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0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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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는 20세기 페미니즘 문학에 커다란 영향을 줄 책 '자기만의 방... A Room of Oneis Own'을 40대 후반 1929년에 발표한다. 남자에게 종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으로서 진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 년에 500파운드의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내가 평소에 알고 있었던 버지니아 울프의 이미지는 야리야리한 외모에 연악하고 지적이지만 감성적이고 우울증에 시달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여성 작가다. 허나 그녀의 대한 이런 평견은 비평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면이 강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정신 질환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글쓰기 역시 활발하게 했다. 전쟁 포로가 된 유대인 남편의 처형을 굳게 믿어버린 마음이 원인이다. 여성작가, 여성문학에 대한 다양한 각도에서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여성과 픽션'이란 주제를 강연으로 시작하면서 당시 여성들이 사회, 가정에서 어떤 위치해 놓여 있는지를 통해 한 사람의 여성이 온전히 자신의 색깔을 낼 수 있는 글쓰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려준다. 버지니아는 당시의 여성들 중에서도 지적 활동을 여성들이 살아가기에 얼마나 힘이 드는지 알려주는데 가부장적 사회분위기 중심에서도 온전히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판단하는 일에 주저함이 없고 자신의 목소리를 낸 여성으로 제인 오스틴과 에밀리 브론테 뿐이라고 말한다. 여성들의 이야기를 여성이 아닌 남성들이 썼는데 사회의 규범처럼 굳어진 것에 휘둘리지 않았다.


참으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가부장적 문화에서 여성의 위치, 여성들의 모습을 날카롭게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풀어 가는데 인상 깊게 느껴지는 구절들이 곳곳에 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인물 중 하나인 셰익스피어의 주디스란 누이 이야기... 그녀는 젊은 시절에 죽었지만 그녀는 위대한 시인이기에 버지니아 울프의 속에, 우리들 속에,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여성들 속에 살아 있다고..  셰익스피어 누이와 같은 존재는 계속해서 존재할 것이라고...


또 하나 메리 카마이클의l '사랑의 창조'란 책에서는 여성이 여성을 좋아한다고 표현하고 있는 문장 "클로이는 올리비아를 좋아했다."   -p125-  여성들끼리 가질 수 있는 공통의 경험과 감정을 대담하게 표현해 낸 책이란 생각이 들어 기회가 되면 읽어 볼 생각이다.


사회적으로 상당한 재산을 보유한 여성조차도 아웃사이더로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는 책이다. 남자 없이 대학 도서관도 마음 놓고 들어가지 못하는 여성들의 모습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가부장적 문화에

여성의 모습과 이를 벗어나기 위한 나름의 방식을 풀어낸 이야기는 여성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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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골든 땡큐 - 행복을 만드는 매일의 마음 연습
이현수 지음 / 김영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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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한다. 자신의 마음을 자기 맘대로 온전히 다 알고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으면 행복은 멀지 않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고 싶지만 행복하기는 쉽지 않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연습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현수 작가님의 '오늘도, 골든 땡큐'... 스스로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셀프 감사테라피를 통해 치유를 얻고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우리의 뇌에서 사고 능력을 담당하고 있는 '전두엽'... 전두엽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여러가지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다. 즉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으려면 전두엽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전두엽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에는 감성중추 '편도체'가 작용을 한다. 편도체는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면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사고중추 전두엽의 활동이 약해진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약해진 전두엽의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일을 동시에 해야 한다. 시간은 앞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그 방법은 현재를 보내는 태도에 있으며 그것은 감사이다. 너무 오래되어 곰팡이가 심하게 핀 부정적인 감정들을 과감히 버리자. 감사의 자루로 과거를 묶기는 했지만 차마 버릴 수 없다면 골방에 잠시 넣어두자. 그리고 현재를 먼저 감사로 다스린 후 시간이 날 때 꺼내보자. 과거는 천천히 해결하자.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도록 하자.    -p140-


살면서 상처받지 않은 사람은 없다. 상처의 크기, 깊이가 다를 수 있지만 각자의 마음을 힘들게 하는 상처를 쌓아두면 결국 곪아터지게 된다. 곪아터지면서 상처가 치유되면 좋겠지만 자신을 비롯해 가족, 주변들까지 힘들게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내가 먼저 행복해지면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데 그러려면 자신의 마음을 괴롭히는 문제를 무시하지 말고 직시할 필요가 있다. 단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 가는데 있어 편도체를 달래도 전두엽을 설득하는 것은 엄청난 효과를 발휘 한다.

 

 

예전처럼 감성적인 자극보다 한 눈에 사로잡는 강렬한 자극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 많다. 약한 것에서 강한 것으로 가기는 쉬워도 강한 것에서 약한 것으로 오기는 어려운데 강렬한 자극을 쫓으면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고 결국에는 강렬한 자극에도 감각에도 약함을 느낀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활동에 몰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생활의 달인'은 정말 다양한 달인들이 존재한다. 저런 것도 달인이라고 불리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의외성을 가진 달인들이 참 많은데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별거 아닌 달인이지만 떼돈을 벌지는 않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한다. 그들은 결코 나대지 않고 우쭐대는 모습을 보이거나 큰 소리로 웃지도 않는 조용하고 여유와 평화로움을 갖고 있다.

 

 

자신 안에 부정적인 생각들은 자신만이 해결할 수 있다. 유명한 강연자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이윤기 선생님이 우연한 기회에 가게 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내린 처방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비교가 아닌 학생이 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아이를 좋은 방향으로 이끈 이윤기 선생님은 이것을 기회로 자신에게 가르치는 재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삶에 있어 당당하다가 첫아이를 얻게 되면 엄청난 고통에 시달린다. 헌데 생각지도 못한 아이의 말에 잊고 있던 아이의 심정을 이해하고 이후 감사하며 지내며 웃을 수 있었다는 글에 찡함을 느꼈다. 누구나 자신의 고통이 제일 클 수밖에 없다. 고통스런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내 안의 마음이 변화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감사테라피는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감사테라피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은 사례는 감사가 가진 힘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끼게 된다.


자신이 가진 감사를 적어보는 것은 좋다. 현재 내가 감사할 수 있는 것들을 적어보며 그것을 들여다보면서 생활한다면 나의 마음에 평화가 생기고 행복해질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도 적어보았는데 감사할 내용들이 보면서 새삼 내가 가진 행복이 더 크게 다가오고 감사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부모의 냉대나 부재로 다른 아이들보다 100미터 처져서 달리기 시작했더라도, 감사의 운동화를 신는다면 이제 다시 똑같은 선에 나란히 설 수 있다. 아니, 인생의 시작 단계에서 받았던 복에 취해 감사의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하는 그들의 반환점을 돌면서 치고 나갈 것이다.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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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단골반찬 - 청담동 정선생의 사계절 밥상 청담동 단골
정미경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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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오늘은 또 무엇을 해먹지? 하는 것이다. 사계절의 제철 반찬으로 밥상을 만들어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는 일등 주부들을 보면 부러운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솔직히 나 역시도 주부 경력이 적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매번 비슷한 재료에 비슷한 반찬을 만들어 먹는 편이다. 가족들이 마른반찬이나 장아찌 같은 밑반찬을 좋아하지 않기에 어쩔 수 없이 매번 새로운 반찬을 만드는 것이 간혹 부담스럽고 좋아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똑같은 반찬을 하는데 어느 때는 솔직히 가정식 반찬을 파는 곳이 있다면 살짝 도움을 받고 싶을 때도 있다.  

 

 

대표적인 봄채소하면 몇 개가 떠오르는데 그 중에 개인적으로 냉이보다는 달래를 좋아한다. 냉이무침이나 냉이된장국을 간혹 해먹는데 달래는 다양한 요리에 활용이 가능해 참 좋아하는 재료인데 달래를 넣어 만든 달래생무침은 개인적으로 자주 만들어 먹는 편이지만 요 며칠 달래 요리를 해 먹지 않았다가 책을 보니 여름 같은 더위가 계속되는 요즘이지만 향긋한 달래생무침이 생각이 나 당장 오늘 해먹고 싶어진다.

 

 

울집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반찬 중 하나가 계란이다. 계란으로 후라이, 계란찜, 야채듬뿍 넣어 만든 계란부침, 계란말이를 자주 만드는 편이다. 나름 다양한 재료를 넣어 먹는다고 생각했는데 조금만 모양을 바뀌어도 참 예쁜 계란말이를 만들 수 있는데... 평소에 시금치나 당근, 오이, 양파 등 야채를 아들을 생각해서 재료에 변화를 주어 예쁜 계란말이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오징어는 옆지기가 좋아하는 식재료다. 오징어로 만든 요리는 항상 옆지기의 입맛을 사로잡는데 무를 넣어 시원하게 끊인 오징어고추장찌개는 좋아하는 반찬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다. 여기에 오징어볶음이나 김치를 넣어 만든 오징어두루치기 역시 옆지기가 좋아하는 반찬 중 하나이고 오징어초회는 급하게 만들거나 시간에 쫓길 때 만들어 먹었었다. 오징어만 데쳐 상에 내놓았는데 색감도 살리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브로콜리와 함께 만들면 더 괜찮은 반찬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 레시피다.

 

 

 

우리집 배달음식 1위는 치킨이다. 짜장면보다 치킨을 더 좋아하는 아들을 두어 반찬도 닭요리를 자주 하는 편이다. 가장 쉽다면 쉬운 닭백숙 아들이나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아 덜 만들어 먹는데 닭볶음탕, 닭갈비는 아들이 좋아하는 요리다. 닭간장불고기는 고추장, 고춧가루를 사용한 닭갈비와는 다르게 반찬, 간식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옆지기의 술안주로도 좋은 요리란 생각이 드는데 간장 베이스가 닭의 맛을 좋게 한다는 생각이 들며 떡볶이와 함께 꽂아 만들어 곁들여 먹어도 괜찮다고 하니 주말에 만들어 먹어볼 생각이다.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만들어 먹어 본 적은 없는 코다리양파찜과 카레를 곁들인 갈치카레구이는 색다른 맛을 느끼고 싶어 만들어보고 싶은 요리고 평소에 늘 해먹는 시금치무침, 어묵잔멸치볶음 등은 재료에 한두 가지를 첨가해서 활용이 가능해 좋은 반찬이란 생각이 든다.


끼니때마다 반찬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주부들을 위한 책이란 생각이 드는데 기회가 되면 청담동 단골반찬 가게에 직접 가서 반찬 몇 개 정도 구입해보고 싶다. 책에 담겨진 레시피대로 만들어 먹어보고 가게도 가서 구입해 직접 맛을 비교해 보고 싶은 요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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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어 수강일지
우마루내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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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소설을 만났다. 열다섯 소녀의 사춘기 성장통이 아프지만 요즘 신세대답게 생뚱맞으면서도 내가 자랄 때와는 참 다르구나 싶은 호기심을 발동시킨 작가 우마루내의 '터키어 수강일지'...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다. 보통 외국어하면 영어, 중국어 또는 일본어나 스페인어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을 보았지만 '터키어'라니... 형제의 나라라고 알고 있으며 참 예쁜 문화유산을 간직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로망을 불러오는 나라 '터키'지만 정작 터키어를 배우고 싶다는 살면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인데 무슨 이유로 터키어를 수강할 생각을 했던 것인지 궁금증을 갖게 하는 책이다.  


시대가 확실히 많이 변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줄임말 표현, 외래어 같은 단어들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르기에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지만 확실히 내가 구식이란 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새삼 느끼게 된다.


스토리는 존나 카와이한 인터넷 그룹인 친목모임 그룹 중 하나를 알려주며 시작한다. '카와이' 일본어로 귀엽다, 사랑스럽다, 작다란 뜻을 갖고 있는 단어다. 존나 카와이라면 많이 귀엽거나 사랑스러운 말일 것이다. 이 모임에 가입되어 있는 주인공인 나는 그 누구에게도 터놓지 못한 자신이 가진 남다른 취향을 우연한 기회에 털어놓는 인물을 알게 된다. 그는 분명 모임 회원들이 뒷담화를 할 정도로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상대와 이야기를 나누고 그를 알고 있다는 것을 숨기고픈 나란 인물의 모습은 딱 그 나이대의 소녀가 가질 수 있는 심적 갈등을 보여준다는 느낌을 잠시 했다.


터키인도 아닌 터키 군번과의 아쉬운 첫사랑과의 이야기는 첫사랑에 대한 설렘을 가졌다기 보다는 죽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죽지 못하고 그냥 어떻게든 버티고 싶은 심정을 표현한 이야기에는 열다섯 소녀가 가지고 있는 심적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미루어 짐작하고 안쓰러움을 느끼게 한다. 헌데 또래 남학생과의 입맞춤에 좋은 기억이 아닌 여드름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살짝 웃음이 나기도 했다. 터키 문화원을 찾고 생각지도 못한 인물을 만나고 그와 터키어 강의를 들으며 터키어의 표현방식을 들려주는 스토리는 솔직히 재미는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터키어를 통해 나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어 좋았던 부분이다. 솔직히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쉽지 않다. 평소에 영어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고 스페인을 여행한 적이 있어 스페인어에 대한 관심을 가져 어학원까지 알아본 적이 있는데 책을 읽으며 터키어가 표현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터키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생각보다 재밌다는 느낌도 주어 관심이 가기에 기회가 되면 터키어 문화원을 나도 한 번 찾아가고 싶어진다.


가슴속 깊은 아픔을 보듬어 주어야 할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족이지만 가족이라 소홀하기 쉽고 몸과 마음에 엄청난 고통을 주는 경우가 있고 그로 인한 상처는 더 깊고 아물기 힘들다. 나 역시 자식을 키우고 입장에서 나도 모르게 부모, 어른이란 입장에서 자식을 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내 아이는 자신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을지... 나는 아들이 가진 본심을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 외롭지는 않은지... 나의 생각만큼 아들의 생각이 무척이나 궁금하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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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선 Oslo 1970 Series 2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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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노르웨이 오슬로를 배경으로 한 요 네스뵈의 'Oslo 1970 Series' 두 번째 이야기가 나왔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작품을 좋아한다. 특히나 냉철하고 통찰력 뛰어나면서도 반항적인 이미지의 남성적인 매력이 풀풀 풍기는 해리 홀레 시리즈를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해리 홀레와 달리 Oslo 1970 Series는 한 권마다 주인공이 각기 다르다. 이 시리즈는 비교적 단순하고 나름 멋스런 스토리를 갖고 있다는 느낌이라 느와르물이 주는 재미를 잘 담아낸 책이란 생각이 든다.


스토리는 전작의 주인공 '올라브 요한센'이 모시던 보스를 피해 도움을 청했던 '뱃사람'이란 암흑가의 인물 밑에서 일하던 남자 '울프'의 이야기다. 울프는 뱃사람을 배신하고 몸을 숨길 곳을 찾아 도망 다닌다. 그는 노르웨이 최북단에 위치한 핀마르크 '코순'이란 마을에 도착한다. 사냥철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폐쇄성을 가진 마을 코순에 나타난 낯선 남자의 출현은 분명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쉴 곳을 찾아 들어간 교회에서 한 모자를 만난다. 목사인 아버지를 두고 있는 여인과 그녀의 열 살 된 아들 크누트... 어린아이의 호기심인지 크누트는 울프의 등장을 두려움보다 호기심으로 그를 바라본다. 기꺼이 그의 부탁을 들어주는데...


암흑가 사람들은 절대 배신자를 살려두지 않는다. 뱃사람은 특히 크든 작든 자신을 배신한 사람이라면 부모, 형제도 가리지 않는 인물인데 이런 남자를 배신한 울프는 목숨이 위험하다. 자신의 뒤를 추격해오는 뱃사람의 부하로부터 울프는 목숨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지만 자신에게 도움을 준 크누트와 소년의 엄마가 어떤 환경 속에서 살고 있었는지 알게 되며 두 사람도 외면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끔찍한 일을 당했지만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보호 받기보다는 레스타디우스교를 믿기에 억울한 삶을 선택해야 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느와르 소설이 가진 진한 어둠을 맛볼 수 있는 울프란 인물이 가진 남성적인 매력은 충분히 담겨져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울프와 올라브 요한센은 분명 다른 인물이지만 너무나 닮아 있다는 느낌을 준다. 아버지로 받은 상처로 인해 여성혐오를 가진 올라브 요한센가 한 여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것이나 너무나 간절히 살리고자 했지만 너무 늦어버린 울프의 모습이 자꾸 오버랩된다. 적은 분량의 책이지만 두 주인공이 1인칭 시점으로 고백하듯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가독성이 뛰어나 빠져들 수밖에 없는 책이라 재밌게 읽었다. 다음 편에는 어떤 주인공이 등장할지 궁금해지는 'Oslo 1970 Series'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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