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저기까지만, - 혼자 여행하기 누군가와 여행하기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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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제는 <꽃보다 청춘> 1화 재방송을 봤다. 안 그래도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시리즈를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엔 유희열, 윤상, 이적 등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떼로 나온다고 해서 방송 전부터 어찌나 기대했던지.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나 재미있었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화면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팬에게는 즐거운 일인데, 전부터 친하기로 소문난 사람들이 처음으로 같이 여행을 하면서 부대끼는 모습을 보니 팬이 아닌 일개 시청자, 여행자로서 공감되었다. 없으면 불안했던 지갑 없이도 잘 지내고, 평소 입지 않는 스타일의 속옷에도 적응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는 건 여행에서가 아니라면 하기 힘든 경험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을 생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느끼는 일은 또 어떤가. 당장은 불편하겠지만 그 사람을 더 깊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여행이 좋은 것이다. 평소라면 억만금을 들여도 알 수 없었을 것들을 알게 해주는 귀한 경험이 되기 때문에.


 

마스다 미리의 여행 에세이집 <잠깐 저기까지만>에도 그런 순간들을 잘 담고 있다. 저자가 ​2010년부터 2013년에 걸쳐 일본 국내를 비롯해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을 여행한 기록을 담은 이 책에는 여행지에서 있을 법한 사건들과 느낄 법한 단상들이 저자 특유의 필체로 소소하고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꽃보다 청춘>과 다른 건 남자친구나 어머니, 친구 등 남과 함께 하는 여행이 아니라 혼자서 하는 여행에 대해서도 담고 있다는 점이다. 혼자서 하는 여행. 나는 아직 해본 적이 없지만 로망은 있다. 이따금 여행자의 기분으로 서울 곳곳을 누비기도 하지만, 저자처럼 국내의 다른 지역이나 외국을 혼자서 여행해 보지는 못했다. 남과 하는 여행이 타인의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는 여행이라면, 혼자서 하는 여행은 자기 자신의 다른 면을 발견할 수 있는 여행이리라. 복잡한 도시에서 수많은 남들과 부대끼며 내 진짜 얼굴을 찾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면 혼자서 훌쩍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자가 자주 하듯, 나를 위한 선물로.



대체로 편안하고 유쾌하지만, 중간 중간 울컥하게 만드는 대목들이 있었다. 이를테면 2010년 당시 예순여덟 살이던 어머니와 단둘이 간 이시카와, 가나자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열차 안에서 있었던 일. '엄마는 이웃 사람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많이 사서 만족스러운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진지한 얼굴로, "이제 가나자와에 올 일도 없을지 모르겠네"하고 중얼거렸다. 무심결에 나온 말이어서 갑자기 울 뻔했다. 엄마는 올해 예순여덟 살이다. 그런 대사를 읊을 때가 되었다. 그럴 때 나는 내가 한참 어린아이처럼 느껴진다." (p.15) 아직 어머니와 단둘이 여행을 해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돌아오는 길에 나도 저자와 같은 생각을 하고 울어버릴 지도 모르겠다. 넓은 우주에서 가족으로 만나 서로 닮은 얼굴을 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인데, 같이 여행을 한다는 건 기적 중에서도 드문 일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것도 끝이 나겠지.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을 그 누가 기억할까. 가족 여행은 그래서 더 애틋한 것 같다. ​물론 다른 여행들도.



또 하나, 정말 울어버릴 뻔 했던 대목. "나라 공원에는 수학여행 온 중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온 데다, 먹이를 탐내는 사슴이 그들을 따라붙어서 왁자지껄 시끄러웠다. 멈춰서서 그 집단을 물끄러미 보았다. 그러다 발견했다. 혼자 있는 아이. 어느 그룹과도 섞이지 못했다. 사슴도, 나라공원도, 예쁜 노을도, 토산품 가게도, 그 아이에게는 상관없는 것들이 아닐까. 이 일정을 무난히 넘기는 것만이 전부일지도 모른다. 빨리 '어른'이라는 장소로 도망쳐 오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는 그에게, 그녀에게 빔을 보냈다. 어른이 되면 좀 자유롭단다. 혼자 여행을 떠나도 괜찮아." (p.186) 학창시절 나는 결코 수학여행이나 수련회 같은 학교 행사를 좋아하는 학생이 아니었다. 하루종일 정해진 일정에 맞춰서 생활하고 단체 행동을 한다는 게 얼마나 거북스럽던지. 반장이나 회장 같은 직책이 아니었다면 참가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어른의 여행은 참 좋다.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보고 싶은 것을 볼 수 있다는 건 학창시절엔 누릴 수 없었던 사치다. 그런 사치를, 나는 일상의 무게에 눌려 실컷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언제라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참으로 사랑스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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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네코무라 씨 일곱
호시 요리코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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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 기다렸어요. 혹시나 연재가 끝난 게 아닐까 싶었을 정도. 이렇게 7권이 나와서 너무나도 반갑습니다. 그나저나 8권은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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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4-08-02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인가봐요? 일본 여성 만화가 중에 우리 집이란 걸 봤는데 시궁창속에서 사는 삶을 아이들의 시각에 풀어서 그렸더라구요 보면서 참 마음이 짠했어요
여성 취향은 아니지만 만화가 잔잔하면서도 웃기고 감동적인 거 참 좋아해요 ㅋ 이 만화가 그런 만화인가요?
아 글구 공부 비법은 사실 없다는 걸 전 이미 20대에 알았어요 ㅋ 엉덩이 무거운 사람이 이기는 게 공부인데 그걸 못 해서 그런거죠 ㅋ
키치님의 리뷰가 절대 혼란을 주지 않았습니다 ㅋㅋ
폭염이네요 ㅠ 더워서 뇌가 과부화 걸릴 듯 합니다
시원한 만화책이 필요한 시점이에요 ㅋ

키치 2014-08-04 22:04   좋아요 0 | URL
우리 집 추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만화는 결코 그런 진지하고 짠한 내용이 아니랍니다 ㅎㅎ 뭔가 기대하면서 보시면 실망하실 수도 있는데,
일본 특유의 소소한 정서를 좋아하시면 재미있으실 거에요.
덧글 고맙습니다. 더위 조심하세요 ^^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5 - 시오리코 씨와 인연이 이어질 때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5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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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시리즈. 같이 온 양장노트도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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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류학자처럼 여행하기


아버지와 나는 사주에 역마살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여행은커녕 서울에 쳐박혀 있다. 아버지는 여행 프로그램을 보고 나는 여행 에세이나 읽으며 한풀이(?)를 하는 것이 고작... 만약 전공이 인류학이었다면 지금쯤 세계 이곳저곳을 누비며 팔자대로 살고 있었을까? 아니면 여전히 다른 기회가 남아 있을까? 아직 못 이룬 꿈을 생각하며 <인류학자처럼 여행하기>를 읽어보고 싶다.










2. 취중만담


부제가 '글 좀 쓰는 언니들의 술 이야기'이다. '글 좀 쓰는 언니들'이 누구인고 하고 보니 전부 일본 여성 작가들이고, 그 중에 가쿠타 미츠요와 미우라 시온이 눈에 들어왔다. 아아 꼭 읽어야 돼! 내가 좋아하는 그녀들은 어떤 술을 좋아하고, 술을 마시면 어떤 이야기를 할까? 궁금한 마음에 골라 보았다.










3. 나는 자꾸만 딴짓 하고 싶다


2NE1의 리더 CL의 아버지로 더 유명한 서강대 이기진 교수님의 책이 나왔다. 물리학 교수이면서 그림 그리기, 글쓰기, 동화 짓기 등 '딴짓'에도 관심이 많으신 모습이 참 재미있고 멋지다. 전에 쓰신 파리 여행기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번 책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다. 직접 그리셨을 것으로 짐작되는 표지도 너무 멋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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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 공부가 필요할 때 - 1년 배워 10년 써먹는 인생을 바꾸는 성장 프로젝트
김애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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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때는 20대가 된다는 것이 마냥 설레고 즐거운 일이었지만, 20대 후반에 이르러 30대의 삶을 그려보니 결코 기쁘지만은 않고 오히려 불안하다. 이제껏 내가 걸어온 길이 틀렸을까봐, 허송세월한 것일까봐. 그래서 뒤늦게라도 공부를 시작해볼까 싶다. 다행인 건 대학교 졸업 후에도 꾸준히 일 년에 1백 권 이상씩 책을 읽어온 덕분에 공부에 대한 부담은 적다는 것이다. 그동안 읽어온 책을 힌트로 공부할 분야를 정해도 되고.


어떤 공부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책 한 권을 만났다. 제목은 <여자에게 공부가 필요할 때>. 25세 때부터 지금까지 매년 한 권씩 책을 낸 작가이자 다독가 김애리가 쓴 이 책은 내가 이제껏 읽은 여성 자기계발서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일단은 직장인이든 자영업자든 프리랜서든 사회적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공부'라는 테마를 선택​한 점이 좋았고, 공부 방법 또한 유학이나 대학원 진학 등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것들이 대부분이며, ​저자와 지인들, 국내외 명사들의 사례를 들어 동기부여를 한 점도 좋았다. ​나이가 몇이든, 직업이 무엇이든, 학력이 얼마든 간에 공부를 통해 여성의 삶은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그 무엇보다도 좋았다. 인상적인 구절을 몇 가지 소개해 본다.



1. 나만의 키친테이블노블을 가질 것
키친테이블노블이 모두에게 소설인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그것은 세계를 무대로 일할 수 있게 해주는 영어일 것이며, 누군가에게는 학창시절 놓아버린 그림일 수도 있다. 누군가는 독서와 글쓰기에, 누군가는 철학이나 심리학에 미쳐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배움'이라는 키워드다. 영원히 성장하기를 원하고 또 바라는 것. 그래서일까? 기도하는 마음으로 밤마다 스탠드 불빛 아래서 책을 넘기는 그녀들의 모습에는 그 어떤 수식어로도 담지 못할 아름다움이 있다. (p.7)


2. 3.3.3 시간법칙
3.3.3 시간법칙​을 풀이하면 이렇다. 하루에 3시간씩 적어도 일주일에 3일을 3년간 지속하면 그 일에서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법칙이다. (중략) 나에게 있어 삶을 바꾼 그 3년은 24세에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하던 시기였다. 중국 현대문학을 전공하며 한편으론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을 거의 매일 한 권씩 읽었다. 누가 시켰거나 스펙 쌓기 용이나 돈이나 경력 등 보상을 위한 것이라면 그렇게까지 홀딱 미칠 수 없었을 것이다. 읽는다는 행위가 너무나 신나고 짜릿해서 매일 읽었다. (중략) 지금은 그 폭발적이고 집약적인 열정의 시기를 토양으로 심었던 나무 열매를 천천히 거두는 중이다. 내 삶에 다른 기회와 행복을 제공할 또 다른 토양의 기초를 닦을 준비를 함은 물론이다. (pp.63-4)


3. 삶을 뒤바꿀 '기적의 혁신 프로젝트'를 계획하라
20대 중반 내 삶의 '기적의 혁신 프로젝트'는 책 쓰기였다. 이에 따라 매일 읽고 쓰는 훈련을 3년 정도 집중적으로 했다. 20대 후반에는 번역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삼성전자에서 외국어 에디터로 일하며 부족함을 절감한 이유가 컸다. 당시 회사에 다니며 한국문학번역원에 입학하여 나라에서 학비를 지원받고 최고의 교수진에게 1년간 번역수업을 들었다. 30대에 접어들며 심리상담 분야에 관심이 쏟아졌다. 책을 쓰는 사람이니 이왕이면 독서치유 분야가 더 적합할 듯했다. 올해 초 3개월간 온라인에서 수업을 들으며 시험을 치러 독서심리상담사 자격증을 취들했다. 앞으로 2~3년간 아동 심리상담사 자격증, 미술치료자격증, 노인 심리상담사 자격증 등 심리학 비전공자도 취득 가능한 다양한 자격증에 차례로 도전해볼 계획이다. (p.84)​


4. 나만의 독서학교 세우기
체계적인 독서를 위해 '나만의 독서학교'를 설립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자신이 총장이 되고 교수가 되고 학생이 되어 과정을 전부 이수해야만 졸업이 가능한 독서학교 말이다. 한 달, 6개월 단기 코스, 혹은 1년, 2~3년을 꾸준히 읽어야만 이수가 가능한 장기코스도 있다. 이는 과목과 커리큘럼에 따라 달라진다. 먼저 올해 내가 공부하고 싶은 과목, 나만의 테마나 중심 키워드를 두세 가지 정한다. 알다시피 확실한 목표는 그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으로 작용한다. 도달하는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 그 과정에서 발전과 끈기를 배우게 되니까. (p.114)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만 추려놓고 보니 공통점이 보인다. 그것은 바로 '선택과 집중'. 키친테이블노블, 기적의 혁신 프로젝트, 독서학교 등 이름은 다르지만 하나의 목표를 정해서 단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노력한다는 점은 똑같다. 저자만 해도 대략 3년 정도의 텀을 두고 책 쓰기, 번역, 심리상담 등으로 관심 분야를 옮겼으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관심 분야만 보면 나도 저자와 별 다르지 않은데, 차이점은 한 가지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하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산만하게 했다는 것이다. 책 쓰기, 번역원 수료, 자격증 취득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무작정 들이대기만 한 것도 아쉽다. 앞으로 다가올 30대에는 이 책을 바이블 삼아 선택과 집중을 실천해 인생을 바꾸고 싶다. 10년이면 적어도 3가지 목표는 달성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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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4-08-01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전 30대인데 공부를 무지해야 해서 ㅋ
이 책에 혹시나 공부에 비법이 담겨있는 서평인가 해서 들어와 봤어요 ㅎ
수험 공부라 어떻게 공부하느냐를 고민하고 있는데 이 책은 인생에 대한 공부가 주제군요 ㅋ
그래도 덕분에 좋은 글 읽었어요
그렇죠 단순히 먹고 살기만 위한 공부가 아닌 인생을 무엇을 위해 사느냐에 대한 공부가 필요해요
나이 먹을수록 더욱 느껴요 내가 지금 생각하는 것이 맞을까? 난 그릇됌 없이 올바르게 가는 가 하는 그런 물음들
아 혼자서 너무 진지 빨고 있었죠 ㅎ
안녕하세요? 인사가 늦었네요 ㅎ

키치 2014-08-01 09:3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루쉰P님.
수험 공부 팁을 찾고 계신데 제 리뷰가 혼란을 드렸군요. 죄송합니다;;;
찾고 계신 팁 꼭 찾으시고, 하시는 공부도 잘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도 나이를 한살 한살 먹을수록 제가 사는 방향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러면서 철이 드는 거겠죠? ㅎㅎ
덧글 고맙습니다. 덕분에 썰렁했던 서재가 훈훈해졌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