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먼로 The Secret Life
J. 랜디 타라보렐리 지음, 성수아 옮김 / 체온365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역대 최고의 섹시하고 아름다운 영화배우로 기억되는 여인, 마릴린 먼로.

너무나 유명하지만, 너무 유명하기에 오히려 그녀에 대해 찾아보거나 할 생각을 하지 못했기에 자세히 알 수 있는 그런 정보가  부족했다. 그녀가 한 시대를 풍미했을 당시에 난 태어나지도 않았고.. 그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대로 가끔씩 여기저기 패러디되는 각종 사진과 섹시한 포즈 등만 기억이 날뿐이었다.

 

본명 노마 진 모텐슨.

어려서부터 빼어나게 예뻤던 이 아이는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영향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결국 그녀에게도 그 영향이 이어져 35세의 짧은 생을 마감할때까지..어머니 만큼은 아니지만, 그녀 또한 가끔씩 환청, 환각등을 보며 정신과 치료제의 도움을 받아야했다. 외할머니와 엄마, 모두 빼어난 미모를 자랑했지만, 그녀들은 엄마가 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아기를 낳고 심각한 산후 우울증에 시달렸고, 외할머니 델라는 노마 진이 태어나고 얼마 후 노마진을 키우던 집에 와서 손녀딸을 목졸라 죽이려고까지 했고, 딸인 글래디스는 갑자기 노마 진을 데려가겠다며 끔찍한 공구 가방에 세살난 딸을 넣어 잠그고 도망치려고도 하였다. 그리고, 평생을 글래디스는 딸에게 진정한 사랑을 주지 못하고, 냉담하게 대하거나 과거를 생각나게 하는 숱한 편지들로 그녀를 과거의 악의 구렁텅이로 다시금 빠뜨리는 주된 역할을 하였다.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난 아들이 죽었단 소식을 들었을땐..어린 딸에게 말하였다. "그게 너였어야 했어." 죽었어야 했던 건 평온한 가정에서 난 아이들이 아닌, 아버지 없이 사생아로 낳은 노마 진이었단 말이었다.

 

다행히 수양어머니처럼 몇년을 돌봐준 아이다와 글래디스의 좋은 친구이자, 노마 진의 평생의 어머니 같았던 그레이스의 사랑이 있어 노마 진을 지탱해 줄 수 있었지만.. 아이다의 입양을 거부한 생모 글래디스 덕분에 그레이스와 살던 (글래디스는 병원으로 호송되어가고) 노마 진은 그레이스의 재혼생활을 위해 고아원이나 친척 등에 버려지기도 했다. 물론 그레이스는 매주 찾아오긴 했어도 노마 진의 상처는 씻을 수 없는 것이었다. 결국 그레이스는 전근가는 남편이 노마를 두고 가자고 해서, 노마진을 어린 나이인 16세에 이웃 청년과 결혼을 시키기에 이른다.

 

결혼후 우연찮게 모델을 하게 되고, 세상에 알려지면서 그녀는 첫번째 남편과 불화를 겪고 이혼을 하였다. 그리고, 자기 같은 아이를 낳아 엄마, 할머니처럼 아이를 못 기를까봐 불안해하자..조언을 구한다.

"난 델라를 알았고 글래디스도 안다. 그리고 네가 그 사람들과 전혀 다르다는 걸 알려주마." 156p

마릴린에게는 없던 아버지 역할을 대신해준, 그녀가 아버지라 불렀던 아이다의 남편 웨인 아저씨가 노마 진에게 해준 말이었다.

이후로 많은 남자들과 관계를 갖게 되고, 청혼을 받았지만, 아무리 돈이 많거나 잘 생겼어도 그녀의 마음에 쏙 들고, 사랑이 생기지 않으면 결혼을 쉽사리 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두번째로 선택한 사람은 세기의 남자, 조 디마지오라는 유명한 전직 야구선수였고, 세번째로 선택한 사람은 좌파 극작가 아서 밀러였다.

 

그녀가 자신의 문제점에 직면해서, 그와 대면할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선택하고 의지했던 정신과 치료.

문제는 어떠한 새로운 계시도 없었다는 데 있다. 오히려 그녀는 똑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받았고, 똑같은 대답을 하고 있었으며 거기에는 어떤 진전도 없었다. 너무 많은 치료가 오히려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아마 그녀에게는 계속적으로 과거를 분석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현재를 살아가는게 필요했을 것이다. 385p

 

그녀는 일생동안 부단히 노력했다. 비록 계속 시간 약속에 늦고, 재촬영을 요구해 영화 촬영 당시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였어도 영화의 대 성공은 그녀를 다시 빛내주었다. 사실 그녀는 영화 촬영을 위해서도, 실제 생활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많은 약을 복용하다가, 결국 내성이 생겨 남보다 세배 이상의 고용량의 약을 복용하게까지 되었다. 또한 그녀가 비타민 주사라 부른 자가 주사는 페노바비탈, 넴뷰탈, 세코날을 섞어 수시로 주사하는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그녀에게 이렇게 많은 약이 처방되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는데, 의사쇼핑이라 불리우는 그녀만의 여러 의사와의 진료로 원하는 약들을 모두 얻어내었다.

 

책속에 나타난 마릴린 먼로는 세상 사람들이 짐작하는 대로 백치미의 금발 여인에 몸만 이용하는 그런 여성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런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고, 그녀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여 좀더 지적인 배우가 되고자 하였다. 단지, 사람들의 선입견이 워낙 강한 탓에 그녀가 자유롭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을뿐..

 

두껍고도 방대한 양의 마릴린 먼로에 대한 전기는 그동안 나온 많은 자료와 많은 사람들의 인터뷰 등을 재조합하여 전기 전문 작가인 랜티 타라보렐리에 의해 쓰여진 것이었다. 그 전의 마릴린의 전기를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는 나름대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워낙에 마릴린의 이야기가 지어낸 (그녀 스스로도 지어낸 이야기가 많았다.) 것이 많았고, 주위 사람들에 의해 왜곡된 사실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되도록 객관적인 그녀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어 백치미 섹시스타의 선입견에서 벗어나 연약하면서도 몹시 아름다웠던, 하지만 정신적 부자유스러움으로 평생을 힘들어하다 생을 마감한 슬픈 그녀의 사연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사랑, 그녀의 영화 그 많은 이야기들이 모두 수록이 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전기에는 공개되지 않았을거라 작가가 추정한 미공개 희귀 사진 몇점까지 추가해서 말이다. 당시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너무나 아름다웠다는 마릴린의 모습은 정말 찰나를 찍은 사진 속에서도 너무나 멋지게 보였다. 미국을 벗어나 세계적으로도 유명했던 최고의 명성을 자랑했던 마릴린.. 그녀의 삶은 최고봉이었고, 대통령을 비롯한 뭇 남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여인이었으나, 그녀의 인생과 삶은 그만큼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았다.

비록 훌륭한 어머니가 못 될것같아 불안해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녀 또한 너무나 엄마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첫번째 유산과 그 이후로는 많은 정신과 약 복용으로 인한 유산..그리고 최종적인 불임 판정까지..

그녀의 평범한 여자로서의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녀에 대한 FBI의 추적과 JFK, 바비 케네디 등과의 염문설, 그리고 그녀의 사망에 대한 많은 의문들.. 죽은 그녀가 살아 답변할 수는 없기에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가 알려주는 최대한 객관적인 자료들로 인해 조금씩 추측해볼 따름이다.

아름답고 매력적이었지만.. 극단적인 평가를 동시에 받았던 마릴린.

본인의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살며, 거의 약물에 의존해 모델을 하고, 영화를 찍었던 슬픈 여인.

그녀의 화려한 삶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어린 시절의 불우했던 기억이 얼마나 많이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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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의 랜덤 워크 - 영화와 음악으로 쓴 이 남자의 솔직 유쾌한 다이어리
김태훈 지음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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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상한 시간이죠. 일찍 잠자리에 드는 사람들에겐 오직 시계 속에서만 존재하는 시간이니까요. 마치 지도 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의 지명 같은 시간입니다." 가끔은 이미 경험한 과거의 회상 속에서도,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도

 이런 이상한 느낌들과 만나곤 한다.

215p

 

어려서는 잠자기 바빴던 그 새벽에 깨어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아기를 가졌을때 유독 밤잠을 설치는 일이 많아서 밤 늦도록 인터넷을 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던 것이다. 지금은 아기가 자는 시간이 아니면, 내 개인시간이 없기에 또다시 새벽에 일어나 앉아있곤 한다. 책도 보고, 인터넷도 하는 오로지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한때가 유일한 새벽이다. 그 새벽에 누군가가 같이 깨어 있다는 느낌 . 생소하면서도 무척 반가운 일이다.

아기가 돌 전에 보챌때도 잠들지 않은 아기를 안고, 베란다 밖의 불켜진 집들을 바라보며 동질감을 느끼기까지 했으니..

 

그의 목소리만 들어도 이제는 그가 누군지 알아맞힐 수 있게 되었다. 결혼하고 나서 직장을 쉬면서 집에서 하는 일이 주로 라디오를 듣는 일이었기에 김태훈님의 목소리를 생각보다 자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팝 칼럼니스트인 그의 팝이나 영화 소개보다도 주로 연애 카운셀링을 더 자주 접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미 결혼한 몸이라 연애사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어쩌면 결혼도 안한 분이 저렇게 여자들 마음을 속속들이 잘 짚어낼까? 궁금증이 일기도 하였다. 연애 상담이라고 해놓고, 그냥 말장난만 하다 끝나는 다른 프로의 다른 게스트들과는 확연히 다른 연애 상담이었다. 그래, 실연의 아픔으로, 혹은 짝사랑의 고달픔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제대로 된 처방을 해줘야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시니컬하면서도 얄밉지는 않은 그. 연애에 정통해서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인줄 알았더니 요즘은 연애 슬럼프란다.

 

마치 일기인것처럼 아니면 수첩 메모인 것처럼 그의 이어지는 독백들을 듣고 있자면.. 마치 그의 목소리가 옆에서 직접 책을 읽어주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연애, 영화, 음악에 정통하고, 그가 하는 말들이 모두 박학다식해보여서 무지하게 공부만 파고든 모범생인줄 알았다. 다만, 영화와 음악은 따로 취미생활로 하고 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학생때부터 담배와 만화방 생활..그리고 아버지와의 불화도 많이 겪고, 나름 놀만큼 놀았다고 자부할 만한 삶을 살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저 탈선이나 일탈로 끝나고 마는 10대들의 방황이 아니라 그는 취미라고 이름붙여질 그 장르들을 자신의 직업으로 뛰어나게 승화시켰다.

즐길줄 아는 그, 그의 해박한 지식이 진정 부러웠다.

 

사랑: 일시적인 정신병

결혼으로 치유될 수 있음.

-앰브로스 비어스

189p

 

직업적인 글쓰기와 방송출연에 허덕거리는 요즈음, 언젠가부터 음악과 영화, 책 읽기의 순수한 즐거움을 잃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음악 한곡을 들어도 ' 이 음악을 어떻게 써먹을까?'를 먼저 고민하고, 영화를 보는 극장에서도 '음, 이 부분을 칼럼에 쓰면 좋겟군'이라고 직업적인 판단만을 내린다. 책 읽기에선 아예 문장을 따로따로 떼어내어 외우려는 한심한 짓거리까지 무의식적으로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121p

 

그런 그에게도 고민이 생겼나보다. 아무리 좋아하던 것도 일이 되고, 생활이 되다보니 호기심이란 이름으로 더이상 즐길 수가 없고 그저 직업적으로 임하게 된 것. 매너리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돌파구를 반드시 마련하고 뚫고 나와야 할 것이다. 그래도 똑똑한 그는 이 난관을 잘 헤쳐나가리라 믿는다.

 

과거란 판도라의 상자처럼 열지 않는 것이 더 좋을 때가 있다.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이 그렇고, 우리가 숭배하는 영화와 무대 위의 스타들도 그렇다. 너무 많이 알아버린 관객들은 사랑에 잘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254p

 

음악과 영화, 그리고 특히 연애에 조예가 깊지 않아 그가 말하는 것을 모두 다 이해하지는 못해도, 그의 이야기는 분명 재미가 있고, 즐길만한 가치가 있다. 이제 라디오, tv 뿐 아니라 그의 좀더 사적인 영역인 일기장까지 들여다보고 나니, 어쩐지 시니컬했던 그가 외로워도 보이고 좀더 친근하게도 느껴졌다.

 

완벽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허점이란게 있구나. 그래야 사람들은 그를 더 믿을만하게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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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미 이타카
김지훈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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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다보면, 특정 쇼프로나 드라마를 제외하고 생생한 체험 정보 등을 주는 프로그램등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소재들이 있다. 주로 맛집과 미식 등이 그것이다. VJ특공대, 무한지대큐 등의 프로그램 등에는 거의 빠짐없이 맛집이 주 화제기사가 되어가고 있고, 그 비슷한 다른 프로그램 들에도 맛집은 거의 메인 기사로 다뤄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맛있거나 없거나 간에 티브이에서 나온 집이라고 현수막이 걸리지 않은 집을 찾는게 오히려 어려운 일이 되었다. 전국 방방 곡곡 맛집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로 맛있거나 없거나 간에..) 그만큼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가 미식이 되었다는 것을 반영하는 세태이리라.

 

사실 나도 맛집 정보 프로그램들을 즐겨보고, 다른 어두운 기사들보다 독특하거나 새로운 맛집 등을 찾아내는 정보들이 더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나 또한 미식을 즐기는 편이라 더 그랬는지 모른다. 같이 보는 신랑은 "요즘은 너무 맛집 스페셜이라 재미가 없어" 라고 말할 정도가 되었고..

맛있는 집이라면 물론 재료도 좋다고 이야기하겠지만.. 그렇게 홍보하지 않아도 뛰어난 맛을 자랑하는 집이라면 꼭 한번 가서 먹어보고픈 생각이 들곤 하였다.

 

미식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을 건드리며 종국에는  그 한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모두가 미쳐가는 이야기.. 바로 "더미"이다.

책 소개글을 보고, 표지를 봤을때부터 뭔가 좀 섬뜩한 예감이 들긴 했지만, 읽을 수록 그 섬뜩함은 현실이 되어가고, 울렁거림으로 변해갔다. 채식보다 육식을 좋아하고, 이러니저러니 해서 살도 안빼고 버티고 있던 나로서는 더욱 뜨끔하게 읽을 수 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레인보 아미노산.

의대를 그만두고 존 홉킨스 대학에서 저명 교수 밑에서 비만 바이러스를 연구하던 한국인 생물학자가 뛰어난 업적을 거두었다. 비만 바이러스의 단백질 패턴을 분석해내고, 가축들을 눈에 띄게 살찌울 "레인보 아미노산"을 만들어낸 것이다. 가축용으로만 사용될 줄 알았던 그것이 음식의 풍미를 돋구는 것으로 알려져 식품 첨가물에 무분별하게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인간의 비만화는 무서운 속도로 가속화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억지 주장. 레인보 아미노산이 두뇌를 좋게 한다는 거짓 논문에 힘입어 분유와 아이들 먹거리까지 레인보 아미노산이 잠식하게 되었다. 일명 맛가루라고 불리게까지 되어 거의 모든 음식을 장악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체 불명의 고기 "더미"가 레인보 아미노산의 향기를 담뿍 풍기며 너무나 풍부하고 놀라운 맛으로 사람들을 사로잡기 시작하였다. 외계인 고기라는 둥, 중국에서는 삼장법사라는 둥, 별칭도 많이 붙은 이 놀라운 고기. 주인공은 이 고기를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했고, 비만을 퍼뜨렸다는 죄책감에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려 하지만, 엄청난노력에도 불구하고 실패하고 만다. 그의 주변에 있는 여성들. 여신 누리, 요리사 토파즈, 열혈 기자 스피넬 . 그와 주변인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더미 26, 더미 126. 그리고 뉴 타입의 이야기까지..이 책은 우리가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놀라움으로 가득한 책이다. 아내를 웃기기 위해 토막글을 쓰다가 소설을 쓰게 되고, 장르 소설 사이트 문피아의 골든 베스트를 석권했다는 작가. 그의 상상력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인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미래가 이렇게 암울하기만 하지는 않길 바래볼 따름이다.

제발 우리가 정신차리고 살기를..

 

 

"더미는 아랍 신화에 등장하는 신의 이름이죠. 더미는 인간에게 불과 요리, 문명을 전수해주고, 수도자들이 해탈에 이르도록 자신의 살을 베어 나눠주기도 했죠."  26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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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한 톡톡영어 - 동시통역사 엄마의
이현정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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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통역대학원이라는 곳이 아무나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어렵고 상당한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춰야 동시통역사가 된다고 들었다. 이 책은 순수 국내파 출신의 동시통역사 이현정님이 자신의 아이를 가르친 노하우를 영어 육아에 끙끙대는 엄마 아빠들을 위해 적어놓은 책이다. 이 책이 곧 진리라고만 이야기하진 않는다. 자신이 써보니까 이런 방법이 좋더라 하는 식의 편안한 이야기를 한다.

 

그녀가 가장 중시한 것은 영어 공부가 아닌, 영어로 놀아주기 였다. 절대로 아이가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쓰고 놀아준 것이 그녀의 영어 육아의 가장 핵심이었다.

학창 시절에 비교적 어릴 적에는 영어 과목을 좋아해서 영문과를 갈까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내 영어 공부의 기본은 문법과 독해였기에 콩글리시에만 익숙해 있으니..갈수록 리스닝이 떨어지고, 스피킹은 더욱 두려움을 갖게 되었다. 원어민 발음을 들으려고 골머리를 앓고, 간신히 해석한 후에도 머릿 속으로 먼저 영작을 하고, 다시 입밖에 내놓으려니..시간도 오래 걸리고 자신감도 상실해갔다.

사실 고등학교때까지의 학교 성적이나 수능, 본고사 등에는 듣기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회화의 비중이 크게 차지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실생활에서  정작 필요한 것은 영어회화였다.

 

원서만 읽고 해석할 수 있으면 영어회화를 하지 않아도 되는 전공이었던 지라.. 외국인 회사에 들어갈 생각이 아니고서는 따로 영어 회화 공부를 할 생각을 미처 못했다. 사실 해야하지 않을까 싶긴 했는데, 천성이 게으른지라 자발적으로 회화학원의 문을 두드리기가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갈수록 실생활 영어와 거리가 멀어져서 이제는 영어가 두려운 장애물이 되어버렸다. 엄마 아빠가 토종 콩글리쉬로 골치를 썩으니 우리 아기만큼은 영어를 잘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만..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블로그나 육아 카페들을 보고 다른 엄마들이 한다는 유명한 노부영 시디 몇개를 사다가 가끔씩 틀어주는 것 밖에 못했다.

그나마도 신랑은 듣기 싫다고 자꾸 끄기 일쑤였고 말이다.

 

그러다보니 만 20개월인 우리 아기의 영어 공부는 거의 시작도 못한 단계라는게 맞을 것이다.

한가지 위안을 삼는다면, 너무 빨리 영어 조기교육 열풍이 불다보니, 오히려 ADHD의 위험을 안게 되었다거나 하는 방송 정보 등을 접하면서.. 그래, 너무 빨리 하면 안되는거지..하면서 역으로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저자는 단호히 말한다.

어릴때 배울 수록 영어 공부가 쉽기 때문에 되도록 어릴때 접하게 하라고 말이다.

단지 주입식 영어 공부, 우리가 배운 식의 단어 암기 등의 억지 공부가 아닌 자연스럽게 엄마가 영어로 놀아주라고 권유하고 있다.

 

하루에 단 10분.. 바쁜 직장생활로 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많지 않은 저자는 딱 10분 동안 영어로 놀아준다. 노래도 불러주고, 책에 나온 내용대로 실제로 보여주며 놀이를 하기도 한다. 영어 책을 읽고 해석해주지도 않고, 단어를 암기하라거나 억지로 대답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저 아이는 자연스럽게 놀이 속에서, 생활 속에서 영어를 체득해가는 것이다.

 

영어 교육을 위해서 남과 비교하는 마음을 버리고, 아이들 마음 속의 "재미 버튼"을 눌러주라는것.

그래서 아이들이 영어가 재미있는 놀이쯤으로 여기게 해주라는 것이 이 책의 주요 골자였다.

엄마 아빠가 발음이 나쁘다고 경직되지 말고, 발음은 나중에도 얼마든지 자연스럽게 교정되는 것이니.. 엄마의 혀로 엄마의 발음으로 아이들과 열심히 놀아주라고 한다.

 

하루 10분.. 그래..하루종일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영어로 대화하지 않아도 하루 10분 놀이로 꾸준히 아이와 놀아주면..어느 새 아이의 재미버튼이 눌러질 수 있다니.. 용기를 내어보자.

 

책 속에는 작가의 아이가 좋아했던 영어 책, 시디 등이 추천이 되어 있다.

그래서, 지금 내가 산 노부영 책이 작가의 아이에게는 잘 안맞는 책이라고 되어 있어서 웃기도 하였다. 책 제목은 언급이 안되었지만, 내용이 나열되어있었기에..

베스트셀러라고 알려진 이 책이 어느 아이에게는 안 맞을 수도 있음을..

너무 강요하지 말고..아이에게 맡기라고 하고 있다.

그저 엄마는 아기가 재미있어 하게 도와주는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아기의 영어 교육에 관심이 많아 이 책 저책 읽어보고 있는데..

오랜만에 마음이 편해지면서 실생활에 써볼 수 있을 것같은 내용을 만나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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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100배 즐기기 - 2010~2011년 최신판 100배 즐기기
이주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크루즈 여행은 영화 속에서나 만나보는 상류층 사회의 문화인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딴 나라 이야기겠지 하고서 크루즈 여행을 꿈꿔본적이 없었는데, 딱 한번 신혼여행으로 추천받은 적이 있었다.

바로 신랑의 대학 교수님이 "지중해 크루즈 여행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오는게 어떻겠느냐? 내가 다녀와보니 너무 좋더라. 갈 생각만 있다면 정보를 주겠다. 사실 잘 찾아보면 크루즈라고 그닥 비싼게 아니다." 라는 내용으로 신랑에게 말씀해주셨다. 당시 나도 신랑도 바빴지만, 신랑은 여행에 큰 관심이 없고, 해외여행은 처음이었는지라 신혼여행에 대해선 내게 전격적으로 일임을 했는데..어쩐지 크루즈 여행은 너무 준비할 것도 많고 복잡할 것 같아(가장 큰 원인은.."나 배멀미 싫은데.."라는 거였다.) 그냥 교수님의 호의를 거절하고 포기하고 남들 많이 가는 발리 풀빌라로 다녀온 기억이 난다.

 

그때 잠깐 인터넷으로 크루즈 여행을 보긴 했었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막막한 분야기는 했다. 나 또한 신랑보다 몇번 더 나가봤다 뿐이지 여행을 많이 다녀보지 않아서 여행사 등에 나온 상품등으로 주로 다녀왔기 때문에 혼자서 알아서 준비해야하는 자유여행에는 심적 부담이 컸다. 그리고, 교수님이 알려주신다고 하시긴 했어도 주위 친구마냥 꼼꼼이 물어볼 수도 없어서 더욱 어려웠는지 모른다.

 

그때 내가 만약 이 책을 만났더라면..

어쩌면 나는 신혼여행을 지중해 크루즈로 다녀왔을지 모르겠다. 발리 풀빌라도 인기가 가장 많은 곳을 가다보니.. 실제 이 책에 나온 신혼여행 크루즈 예상 비용과 거의 가격이 비슷했다.

 

크루즈에 대해 전혀 문외한이었던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 기분이었다.

작가는 크루즈여행하면 사람들이 흔히 질문하는 여러 사항에 대해 꼼꼼이 대답해주었다.

배멀미에 대해서도 거의 걱정할 것이 없는 게 배가 워낙에 크고 무거워서 거의 수평이라 멀미할 일이 드물다 하였다. 오히려 배 내부의 엔진 소음등이 문제가 되면 되었지, 파도에 출렁일 정도의 무게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또 궁금했던 것이 크루즈 내의 식사나 쇼 등의 화려한 볼거리(아이스쇼, 뮤지컬, 서커스, 매직 쇼 등 크루즈에 따라 다르지만, 상당히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등이 다 추가 비용이 드는 게 아니라 크루즈 비용에 몽땅 포함된다는 놀라운 사실.

또 기간내내 배 위에서만 생활하는게 아니라 기항지에 도착해서, 매번 관광 등을 하고 다시 배에 승선한다는 것이었다. 정말 난 배 위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항구에 정박만 하는 줄 알았는데 말이다.

 

 게다가 인터넷으로 웬만한 정보를 따로 수집하지 않을 정도로 정말 잘 나와 있어서 과연 "백배즐기기의 새로운 진화"라고 이름 붙여질 만했다. 크루즈 내에서 가장 좋은 객실 위치라던지..각 나라별, 각 코스별 크루즈 여행의 적합한 시기를 단계별로 나누어 상세히 표현하였고, 웬만한 크루즈 회사의 등급과 시설에 대해서도 정말 자세히 언급되어 있었다. 크루즈 예약하는 절차와 준비과정, 그리고 승선하기까지의 체크할 사항 등에대해서도 잘 나와 있었다.

 

첫 해외여행때 외화와 신용카드만 준비하고, 한국 돈을 준비하지 않아.. 하마터면 공항버스를 못 탈뻔한 (카드로 되는 공항버스도 있지만, 코엑스 공항 터미널의 경우 현금으로만 승차권을 구매가능하였다.) 사례가 있었던 나로서는 이렇게 차근차근 알려주는 가이드 책이 정말 너무 고마울 정도였다.

 

게다가 미처 꿈꿔보지 못한 놀라운 크루즈 속 세상에 대해서도 영화 그 이상으로 상세히 보여주었다.

어느 정도냐면..아침, 점심, 저녁 스케줄에 따라 각 식당에서의 메뉴, 분위기, 또 무료인지 유료인지까지도 나와있고, 수영장도 어린이 전용이 있는 곳, 아닌 곳, 또 골프 등 레저시설과 멋진 나이트 쇼 설명까지..

 

여성들이라면 한번쯤 이런 호사스러운 삶을 꿈꿔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사실 드레스나 정장 등을 입고 참석해야할것같은 저녁 만찬과 디너 쇼 등이 누리지 않고 살아본 나로서는 오히려 더 부담스러워서 거부감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마음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나도 화려한 삶을 한번쯤은 꿈꿔보고 싶었기에 말이다.

 

게다가 잘만 찾아보면 비싸지 않게 실속있게 다녀올 수 있는 크루즈도 제법 되기에..

인생에 한번쯤은 다녀올만한 여행이 아닐까 싶다.

크루즈 여행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담아낸 책.. 크루즈 100배 즐기기로 나의 여행에 대한 꿈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

 

크루즈 여행은 내 생각으로는 신혼여행이나 한번쯤 친구들과의 럭셔리한 일탈을 꿈꾸고픈 젊은 여성들, 그리고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고, 안정기에 접어든 중년의 부부들이 다녀오기에 멋진 여행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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