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의 독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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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3049 사람은 죄짓고 살수 없다. 인생의 주판알은 결국 맞게 된다는 사실. 같은날 태어난 두 사람의 비극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약간의 서술트릭도 있고. 마지막 반전이 다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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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1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01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3-08-01 2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블루홀식스 출판사에서는 최근에 나온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많이 소개하는 것 같아요. 전에 샀던 책도 이 출판사의 책이었어요.
새파랑님, 날씨가 무척 더운 8월입니다.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 2023-08-02 07:50   좋아요 1 | URL
아 미스터리 전문 출판사군요~! 읽는 재미가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ㅋ 오늘도 덥네요 ㅜㅜ 건강 조심하세요~!!

페크pek0501 2023-08-06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밌는 소설을 읽으셨군요. 추리 소설은 재미에 푹 빠질까 봐 그래서 골고루 안 읽고 그런 책에만 몰두하게 될까 봐 멀리하고 있었어요.ㅋㅋ

새파랑 2023-08-06 21:15   좋아요 0 | URL
전 원래 추리소설/스릴러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아서요 ㅋ 좀 현실성 있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ㅎㅎ
 

N23048

하루키 에세이 세트 세번째 읽은 책은 <장수 고양이의 비밀> 이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읽은 하루키 에세이 세트 중 이 작품이 가장 재미있었다. 하루키 같은 사람이 옆에 있으면 심심할 일이 없을것 같다. 하루키 본인은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리뷰 쓸건 없고,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을 소개해본다. 역시 단편의 황제는 체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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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무슨 책을 가져갈 것인가는 동서고금 누구나 고민해본 고전적 딜레마일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독서 성향이 다르고, 여행 목적과 기간, 장소에 따라서도 선택의 기준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일반적인 결론을 내기는 힘들다. 하지만 만약 당신에게 ‘이거라면 언제 어떤 여행이든 오케이‘라고 생각하는 만능책이 한 권 있다면 인생이 편해질 확률이 상당히 높다.

내게는『체호프 전집』이 그런 책이다. 왜『체호프 전집』이 여행에 최적인지, 적어도 내게는 꽤 명확한 이유가 있다.

(1) 단편소설 중심이라 끊어 읽기 쉽다.
(2) 어느 작품이나 완성도가 높아서 실망하는 일이 거의 없다
(3) 문장이 읽기 쉽고 담박하면서
(4) 내용이 풍부하고 문학적 향취가 충만하다.
(5)사이즈가 적당하고 무겁지 않으며, 표지가 딱딱해서 구겨지는 일이 없다.
(6) 혹 누가 제목을 보더라도 ‘체호프를 읽는다면 그렇게 이상한 사람은 아니겠군‘이라고 생각해준다. 이건 어디까지나 덤이지만.
(7) 이게 상당히 중요한 점인데, 몇 번씩 읽어도 질리지 않고 매번 새롭게 작은 발견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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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판된 체호프의 대표적인 단편집은
열린책들, 민음사, 팽귄클래식에서 출판한 책인데,
셋다 아주 좋다. 혹시 여행을 간다면 체호프 단편집도 함께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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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8-01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세이 세트 중 가장 재밌었다니… 시도해보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보겠습니다 ^^

새파랑 2023-08-01 11:55   좋아요 0 | URL
그런데 제가 아직 에세이 세트 세편밖에 안읽어봐서 ㅋ 이책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페넬로페 2023-08-01 0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작가가 체호프에 대해 쓴 이유가 넘 공감되는데요. 그리고 위트 있어요 ㅎㅎ
민음사판 체호프 단편집, 읽어야겠어요.
하루키 에세이 중 젤 좋은게 어떤건가요?

새파랑 2023-08-01 11:57   좋아요 2 | URL
역시 단편은 체호프~!!
이번에 나온 개정판 에세이 말고 좋았던건 <위스키 성지여행>이었습니다. 제가 위스키를 좋아해서 ㅋ

무라카미 T 랑 클래식은 좀 별로였습니다... 관심장르가 아니어서 그런가 봅니다 ㅋ

초란공 2023-08-01 1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익숙한 걸 보니 저도 갖고 있는 책이 2권이네요 ㅋㅋㅋ 새파랑님의 소개로 체호프 입덕하기!

새파랑 2023-08-01 11:57   좋아요 2 | URL
오호~! 제 덕에 입덕하셨다니 영광입니다~!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제가 좋아하는 윌리엄 트레버도 읽어보세요 ^^

초란공 2023-08-01 12:01   좋아요 2 | URL
앗~ 저 <펠리시아의 여정>읽어봤어요!! <마지막 이야기들>이 궁금하긴 했습니다~!

새파랑 2023-08-01 12:04   좋아요 2 | URL
개인적으론 트레버는 장편보다는 단편이 더 좋은거 같아요 ㅋ 펠리시아의 여정도 나쁘진 않았는데 좀 아쉬웠습니다 ㅋ

얄라알라 2023-08-02 07: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와 말이 통하실 수 있는(앗! 두 분이 이중언어사용자라는 전제로) 새파랑님!
나란히 기차여행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대화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까 ^^

새파랑 2023-08-02 07:56   좋아요 1 | URL
제가 극 E 여서 하루키가 힘들어할거 같습니다 ㅋ

하지만 일본어를 못한다는...

독서괭 2023-08-02 1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체호프 단편선 두권인가 집에 있는데 아직 안 읽었어요;; 7번이 가장 충족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새파랑 2023-08-04 16:46   좋아요 1 | URL
역시 없는게 없는 독서괭님의 서재 ㅋ 체호프는 후회하지 않으실겁니다~!!

은오 2023-08-02 1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행갈땐 체홉 단편!! 기억해두겠습니다. 전 희곡만 읽었고.. 체홉은 단편이라는 얘기는 익히 들어왔지만 아직 못읽었네요 ㅠㅠ

새파랑 2023-08-04 16:47   좋아요 1 | URL
여행갈때는 체호프~!! 희곡보다는 단편이 더 좋습니다~!! 여행가실때 꼭 챙기세요 ~!!

han22598 2023-08-03 0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의 사랑 체홉! 여행가서 읽어도 좋고, 아무날이 아닌 날에도 읽어도 좋지요..체홉단편은. 내면의 유쾌함을 샘솟게 만드는 작가! ㅎㅎㅎ

새파랑 2023-08-04 16:50   좋아요 0 | URL
han님도 체홉 파 시군요 ㅋ문득 체호프의 단편을 가방에 넣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yamoo 2023-08-31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체호프 출판된 모든 책을 갖고 있습니다. 중복된 단편집들이 여기저기 풀판사에서 어지럽게 출간되어 정신이 없어요. 여기 출판사 단편집과 저기 출판사 단편집 들을 비교해 보면 적어도 10편 중 6편은 중복입니다..ㅎㅎ

제가 읽었던 체홉 단편집 중 지만지에서 나온 유머 단편집이 있는데, 그게 유머집 모음 중 제일 재밌습니다. 거기 가물치 꼭 읽어보세요. 웃겨 죽습니다..ㅎㅎ

새파랑 2023-09-05 11:44   좋아요 0 | URL
다 가지고 계시는군요 ㅋ 저도 여러개 모았는데 다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ㅎㅎ
지만지 유머 단편집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역시 하루키는 너무 재미있는 사람이다.

‘도대체 여기는 뭐람?‘ 하면서 주뼛주뼛 맥주를 마시는데 한 여자가 다가와 "같이 춤춰요" 하기에 "아뇨, 저는 그런 건 좀......" 하고 몸을 사리자, 미즈마루 씨가 근엄한 얼굴로 "이봐, 무라카미 군. 이럴 땐 기분좋게 같이 추는 게 예의 거든. 여자를 창피하게 만들면 안 돼. 에헴" 하지 않겠는가. 그때는 나도 젊었고 세상 무서운 줄 몰라서 ‘그래? 그게 예의란 말이지?‘ 하고 같이 춤을 좀 췄는데, 얼마 후 아오야마 일대에 ‘무라카미가 저래봬도 여자랑 진한 블루스 추는 게 취미라더라. 모 클럽에서 아주 신이 나서 춤추더란다‘는 과장된 소문이 퍼졌다. "무라카미 씨 그런 사람이었어요? 얘기 듣고 실망했어요"라고 말하는 여자 편집자도 있었다. 나야 일상적으로 모두를 실망시키며 살고 있으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지만, 혹시 몰라 소문의 근원지를 더듬어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화백이 적극적으로 항간에 퍼뜨린 얘기였다. 또 그런 일이 생기면 좀 곤란하다. 그런데 그랬나? 블루스 같은 걸 정말로 췄던가…… - P35

그래도 즉효성을 요구하는 요즘 사회에서 그렇게 여유로운 자세로 살다보면 가끔 스스로가 바보 같아지곤 한다. 목청 높여 누군가를 통렬히 매도하는 편이 훨씬 똑똑해 보인다. 이를테면 작가보다 비평가 쪽이 똑똑해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설령 어떤 창작자가 가끔 어리석어 보인다 해도(또 실제로 어리석 다 해도), 제로에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얼마나 품이 들고 고된지 나는 너무나 잘 알기에 그걸 두고 한마디로 ‘저 녀석은 쓰레기다. 이건 똥이다‘라고 매도해버릴 수는 없다.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라 창작자로서 지켜갈 삶의 자세의 문제이자, 나아가 존엄의 문제이기도 하다. 만일 남의 험담을 잘하는 사람이 자기 소설도 잘 쓰는 법이라면 나도 48시간쯤은 거뜬히 온갖 험담을 늘어놓을 수 있을 것이다. 내게도 그런 재능이 아주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기에, 되도록 입다물고 손을 움직이려 한다. - P80

약 구 년 전 일본을 떠나며 당 분간 고양이를 못기를 사정이라 당시 고단샤 출판부장이던 도 쿠시마 씨 댁에 맡겼다. 실은 "전작 장편을 하나 써드릴 테니까 부디 이 아이 좀 부탁합니다" 하고 떠안기다시피 했더랬다. 그래도 그때 ‘고양이와 교환해서 쓴 장편이 결과적으로 내 책 중에 제일 많이 팔린 『노르웨이의 숲』이었으니, 녀석을 ‘복덩이 고양이‘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 P92

덧붙여 며칠전 영어 책을 읽다가 ‘They ended up having a three-way‘라는 문장을 맞닥뜨렸다. ‘그들은 결국 셋이서 섹스 하게 되었다‘라는 의미다(이 경우는 여자 한 명에 남자 두 명이 었다). 그러니까 세상에는 two-way라는 표현도 있을 수 있을지 모른다. 아니면 ‘투 웨이‘라는 이름은 ‘셋이 하는 건 안 돼요. 둘이 오시죠. 그럼 들여보내드릴 테니‘라는 호텔 주인의 단호한 의사 표시인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다면 그것 역시 하나의 식견이 라는 느낌도 좀………… 들긴 하지만. - P99

다소 차이가 있을지언정 나이를 먹으며 점점 떨어지는 부분이 성적인 잠재력만은 아니다. 정신적으로 ‘상처받는 능력도 떨어진다. 확실히 그렇다. 나만 해도 젊어서는 꽤 빈번히 마음의 상 처를 받았다. 사소한 일로 좌절해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가슴을 찔러 발밑이 우르르 무너지는 심정이 된 적도 있었다. 돌이켜보면 나름대로 고달픈 나날이었다. 이 글을 읽는 젊은이 중 누군가는 지금 그런 괴로움을 겪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상태로 앞으로 인생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괜찮다,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나이가 들면 그렇게 처참할 정도로는 상 처받지 않게 된다. - P123

결국은 ‘별수없잖아 다 그런 거지‘라고 생각할 수 있느냐 없느나의 차이일 것이다. 즉 비슷한 일을 몇 번이나 겪어본 결과,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뭐야, 지난번이랑 똑같잖아‘라는 생각이고, 매번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이 바보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른 다. 좋게 말하면 터프해졌고, 나쁘게 말하면 내 안의 나이브한 감수성이 마모됐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뻔뻔해진 셈이다. - P124

전에도 어디에 쓴 이야기인데, 내가 불현듯 소설을 써야겠다 고 생각한 ‘어느 하루‘가 있다. 스물아홉살 4월의 오후였다. 나는 그때를 선명히 기억한다. 햇빛과 바람의 강약, 주위에서 무슨 소리가 어떻게 들렸는지도 어제 일처럼 떠올릴 수 있다. 내 머릿속에서 문득 무언가가 작게 반짝였고, 그래서 ‘그래, 지금부터 소설을 써야지‘ 하고 생각했다. 아니, ‘나는 소설을 쓸 수 있다"고 인식했다. 구체적인 계기나 근거 같은 건 전혀 없다. 그저 혼자서 인식했을 뿐이다. - P210

여행에 무슨 책을 가져갈 것인가는 동서고금 누구나 고민해본 고전적 딜레마일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독서 성향이 다르고, 여행 목적과 기간, 장소에 따라서도 선택의 기준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일반적인 결론을 내기는 힘들다. 하지만 만약 당신에게 ‘이 거라면 언제 어떤 여행이든 오케이‘라고 생각하는 만능책이 한 권 있다면 인생이 편해질 확률이 상당히 높다. - P238

내게는 주오코론샤에서 나온 『체호프 전집』이 그런 책이다. 왜『체호프 전집』이 여행에 최적인지, 적어도 내게는 꽤 명확한 이유가 있다.

(1) 단편소설 중심이라 끊어 읽기 쉽다.
(2) 어느 작품이나 완성도가 높아서 실망하는 일이 거의 없다
(3) 문장이 읽기 쉽고 담박하면서
(4) 내용이 풍부하고 문학적 향취가 충만하다.
(5)사이즈가 적당하고 무겁지 않으며, 표지가 딱딱해서 구겨
지는 일이 없다.
(6) 혹 누가 제목을 보더라도 ‘체호프를 읽는다면 그렇게 이상한 사람은 아니겠군‘이라고 생각해준다. 이건 어디까지나 덤이지만.
(7) 이게 상당히 중요한 점인데, 몇 번씩 읽어도 질리지 않고 매번 새롭게 작은 발견을 한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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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8-06 14: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행을 갈 때면 그전에 무슨 책을 가지고 가나, 하는 문제로 고민 들어가요.
특히 잠자리가 바뀐 여행지에서 잠이 안 올 때 책이 아주 유용해요. 책도 없이 잠이 안 오면 난감하죠.
자는 식구들을 깨울 수도 없고...

새파랑 2023-08-06 21:14   좋아요 0 | URL
여행지는 역시 체호프 ㅋ 페크님도 좋아하시니 재독 삼독 하셔도 좋을거 같습니다~!!
 
ALONE - 이 시대를 대표하는 22명의 작가가 쓴 외로움에 관한 고백
줌파 라히리 외 21명 지음, 나탈리 이브 개럿 엮음, 정윤희 옮김 / 혜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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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3047

"아마도 내가 외롭다고 느끼는 이유는 결코 혼자 있을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고독과 외로움의 차이는 뭘까? '고독은 내가 선택한 것, 외로움은 내가 버려진 것' 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어디선가 비슷한 문장을 본것 같지만...) 둘다 쓸쓸하긴 마찬가지 이다. 그리고 아마 Alone(혼자)은 위 두 단어를 포괄하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고독이나 외로움 보다는 Alone 이라는 단어가 더 쓸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제목도 좋고, 표지도 제목이랑 너무 잘 어울리고. 이 책은 Alone 에 대해서 22명의 작가들이 느꼈던 감정들을 담고 있는데, 작품마다 주는 공감의 정도는 달랐지만 읽는 내내 그냥 힘이 빠짐을 느꼈다. 책의 내용이 우울한건지, 내가 우울한건지...



이 책에서는 '에이미 선'의 <홀로 걷는 여자>랑 '제스민 워드'의 <새로운 희망>이 가장 인상 깊었다. <홀로 걷는 여자>는 모든 것과 작별하기 위해 시베리아로 떠난 '릴리언 올링' 이라는 여자를 작가가 떠올리면서 느낀 감정을 표현한 작품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그냥 떠나고 싶다는 감정이 들 때가 있는데, 작가 는 '릴리언 올링'을 통해 여기 아닌 다른 곳에 있기를 꿈꾼다. 한번쯤은 나도 그런 생각이 들때가 있어서 그런지 작가의 생각에 많이 공감했다.

[오로지 혼자 머물며 머릿속을 말끔히 비워내고 싶다는 생각, 사람들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를 꽉 채우는 대신 반대로 그들을 그리워하고 싶다는 생각, 1980년대 영화에나 나올 법한 낯선 통근자들 무리 속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대신 고독과 하나가 된 것 같은 경험을 하고 싶 다는 생각,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치 유콘Yukon강의 시원한 물속에서 수영을 하는 것 같은 상쾌함이 느껴졌다.] P.18



<새로운 희망>은 흑인으로 코로나 시대를 지나가야 했던 차별과 이에 따른 분노, 그리고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사망한 남편에 대한 안타까움을 애절하게 그린 작품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 보다 더 큰 슬픔이 있을까?

[청력은 마지막 순간까지 남아 있습니다. 사람은 죽을 때 시각, 후각, 미각 그리고 촉각을 잃게 돼요. 심지어 자신이 누군지도 잊어버리게 되지요. 하지만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소리는 들을 수 있어요.] P.73



이 책을 통해 이런 고독도 있구나, 저런 외로움도 있구나 하는걸 엿볼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은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 때문에, 어떤 사람은 몸이 아파서, 어떤 사람은 가족 때문에, 어떤 사람은 먹고사는 일 때문에, 어떤 사람은 낯선곳으로 떠났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이방인으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Alone(혼자) 이라고 느낀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얼마나 쓸쓸한지는 비교할 수 없을것 같다. 고독과 외로움은 상대적이니까, 깊이를 잴 수 없으니까.

[누구도 당신의 슬픔을 향해 공허하다고 말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슬픔 속에는 고독함이 존재하고, 이는 오롯이 당신의 것이다. 고독은 참기 힘든 것이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것이다. 당신의 슬픔이 얼마나 계속되어야 하는지 혹은 그 슬픔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떠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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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07-25 0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려 22분의 글이 엮었으니, 그 중에서 어떤 외로움에 독자인 내가 반응하는가를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겠어요. 새파랑님.. ^^ 22명에 어떤 분들이 있는지 급 한 명 한 명 보고 싶어지네요

새파랑 2023-07-25 08:23   좋아요 0 | URL
22명중에 제가 아는 작가는 딱 1명이더라구요. 줌파 라히리라고 ㅋ 아직 저는 멀었습니다 ㅋ
알라님 말처럼 작품별 반응을 보는것도 재미있을거 같아요~!!

희선 2023-07-25 03: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청각이 마지막까지 남는다는 말은 들어봤는데, 죽을 때는 자기 자신도 잊는군요 정말 그럴지... 잊으면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질 것 같기도 하네요


희선

새파랑 2023-07-25 08:24   좋아요 1 | URL
저도 청각이 남는다는 말을 경험해봐서 많이 와닿더라구요 ㅜㅜ 맞는 말 같습니다~!!

페넬로페 2023-07-25 0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2명의 작가들이 쓴 에세이네요.
단어의 차이가 있지만 고독과 외로움은 언제나 힘든 것 같아요~~
그래도 작가들이 쓴 글이라 아름다운 문장이 많을 듯 해요^^

새파랑 2023-07-25 11:57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아름다운 우울이라고 살까요?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읽다보니 뷔페 간 기분이었습니다~!!

2023-07-25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25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목련 2023-07-26 0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에세이 참 좋았어요. 몰랐던 작가도 알게 되고요^^

새파랑 2023-07-27 07:31   좋아요 0 | URL
자목련님도 벌써 읽으셨군요 ~! 외국에세이 공감하기 힘든데 이 책은 좋더라구요^^

하나의책장 2023-07-31 0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작품이었어요.
새파랑님 말대로 힘이 빠져 글 읽는 순간순간 우울함이 덮쳐왔던 적도 있지만요^^

새파랑 2023-08-01 12:02   좋아요 0 | URL
저도 좋았습니다~! 전 우울할때는 우울한게 땡기더라구요 ㅋ 많은 작가의 이름도 알게되어서 좋았습니다~!!

그레이스 2023-08-01 0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팬데믹의 상황에서의 차별! 이건 또 다른 외로움인듯요 ㅠ

새파랑 2023-08-01 12:03   좋아요 1 | URL
코로나때의 암담함이 떠올라서 좀 그랬습니다 ㅎㅎ 미국의 피해가 컸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직접적인 체험기를 읽으니 더 공감이 되더라구요~!!
 
아무튼, 스릴러 - 스릴러는 풍토병과 닮았다 아무튼 시리즈 10
이다혜 지음 / 코난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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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3046 스릴러를 즐겨찾진 않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스릴러 장르의 영화랑 책이 보고 싶어졌다. 작가님만의 스릴러에 대한 정의와 애정이 책속에 한가득 들어있다. 진정한 마니아란 이런거구나. 스릴러 팬이라면 강추! 스릴러팬 친구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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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9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3-07-30 11:37   좋아요 1 | URL
결론은 로맨스군요~! ㅋ 제가스릴러를 즐겨읽자 않아도 이책은 정말 재미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