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는 툭하면 죽는다 1
본노키 이타루 지음, 조경빈 옮김 / 메모리얼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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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애니화 되었으면 하는 만화 랭킹 4위에 빛나는 <흡혈귀는 툭하면 죽는다>를 읽었다. 작품은 물론 작가에 대한 정보도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취향은 아니지만 재미는 있었다.


이야기는 한 남자아이가 흡혈귀의 왕이라 일컬어지는 무시무시한 흡혈귀 '드라루크'의 성으로 끌려가면서 시작된다. 마을 사람들 중 누구도 성에 들어가 아이를 구하려 하지 않을 때, 흡혈귀 사냥꾼 '로널드'가 나타나 아이를 구하겠다며 드라루크의 성으로 향한다. 성에 도착한 로널드는 의기양양하게 성문을 여는데, 그 문에 드라루크가 깔려 죽...으면서 이야기가 끝날 뻔했다가 드라루크가 다시 살아나면서(!!) 이야기도 다시 시작된다.


이후 드라루크는 로널드의 사무소에 눌러앉아 틈만 나면 로널드를 괴롭히는데, 때로는 드라루크의 기지로 사건을 해결하기도 해서 내쫓을 순 없다. 그 사이 드라루크는 인간의 피 대신 우유를 마시거나, 로널드가 집필한 '로널드 전기'를 읽거나, 로널드가 속한 출판사에서 게임 리뷰어로 일하며 흡혈귀의 본분을 잊어간다. 로널드 또한 점점 흡혈귀 사냥꾼이 아니라 원고 마감에 쫓기는 작가의 모습으로 나온다. 이쯤 되면 이 만화가 진지함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코믹 만화라는 걸 다들 눈치챘겠지? ^^


일본에서는 지난 4월 8일에 단행본 제 12권이 발간되었다. 나카무라 히카루의 <세인트 영멘>처럼 독특한 설정을 바탕으로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하는 만화를 찾고 있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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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일주 가이드북 - 대한민국 전국일주 여행 백과사전!, 2019 최신 개정판
유철상 외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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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대한민국 전국일주 한 번 해보고 싶다!' 이런 로망을 가진 여행자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 나왔다. 여행작가 유철상, 김충식, 신지영, 신지혜가 공저한 대한민국 전국일주 여행 백과사전 <전국일주 가이드북>이다.


<전국일주 가이드북>은 여행 전문가 4명이 꼬박 1년 동안 전국 각지를 돌아 자료조사를 하고 직접 여행하며 찾아낸 여행지와 여행 이야기를 꼼꼼하게 기록한 가이드북이다. 이 책은 2016년에 발간된 초판의 개정판으로, 전국의 고속도로와 국도를 따라 전국일주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이 책에 소개된 여행지는 우리나라 대표 여행지들을 중심으로 주변 명소와 코스를 더해 1,200여 곳에 달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자동차를 타고 떠나는 2박 3일 여행을 기준으로 한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 대한 정보는 제외한 이유다. 자동차 여행의 특성상 제주도를 비롯한 섬들도 제외되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여행지를 지역별 또는 테마별로 소개하며, 고속도로별로 코스를 구분한 다음, 볼거리와 체험, 잠자리, 맛집 순으로 정보를 구성했다.


여행 코스는 휴가철마다 붐비는 동해안 7번 국도를 시작으로 인천과 부산을 연결하는 경부고속도로, 인천에서 강릉으로 이어지는 영동고속도로, 2017년 6월에 개통한 서울양양(동서)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다음으로 긴 서해안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순천완주선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파트의 첫 장마다 고속도로 또는 국도의 전체 노선과 구간별 지도와 상세 코스가 알기 쉽게 배치되어 있다.


각 파트에는 구간별로 추천하는 여행 코스와 여행 스폿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다. 추천하는 여행지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부터 오래전 선조들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유적지까지 다양한 지역을 망라한다. 여행 스폿마다 정식 명칭과 연락처, 개/폐장 시간, 요금, 주차요금, 홈페이지 등의 정보가 제시되어 있어 실용적이다.


이 외에도 실제 여행 중에 만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들을 'Travel plus'로 친절하게 안내한다. 여행 코스와 가는 길 외에 맛집, 전망 포인트, 축제 정보, 체험 여행 등 초보 여행자가 놓치기 쉬운 유용한 정보를 보기 쉽게 정리했다. 여기에 보너스 정보로 'More&More'를 추가로 배치해 여행 코스에서 놓치기 쉬운 알짜 여행지도 소개했다. 젊은 여행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최신 맛집과 가성비 좋은 게스트하우스 정보가 포함된 점이 인상적이다.


'이것만 알아도 책값은 벌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알짜 정보도 가득 담겨 있다. 입장료도 없고 주차비도 없는 베스트 공짜 여행지, 저자들이 직접 먹어보고 맛을 평가한 전국 휴게소 베스트 맛집, 계절별로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 꽃놀이, 단풍놀이 강추 여행지, 지역별 축제 정보, 한국관광공사 추천 한국 대표 관광지 100선 등이다.


이 중에 나는 전국 휴게소 베스트 맛집 리스트가 단연 마음에 든다. 횡성휴게소의 횡성한우떡더덕스테이크, 고창고인돌휴게소의 풍천장어탕, 보성녹차휴게소의 꼬막비빔밥 같은 음식들은 지역의 특산품으로 만든 음식이라서 더욱 눈길이 간다. 그저 이 맛있는 음식들을 맛보기 위해 떠나도 좋겠다(아 휴가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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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말들 - 엑소포니, 모어 바깥으로 떠나는 여행
다와다 요코 지음, 유라주 옮김 / 돌베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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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고 잔잔한 문체가 좋습니다. 모국어와 외국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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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말들 - 엑소포니, 모어 바깥으로 떠나는 여행
다와다 요코 지음, 유라주 옮김 / 돌베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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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와다 요코는 일본에서 태어난 일본인이면서 현재는 독일에 살면서 독일어와 일본어로 글을 쓰는 작가다. 이처럼 모어 바깥으로 나간 상태 또는 모어가 아닌 언어로 쓴 문학을 '엑소포니(exophony)'라고 일컫는다. 이 책 <여행하는 말들>은 다와다 요코가 모어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경험한 일들 또는 떠오른 생각들을 써내린 에세이집이다.


과거에는 모어가 아닌 외국어로 말하고 쓰는 것이 슬프고 고통스러운 행위로 여겨졌다.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들이 우리말을 빼앗기고 일본어로 말하고 쓰길 강요받은 것처럼, 모어 대신 다른 언어로 말하고 쓰는 삶은 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 역사적 또는 정치적 배경에 의해 억지로 택하게 된 것으로 흔히들 짐작했다. 이제는 다르다. 지금 시대는 사람들이 이동하는 것이 보통이다. 외국에 살면서 외국어로 소통하는 삶이 별스럽지 않다.


외국에 살지 않아도 외국어를 배우면 여러모로 유용하다. 외국어 공부는 새로운 자기를 만드는 일, 미지의 자기를 발견하는 일이다. 대체로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생각해선 안 되는 일, 입에 내서는 안 되는 일이 모국어로 설정되어 있다. 외국어로 글을 쓰면 모국어로 글을 쓸 때는 금기라고 생각했던 것을 과감하게 쓸 수 있다. 그렇게 계속 글을 쓰다 보면 또 다른 자기가 나올지도 모른다. 작가들이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글을 쓰다가 어린 시절이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거나 과거의 트라우마를 떠올리는 건 이 때문이다.


저자는 엑소포니를 대체로 좋게 보지만 '강요받은 엑소포니'에 대해서는 입장이 다르다. 저자는 2001년 3월 주한 독일문화원의 초청을 받아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열린 한 토론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박완서 작가에게 청중석에 있던 한 학생이 물었다. "영향을 받은 외국 작가는 누구인가요?" 박완서 작가는 도스토옙스키, 발자크를 필두로 유럽 작가 몇 명의 이름을 말했다. 그러자 그 학생은 "일본문학은 전혀 읽지 않으셨나요?"라고 물었다. 박완서 작가의 답은 이러했다. "일본문학이 외국문학이라는 발상은 우리 세대에 없어요. 우리는 젊었을 때 일본어 읽기를 강요받고 한국어 읽기는 허용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도스토옙스키 같은 유럽문학도 전부 일본어 번역으로 읽었습니다."


지금은 한국문학과 일본문학의 경계가 너무나 명확하지만,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문학과 일본문학의 경계는 명확하지 않았다. 아니, 한국문학은 일본문학의 하위 분야로 여겨지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치부되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새삼 우리말과 한국문학이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저자가 강조하는 외국어 공부의 효용 중 하나도 이것이다. 남의 것을 알아야 나의 것이 보이고, 남의 것을 배워야 나의 것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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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는 여자 - 체육관에서 만난 페미니즘
양민영 지음 / 호밀밭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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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후로 '운동하는 여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계기는 두 권의 책이다. 이영미가 쓴 <마녀체력>을 읽고 더 늦기 전에 마라톤, 수영, 자전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김혼비가 쓴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읽고 그동안 감히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 구기 종목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 각. 만.


운동할 생각만 하고 실천은 하지 않는 나와 달리, <운동하는 여자>의 저자 양민영은 수영, 크로스핏, 주짓수 등 다양한 운동을 섭렵한 운동의 고수다. 저자는 지난 1년 동안 운동에 몰입하며 겪은 몸과 마음의 변화, 그리고 운동하는 여성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과 편견에 대해 이 책에 썼다. 이 책은 동네 체육관부터 올림픽 경기장까지 다양한 공간에서 목격되는 '운동하는 여성'을 향한 편견과 배제, 혐오와 차별의 장면을 꼼꼼하게 낱낱이 담고 있다.


여성의 몸은 가만히 있어도 대상화된다. 그런 여성의 몸이 움직이기까지 하면 어떨까? 더욱더 대상화될 것이 자명하다. 대표적인 예가 레깅스다. 레깅스란 몸에 완전히 밀착되도록 착용하는 운동복 하의의 통칭이다. 적당한 압력으로 하의를 감싸면 근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역도 선수들을 비롯한 남자 운동선수들도 레깅스를 즐겨 착용한다. 하지만 성적 대상화가 되는 건 언제나 여자다. 레깅스뿐 아니라 여성이 입는 옷은 대부분 남성들의 성적 판타지를 위해 소비된다. 이쯤 되면 문제는 여성의 옷이 아니라 남성의 눈이라는 걸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운동은 오랫동안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운동하는 여성은 '남자 같다' 혹은 '위협적이다' 같은 말을 들었고, 지금도 과격하고 도전적인 운동은 남성의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명백한 차별이다. 남성이 운동하는 것은 남성성을 추구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 모두가 환영한다. 반면 여성이 운동하는 것은 남성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는 불경한 행위로 간주된다. 또 여성이 아무리 운동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기록을 세워도 그것은 예외적인 일, 여성끼리의 경쟁에서 이긴 것으로 간주된다.


'왜 지금까지 싸움을 배울 생각을 못 했을까?' 저자가 주짓수를 배우면서 든 생각이다. 대부분의 여성은 싸움을 모르고 싸우는 방법을 모른다. 싸움은 여성성의 영역이 아니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 결과 여성들은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는 법을 모르게 되었다. 저자는 페미니즘의 고전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를 읽고 "우리가 싸우는 여성이 되는 것을 막는 가장 커다란 장애물은 비참할 만큼 발달되지 않은 근육이 아니라, 우리 내면에 자리한, 때리는 것에 대한 금기"임을 깨달았다고 썼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강력 범죄 피해자 중 91%가 여성, 성폭력 피해자 중 93.5%가 여성이라는 통계는 그 결과일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나도 걸그룹이나 모델처럼 날씬하고 섹시한 몸을 원했다. 그런 몸과는 거리가 먼 내 몸을 사랑할 수 없었다. 지금은 바람 불면 스러질 듯한 앙상한 몸보다 단단하고 풍채 좋은 몸이 더 좋다. 그런 몸과는 역시 거리가 멀지만, 지금의 내 몸도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좀 더 노력해서 저자처럼 더블언더를 해내고, 물구나무를 선 채로 푸시업을 하고, 클린이나 스내치, 오버헤드 스쾃 같은 동작을 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생전에 가능하겠지?...).


"여성의 몸과 정신을 해방시킬 힘은 결국 억압의 피해자인 여성, 그리고 페미니즘에 있다." 저자는 더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발견하고 잠재된 가능성을 찾는 방법으로 운동을 택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운동하는 여자는 운동하지 않는 여자보다 강하고 자유롭다. 빠르고 똑똑하다. 힘이 세고 민첩하다. 어떤 여자로 살지는 온전히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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