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라 덩컨 12 - 하 - 최후의 전투 타라 덩컨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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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에 걸쳐 완성된 대작! 『타라 덩컨』드디어 그 마지막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전 세계 독자들을 열광시킨 최고의 판타지 소설『타라 덩컨』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완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첫 권에 손을 대면 다음 편이 아직 나오지 않아서 답답함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완결을 기다리게 되었다. 드라마도 웬만하면 최종회가 끝나고 난 후에 보기 시작하는 나의 성향상 책도 마찬가지로 완결 후에 손을 대게 된다. 그래야 밤을 새워 읽더라도 속이 시원하기 때문이다. 사실 1권부터 읽으려고 했으나 12권을 먼저 읽을 기회가 되어서 살짝 맛보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이다. 아르메니아 왕위 계승자인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은 파리의 아사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두 딸을 둔 어머니이다.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러시아의 독특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은 열두 살 때 복막염을 앓으면서 꼼짝할 수 없게 되자 시간 죽이기 요량으로 첫 작품 「샹들리에, 황금 불사조」를 썼으며, 12,000여 권의 공상과학 소설을 잃은 독서광이기도 했다. 15년이라는 오랜 작업 끝에 1권이 출간된 『타라 덩컨』의 주인공 소녀는 두 딸의 성격을 합해서 만들어낸 캐릭터라고 한다. 캐나다, 일본 등 26개국에서 번역된 『타라 덩컨』시리즈는 2015년 12권으로 완결되었다. (책날개 中)

복막염을 앓게 된 것은 안 좋은 일이었지만 그것을 계기로 어마어마한 독서를 해내고 자신의 작품까지 탄생시킨 계기가 된 것이 놀랍다. 15년이라는 오랜 작업에 걸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판타지 대작이라는 수식어에 손색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시리즈물의 마지막을 먼저 보는 것에 대해 사실 걱정이 앞섰다. 앞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낯선 느낌이 드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어쨋든 이 책에서는 앞에 친절하게도 '이전 줄거리'를 짤막하게 일러주기에 전체적인 내용을 간추려서 요약하는 느낌으로 읽어보았다.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독자를 위한 배려이다. 또한 책의 뒷부분에는 '아더월드의 용어 해설'이 담겨있는데, 책을 읽어나가며 다소 생소한 단어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준다. 아더월드를 비롯하여 그밖의 다른 행성 및 종족들, 동식물상 및 속담 등 상상의 세계를 구체화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은 타라 덩컨이다. 타라 덩컨에 대해 모르고 12권을 읽어나가기는 부족함을 느꼈기에 이 책에 담긴 '이전 줄거리'를 통해 주인공을 익숙하게 하는 작업으로 책읽기 워밍업에 돌입했다. 타라 덩컨은 자신의 탄생에 관한 비밀을 모른 채 프랑스의 타공 마을에서 할머니와 평화롭게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마지스터의 공격으로 할머니 이사벨라가 중상을 입으면서 타라는 자신이 마법사라는 것과 아마존 정글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은 줄 알았던 어머니 셀레나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전 줄거리를 읽어나가며 11권까지의 줄거리를 대강 훑어보았다면 이제 12권 '최후의 전투'가 시작된다.

 

12권 '최후의 전투 하'는 17장부터 34장까지로 구성된다. 시리즈물의 뒷부분을 먼저 본다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꼈지만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니 그것과는 상관없이 내용 속으로 몰입할 수 있었다. 상권에 이어 하권까지 읽어나가며 판타지 세계 속으로 들어가보는 시간이었다. 판타지 소설은 막막한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흥미롭다. 저자가 그 낯선 세계에 대해 친절하고 세세하게 설명해주기에 머릿속에 상상의 세계를 그려나가며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해리포터 처럼 영화로 제작되어도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하며 인기몰이를 할 듯한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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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덩컨 12 - 상 - 최후의 전투 타라 덩컨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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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에 걸쳐 완성된 대작! 『타라 덩컨』드디어 그 마지막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전 세계 독자들을 열광시킨 최고의 판타지 소설『타라 덩컨』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완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첫 권에 손을 대면 다음 편이 아직 나오지 않아서 답답함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완결을 기다리게 되었다. 드라마도 웬만하면 최종회가 끝나고 난 후에 보기 시작하는 나의 성향상 책도 마찬가지로 완결 후에 손을 대게 된다. 그래야 밤을 새워 읽더라도 속이 시원하기 때문이다. 사실 1권부터 읽으려고 했으나 12권을 먼저 읽을 기회가 되어서 살짝 맛보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이다. 아르메니아 왕위 계승자인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은 파리의 아사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두 딸을 둔 어머니이다.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러시아의 독특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은 열두 살 때 복막염을 앓으면서 꼼짝할 수 없게 되자 시간 죽이기 요량으로 첫 작품 「샹들리에, 황금 불사조」를 썼으며, 12,000여 권의 공상과학 소설을 잃은 독서광이기도 했다. 15년이라는 오랜 작업 끝에 1권이 출간된 『타라 덩컨』의 주인공 소녀는 두 딸의 성격을 합해서 만들어낸 캐릭터라고 한다. 캐나다, 일본 등 26개국에서 번역된 『타라 덩컨』시리즈는 2015년 12권으로 완결되었다. (책날개 中)

복막염을 앓게 된 것은 안 좋은 일이었지만 그것을 계기로 어마어마한 독서를 해내고 자신의 작품까지 탄생시킨 계기가 된 것이 놀랍다. 15년이라는 오랜 작업에 걸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판타지 대작이라는 수식어에 손색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시리즈물의 마지막을 먼저 보는 것에 대해 사실 걱정이 앞섰다. 앞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낯선 느낌이 드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어쨋든 이 책에서는 앞에 친절하게도 '이전 줄거리'를 짤막하게 일러주기에 전체적인 내용을 간추려서 요약하는 느낌으로 읽어보았다.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독자를 위한 배려이다. 또한 책의 뒷부분에는 '아더월드의 용어 해설'이 담겨있는데, 책을 읽어나가며 다소 생소한 단어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준다. 아더월드를 비롯하여 그밖의 다른 행성 및 종족들, 동식물상 및 속담 등 상상의 세계를 구체화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은 타라 덩컨이다. 타라 덩컨에 대해 모르고 12권을 읽어나가기는 부족함을 느꼈기에 이 책에 담긴 '이전 줄거리'를 통해 주인공을 익숙하게 하는 작업으로 책읽기 워밍업에 돌입했다. 타라 덩컨은 자신의 탄생에 관한 비밀을 모른 채 프랑스의 타공 마을에서 할머니와 평화롭게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마지스터의 공격으로 할머니 이사벨라가 중상을 입으면서 타라는 자신이 마법사라는 것과 아마존 정글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은 줄 알았던 어머니 셀레나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전 줄거리를 읽어나가며 11권까지의 줄거리를 대강 훑어보았다면 이제 12권 '최후의 전투'가 시작된다.

 

12권 '최후의 전투 상'은 총 16장으로 구성된다. 시리즈물의 뒷부분을 먼저 본다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꼈지만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니 그것과는 상관없이 내용 속으로 몰입할 수 있었다. 친절하고 세세하게 설명해주기에 머릿속에 상상의 세계를 그려나가며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해리포터 처럼 영화로 제작되어도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하며 인기몰이를 할 듯한 예감이다. 첫 장을 펼치는 데에 대한 부담만 있을 뿐, 막상 읽기 시작하면 급속도로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인 소설이다. '하권에서 계속......'이라는 말에 아쉬움을 느끼며 다음 권으로 재빠르게 손을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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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해변
크로켓 존슨 글.그림,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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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에 긴 여운을 남기는 글을 읽고 싶었다. 말 그대로 떠먹여주는 책이 아니라 나 스스로 생각하고 행간을 읽는 맛이 있는 책을 만나고자 했다. 어쩌면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해주리라 생각되었다. '상상력을 잃어버린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점에서 이 책이 끌렸다. 그런데 이 책, 묘하다. 정말 금세 읽을 수 있다. 뭐 이렇게 금세 끝나버리는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 책은 얇긴해도 얇기만한 책은 아니다. 단순한 스케치로 그려나갔지만 생각할수록 복잡하다. 세상을 담고 있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주만큼의 무게로 다가오기도 하고, 깃털 하나 만큼의 가벼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은 요즘에 나온 책이 아니다.

『마법의 해변』에는 크로켓 존슨의 모든 작품과 마찬가지로 신선하고 현대적인 템포와 절묘한 풍미가 담겨 있다. 그런데 이 세계의 진지하면서도 흥미로운 투영이었던 이 책은 시대를 너무나 앞서갔다. 그래서 출판사는 크로켓 존슨이 내민 원본을 그대로 받아들여주지 않았다. 『모래 위의 성』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1965년 판에서는 그의 삽화를 볼 수가 없다. 이미 오래전에 부활하여 세상에 나왔어야 마땅한 그의 스케치들과 완성된 원고로 만들어진 원래 견본이 마침내 빛을 본다는 건 기적과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리스 센닥 추천사 中)

 

옮긴이의 말도 눈에 띈다.

크로켓 존슨의 『마법의 해변』은 동화라기보다 어른들을 위한 한 편의 시詩와도 같다. 무릇 시라는 것은 행간을 읽고 은유를 곱씹는 것이 맛이다. 그런데 이 책이 딱 그렇다. 그 단순한 행간에 무수한 의미가 자리잡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맛은 그 행간을 나름대로 해석하는 재미이다. 그 여러 가지 가능성 중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것이 유년기를 벗어나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상상력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61쪽)

 

『마법의 해변』의 이야기는 앤과 벤이 해변 산책을 하며 시작된다. "우리가 진짜로 이야기의 주인공이라도 되면 좋겠어." 앤의 말에 벤은 대꾸한다. "이야기 속에서 진짜로 벌어지는 일은 아무 것도 없어. 이야기란 단어들을 늘어놓은 것일 뿐이야. 단어는 글자에 불과해. 글자들은 그저 기호의 일종이고." 그 다음에 해변에는 마법같은 일이 펼쳐진다. 벤이 모래 위에 '잼'이라고 쓰면 젖은 모래톱 가장자리에 잼이 가득 들어있는 은접시가 놓여있고, '빵'이라고 쓰면 두껍게 자른 신선한 빵이 가득 담긴 금쟁반이 나타난다. "이야기를 읽는 것보다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편이 훨씬 재미있어."라는 앤의 말에 "그건 결말이 어떻게 되느냐에 달린 거지."라고 벤이 말한다.

 

나무, 사탕에 이어 벤은 모래 위에 '왕'이라고 썼다. 여기가 마법의 왕국이라면 당연히 왕이 있어야된다고 하면서. 어른인 왕이 나타나고 왕국이 완성되고 나니 왕은 늦지 않게 저기에 도착해야한다고 말한다. 빛나는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왕을 기다리고 있으니 왕좌에 가야 한다며. 왕은 급히 떠나고 아이들은 따라 간다고 급히 서둔다. 밀물이 들어와 모래톱은 사라지고 아이들은 쉬지 않고 달렸다.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어땠을까." 앤이 말했습니다.

"무슨 시간?" 벤이 말했습니다. "행복한 결말을 위한 시간 말이야." 앤이 말했습니다.

"파도가 너무 순식간에 들이닥쳤어." 벤이 말했습니다.

마지막 성탑마저 사라졌습니다. 그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저 평화롭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봅니다. 갑자기 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습니다.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녀가 외쳤습니다. "우리가 해변을 떠나던 순간 거기서 그냥 멈춘 것뿐이라고!" (책 속에서)

 

이 책의 이야기를 읽으며 독자는 이야기의 주인공을 꿈꾼다. 앤과 벤처럼 진짜로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던 시절도 겪었을 것이다. 다만 그 시절을 잊고 지내고 있는 것 뿐이다. 왜 그래야하는지도 모른채 바쁘게 달려가는 모습이 마법의 해변을 떠나는 앤과 벤의 모습과 닮아 있다. 마법의 해변에서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잊었던 것을 마법의 해변에서는 살려낼 수 있다. 진정으로 원하면 꿈은 현실이 되는 법, 살아있는 한 누구든 꿈꿀 수 있다. 잊고 있었을 뿐인 것이다. 엔딩은 해피엔딩으로, 행복한 결말을 맺을 시간은 충분하다. 그 사실을 깨달으며 꿈을 다시 그려본다. 이 책을 읽는 어른들은 시간이 좀 더 있다고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분명 그것은 우리가 삶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동화가 아니라 어른을 위한 동화, 특히 상상의 힘을 잃어버린 어른들이 읽으면 좋을 동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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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 권하는 사회 - 현대인의 만병통치약 카페인의 불편한 진실
머리 카펜터 지음, 김정은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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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커피 한 잔 타놓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읽을까 말까 살짝 고민하면서. 커피는 나의 일상과 함께 한다. 모닝커피는 기본이고, 나른해질 무렵 커피 한 잔이 시들시들한 나를 생생하게 해주며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어 자꾸만 손이 간다. 몸에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데에는 커피만큼 나를 살아나게 하는 간식도 없다. 그런데 이 책은 분명 카페인의 불편한, 그것도 아주 불편한 진실을 다루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마음이 불편하면서도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기에 이 책 『카페인 권하는 사회』를 읽어보기로 했다.

 

"다시는 한 잔의 모닝커피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마크 맥클러스키, 「Wired」편집장

표지의 이 말이 경고처럼 느껴졌다. 경고를 넘어선 협박같은 무시무시함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듯한 느낌으로 이 책을 펼쳐보게 만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모닝커피 한 잔 마시는 것이 더이상 건강을 위한 것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감으로 펼쳐든 이 책에는 놀라운 진실이 담겨있다.

 

"이 책은 건강을 위협하는 과도한 카페인 섭취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더욱 철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친다. 나는 그의 주장에 설득 당했다. 당신도 아마 그렇게 될 것이다." - 매리언 네슬, 뉴욕 대학 식품영양 및 공중보건 교수

"이 책으로 인해 당신이 커피를 더 마시게 될지 덜 마시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커피(또는 차나 레드불) 한 잔에 대한 당신의 생각만큼은 완전히 새롭고 놀라운 방식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다. 저자 머리 카펜터는 역사와 과학과 구전 정보와 교활한 홍보 전략을 하나로 엮어서 태산처럼 웅장한 이야기를 만들었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 놀라운 광경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 웨인 커티스, 『And a Bottle of Rum』저자

 

세상에서 가장 흔하게 남용되는 약물이 바로 카페인이다. 중독성이 있고 규제가 거의 없는 카페인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커피, 에너지드링크, 차, 콜라, 초콜릿 등)에는 물론이고, 예상치 못했던 것(오렌지 맛 탄산음료, 비타민, 진통제 등)에도 속속들이 들어 있을 만큼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한다.(15쪽) 이 책에서는 단순히 카페인이 함유된 식품에 대한 설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피로를 먹고 성장한 산업의 배경까지 속속들이 파악해볼 수 있기에 그동안 볼 수 없던 현실의 한 단면을 생생하게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카페인에 중독되어 있으면서도 그런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카카오, 초콜릿, 홍차, 코카콜라, 커피 등을 떠올리면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니 그런 느낌보다는 세상이 무섭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당연한 듯 마시던 커피를 갑자기 끊을 자신은 없지만, 지금 눈 앞에 있는 커피 한 잔을 바라보며 나의 시선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커피를 끊으려고 며칠간 고군분투했는데 결국은 무기력과 집중력 저하를 감당해내지 못했다. 의지로만 해내기 힘든 것이었다. 이 책에서도 이야기한다. 영국의 정신 의학자이자 모험심 많은 인류학자인 윌리엄 할스 리버스가 카페인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는데 피험자에게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금단 효과가 증명되었다. 이들은 다량의 카페인에 금단 증상을 느낀 것이 아니라, 고작 하루 100밀리그램에 불과한 양이었다. 이는 커피 147.5~236밀리미터, 다이어트 코크 두 캔, 코카콜라 세 캔에 함유된 양이다. 차로 따지면 아마 두세 잔이 될 것이다.(109쪽)

카페인의 금단 증상에 관한 설명은 예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이 논문을 통해 증명된 바에 따르면, 카페인의 금단 증상은 지금까지 알려져 있던 것보다 범위가 더 넓고(피험자 100퍼센트), 금단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일일 최소량이 더 낮고(대략 원두커피 한 잔이나 카페인 함유 청량음료 세 캔에 들어 잇는 양), 경험할 수 있는 증상의 범위가 더 다양하다(두통, 피로, 불쾌감, 근육통/뻐근함, 감기 기운, 메스꺼움/구토, 카페인에 대한 갈망 따위).(110쪽)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향정신성 약물이면서도 아무런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서로 권하고 마시면서 활력을 되찾는 현실을 본다. 기업들의 교묘한 술책까지 더해져 이 책을 통해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린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고나니 만감이 교차한다. 카페인의 불편한 진실에 마음이 불편해진다. 추천사에서 언급한 "나는 그의 주장에 설득 당했다. 당신도 아마 그렇게 될 것이다."라는 문장처럼 나또한 설득 당했고, "커피 한 잔에 대한 당신의 생각만큼은 완전히 새롭고 놀라운 방식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라는 문장 또한 현실이 되었다. 내일부터는 커피를 한 번 끊어볼까 생각하다가도 금단 증상을 이미 경험해보았기에 머뭇거리게 된다. 묘한 생각이 교차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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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톡 - 제4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53
공지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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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톡톡톡』 제4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다. 어른이 된 후에 청소년 문학에 대해 선입견이 있었는데, 청소년문학상 수상작들을 읽으며 그 생각이 뒤바뀌었다. 지금까지의 수상작들이 기대 이상이었기에 이번에도 꼭 읽어보겠다고 생각했다. 소설을 읽을 때에는 스포일러 없이 접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기 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정보 외에는 아무 것도 모른채 선입견 없이 읽어보기로 했다. 이번 책에서는 어떤 끌림이 있을지 궁금한 생각에 책으로 처음 접한 이 작품은 미리 알았으면 읽지 않았을지도 모를 소재인 낙태에 관한 것이었다.

 

"톡톡톡!"

"이건, 사랑한다는 뜻이야." (285쪽)

이 책의 마지막을 읽어나가며 노랑모자 아이의 "톡톡톡!"에 애잔함이 느껴진다. 이 책이 이런 내용이었구나, 생각한다. 출판사 서평을 보니 '뛰어난 상상력으로 현실과 판타지 세계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소름 끼치도록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라는 말이 눈에 띈다. '소름 끼치도록 아름답고 슬픈'이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

 

'낙태'와 '청소년소설'이라는 것이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는다. 아무 정보 없이 읽어나가기 시작할 때 처음에는 다소 낯선 느낌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지금까지의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처음부터 확 빨려들어가지 않고 천천히 은근하게 녹아들어가게 하는 책이다. 현실인 듯 현실 아닌 듯 안갯속에 들어간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톡톡톡'은 대체 무슨 뜻일까 궁금했는데, 노랑모자 아이의 인사법이었다. "톡톡톡!" 맑은 구슬이 튀는 듯한 소리였다. "이게 뭐하는 거야?" 인사하는 거냐는 물음에 아이가 까딱까딱한다. 톡톡톡은 인사하는 것이기도 하고, 미안하다는 뜻이기도 하고, 사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노랑모자 아이 맘대로다. 여하튼 '제목은 그런 뜻이구나', '그나저나 노랑모자 아이의 정체는 무엇일까?', '노랑모자 아이의 엄마는 도대체 누구일까?' 궁금한 마음에 계속 읽어나갔다.

 

달림은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뒤졌다. '임신'이라는 글자와 '중학생'이라는 글자를 찍었다. 검색어에 '낙태'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대한민국 낙태공화국, OECD 국가 중 낙태율 1위. 하루에 4천 2백 명, 한 시간에 175명의 아기들이 생명을 잃는다. 95.6프로 불법 낙태. 낙태비용, 낙태 가능한 병원, 낙태 가능 시기, 낙태한 연예인, 낙태 후 몸관리, 낙태 금지법, 낙태 후유증, 낙태 찬반, 낙태 방법, 낙태 산부인과, 낙태 약, 낙태 실태, 낙태 반대 운동연합, 인공유산, 임신중절, 소파술, 흡입술......낯선 단어들을 노려보노라니 머리가 빙빙 도는 것 같았다. 정말로 생각해본 적 없는 단어들이었다. 낙타도 아니고 낙태라니......(145쪽)

중학생인 달림은 엄마의 식당일을 도우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 스스로 콩쥐같다고 생각하는 여학생이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 미루가 임신을 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전한다. 그제야 달림은 인터넷을 뒤져 관련 정보를 찾아보게 된다. '낙타도 아니고 낙태라니!'라는 말로 보더라도 달림에게는 낯선 단어라는 느낌을 준다.

 

슈가맨, 모자, 보풀들, 에밀레 별 등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며 한 단계 걸러서 접하게 되는 낙태 문제는 오히려 신선했다. 때로는 현실이 더 영화같고 비참하고 소스라치게 소름끼치는 장면을 연출해낸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낙태에 관한 모습을 그냥 보여준다. 찬성이나 반대의 입장에 서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의 임신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읽으면서 작은 생명에 관해서 독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데, 마지막까지 읽고 보니 애잔하게 소름돋는 묘한 느낌이 든다.

요렇게 작아 보여도 우주를 품고 있거든. 엄마 뱃속의 양수는 고대의 바닷물이야. 이 물에서 아기들은 억 년의 일기장을 들춰내고, 유구한 세월을 견뎌온 생명의 기억을 찾아내지. 그리고 제 어머니 아버지의 얼굴 너머, 그 이상의 먼 시간을 본단다. (208쪽)

"지구상에서 자기 종에 의해서 목숨을 잃는 경우는 거의 없어. 그런데 보풀들은 자기 종에게 공격받고 생명을 뺏기는 거야. 그것도 자기 부모에게서.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을 사람에게 가장 참혹한 방법으로."(210쪽)

 

이 책을 읽고 보니 태어나서 자라는 아이들, 태어나기도 전에 없어지는 아이들을 다시 한 번 눈여겨 보게 된다. 이 세상에 하찮은 존재는 없다. 물론 없어야하는 존재도 없다. 그런데 가장 사랑받아야 할 사람에게 잔혹하게 사라지게 되는, 태어나지도 못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생각해야하나. 어둡고 무거운 소재이지만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간 작가의 필치가 이 책을 끝까지 읽도록 만들었다. 청소년의 임신과 낙태에 관한 소재를 보다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폭을 넓혀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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