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비 사중주 3
히무카 토오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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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비 사중주>는 대기업의 후계자인 여고생 마나카 초코가 자산가나 정치가의 후계자들을 지키기 위한 '시노비(닌자)'를 육성하는 특수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러브 코미디다. 


표지만 봤을 때는 그림체가 전형적인 순정만화 그림체라서 흔한 순정만화일 줄 알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주인공이 다니는 학교는 닌자를 육성하는 특수 고등학교에 주인공 주변 인물들도 (당연히) 죄다 닌자 투성이라서 신선했다. 주인공 마나카 초코가 대기업 후계자답게 당차고 강단 있는 성격인 점도 이 책의 매력 포인트다.


지난 2권에서 강도에게 습격을 당한 초코 일행은 초코의 당찬 대응과 닌자들의 협공으로 강도를 물리치고 무사히 풀려난다. 이 과정에서 카렌의 닌자인 렌타로가 초코의 당찬 모습에 반하게 되고, 급기야 주인인 카렌을 배신하고 초코의 닌자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일이 벌어진다. 주인이 닌자를 택하는 게 아니라 닌자가 주인을 택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이 흥미를 돋운다. 


한편, 초코의 아버지가 초코의 허락도 구하지 않고 멋대로 약속을 하는 바람에 초코는 뜻하지 않은 맞선을 보게 된다. 상대는 대기업의 후계자 히로세 쇼이치. 초코는 맞선을 볼 생각이 조금도 없지만 아버지의 사정을 고려해 만나기로 결심하고 히로세 가의 별장으로 향한다. 초코의 친구인 쿠루미와 츠바키도 함께다. 


맞선 당일, 히로세 가의 별장에 도착한 초코는 쇼이치가 생각 외로 젠틀하고 좋은 사람이라서 마음을 놓는다. 그런데 어디선가 새떼가 몰려들더니 초코의 친구인 쿠루미의 주변에만 머무르는 게 아닌가. 알고보니 쿠루미는 새들의 사랑을 받는 특수능력을 지닌 닌자였고, 한때는 쇼이치의 최측근 닌자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은 적도 있었다... 


인터넷 상의 리뷰를 보니 1권은 '역하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남성 캐릭터들의 비중이 높았(고 다들 변태같았)다는데, 내가 읽은 3권은 초코, 쿠루미 등 여성 캐릭터들의 비중이 높았고, 에피소드도 전형적인 순정만화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제법 인기가 많아서 8권까지 나왔다고 하니 작품의 진가를 평가하려면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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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군 공식 앤솔로지
요시노 사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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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노 사츠키의 인기 만화 <한다군>이 2년 반만에 완결된 것을 기념해 <한다군 공식 앤솔로지>가 출간되었다. 참여한 만화가는 모두 25명. <바니타스의 수기>의 모치즈키 준, <월간 순정 노자키 군>의 츠바키 이즈미, <호리미야>의 HERO&하기와라 다이스케를 비롯한 인기 만화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다군 공식 앤솔로지>에는 총 9점의 일러스트와 18편의 단편 만화가 실려 있다. 일러스트를 그린 작가는 우다 노조미, 츠바키 이즈미, 하기와라 다이스케, HERO, matoba, 모치즈키 준, 와자와 키리 등 모두 일곱 명. 이들은 각자 자신의 그림체로 한다군의 매력을 잘 표현했다. 참고로 내가 고른 베스트 일러스트는 matoba의 그림이다. 고양이를 보고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는 한다 세이가 너무 귀엽다 ㅎㅎ 


단편 만화를 그린 작가는 아사쿠라 료스케, 우치코, 고토 소라, 사쿠라이 아토, 후지시로 타케시, 모리시타 모코토 등 모두 열여덟 명. 이 중에는 최근 한국에서 정식 발행된 만화 <토리마니아>를 그린 쿠제 가쿠도 있어서 반가웠다. <토리마니아>를 읽으면서 이야기 전개 방식이나 인물 유형이나 개그 스타일이 <한다군>과 닮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는데, 쿠제 가쿠가 <한다군> 앤솔로지에 참여했을 줄이야 ㅎㅎ 


<한다군>의 원작자 요시노 사츠키 의 단편 만화도 실려 있다(그렇다면 이 만화는 외전일까 공식일까). 다른 만화가들이 그린 만화도 재미있지만, 역시 원작자가 그린 만화의 위엄을 넘어설 수는 없는 듯 ㅎㅎ <한다군>을 사랑하는 최강 작가진이 집결해 만든 <한다군 공식 앤솔로지>는 <한다군> 완결을 아쉬워하는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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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책 : 한다군 컴플리트 북
요시노 사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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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노 사츠키의 인기 만화 <한다군>이 2년 반만에 전 7권으로 완결을 맞았다. 완결을 기념해 <한다군>에 관련된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은 <한다 책 : 한다군 컴플리트 북>이 출간되었다. <한다군>을 처음 읽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완결이라니 ㅎㄷㄷ 


처음에는 일반적인 컴플리트 북과 비교해 사이즈가 작아서 아쉬웠는데, 막상 책을 펼쳐보니 컬러 일러스트 100점을 비롯해 요시노 사츠키 스페셜 인터뷰, 미공개 콘티 등 다양한 콘텐츠가 알차게 담겨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이런 책을 정가 7500원에 팔다니(출판사가 미쳤어요). <한다군> 팬이라면 필히 소장해야 할 듯하다.


<한다 책 : 한다군 컴플리트 북>을 소장해도 좋은 이유 첫 번째는 일러스트다. <한다 책>에는 <한다군>이 2년 반에 걸쳐 연재되는 동안 공개된 컬러 일러스트가 100점이나 실려 있다. 한다군 단독 일러스트를 비롯해 등장인물 전체를 담은 단체 일러스트까지 다채롭게 실려 있어 눈이 즐겁다. 


두 번째는 깨알 같은 정보다. <한다 책>에는 <한다군>과 관련해 출간된 아이템 전체를 비롯해 캐릭터 가이드, 학교 소개, 학교 주변 소개, 소품 소개,작가 인터뷰 등 다양한 읽을거리가 실려 있다. 특히 캐릭터 가이드에는 주인공 한다 세이를 비롯해 주조연급은 물론 엑스트라도 소개되어 있고, 기본적인 프로필 외에 명장면과 주요 에피소드도 갈무리되어 있어 <한다군>을 아직 다 보지 못한 독자는 이 책을 읽고 나서 <한다군>을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다군> 원작자 요시노 사츠키 스페셜 인터뷰도 흥미롭다. 요시노 사츠키는 <바라카몬> 연재 당시 편집자로부터 "한 권 더 그려보지 않을래요?"라는 제안을 받고 가벼운 마음으로 <바라카몬>의 주인공 한다 세이슈의 고교 시절을 상상한 만화를 그렸다가 <한다군>이라는 스핀 오프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회고한다. <바라카몬>이 서예가 한다 세이슈가 섬에서 생활하며 성숙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라면, <한다군>은 6년 전 한다 세이(슈)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무슨 일을 겪었는지를 그린 경쾌한 학원물이라는 차이가 있다. 두 작품이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이어져 있는 점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세 번째는 이 책에만 특별히 공개된 만화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요시노 사츠키 작가님이 편집부에 제출했다가 퇴짜를 맞아서 눈물을 머금고 창고에 처박아둘 수밖에 없었던 '환상의 퇴짜 콘티'다 ㅎㅎ 말 그대로 콘티 상태의 원고이기 때문에 완성된 원고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한다군>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데다가 작가님이 어떤 식으로 콘티를 짜고 작업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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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 - 북아일랜드 캠프힐에서 보낸 아날로그 라이프 365일
송은정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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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잠시 쉬었다 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 순간, 어떤 사람은 쉬었다 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어떤 사람은 마음이 시키는 대로 잠시 쉬었다 가기도 한다.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인데 조급하게 굴 것 없다면서. 


<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의 저자 송은정은 후자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출판사에 취업해 편집자가 된 저자는 격무와 박봉에 시달리다 이직을 준비하다가 '다른 선택지'도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이를테면 대학생 때 경험해 보지 못한 해외 생활을 해본다든가,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번 돈으로 반쪽자리 세계 일주나마 해본다든가 하는. 


그러던 어느 날 저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캠프힐(camphill)'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캠프힐은 루돌프 슈타이너의 철학을 기반으로 1940년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장애인 공동체로, 현재는 영국과 아일랜드를 비롯한 세계 전역에 캠프힐의 형태를 띤 공동체가 퍼져 있다. 캠프힐에서 일종의 자원봉사자 개념인 '코워커(co-worker)'가 되면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고 노동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숙식을 제공받고 약간의 용돈까지 받을 수 있다. 


캠프힐의 매력에 푹 빠진 저자는 십여 곳의 캠프힐에 지원서를 보냈고, 지원서를 보낸 지 3개월 만에 북아일랜드에 위치한 몬그랜지 커뮤니티로부터 승낙 메일을 받았다. 이 책은 저자가 1년간 북아일랜드의 캠프힐, 몬그랜지 커뮤니티에서 생활하며 경험하고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기록한 일종의 체험수기다. 


저자가 경험한 캠프힐은 이 책의 제목 그대로 '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 곳이었다. 


'천국은 아닌'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는 영어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저자는 캠프힐에서 영어 때문에 고생 꽤나 했다. 미국 영어도 알아듣기가 어려운데, 북아일랜드의 억양이 잔뜩 섞인 영어를 알아듣고 생활하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둘째는 문화다. 한국인은커녕 아시아인조차 드문 곳에서 지내다 보니 향수병에 시달렸다. 나중엔 인종차별이 강하게 의심되는 사건을 겪기도 했다. 비장애인으로서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고 일하는 것도 처음 겪는 일이었다. 


그래도 캠프힐을 '살 만한' 곳으로 기억하는 이유 또한 여러 가지다. 첫째는 아름다운 자연이다. 주말마다 휴일마다 저자는 가까운 산이나 들로 데이 트립(day trip)을 떠났다. 캠프힐 주변에도 울창한 숲과 들이 있어 언제든 자연을 체험할 수 있었다. 둘째는 여유로운 생활이다. 캠프힐에서 하는 노동의 강도는 높은 편이지만, 노동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악기도 배우고 연극을 하고 동료 코워커들과 어울리는 기회를 충분히 가질 수 있었다. 일을 할 때도 몸이 아프거나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바로 말할 수 있고 받아들여졌다. 한국에서 일할 때는 꿈도 꿀 수 없는 일들이었다. 


순간의 집중력으로 아드레날린을 폭발시키는 데 익숙한 사람들과 방송국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그 쾌감을 동력 삼아 내일을 위한 에너지를 얻는 동료들과 달리 나는 매번 급격히 소모되어 갔다. 에너지가 재충전되기도 전에 다음을 향해 뛰는 것이 늘 벅찼고. 그런 스스로가 심약하게 느껴져 좌절했다. 그때 우리가 다른 호흡을 가진 사람임을 누군가 알려주었더라면. 저들이 단거리 주자라면 나는 장거리에 알맞은 선수라는 것을 깨달은 건 몬그랜지에서였다. 데드라인이 없는 이곳에서 나는 아무런 압박 없이 내게 맞는 속도를 찾아갈 수 있었다. (254쪽) 


캠프힐에서 1년을 보낸 후 귀국한 저자는 서울의 낡은 골목에서 여행책방 일단멈춤을 운영했고, 지금은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쓰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십 대의 어느 날, 이직 대신 캠프힐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을 끊지 않았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들이다. 바쁜 일상이 지겹고 부담스러운 사람, 인생을 '일단멈춤'하고 잠시 쉬었다 가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이 좋은 힌트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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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길어 올린 한식 이야기 식사 食史
황광해 지음 / 하빌리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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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음식 '한식'은 대체 언제 어떻게 만들어져 지금까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일까? 맛 칼럼니스트 황광해가 쓴 책 <고전에서 길어 올린 한식 이야기 식사 食史>에 그 자세한 이야기가 나와 있다. 


이 책에는 밥과 국수를 포함한 주식을 비롯해 신선로, 전골, 불고기, 만두, 설렁탕 등 고기 요리, 회, 굴, 전복, 청어, 복어 등을 이용한 생선 요리, 과채 요리, 향신료, 술, 간식 등의 역사는 물론, 한식을 둘러싼 다양한 역사적 일화와 비화(秘話)가 담겨 있다. 연세대학교 사학과, 경향신문사 기자 출신의 저자가 철저한 고증과 치밀한 조사를 통해 밝힌 내용이니 믿고 읽어봐도 좋겠다. 


이 책의 매력 포인트 하나는 한국인이 즐겨 먹는 음식의 역사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냉면은 음식 자체가 차가운 데다가 지금으로 치면 북한 지역에서 즐겨 먹었던 음식이라서 궁중에서는 먹지 않았을 것 같은데, 조선 후기의 문신 이유원이 쓴 <임하필기>를 보면 순조가 열한 살 때 궁궐 밖에서 냉면을 사 오라고 시켜서 밤참으로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요즘으로 치면 '냉면 테이크아웃'을 한 셈이다. 


요즘은 두부가 콩나물과 함께 서민들이 저렴한 값에 즐겨먹는 식재료로 자리 잡았지만, 조선시대에는 두부를 넣어 끓인 '연포탕'이 최고급 요리로 사랑받을 정도로 두부의 위상이 훨씬 높았다. 두부가 저렴한 식재료가 된 건 산업화 이후 두부가 공장에서 대량생산되었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두부 고유의 맛과 풍미가 사라지고 두부의 참맛은 중국이나 일본에서나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매력 포인트 또 하나는 음식을 통해 우리의 역사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천 년 넘게 육식을 금하다가 메이지 유신 이후 비로소 육식이 허용된 사실은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지만, 조선 시대에도 육식이 금지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여기서 육(肉)은 소고기를 일컫는데, 소를 밀도살하다가 걸리면 왕족이 평민으로 신분이 강등될 만큼 엄한 벌을 받았다고 한다. 실제로 성종 때 왕실 종친이 소를 밀도살하다가 걸려서 평민으로 전락한 사례가 있다. 


사극에 자주 나오는 '주막'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주막은 국가에 영업신고를 한 '주점'과 달리 영업신고를 하지 않은 사설 술집을 일컫는다. 영업신고를 하지 않았으니 세금도 내지 않았고, 처음엔 술만 팔았지만 점차 음식도 팔고 숙박업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주막은 조선 초기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고, 조선 후기 정조 때 신해통공으로 금난전권이 폐지되고 시전 독점 구조가 무너지면서 생겨났다. 국사 시간에 배운 신해통공, 금난전권이란 용어를 얼마 만에 다시 보는지. 음식으로 우리 역사를 배우니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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