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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1 10: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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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1 12: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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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092

˝나는 도대체 어쩔 셈으로 이런 정밀한 사진을 찍어 두었을까요? 이것이 언젠가는 슬픈 추억이 된다는 것을 예감이라도 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사람의 마음은 돈으로 살 수 있는게 아니다. 배푼만큼 고마움을 느낄거라는 것도 착각이다. 사람의 마음은 타인이 함부러 조정할 수 있는것도 아니다. 사랑은 절대로 계획한대로 되지 않는다. 마음은 그런거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미친 사랑>을 읽고나서 예전에 유행했던 ‘다마고치‘가 떠올랐다. 내가 해보지는 않았지만 가상의 애완동물을 키우는 그런 게임이었던거 같은데 이 책의 내용도 그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 ‘나오미‘라는 이름이 무척이나 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참 예쁜 이름이구나, ‘NAOMI‘라고 쓰면 서양 사람 같다고 생각한 것이 시작이었고, 그때부터 차츰‘그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이름이 하이칼라면 얼굴 모습도 어딘가 서양 사람 냄새를 풍기고 아주 영리해 보여서, ‘이런 곳의 여급으로 놔두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P.5



20대 후반의 주인공 ‘조지‘는 어느 술집에서 일하는 15세에 이국적으로 생긴 여급 ‘나오미‘를 알게 되고, 그녀를 멋지게 키워서 자신의 부인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소위 미천한 ‘나오미‘의 집안은 ‘조지‘의 제안을 별다른 반응 없이 받아들이고 딸을 그에게 내준다.

[나오미 같은 소녀를 집에 데려와 그 성장하는 모습을 천천히 지켜본 뒤, 마음에 들면 아내로 맞아들이는 방법이 가장 좋다. 어쨌든 나는 부잣집 딸이나 교육을 받은 훌륭한 여자를 원하는 건 아니니까 그걸로 충분했습니다. ]  P.15



그리고 ‘조지‘는 ‘나오미‘를 하이칼라 여성으로 만들기 위해 피아노도 가르치고 영어도 가르친다. 처음에는 그의 의도대로 ‘나오미‘가 순진하게 따른다.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다마고치랑 같을 수 있겠는가. 사람은 기계와는 다르다. 절대로 의도대로 될 수가 없다. 마음이란게 있으니까. 그녀가 성장할수록, 그녀가 아름다워질수록 그와는 점점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나오미를 ‘훌륭하게 만드는 것‘과 ‘인형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것‘, 이 두 가지가 과연 양립할 수 있는 것일까?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바보 같은 이야기지만, 그녀의 사랑에 현혹되어 눈이 어두워져 있던 나는 그렇게 뻔한 이치조차 전혀 분별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P.60



그러나 아무것도 몰랐던 ‘나오미‘는 사회생활을 할 수록, 많은 사람을 만날 수록 점점 변해가게 된다. 특히 성에 관해 눈을 뜨게 되면서 ‘조지‘에게만 보이던 관심을 다른 남자들에게 돌리게 된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녀의 거짓말과 속임수는 점점 커진다. 주변 모든 사람들을 빨아들인다. 이제야 세상에 눈을 떴다고나 할까?

[흔히 세상에서는 ˝여자가 남자를 속인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내 경험에 따르면 이것은 결코 처음부터 ‘속이는 게 아닙니다. 처음에는 남자가 자진해서 ‘속는 것‘을 기뻐합니다. 어떤 여자에게 반해버리면 그 여자가 하는 말이 거짓이든 진실이든 남자 귀에는 모두 귀엽고 사랑스럽게 들립니다. ]  P.75



‘조지‘는 ‘나오미‘의 이러한 변화를 눈치챈다. 그리고 의심에 의심을 한다. 하지만 달콤한 ‘나오미‘의 육체에 빠져서 벗어날 수 없었다. 혹시라도 그녀가 자기를 버릴까봐 전전긍긍하게 된다. 그럴수록 집착은 점점 심해져만 가고, 더욱 매달리게 되며, 점점 ‘나오미‘에게 끌려가게 된다. 결국 그녀의 못된 행실을 직접 알게 되고, 이번 기회에 담판을 지으려고 한다. 과연 ‘조지‘의 미친 사랑의 끝은 어떻게 될까?

[그녀가 나를 속이고 있었다는 게 분명해지면, 나는 그녀를 용서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제 그녀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녀가 타락한 죄의 절반은 물론 나한테도 있으니까, 나오미가 순순히 잘못을뉘우치고 사과만 해준다면, 나는 더 이상 그녀를 나무라고 싶지도 않고, 또 나무랄 자격도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걱정하는 것은, 그렇게 고집이 세고 특히 나에 대해서는 한층 더 강경해지고 싶어 하는 그녀가 설령 증거를 들이댄다 해도 그렇게 호락호락 나에게 고개를 숙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P.171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인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필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정말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잘 이끌어가고, 몰입도는 높으며, 이야기는 무척 재미있다. 게다가 시점도 1인칭이다보니 주인공인 ‘조지‘가 느끼는 감정이 날것으로 날카롭게 전달된다. ‘나오미‘와의 설레이는 첫 만남의 시작과, 동거를 시작하면서 꿈꿨던 행복이 어떻게 처참하게 무너지게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체념하게 되는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원제는 <치인의 사랑> 인데, 처음에는  왜 좋은 제목을 놔두고 <미친 사랑> 이라는 제목으로 바꿨지? 의아해 했는데 책을 다 읽고나서 <미친 사랑>이라는 제목이 적당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이(사랑에) 미친거지 사람이 미친거는아니지 않은가?




Ps. 지금까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책은 딱 다섯권 읽었지만, 전작을 할꺼니까 중간정리를 해보자면,


1. 초강추 : 슌킨 이야기
이야기가 아름다우면서도 문학적으로도 뛰어난 느낌이 든다.(왜 뛰어나냐고 물으면 답은 못하겠지만...)


2. 읽는 재미(추천) : 미친 사랑(치인의 사랑)
읽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나오미의 아름다움과 조지의 빡침을 머릿속에 그리게 된다. 그런데 문학적으로 높게 평가받을만 한가? 라고 물어본다면 약간 물음표가 붙는다. 당시 시대상황을 고려하면 대단히 파격적이고 세련됐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3. 충격적 재미(추천) : 소년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데뷔작인 <문신>도 좋았고, 끔찍하지만 선명한 작품인 <소년>도 좋았다. 다만 <작은 왕국>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단편이란 이렇게 써야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단편집이었다.


4. 이게 뭐야(약간 추천) : 열쇠
엄청 특이한 설정, 엄청 막장인 이야기. 또한번 이책이 쓰여진 시기를 생각하면 놀랍기만 하다. 이 책도 읽는 재미가 있지만, <미친 사랑>과 <소년>에는 못미친다. 하지만 설정 자체는 더 파격적이다.


5. 비추 : 요시노 구즈
일본사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그런지 일단 읽기가 대단히 어렵다. 읽다가 중간에 포기했다. 누가 대신 읽고 리뷰를 남겨주면 좋겠다.




다음번에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만, 시게모토 소장>을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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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7-20 08: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도 전작완독을 하실 작정이시군요!
대단하십니다.
필력이 좋다하시니 몇권있는 책부터 읽어봐야겠군요.

새파랑 2022-07-20 09:26   좋아요 3 | URL
소세키 이후의 새 사랑을 찾았습니다 ^^ 금새 다 읽도록 하겠습니다. 독서 슬럼프 오시면 꼭 읽어보세요. 완전 쑥쑥 읽힙니다~!!

페크pek0501 2022-07-20 12: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만, 시게모토 소장>을 저는 인상적으로 읽었죠. 인간의 새로운 특성을 알게 되었답니다.^^

새파랑 2022-07-20 14:31   좋아요 2 | URL
와우 재미있나보네요. <세설>을 읽으려고 했는데 요건 두권짜리여서 나중에 읽고 <만>을 읽으려고 합니다. 세상에는 특이한 사람들이 많은거 같아요 ^^

미미 2022-07-20 14: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4번까지 다 읽어보고 싶어요!!
<소년>은 특히 더 궁금요*^^*
나오미를 완벽하게 키워 아내로
만드려던 조지의 오만함이 실패해서 좋네요.

새파랑 2022-07-20 14:59   좋아요 2 | URL
<소년> 보시면 좀 섬뜩합니다 ㅋ 요 책은 재미는 확실히 있습니다~!! 조지는 좀 답답하지만 불쌍하고 나오미는 완전 팜므파탈 그 자체입니다 ㅋ 누구도 빠져나오지 못함😆

파이버 2022-07-20 14: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녀교육도 뜻대로 되기 힘든데 하물며 15세 청소년을 마음에 들게 키운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일것 같아요ㅎㅎ 새파랑님의 리뷰를 읽으면 해피엔딩은 아닐것 같아 납득이 됩니다.

새파랑 2022-07-20 15:01   좋아요 3 | URL
절반의 해피엔딩? 서로 결국에는 완벽하게 원하는걸 얻지는 못하지만 약간씩은 얻습니다 ~!! 그러게요. 자식도 뜻대로 안되는데 하물며 15살은 더욱 안되겠죠? ^^

페넬로페 2022-07-20 15: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이제 다니자키 준이치로 작가 전작읽기 하셨나욤?
소세키이후의 새 사랑이라시니 급관심 갑니다~~
1,2,3,4 번 담아갑니다.
세설도 관심있어요^^

새파랑 2022-07-20 16:33   좋아요 4 | URL
언제나 의욕은 앞서지만 과연 다 읽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페넬로페님 취향에 잘 맞으실지 걱정이네요 🤔

dollC 2022-07-20 15: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작은 왕국>을 가장 좋아해요. <슌킨 이야기>는 균형감있는 완벽한 작품인 것 같구요. 새파랑님 말마따나 문학적 평가로는 아리송한(?) 것도 있지만, 자꾸 읽고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이 작가는ㅎㅎ
혹시 <고양이와 쇼조와 두 여자>는 읽으셨나요? 이 작품도 놓치지 마시길😍😍

새파랑 2022-07-20 16:35   좋아요 3 | URL
전 딱 위에 있는 다섯편만 읽었어요 ^^ <작은 왕국>은 재미있긴 하던데 뭔가 제가 기대하던 특이한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ㅋ 읽고 싶은 매력이 맞는거 같아요~!! <고양이..>도 꼭 읽어야겠습니다~!!

scott 2022-07-20 23:39   좋아요 3 | URL
<고양이와 쇼조와 두 여자>
저도 추천 합니다 ㅎㅎㅎ

scott 2022-07-20 23: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준이치로 옹 마니아 1등급!
리뷰도 일품!👍👍

준이치로 옹의 <그늘에 대하여 > 추천합니다 ^^

새파랑 2022-07-21 06:56   좋아요 3 | URL
1등급은 당연 스콧님이죠~!! 아직 제가 잘 모르는 읽을 책이 많군요~!! 기쁩니다 ^^

alummii 2022-07-21 07: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추억의 다마고치! ㅋㅋ 준이치로 중간정리 이런거 너무 좋습니다 추천순으로 정리가 되네요 ^^ 충격적재미는 뭘까 진짜 궁금함요

새파랑 2022-07-21 07:57   좋아요 3 | URL
읽어보시면 아! 이게 충격적이구나~ 하실겁니다 ㅋ 전 좀 쇼킹했습니다. <문신>도 그렇고 <소년>도 그렇고 ^^

mini74 2022-07-21 13: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3D다마고치가 나온다네요 ㅎㅎ 나오미의 아름다움과 조지의 빡침이란 새파랑님 문장의 울림이 확 와닿습니다. 이 소설의 정체성같아요 *^^*

새파랑 2022-07-21 16:24   좋아요 1 | URL
제가 쓴 문장은 대부분 어디서 들은 말들이어서 좀 찔리네요 ㅋ 요책 미니님도 좋아하실거 같아요 ^^

희선 2022-07-22 0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하기 어렵지요 그런 걸 바라는 사람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사람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좋겠습니다 이것도 그렇게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희선

새파랑 2022-07-23 07:16   좋아요 1 | URL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더라구요 ㅋ 그렇다고 마음대로 만드는건 더 어렵고 ㅎㅎ 또 주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