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견딜 수 없는 사랑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3월
평점 :
N23035
이 작품의 영문 제목은 <Enduring love> 이지만, (영원한 사랑?) 국내 번역 제목은 <견딜 수 없는 사랑> 이다. 이걸 같은 뜻으로 볼 수 있을까? <(너무 좋아서 해어지는걸) 견딜 수 없는 사랑> 이라고 나름 정의해본다.
'이언 매큐언'의 작품은 두편 밖에 안읽었지만, 내 기억속에는 글 잘쓰는 작가로 인식되어 있다. 그리고 왠지 '줄리언 반스'랑 형제? 같은 느낌도 준다. 특히 <견딜 수 없는 사랑>처럼 '줄리언 반스'도 열기구를 소재로 한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라는 소설을 써서 그런지 더 비슷한 느낌이다.
이 책은 일단 재미있다. 읽는 재미가 확실히 있다.초반부 줄거리를 간략히 설명해 보자면,
주인공인 '조'와 여자친구인 '클라리사'는 소풍을 간 교외에서 고장난 열기구가 위험에 처한 것을 발견하고, '조'는 현장으로 뛰어간다. 그 열기구 안에는 어린 아이가 있었고, 하필 당시에 강풍이 부는 바람에 열기구가 조정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하늘로 날아갈 상황에 처한다.
'조'를 포함한 남자 성인 4명은 열기구가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바구니 모서리 끝단에 설치된 줄을 잡아당긴다. 그런데 하필 또 강풍이 불어서 열기구는 밧줄에 매달려 있는 성인 4명과 바구니 속에 있는 아이 1명과 함께 하늘로 올라가 버린다.
성인 4명의 무게라면 바람이 잦아들었을때 다시 땅으로 안전하게 내려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가 먼져였을까? '조'를 포함한 3명의 남자는 땅으로 뛰어내렸다(밧줄을 놓았다가 맞는 표현이다.). 하지만 '로건'이라는 남자는 밧줄을 놓지 못하고 기구와 함께 하늘 높이 올라간다. 그리고 더이상 팔힘이 버티지 못하게 되자, '로건'은 밧줄을 놓게 되고, 땅으로 떨어져 사망한다. 그리고 이후의 이야기가 시작한다. 누가 먼저 놓았을까?
솔직히 난 열기구 사건을 통해 뭔가 인간의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될줄 알았다. 하지만 이야기는 갑자기 '드클레랑보 증후군' 이야기로 이어진다.
[드클레랑보 증후군 : 종교적 의미가 내재된 동성애적 집착]
사건 이후 열기구에 매달렸던 4인중의 한명인 '패리'라는 사람이 이 증후군에 걸려서(이미 걸려 있었을지도...), 주인공인 '조'를 스토킹하게 된다. '패리' 는 '조'가 자신에게 먼저 신호를 보냈다고, 그는 나를 좋아한다고, 이건 종교적인 운명이라는 망상을 하게 된다. '조'는 '패리'의 스토킹에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까지 한다.
하지만 또하나의 이야기가 섞인다. '조'의 여자친구인 '클라리사'는 스토킹을 한다는 '패리'를 발견할 수 없어서 믿을 수 없었고, 혹시 '패리'의 스토킹은 열기구 사건의 충격(죄책감) 때문에 생긴 '조'의 망상이 아닐까란 추측을 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이 책의 중반 이후부터는 스릴러와 반전이 펼쳐진다.
<견딜수 없는 사랑>을 다 읽고 나서 느낀 점 두가지는, 첫째, 이언 매큐언은 글을 재미나게 잘 쓴다, 둘째, 너무 재미나게 쓰려고 해서 그런지 작품안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한다, 였다. 그래서 조금은 아쉬웠다.
차라리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만 다루었더라면, 아니면 '드플레랑보 증후군'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더라면 어땠을까? 그리고 뭔가 반전을 강요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책이 재미없었던건 절대 아니다.
Ps.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은..좀 낚시성이지 않나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