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 달의 발칙하고 유쾌한 학교
로알드 달 지음, 퀀틴 블레이크 그림, 정회성 옮김 / 살림Friends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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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일지 정말 궁금했다.
이 책의 저자 로알드 달은 바로 조니 뎁이 주연해 유명한 영화였던 "찰리와 초컬릿 공장"이라는 재미난 동화를 쓴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의 어릴적부터 20세무렵까지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책, 발칙하고 유쾌한 학교를 만나보았다.
 
재미없는 자서전이나 일대기는 쓰지 않겠다. 다만, 환갑이 넘은 지금에까지 생생한 어릴 적의 일들, 학교에서의 사건들이 잊혀지지 않아 이 책을 쓰게 되었노라고 이야기를 한다. 전부 실화라는 부연설명과 함께.
 
표지때문이었는지, 제목때문이었는지 조그만 악동이 벌이는 귀여운 사건 사고만을 떠올리며 읽었다가, 물론 그런 사건들도 있었지만, 순진하고 마음 착한 소년이 겪게 된 불운한 체벌과 학교 폭력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제법 많아서 놀랍기도 하였다. 어두워 보이는 영국 기숙학교의 실상을 사실 그는 유쾌한 사람이라 그런지 그렇게 어둡게만 그려내질 않았다. 물론 구타 장면은 정말 내가 매를 맞고 있는 양 생생하게 그려냈지만 말이다.
 
나 어릴적에도 잘못을 하면 학교에서 선생님께 '사랑의 매'를 맞는건 당연하게 여겨지는 일이었다. 다행인 것은 억울하게 매를 맞거나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공부를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작가도 인정할 수 있을만한 체벌이면 아파도 수긍이 되었을텐데.. 정말 아무 잘못도 없이, 혹은 정말 못된 선생님인 하드캐슬 대위나 사감선생의 억지에 의해 억울한 매를 맞게 되었던 일들은 그 아팠던 기억과 더불어 마음의 상처로 남았을 것이다.
 
1916년생인 로알드 달의 이야기인지라 우리보다도 한참 전인 수십년전의 영국의 이야기가 나온다.
예를 들어 처음으로 드라이브를 하게 되었는데 운전면허를 따기는 커녕 자동차를 배달해준 사람에게 삼십분간 두번만 교습을 받아도 드라이버가 될 수 있는 세상에 그는 살았다. 그런 정말 "초보"운전자인 누나가 운전하는 차로 첫 드라이브를 나갔다가 사고를 당해 작가만 코가 완전히 떨어져나갈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이때는 마취를 하고 수술을 받았지만, 더 어려서 받았던 아데노이드 비대증 수술은 마취제도 없이 그대로 칼이 입안에 들어와 살덩이를 떼어내고 그대로 걸어서 집에 돌아가기도 하였단다.
 
잔인하게 아이를 때리는 교장선생님들(한 학교가 아니라 그가 다닌 모든 학교의 교장선생님들이 그러했다. ) 중에 랩턴의 교장선생님은 나중에 주교에 오르고, 캔터베리 대주교에까지 이르러 엘리자베스 2세의 머리에 왕관을 씌우기까지 하였단다. 작가가 종교에 회의를 갖게 된것은 바로 아이를 심하게 대하고도 죄의식을 갖지 않는 사람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부름을 받는 등의 상식 밖의 일들이 일어나서였다고 한다.
 
사탕을 좋아하던 어린 시절, 너무너무 꼬질꼬질한 사탕가게 주인할머니를 놀리기 위해 죽은 쥐를 사탕 병에 넣었다가 교장 선생님께 심한 매를 맞고,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영국 기숙학교에 들어가 심한 향수병에 걸리기도 하고..고작 9세의 어린 나이에 말도 안되는 누명으로 또 교장선생님께 모진 매를 맞고.. 누나의 약혼자의 거들먹거림이 얄미워 작은 장난을 쳐서 그를 놀래키기도 하고, 상급학교인 렙턴에 들어가서는 선생님 뿐 아니라 선배들에게도 무수히 혼쭐이 나 선배들의 똘마니로 살아야 해서.. 때로는 변기를 데우는 따뜻한 엉덩이 똘마니로 고정 활용되기도 하였던 그의 학창시절.
 
나이가 든 지금에 이르러서도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딱딱한 의자에만 앉으면 그때의 그 매맞던 일들이 생각나 경직되게 된다는 슬픈 추억을 간직한 로알드 달.
아픈 추억인데도, 어쩜 그는 이렇게 솔직하면서도 유쾌하게 적어낼 수 있었을까.
역시 로알드 달이라 달랐단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자서전을 읽은 느낌이 아니라, 그분의 일기장을 살짝 들춰본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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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의 엄마가 알았더라면 - 우리 시대 부모 14인이 젊은 날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안정숙 외 지음 / 글담출판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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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엄마, 아빠들에게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조언.

유명인인 미스코리아출신 하버드생 금나나의 어머니, 마술사 이은결의 어머니 등의 유명인사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특별한 사연이 있는 엄마들의 과거의 힘들었던 자신에게 미리 말해주고 싶은 조언들을 편지로 담아낸 사연 모음집. 초보 엄마이기에 겪을수밖에 없는 시행착오들이 많을 텐데..그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앞서 경험한 선배맘들에게서 좋은 정보를 얻고 싶은게 엄마들의 공통된 바램일 것이다.

 

이 책에는 총 14명의 어머니(혹은 아버지)들의 젊은 날의 자신에게 쓴 편지와 사랑하는 아이에게 쓴 편지로 각각 두통의 편지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표지부터가 정말 눈에 확 들어왔던 게 낡은 편지 묶음인것처럼 예쁘게 디자인된 표지였고, 안의 편지들도 부모의 편지지는 낡은 편지인양 누런 색으로 되어 있었고, 자식에게 보내는 편지지는 하얀 색 바탕이라 최근의 느낌이 물씬나게 되어 있어 편지의 과거와 현재를 느껴가며 더욱 실감나게 몰입할 수 있었다.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써서 만든 책이라는 느낌. 그래서 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겸허한 마음으로 선배맘들의 조언을 듣기 위해 정성껏 읽어내려간 책.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의 엄마가 알았더라면..이다.

 

장애인 국가대표 수영선수 김진호의 어머니 유현경님은 지금 나와 같은 나이인 과거의 자신에게 편지를 썼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40일만에 퇴학을 당했을때의 엄마의 절망감에 대해서 말이다.  9년동안 최선을 다해 아이를 뒷바라지한 엄마의 마음이 한순간에 절망으로 변해버렸을 순간이었다. 같은 나이에 아직 20개월의 어린 아들을 두고 있는 나로서는 나이가 같기에 우선 그녀의 글에 더 관심을 갖고 읽어내렸던 것 같다.

 


 

세상 그 누구도 그 아이의 생각과 마음을 알 수 없다 할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는건

바로 너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라.

아무도 할 수 없는, 오직 이 우주에 너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사실을 말이야.

그러기에 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도.

 

42p



 

어려운 시기를 당당히 이겨낸 엄마, 아빠.

하지만, 아이의 성공이 있은 현재에서는 꼭대기에서 과거를 돌아보게 되어 마음의 여유가 생기겠지만, 아직 그 절정기까지 올라가지 못한 초보 엄마들로서는 분명 중간에 거칠 수많은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할것이다.

여기에 생생하게 그때 견뎌냈던 그 마음들, 그리고 그 이후의 행적들을 기록한 엄마들의 편지가 있어 우리를 다독여줄 수 있는 것이다.

 

유명인들의 이야기보다 더 기억에 남는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딸 셋을 데리고 과감히 전세금을 빼내 세계일주를 감행한 아버지 조영호님의 사연, 중학교를 그만두고 대안학교에 들어간 딸을 둔 송정희님의 사연, 그리고 아이들의 조기유학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김희경님의 사연.

 

특히나 김희경님의 사연 같은 경우에는 조기유학의 장점만 언급된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얻은 득과 실..특히나 실 부분에 초점이 맞춰진 설명이어서 기러기 부부의 폐단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해볼 수 있었다. 처자식을 해외에 보내놓고 전화통화를 통해 울어버린 아버지의 슬픔, 그리고 영어는 얻어졌되, 미국을 떠올리기조차 싫을 정도로 심하게 마음의 상처를 입은 어린 두 아들들.. 솔직한 그녀의 이야기에 그저 달콤한 유학길이 아님을 간접적으로나마 알아볼 수 있었다.

 

또 싱글맘과 워킹맘의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준석이 엄마 박소원님, 첫째를 낳고 이어 7남 2녀를 가슴으로 낳은 한연희님.

 

사실 책의 순서대로가 아니라 각각이 독립된 이야기들이어서 가장 먼저 읽은 사연이 한연희님의 사연이었다. 보육원에서 만난 희곤이의 꿈이 군인이었는데, 고아는 군인이 될 수 없기에 이뤄지지 못할 꿈을 가진 희곤이가 가슴 아팠다. 그래서 결국 일곱 살 희곤이를 입양했는데, 친자식보다 더한 애정으로 키우기 위해 너무 집중하다보니 지나치면 모자란 만 못하다고 오히려 둘다 지치고 말았다.

게다가 생후 6개월된 하선이를 예뻐할때 희곤이가 했던 말.

"엄마, 형도 이만할때 이랬어?"

엄마는 커다란 몽둥이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했다.

보통은 "나 어릴때도 저랬어?"여야 하는 질문이었는데..

그날 밤 엄마는 밤새 울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에 나도 역시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이 핑 돌았다.

정말로 아이를 사랑하는 분이시구나.

입양이란 어려운 일을 하면서도 일이 아닌 핏줄 이상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만들어낸 분이시구나 하고 말이다.

 

이 책에는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적인 내용도 많고, 이처럼 감동적인 내용도 많았다.

아이를 키워낸 많은 선배부모님들의 이야기.

힘들었던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낸 이 편지 모음집으로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키움에 있어서 조언도 얻고, 휴식도 얻을 시간이 되길 바라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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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정말 그래요! - 이보다 더 귀여운 것은 없을 거에요 걸음동무 그림책 5
아르멜 바르니에 지음, 박은영 옮김, 바네사 이에 그림 / 걸음동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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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그림도 글도 눈에 확 띄는 그런 책을 만났어요.

이번에 새로 나온 신간인줄 알았는데, 초판은 2007년도에 나왔다네요. 새로 나오면서 제목과 표지가 바뀌어 나왔다는 글도 나중에 읽었어요.

 

잠든 아가 침대 위로 데굴데굴거리며 잠든 귀여운 강아지.

강아지만 보면 "멍멍"이라며 너무너무 좋아하는 우리 아기도 정말 좋아한 책이랍니다.



강아지, 코끼리, 기린을 무척 좋아하는 우리 아들, 자동차도 또한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자동차도 많이 나오네요. 아기가 책을 넘겨가며 마치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아무리 작은 그림이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찾아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옹알옹알 뭐라고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바로 그런 재미가 쏠쏠한 책이랍니다. 표지부터 급 관심이 가는 사랑스러운 책이 되겠네요.

 



 

거인이 벗어놓은 신발보다

전등을 갈아끼우시는 아빠보다

빨간 소방차에 업힌 사다리보다

물고기도 지쳐서 빠져버리는 태평양보다도

세상에 이보다 더 큰 것은 없을 거예요

 

그래요, 정말 그래요!

하이에나 똥 옆에 싸놓은 코끼리 똥보다

세상에서 그보다 더 큰 것은 없는 거지요.

 



 

 

~보다~보다 하는 반복적인 조사와 "그래요, 정말 그래요"가 반복된 문장이 들어가 동시같은 운율감을 살려주네요. 마무리도 항상 세상에서 그보다 더 ~한 것은 없는 거지요로 끝나구요.

아이들도 엄마가 노래를 하듯이 읽어주는 책의 재미에 풍덩 빠져들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읽는 엄마들조차 그 이미지를 하나하나 떠올리는 기분이 새롭습니다.

세상에서 이보다 <더 아름다운 것, 더 무서운 것, 더 가까운 것, 더 뜨거운 것, 더 추운 것, 더 큰 것, 더 작은 것, 더 빠른 것 , 더 느린 것, 더 뚱뚱한 것, 더 세련된 것, 더 심술궂은 것, 더 귀여운 것더 아름다운 것>  은 없는..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예쁜 그림과 함께요~

 

과연 어떤 재미난 그림과 이야기들이 소개되고 있는 걸까요?

 

여러분도 한번 상상해보세요. 아이들의 상상, 우리의 상상, 작가의 상상이 다 다르겠지만..

꼭 그것이 최고는 아니더라도 작가의 상상에 동의해보는 이미지를 떠올려보는 것도 즐거운 독후활동이 될 것 같아요. 하이에나 똥 옆에 싸놓은 코끼리 똥이라니..정말 생각만해도 우스꽝스럽지 않나요? 아이들은 아마도 이런 작은 표현 하나하나에 즐거워하고 함박 웃고 그렇게 될 것 같네요. 천진한 아이들의 마음을 백분 잘 이해한 책.. 그래요, 정말 그래요를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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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요리 대작전 - 만화로 따라 하는 자취요리
박성린 지음 / 삼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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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많고, 일 많은 시골 집의 첫째 딸로 태어나신 덕에 어려서부터 손에 물 마를 날이 없으셨던 엄마.

그래서, 내게는 그 고생을 시키고 싶지 않으셔서 어려서부터 물 한방울 손에 안 묻히게끔 배려해주셨다. 그래서 자랄때는 무척이나 편했는데..막상 자취생활을 시작하니 처음엔 좀 고생길이 시작된듯했다.

대학생때부터 집 떠나 타지 생활을 시작했는데, 대학 때는 기숙사와 하숙생활을 하였지만, 직장을 잡으니 자취를 하게 되었다.정말 밥 한번 앉혀 본 적이 없어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밥하는것부터 배우고..그 다음이 반찬. 반찬도 대개는 집에서 밑반찬 등을 싸주신 것을 그대로 먹었지만.. 밑반찬보다 국이나 찌개를 좋아하는 터라 내가 직접 해을 수 있는 요령이 필요했다.

 

맨 처음 해본 김치찌개는 요령이 없어서 김치 넣고 물만 한강만큼 부어서 얼마나 맹탕이었는지 모른다. 너무 맛이 없었는데, 마침 올라오셨던 아빠께서 "맛있다고 해줘야 얘가 용기를 갖고 만들지.."라는 말로 맛없다는 말을 대신해주셨다.오죽하면 자취경력이 나보다 빨랐던 오빠보다도 요리를 못했을까?

여자라고 다 잘하는게 아니라 배워가면서 느는것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자취생에게 요리는 곧 생존과 직결된다. 그래서, 나물이라는 분 레시피를 보면 "생존전략"이라는 폴더에 레시피들이 모여있다. 결혼 4년차 주부인 지금도 초보에서 많이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김치찌개에 국물까지 넣어서 맛내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고, 조미료 대신에 멸치와 다시마 육수를 기본으로 사용하며 요리책들을 섭렵하고 흉내낼 줄은 알게 되었다. 물론 김치찌개 등을 제외하고는 요리책 없이 만드는 요리는 여전히 맛이 안 나지만 말이다.

 

여기 자취생의 땀과 노하우가 담긴 자취요리 대작전이 있다.

게다가 울 신랑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로 설명된 레시피다. 눈에 쏙쏙 들어오는 재미가 있달까?

남자 자취생이라 그런지 술안주가 많고.. 요리하다가 술먹고 드러눕는 재미난 그림도 제법 많다.

고된 직장일로 휴식시간에 책보다는 만화책만 집어드는 신랑도 내가 보는 이 책을 보더니 재미있어 보인다며 자신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침 먹는데 하는 말.

" 신 김치를 볶으면 더이상 시지 않아서 먹기는 좋은데 유산균이 죽는대. 그래서 빨리 먹어야 한다네? 신김치는 그대로 발효가 되지만 볶은 김치는 썩는다고.."

아, 그렇구나. 볶은 김치는 빨리 먹어야 한다고 알고는 있었는데. 유산균이 죽어서인지는 몰랐었다.

 

말만 자취요리지..그냥 일반 레시피나 다름없는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정말 자취를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자취생의 살아있는 정보가 담긴 요리책이다. 그 중에서 박장대소 하고 읽은 부분이 보온밥통에서 3일간 남아있던 오래 된 밥 처리법이었다. 물론 그렇게 오래 놔둔적은 없지만.. 서울 살때 정말 깜빡 잊고.. 하루 이틀 밥통안에 밥이 남아 버린 적이 있었다. 여기서는 마른 밥을 불려서 볶음밥을 해먹거나, 밥풀과자, 밥전 등을 하는 노하우가 나와 있었다. 사실 맛은 어떨지 기대하기 힘들겠지만..먹어보지 않아 모를 일이다.

 

또 MT음식 준비편에 나온 통닭도 쉬우면서도 재미있어 보였는데, 바베큐 덕이 있는 곳에서 고기를 오래 구워먹을 일이 있으면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친구들이 자꾸 집으로 쳐들어와서 집에 있는 식재료가 전부 안주로 나가고 종국에는 냉동실의 마른 멸치까지 나오고 말았다. 이럴때 그는 멸치구이를 해먹는다. 멸치 볶음도 아니고 멸치로 구이를.. 그는 자신있게 다이어트 안주라고 말한다. 친구들도 한번에 두개씩 먹어가며 즐겼고 말이다.

 

처음엔 컵라면만 종류별로 섭렵했던 작가가 밥부터 시작해 차츰차츰 할 수 있는 반찬이 늘어가면서.. 중반쯤에는 고추장아찌까지 담그게 되었다. 오호.. 전업주부인 (그러나 실상은 백수에 가까운)나도 아직 도전 못해본 고추장아찌까지 말이다. 만화를 보면서 작가의 연애사도 알아가게 되는데, 처음엔 남자 셋 여자한명이 어울려 술파티를 벌이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여학생이랑만 밥을 먹고 있는 작가를 발견한다. 그리고 월남쌈과 넴이라는 베트남 요리로 점수를 따고 있는 요리 잘하는 남자로 등극하고 있고 말이다. 그렇게 둘이서 해먹는 시간이 즐거워지자, 어느 날 떡볶이를 만들어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한다.

 

자취생에서 어엿한 신혼 부부가 된 작가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집들이도 같이 준비하고, 아내를 위해 프리랜서인 그가 도시락도 준비한다. 꽁꽁 언 명절 전 재활용하는 법도 나오고 (거사님 무척 재미있었나이다.) 마지막에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가 소개된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한끼 식사입니다. 1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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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2010-06-15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보았습니다^^
 
뿡! 방귀 뀌는 나무 어린이 자연 학교 1
리오넬 이냐르 외 글, 얀 르브리 그림, 김보경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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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재미있게 보던 책 중에 과목별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어린이 전집이 있었습니다. 국어교실, 글짓기교실 뭐 이런 책이었던것같은데 제목이 확실하지 않아 검색해보니, 너무 오래전 책이라 그런지 그 책이 안 뜨고 다른 책이 뜨네요. 두툼한 양장본 시리즈였는데..학교에서 배우는 교과과정에만 맞춰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호기심을 갖고 궁금증을 해결해줄 만한 다양한 일상 속 이야기들이 같이 나와 있어서 만화를 보듯 편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지요.

 

이 책을 읽어보니, 어릴 적 그때 그 시절로 되돌아간듯 했어요.

아니, 사실은 그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네요. 기분만 그때 그 기분이란 것이겠지요.

어떻게 나무가 방귀를 뀔 수 있을까? 제목부터가 아주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게다가 뚝뚝 피를 흘리는 식물, 퉤퉤 침뱉는 식물, 싸악 할퀴는 식물등 아주 기이한(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가 알고있던 식물들도 포함된) 식물들만 모아 놨네요. 세밀화, 만화, 설명 모두 재미있는 내용들이었어요. 어른인 저도 어릴적 기억을 되살려가며 재미있게 읽었는데..아이들이 보기에는 더욱 재미있지 않을까 싶네요. 학교 공부만 생각하며 암기하는 공부가 아니라 정말 즐기는 책이 될 것 같아요. 시험에는 안 나오겠지만 그보다 재미난 상식이 될 수 있겠지요.

 

뭐 어릴때 뿐 아니라 자라서도 그랬지만, 해외토픽처럼 진기한 이야기,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재미난 각종 이야기나 정보들이 있으면 친구들에게 말해주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구요.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재미나게 듣는 데서 보람을 느끼는건 저만 느끼는 기분이었을까요? 이 책을 읽고 나면 친구들과 할 이야기가 정말 많아질것 같아요.

" 너 그거 알아? 애기똥풀을 꺾으면 아기 똥 색깔의 유액이 흐르는데, 독성이 강하고 불쾌한 냄새가 난대. 그보다 재미난 것은 애기똥풀의 라틴어 학명인 "켈리도니움"은 제비라는 켈리돈에서 유래한 거라는데.. 갓 태어난 아기제비가 이물질이 많아 눈을 못 뜰때 어미가 애기똥풀의 줄기를 입으로 꺾어 그 유액으로 새끼의 눈을 씻어준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야. 프랑스에서는 애기똥풀을 부를때 '그랑드 에끌레르'라고 부른대. 우리 말로 "빛을 밝게 비추다" "시력을 되찾게 하다"라는군."

 

쥐오줌풀이라는 풀이 뿌리가 드러나면 고약한 쥐오줌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고양이는 이 냄새에 참을 수 없는 유혹을 느낀다네요. 그래서 쥐오줌풀의 뿌리를 발견하면 온 몸에 마구 비벼 다른 고양이들의 부러움을 사곤 한답니다. 고양이들에게 향수가 있는지 미처 몰랐던 사실이네요.

 

방귀쟁이 말불버섯은 다 자라면 껍질이 갈라지면서 가루가 공기중으로 날아가는데 약간 묵직한 회색 연기가 피어오른답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큰 버섯이라 캐나다에서는 2m 60cm의 말불버섯이 발견되기도 했답니다. 갈퀴덩굴이

 

갈퀴덩굴은 또 어떻구요. 아주 약해서 혼자 서 있지 못해 다른 식물에 달라붙어 있는데, 결국 그 식물을 질식시켜 죽게 만드는 무서운 녀석이라고 하지요. 갈퀴덩굴의 꽃을 넣어 우유를 응고시켜 치즈를 만들고요. 갈퀴덩굴의 열매를 볶아 갈아서 가루로 만들면 커피와 정말 비슷한 음료가 된다고 하네요.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들로 가득한 이 책이 정말 아이들에게만 재미있을까요?

어른인 저도 무척 재미있는 시간이었답니다. 어디? 정말? 하면서 읽고 또 읽은 책이었지요.

뿡!! 방귀뀌는 나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잡초라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 많은 식물들의 유용함과 독특함을 배울 수 있는 정말 유익하고 재미난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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