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고양이
타키 료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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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가 집에서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그린 만화는 본 적이 있는데 이 만화는 조금 다르다. 만화가의 집에서 일하는 어시스턴트가 그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할까. 그래서 만화의 제목도 '집 고양이'가 아니라 <직장의 고양이>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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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직장에서 만나는 고양이는 두 마리로, 각각 하루와 시지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저자에게 집이든 직장이든, 고양이들이 신경을 쓸 리가. 고양이들의 주 책임자인 만화가 가족만큼은 아니지만, 저자도 거의 매일 고양이들을 보다 보니 정도 많이 들고, 고양이들의 습성이나 생태 등을 많이 알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이 작업을 하고 있거나 말거나, 가만히 다가와서 쓰다듬어달라고 어리광을 부리지 않나, 잠시 자리를 비우면 뜨끈하게 덥혀진 의자 위에 누워서 자리 주인이 남기고 간 엉덩이의 온기(?)를 느끼고 있지 않나 ㅋㅋㅋ 나는 고양이 집사가 아니지만, 고양이 집사인 친구들에게 듣거나 책에서 본 고양이들의 특성과 똑같아서 재밌었다. 


대사가 없는 것도 이 만화의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한 장면 한 장면을 집중해서 보게 되고, 각 장면에서 인물이 떠올렸을 법한 생각이나 내뱉었을 법한 말을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일러스트 풍의 깔끔한 작화도 매력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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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 앤의 식탁에서
코하라 오미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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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빨간머리 앤>을 동경해온 여고생 카스미가 우연히 외할머니가 남긴 레시피북을 발견하면서 시작되는 만화다. 외할머니도 <빨간머리 앤>을 좋아했는지, 레시피북에는 <빨간머리 앤>에 나오는 음식들의 레시피가 잘 정리되어 있다. 카스미는 애플파이, 로스트 치킨 샌드위치, 포치드 에그, 손님 접대 젤리, 단호박 잼, 크리스마스 푸딩, 비스킷, 미트로프 등 레시피북에 실린 요리들을 직접 만들어보면서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동경을 실현하고,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외할머니의 애정을 느낀다. ​ ​ 


가장 인상적이었던 음식은, 작가 후기에 나오는 딸기쥬스다. 앤의 칩에 처음 초대받은 다이애나가 술인 줄 모르고 잔뜩 마셔버리는 바람에, 다이애나의 엄마가 크게 화내고 둘의 우정에 위기가 찾아왔던 바로 그 딸기쥬스 맞다. 원작에 나오는 야생 딸기 대신 시판 딸기를 사용했지만, 맛이 상큼하고 달달하니 매우 좋다고. 딸기쥬스 외에 크리스마스 푸딩, 미트로프, 비스킷 등등의 음식도 작가가 직접 만들어보고 만화에 등장시켰다고 한다. 그러니 레시피를 믿고 도전해 봐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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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슐 MASHLE 8 - 마슈 반데드와 4개의 금강석 칼날
코모토 하지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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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헬스로 단련한 근력으로 마법을 능가하는 실력을 보이며, 마법학교에 이어서 신각자 후보 선발 시험에서도 일찌감치 두각을 보인 마슈. 어느덧 신각자 후보 선발시험도 최종 단계에 이르고, 마슈는 오르카 기숙사의 감독생 마거릿 마카롱을 상대로 싸우게 된다. 최종 시험 결과가 알려진 후 회장에 엄청난 마법사가 등장하는데, 그는 바로 이노센트 제로.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노센트 제로는 마법사회를 만든 최초의 마법사 아담의 제자였다고 한다. 


아담의 제자였던 또 다른 마법사는 마법학교 교장 월버그. 이노센트 제로의 등장으로 인해 신각자 후보 선발 시험은 갑자기 이노센트 제로와 월버그 교장의 대결 구도가 되고, 이노센트 제로는 육체 재조합 능력을 발휘, 월버그의 스승 아담의 모습으로 분해 월버그와 싸운다. 이 과정에서 마슈는 자신의 탄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마슈가 완전한 육체를 창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부품이라는 것...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안 쓰고 쿨쿨 자는 마슈가 참으로 마슈다워서 재밌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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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에이틴 3
요시노 사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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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이사와 전학으로 인해 아무와도 마음을 터놓고 지내지 못했던 소년 쿄이치가, 아버지를 따라 이사 간 시골 마을에서 개성 강한 친구들을 만나 청춘다운 청춘을 보내는 과정을 그린 만화 <18 에이틴> 3권이 나왔다. 지난 2권에서 아버지의 지병(!)이 도지는 바람에 쿄이치가 또 다시 이사&전학을 가게 되는 줄 알고 진땀 깨나 뺐는데, 이사 직전 아버지가 마음을 접어서 이제 한시름 놓고 마음 편히 만화를 볼 수 있게 된 줄 알았으나... 아 작가님 3권이 마지막이라뇨 ㅠㅠ 


3권이 마지막인 건 너무너무 아쉽지만, 3권의 내용이 밝고 따뜻해서 그렇게까지 슬프지는 않았다. 3권에서 쿄이치는 서점 아르바이트생 자격으로 상점가의 여름축제에 참가하게 된다. 이제까지 자신을 믿고 지켜봐 준 스 씨를 위해, 어떻게든 상점가를 부활시켜서 서점의 매출을 대폭 올리고 싶은 마음에 호기롭게 귀신의 집을 기획하는데... 뭘 봐도 시큰둥하고 무덤덤했던 1권의 쿄이치와 달리, 너무나 밝고 적극적인 모습의 쿄이치를 보니 마음이 좋다. 부디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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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미라클 모닝을 하게 된 결과인지, 어젯밤에는 평소보다 일찍 잠이 들었다. 그 덕분인지 오늘 아침도 평소 기상 시간보다 두 시간 빠른 5시에 기상. 그래도 뭔가 일찍 침대에서 빠져나오기가 아쉬워서, 어젯밤에 읽다 만 책을 읽었다. 


그 책은 바로바로 독일 작가 카르스텐 두세의 <명상 살인>.



















예전에는 추리소설, 범죄소설만 읽는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이 장르의 책을 많이 읽었는데, 요즘에는 일 년에 다섯 권 읽을까 말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은 건, 어디선가 재밌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고, 세 권이나 나올 정도면 작품성은 몰라도 대중성은 보장된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지... 작가 이력이 특이한데, 작가 카르스텐 두세는 독일 본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변호사라고 한다. 변호사가 범죄 소설을 쓰는 일은 종종 있지... 근데 이 작가, 변호사로만 일한 게 아니라 방송 작가로도 일했다. 주 장르는 시사, 범죄 이런 거 아니고 무려 코미디. 심지어 독일 방송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그림메 상' 후보에도 올랐고, 독일 텔레비전 상과 코미디 상은 여러 번 수상했다고...(독일인의 코미디, 궁금하네...)


<명상 살인>은 카르스텐 두세의 첫 소설로, 출간되자마자 독일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지금도 상위권에 있다고 한다. 높은 인기에 힘입어 2권, 3권도 나왔고, 한국에도 출간된 상태. 이야기는 살인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평범한 남자가, 아내의 권유로 명상을 배우게 되면서 살인에 눈을 뜨는 그런 내용이다. 아직 도입부만 읽어서(주인공이 명상 스승과 만난 상태. 완전 초반이다) 앞으로의 내용이 어떻게 진행될지 무척 궁금하다. 무엇보다 소설 중간중간에 나오는 명상 관련 잠언들이 참 좋다. 가령,


당신이 문 앞에 서 있다면, 그것은 그저 서 있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당신이 부인과 다툰다면, 오로지 다툼에 몰두한다. 그것이 명상이다.

만약 당신이 문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부인과의 언쟁을 떠올리는 데 사용한다면, 그것은 명상이 아니다.

그저 멍청한 짓에 불과하다. - 요쉬카 브라이트너, <추월 차선에서 감속하기 - 명상의 매력>


하고자 하는 일을 계속해서 하는 사람은 자유롭지 않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강박에 사로잡힌다.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을 일을 그냥 하지 않는 사람만이 자유로운 자다. - 같은 책



이런 문장들이 참 좋았다. 요새 읽고 있는 또 다른 책


















제니 오델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이 생각나기도 했고. 이 책은 너무 좋아서 밑줄을 치다 치다 치는 게 지겨워졌을 정도. 지금 책 뒷면을 봤는데 이런 문장이 있다.


우리가 삶을 더 알아차려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삶을 경험하는 것이 우리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장소에서 사색하는 것, 새들의 세계를 알아차리는 것, 아무것도 할 필요없이 그저 앉아 있는 것. 이러한 크고 작은 퇴거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알아차린다. 인식이 확장되면 더 많은 것들을 온전히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 트라이앵글 소리 정도로 들리던 세상이 실은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합주였음을 깨닫게 된다. - 김보라, 영화감독



위 글을 쓴 김보라 감독님은 명상 마니아로도 유명하다. 영화기자 김혜리 님이 진행하는 팟빵 매거진 <즐거운 생활>에 출연해 명상의 매력에 대해 설명하신 적도 있다(오랜만에 그 방송 다시 찾아 들어봐야겠다.) 감독님에 따르면, 명상의 핵심이자 정수는 '알아차림'이다.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기. 이게 말로는 쉬워보이는데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명상 살인>에서 인용한 문장처럼, 누구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기다리는 행위 자체에 집중하지 않고 아내와의 말다툼을 생각하고, 아내와 말다툼을 하는 동안에도 그 순간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할 일을 떠올리는 식으로, 우리는 순간을 살지 못하고 그 전이나 그 후를 산다.


그래서 최근에 나는 가능한 한 멀티태스킹을 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하는 일을 줄이고, 해야 하는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가능한 한 하지 않는 쪽으로 하고 있다. 이게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시대가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삶의 자세와는 정반대라서(해야 하는 일은 꼭 해라, 하고 싶은 일도 해라, 하기 싫어도 해라 해라 해라!!!) 죄악감이 들 때도 있는데, 대체 그렇게 열심히 살아서 이득을 보는 게 누구인지를 생각하라는 내용도 이 책에 나온다. 잘생긴 나무는 사람들의 가구로 쓰일 뿐이고, 못생긴 나무는 산을 지키고, 뭐 이런 내용도 나오고... 아아 집중력 떨어진다. 커피 마시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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