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광의 모험은 끝나지 않아! 박람강기 프로젝트 9
미카미 엔.구라타 히데유키 지음, 남궁가윤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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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소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의 작가 미카미 엔과 애니메이션 <R.O.D> (READ OR DIE)의 각본가 구라타 히데유키의 대화를 엮은 대담집이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을 전부 읽은 팬으로서 미카미 엔이 참여한 이 책을 읽지 않고 배길 수 없었다. 막상 이 책을 읽고 나니 미카미 엔보다 독서 내공이 깊어 보이는 구라타 히데유키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는 건 안 비밀 ^^ 


이 책에는 두 사람이 어린 시절부터 오늘날까지 애독한 책과 작가들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 베스트셀러 작가이기 전에 오랜 독서광으로서 책을 구입하고 수집하고 소장하면서 겪은 일화들이 담겨 있다.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열광하는 장르는 호러다. 그중에서도 일본 호러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인 에도가와 란포와 요코미조 세이시의 팬이다. 두 사람이 들려주는 란포와 요코미조의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7,80년대 일본 대중문화를 장악한 가도카와 문학과 영화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고생 끝에 손에 넣은 책, 열심히 읽었지만 별로였던 책, 끝까지 다 읽지 못한 책, 이미 산 줄 모르고 여러 권 구입한 책, 어디 있는지 몰라서 다시 구입한 책 등등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독서광, 책벌레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도 많다. 미카미 엔은 담배를 사지 않으면 이와나미 문고 한 권을 살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담배를 끊었다. 구라타 히데유키는 젊은 시절 72엔짜리 인스턴트 라면을 먹으며 절약한 돈으로 책을 사서 읽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책 비싸다는 말이 나오려다 도로 들어간다. 


미카미 엔이 작가가 되기 전 고서점에서 근무했다는 것도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고서점에서 책을 감정하는 업무를 맡았을 때만 해도 자신이 훗날 고서점이 배경인 소설을 써서 인기 작가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 한국에도 이들 못지않은 독서광과, 독서광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있다. 한국판 <독서광의 모험은 끝나지 않아!>를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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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7-10-24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비밀^^ ?!? ㅋㅋㅋㅋ 키치님 이거 너무 귀여우신거 아닙니까 ㅎㅎ 🤣

키치 2017-10-24 17:47   좋아요 1 | URL
ㅋㅋㅋ 제가 안 어울리게 귀여움 좀 떨어봤습니다 ㅎㅎ 즐거운 저녁 시간 보내세요 ^^
 
미래중독자 - 멸종 직전의 인류가 떠올린 가장 위험하고 위대한 발명, 내일
다니엘 S. 밀로 지음, 양영란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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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 따르면, 인류가 오늘날의 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인류가 여느 동물과 달리 허구를 지어내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역사학자, 진화생물학자인 다니엘 S. 밀로는 유발 하라리와 상당히 유사한 주장을 한다. 밀로에 따르면, 인류가 지금으로부터 약 6만 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전 지구로 퍼져 각자의 문명을 발전시킨 동력은 '미래'다. 지금이 아닌 나중을, 여기가 아닌 다른 세상을 상상하고 실천으로 옮긴 자들이 오늘날의 세상을 만들었다. 


많은 인간들이 인간과 동물을 달라도 너무 다른 존재로 규정하지만, 사실 인간의 고유한 특질로 알려진 것들 중에는 동물과 공유하는 특질이 제법 많다. 인간만이 유일하게 웃을 수 있는 존재라는 믿음은 사실이 아니다. 2005년 에스토니아의 심리학자 야크 판크셉은 쥐를 비롯한 어린 영장류마저 웃을 줄 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인간만이 생식과 관계없이 성관계를 맺는다는 믿음도 사실이 아니다. 돌고래나 보노보도 암컷이 임신 가능한 연령인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오로지 쾌락을 위해 성관계를 한다. 


동성애 역시 자연에서 널리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펭귄, 아마존강 돌고래, 돼지꼬리 마카카, 돌고래, 바다소, 비비류 원숭이, 펭귄, 보노보 등에서 동성애가 관찰된 바 있다. 성욕이 넘치는 돌고래는 거북이, 상어, 심지어 뱀장어들과도 섹스를 한다. 수음, 근친상간, 시간, 강간, 금욕 모두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특성이다. 폐경은 오랫동안 인간에게만 해당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고릴라 암컷의 23퍼센트가 폐경을 겪고, 32퍼센트는 폐경 전 증후군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만이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안다는 믿음도 거짓이다. 해마들도 포식자에게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어린 해마들을 입양하며, 푸른원숭이는 동료 원숭이가 위험에 처했을 때 고함을 질러 경고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위험에 처하는데도 말이다. 이러한 특질들을 보면 인간은 동물과 크게 다르지 않고, 이러한 특질이 인간을 오늘날의 '만물의 영장'으로 만들었다는 믿음 또한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외부적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상태의 경우, 우리는 최초의 이민자들이 자기 부류에서 가장 강한 자들이었으리라고 짐작해볼 수 있다. (중략) 한 전문가는 "아일랜드를 떠난 자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자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제일 역동적이었으며, 제일 야심만만했는데, 우리가 그들에게 성공할 환경을 제공하지 못했던 것이다."


저자가 보기에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유일한 특질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다. 지금으로부터 5만여 년 전, 아프리카에서 잘 살고 있었던 인류의 선조는 어느 날 문득 정든 고향을 벗어나 다른 대륙으로 넘어갈 생각을 했다. 이들은 오늘보다 미래에 더 큰 기회가 있다고 믿었다. 이들은 인류 최초로 자신들에게 주어진 운명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려고 한 선구자들이었다. 이들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사람들이 인류의 영역을 넓히고 각자의 분야에서 활약해 마침내 문명을 발전시켰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더 나은 삶을 꿈꾸는 것은 고통인 동시에 기회다. 하나의 선택지에 만족하지 못하고 많은 선택지를 보려고 하면 불안과 결정 장애라는 부작용이 따르기는 해도 결국 인간에게 더 큰 가능성을 제공한다. 그러니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자신을 책망할 필요도 없고,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상상을 헛된 꿈으로 일축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올 것이라고 믿는 능력이야말로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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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의 집안일 아이디어 63 - 집안일이 쉽고 간단해지는 63가지 살림 아이디어
미쉘 지음, 김수정 옮김 / 즐거운상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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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티 안 나고 안 하면 티 나는 게 집안일이다. 집안일이 서툴러도, 바빠서 시간이 없어도, 아이가 있어도 쉽고 편하게 집안일을 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본의 미니멀리스트 주부 미쉘이 쓴 <미니멀리스트의 집안일 아이디어 63>에는 쉽고 편하게 집안일을 해낼 수 있는 63가지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미국인 남편과 6살, 9살, 12살인 세 아이를 둔 미쉘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과 싸우다 마침내 쉽고 편하게 집안일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안해냈다. 미쉘이 집안일에 임하는 태도는 '잘',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간단하게', '느슨하게' 하기. 방법이 간단해야 가족들도 참여할 수 있고, 느슨한 상태에 만족해야 스트레스받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안일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열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마다 요리, 청소, 수납, 기타 살림 팁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레시피를 보지 않고 만들 수 있는 몇 가지 요리를 정해 로테이션하는 방식으로 매일 식단을 구성한다. 오이, 당근, 무, 순무, 베이비콘 등의 야채를 초밥 식초에 절인 피클을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놓으면 매일 식탁에 오를 반찬 하나는 확보된 셈이다. 마트에서 파는 채소 주스로 미트소스 파스타, 필라프, 수프 등을 만드는 레시피도 인상적이다. 


전기밥솥으로 간단하게 조리하는 방법도 나와 있다. 밥만 짓는 줄 알았던 전기밥솥으로 파스타도 만들 수 있다니. 파스타 면을 끓이고 소스를 만들지 않아도, 전기밥솥에 반으로 꺾은 파스타와 잘게 자른 양파, 소시지, 조미료, 물, 채소 주스를 넣어 쾌속 취사 코스로 20분 정도 익히면 토마토 파스타가 완성된다니 신기하다. 파스타를 자주 만들어 먹는데 언제 한 번 저자가 알려준 대로 전기밥솥으로 파스타를 만들어 봐야겠다. 


청소 도구를 인테리어로 활용하는 방법도 나와 있다. 나무로 된 멋스러운 타공판에 작은 빗자루와 쓰레받기, 원목 브러시 등을 걸어두면 그 자체로 멋진 오브제가 된다. 장을 볼 때는 냉장용 장바구니와 상온용 장바구니를 따로 마련하면 식재료가 덜 상하고 나르기도 편하고 식재료를 냉장고에 넣기도 훨씬 쉽다. 밑창에 걸레가 부착된 청소용 슬리퍼를 구입해 가정에서 신으면 저절로 걸레질이 되어 청소 부담을 덜 수 있고, 층간 소음도 줄일 수 있다. 


스킨케어와 화장에 관한 팁도 나와 있다. 평소 스킨케어와 화장은 최소한으로 하며, 세안은 미요시 비누의 '무첨가 거품 세안비누'만을 사용하고, 스킨케어는 현미, 흑설탕, 소금, 물로 만든 만능효모액을 화장수로 사용한다. 피부 트러블이 생겼을 때는 마유(손바유)를 바르는데 보습작용 외에 벌레 물림, 습진, 타박상에도 효과가 있다고. 몸에 좋은 균을 적극적으로 섭취하기 위해 요구르트 제조기를 구입해 직접 요구르트를 만들어 매일 먹는다. 요구르트를 매일 사 먹으면 금액이 상당하니 저자처럼 직접 만들어 먹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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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김은주 지음 / 봄알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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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소개된 여성 철학자 6인에 관해 더욱 자세히 알아보고 싶습니다. 다음 책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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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김은주 지음 / 봄알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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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반적인 책에 비해 크기도 작고 두께도 얇다. 하지만 내용은 결코 작거나 얄팍하지 않다. 


이 책은 남성 일색인 기존 철학계에서 큼직한 족적을 남긴 여성 철학자 6인의 삶과 지적 여정을 소개한다. 이 책에 소개된 철학자는 한나 아렌트, 가야트리 차크라보르티 스피박, 주디스 버틀러, 도나 J. 해러웨이, 시몬 베유, 쥘리아 크리스테바 등이다. 이 중에 내가 전부터 알고 있었던 여성 철학자는 모두 한나 아렌트, 주디스 버틀러, 시몬 베유뿐이다. 이들을 제외한 3인은 부끄럽게도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일부러 이들 3인의 항목을 더욱 공들여 읽었다. 


가야트리 차크라보르티 스피박(과연 내가 이 이름을 온전히 외울 수 있을까)은 데리다의 해체론과 마르크스주의와 페미니즘, 포스트식민주의를 교차시키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자 한 사상가다(47쪽). 인도 출신인 스피박은 성별로 보나 국적으로 보나 비주류인 자신의 처지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주류의 기준에 맞춰 자신을 바꾸거나 길들이는 것을 저항하며 평생을 보냈다. 인도 델리의 길거리에서 여성이 혼자 달리기를 한 것은 스피박이 최초다. 


도나 J. 해러웨이는 구체와 추상, 자연과 문화, 유기체와 기계 등 기존의 이분법과 이항대립의 경계를 붕괴시키는 실험을 했다. 미국 출신인 해러웨이는 어린 시절 엄격한 가톨릭 학교에서 순종적인 여성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으나, 대학 진학을 계기로 가톨릭 문화와 멀어져 학문의 세계로 진입했다. 해러웨이는 생물학에 기반해 백인 남성 중심의 죽은 지식을 비판했고, 성소수자 문제에도 깊숙이 관여하면서 남성과 여성뿐인 기존의 성 구분법이 얼마나 어리석고 폭력적인지 역설했다. 


쥘리아 크리스테바는 불가리아 출신이지만 프랑스에서 학술 활동을 시작한 학자이자 작가이자 언론인이다. 크리스테바는 남성 중심의 전통적 언어관을 비판하고, 보편적인 성적 입장을 반영하는 새로운 언어관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크리스테바는 학계 안에 머무르지 않고 언론 및 방송, 저술 활동에도 열심이다. 비평을 창작의 영역으로 끌어들였을 뿐 아니라 추리 소설을 집필하기도 했다고 하니 언젠가 꼭 읽어보고 싶다. 


페미니즘은 양성평등이라는 허구성에 머물러선 안 된다. '여성'이 공통적인 특징과 관심사를 가진 집단이라는 주장은 인간을 여성과 남성으로 나누는 성관계의 이원적 관점을 강화하면서 무의식에서부터 성 역할을 규제하고 성별화를 수행한다. 무엇보다도 페미니즘이 단 하나의 여성을 그리고 정체성의 정치에 얽매여 보편적, 통일적 여성상을 재현할수록, 다양한 차이를 주창하는 여성은 지워진다. (87쪽) 


한나 아렌트, 주디스 버틀러, 시몬 베유에 관한 항목 중에서는 주디스 버틀러에 관한 항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버틀러는 제3세대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여성주의 철학자이자 퀴어 이론가다. 버틀러는 젠더에 맞추어 사는 것이나 젠더를 거스르며 사는 것이나 개인을 억압하고 차별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분석한다. 문제는 남성과 여성, 오로지 두 가지 선택지만을 인정하는 기존의 젠더 이원론이며, 남성 중심 사회 구조에 대항해 여성 인권의 향상을 주창하는 페미니즘 운동 또한 기존의 젠더 이원론에 갇히지 말고 다양한 여성성, 확대된 여성성을 포괄할 것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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