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왕국 1 환상 왕국 연대기 1
제로니모 스틸턴 지음, 이현경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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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네살 되던 해에 별들의 왕국에 온 요정 아우다체는 별들의 왕국에서 옴브로소(그늘진)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고 자라났다. 천문학자 에리다누스의 아이들 레굴루스, 스피카와 함께 양자처럼 자라났다. 옴브로소는 지금은 검은 여왕의 손아귀에 넘어간 숲의 왕국 출신이었다. 밝은 성격의 잘 웃는 별의 요정들과 달리 옴브로소는 수줍음을 잘 타고 말수가 적었다. 가족들은 때가 언제인지는 몰라도 옴브로소가 떠날 날이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옴브로소가 열다섯살이 되던 해에, 봉쇄되어버린 숲의 왕국으로 들어가는 문에서 옴브로소는 문을 열 수 있는 옥돌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옴브로소를 돕겠다는 레굴루스와 함께 자신의 나라를 구하기 위한 모험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에리다누스는 그들에게 옴브로소를 처음 만났던 날, 마법사 요정이 와서 그에게 주었던 편지와 꾸러미를 주고 비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안에서 물병 하나와 나침반을 얻은 옴브로소는 어떤 일이 펼쳐질지도 모르는 두려움의 세계로 가기까지 큰 결심을 해야했다. 숲의 왕국 뿐 아니라 지금은 평온한 별의왕국 마저도 위험에 처할 날이 올 수 있기에..자신이 그 짐을 짊어지기로 한 것이다.

 

요정들의 왕국 사이사이를 연결해주는 문은 요정들만이 열 수 있는 돌로 열고 닫는 역할을 하였는데, 어둠의 세력인 마녀들이 몰려와 차츰차츰 요정들의 나라들을 정복해가며 문을 닫아왔다. 그래서 숲의 왕국처럼 무너진 나라도 있는 가하면 아직은 평화로운 별의왕국도 있었던 것이다.

 

영웅 혼자서 떠나도 두려운 법인데 열다섯 어린 나이의 두 소년이 무서운 늑대와 마녀들의 마법에 맞서 왕국을 구할 수 있을 거라는 건 사실 거의 가망이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숲의 왕국에 들어가 만난 로비니아는 그들을 강력하게 불신하였다. 사실 그럴 수 밖에 없는 혈연상의 이유도 있었고 말이다.

옴브로소는 그 곳에서 자신의 아버지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배신자로 오해를 받고 있는 상황과 나라가 어둠에 처한 것을 구할 요정이 올 거라는 예언이 있었다는 것.. 그 중심에 선 자신의 위치가 어렵고 부담스럽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옴브로소는 영웅이 아니었다. 어떤 길이 옳은 길인지도 모르는 아이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자칫 잘못하면 나중에 대가를 치러야 할 요정이 자기 혼자만은 아니라는 것은 알았다.

옴브로소는 이 낯선 곳에 기준점도 없이 혼자였다.

232p



 

2권을 다 읽는 동안, 아이들의 모험이 시작되었고, 또 숲속에서 만난 심장없는 기사와 늑대와의 무서운 혈전도 일어났다. 두고 온 스피카도 활을 갖고 그들을 돕기 위해 마법사 스텔라리우스와 함께 따라왔고, 새로운 동지인 로비니아와 투닥거리면서도 동행하게 되었다.

총 4부작으로 되어 있는 환상 왕국 연대기 중에 1부인 사라진 왕국, 숲의 왕국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이 책은 쥐 나라의 베스트 셀러 작가이자 편집장인 제로니모 스틸턴이 쓴 책이다.

잠깐, 쥐가 책을 썼다고? 뭐 어떤가? 영화 <라따뚜이>를 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쥐가 요리도 하고, 나중엔 레스토랑도 열었는데 말이지. 사실 알고 보면 제로니모 스틸턴은 엘리자베타 다미가 책을 발표할때마다 내세우는 새로운 이름이다. 단지, 그 이름을 사람이 아닌 가상의 동물로 설정했다는게 또하나의 기발한 착상이라는 생각이 들뿐이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제로니모가 들려주는 이 환상적인 영웅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어린 그들이 지혜를 짜내고, 용기를 내어 사납고 무서운 늑대, 그리고 황혼이라 불리우는 박쥐들과의 전투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비하면 서막에 지나지 않으리라는 예감이 든다. 여태 모든 모험은 그래왔기에..

 

초반에는 맛보기만 보여주기에 말이다.

앞으로 펼쳐질 더 멋진 모험의 세계로..들어갈 날을 기대해본다.

옴브로소와 그의 친구들이 무사히 왕국을 되살려낼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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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하우스 플라워 - 온실의 꽃과 아홉 가지 화초의 비밀
마고 버윈 지음, 이정아 옮김 / 살림 / 2010년 6월
절판


이틀새에 돌아온 싱글이 된 여인에 대한 소설을 두편이나 읽었다. 하나는 결혼후 3년만에 사랑하는 남편을 암으로 잃은 젊고 엉뚱발랄한 소피였고.. 또 하나는 결혼한지 4년만에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며 이혼을 당한 릴라의 이야기였다. 여기, 지금부터 릴라와 아홉가지 화초의 전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신기하게도 두 작품 모두 줄리아 로버츠 주연으로 영화화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앞의 작품은 그 작품을 쓴 작가의 두번째 소설이 영화화된다고 한다. 이 작품은 바로 2011년에 영화 개봉 예정이라고 하니 영화를 얼른 보고 싶은 마음에 설레기까지 하였다. 아름다운 세탁소 온실의 묘한 분위기와 밀림의 여러 상황들을 어떻게 재현해낼것인가? 이상적인 CG의 힘을 빌려야만 가능할 환상적인 배경들이 연출 될 것이다.


릴라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남편 덕에 모든 걸 잊게 해줄 사각형 상자같은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그리고 집에 생기를 더하기 위해 화초를 파는 노점에서 컨트리 섹슈얼로 보이는 그러나 충분히 매력적인 남자 데이비드로부터 극락조화를 사게 된다. 그때부터 화초에 눈을 뜨기 시작한 릴라는 어느 날 신비한 또다른 열대 식물 나비단풍에 이끌려 신기한 빨래방에 발을 디디게 된다. 빨래방은 세탁기계가 여기저기 널부러진 것 같은 열대 우림의 모습 그 자체였다. 신기하고 새로운 곳, 그 곳의 주인인 아르망은 처음 본 릴라에게 나비단풍의 가지 하나를 주며 뿌리를 내리면 자기에게 찾아오라고, 그러면 9가지 전설의 화초를 보여주겠노라고 약속한다. 단, 그 모든 것은 비밀로 하라는 사실과 함께..





저기에 있는 화초들은 인간이 가장 갈망하는 아홉가지 것들의 열쇠를 쥐고 있지.

재물, 권력, 마법, 지식, 모험, 자유, 불멸, 섹스..그리고 사랑.. 98p



아홉가지 화초를 갖고 있으면 누구라도 완벽해진다네.

그 사람은 살아가면서 자신이 욕망하는 것들을 모두 갖게 될테니, 결국 전설대로 되는 거겠지. 99p







그녀는 결국 나비단풍의 뿌리를 보고 날아갈듯이 좋아한다. 오히려 잘나가는 카피라이터의 일보다 (일은 잘나가도 염증나는 사장이 있어 회의가 들던 터였다.) 화초의 뿌리로 인해 9가지 신비한 식물들을 보게 된 것이 더 기뻤던 터였다. 이혼 후 외로웠던 그녀는 호감을 갖고 있던 데이비드와 데이트를 하게 되고 그의 환심을 사조가 9가지 화초의 비밀과 그 숨겨진 장소인 아르망의 빨래방까지 모두 알려주고 말았다.

그녀를 화초로 대해준 근사한 하룻밤 이후에 데이비드는 아르망의 9가지 전설의 화초들을 훔친채 잠적하고..

릴라는 아르망 앞에 빚진 여인이 되어 죄가를 치루기로 한다.



그것은 바로 멕시코로 가서 잃어버린 9가지 전설의 화초를 되찾는 것.

고민을 하지만, 아르망과 그의 아내 소날리와의 만남으로 그녀는 모험을 결심하였다.

아르망은 멕시코에서 그녀가 사랑과 열정과 돈을 모두 충족할 수 있을 거란 말을 한다.



아르망은 정말 소설 속 내내 묘한 존재였다. 그녀에게 하는 말이나 분위기 모두 마치 이 세상 사람 같지 않은, 신선 같기도 하고 외계인 같기도 하는 신비한 분위기를 풍겼다. 릴라는 이혼녀라고 해도 지나치게 남자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다. 그리고 너무 경솔했다. 사랑을 얻고 싶은 마음에 앞뒤 가리지 않고 행동한 그녀의 모습에 다소 실망하기도 하였다. 멕시코 밀림에서 여러 시련을 겪기도 하고, 그러면서 디에고라는 너무나 멋진 청년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현지 주술사의 아들로 정말로 건강하고 다부진 몸을 갖춘, 너무나 매력적인 남성이었다. 신비의 화초 덕이 아니더라도 그저 있는 그대로 반하고 말았을..

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가 없어 버거워하는 릴라.






"그런데 왜 제가 제약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자신을 구속하고 자신의 성장과 발전을 막는 남자 친구나 남편을 늘 찾고 있으니까 그렇지."

"자네는 자유가 겁나는 거야. 너무 무서워서 언제나 자신을 구속해 줄 누군가를 찾고 있지."

"..스스로 능력을 키워. 그래야 진짜 자기 능력이 되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지니고 있는 것들에 반하지 말게."

230p







디에고는 릴라에게 쉽사리 다가오지 않는다. 관심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어쩐지 거리감을 둔다. 그래서 릴라와 그의 관계가 살짝 꼬이기도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전설 속의 9가지 화초를 찾으려 하지만, 대부분 실패한다는데 신기하게도 릴라는 운이 좋은 건지 아니면 정말 능력이 있는 건지 하나 둘 화초를 찾아나간다.

그 중에서도 내 눈에 가장 신기한 것은 맨드레이크였다.

가장 강력한 독성을 가진 맨드레이크는 교수대 밑이나 목을 맨 곳에서 자란다는 사실.

척수신경이 끊어지면서 목을 맨 사람이 발기가 된대. 시체에서 흘러나온 정액이 땅속에 배어들기때문에 맨드레이크가 무성하게 잘 자라는 거지. 269P

사람처럼 생긴데다 성기가 밖으로 드러나 있으며 최고의 최음제이자 우울증, 불면증 치료제이다. 이 식물을 땅에서 캐내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죽을 수 있기때문에 조심해야한다. 280P



싱글 뉴요커 여성이 그녀의 경솔함을 만회하고자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가서 밀림을 헤치며 모험을 감행한다. 그러면서 우여곡절도 많이 일어나고, 사건도 어느 정도 수습되어가는 듯 하지만, 그녀를 힘들게하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표지의 아름다운 꽃들 사이로 검고 날렵한 흑표범이 자리잡고 있어서 어떤 의미인가 궁금하였다. 디에고를 암시하는 건가? 했는데.. 또 다른 의미로 등장하는게 흑표범이다.

화초에 대한 이야기와 전설만으로 이렇게 흥미 진진한 소설을 이끌어낼 줄은 몰랐다.

집에서 키우는 산세베리아와 고무 나무 등 물을 잘 안 줘도 살아남는 군만으로 화분을 두세개 갖고 있었던 나는, 워낙에 게을러서인지 그나마도 말라죽이고 말았다. 아르망에 의하면 화초들이 다 생각이 있고 능력이 있어서 죽거나 살거나 혹은 의견을 내기도 한다던데.. 우리 집 산세베리아는 내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신비한 화초의 세계들. 그 안에서 한숨도 쉴새 없이 다음장을 넘기게 하는 마력적인 소설이 펼쳐지고 있었다. 다음에 어떤 모험이 일어날지 어떤 화초를 얻게 될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던 터에 만난 릴라와 디에고의 이야기는 나를 종종 웃게도 만들었다.



디에고는 말할 때의 깊은 목소리와는 너무나 다르게 높고 떨리는 유려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244p

"우리가 오늘 봤던 바로 그 사슴을 위해 저희 어머니가 쓰신 겁니다."

"아름다운 노래네요."

디에고와 내가 자란 환경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우리 부모님이 영혼의 노래에 가장 근접한 노래를 불렀던 때는

우리 아버지가 월요일밤에 미식 축구 경기를 보다가

버드와이저 광고에 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던 순간이었다. 245p



그저 한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살아간다고 생각했던 화초들..

화초가 사람을 선택하기도 하고, 보호하기도 하고..그리고 그 안에 무한한 능력을 가진 능력자 화초도 있는 것이다. 아홉가지 화초들의 비밀.. 그리고 책 소개에는 드러나지 않은 열번째 신비로운 화초의 세계로..

책 속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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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와 마사 - 세상에서 가장 친한 두 친구 이야기 1 그림책은 내 친구 4
제임스 마셜 지음, 윤여림 옮김 / 논장 / 2003년 12월
구판절판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지만, 특별한 우정을 나누는 두 친구의 이야기, 조지와 마사.


(이 사진만 엄마표 홈스쿨링 사진이다.)

사실은 이 책을 읽기전에 진경혜님 저 엄마표 홈스쿨링 읽기 훈련 편에 소개 되었던 <조지와 마사>와 그 독후활동 편을 봤던 터라, 읽기 전부터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책 속의 책에 대한 관심이랄까? 진경혜님이 천재적으로 길러낸 두 남매가 어려서 0~4세때 정말 열심히 보여준 책이라 하였다. 열심히 읽어주고 독후활동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이들에게 하는 질문 내용과 독후활동, 퀴즈게임등을 소개하는 내용을 싣고 있었다.




그림은 소박하였지만, 그 안에 담긴 두 하마의 우정은 정말 따스하다.

총 5권의 짤막한 단편으로 그림과 같이 구성되어 있는데, 그 첫번째 이야기가 완두콩 수프이다.

조지는 완두콩 수프를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지만, 완두콩 수프 만들기를 좋아하는 친구 마사 덕에 매일 먹는 신세가 되었다. 게다가 어느 날인가는 열그릇이나 먹고 도저히 더는 못 먹겠어서 식탁 아래 신발에 몰래 쏟아부었다. 마사가 상처를 입을까봐 먹은 시늉을 한 것이다. 하지만, 마사는 부엌에서 다 보았고..

"완두콩 수프 신발을 신고 집에 갈 수 있겠어?"

라고 묻자 조지는 어쩔줄몰라한다.

"완두콩 수프가 싫다고 말하지 그랬어?"

"네가 속상해할까봐."

"바로, 친구에겐 언제나 진실만을 말해야지. 사실은 나도 완두콩 수프를 좋아하지 않아. 만들기만 좋아하지."

라며 앞으로는 완두콩 수프를 먹지 않아도 된다며, 맛있는 초컬릿 과자를 내민다.



그저 동화속 캐릭터인데도 그들의 서로를 생각하는 우정이 따스한 마음으로 전해져 온다.


두번째 이야기는 하늘을 나는 기구이다.

조지가 기구에 타고 있는데 아무리 해도 기구가 뜨질 않는다.

마사는 "바구니가 너무 무거운게 아닐까?"

하자 조지는 동감하며 자기가 나오면 바구니가 가벼워질거라 하고 나온다. 그러자 바구니가 날아가버리고 마사는 말한다.

"잘 됐어. 난 네가 나랑 여기 있는게 더 좋아."



하늘을 처음으로 나는 특별한 하마보다 여기 내 곁에 있는 친구의 존재가 더 소중하다는 것. 마사는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세번째 이야기는 조지가 목욕하는 마사를 몰래 들여다 보는 에피소드였고, . 네번째 이야기는 거울이야기였다.



다섯번째 이야기인 이빨에서는 조지가 스케이트를 타다가 앞니가 부러져 우스꽝스러운 자기 모습에 펑펑 울자..마사가 달래준다. 그리고 치과에서 선생님이 멋진 황금니를 심어주고, 마사가 기뻐 칭찬해준다.

"이래서 친구가 좋아. 친구에게 언제나 희망을 주면서 기운을 북돋워주거든."

마사는 조지의 말에 덧붙인다.

"게다가 친구는 진실만을 말하지."




이제 만 21개월인 우리 아들에게는 처음 사귄 친구가 한명 있다. 아직 어린이집에 다니지도 않고, 문화센터나 기타 활동들을 안하고 있는 터라 따로 친구를 사귀게 해줄 기회가 없었는데, 우리 아이보다 6개월 빠른 딸을 둔 친구가 집근처로 이사를 오게 되어 아기들을 자주 만나게 해주니 서로가 서로를 찾는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유모차를 나란히 끌고 가는데 둘이 서로 옆으로 마주 보며 방글방글 웃는 모습도 정말 귀여웠고, 내려 놓으면 둘이서 손을 붙잡고 아장아장 걸어가기도 한다.



건포도를 서로 먹여주기도 하고, 친구가 갖고 싶은게 있으면 나눠주기도 한다. 물론 더 빨리 태어난 친구 딸은 그게 더 익숙한데 아직 어린 우리 아기는 좋아하는 친구에게 어떻게 감정 표현을 하는지 아기라 많이 서툰 감이 있다. 친구와 우정에 대해 배워야 할 것이 많은 것이다. 이 책 속의 조지와 마사처럼 사이좋은 친구, 서로를 배려하고 위해주는 친구로 자라나길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소중한 친구들과의 우정을 지속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는 이 책을 아이에게 자주 읽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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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슬픔 - 엉뚱발랄 과부 소피의 팍팍한 세상 건너기
롤리 윈스턴 지음, 송정은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남편을 젊은 나이에 잃고서 어떻게 좋은 슬픔으로 승화를 시킬 수가 있을까? 하지만, 작가의 특유의 위트로 엉뚱 발랄 과부 소피가 탄생을 하였고, 그녀의 모습에서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브리짓을 만날 수가 있었다. 그리고, 딱 표지 속 소피의 모습이 브리짓의 모습과 같았다. 실연의 상처에도 꾸역꾸역 이겨내고, 멋지게 사랑받는 브리짓의 모습이 소피에게서 나타나기를 희망하였다. 그래서, 이 책이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책이 되길 바랬다.

 

내 몸에 배신당한 기분이 들었다. 여기 책임자는 누구야? 39p

사랑하는 에단과의 사이에 아이를 갖고 싶어했으나 끝내 갖지 못했고, 결국 그는 호지킨 병으로 3년 만에 소피를 젊은 미망인으로 만들어버렸다. 에단의 어머니는 맨손으로 거미를 탁 쳐서 잡는 일등급 미망인이었다. 그녀는 잭 다니엘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주류 맞다.) 같은 미망인이었고 말이다.  

 

오랜 기다림끝에 얻은 사랑이 짧은 시간만에 추억과 상처만을 남긴채 떠나가버리자 그녀는 모든 것에 흥미를 잃어버렸다. 더이상 몸매 관리를 하지도 않았고, 아니 직장에 나가는 일도 잊어버렸다. 실리콘 밸리의 바쁜 그녀의 직장에서는 파자마와 슬리퍼 차림에 머리도 며칠 됐는지 모르게 새집 지은채 나타난 그녀(이게 표지 모습일까?)를 보고 3개월 무급 휴가, 말이 좋아 휴가지 말 그대로 그녀를 짤라 버렸다. 그가 죽고 난 이후에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는 일상에 그녀는 처절한 배신감을 느꼈다.

 

슬픔은 이미 시작되었다.

슬픔은 뜨거운 목을 감싸고 있던 부어오른 팔과 귀로 느껴지는

시큼한 숨과 함께 내가 일어나기만을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자, 칫솔 들어

슬픔이 내게 말했다.

91p

 

에단이 떠났다.

그럼 찾아야죠

난 그렇게 생각했다.

조금 있으면 크리스마스인데..

93p

 

누군가를 만지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최근에 나를 만진건 치과 의사가 내 얼굴을 붙잡고 턱과 뺨을 붙잡은 것 뿐. 볼일로 들른 우체부 아저씨를 껴안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일찍 돌아가신 엄마가 이럴때 정말 원망스럽기만 한 소피. 엄마만 살아계셨더라도.. 내가 아플때 아스피린 두알과 먹을거리를 챙겨들고와 같이 드라마를 보던 엄마만 살아계셨더라도..

 

슬픔이 더이상 넘쳐오르기 힘들 무렵..그녀는 에단을 떠올리게 하는 부부의 공동공간인 집을 팔고, 친구 루스의  아이를 봐줄겸 루스에게 떠났다. 

그 곳에서 구직을 하다보니 자리가 없어 처음으로 웨이트리스 일을 하게 되었고, 어쩌다가 너무 멋진 배우 드루와 데이트를 하게 되고 다시 설레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도 아이를 돌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단체에 연락해 크리스털이라는 어려운 가정의 아이와 일주일에 한번 만남을 갖게 되었다. 슬픔을 치유하는 모임 (사랑하는 이를 죽음으로 잃은 사람들) 에 나가 마음을 바로잡고, 웨이트리스에서 샐러드걸로..다시 제빵사, 제빵장으로 진급한 그녀는 오히려 예전의 직업보다 제빵 자영업이 더 재능에 맞음을 깨닫는다. 그녀가 서서히 수면위로 행복하게 올라오는 이야기를 보고 싶었으나, 세상일은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다. 완벽주의자였던 에단의 어머니 마리온이 치매에 걸림을 알게 되었고.. 대학때부터 친구가 알려줬던 '날 떠난 남자 떨쳐버리기 목록'은 다시 쓰고 싶지 않은 것이었으나 그녀를 유혹한 드루에게 다시 적용되는 일이었다.

 

사랑하는 에단의 죽음 이후에 너무나 슬퍼 집안의 그릇을 모조리 던져 깨트려버리고, 신랑 상사의 파티에 초청되어 갔음에도 그 집의 비상약통에서 신경안정제 자낙스를 찾는등 젊은 미망인으로써는 견디기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일로, 새로운 사랑으로 멋지게 도약하려하는데..일이 꼬이는 것 같다.

 

우리의 사랑스러운 그녀 소피.

그녀는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544p의 두꺼운 소설이었음에도 잘 시간을 잊은채 나는 독서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이보다 더 힘들 수 있을까 싶은..사랑하는 이의 죽음, 그리고 실직, 모든 일들이 최악의 상황인데도 그녀는 조금씩 다시 떠오른다. 자신의 힘으로~ 당당히 일어서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멋지다.

 

힘든 미망인의 슬픈 사연만은 아니었다. 적어도 이 책에는 유쾌함이 섞여 있다. 그리고, 희망이라는 단어가 녹아 있다.

롤리 윈스턴의 첫번째 소설인 이 작품이 출간 즉시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일이.. 16개국으로 번역되어 팔리고, 유니버셜 영화사에 영화 판권까지 팔렸다는 일이....책을 다 읽고 나니 그럴 수 밖에 없을거란 믿음까지 들었다.

 

 

힘들고 슬픈 일이 있는가? 소피를 만나보자.

그리고, 그녀와 함께 자신있게 일어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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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8 제너시스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7
버나드 베켓 지음, 김현우 옮김 / 내인생의책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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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생소한 수식어들. 예전에 미처 만나지 못한 뉴질랜드 작가의 문학이었고, 인지과학, 분자생물학, 진화론, 플라톤 철학이 모두 한권에 담아낸 말 그대로 철학과 과학이 완벽하게 조화된 그런 소설이라는 것. 그리고 정말 깜짝 놀랄 반전이 있다는것까지.. 이 책 2058 제너시스에 붙은 수많은 수식어들이었다. 그리고, 나를 붙들어매는 표지의 흩날리는 금발(?) 머리와 몽환적인 느낌의 미래..

 

과연 2058년 이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과학의 진보와 발달이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 많은 문명의 이기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미래 과학 문명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예측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영화나 소설등을 통해서 봐도, 혹은 실제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유추해봐도 인간의 무한한 욕심을 반영하다보면 결국은 우리 스스로의 목줄을 조이는 그런 단계에까지 이르는 결과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부터도 환경오염에 의한 지구 멸망의 가속화 등 조금씩 삐걱거리는 증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3차 세계 대전 이후의 대 재앙.. 그 이후의 지구 모습에 대하여서는 지금의 인구가 아닌 정말 극 소수의 사람들만이 살아남아서 새로운 인류 문화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측하는 의견들이 많아 보인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4교시의 수업(?)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무슨 내용인지 몰라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내 그 독특한 질의 응답 방식의 수업 내용에 몰입하게 된다. 학술원이라는 최고 두뇌 집단에 들어가기 위한 면접 고사가 바로 4교시의 수업으로 진행되고, 그 면접대상자인 아낙스의 서술과 묘사를 통해 우리는 미래의 모습을 엿 볼수가 있는 것이다.

 

아낙스는 아담 포드라는 영웅적인 인물에 대하여 공부를 하였고, 이야기를 펼쳐나가기 시작한다. 최고의 두뇌 집단 답게 면접관들의 질문은 집요하였고, 공화국의 이념에 반하는 의견일지라도 아낙스는 자신의 주장과 소견을 고집하여 발표한다. 면접관과 아낙스 간의 팽팽한 신경전과 수준높은 대화는 우리를 몰입하게 만들고, 그 속에서 같이 생각하게 만들어낸다. 그리고 작가가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하는게 무엇인지..아담은 왜 중요한 인물인지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어 갔다.

 

아담 포드. 그가 태어난 해가 바로 2058년이다.

플라톤이라는 인물이 지금의 뉴질랜드에 스스로의 재산을 온통 털어넣고, 주민들을 설득하여 21세기 최고의 방벽을 쌓는다. 그리고, 2030년 경에 전 세계에 대 재앙인 역병이 돌아 온 인류가 거의 몰살을 당했어도 뉴질랜드의 주민들만은 안전하였다. 플라톤은 그 이후에도 다른 이주민들의 이주를 막고, 공화국의 규율을 정비하여 사람들의 목숨을 지켜내었다. 대신에 그는 자신의 소신대로 강령을 만들어 인류의 유전자를 연구하여 태어나서 1년이 되자마자 4개 계급으로 분류하고 맞지 않은 이는 제거한 후에 엄격하게 키워나가기 시작한다. 결혼도 마음대로 할 수 없고, 공동체 생활을 통해 사람들은 생활하게 되었다.

 

아담은 최상위 계층인 철학자 계급으로 태어났으나 유전자 표지 중 두개가 행동의 예측 불가능성을 암시하여 제거가 권장되었다. ( 이 부분은 마이너리티 리포트 영화를 연상케 하였다.) 2059년 두번째 대역병의 공포가 휩쓸고 돌아 아담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유난히 연애에 관심을 보여 여학생의 가방에 숨어들어갔다가 결국 계급 강등을 당해 그 다음 단계인 군인, 그 중에서도 방벽을 지키는 보초병이 되었다.

 

보초병으로서의 그의 주된 역할이 피난민들을 사살하는 것이었는데, 자신 또래의 어린 여자를 죽이지 못하고 오히려 동료 병사를 죽여 재판에 회부되었다. 하지만, 권력층의 바램과 달리 사람들은 아담을 영웅시했고, 그를 함부로 처단하지 못하게 되자 인류의 노동력을 대신하라고 만들어준 안드로이드의 교육용 인간으로 (안드로이드가 이전에 어린이들을 공격해 살해한 이력이 있어서 위험하였기에 똑똑하면서도 목숨을 걸고 교육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다.) 아담을 투입하게 된다.

 

아담은 그렇게 아트라는 안드로이드와 만나 지능적인 대화를 하게 되었다. 물론 기계를 멸시하는 아담과 달리 집요하게 지능적인 질문을 이끌어내고, 존재에 대한 고찰, 그리고 인류와 로봇의 차이에 대한 질문을 당당하게 던지는 아트의 대범성에 나 또한 놀라고 말았다.

 

 


 

인간들의 문제는 뭐냐 하면 지구에서 생명이라는 것이 단 한번 창조된 줄 안다는 겁니다. 하지만 양식이 있는 외부 관찰자라면 그 일이 네 번 넘게 있었다는 것을 알겁니다. 게다가 나쁜 소식은 아쉽게도 당신네 인간들이 '자아'라고 생각하는 것은 겨우 두번째 단계 창조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물론 네번째 단계입니다. 당신들 인간보다 두 단계나 진보한 생명체란 뜻입니다.

123p

 



 


 

나는 기계가 아니야. 기계가 어떻게 아침의 풀잎 냄새와 아이의 울음 소리를 알겠어? 나는 내 피부에 쏟아지는 따뜻한 햇살의 느낌이고, 나를 덮치는 차가운 파도의 감각이야. 나는 절대 가 본 적 없지만 눈을 감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장소이고, 다른 이의 숨결과 그녀의 머리카락 색이야.

너는 인간의 수명이 짧다고 비웃었지만, 바로 그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삶에 생명을 주는 거야. 나는 사유에 대해 생각하는 사상가지. ..세상이 네 버튼을 누르고 네 회로를 훑고 지나갈 수 있겠지. 하지만 세상이 나를 훑고 지나갈 수는 없어. 세상은 내 안에 머무르는 거야. 내가 세상 안에 있고, 세상도 내 안에 있는 거라고. 그 어떤 기계도 나를 만들어낼 수는 없어. 내가 바로 의미야.

132.133p

 



 

아낙스는 3교시까지 짧은 쉬는 시간의 숨돌리는 여유를 제외하고는 정말 바쁘게..그동안 공부한 것들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4교시 마지막 수업에서 정말 충격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아낙스가 사라졌다 믿은 정보들이 사실은 공개되지 않은 정보였다는 것, 아트와 아담 간의 숨겨진 대화들로 인해 아낙스는 충격에 빠지게 된다.

아낙스를 경악케 하고, 나 또한 숨막히게 만드는 그 반전은 무엇이란 말인가.

 

기대할 수 밖에 없었던 책이고..

그 기대감이 나를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나라면, 혹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라면..

인간과 로봇의 차이에 대해서..

인간이 로봇보다 우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에 대해서 당연한 논리를 펼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알고 있었던 진실들은 다르게 흘러 갈 수 있다.

로봇은 우리와 다르다. 그들은 감정이 없다, 스스로 생각하는 관념이 없다.. 등등이 뒤집어진다면..?

연산이 아니라, 정말 생각이라면..

영화 아이로봇에서의 로봇들을 보며 미래의 로봇들과의 공존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두려웠었다.

2058 제너시스의 작가 버나드 베켓은..피해갈 수 없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우리에게 다시 던져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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