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의 트리니티 2
아마이치 에소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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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도둑과 의협심 많은 공주가 사랑에 빠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알라딘>과 흡사한 설정 같지만, <왕궁의 트리니티>에 나오는 도둑 루카와 공주 노엘은 서로 사랑에 빠지는 데 그치지 않고 성실한 백성들을 못살게 구는 나쁜 귀족들을 찾아내 벌주는 '궁정 수사관'을 결성해 밤을 틈타 활동한다.


1권의 마지막에서 루카와 노엘, 실번은 어느 백작의 저택에서 수상한 파티가 열린다는 제보를 받고 세 사람 모두 여장한 채로 파티에 잠입한다. 역시나 여자를 밝히기로 소문난 백작은 루카와 노엘, 실번의 아리따운 외모에 홀린 듯한 모습을 보이고, 루카와 노엘, 실번은 백작에게 자리를 옮겨 대화를 나누자는 제안을 받기가 무섭게 백작을 따라간다. 하지만 그것은 백작이 만든 고도의 함정이었고, 세 사람은 미로 같은 백작의 저택에서 뿔뿔이 헤어지는 위기에 처한다.


노엘과 루카, 실번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고 무사히 왕궁으로 들어온 지 얼마 후, 어린 시절 부모들끼리 멋대로 혼인을 약속한 베라피네 왕국의 왕자 제로가 노엘을 찾아온다. 제로는 노엘의 아리따운 외모를 눈으로 확인하고 당장이라도 혼인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노엘은 예전 같으면 부모가 하라는 대로 순순히 따랐겠지만, 루카를 만나고 궁정 수사관으로 활약하는 지금이 만족스러운 노엘은 어쩐지 제로의 청을 받아들일 마음이 들지 않는다. 루카 역시 이대로 노엘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다짜고짜 왕궁으로 쳐들어오는데...!


1권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작화와 시원시원한 이야기 전개가 마음에 쏙 드는 만화다. 3권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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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E 헬로 2
미나미 토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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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심부름센터 일을 돕는 여자 고등학생 리리코의 두근두근한 일상을 그린 미나미 토코의 만화 <ReRe 헬로> 제2권을 읽었다.


지난 1권에서 리리코는 입원한 아버지를 대신해 심부름센터에 일을 의뢰한 사람의 집으로 찾아갔다가 가족과 싸우고 혼자서 살고 있는 남자 고등학생 미나토를 알게 되었다. 부잣집 아들 아니랄까 봐 살림 능력 제로인 미나토는 리리코의 살림 솜씨가 프로 수준임을 알고 리리코에게 매일 와서 식사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마침 아버지가 입원하는 바람에 생활비가 떨어져 걱정하던 리리코는 웬만한 아르바이트 시급보다 훨씬 큰돈을 주겠다는 미나토의 제안을 덥석 받아들이고, 그렇게 두 사람은 매일 얼굴을 보는 사이가 된다.


처음에는 그저 돈이 목적이었지만, 미나토의 집을 드나들면서 리리코는 미나토가 첫인상과 달리 착하고 순수한 아이라는 걸 알게 된다. 리리코가 짝사랑하던 오빠한테 실연당하고 슬퍼할 때 미나토가 꼭 안아주고 위로해준 것이 계기다. 미나토 역시 리리코가 겉보기에는 밝고 씩씩한 아이 같지만 속으로는 고민도 많이 하고 남들한테 약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런 두 사람에게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면서 둘은 헤어질 위기에 처한다.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위기를 극복한 후에는 얼마나 더 가까워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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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9
오쿠보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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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여성은 화가가 될 수 없다는 편견과 맞서 싸우는 아르테의 성장과 활약을 그린 만화 <아르테> 제9권을 읽었다.


베네치아의 유명한 부자 중 한 사람인 우베르티노의 저택으로 심부름을 간 아르테는, 우베르티노가 일하는 집무실에 있는 그림 한 점을 보고 의문을 품는다. 저택의 다른 객실에는 수많은 미술품이 장식되어 있는 반면, 우베르티노가 일하는 집무실에는 그저 '부자와 라자로'라는 그림 한 점이 걸려 있을 뿐이다. '부자와 라자로'는 부자와 라자로라는 거지가 대비를 이루며 그려져 있는 단순한 그림이다. 아르테는 우베르티노에게 건네받은 편지를 스승인 레오 씨에게 전달하고, 그날부로 레오 씨는 정신없이 작업에 몰두한다. 대체 우베르티노의 편지 내용은 무엇일까.


9권에선 아르테의 좋은 친구들인 다차와 안젤로의 이야기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삯바느질 일을 하는 다차는 아르테에게 주산을 배운지 오래다. 마침 납품하러 간 공방의 계산 담당이 자리를 비워 소동이 일어난 것을 보고 다차는 자신이 계산을 할 수 있다고 자원한다. 공방의 남자들은 '여자가 어떻게 계산을 해', '여자는 믿을 수 없다'라며 다차의 능력을 의심하지만, 워낙 급한 상황이라서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는 심정으로 다차에게 계산을 맡긴다. 하지만 그 다음날, 다차를 좌절하게 만드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이때 안젤로가 나타나 다차에게 힘이 되어준다.


아르테가 처음 집을 나와 공방에 취직하려 했을 때에도 남자들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여자가 어떻게 그림을 그려', '여자는 믿고 일을 맡길 수 없다' 같은 말이 아르테에게 쏟아졌다. 하지만 아르테는 그 모든 편견과 차별을 이겨 내고 어엿한 초상화 장인으로 커리어를 쌓고 있다. 부디 다차도 지금 겪고 있는 시련을 이겨 내고 자기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여성에 대한 편견 없이 아르테와 다차를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안젤로도 참 좋은 녀석이다.


한편 아르테는 우베르티노에게 로마에서 찾아온 귀빈을 대접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아르테가 피렌체에서 돌아온 후 새롭게 펼쳐지는 이야기라서 앞으로 어떤 전개가 이어질지 궁금하다. 우베르티노와 귀빈 간에 정치적 갈등이 있는 건지, 아니면 개인적인 사연이 있는 건지도 알고 싶다. 어서 10권이 나왔으면!! (1권 읽은 게 어제 일 같은데 벌써 10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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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는 예술 - 우리는 각자의 슬픔에서 자란다 아르테 S 1
강성은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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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경계를 문학에 한정짓지 않고 영화, 음악 등으로 넓힌 점이 좋았습니다. 시인들이 다른 분야의 예술가에 관해 쓴 글이 많아서 새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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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는 예술 - 우리는 각자의 슬픔에서 자란다 아르테 S 1
강성은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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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박연준 시인의 글을 좋아해서, 박연준 시인이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읽게 된 책이다. 박연준 시인을 비롯해 강성은 시인, 백은선 시인, 이영주 시인이 각각 네 명 또는 다섯 명의 여성 예술가에 관해 쓴 글을 모아 엮었다.


시인들이 호명한 여성 예술가는 아고타 크리스토프, 엘리나 파전, 다이앤 아버스, 마릴린 먼로, 프랑수아즈 사강, 버지니아 울프, 이사도라 덩컨, 실비아 플라스, 마리 로랑생, 제인 캠피언, 수전 손택 등이다. 의외였던 이름도 있다. 레이디 가가, 나탈리 포트만, 마돈나 등이다. 전부터 좋아한 가수 또는 배우인 데다가, 기자나 평론가가 아닌 시인의 눈으로 이들에 관해 쓴 글은 읽어본 적이 없어서 신선했다. 예술의 경계를 문학만으로 한정 짓지 않고 음악, 영화 등으로 넓힌 점도 좋았다.


한국의 여성 예술가로는 김혜순, 김민정, 이원, 이연주가 호명되었다. 이 중에 박연준 시인이 김민정 시인에 관해 쓴 글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평소 친분이 있는 문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두 사람은, 우연히 길에 고양이 한 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놀란 마음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던 박연준 시인과 달리, 김민정 시인은 너무나 침착하고 의연하게 고양이 시체를 손수건으로 잘 싸서 염을 하고, 가는 길이 편안하기를 빌어줬다. 그 모습을 떠올리며 박연준 시인은 이렇게 썼다. "사랑이 없으면 죽음은 공포와 슬픔의 일일뿐이에요. 슬프지만 선뜻 마주 보기 힘들고, 가능하다면 피하고 싶은 일이요. 한데 언니 안에는 사랑이 가득했어요. 그 밤, 생각했지요. 이 사람은 진짜 시인이라고." (117-8)


이 책에 나온 여성 예술가 중 일부는 생전에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감히 여성이 예술을 한다는 이유로 말도 안 되는 억압과 차별을 당했다. 그중에는 그 누구의 송별도 받지 못한 채 쓸쓸히 세상을 등진 이도 있다. 그런 이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일, 그런 이들의 작품을 발굴하고 전수하는 일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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