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의 하극상 제1부 책이 없으면 만들면 돼! 5
카즈키 미야 원작, 시이나 유우 외 그림, 강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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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키 미야의 인기 라이트 노벨을 만화화한 <책벌레의 하극상 - 제1부 책이 없으면 만들면 돼!> 제5권이 출간되었다. 주인공 마인은 겉보기엔 서민 계급의 평범한 여자아이 같지만, 실은 현대에 태어나 대학을 다니다 사고를 당해 중세에서 환생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책을 몹시 좋아하는 여대생이었던 마인은 전생의 기억을 이용해 책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하지만, 마인이 환생한 곳에선 책을 만들 재료는커녕 글씨를 쓸 도구조차 구하기 어렵다. 마인은 현대의 기술을 응용해 간이 린샴(린스+샴푸), 머리 장식 등을 만드는 데 성공하고, 이것이 유명 상인과 지체 높은 귀족에 눈에 띄어 본격적으로 장사에 뛰어들게 된다. 마인은 열심히 돈을 벌어 책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구할 생각인데, 과연 마인은 그토록 원하는 책 만들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마인과 마찬가지로 책을 몹시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마인의 용기가 가상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멋져 보인다. 





마인은 루츠와 함께 매매를 위해 상업 길드에 등록을 하러 갔다가 길드장의 눈에 띄어 길드장의 손녀를 위해 머리 장식을 만들게 된다. 길드장의 손녀를 직접 만나고 싶다는 마인의 요청에 따라 마인과 루츠는 길드장의 손녀 프리다를 만나게 된다. 프리다는 마인과 달리 신분이 높은데도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마인과 마찬가지로 돈을 엄청 좋아하는 영리한 소녀다. 마인은 프리다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프리다 역시 '신식'의 열에 시달린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대체 신식의 열이란 무엇일까. 프리다도 마인처럼 미래로부터 온 소녀인 걸까. 마인은 아직 그런 의심은 하지 않고, 얼른 돈을 많이 벌어서 프리다와 같은 병을 고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마인만 신식의 열에 시달리는 줄 알았는데 프리다도 신식의 열을 앓은 적이 있다니 신기하고 놀랍다. 하루빨리 돈을 벌어 책을 모으기 위해 장사할 아이템을 구상하고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 궁리를 하는 마인과 루츠의 모습도 귀엽다. 책 만들기는 물론 장사와 상업에 대해서도 - 기초적인 지식이나마 - 배울 수 있는 좋은 만화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이 만화의 재미를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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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야식연구소
무라타 유스케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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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실드 21>, <원펀맨>의 작화가 무라타 유스케가 그린 본격 야식 코믹 <만화가 미식연구소>가 출간되었다. 만화가는 야식으로 뭘 먹는지, 어떻게 만들어 먹는지 궁금해 읽기 시작했다가 의외로 감동적인 에피소드가 많아서 도중에 눈물을 짓기도 했다. 2권, 3권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나온다면 무조건 읽고 싶다. 


저자는 데뷔하기 전부터 프로가 된 지금까지 꾸준히 직접 야식을 만들어 먹고 있다. 가난한 시절에는 가장 싸다는 이유로 직접 만들어 먹었지만, 프로가 된 지금은 주로 시간 관계상 직접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다(사러 갈 시간도 없고, 배달도 안 되고...). 야식 메뉴는 필연적으로 누구나 쉽게 금방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만두피로 만드는 한입 피자, 1분이면 만드는 고기 우동, 통째로 썰은 참외, 초간단 닭고기 죽, 냉동실에 남아도는 찹쌀떡을 넣어 만드는 찹쌀떡장국 등 맛도 좋고 포만감도 들고 영양가도 높은 음식들이다. 더욱 대단한 건, 이 모든 음식을 아내나 조수에게 시키지 않고 저자가 직접 만들어 먹는다는 것이다. 저자 정도의 나이와 연륜이면 직접 요리를 하지 않고 주변 사람에게 시킬 법도 한데, 저자가 직접 하는 걸 보면 요리하는 걸 무척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다(요리하는 걸 좋아하고 만화까지 잘 그리는 남자, 정말 좋다...!). 





그저 만화가 좋아서 만화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소년이 프로 만화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도 조금씩 소개되는데, 이 이야기가 무척이나 눈물겹다. 성격은 괴팍하지만 손자한테만은 너그러웠던 외할머니 이야기도 좋았고, 동생이 그린 만화를 언제나 즐겁게 읽어주고 실컷 웃어주었던 형의 이야기도 좋았다. 투고는 하지만 좀처럼 데뷔는 하지 못하고 있던 시절에, 그래도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내고 있지는 않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매일 그린 그림을 벽에다 붙였다는 (그러다 일층에 사는 아주머니에게 이상한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았다는) 에피소드도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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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는 고양이다 3
오시마 유미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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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이한 일본의 인기 만화가 오시마 유미코의 <구구는 고양이다> 제3권이 출간되었다. <구구는 고양이다>는 몇 해 전 고이즈미 교코 주연의 영화로 보고 홀딱 반했는데 원작 만화로 접하니 더욱 감동적이다. 비혼 여성인 저자가 여러 마리의 고양이들을 키우며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이 더없이 정겹고 사랑스럽다. 


13년 넘게 함께 생활한 고양이 사바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 그리움과 외로움에 시달리던 저자는 어느 날 운명처럼 구구를 만난다. 구구와 즐거운 나날을 보내는 시간도 잠시. 얼마 후 저자는 암 선고를 받고 투병 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때도 저자는 자신의 몸보다 구구를 비롯한 고양이들의 안위를 더욱 걱정한다. 마침내 투병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저자는 공원에 버려져 있던 고양이 타마를 주워 집으로 들이는데, 타마의 몸은 병으로 인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태다. 타마를 가엾게 여긴 저자는 밀린 원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타마의 병을 고치는 일에 온 힘을 쏟는다. 저자의 정성이 통했는지, 타마의 병은 기적적인 속도로 낫고 타마는 다른 고양이들과도 잘 어울리게 된다. 





저자는 이 기세를 타고(?) 집 주변의 주인 없는 고양이들을 데려다가 치료도 해주고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기도 하는데, 스스로 원해서 입양을 보내는 것인데도 정든 고양이가 한 마리씩 집을 떠날 때마다 몹시 서운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저자에게서 고양이를 데려간 사람들이 하나같이 친절하고 자상하다는 것. 저자가 얼마나 서운해할지 아는 듯, 고양이의 상태나 경과를 일일이 적어서 저자에게 보고하는 사람들이라면 고양이를 믿고 맡겨도 좋을 것이다. 


마침내 저자는 비좁은 아파트를 떠나 정원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간다. 집을 팔고 사고, 대출을 받고, 이사를 하는 과정은 어렵고 힘들었지만, 전보다 넓어진 집에서 마음 편히 생활하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보니 저자도 마음이 좋고 나도 마음이 좋다. 미야자와 리에 주연의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는데 그것도 한 번 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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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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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가 2012년에 발표한 장편 소설이다. <검은 꽃>, <퀴즈쇼>를 잇는 '고아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공교롭게도 세 작품 모두 읽었고 세 작품 모두 좋았다. 세 작품의 주제나 내용, 분위기가 저마다 달라도 너무 달라서, 같은 작가가 썼다는 것 외에 공통점이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주인공이 고아라는 공통점이 있을 줄이야.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고아는 제이와 동규다. 고속 터미널 화장실에서 태어나 매점 아주머니에게 거두어진 제이는 빈민촌과 고아원, 길거리를 전전하다 나름의 깨달음을 얻고 한 무리의 리더로 거듭난다. 제이의 친구 동규는 자신을 원하지 않았고 탐탁하게 여기지도 않는 부모 슬하에서 자라다가 스스로 고아가 되는 길을 택한다. 동규는 제이와 자신이 강력하게 결합되어 있는 사이라고 여기지만, 동규의 생각과 다르게 제이는 점점 더 초월적이고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간다. 동규는 그런 제이를 지켜보는 마음이 자랑스러우면서도 불안하고 초조하다. 


작가는 한국 사회 안에 엄연히 존재하지만 존재 자체를 인정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지독할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한다. 가정과 학교에서 거두어지지 못하고 자기들끼리 거리 위에서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아이들의 모습, 여자아이들은 몸을 팔아 돈을 벌고 남자아이들은 그 돈을 갈취해 생활하는 광경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다. 거리의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바른길로 인도할 책임이 있는 경찰이 오히려 그 아이들을 이용해 업무 실적을 올리고 자신의 욕구까지 해결하는 모습 또한 충격적이다. 


한국 사회의 사각지대를 고발하는 현실 참여적 소설로도 읽히지만, 나는 어쩐지 이 소설이 종교, 그중에서도 기독교의 서사로 읽힌다. 십 대 미혼모의 몸에서 태어난 제이는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난 예수 같고, 제이를 따르다 끝내 배신하는 동규는 예수를 배신한 가롯 유다 같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을 전전하다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 말 그대로 승천(昇天) 하는 제이의 모습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음에도 삼 일 만에 부활한 예수 같고, 스스로 열반한 싯다르타 같다. 작가는 가장 낮은 곳에 가장 높은 자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이 곧 지옥이요 고통의 원천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걸까. 결코 가볍지 않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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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이 -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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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이>는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깊이 공감할 만한 소설이다. 소설의 배경은 일산 신도시가 완성되기 직전의 파주. '나'와 송이, 수미, 민웅, 찬겸은 군부대의 총성이 들리는 파주 외곽에서 일산에 있는 고등학교까지 같은 버스를 타고 등하교 하는 동갑내기 친구 사이다. 이들 앞에 외국에서 살다가 파주로 온 주연, 주완 남매가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이 소설에서 힌트를 얻은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한 시절의 풍경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요즘처럼 컴퓨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스마트폰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틈만 나면 친구들과 떼 지어 영화를 보러 다니고 손편지로 있는 이야기 없는 이야기를 나누던 시절. 음악을 듣고 싶은 욕구는 강한데 음반을 살 만큼 용돈이 넉넉하진 않아서, 친구들의 음반을 있는 대로 MD나 MP3에 녹음해 다녔던 시절의 이야기가, 작가보다 두 살 어린 나에게도 무척이나 친근하고 정겹게 느껴졌다. 


한 작가가 쓴 작품을 연이어 읽다 보면 어떤 작품이 더 좋고 어떤 작품이 덜 좋다는 식의 구분이 지어지기 마련인데, 정세랑 작가가 쓴 작품은 그게 안 된다. 이제까지 <피프티 피플>, <보건교사 안은영>, <이만큼 가까이> 이렇게 세 작품을 읽었는데 세 작품이 각자 좋고 전부 좋다. 우정과 사랑, 젊음과 나이 듦, 과거와 현재, 성장과 성숙의 정서가 이 작품 안에 다 담겨 있다. 영화 또는 드라마로 제작되어도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다(예쁘고 잘생긴 하이틴 스타나 아이돌 배우를 캐스팅하면 좋을 듯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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