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을 읽다 - 고전을 원전으로 읽기 위한 첫걸음 유유 고전강의 1
양자오 지음, 류방승 옮김 / 유유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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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한번도 제대로 읽어본 적 없고, 읽을 엄두도 못냈는데, 이 책이 입문하는 데 도움이 되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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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글쓰기의 모든 것 - 이메일, 기획서, 소셜 미디어까지 문서작성의 49가지 법칙
내털리 커내버 & 클레어 메이로위츠 지음, 박정준 옮김 / 다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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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회사업무를 좀 더 스마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글쓰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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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하나로 세상을 희롱한 조선의 책 읽어주는 남자
이화경 지음 / 뿔(웅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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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임금은 눈썹 끝에 맺히는 번뇌와, 가슴에 깃든 정감과 슬픔을 토로한 선생의 글을 그토록 싫어하신단 말인가? 임금은 그저 백성들 배곯지 않게, 오랑캐에게서 나라를 빼앗기지 않게, 조정이 붕당으로 난리법석이 되지 않게, 그렇게 큰 하늘로 살면 되는 존재가 아니던가? 김흑은 도대체 그깟 멱물 몇 점 튄 글을 가지고 예민하게 구는 임금의 신경질을 이해할 수 없었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좋아해서 좀 썼다기로서니 뭐가 그리 문제라고 임금이 체통없이 야단법석이란 말인가. (중략) 임금의 뜻을 따르면 마음에도 없는 가짜 글을 써야만 하는 저주를 받는 셈이고, 임금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변방의 누추한 점사나 떠돌다 생을 마치는 저주를 받게 되는 셈인 운명. 쉽게 화해할 수 없는 글쟁이의 운명이 선생의 운명이었을 것이다. 어떻게 이 운명을 뚫고 나갈 것인가를 고민했을 것이다. 가짜 글을 쓰고 자신을 죽일 것인가, 쓰고 싶은 글을 쓰다 죽을 것인가. 어떻게 하든 선생의 절반을 죽이는 짓이었으리라. (p.140)

  

 

소설가 이화경의 2010년 작 <꾼>을 읽었다. 이화경은 삶을 뜨겁게 살다간 여성 작가들을 주로 소개한 <버지니아 울프와 밤을 새다>라는 제목의 에세이집을 통해 알게 된 작가로, 이 소설에서도 작가의 문학과 이야기, 그리고 그것을 업으로 살아가는 작가와 이야기꾼에 대한 관심과 애정,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소설은 조선의 이야기 왕이 되고자 했던 전기수 김흑, 이야기를 싫어하다 못해 문체반정으로까지 엄금했던 정조, 문필가로서의 자존심과 임금에 대한 충성 사이에서 고뇌하는 선비 이결을 중심으로 이어진다. 전기수는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책 읽어주는 남자, 이야기꾼, 나레이터 같은 직업인데, 김흑은 원래 성균관 유생들의 시중을 들던 종이었다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종살이를 그만두게 되고, 도성 내의 아녀자들을 매혹시키는 이야기꾼으로 이름을 날린다. 한편 당시 왕이었던 정조는 관료와 선비들의 문체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문체반정을 시행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마저 패관소품으로 규정되어 불에 타 없어질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천민 출신의 김흑과 대왕 정조. 둘 사이를 잇는 사람이 바로 선비 이결이다. 이결은 김흑이 성균관에서 종살이할 때 모시던 선비로, 성품은 온화하다 못해 유약한 면도 없지 않지만 자신이 쓰는 글에 대한 자긍심만은 높았다. 정조는 이결의 글을 못마땅하게 여겼고, 신하로서 왕인 자신의 말을 따라 전통적인 문체로 글을 쓸 것을 강요했다. 왕의 말을 따를 것인지를 두고 고뇌하는 이결, 곁에서 그를 보다못해 이야기꾼으로 나선 김흑, 그리고 개인적인 아픔을 뒤로 하고 혹독하게 문체반정을 한 정조 - 이 세 사람의 삼각구도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쉬운 점은 뒤로 갈수록 '이야기'라는 원래의 주제보다도 김흑과 유리라는 여인의 사랑 이야기가 중심이 되면서 흔한 애정소설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김흑, 이결, 정조 - 세 사람의 복잡한 관계와 치열한 대립 구도가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고 볼거리였는데, 김흑이 유리를 만나고 난 뒤로는 세 사람이 좀처럼 치닫지 않고 둘의 사랑 이야기만 나와서 이야기가 갈피를 잃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정조의 문체반정을 도운 신하인 유리의 아버지로 인해 두 사람의 사랑이 안타깝게 끝난다는 점은 정조가 대표하는 권력과 김흑이 대표하는 이야기의 대결이 어떻게 승부가 나는지를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지만, 소설에 담긴 여러 개의 매혹적인 작은 이야기들이 후반부의 사랑 이야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꽃핀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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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자본주의 - 자본은 감정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에바 일루즈 지음, 김정아 옮김 / 돌베개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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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자본주의와 만나 어떤 영향을 끼쳤고, 심리학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각도로 분석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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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자본주의 - 자본은 감정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에바 일루즈 지음, 김정아 옮김 / 돌베개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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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대에는 진짜 자아를 찾고 표현하는 것이 별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자아가 어떤 존재인가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자기소개는 믿을 만한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도 있는 일이었다. 반면에 새로운 심리학의 구상 속에서 진짜 자아는 자기 자신에게 불투명한 존재가 되었고, 이로써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제기했다." (p.63) 

   

응답자 : 음- 나는 질투심이 있습니다. 질투심이 아주 강합니다. 질투심이 어디에서 유래하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다른 여자때문에 어머니 곁을 떠났고, 나는 어머니와 살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어머니는 계속 나한테 남자를 믿으면 안 된다고 했었어요. 내 질투심의 원천이 바로 여기에요. (중략) 래리와 나는 둘 다 자의식이 아주 강한 부류예요. 우리 둘 다 정신분석학과 치료학에 관심이 아주 많고요. 그래서 우리는 그 일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하고 분석도 했어요. 그러니까 조치라고 하면, 그때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 그때 일을 이해한 것, 래리한테 나를 사랑한다는 말과 다른 여자 때문에 나를 버리는 일은 없다는 말을 계속 들은 것 정도예요. 내가 생각하기로는 우리가 서로의 감정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감정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덕분에 그때 일을 이겨낸 것 같아요. (pp.135-6)

 

 

프랑스 출신의 커뮤니케이션학자 에바 일루즈의 <감정 자본주의>를 읽었다. 제목만 보아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감정이 어떻게 자본화되는지를 다룬, 경제학 또는 심리학, 사회학 계열의 책일 줄 알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철학, 커뮤니케이션학, 언어학적인 내용이 많았다. 먼저 저자는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심리학이 어떻게 자본주의와 연결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원래 인간의 감정은 학문의 연구 대상이 아니었다. 인간의 불투명하고 복잡한 감정을 연구하는 심리학은 미국의 자본주의와 결합하면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다. '호손 실험'을 비롯해 직장내 문화와 인간관계를 연구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알아내는 데에도 기여했고, 데일 카네기의 저서를 비롯한 자기계발서, 실용서 열풍에도 한몫했다. 오프라 윈프리쇼를 비롯한 TV 토크쇼의 높은 인기, 유명인의 자서전 출간 열풍에도 영향을 끼쳤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심리학은 '생산성 언어 및 자아 상품화와 결탁함으로써' 크게 기여했으며(p.203), 여기에는 긍정적인 영향만큼이나 부정적인 영향도 컸다. 

 

 

그렇다면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어떨까? 저자는 교육 수준이 다른 두 사람의 인터뷰를 예로 들며 개인의 삶에 심리학이 어떻게 유익하게 작용하는지를 설명한다. 박사 출신의 이 여성은 남편 역시 철학 교수로 부부 모두 교육 수준이 높고 심리학에 대한 지식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정신적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심리학이라는 툴(tool)을 이용해 자기의 감정을 이해하고 심리학적 언어로 표현하며 상대방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 일을 반복해왔다. 저자는 이 부부에게 치료언어와 감정지능은 실질적인 문화자원이며, 감정능력 역시 사회자본, 또는 신분상승으로 전환될 수 있는 자본의 한 형태이자 평범한 중간계급 성원들이 사적 영역에서 평범한 행복을 얻도록 해주는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반대로 교육 수준이 낮은 노동계급의 남성은 얼마전 아내가 집을 나간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며, 아내가 떠나간 이유를 기억하지도, 제대로된 언어로 설명하지도 못한다. (pp.135-8) 

 

 

이 분석은 교육 수준의 차이, 그 중에서도 심리학에 대한 이해와 지식의 차이가 개인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제는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심리학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바탕으로 삶의 질을 꾸준히 높여갈 수 있는 것과 달리,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심리학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여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고, 그런 발상조차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미 경영과 문화 등 대부분의 산업 분야에서는 개인의 심리를 조종하고 조작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마련해두었으며, 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일수록 여기에 포섭되고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에서의 인간관계와 온라인 데이트 문화 등에 대한 분석도 담겨 있다. 얇은 책이지만 생각해 볼만한 문제들이 다수 제기되어 있고, 학문적으로도 하나의 학문에만 구애받지 않고 여러 학문의 내용을 통합적으로 제시한 점이 색달랐다.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관심 있는 주제라면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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