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여도 붙여도 창의력 스티커 왕 (사진 스티커 600장) 붙여도 붙여도 스티커왕 14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09년 6월
절판


아이를 데리고 서점에 간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다. 어쩌다보니 아이와 함께 간 서점이 대형마트에 입점된 서점이 고작이었다. 아니면, 인터넷 서점에서 엄마가 보고 아이 책을 골라 사곤했다. 아기가 아직 어리다고 생각되서인지 아이에게 직접 보여주고 책을 골라본적이 거의 없었다. 그랬는데, 며칠 전 간 대형마트 서점에서 아들이 유독 한 책에 집착을 하며 손에서 놓질 못하는 것이었다. 그 책이 바로 붙여도 붙여도 스티커 왕이었다. 안 그래도 이 책을 코스트코에서 보고, 사줄까 고민하고 있던 터에 아들이 골라들고 자꾸 집에 가져가겠다고 해서 처음으로 놀랐다. 이젠 우리 아기도 장난감 자동차가 아닌 책도 고를 수 있구나. 엄마가 왜 아들에게 직접 고르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마음 말이다.



이제 만 21개월인 우리 아들.

스티커 북은 기존에도 다른 책들이 있었고 (그러나 스토리가 있는 재미있는게 아니라 그저 단순하게 스티커만 붙이는 그런 획일적인 책들이었다.), 구독중인 학습지에서도 스티커가 몇장 끼워져 나오면 무척 재미있어 하며 붙이곤 하였다. 친구 딸이 스티커 북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모든 스티커를 다 붙여버릴때까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서, 한권의 책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들에게는 스티커북을 주고 혼자서 하게 하지 않고..한장씩 떼어서 주곤 하였다. 대신 "주세요"라는 의미로 손을 내밀면 그때마다 한장씩 주어서 아들에게 주고 받는 의미를 깨닫게 한 것이다.



어느 엄마의 글에선가 보니 아이가 직접 떼고, 직접 붙이는 것이 아이들 소근육 발달에도 좋다고 하길래.. 이젠 떼어내는 것도 아들에게 시키기로 하였다. 바로 아들이 선택한 붙여도붙여도 창의력 스티커 왕을 시작하면서 말이다. 딱 붙어 있는 스티커를 떼어내는게 아직은 어려운지 책을 구기며 끙끙대기에 모서리 한 부분만 살짝 들어올려서 아들이 떼기 쉽게 도와주었다. 그러고서 붙일 면을 펼쳐주면 거기에 붙이기도 하고, 자기 생각에 다른 곳이 더 어울린다 싶으면 굳이 고집을 부려서 다른 곳에 붙이기도 하였다.


스티커 하나하나가 사진 스티커다 보니 선명하고 재미있는 사진들이 많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각종 동물들서부터 우리 아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자동차, 그리고 맛있어 보이는 사탕, 풍선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정말 600여장에 이르는 빼곡한 스티커들이 엄마의 마음까지 풍성하게 해주었다. 떼어내는 재미와 붙이는 재미, 그리고 꾸미는 재미를 알게 해주는 스티커북인지라 그 색감과 내용 뿐 아니라 스티커의 양 또한 무시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정말 붙여도 붙여도 스티커 왕이라 할만한 분량이랄까?


아기가 지루할 무렵에 이 책을 딱 꺼내어 갖고 놀게 하면 정말 진지한 표정으로 열심히 몰입하는 그 모습이 엄마 눈엔 한없이 귀엽게 느껴졌다. 장난감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였다. 엄마가 밥을 먹고 있을 동안 식당에서 조용히 스티커를 붙이고 놀고.. 여행가는 길에 달리는 자동차안에서 지루할 아기가 스티커북을 꺼내주면 또 흐뭇하게 즐기고.. 집에서도 잠투정이나 기타 짜증나는 일들이 있다며 보챌때 스티커북을 짜잔 하고 꺼내주면 아이의 환한 미소와 함께 곧 스티커의 세계로 빠져드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혼자서 놀기보다 엄마가 옆에서 지켜보며 이야길 조금씩 해주면 더욱 좋아하고 말이다.


식당에서 엄마가 잠깐 밥먹는 동안, 아들이 혼자 심심해 하길래 꺼내준 스티커북..

역시나 진지 모드로 열심히 붙이며 놀고 있는 중이다.




요즘은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도 붙임딱지라고 해서 스티커가 등장한다고 하니 (친정어머니께서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이셔서 교과서를 직접 봤다. 정말 스티커를 떼서 붙이는 과정이 여러차례 등장한다.) 아이들의 기호가 드디어 학교 교과에도 반영이 되었구나 싶었다. 아기때부터 좋아하는 스티커니 아기티를 많이 못 벗은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공부하기에 딱딱한 책보다 훨씬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여러모로 정말 마음에 쏙 드는 붙여도 붙여도 스티커 왕 시리즈.

우리 아들보다 6개월 빠른 친구인 윰양이 무척이나 스티커를 좋아한다고 해서 안 그래도 스티커북을 하나 사줄까 했는데..공주님이니 공주파티 스티커왕을 사줘야겠단 생각이 든다. 이 책도 벌써 많이 붙여놔서 창의력 스티커 왕을 다 붙이고 나면 다른 시리즈들도 섭렵하게 해줘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정말 돈이 안 아까운 스티커 북이랄까?

아기들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뿌듯해진다.




집은 지저분한 채로 아들을 찍었다. 처음 접하는 책은 생소해서 관심을 잘 갖지 않고 낯을 가리는 편인데.. 이 책은 아들이 먼저 고른 책이었는데다가.. 꺼내주니 이렇게 관심을 갖고 직접 펼쳐서 보려고 하는 중이다.




자자, 스티커를 떼어서 이렇게 붙여야지.

아들이 요즘 가장 좋아하는 코끼리.

코끼리가 거미줄에 걸렸구나 ^ㅡ^

삼성출판사에서 나온 스티커북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직접 아이와 붙여보니 더욱 그 진가를 알겠다. 왜 아이들이 열광하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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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보다 빠른 꼬부기 - 제1회 대한민국 문학 & 영화 콘텐츠 대전 동화 부문 당선작 살림어린이 숲 창작 동화 (살림 5.6학년 창작 동화) 3
이병승 지음, 최정인 그림 / 살림어린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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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렇게 느린 아이가 있을까 싶었다.

그냥 행동이 굼띤 정도가 아니라, 생활에 지장(?)이 갈 정도로 느리다.

얼마나 느렸는지 유치원 가는 모습만 봐도 보는 사람이 속이 터져 발랑 뒤집어질 정도였다고 한다. 약 300미터 정도의 거리를 (아파트 베란다에서 유치원 정문이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 한시간이나 걸려 가기도 했다는 것이다. 아빠가 아들과 인사를 하고 느긋하게 커피 한잔 타서 마시고, 아침 신문을 맨 뒷장까지 다 보고, 천천히 베란다로 가서 창문을 열고 밑을 내려다보면 그제야 경비실 앞을 꼬물꼬물 지나가고 있는 내가 보였다고 한다. 10p

 

본인이 그렇게 느리면서도 느리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5학년때일 정도로 느리고, 또 느린 꼬부기.

별명도 꼬부기, 달팽이, 나무늘보, 굼벵이, 거북이 등.. 느린 것에 대한 모든 것은 다 붙어 있다.

그와 달리 퀵서비스 맨이 직업인 아빠는 정말 뭐든 최고로 빠르다. 그런 아빠이기에 이렇게 느려터진 나를 참아내는게 항상 힘드신가보다. 항상 빨리, 빨리를 외치시다가 급기야 용돈을 깎는 무서운 시간 제한 경고장을 만들어 나를 힘들게 만드셨다.

 

나더러 죽으라는 거나 다름없는 형벌이었다.

도저히 빨라질수가 없는데 빨라지라니..

학교친구 미루는 똑똑하고 귀여운 어딘가 푸들 강아지가 생각나는 친구인데, 내 고민거리와 이야기를 들어주더니 드디어 분석해냈다. 내가 생각이 너무 많기 때문이란다. 아무 생각도 하지말고, 갈길만 가라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미루는 너무 어른들이 하라는대로 하는 강아지 같다.

 

만만디 만만디 라는 말은 중국말로 "천천히"라는 뜻이라 하였다. 언젠가 이런 제목으로 된 신문 칼럼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중국 사람들은 워낙에 여유 자적하게 천천히 느리게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였다. 우리네의 뭐든 빨리, 빨리 서두르는 습성을 살짝 걱정하며, 조금씩 쉬어가도 되지 않겠냐고 하는 내용의 칼럼이었다. 우리는 정말 뭐든 빨라야 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러기에 꼬부기 같은 아이는 이 세상에서 살기엔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을 수도 있고, 눈총을 받을 수도 있는 처지가 되었다. 해가 되는 일도 아닌데도, 그저 한 사람이 늦어지면, 그 다음에 기다리게 되는 것에 짜증을 쉽게 내곤 하는 요즘 사람들.. 꼬부기나 꼬부기 엄마처럼 조금이라도 늦게 일을 처리하면 그 뒤에 있는 사람들은 혹은 그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조차 짜증을 내고, 인상을 쓰기 시작한다. 혹은 자리를 바꾸거나..

나라고 그런 일이 없었을까? 마트에 가서 조금이라도 빨리 계산하려고, 짧은 줄을 찾고, 또 누가 새치기라도 하면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진다. 잠깐 기다리면 될텐데.. 그걸 하기가 참 힘든 세상이 되었다.

 

꼬부기는 정말 생각이 많은 아이였다. 오고가는 길 속에서 가게 사람들의 하나하나의 행동을 꼼꼼이 관찰하고, 그들의 문제점까지도 뭘까? 고민해가며 걱정해주는 그런 마음 따뜻한 아이였다. 비록 너무 느려서 학교 선생님의 빠른(사실은 정상적일 수 있을) 말과 수업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꼬부기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런 아이가 나중에 자라서 훌륭한 소설가가 되거나 발명가가 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제로 꼬부기를 틀에 끼워 맞추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꼬부기 아버지가 그렇게 꼬부기를 다그친 것은 꼬부기가 미워서가 아니었다.

느리면.. 그것도 꼬부기처럼 무한정 느리면 트럭에 치일 수도 있고, 그러면 목숨이 위태로워지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꼬부기 아버지가 위험에서 꼬부기를 구한 적도 여럿 있었고..

 

그저 느린 아이의 분투기 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꼬부기와 미루의 가정 이야기가 나온다.

꼬부기의 사연만큼이나 미루가 받았을 상처도 몹시 큰 그런 이야기.

어른들의 만남과 이별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될지 미처 생각지 못할 그런 어른들에게 경각심을 일으켜주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다행히 꼬부기와 미루는 열심히 자란다. 탈선하거나 그릇되게 나가지 않고 말이다.

그들을 사랑으로 이끌어줄 어른들의 마음을 나중에는 깨닫게 되고, 진정한 가족으로 승화된다는 그런 훈훈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였다.

 

꼬부기의 본명은 천둥이, 천둥 번개라는 엄청 빠른 속도를 생각나게 하는 바로 그 천둥이었다.

꼬부기의 본명이 천둥이가 된 데에는 그리고, 꼬부기가 엄마가 돌아가신 줄 알았는데, 나중에 재회하게 되는데에는 가슴아픈 사연이 담겨 있다.

 

빛보다 빠른 꼬부기의 반전을 기대하며, 책장을 열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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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문 이모탈 시리즈 2
앨리슨 노엘 지음, 김경순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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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에버모어를 읽고서.. 에버와 데이먼이 이제는 어떤 방해물도 없이 온전한 사랑을 이룰 거라 생각했었다. 4백년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드디어 데이먼을 따라 불사의 몸이 된 에버, 숙적인 드리나도 없어졌으니 둘의 사랑은 영원히 아름다울 거라 믿고 싶었다.

 

에버모어의 후속편인 블루문이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사랑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을까? 파랗게 처연한 달 만큼이나 둘의 사랑에 문제가 생겼음을 암시하는 띠지의 멘트가 날 걱정시키기 시작했다. 두꺼운 책이었지만, 에버모어와 마찬가지로..아니 사실은 에버모어보다 더 한 재미로 날 몰입하게 만들었다. 재미는 있지만, 슬프기에 가슴이 아파오는 그런 내용이었다.

총 6부작이 될 이모탈 시리즈의 2권 블루문. 3권인 섀도우 랜드에서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앞으로도 한참을 기다려야하겠지만 (블루문을 오래도록 기다려온 것처럼) 그때도 이렇게 놀라워하며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에버모어를 읽은지 한참이 되었기에, 주인공인 데이먼과 에버, 그리고 꽤 중요한 악역인 드리나 말고는 처음에는 생각나지가 않았었는데, 블루문을 읽어가다 보니 라일리, 에바아줌마 등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다시 떠오르게 되었다. 그때도 이렇게 밤새워 책에 빠져들었던 것 같은데, 몇 달 후 블루문도 나를 잠 못들게 하는구나 ...

 

이번 편에서는 에버와 데이먼의 최초의 만남의 순간(1608년 파리)부터, 이후의 그녀의 환생 모습도 나와 있었고 에버모어에선 말로만 설명이 되었던 데이먼의 어릴적 모습들, 3살,10살때의 모습과 데이먼과 드리나의 만남까지 모두 나와 있었다. 에버가 마치 드라마를 보듯이 그 영상들을 지켜 볼 순간이 있었다.

 

서로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에버와 데이먼. 둘 사이에 아무 문제도 없을 줄 알았는데, 웬지 느낌이 좋지 않은 로만이라는 새 전학생이 오면서 에버는 자꾸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데이먼이 갑자기 실종이 되었고, 다시 만난 데이먼은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분명 에버가 알던 그가 아니었다.

에버를 돌아이라 부르고, 지독한 스토커, 괴물로 치부해버렸다. 헤이븐과 마일즈를 비롯한 다른 모든 친구들도 에버의 가슴에 생채기를 낼 뿐이었다. 로만만 에버에게 접근하려 애를 썼고 말이다.

 

 가슴이 찢어지게 아픈 에버는 데이먼을 되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불사의 몸으로 에버만을 사랑해온 데이먼이 이렇게 갑자기 변할 수 있을까.

사랑이 잔인하다는 말이 이래서인줄 알았다면 오산이었다.

 

끝으로 갈수록 정말 참기 힘든 슬픔이 가득차 오르기 때문이었다.

드리나도 불사의 몸이었지만 에버모어에서 죽음을 맞이하였다.

불사였던 데이먼을 죽음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에버는 어떤 선택을 하며, 또 그로 인해 둘의 사랑은 어떻게 달려갈 것인지..블루문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슬픈 두 연인의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섀도우 랜드에서의 새로운 이야기가 몹시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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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코끼리 키다리 문고 6
랄프 헬퍼 지음, 이태영 옮김, 테드 르윈 그림 / 키다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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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 소년과 코끼리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책.. 하지만, 이 책은 놀랍게도 실화를 바탕으로 씌여진 책이라 하였다. 사람과 동물간의 감동어린 우정 이야기는 사실 코끼리 이야기 외에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이 책도 비슷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내가 생각했던 이상으로 그 둘의 관계는 결속력이 있었고, 실화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힘든 여정을 함께 하며 서로를 깊이 사랑하였다.

 

그래서, 더욱 감동이었던 책이었다.

아이를 위한 그림책이었는데, 원작은 "Modoc: The true story of the Greatest elephant that ever lived(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코끼리 모독, 동아시아 출간)"이고, 아이들을 위해 줄이고, 그림을 넣어 출간한 책이라 하였다. 그래서 스토리를 간단하게 전달받았음에도 눈물이 날 뻔했다.

아이 그림책을 읽고 눈물이 날 뻔한 일은 흔치 않았기에 이 책의 진한 감동을 공유하고자 한다.

 


독일의 어느 서커스단에서 코끼리 조련사 요제프와 코끼리가 한날 한시에 아기를 낳았다. 아기의 이름은 브람, 아기 코끼리의 이름은 모독이 되었고, 둘은 정말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자랐다. 그림에서 보여지듯 우유도 나눠 먹으며.. 모독이 브람이고, 브람이 모독인 그런 삶을 살게 되었다.

 

이 그림을 보며 어린 아기를 둔 엄마로써, 어린 브람과 모독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가장 인상깊은 장면으로 기억되었다. 아기 코끼리와 아기가 우유를 나눠마시다니..그 둘의 진한 우정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브람은 모독을 모지라는 애칭으로 불렀고, 아버지에게 코끼리 조련술을 배우며 모독과 함께 하였다.

행복할 것만 같았던 둘의 삶에 그늘이 드리운건 서커스단이 노스라는 사람에게 팔리고, 이기적인 노스는 모독과 브람을 강제로 떼어놓으려 했다. 아버지 요제프마저도 모독과 브람이 함께 하기를 바랬기에 열살의 어린 브람은 모독을 따라 배에 밀항하게 된다.

 

어린 브람을 조련사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코끼리 주인 노스의 반대로 모독과 브람의 행보는 고난의 길을 겪게 된다. 그래도 항상 함께 하려한 모독과 브람. 결국 많은 역경을 딛고, 미국에서 같이 공연을 하게 되고, 모독은 최고의 코끼리가 되었다. 
 

 

 둘에게 또 하나의 시련이 닥쳐오고, 브람은 모독을 자기 목숨에 가깝게 여기며 사랑했지만, 돈이 부족한 젊은이가 되었기에 모독을 지켜낼 수가 없었다. 그래도 모독을 찾아 전국을 헤메다 결국 둘은 극적인 해후를 하게 된다.

 

짧지만, 너무나 힘들게 사랑한 코끼리 모독과 브람의 이야기다.

동물을 이렇게나 사랑할 수 있다는 데, 브람에게 나는 더 놀랐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 모독을 찾아 나선 그의 모습, 어린 나이에도 그 무서울 밀항을 해가며 모독을 따라나선 브람이 가엾고 힘겨워 보여 눈물이 났다.

인간과 동물의 우정을 갈라놓는 돈이라는 것. 노스에게는 그저 돈을 벌어주는 기계에 불과했을 모독, 그리고 브람. 그들의 우정은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것이었기에 끝까지 아름답게 남아있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원작을 읽어보게 되면 더욱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되겠지만..

그림책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림들, 특히나 귀여운 아기와 코끼리가 우유를 나눠먹는 모습, 그리고 모독의 재롱 등 ...에 매료가 되어 이 책으로도 나는 충분히 감동을 받았다.

 

글밥이 많은 책을 보기엔 어린 우리 아기였지만, 요즘 코끼리라는 동물을 너무너무 사랑하는 아들이기에..

이 책을 보여주자 마자 눈이 똥그래지며 코끼리 흉내를 내는 아들 모습에 나 또한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아들이 좀더 자라서, 아기코끼리와 사람의 너무나 감동적인 우정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이만 말을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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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기다림 레나테 - 북한 유학생을 사랑한 독일 여인이 47년간 보낸 전세계를 울린 감동의 러브레터
유권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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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TV에서 레나테 할머니의 사연을 접하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북한 유학생과 짧은 결혼 생활 후 생이별을 하고, 홀로 어린 두 아들을 키우며 47년이라는 세월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기다려온 여인의 이야기였다. 그때 나는 그 어렵고 힘들었던 만남까지의 사연을 알지 못한채, 기다림의 사연 후에 비로소 만나게 된 레나테와 홍옥근의 운명적인 장면을 먼저 보게 되었다. 서먹서먹해하던 모습, 그리고 재혼해 낳은 첫 딸 광희를 데려온 홍옥근. 서로 대화가 통하지는 않았지만, 이복 남매로 며칠동안 금새 친해졌던 광희씨와 현철, 우베 형제.

 

그리고, 다시 몇년 후 이 책, 레나테를 만났다.

 북한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에 살고 있는 남편을 만나기 위해 레나테의 길고 길었던 기다림의 시간과 그리고 만나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험난하고 어려운 것이었는지를 자세히 알려주는 그런 책이었다. 레나테의 간절한 바램이 이뤄지는 데는 이 일을 크게 공론화하고 열심히 노력해준 우리나라 기자의 노력이 있었다.

 

개인의 힘은 미약하지만, 언론의 힘은 강했다. 또한 우리나라 중앙일보에 보도된 기사를 토대로, 독일 언론을 비롯한 세계 많은 언론들에 대대적으로 기사가 실렸고, 그에 더 나아가 유력하게 힘을 실어줄 인사들을 만나 기자가 발벗고 나서서 레나테 할머니의 만남을 위해 노력하였다.

 

우리 국민도 아닌 독일 할머니의 이별가를 대대적으로 보도한다며 비판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그 이별가는 한반도의 비극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고. 당신은 한 사람을 반세기 동안 기다려 본적이 있느냐고. -뒷표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할머니의 사랑이야기.

그 이야기 속에 빠져들면서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큰 아들이 10개월때, 그리고 둘째를 가진 만삭의 몸으로 둘은 생이별을 해야했다. 아기는 "아빠"라고 처음으로 말하는 듯 했고, 아빠는 그 명랑하던 아빠는 눈물로 얼룩진 모습으로 떠나갔다.

 

사랑했지만, 동독에서는 자신들의 국민을 전쟁 직후 피폐한 북한으로 보내려 하지 않았고..

북한에서 외국 여성이 조선 남자와 산다는 일 자체도 서로에게 크게 힘든 일이었다고 한다. 굳이 북한에 따라갔던 독일 여성들도 나중에는 결국 열악한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아이와 함께 고국으로 돌아갔다고 하니..

 

만삭의 몸만 아니었어도..남편을 따라 북한으로 망명했을 레나테 여사.

그 분은 평생을 기다리고 드디어 짧은 열 하루의 시간 동안 꿈에 그리던 남편을 만났다.

두 아들에게 아버지를 만나게 해주었다.

 


 

울지 마오 레나테. 당신과 함께 보낸 시간이 모두 아름다운 꿈과 같소.

당신과 결혼한 걸 한번도 후회해본적이 없고. 당신 혼자 그 곳에 남겨두고 떠난게 미안하오.

246P 홍옥근

 

우리의 만남과 아름다운 추억들을 머릿속 깊숙한 곳에 새겨 주세요.

세상이 우리를 갈라 놓았지만, 그 기억만큼은 어느 누구도 앗아갈 수 없을거예요.

 247P 레나테 홍

 



 

그 이후로 다시 만남이 주선되지는 않았지만, 또다른 레나테 여사들의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수많은 잘생긴 북한 학생들이 유학을 와서 동독 여성들과 사랑을 하고, 결혼도 하고, 약혼도 하였다. 그리고 생이별한 경우가 그녀 외에도 많았던 것이다. 레나테처럼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재혼한 사람도 있었지만, 혹시나 남편에게 폐가 되지 않을까봐 차마 알아보지도 못했다는 그녀들을 대신해 자녀들이 연락을 하기도 하고, 혹은 본인이 나서 연락을 하기도 하였단다.

레나테의 이야기는 이어진다.

그리고 우리 분단 역사로 얼룩진 슬픈 애가는 독일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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