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뒷북으로 쓰는 구매 페이퍼.


6월달 책읽기는 역대 가장 부진했다. 책 읽는것도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책을 못읽은 날이 절반이 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책은 안읽어도 구매는 했다...
6월 1차 구매한 책이 8권이었는데, 이후에 구매한 책이 17권이다. 1Q84 문고판이 여섯권이긴 하지만. 간략히 코멘트를 해보자면,



1~6. 무라카미 하루키 : 1Q84 문고본

이미 1Q84 세권짜리 세트랑  합본특별판 이렇게 두 종류를 가지고 있지만, 지름신이 강림하여 사버렸다. 벌써 세번은 읽은거 같은데 이번에는 문고본으로 다시 읽어봐야 겠다. 가방에 1권을 계속 넣고 다니는데 아직 10페이지(?) 밖에 못읽었다.


7. 다니자키 준이치로 : 소년

이미 읽은 책. 슌킨 이야기가 너무 좋아서 이 책을 동네서점에서 구매했는데, 방향(?)이 좀 상반되긴 하지만 재미있었다. 임팩트 측면에서는 최근 읽은 책 중에 가장 강했다. 그러나...


8. 다니자키 준이치로 : 요시노 구즈

동일 작가의 책을 연속해서 읽어서 일까? 이 책은 조금 읽다가 포기하고 방치중이다. 일단 한문이 너무 많고 용어가 낯설어서 잘 안읽혔다. 혹시나 해서 리뷰를 찾아보니 이 책을 읽은 사람도 거의 없었다. 좀 더 대중(?) 적인 준이치로의 책을 먼저 읽어야겠다.


9. 미시마 유키오 : 금각사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인데, 작가의 성향(?)이 마음에 안들어 접어두었다가 준이치로 덕분에 구매한 책. 도대체 얼마나 아름다운 문장이길래 하는 궁금증이 든다.


10~11. 다니자키 준이치로 : 세실

그래도 다니자키 준이치로 책 중 가장 인기가 많은게 이 책인거 같은데...분량의 압박이 있지만 표지부터 재미있어 보인다.


12. 코맥 매카시 : 더 로드

코맥 매카시의 작품은 아직 접하기 전인데, 호불호가 좀 갈리는 것 같지만 그래도 이 책을 추천해 주셔서 구매해봤다.


13. 헤르만 헤세 :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지금까지 읽은 헤세 책들 중 실망스러운 책은 없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평가도 너무 좋길래 새책이지만 구매했다. 표지부터 완벽하다.


14. 다니자키 준이치로 : 만, 시계모토 소장의 어머니

또 준이치로다. 특정 작가 책을 몰아서 보는걸 추천하지 않던데, 몰아서 사는건 괜찮은거 같다. 이것도 그렇게 재미있다고 하던데...


15.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오래전부터 읽어야지, 읽어야지 했는데 최상급의 중고가 없어서 구매를 미뤘다가 이번에 드디어 구매했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일련번호가 무려 4번이다.(안나 카레니나 다음.)  그래서 완전 기대된다. 인생이 성적순은 아니지만.


16. 아베 코보 : 모래의 여자

미니님이 전반기 가장 좋았던 책이라고 하니 덥썩 구매했다. 과연 얼마나 좋길래? 기대가 된다.


17. 보들레르 : 우울의 고백

(사진에는 없지만...) 이미 읽고 간단하게나마 리뷰를 쓴 책. 요즘 우울해서 인지 읽으면서 치료가 되는 기분이었다. 오늘 아침 <악의 꽃> 사러 우주점에 왔는데 없더라는...




쓰고 보니 17권의 책 중 일본 작가의 책이 무려 13권이다. 이번달에는 진짜 책을 조금만 사야겠다.

Ps. 오늘 우주점 가서 럭키백을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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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7-02 11: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읽지 않아도 산다.
저도 이틀 전에 멀리까지 원정 가서
질렀습니다.
쿨럭.

새파랑 2022-07-02 11:16   좋아요 6 | URL
일단 사놓으면 언젠가는 읽겠죠? ㅋ 이번달에는 좀 분발해 보겠습니다 ^^

2022-07-02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02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유행열반인 2022-07-02 11:5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은 일관된 소설 사랑이 아름다운 차트네요 ㅋㅋㅋ뭔가 일부러 맞춰 사신 듯 가지런함 ㅋㅋㅋㅋ

새파랑 2022-07-02 13:58   좋아요 5 | URL
사람은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 제가 가지런한걸 좋아합니다~!!

모나리자 2022-07-02 12: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역시 대단하세요~
꾸준한 구매와 구매 대금도 대단하시군요.
영미소설이 1위! 과연 소설 전문 리뷰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오늘도 알찬 시간 보내세요. 새파랑님.^^!

새파랑 2022-07-02 13:59   좋아요 3 | URL
소설 좋아하지만 전문 리뷰어 라고 하기엔 좀 그렇습니다 😅 아직 다른 분들에 비하면 아파트 저층입니다 ㅋ 오늘 엄청 덥네요 ㅜㅜ

scott 2022-07-02 12:0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광활점 책 포장 상태 보다 새파랑님의 상자 속 책정리가 더 뛰어나 보입니다👍👍👍👍

새파랑 2022-07-02 14:00   좋아요 3 | URL
알라딘 우주점에 취직시켜 주면 잘할 수 있습니다~!!

독서괭 2022-07-02 13: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특정 작가 책을 몰아서 보는 걸 추천하지 않지만 몰아서 사는 건 괜찮다는 말씀에 🤣🤣🤣
새파랑님은 하루키 찐 팬이시네요!
제가 이 중 읽은 건 판탈레온 뿐이군요. 재밌습니다.
새파랑님은 앞으로 어마어마하게 책 높이가 높아질 듯요~^^

새파랑 2022-07-02 14:02   좋아요 4 | URL
판탈레온 재미있나보네요 ㅋ 곧 읽어보겠습니다~!! 일단 책 높이가 높아지기 전에 집부터 옮겨야 겠습니다 😅

햇살과함께 2022-07-02 15: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Q84 문고본도 있었군요. 새파랑님 세번이나 읽었다니 읽어보고 싶네요. 하루키와 일본작가 사랑이 넘치는 페이퍼네요~!

새파랑 2022-07-02 15:10   좋아요 4 | URL
아직 안읽으셨다면 추천합니다 ^^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파이버 2022-07-02 16: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6월에 날씨도 안좋아서 저도 역대급으로 읽기도 운동도 건너뛰었어요ㅜㅜ 몰랐는데 1Q84 문고판이 있었군요 6권이라니 ㅎㄷㄷ 합니다

새파랑 2022-07-02 16:59   좋아요 4 | URL
7월은 더 걱정입니다. 날씨도 덥고 ㅜㅜ 문고판 한손에 들어오고 딱 좋습니다~!!

서니데이 2022-07-02 18: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의 저 기록을 보고 나면, 책을 조금이라도 덜 사야겠다, 는 생각이 들어요.
매년 보는 거지만, 그 때는 반성하게 되지만
그리고 조금 지나면 익숙한 소비습관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새파랑님, 주말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다음주까지 더울 것 같아요.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새파랑 2022-07-02 22:45   좋아요 4 | URL
저는 책사고 커피 마시는거 빼고는 돈을 별로 안써서(과연?) 그래도 괘안은거 같습니다 ㅋ 오늘 운동 나갔다가 더워서 죽을뻔했네요 😅 내일 즐거운 일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

페넬로페 2022-07-02 18: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Q84가 문고판이 있군요.
이번엔 일본작가의 작품이 압도적이네요.
요즘 새파랑님 엄청 바쁘신가봐요.
더운데 건강 조심하시길 바래요~~
책읽기도 시간의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말씀에 동감입니다^^

새파랑 2022-07-02 22:47   좋아요 4 | URL
바쁘고 마음에 여유가 없습니다 ㅜㅜ 시간이 없다보니 리뷰를 쓰기보다는 책읽기에 집중하고 있는데 책읽을 시간도 별로 없네요 ㅋ 여름에는 일본작가~!!

singri 2022-07-02 19: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더로드 좋았습니다.

새파랑 2022-07-02 22:47   좋아요 2 | URL
일단 출퇴근(?) 가방에 더 로드를 넣었는데 아직 표지만 읽어봤어요 ㅜㅜ

그레이스 2022-07-02 20: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4권 빼고 다 있네요
1Q84가 6권으로 분철되서
나왔나요?@@
전 우주점이 가깝지 않아서, 럭키백 패스!

새파랑 2022-07-02 22:49   좋아요 4 | URL
역시 피해갈수 없는 그레이스님이군요~!! 1Q84 문고본 중고로도 많습니다 ㅋ 저도 우주점이 집앞에 있는건 아닌데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가 한번씩 가요 ^^

희선 2022-07-03 01: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유월이 가고 칠월이 왔네요 지난달에 사신 책이군요 바로 못 봐도 사두면 언젠가 보겠지요 다니자키 준이치로 책을 많이 사셨군요 여름에도 책을 읽으면 좋지요 이렇게 말하면서 저도 별로 못 보네요 뭐 하고 사는 건지...

새파랑 님 칠월엔 읽고 싶은 책 많이 보시기 바랍니다


희선

새파랑 2022-07-03 12:07   좋아요 4 | URL
6월에는 희선님이 저보다 더 많이 읽으셨을거 같아요~!! 7월에는 함께 분발하시죠 ^^

Kletos 2022-07-03 12: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에는 책읽기가 너무 힘드네요 ㅎㅎ 새파랑님 글 보고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위로와 분발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함께 화이팅입니다-!

새파랑 2022-07-03 13:48   좋아요 2 | URL
여름보다는 가을이 독서의 계절인거 같아요 ^^
다 비슷한가 봅니다~!! 그래도 kletos님 7월억 화이팅 입니다~!!

바람돌이 2022-07-03 15: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문학대장 새파랑님! 저는 요즘 부쩍 문학이 너무 좋아지는 중입니다. 새파랑님 따라서 저도 열심히 문학읽기!! ^^

새파랑 2022-07-03 19:30   좋아요 2 | URL
절 문학대장이라고 하시기엔... 좀 부끄럽네요 😅 전 아직 멀었습니다~!!!

coolcat329 2022-07-04 08: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니자키 준이치로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판탈레온 킥킥~거리며 읽었는데 새파랑님은 어떠실지 궁금하네요. 금각사는 샀다가 안 읽고 팔았는데 읽을걸 그랬습니다. ㅠ

새파랑 2022-07-06 08:32   좋아요 1 | URL
판탈레온은 좀 재미있는 책인가보네요 ^^ 준이치로는 작품별로 좀 차이가 크더라구요 ㅎㅎ

mini74 2022-07-04 08: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문고판 넘 귀엽습니다 ㅎㅎ 모래의 여자 ㅠㅠ전 좋았는데 두근두근 ㅎㅎ 금각사 저 사 놓고 반쯤 읽은듯 합니다. ~~

새파랑 2022-07-06 08:33   좋아요 1 | URL
문고판 자간이랑 줄간격이 좀 작아서 그렇게 읽기 편하지는 않습니다 ㅋ 오늘은 모래의 여자를 읽어볼까 합니다 ^^

페크pek0501 2022-07-07 17: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중 제가 읽은 책은 9번과 14번 책입니다.
14번의 <만>은 야한 책으로 기업합니다.삼각관계의 사랑...^^

새파랑 2022-07-07 18:18   좋아요 2 | URL
둘다 좋다고 하던데 페크님도 읽으셨군요 ^^ 기대가 됩니다 ㅋ <만>을 먼저 읽어야 겠군요~!!
 

너무너무 좋다.


때로는 눈을 뜬 채 사랑하려고 해보았지만 언제나 감게 되었다. 시각이 너무 큰 자리를 차지해서 내 감각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었다. 릴라는 내게서 살짝 떨어져 엄격함이 가시지 않은 눈길로 내 얼굴을 훑었다. - P131

나는 그녀의 고독을, 그녀가 나 없이 걷는 산책로를, 마치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녀가 들고 다니며 읽는 책을 질투했다. 이제 나는 내 지나친 요구와 전제적인 폭압을 비웃을 줄 알았다. 내 삶의 이유에게도 이따금 나를 떠날 권리를 내어줄 줄 알아야 한다는 걸, 심지어 고독과 더불어, 수평선과 더불어,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흰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내가 이름을 알지 못하는 키 큰 식물들과 더불어 나를 배반할 권리까지도 내어줄 줄 알아야 한다는 걸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집착을 버려야 한다.) - P136

"자기 연이 파랑을 좇아 달아나는 걸 막으려면 연줄을 단단히 붙들어야 한다"는 조언 말이다. 나는 너무 높은 곳을 너무 먼 곳을 꿈꾸었다. 내가 살아야 할 것은 내 삶이지 릴라의 삶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붙들어 맨다고 답이 아니다.) - P137

나는 용기와 열의를 갖고 실습에 임했다. 더는 릴라를 찾아 숲으로 가지 않았고, 그녀의 부재가 길어지면 나를 덮쳐오는 무가치와 무의미의 감정에 맞서 싸웠다. ‘점점 더 작아지는 나 자신을 느끼는 걸 거의 즐기게 되었고, 더 웃으려고 내가 난쟁이가 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거울을 들여다보기 까지 했다. - P137

- 널 사랑해. 하지만 사랑이 모든 것의 끝은 아니야. 나는 너의 절반이 되고 싶지 않아. 너, 이 끔찍한 표현 알아? "나의 반쪽은 어디에 있나?" "나의 반쪽을 못 보셨나요?". 5년, 10년 뒤 너를 다시 만나게 될 때 나는 심장에 강렬한 충격을 받고 싶어.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매일 저녁 집으로 돌아오는 너를 보면 심장에 충격을 받을 일은 없을 거야. 벨소리밖에 못 듣겠지….

(이런 문장은 로맹가리밖에 못쓴다.) - P152

그런 비열한 짓을 생각할 수 있는 건 나치뿐이야. 릴라가 나를 사랑한다는 생각을 용납할 수가 없겠지. 그녀와 내가 평생 가리라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가 없겠지. 그래서 모든 나치들처럼 너한테도 유대인이 필요했던 거겠지. 그래서 그 물건들을 훔쳐내 벽장 속에 넣은 거고. 그런데 네 형편없는 계산은 어리석어. 행여 내가 너절한 놈이더라도 릴라는 계속 나를 사랑할 거야.


누군가를 정말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건지 넌 몰라.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걸 용서하지.

(누군가를 정말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건지 넌 몰라.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걸 용서하지.) - P161

내 기억은 매 순간을 포착해 따로 두었다. 이런 걸 우리 집안에서는 비밀 장소라는 뜻으로 "양말 속에 둔다고 한다. 거기엔 한평생을 견디게 해줄 만큼의 기억이 저장되어 있었다. - P169

사랑이 눈먼 것이라고들 말하지만 너한테는 눈먼 상태가 어쩌면 세상을 보는 한 방식인지도 모르겠구나.

(이 책을 요약하는 문장~!) - P172

나는 최선을 다했다. 잘 버텨내야만 했고, 릴라도 내게 그러길 요구했다. 내가 포기한다면 절망에 빠질 게 분명했고, 그건 그녀를 잃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 P180

나는 다른 프랑스인들도 나처럼 기억으로 살기 시작했다는 걸, 이 자리에 없어 영원히 사라진 듯 보이는 것들도 우리가 노력하면 살아서 현존할 수 있다는 걸 체험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아직은 알지 못했다. - P207

너처럼 오로지 기억으로만 사는 사람이 딱 둘이야. 런던의 드골과 클로 졸리의 뒤프라. - P254

-네가 계속 나를 잊는다면 끝이 될 거야, 뤼도 끝이라고, 네가 나를 잊을수록 나는 점점 더 그저 하나의 추억이 되고 말 거야.
-난 너를 잊지 않아. 너를 감추는 것뿐이야. 너도, 타드도, 브뤼노도 난 잊지 않아. 너도 알잖아. 독일 군인들에게 자기 삶의 이유를 들킬 때가 아니라는 것. 저들은 그런 걸로 사람들을 총살하고 있어
- 아주 자신만만하고 아주 평온해졌구나. 자주 웃네. 마치 내게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다는 듯이 말이야.
-내가 자신만만하고 평온한 한 너한테는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을 거야.
- 네가 뭘 알아? 그리고 내가 죽었다면 어쩔 거야? - P270

상상의 작품이 아닌 건 살아볼 가치가 없어. 상상 없이는 바다도 한낱 짠물일 뿐일테니까………… 이를테면, 50년째 나는 내 아내를 줄곧 지어내고 있어. 난 아내가 늙어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았지. 그녀에겐 결점이 분명 많겠지만 그걸 나는 장점으로 바꾸었어. 그리고 내 아내의 눈엔 나도 특별한 남자지. 아내도 나를 지어내길 그만둔 적이 없거든. 함께 50년을 살면서 우리는 서로 보지 않고서 서로를 지어내고, 매일 서로를 다시 지어내는 법을 배우고 있어. 물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은 놓지 말아야 하지. 하지만 그건 그 현실의 목을 제대로 조르려고 붙드는 거야. 더구나 문명이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의 목을 계속해서 비트는 방식일 뿐이지……. - P274

희망이 종종 우리에게 장난을 치곤 하는데, 어쨌든 우리는 그런 장난 덕에 산다.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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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7-04 22: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프로필 사진
노르망디 연 표지색!ㅎㅎ

새파랑 2022-07-04 22:20   좋아요 3 | URL
ㅋ 요책이랑 맞춰서 바꿔봤습니다 ㅎㅎ 사진은 오아시스 앨범 표지를 따왔습니다 ^^

mini74 2022-07-04 22: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너무너무 좋다에서 눌러보니 품절 ㅠㅠ 이군요 ㅎㅎ

새파랑 2022-07-04 22:21   좋아요 2 | URL
헐 품절이네요 ㅜㅜ
저 이거 들고다니다 떨어뜨려서 모서리가 손상되서 다시 사야하나 생각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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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2-07-01 15: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꾸준한 필사 대단하십니다~ 새파랑님~
7월에도 좋은 책과 함께 화이팅 하세요~^^!

새파랑 2022-07-01 22:20   좋아요 1 | URL
꾸준한 필사가 아니라 밀려서 쓴 필사입니다 😅 요새 책을 많이 못읽어서 슬픕니다 ㅜㅜ

scott 2022-07-01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독보적 걷기 미션 !
탑 🖐 드셨을 것 같습니다! ㅎㅎ

7월에는 새파랑님 독보적 알라디너로 👆^^

새파랑 2022-07-01 22:21   좋아요 1 | URL
걷기는 많이 걸었는데 밑줄도 못긋고 책도 못읽었어요 ㅋ 7월에는 좀 분발해보겠습니다~!!
 

이제 100쪽 읽었는데 너무 좋다

사랑이 눈먼 것이라고들 말하지만
너한테는 눈먼 상태가 어쩌면
세상을 보는 한 방식인지도 모르겠구나………….

울지마라. 저러라고 만든거야. 저 높은곳에서 녀석은 기분좋을거야. - P14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나를 미친사람으로 여겼다는 거냐. 생각해보거라. 그 멋진 신사들과 아름다운 숙녀들이 옳아. 한 평생을 연에 바친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광기가 있는 게 분명해. 다만 해석이 문제 될 뿐이지. 그것을 "광기"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숭고한 불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 그 둘을 구분 하기가 때론 어렵지. 하지만 네가 정말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좋아한다면 네가 가진 모든 것을, 심지어 너의 전부를 바치거라. 그리고 그 나머지엔 마음 쓰지 마라.

(로맹가리 미쳤다 ㅋ) - P18

6월 중순에 배가 잔뜩 불러서 깜박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떴을 때, 내 앞에는 커다란 밀짚모자를 쓴 샛노란 금발의 소녀가 보였다. 그 아이는 나를 엄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나뭇가지 아래엔 응달과 양달이 있었는데, 오랜 세월이 흐른 오늘날까지도 내 눈엔 이 명암의 유희가 릴라 주위에서 한 번도 그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이유도 본질도 이해하지 못했던 그 감동적인 순간에 나는 어떻게 보면 예고를 받은 셈이었다. 본능적으로, 어떤 내적 힘인지 약점인지 모를 뭔가에 이끌려 행동을 했는데, 그것이 결정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이 되리라는 건 전혀 예감하지 못한 채였다. 그 엄격한 금발의 환영에게 딸기 한 줌을 내밀었던 것이다. - P25

나는 공부를 했고, 작업실에서 나의 후견인을 도왔다. 하지만 흰옷 차림으로 손에 밀짚모자를 든 금발의 소녀가 내 곁에 찾아오지 않는 날은 드물었다. 에르비에 선생님이 아주 정확히 말했듯이 이건 분명히 "기억력 과잉"이었다. 선생님은 그런 일로 고통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나치 점령하에서 그토록 뜨겁게, 그리고 그토록 위험하게 기억해주길 부르짖던 모든 일을 세심히 멀리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난 지 3~4년이 흐르고도 나는 딸기가 열리기만 하면 여전히 내 바구니를 채웠고, 너도밤나무 아래 누워두 손을 목덜미 아래 넣고 눈을 감곤 했다. 그녀가 나를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설탕 봉지도 잊지 않았다. 물론 세월이흐르면서 이 모든 일에도 어느 정도 미소 짓게 되었다. 나는 삼촌이 "파랑 좇기"라고 부르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나 자신과 나의 과잉 기억력을 조롱하는 법도 배웠다.

(기억력 과잉이 과연 불행하기만 한걸까.) - P27

뤼도 그건 네가 살면서 잃어버릴 첫 연도 마지막 연도 아니야. 나는 더는 아무것도 희망하지 않았다. 그 놀이가 열네 살 소년에게는 조금 유치한 것이 되긴 했지만 나는 성년이 되고서도 자기 안에 천진함을 간직할 줄 아는 사람의 본보기를 눈앞에 보고있었다. 이 천진함이 늙지 않으면 지혜가 된다. 내가 "나의 귀여운 폴란드 여자"라고 부르던 그 애를 보지 못한지 거의 4년이나 되었지만 내 기억은 조금도 흐려지지 않았다. 내 기억 속의 그 애는 손을 대보고 싶을 정도로 이목구비가 아주 섬세했고, 움직일 때마다 조화로운 생동감이 느껴졌다. - P32

"한 가지 질문만 하겠는데, 단 한마디로 대답하세요. 우아함을 특징짓는 것이 무엇일까요?"

나는 폴란드 소녀를 생각했고, 그녀의 목을, 그녀의 팔을 흩날리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떠올리고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움직임입니다."

난 19점을 받았다. 내 대학 입시는 사랑에 빚졌다. - P33

나는 눈을 들었다. 그녀가 와 있었다. 흘러간 4년의 세월이 내 기억에 경의를 바치듯 경건한 마음으로 보살펴온 소녀가 내 앞에와 있었다. 난 굳어버렸다. 가슴속에서 심장이 출렁 뛰었고, 목이 메었다. 곧 흥분은 가라앉았고, 나는 조용히 책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조금 늦게 돌아온 것뿐이었다. - P34

-4년 전부터 나를 기다린 것 같네………
그녀가 웃었다.
-그리고 설탕도 잊지 않았네!
-난 절대 아무것도 잊지 않아.
-나는 모든 걸 너무 쉽게 잊는데 네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아 - P33

-우리 정원사들이 네가 찾아와서 내가 돌아올 건지 물었다고 말해줬어. 미친 사랑이야 뭐야?

스스로 변호하지 않으면 끝장이라는 걸 나는 알았다.
- 때로는 누군가를 잊는 최고의 방법이 그 사람을 다시 보는 거라는 것 알아?

-에이, 화내지 마. 농담하는 거야. 사람들 말이 사실이야? 너희 집 사람들이 모두 그렇다던데?

- 그렇다는 게 뭐야?

- 잊어버리지 않는다며?

- 앙브루아즈 삼촌은 플뢰리 집안사람들 몇몇은 기억력이 너무 좋아서 죽었다고 주장해

-기억력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단 말이야? 바보 같아. - P35

나는 내 인생의 전환점에 서 있으며, 세상에는 학교가 내게 가르쳐준 것과 전혀 다른 무게중심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삶이 끝날 때까지 그녀의 발치에 그렇게 머무르고 싶은 마음과 달아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어쩔 줄 몰랐다. 나는 오늘날 까지도 내가 달아나지 않아서 내 삶이 성공한 건지 아니면 남아 있어서 삶을 망친 건지 알지 못한다. - P48

난 네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난 병을 좋아하지 않아. 네가 이런 습관이 안 들면 좋겠어. 이따금 가벼운 감기 정도는 괜찮지만 그 이상은 안 돼. 네가 아니라도 아픈 사람은 충분히 많아. 죽는 사람도 있어. 사랑 때문이 아니라 끔찍한 더러운 것 때문에 말이야. 나는 사랑으로 죽는 건 이해해. 때때로 사랑은 너무 강력해서 생명이 버텨내지 못하고 무너져버리니까 봐봐, 그런 일이 일어나는 책들을 네게 줄게. - P55

우리 다섯 모두 아직은 유년기의 천진함에 가까이 있었다. 아마도 삶이 우리에게 주었다가 다시 빼았는 가장 비옥한 몫일 천진난만함 말이다. - P82

선생님, 곧 닥칠 시대에는 아마도 보잘것없는 우체국 직원들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가장 멋진 역할일 겁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적어도 난 아무 짓도 안 했어." - P87

이 짧은 순간이면 충분했다. 나는 삶이 모든 약속을 지킨다고 믿었고, 그걸 의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느꼈다. - P90

제대로 아프고 끝내는 편이 나아. 네가 그 애를 평생 사랑 하게 될지라도 그 애가 영원히 떠나는 편이 나아. 그러는 편이 그애를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지. - P104

겨울 동안 릴라는 내게 편지 몇 통을 썼다. 편지는 점점 짧아지더니 엽서가 되고 말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곧 우리는 만나게 될 테고, 그녀의 짧은 말들, "우리 모두 너를 기다리고 있어." "네가 드디어 폴란드를 알게 될 생각을 하니 정말 행복해." "우리 모두 너를 생각해." "6월이 오고 있어!" 등이 달과 주를 건너뛰며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내가 떠날 때까지 긴 침묵이 흘렀다. 마치 기다림의 마지막 몇 주를 더 단축하려는 것만 같았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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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6-28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길어서 첫줄만 쓰셨나요.^^
새파랑님, 오늘도 습도 높고 더운 날입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하루 보내세요.^^

새파랑 2022-06-29 07:00   좋아요 1 | URL
밀린거 쓴다고 손이 아파서 좀 스킵했습니다 ^^ 비가 엄청 오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