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끄기의 기술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 갤리온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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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존중감을 제대로 측정하려면 긍정적 경험을 어떻게 느끼는지가 아니라, 부정적 경험을 어떻게 느끼는지를 봐야 한다. 지미 같은 사람은 뭔가를 시도할 때마다 자신이 성공했다고 상상함으로써 문제를 외면한다. 자신에게 얼마나 만족하든, 이런 사람들은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할 힘이 없는 나약한 자들이다. (69쪽) 


저자는 오랫동안 '최고가 아니면 최악'이라는 생각에 시달렸다. 자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므로 주변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라도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여겼고, 자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기에 조금이라도 일이 잘 안 풀리면 자포자기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자는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삶과 죽음이 너무나 가까이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때를 경계로 저자는 크게 변했다. 그때까지 저자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옴짝달싹 못했다. 성공을 자신하면서도 실패가 두려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친구가 죽고 나서 저자는 처음으로 진지하게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50일 동안 논픽션 50권을 읽었고, 미국 동부의 명문 대학교에 편입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갑자기 죽을지 모르는데 남의 신경을 쓰느라 아무것도 못 한다는 건 정말이지 바보 같은 짓이라는 걸 깨달은 덕분이다. 


저자는 삶은 아름답고, 누구나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식의 긍정적인 가르침을 결코 믿지 않는다. 차라리 삶은 엉망진창이고,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가 찾아오는 건 아니며, 간절히 원해도 안 되는 것이 많다는 걸 일찍 깨달을수록 사는 게 훨씬 편해진다고 조언한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라는 것은 아니다. 성공에 대한 기대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이런저런 생각 하지 말고 '그냥 하라'는 것이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저자는 살면서 겪게 되는 모든 일을 '100퍼센트 내 책임'으로 받아들이라고 충고한다. 여기서 책임은 잘못의 동의어가 아니다. 부모가 나를 학대한 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 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학대한 부모를 원망하느라 내 인생을 소모하는 건 내 책임이다. 따돌린 아이들에게 복수한다고 내 인생을 망치는 건 내 책임이다. 저자는 자신을 방치하고 급기야 이혼한 부모를 오랫동안 원망했지만, 부모에 대한 관심을 끄고 원망을 잊은 순간 새 인생이 찾아왔다고 말한다. 과거를 곱씹으며 보내기에 주어진 인생은 너무나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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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돈 관리 - 초보 혼족의 슬기로운 경제생활
공아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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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살림법>의 저자인 트위터리안 '세송'의 책. <1인 가구 살림법>이 혼자 사는 사람을 위한 살림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 <1인 가구 돈관리>는 혼자 벌어 혼자만 책임지면 되는 사람을 위한 돈 관리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재테크보다는 현명한 소비, 절약 팁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1인 가구 돈 관리의 핵심은 '지출 관리'이다. 월급쟁이든 자영업자든 프리랜서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수입에 대한 통제력은 없다. 노력해서 늘릴 수 있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기는 하지만, 보통 타인들이 나의 수입을 결정한다. 반대로 지출은 내가 통제할 수 있다. 방세, 식비, 공과금 등의 고정지출은 통제하기 어렵지만, 이외의 지출 영역은 내가 통제할 수 있다. 저자는 무조건 참고 아끼지 말고, 사고 싶은 것은 사고 하고 싶은 일은 하는 대신, 돈이 자잘하게 새는 구멍을 최대한 막으라고 조언한다. 은행 수수료, SMS 서비스, 소액 결제 등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무분별한 소비 습관을 바로잡는 꿀팁으로 '하루에 한 번 소비 충동 참아내기'를 제안한다. 커피를 사 먹을 때 습관적으로 같이 사는 쿠키를 사지 않고 넘어간다든가, 담배 사러 들어간 편의점에서 괜히 사던 간식을 접는다든가, 구경 삼아 들어간 화장품 가게에서 충동적으로 립스틱을 사지 않고 넘어간다든가... 이런 식으로 자잘하게 돈 쓸 만한 상황을 꾹 참고 넘어가는 연습을 하다 보면 무분별한 소비 습관이 어느 정도 잡힌다. 이게 힘들면 돈가스 정식 대신 돈가스 단품 먹기, 커피 사이즈를 큰 것에서 작은 걸로 바꿔 주문하기 등으로 단계를 낮추는 것도 괜찮다. 


생필품을 구입할 때는 '업소용' 또는 '대용량'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샴푸, 린스, 세제 등을 구입하면 단위당 단가가 어마어마하게 낮아진다. 상추나 허브 등 간단한 채소는 직접 길러 먹으면 식비도 조금 줄이고 생물을 기르는 데서 오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반 년 또는 1년에 한 번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을 모두 정리하고 처분할 것은 처분한다. 중고로 팔고 번 돈은 바로 쓰지 말고 통장에 넣어두었다가 경조사비 지출에 쓴다. 운동을 하고 싶으면 헬스클럽 회원권부터 끊지 말고 유튜브에서 관심 있는 운동 동영상을 보면서 따라 한다. 절약 비법, 할인 공유 게시글이 정기적으로 올라오는 사이트, 카페, 블로그 등을 구독한다. 이 밖에도 소소하지만 유익한 팁이 정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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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돼가? 무엇이든 -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이경미 첫 번째 에세이
이경미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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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를 만든 영화감독 이경미의 첫 번째 에세이집이다. 저자가 연재하는 채널예스 칼럼이 좋아서 책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기대했는데 읽어보니 역시 좋다(꿀잼이다). 


연극배우가 되고 싶었던 저자는 성우인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 연극영화과에 진학하지 못했다. 졸업할 때 하필 외환위기가 터져서 취업을 못할 뻔하다가 겨우 한 회사에 취업했는데, 그 회사가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왓 더 헬'이라서 다니는 동안 내내 과중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와 상사의 성희롱 등에 시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과 장난삼아 영화 학교에 원서를 냈는데 그게 덜컥 붙었고,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감독이 되었고, 짝사랑하던 남자가 하필이면 내 친구와 바람난 게 속상해서, 집주인이 갑자기 전세금을 올려서 등등의 이유로 시나리오를 쓰고 보니 감독작이 두 편이나 생겼다. 계획대로 된 건 1도 없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이 정도면 너무 괜찮은 인생 아닌지. 


저자의 인생에서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잘 된 일 중 최고는 역시 결혼인 것 같다. 영화 <비밀은 없다>가 흥행에서 참패한 후 집에만 처박혀 있다가 임필성 감독의 손에 이끌려 간 파티에서 만난 사람이 지금의 남편이다. 스스로를 '백인 포비아'라고 칭할 만큼 백인을 무서워했던 저자가 백인인 현재의 남편에게 반한 건, 그가 자신의 영화 <비밀은 없다>를 무지하게 좋아하는 팬이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3백만 명을 잃고 한 명을 었었다.'라고 말하는 저자. 너무 멋있고 너무 부럽다. 남편 '권필수' 님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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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여행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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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보다 약간 큰 정도의 책 크기가 아담하고 귀엽다. 책의 내용도 소소하면서 정겹다. 결코 넉넉하다고 할 수 없는 형편이었지만 자식들에게 음식만큼은 최고급으로 먹였던 부모님, 호텔에서 기르는 거북이인 줄 모르고 바다에 돌려보내자며 저자와 둘이서 무거운 바다거북을 들어 올리려고 했던 일곱 살 위의 언니, 아이스티 타는 솜씨가 일품이었던 아주머니, 점원들에게 맛있는 소바를 사주었던 점장님 등 저자에게 좋은 영향을 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져 나까지 마음이 훈훈해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학창 시절 단짝 친구였던 사쿠마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와 사쿠마에게는 각각 짝사랑하는 남학생이 있었고, 두 사람은 만날 때마다 자신들이 짝사랑하는 남학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지금은 서로가 짝사랑했던 남학생들의 얼굴이 어땠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사쿠마와 함께 들떠서 이야기를 나눴던 그 시간만큼은 분명히 기억한다고. 저자와 사쿠마는 서로를 꽉 끌어안으며 '충전'하는 습관 내지는 의식 같은 걸 종종 했는데, 그때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 아직도 종종 생각난다고 한다. 


여기까지 쓰고 나서 보니 여행 에세이인데 여행에 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여행에 관한 이야기도 (물론!) 있다. 처음엔 썼지만 일본으로 돌아온 지금도 자꾸만 생각나는 남미 마테차의 맛, 노곤한 몸을 풀어주었던 이탈리아 토스카나 온천 마을, 인도에서 산 베네통 티셔츠에 관한 추억, 언니가 오랫동안 즐겨 신었던 파란색 비치 샌들 등... 12년간 함께 산 강아지와 마지막 산책을 한 이야기가 정말 슬프다. 사랑도 많고 추억도 많은 저자라서 그렇게 아름답고 따뜻한 소설을 쓰나 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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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습관
최장순 지음 / 홍익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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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CCI, 인천공항, 삼성전자, LG전자, 서울시 등 국내외 유수의 브랜드 전략을 담당한 최장순의 책. 스스로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고 칭하는 저자는 기획의 원천이 되는 '크리에이티브 인사이트'를 어디서 어떻게 발견하고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 이 책에서 자세히 알려준다. 


세일즈를 하려면 남자보다 여자를 설득해야 한다. 저자는 모 자동차 회사의 SUV 차량의 브랜드 전략과 브랜드 네임, 세일즈 아이디어를 기획할 때 이를 잘 활용했다. SUV는 남자들의 장난감, 남자들의 로망이지만, 가정에서 구매권을 쥐고 있는 건 남편이 아니라 아내인 경우가 많으므로 아내의 욕망을 공략해야 한다. 저자는 타깃으로 선정한 고객군의 라이프스타일을 조사한 결과 여성들이 스토케(Stokke)라는 고급 유모차를 선호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세일즈를 할 때 '트렁크가 넓습니다'라고 말하지 말고 '이 차에는 스토케가 들어갑니다'라고 말하라고 제안했고, 그 덕분인지 이 차는 출시한 지 4개월 만에 1년 양산 목표의 두 배 가까이 판매되었다. 


아무리 열심히 여성의 마음을 간파한 세일즈 아이디어를 제안해도 조직의 의사결정권이 남성에게 있으면 소용이 없다. 저자는 한 온라인 티켓 판매 회사를 컨설팅 할 때 고객들이 SNS에 올린 사진과 해시태그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고객 대부분이 여성이며, 공연을 보고 나서 티켓 사진을 SNS에 올릴 때 네일 아트를 받은 예쁜 손을 같이 보여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따라 저자는 VIP 회원에게 네일아트 서비스를 제공하자고 제안했는데, 불행히도 이 조직의 의사결정권은 50대 남성에게 있었고 결국 다른 아이디어가 채택되었다. 조직의 의사결정권자가 여성이었다면 저자의 아이디어를 채택해 대박 쳤을 텐데. 내가 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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