알카사르 궁전, 좁은 골목이 가진 매력은 물론이고 모네의 그림을 연상시킨다는 타라파 등은 물론이고 개인적으로 휴양이란 이름에 걸맞다는 표현을 쓴 네르하는 너무나 매력적인 곳이란 생각이 든다. 저자에서는 다소 실망스런 느낌을 준 성당도 나에게 매력적인 곳으로 느껴졌다. 여행을 할 때 시간이 내어 꼭 찾는 장소가 있는데 난 서점과 시장이다. 현지인의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데 시장을 찾아 저자처럼 다양한 재료들을 구입해 직접 음식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여행에서 가장 부러웠던 것은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숙소다. 이동시간을 고려해 렌트카나 항공기를 이용하며 여행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는 것도 부러웠다. 스페인보다는 우리에게 다소 낯선 모르코... 예전에 TV에서 하는 흑백영화 카사블랑카 영화를 통해 처음 알았는데 저자 역시 모르코의 탕헤이가 무척이나 매력적인 곳이란 느낌을 받았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는 세계 주가를 떨어트렸다. 브렉시트로 인한 찬반투표에 대한 이야기가 영국 내에서도 시끄러운데 스페인 역시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스페인 역시 경제가 바닥을 쳤다.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카탈루나는 자신들이 국내 총 생산의 20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억울함을 갖고 있다. 지금도 총탄 없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표현을 쓸 정도로 카탈루나 사람들이 가진 억울한 심정이 이해가 되며 영국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책을 읽으며 새삼 들었다.

 

 

 

여행지의 간단한 문장 정도는 알고 있으면 좋다. 의문형의 경우 물음표가 앞에 달린다는 스페인의 낯선 언어들을 간단하지만 알려주는 페이지를 통해 여행가이드북처럼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저자처럼 나도 세부항목을 볼 때 여행자가 아니라 관광객이란 생각이 든다. 쉽게 떠날 수 없는 여행이기에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더 많이 걷고 더 많은 명소를 보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나... 예전과 달리 사진을 찍기 싫어했던 것과는 달리 이제 남는 게 사진 밖에 없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사진을 찍으려는 나의 모습에 가끔 웃음이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이나 카메라를 꺼내드는 나는 어쩔 수 없는 관광객이다.

 

 

 

 

난 여행이 너무 좋다. 처음부터 여행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지만 기회가 생길 때마다 여행을 다니면서 여행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아주 큰 몇 안 되는 요소 중 하나란 걸 느끼게 되었다. 평범한 사람이기에 여행 작가처럼 여행을 자주 다닐 수는 없다. 기회가 생기면 가까운 곳보다 조금 먼 곳으로의 여행을 꿈꾸고 계획한다. 스페인은 나의 두 번째 해외여행지다. 칠팔 년 전에 다녀온 그곳은 늘 다시 떠나고 싶은 여행지로 메모해 두었지만 해외여행이란 것이 쉽지 않고 아직도 못 가본 곳이 너무나 많기에 언제나 여행지를 선택할 때 밀릴 수밖에 없다. 작년에 이어 올 가을에 아들과 함께 조금 긴 여행을 계획하면서 이번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던 독일과 스페인을 중점으로 여행할 예정이다. 두 나라 다 20일 넘게 있을 예정이라 나름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던 중 '스페인 어쩌면 당신도 마주칠 수 있는 순간들 79'을 만났고 스페인이 얼마나 매력적인 나라인지 첫 번째 여행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희미해진 스페인의 매력을 다시 발견할 수 있었다. 저자처럼 아프리카까지는 못 가더라도 스페인 여행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너무나 매력적인 스페인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돌아갈 집이 없다면 여행은 여행이 아니다.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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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여행 1001 죽기 전에 꼭 1001가지 시리즈
최정규.박성원.정민용.박정현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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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한다. 내가 느끼는 행복 중에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여행이다. 낯선 여행지도 좋고 익숙한 여행지도 좋은데 개인적으로 여행을 자주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국내여행보다는 해외여행을 더 가고 싶어 했고 실제로도 국내여행은 거의 다니지 않은 편이다.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여행을 다니지 못했기에 이삼 년 전부터 친구들과 여동생들과 조금씩 국내여행을 다니고 있는데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국내 여행 1001'를 통해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볼 곳이 많은지 새삼 알게 되었다. 책의 제목처럼 죽기 전에 1001 곳의 여행지를 다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펼쳤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궁들은 물론이고 드라마를 통해 일본,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남이섬, 아들이 어릴 때 손잡고 갔던 민속촌,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명동성당, 남대문시장, 정동길,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침고요수목원 등 한 번 이상 가 본 곳도 있고 난생 처음 들어본 낯선 여행지인 더파크 아프리카뮤지엄, 강진 청자박물관, 정도리 구계등 등과 같은 이름조차 몰랐던 곳들과 이름 정도는 들어 보았지만 아직 여행지를 간 적이 없는 무수히 많은 곳들이 담겨져 있어 당장 올여름 휴가지로 어디를 정해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 이토록 매력적인 관광지가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1001 곳이나 되는 무수히 많은 관광지를 담다보니 우리가 여행을 갈 때 참조하는 여행가이드북과 비슷한 구조로 책이 되어 있어 조금 더 상세한 설명이나 멋진 사진이 한 장이 아니라 더 있었다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살짝 들긴 했지만 국내여행지를 이렇게나 많이 담은 책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광범위하다는 생각은 들어 나름 만족하며 보았다.


국내여행을 갈 때 보통 인터넷 검색이나 블로그를 찾아보는 사람들이 많고 나 역시도 같은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제부터는 이 책 한 권을 토대로 여행지를 우선 정한 다음 인터넷을 이용해 좀 더 많은 상세한 정보를 얻을 생각이다. 멀지 않은 여행지는 이번 주말부터 엄마와 여동생과 함께 나들이겸 콧바람을 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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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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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평가할 때 죽어 마땅한 말을 할 정도로 극악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가끔 TV통해 벌어지는 사건을 보면 나도 모르게 저런 인간은 죽여 마땅해란 말을 속으로 할 때가 있다. 피터 스완슨의 '죽여 마땅한 사람들'은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다. 어떤 인물들이 죽여 마땅한지 호기심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스토리는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릴리'란 여성과 다른 인물들이 각각의 일인칭 시점으로 스토리를 이끌고 있다. 보스턴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던 남자 테드는 공항 비즈니스 라운지 바에서 자신의 옆에 앉는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릴리... 술을 통해 이야기가 시작되고 낯선 사람에게 결코 하기 힘든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솔직히 난 살인이 사람들 말처럼 그렇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은 누구나 죽어요. 썩은 사과 몇 개를 신의 의도보다 조금 일찍 추려낸다고 해서 달라질 게 뭔가요? 게다가 예를 들어, 당신 부인은 죽어 마땅한 부류 같은데요."        -p48-

 

개인적으로 어린 아이들, 여성들을 상대로 한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은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특히나 자신을 지키기 힘든 어린아이를 향한 노골적인 욕망을 들어내는 인간은 천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타인에게 기꺼이 함께 생활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부모님을 둔 릴리는 자신만의 영역을 침입한 남자에게 화가 난다. 더군다나 그가 보여주는 노골적인 행동, 시선은 불쾌함을 넘어 어린이가 결코 할 수 없는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 부모님에게 이야기해도 별다른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릴리는....


대학교에서 애인이 있는 인기남 에릭의 초대로 파티에 참석하고 자신이 그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호의는 이어지고 이에 응하는 릴리... 에릭이 애인과 헤어지고 릴리에게 기회가 오는데...


초반부터 릴리는 죽음에 대한 남다른 생각을 과감히 드러낸다. 인간은 언젠가는 죽는다. 그 죽음이 결코 수명과 상관없어도 된다는... 릴리의 이 대담한 생각에 공항에서 만난 테드 역시 공감하게 되고 그는...


나는 실눈을 뜨고 그녀를 지켜봤다. 아내를 죽여야겠다고 결심한 후 처음으로 아내가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린애가 된 심정이었다.        -p163-


스토리의 진행 속도는 빠르다. 누가 무슨 일로 다른 사람을 죽여 마땅하다고 느끼는지 알 수 있다. 살인은 정당할 수 없다. 어린 시절의 릴리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성인이 된 릴리를 비롯한 인물들의 살인은 결코 죽여 마땅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작은 일에 화가나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을 죽이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는 요즘이라 타인의 목숨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죽여 마땅한 사람들인지 돌아보게 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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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2016-07-05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시선을 확 사로잡네요
내용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검색해보니 아직 미출간이라고
나오네요
구매 리스트에 올려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