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해지는 연습을 해요
나토리 호겐 지음, 네코마키 그림, 강수연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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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주제나 내용보다도, 고양이 그림이 주특기인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네코마키'가 그린 삽화가 눈길을 사로잡아 나도 모르게 손을 뻗은 책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그림 보는 재미에 한 장 한 장 넘겼더니 순식간에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베스트셀러 <신경 쓰지 않는 연습>, <모으지 않는 연습> 등을 쓴 나토리 호겐의 신간인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머리를 무겁게 만드는 인간관계의 고민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인간관계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인간관계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 남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다, 잘 보이고 싶다,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같은 생각이나 고정관념이 많은 사람일수록 사람에게 크게 기대하고 크게 실망한다.


남이 나를 어떻게 여길지 신경 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남들 눈에 이상해 보이지 않기'보다 더 적극적인 목표를 정해보라고 조언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장점을 찾아보자', '잠들 때 좋은 하루였다고 돌아보게끔 오늘을 보내자', '하루 세 가지 기쁜 일을 하자', '남들과 편하게 어울리자' 등등 스스로 달성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는 목표를 세워서 실천하다 보면 남들 눈에 이상해 보이지 않기 위한 노력을 점점 덜하게 될 것이다.


싫은 사람 때문에 힘들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저자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는 불교 용어를 떠올리라고 충고한다. 제행무상은 '모든 것은 변하고 같은 상태가 지속되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곧잘 '그 사람은 이런 사람', '나는 저런 사람'이라는 식으로 단정하지만, 그 사람도 나도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 그러니 지금 싫은 사람도 언젠가는 좋은 사람이 될지 모르고, 지금 좋은 사람도 나중에는 싫은 사람으로 변할지 모른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눈앞에 있는 인연을 소중히 여기라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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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의 수수께끼 - 도깨비 없이 태어난 세대를 위하여
주강현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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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학자이자 제주대 석좌교수인 주강현의 책. 20여 년 전에 출간되어 큰 사랑을 받았고 작년 5월에 결정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조선의 광대들로 시작해 구들, 금줄과 왼새끼, 남근과 여근, 도깨비, 돌하르방, 똥돼지, 매향, 무당과 신내림, 바위그림, 배꼽, 생명나무, 솟대, 쌍욕과 쑥떡 등 한반도에 전해지는 다양한 민속 문화를 차례차례 소개한다. 이 책을 읽은 건 뜬금없이 도깨비의 유래가 궁금해져서인데, 이 책을 다 읽고 기억나는 건 도깨비의 유래보다도 한국 사회의 뒤틀린 내숭주의와 그릇된 가부장 문화에 대한 저자의 비판이다.


우리 민속 문화 중에는 성적 함의를 지닌 것이 상당히 많다. 조선은 유교 국가였기 때문에 성적 금기가 많고 엄숙한 분위기였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성적으로 상당히 개방적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국가가 일부러 나서서 유교로 다스리려 한 것이다. 마을마다 남아 있는 남근바위와 여근곡, 마을 축제에 남아 있는 성적 제의, 다른 나라말과 달리 우리말에 성기 또는 성행위와 관련된 욕이 유난히 많은 점이 그 증거다. 남편과 사별한 후 다시 혼인하지 않는 여성에게 내리는 열녀문도 실제로는 사별한 여성이 다시 혼인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생겨난 통제책이다.


조선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사회였지만 민간 차원에서는 여성이 우위인 경우도 있었다. 조선 시대에는 생리 중인 여자를 불경하다고 여겨 마을의 외딴 집에 격리시켰다는 말이 있지만, 기우제를 지내도 비가 안 오면 오히려 남자들을 집에 가두고 여자들이 밖으로 내와 생리혈이 묻은 속옷을 흔들며 비를 기원하는 풍습이 있었다. 이는 유교 원리가 지배하는 조선 사회에서도 여성이 지닌 자연적이고 초월적인 힘을 인정했다는 방증이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명물 중 하나인 똥돼지는 사실 제주도만의 문화가 아니다. 돼지에게 똥을 먹여 기르는 풍습은 한반도와 일본 전역에 존재했는데, 내륙부터 조금씩 사라져 현재는 한반도에선 제주도, 일본에선 오키나와에만 이 풍습이 남아 있다. 이 밖에도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우리 문화의 '진짜 모습'이 가득 담겨 있다. 한 번쯤 찬찬히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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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의 수수께끼 - 도깨비 없이 태어난 세대를 위하여
주강현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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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하르방, 남근바위, 여근곡, 무당, 광대 등 다양한 키워드를 통해 우리 조상들의 ‘진짜‘ 모습과 생활을 알아볼 수 있어 좋았다. 조선 시대 하면 엄숙하고 진지했을 것 같은데 의외로 성적 본능이 넘치는 활기찬 사회였다는 게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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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낭만픽션 7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남궁가윤 옮김 / 북스피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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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에도 시대가 배경인 소설을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다.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물을 그때 거의 다 읽었고, 하타케나카 메구미의 소설도 그때 처음 접했다.


<인형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는 하타케나카 메구미의 데뷔 15주년 기념작이다. 때는 에도(지금의 도쿄) 면적 60퍼센트가 불에 탄 '메이레키 대화재(1657년)' 이후. 스미다가와 료고쿠바시 일대의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행수의 딸 '오나츠'는 언니 '오소노'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풀기 위해 아버지를 따라 길을 떠난다. 료고쿠바시 인근에서 활동하는 인형술사 '츠키쿠사'가 데리고 다니는 인형 '오하나'가 모르는 것이 없다는 소문을 듣고, 언니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게 누구인지, 혹시 아버지가 아닌지 묻기 위해서이다.


이 밖에도 츠키쿠사와 오하나가 자신들을 찾아온 손님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에피소드가 네 편 더 실려 있다. 옴니버스 형식이라서 여러 번의 호흡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고, 다양한 계층,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에도 시대의 사회상을 보다 풍성하게 알 수 있다. 추리 소설, 공포 소설보다는 민담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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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라 3 : 도전! 패션 서바이벌 - 제1회 No.1 마시멜로 픽션 대상 수상작 마시멜로 픽션
박에스더 지음, 이경희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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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여자 초등학생, 중학생 101명으로 이루어진 '걸스 심사위원단'이 직접 읽고 선정한 '제1회 No.1 마시멜로 픽션' 대상 수상작에 빛나는 <미카엘라>의 세 번째 이야기. <미카엘라> 1,2권의 배경인 '브링턴 아카데미'를 벗어나 세계적인 패션의 도시 뮈엘보를 무대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빠만 둘인 집에서 자란 미카엘라는 웬만한 남학생들도 이기는 놀라운 운동 신경을 지녔지만 남몰래 패션 잡지를 즐겨 보는 면도 가지고 있다. 절친이 된 신시아의 할머니네 집에서 감사절 연휴를 보내게 된 미카엘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신시아의 할머니가 알고 보니 유명 패션 브랜드 델 피오라의 수석 디자이너이자 회장이라는 것이다. 늘 동경해온 패션계의 명사를 직접 보게 된 미카엘라는 상당히 들뜬 기색이다. 하지만 신시아는 표정이 좋지 않은데, 사연인즉슨 신시아는 어려서부터 할머니의 지도 아래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아 왔고, 할머니로부터 연휴 동안 있을 패션 서바이벌에 참가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이다.


흔히 이런 이야기는 '여자 대 여자'의 구도로 진행되기 쉽지만, <미카엘라> 3권은 신시아가 지로라는 남학생과 대결하는 구도를 취한다. 미카엘라는 할머니의 명예를 걸고 패션 서바이벌에 임하는 신시아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헌신적으로 돕고, 끝내는 사사건건 신시아를 시기하며 괴롭히던 지로에게마저 깨달음을 준다. 그뿐만 아니라 '여성은 여성다워야 한다',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다' 같은 통념에서 벗어나 여자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재능과 매력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여학생들뿐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멋진 시리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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