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 고독의 차이는?




오로지 혼자 머물며 머릿속을 말끔히 비워내고 싶다는 생각, 사람들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를 꽉 채우는 대신 반대로 그들을 그리워하고 싶다는 생각, 1980년대 영화에나 나올 법한 낯선 통근자들 무리 속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대신 고독과 하나가 된 것 같은 경험을 하고 싶 다는 생각,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치 유콘Yukon강의 시원한 물속에서 수영을 하는 것 같은 상쾌함이 느껴졌다. - P18

아마도 내가 외롭다고 느끼는 이유는 결코 혼자 있을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 P23

내가 생각할 때 사람들이 릴리언 올링의 이야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건 그 힘든 여정이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정확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여정의 동기는 그녀 자신조차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모호했으나 그럼에도 그녀는 한번도 이에 대해 설명하려 들지 않았다. 바로 이 점이 내가 그토록 릴리언을 사랑하는 이유다. 신념을 가지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이 들을 나는 존경한다. 비록 그 이유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이해 할 수 있도록 설명하지 못할지라도 말이다. - P29

가끔 스스로 위축되는 기분이 들 때면 ‘고향‘ 혹은 어딘지 아무 상관없는 곳을 향해 묵묵히 걸어갔던 릴리언 올링을 떠올린다. 어쩌면 나는 바로 지금, 그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 - P37

청력은 마지막 순간까지 남아 있습니다. 사람은 죽을 때 시각, 후각, 미각 그리고 촉각을 잃게 돼요. 심지어 자신이 누군지도 잊어버리게 되지요. 하지만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소리는 들을 수 있어요. - P73

나는 당신이 말하는 걸 듣고 있어.
나는 당신이 말하는 걸 듣고 있어.
당신이 말한다.
사랑해.
우리는 당신을 사랑해
우린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거야.
나는 당신이 말하는 걸 듣는다.
우린 여기 있어. - P73

아마도 완벽한 결합, 완벽한 이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서로 간의 관계를 모색하는 일이 그토록 매혹적이고, 존재가 함께 공명하는 순간이 그토록 심오한 것이 아닌가 싶다. - P111

누구도 당신의 슬픔을 향해 공허하다고 말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슬픔 속에는 고독함이 존재하고, 이는 오롯이 당신의 것이다. 고독은 참기 힘든 것이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것이다. 당신의 슬픔이 얼마나 계속되어야 하는지 혹은 그 슬픔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떠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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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영화를 찾아봐야겠다.




90년대에는 클래식 미스터리보다는 스릴러가 더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어, 나는 ‘진짜 어른의 소 설’로 진입했다. 누군가 내게 추리소설과 구분되는 스릴러의 특징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섹스’라 고 말하리라. - P22

추리소설이 지능 개발에 좋다는 것은 이를테면 거대한 농담으로, 추리소설을 부모들이 근심하지 않고 자녀들 손에 쥐어줄 수 있는 그럴듯한 핑계가 되 어주었다고 나는 믿고 있다. 지능 개발에 도움이 된 다 한들, 사람을 죽이고 감쪽같이 사라질 방법을 창의적으로 상상해 높은 지능을 자랑해봐야 그 지식으로 사이코패스밖에 더되겠는가 말이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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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북플에 글을 쓴지 오래됐는데, 책 읽은게 없어서 리뷰도 쓸 수 없고, 글은 좀 써야 할거 같아서...

7월 구매한 책 페이퍼를 쓴다.  사진상에는 10권이지만, 여기에 없는 도쿄 기답집이랑 하루키 에세이 6권 세트까지 총 17권을 구매했다.  7월이어서 17권?


간단히 평을 해보자면


1. 하루키 에세이 세트(6권)

사진 찍어논게 있었는데 헨드폰을 바꾸면서 사라졌다. 이전 버젼으로 나온 에세이들은 구매는 안하고 서점에서 조금씩 읽었었는데 이번에 세트로 나와서 구매했다. 하루키 에세이가 재미있기는 한데, 그래도 나는 소설이 더 좋더라 ㅎㅎ 지금까지 6권중 2권 읽었는데 이번주에 한권 더 읽어야 겠다.


2. 하루키 : 도쿄 기담집

이미 읽고 리뷰를 썼는데, 왜 내가 이 책을 이제서야 읽었는지 의문이다.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는 출판되자마자 읽었었는데. 역시 하루키의 상상력과 문장은 역시나 대단하다고느꼈다.


3. 아고타 크리스토프 : 르 몽스트르

아고타 크리스토프 작품은 그냥 지나칠수 없지. 그녀의 희곡은 또 어떤 매력이 있을지 기대된다. 가방속에 챙겨서 출근했다. 양장이어서 좀 무겁다 ㅋ


4. 천명관 :  고래

한국문학을 즐겨읽지 않지만 북플에서 강추하는 작품은 꼭 찾아 읽으려고 한다. 문학동네 새 시리즈로 나왔던데, 완전 기대가 된다. 다음주에는 읽어봐야지.


5. 엔도 슈사쿠 : 내가 버린 여자

이미 읽고 리뷰를 썼는데, 정말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두 남여 주인공의 모습에서 나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좋았고 먹먹했다. 엔도 슈사쿠를 좋아한다면 무조건 읽어야 하는 작품.


6. 엔도 슈사쿠 : 전쟁과 사랑

그래서 엔도 슈사쿠의 작품을 하나 더 구매했다. 이건 아껴 읽어야 겠다. 이 책도 제목이 좀 뻔하긴 하지만, 생각해보니 엔도 작품 제목들이 전반적으로 좀 밋밋하긴 한것 같다. (침묵, 깊은강, 바보, 바다와 독약?...)


7. Alone : 여러 (여성)작가들!

제목이랑 표지가 맘에 들어서 구매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다. 이제 네번째 챕터를 읽는 중인데, 기대했던 줌파 라히리의 두번째 챕터는 그닥 Alone과 어울리지 않더라...


8. 그레이엄 그린 : 단편집

예전에 그레이엄 그린 장편 두 작품을 읽었었는데, 막 좋다고 하긴 그랬었다. 그런데 우연히 우주점 가보니 이 단편집이 있길래 샀다. 그레이엄 그린은 단편이 좋다는 어느 셀럽분의 글을 본 기억이 나서... 좀 많이 두껍긴 하다.


9.10. 하루키 : 노르웨이의 숲(다른 출판사 버젼)

노르웨이의 숲은 민음사랑 문학사상사(제목이 상실의 시대) 두개를 가지고 있는데, 문사미디어 버젼도 있길래 구매했다.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봐야 겠다. 두권으로 분할되어 있어서 좋다. 케이스도 좋고.


11.12. 로맹 롤랑 : 장 크리스토프

내가 이 책을 산 이유는 다 하루키 때문이다.

[십대 시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장 크리스토프』『전쟁과 평화』『고요한 돈강』을 세 번씩 읽었던 것이 정말 옛날 일처럼 느껴진다. 당시에는 책의 두께가 두꺼울수록 좋았던지라, 『죄와 벌』 같은 작품은 페이지가 너무 적어 성에 안 찬다고 생각 했을 정도였다.] ‘세일러복을 입은 연필 중‘

저중에 나와 접점이 없는 작품이 ‘장 크리스토프‘여서 궁금증에 구매했다. ‘카라마조프‘랑 ‘전쟁과 평화‘는 진짜 좋았는데 이 책도 그정도 수준이었으면 좋겠다.




이번달에 아직 6권밖에 못읽었는데 7월이니까 7권 까지는 읽고 리뷰를 써야겠다.

Ps. 그런데 책 읽고싶은 욕심은 많아가지고 가방에는 5권씩 싸들고 다닌다... 1권이라도 제대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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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7-21 11:3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가방에 다섯 권씩 싸들고 다닌다고요?! 남자 다락방이다. ㅋㅋㅋㅋ

새파랑 2023-07-21 11:43   좋아요 3 | URL
앗 ㅋ 이작가님과는 비교할수없습니다 ㅋ

가방에 다섯권이 들어간다는게 신기하긴 합니다 ㅋㅋ

독서괭 2023-07-21 1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가방에 다섯 권이요?? 너무 무겁겠는데요;; 얇은 책도 별로 없는데.
그레이엄 그린 단편선은 저도 갖고(만) 있습니다. 늠나 두껍쥬... 언제 읽나.
장 크리스토프 처음 들어보는 작품인데 엄청난 장편이네요. 어떤 내용일지 궁금합니다^^(어서 읽으시라는 뜻)

새파랑 2023-07-21 12:59   좋아요 1 | URL
저기 있는책중은 아니고 ㅋ

Alone 어리석은자의 독 아무튼스릴러 르몽스트르
눈부신 안부

요렇게 5권 입니다 ㅋ

우끼 2023-07-21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한달에 17권이면.. !! 와우..
저도 그레이엄 그린 서평 궁금합니다!

새파랑 2023-07-21 13:00   좋아요 2 | URL
ㅋ 겁나 두꺼워서 아마 올해는 다 못읽을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작가님 잠자냥님에 비하면 약소합니다 ㅋ 그분들은 매주 저정도여서요 ^^

거리의화가 2023-07-21 12: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방에 책 많이 가지고 다니긴 하지만 5권까지는 시도 안해봤네요^^;
그레이엄 그린 단편선 읽고 후기 부탁드려요! 장크리스토프 벽돌 수준인데 요것도 궁금합니다.

새파랑 2023-07-21 13:01   좋아요 1 | URL
과연 그레이엄 그린 언제 다 읽을까 싶네요 ㅋ 저는 빽팩매고 출근해서 가방에 많이 들어갑니다 ㅋㅋ

얄라알라 2023-07-21 13:41   좋아요 2 | URL
그 튼튼한 새파랑님 가방에 급 관심이 가는 저!

5권은 저도, 쉽게 시도하지 못합니다. 화가님 ㅎ

새파랑 2023-07-21 14:02   좋아요 2 | URL
ㅋ 그냥 까만 빽팩입니다 ㅋ 가방안에 책이랑 차키 빼곤 아무것도 없어서 가능합니다~!!

coolcat329 2023-07-21 12: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엔도 슈사쿠의 책이 또 있군요.
저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은 안 나지만 <도쿄 기담집> 참 재밌게 읽었어요.
근데 저는 하루키는 이상하게 손이 안가더라구요.
<그레이엄 그린> 단편집은 꾸역꾸역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많아 읽다가 질려버렸다고 할까요.😅
<고래>는 예전에 읽다가 너무 이상해서 포기했는데 지금은 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새파랑님의 하루키 사랑👍

새파랑 2023-07-21 13:02   좋아요 4 | URL
고래 🐳 이상한가요? 헐 ㅋ 그냥 하루키는 사랑입니다 ㅋ

슈샤쿠 책이 엄청 많더라구요. 제가 안본 다른 책은 좀 종교적 느낌의 제목이어서 손이 안가긴 합니다 ㅋ

coolcat329 2023-07-21 13:44   좋아요 2 | URL
<고래>는 지금 읽으면 이상할 거 같지 않아요. 당시엔 너무 독특한 느낌이었다고 할까요...제가 책도 잘 안 읽던 시절이라 더 이상하게 다가왔던 거 같습니다.

새파랑 2023-07-21 14:03   좋아요 0 | URL
아 독특하다니 왠지 더 관심이 갑니다~! 담번에는 고래를 가지고 다녀야 겠습니다 ^^

미미 2023-07-21 1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5권이 어떤 책들인지 궁금해요.^^

잠자냥 2023-07-21 13:21   좋아요 4 | URL
Alone 어리석은자의 독 아무튼스릴러 르몽스트르
눈부신 안부

요렇게 5권 입니다 ㅋ

새파랑 2023-07-21 13:24   좋아요 3 | URL
앗 ㅋㅋㅋㅋㅋ
지금 알라딘 우주점 와서 가방에 몇권 더 넣을 예정입니다 ㅎㅎ

은오 2023-07-21 13:32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새파랑님 댓글 볼때마다 새파랑님 댓글은 닉네임 다 가려도 새파랑님 댓글인줄 알겠다고 생각했어요.
^^ ~!! ㅋ ㅡㅡ 이거 들어가면 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이 새파랑님 말투 따라하면서 그냥 쓰신 줄 알았는데 복붙이었군..... ㅋㅋㅋㅋ

새파랑 2023-07-21 14:04   좋아요 1 | URL
아 ㅋ 제 말투가 좀 이상한가요? 저 카톡 보낼때도 저렇게 하는데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수도 있겠네요 ㅡㅡ

은오 2023-07-23 10:47   좋아요 1 | URL
이상하진 않은데 그냥 딱 보면 새파랑님이다! 이런게 있어서 ㅋㅋㅋㅋ 그래서 첨에 오 새파랑님 말투 먼가 신기하다 했는데 금방 적응했습니다 ㅋㅋㅋ

새파랑 2023-07-23 23:18   좋아요 0 | URL
제가 엄청 특이합시다 ㅋㅋㅋ 은오님 정도는 아니지만~!!

은오 2023-07-21 1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래 표지가 바뀌었네요?! 음.... 예전 표지가 촌스럽긴 하지. 엄청 옛날에 읽었는데 자극적이어서 페이지 술술 넘어갔던 기억만 납니다. 그리고 좀 더러웠던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월엔 22권 구입하시고 12권 읽으시지요! ㅋㅋㅋㅋ

새파랑 2023-07-21 14:05   좋아요 0 | URL
자극적이고
더럽다

메모 하겠습니다 ㅋ 제 취향이랑 비슷할거 같아요 ㅋ
12권은 읽을수 있지만 돈이 없어서 22권은 못살듯 합니다 ㅎㅎ

얄라알라 2023-07-21 13: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가방은 매우매우 바닥이 튼튼한 가방임이 틀림없습니다^^

저는 지금 도서관 나오면서 가방 바닥 늘어질까봐 2개로 나눠서 책을 데리고 왔거든요.

[고래]!!! 리뷰가 특히 기대됩니다요

새파랑 2023-07-21 14:07   좋아요 1 | URL
튼튼하긴 합니다 ㅋ어디 나가면 가방과 한몸이 되어서 다니고 있습니다 ㅋㅋ

고래가 아주 좋나봅니다. 저도 기대가 됩니다~!!!

페넬로페 2023-07-21 15: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방에 책 5권씩이나!
역시나 새파랑님은 찐독서가이십니다.
저는 요즘 전자책 많이 읽어 가방에 핸드폰이나 패드만 갖고 다녀요~~
고요한 돈강과 장 크리스토프도 읽어봐야겠어요^^

새파랑 2023-07-21 15:28   좋아요 2 | URL
역시 신세대 페넬로페님~!! 전자책 읽으시는군요 ㅋ 전 아직까지 종이책파 입니다 ㅜㅜ 고요한 돈 강 두껍지만 읽어보고 싶더라구요 ㅋ

고양이라디오 2023-07-21 1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르웨이의 숲 이쁘네요ㅎ <장 크리스토프> 읽으시는군요. 전 두꺼운 책은 손이 안가던데. 대단하십니다!!

새파랑 2023-07-21 21:20   좋아요 1 | URL
하루끼니까 같은 작품 다른 출판사 다른 표지(?)를 사는거 같습니다 ㅋ <장 크리스토프> 구매는 일단 했는데 안읽을거 같아요 ㅋㅋ

고양이라디오 2023-07-21 21:36   좋아요 1 | URL
ㅎㅎ 전 <전쟁과 평화>도 안 읽었습니다. 읽을 책이 많네요ㅎ

페크pek0501 2023-07-21 19: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 상실의 시대, 로 읽었었는데 작가의 명성에 비해 별로라고 생각했었죠. 그때 하루키 책을 처음 읽은 거예요. 그다음에 몇 권 더 읽었는데 매력적인 문장을 쓸 줄 아는 작가라고 생각해요.
저도 하루키의 책 목록에 꽂혀서 산 책들이 있어요.
앞으로 읽을 것 중에서『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인물들의 이름이 길어서 부담스럽고 『장 크리스토프』는 읽은 것 같고『전쟁과 평화』를 읽기로 정했죠. 요즘 5권까지 레 미제라블에 빠져 지내서 그 책은 이거 완독한 뒤에나 읽겠지만요... 그마나 책이 있어서 폭염을 잊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새파랑 2023-07-21 21:23   좋아요 3 | URL
저는 하루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처음에 읽었었는데 와우 너무 좋았었습니다 ㅋ 지금도 이 작품에 대한 애착이 큽니다 ~!!

<전쟁과 평화> 완전 좋습니다~!!

scott 2023-07-22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은 새파랑님에게 DIY책장 굿즈를 줘야 ㅋㅋ

가방에 5권씩이나!
새파랑님 가방 무게 알라디너들 중에 가장 무거울 것 같습니다 ^^
7월 독서!
무조건 시원한 곳에서 ^^

새파랑 2023-07-22 11:52   좋아요 0 | URL
역시 여름엔 카페가서 아이스커피에 책읽는게 젤 좋은거 같아요~!!

희선 2023-07-23 0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방에 책을 다섯 권이나 넣어 다니시다니 가방 무겁겠습니다 다섯 권이 다 들어가다니 가방이 크군요 저는 다른 데서는 책을 못 봐서 책은 안 갖고 다녀요 다른 분들은 다 책 한권 정도는 갖고 다닌다는데...


희선

새파랑 2023-07-23 23:18   좋아요 0 | URL
이게 다 욕심 때문에 그런거 같습니다. 읽지도 않을거면서 ㅋ

혹시나 해서 가지고 다닙니다 ^^

그레이스 2023-07-23 2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천명관 고래 표지가 예쁘게 나왔네요.
노르웨이 숲도 그렇고, 표지때문에 책 구입하면 병인듯 하여..^^ 꾹 참습니다.

새파랑 2023-07-23 23:20   좋아요 1 | URL
고래 좋나 봅니다. 기대가 됩니다~!! 제가 표지 때문에 산 책이 여럿있습니다 ㅜㅜ 과소비 ㅋ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 읽어보려고 그래픽 노블 샀는데 그레이스님 생각나서 땡투하고 왔습니다 ㅋ

그레이스 2023-07-23 23:32   좋아요 1 | URL
아!
땡투 감사해요 ~♡

han22598 2023-07-28 0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엔도님 책 아껴읽는 심정....이해갑니다. 마치 금은보화를 다루듯...한권한권이 소중하지요!

새파랑 2023-07-29 12:02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ㅋ 엔도의 전쟁과 사랑 지금 가방에 넣고 다니고 있습니다 ~!!

2023-07-30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30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30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30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01 0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01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 버린 여자
엔도 슈사쿠 지음, 이평춘 옮김 / 어문학사 / 200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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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3045

"고통스러운 것은 몸 때문이 아니에요. 2년 동안 여기서 지내면서 깨달은 건데요. 고통스러운 것은 이젠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을 견뎌내는 거예요."


이 책의 제목이 다른 제목이었다면 아마 <침묵>처럼 명작이란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버린 여자>라는 제목 보다 더 적절한 제목을 떠올릴수는 없다.


"그날 버린 그 여자
지금쯤 어디에 살고 있을까?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가 알바는 아니지만
이따금 가슴이 아파오네
그날 버린 그 여자"



이 작품은 버린남자인 '요시오카'와 버려진 여자인 '미츠' 두 사람의 관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전쟁 후 먹고살기 힘들어서 지저분한 방에 살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루하루를 되는데로 살아가는 대학생 '요시오카'는 자신의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어느 잡지에 사연을 기재한 '미츠'에게 연락을 한다.

[이것이 내가 그녀를 알게 된 동기였다. 머지않아 내가 버린 그녀를 만나게 된 최초의 계기이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인생에 있어 우연이 아닌 인연이 있을 까? 인생에는 원래부터 우연이라는 것이 작용한다. 앞으로 기나긴 일생을 함께 할 부부도 처음에는 우연히 백화점 식당의 옆자리에서 점심을 먹었다는, 하찮은 사건이 계기가 되어 서로 알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하찮은 것이 아니라 인생의 의미를 푸는 실마리였다는 것을 알기 위해, 나는 오늘까지의 기나긴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P.29



변두리 공장에서 어렵게 일하면서 살아가는 '미츠'는 연락을 받고 그를 만나러 간다. 대학생에 대한 환상때문인지 그녀는 그에게 호감을 갖는다. '요시오카'가 얼마나 불순한지도 모른채... '요시오카'는 '미츠'를 보자마자 큰 혐오감을 느낀다. 그녀의 외모부터 옷차림까지 어느것 하나 맘에 든 구석이 없었다. 하지만 성욕 하나만으로 그녀에게 접근한다.

[그날 우리가 처음으로 만났을 때 그 여자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이미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기억하기는 힘들다. 정말로 사랑한 여인이었다면 최초의 데이트 때 손가락을 스친 일, 행복해 하는 여자의 웃는 얼굴까지 평생동안 마음에 새겨져 있겠지만, 그 여자는 내게 있어 우발적인 충동으로 만난 상대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불량하게 말하면, '꼬셔서, 범하고, 그렇다. 그 다음에는 마지막 전철이 지나간 밤의 플랫폼에서 차가운 바람에 나뒹구는 빈 담뱃갑처럼 버린 한 여자였다.] P.31



결국 술에 취한 '미츠'를 여관으로 데리고 가지만, 첫번째 만남에서는 '미츠'의 강한 거부로 실패한다. 하지만 '요시오카'는 자신이 소아마비를 겪고 있다고, 나와 자지 않는다는 것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것이라고 동정과 협박을 하면서 그녀를 압박한다.


결국 두번째 만남에서 두사람은 관계를 갖는다. '미츠'는 오직 그를 위해서 허락한 것이었지만, '요시오카'는 결코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관계를 끝으로 '요시오카'는 그녀와의 연락을 끊는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기다린다. 언젠가는 그가 다시 나를 찾을거라는 한가닥의 희망을 가진 채 그녀는 계속 그렇게 어렵게 힘들게 살아간다. 언제나 자신보다는 타인을 위해, 손해보면서 살아가는 '미츠'는 그런 여자였다.

['책임 같은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 이 인생에서 필요한 것은 너의 슬픔을 다른 사람의 슬픔과 결부시키는 거야. 그리고 나의 십자가는 그 때문에 존재하는 거야.'

그 마지막 말의 의미를 미츠는 잘 몰랐다. 그러나 바람을 맞으며 서 있던 아이 입가에 벌겋게 부어오른 부스럼이 그녀의 가슴을 죄어왔다. 누군가가 불행한 것은 슬프다. 세상의 누군가가 괴로워하는 것은 슬프다. 그녀로서는 그 부스럼이 점점 견딜 수 없었다.] P.107



'미츠'는 술집, 빠찡코, 업소를 옮겨다니며 살아가고, '요시오카'는 대학을 졸업하고 한 중소기업에 들어가는데, 그곳에서 사장 딸의 환심을 사게 된다, 그리고 그녀와의 결혼을 꿈꾼다. 자신의 추악한 욕심을 감추면서 '요시오카'는 그녀에게 어떤 성적 욕망도 드러내지 않는다. 대신 그는 자신의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미츠'를 다시 찾는다.

[그때, 나는 왠지 상당히 오래 전에 초라한 시래기죽을 먹으면서 나가시마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떠올렸다. 포도 시렁에 손을 뻗어 포도를 따고 있는 처녀들 이야기.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한 번이라도 좋으니 그런 처녀들과 사귀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애절한 감정과 더불어 또 다른 감정이 가슴에서 솟구쳤다. 그것은 애절한 감정과는 달리 훨씬 타산적이고 교활한 감정이었다.] P.121



'미츠'는 오랫동안 '요시오카'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정말로 그가 연락했을때는 만나기가 두려웠다. 왜냐하면 그녀는 '한센인병(나병)'에 걸렸다고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그를 만나고 그에게 사실을 말한다. 하지만 '요시오카'는 도망치듯 그녀를 떠난다. 두번째 도망.

[잘 지냈어요? 얼마전 요시오카 씨가 가게에 왔었다는 말을 듣고 놀랐어요. 화내지 마세요. 이제는 저를 찾지 마세요. 어쩔 수가 없어요. 전부터 몸이 아팠고……………] P.181



이후 '요시오카'는 사장 딸과 결혼에 성공하고 안정적인 삶을 알아간다. 그리고 어느순간 떠올린다, 내가 버린 여자 '미츠'는 아직 살아 있을까?

[그러나 왜 이렇게 허전할까? 지금의 내게는 작지만 견실한 행복이 있다. 나는 미츠에 대한 기억 때문에 그 행복을 버릴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왜이렇게 허전할까? 만일 미츠가 내게 무언가를 가르쳐주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우리 인생에 단 한 번이라도 스쳐 지나간 것이 있다면 거기엔 지울 수 없는 흔적이 남는다는 사실일까? 이 허전함은 그 흔적 때문에 생기는 것일까? 그리고 만일 이 수녀가 믿고 있는 신이란 존재가 정말로 있다면, 신은 그러한 흔적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걸까? 그런데 이 허전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 P.300





과연 신이란 있는걸까? 왜 착한사람이 더 고통을 받아야 하는걸까? 왜 나쁜사람에게는 그만큼의 징벌이 가해지지 않는걸까? 이 책이 그에 대한 답을 주진 않는다. 단지 그런 시련에도 어떤 의미가 있을거라는 이야기기를 한다. 그리고 내가 손해를 보는것은 내가 바보여서가 아니라고 위로해준다.

"우리 인생에 단 한 번이라도 스쳐지나간 것이 있다면 거기엔 지울 수 없는 흔적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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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07-17 0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버렸으면서 생각하기도 하네요 그렇게 가끔 생각하는 사람 있겠지만, 생각 안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스쳐 지나는 사람도 뭔가를 남길지... 그러려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은 아니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3-07-17 11:30   좋아요 2 | URL
그저 스쳐지나가는 사람은 해당 없겠죠? ㅋ 버릴땐 언제고 생각하다니 좀 괘씸하긴 하지만 어쩔수 없나 봅니다~!!

미미 2023-07-17 1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왜 이러지? 하고 관련 정보를 찾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의외로 주제가 내포하는 의미가 깊었던 것 같은데 다 까먹...ㅋㅋㅋㅋ
새파랑님 별 다섯 주셨다니 준비해두길 잘했네요!


새파랑 2023-07-17 11:31   좋아요 2 | URL
제목이 좀 그래서 그렇지 완전 좋습니다. <침묵>의 인간적인 버젼?

슈사쿠의 <바보> 보다는 좋았습니다~!!

잠자냥 2023-07-17 12:08   좋아요 1 | URL
제목이 참 신파인데 역시 엔도 작품답습니다….

새파랑 2023-07-18 19:44   좋아요 1 | URL
역시 슈사쿠라는 감탄만 했습니다~!! 흔한 이야기도 흔하지 않게 쓰는 엔도의 능력~!!

페넬로페 2023-07-17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엔도 슈사쿠의 작품도 많네요.
이 책도 신과 연관되어 있는 건가요?
저도 참 그것이 의문입니다.
왜 인간의 삶은 공평하지 않고 힘든 사람은 계속 힘들게 사는지요~~

새파랑 2023-07-18 19:45   좋아요 1 | URL
엔도 슈사쿠 작품이 상당히 많습니다 ㅋ 전집으로 내주면 좋을텐데

신과 약간 연관 있습니다~!! 침묵의 현대버젼? ㅋ

독서괭 2023-07-19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한동안 서재에서 많이 회자되었던 엔도 슈샤쿠군요! 제목이 약간.. 유행가 같아서 그런데, 내용을 보니 제목이 딱이네요 ㅎㅎ 요시오카 땜에 너무 화날 것 같지만 읽어보고 싶어요.

새파랑 2023-07-19 22:32   좋아요 1 | URL
책에서는 저런 노래가 있는걸로 나옵니다. 역시 예리하신 토지괭님~!!

혹시 침묵을 안읽으셨다면 침묵 먼져 ^^
 
잃어버린 옆모습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북포레스트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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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3044

한동안 사강의 작품을 안읽었다. 유명한 작품은 거의 다 읽기도 해서 그럴수도 있지만, 분명히 아직 안읽은 작품들이 있긴 했는데도 손이 안갔다. 돌이켜보니 소재가 좀 비슷해서 식상한 기분이 들어서였던 것 같다. 막장 드라마가 재미있기는 하지만 계속 보다보면 좀 물리는 느낌 같은거랄까?


그래도 사강은 사강이었다. 오랜만에 읽은 사강의 <잃어버린 옆모습>은 너무 좋았다. 사강의 캐틱터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조제'가 나오는 작품으로 <한달 후 일년 후>, <신기한 구름>과 함께 '조제 3부작' 이라고 한다. 조제가 나온다니 내용이야 대충 예상은 할 수 있었지만 읽어보니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좋았다.


'앨런'이라는 미국 남자와 결혼을 하고 나서 프랑스로 돌아온 '조제'는 남편의 집착 때문에 힘들어 하고 어느 누구와 편하게 이야기하지도 못할 지경에 이른다. 결국 남편에게 감금되기까지 한다. (이럴거면 도대체 왜 같이 사는 걸까?)

[둘째는 그를 피해 떠나는 것, 그에게서 달아나는 것이다. 하지만 때때로 나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를 내가 사랑했던 모습으로 떠올렸고, 그리하여 합리적이고 유일한 것임을 알고 있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스스로를 잃게 되었다.] P.21



그런 그녀를 구원해주기 위해 돈많고 쿨해보이는 나이 많은 남자 '줄리우스'가 나타나고, 그는 그녀를 '앨런'으로부터 빼낸다. 그리고 그녀가 혼자서 자립할 수 있도록 안보이는(아주 중요!) 곳에서 돕는다. 그녀가 싼값에 집을 얻고, 괜찮은 직장을 얻고, 싼값에 옷을 빌릴(?) 수 있도록 한다. 주위사람들은 모두 '조제'가 '줄리우스'의 정부라 생각하고, 그래서 그가 그녀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걸로 아는데...

문제는 '조제'가 이걸 모른다는거다. 그녀는 그의 행동을 단순한 호의로 생각한다는 거였다. 분명히 '줄리우스'는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와 결혼하고 싶은게 확실한데, 그녀만 모른다. 아니, 모른체 하는거 같다. '조제'는 '줄리우스'에게 결코 사랑을 느끼진 않는다. 그러면서 그의 호의적인 지원은 다 받아들인다. 보고싶은 것만 보려하는 '조제'.

["당신 지루해요?" 줄리우스가 물었다.
"아뇨. 왜요? 이 나라는 무척 아름답고, 난 아무것도 하지않고 지내는게 참 좋아요."
"당신이 지루해하지 않을까 줄곧 두려웠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나에겐 끔찍한 일일거예요."
줄리우스가 말했다. "그게 왜요?" 내가 즐거운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을 알게 된 이후 나는 더 이상 지루하지 않으니까요."] P.138



그러던 와중에 '조제'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 '루이'라는 '조제'의 친한 친구의 동생으로, 시골에서 수의사로 근무하는 남자였다. '줄리우스'는 이런 '조제'의 일탈을 모두 받아들인다. (이런일이 처음이 아니다..) 여전히 그냥 바라보면서 그녀에 대한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 결국은 자기에게 돌아올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까?

[그는 나에게 하룻밤의 남자였다. 나는 햇빛 아래에서보다는 어둠 속에서 그의 모습을 훨씬 더 많이 보았고, 나에게 그는 불타는 육체, 누워 있는 옆모습, 새벽의 실루엣이었다. 나에게 그는 열기, 세 개의 시선, 한 개의 무게, 네 개의 문장이었다.] P.178



'조제'는 뒤늦게 자신의 성공과 안정적인 생활이 자신의 능력이나 운이 아닌, '줄리우스'가 모두 꾸민거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조제'는 자신이 그의 정면을 본적이 없음을, 언제나 그의 옆모습만을 봤었음을 알게 된다. 그녀는 예전에 전 남편에게 당했던 잔인한 아픔을 '줄리우스'에게 그대로 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리는 지독히도 평행이고 지독히도 낯선 서로의 인생 속을 지나갔다. 우리는 오직 옆모습으로만 서로를 보았고, 결코 서로 사랑 하지 않았다. 그는 나를 소유하기만을 꿈꾸었고, 나는 그에게서 달아나기만을 꿈꾸었다. 그게 전부였다. ] P.233



일반적인 소설이었다면 이제부터라도 '조제'가 '줄리우스'의 사랑을 깨닫고 그와 함께 해피엔딩을 하겠지만 사강의 소설은 절대 그렇지 않다. '사강'은 '줄리우스'를 그냥 버린다. 그리고 새로운 사랑인 '루이'랑 함께 떠난다. 이기적인 '조제'가 나쁜 걸까, 순진하게 믿었던 '줄리우스'가 바보같은 걸까?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역시 사강은 사강이었다. 도덕적인 옳고 그름, 사람에 대한 믿음과 배신은 뒤로하더라도 참 재미있는 작품, 그리고 잔인한 작품었다. 오늘도 사람보다 잔인한게 있을까? 사랑보다 잔인한게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조제'는 이렇게 될 줄 알고 처음부터 '줄리우스'의 앞모습을 안보려고 했던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관계에 있어서 무관심은 정말 최고의 으뜸패인가 보다.

[더 오래 그를 사랑하지 않은 것에 죄책감을 느꼈고, 무관심에 대해 죄책감을 느꼈다. 그리고 무관심이라는 단어 자체가 나를 소름 끼치게 했다. 나는 무관심이 조커임을, 열애 관계에서 으뜸패임을 알고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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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7-16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새파랑님의 사강 최애작이 궁금해요!!

새파랑 2023-07-16 15:23   좋아요 1 | URL
저도 읽은지 오래되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초기작들이 좋았었습니다~!

슬픔이여 안녕ㅡ어떤미소ㅡ한달후일년후 이렇게 셋? ㅋ

패배의 신호도 좋았습니다 ^^

2023-07-16 1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16 1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3-07-16 1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에서만 나옴직한 스토리네요.
역시 사강다운 발상이예요.
이런 일상이나 사랑은 사강의 자전적인 부분도 들어간 것일까요! ㅎㅎ

새파랑 2023-07-16 19:58   좋아요 1 | URL
네 그런거 같아요. 자전적 이야기~! 돈많은 아저씨 보다는 젊은 또래가 좋다는? ㅋ 조제 입장에서 보면 자신에게 집착하는 사람 보다는 대등한 사람이 좋다고 말할수도 있는데,

저는 줄리우스가 좀 불쌍했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