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 지금 파르페나 먹고 있을 거야 - 오늘도 내 기분 망쳐놓은
잼 지음, 부윤아 옮김, 나코시 야스후미 감수 / 살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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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지만 안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게 된다. 인터넷상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얼굴도 모르고 실명도 모르는 타인으로부터 나쁜 말을 듣거나 불쾌한 일을 당해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전에는 아는 사이에서나 생기던 갈등이 모르는 사람과도 일어난다. 그래서 읽은 책이 일본 작가 잼이 쓴 <그 녀석, 지금 파르페나 먹고 있을 거야>이다.


저자는 프리랜서로 게임 그래픽 디자인을 하면서 만화나 일러스트를 그리고 있다. 업무상 인터넷을 사용하는 일이 많다 보니 그로 인한 스트레스나 온라인상의 인간관계로 인한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생각을 바꾸면 부정적인 감정이 줄어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비결을 만화로 그려서 가까운 사람들과 공유하다가 이렇게 책으로 내게 되었다.


메시지를 보냈는데 바로 답장이 오지 않으면 상대방한테 무시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불안감과 초조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는 "모든 사람이 나와 똑같은 상황은 아니"라는 걸 명심하자. 나는 한가해도 상대방은 바쁠 수 있다. 나는 메시지가 올 때마다 바로 답장할 수 있지만 상대방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일 수 있다. 모든 상황을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보고 최대한 이해해보려고 노력하자.


인터넷상에는 불평불만만 올리는 사람도 있고, 자기 자랑만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짜증이 나거나 열등감을 느낀다면, 그걸 지금 보고 있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라는 사실을 떠올리자. 누가 보라고 강요한 것도 아닌데 계속 보고 있다면 그것은 당신 자신이 선택한 일이다. 짜증 나는 글도 열등감을 자극하는 글도, 싫으면 안 보면 그만이다. 싫은데 계속 보는 상황을 택한 건 당신이다. 그러니 남 욕하지 말고 나부터 신경을 끄자.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감이 생기지 않고 자꾸만 자기 자신을 비하하는 마음이 들 때는 연예부 기자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자신에 대한 기사를 써보자. 있는 그대로 쓰면 기사가 팔리지 않을 테니 상당히 부풀려서 쓸 것이다. 예를 들어 '무직이나 다름없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여성'이라면 '독립한 전문직 여성'으로, '인간관계는 무난했다'라면 '모두에게 사랑받았다'라고 쓰는 식이다. 장난 같아 보이지만 침울한 기분을 고양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이 밖에도 저자가 직접 시도해보고 효과를 본 인간관계의 기술과 심리 테크닉이 잘 정리되어 있다. 전문적인 용어나 이론이 나오지 않고, 만화와 글이 함께 실려 있어서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에 지친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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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너무 많이 하는 여자와 완식계 남자 1
아게타테 시노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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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오기노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밥을 너무 많이 만들어버리는 습관이 있다. 혼자 사는데 다 먹을 수도 없고. 고민하던 오기노는 용기를 내 옆집에 사는 대학생 히라세에게 음식을 나누어주기로 한다. 처음에 히라세는 잘 모르는 옆집 여자에게 음식을 얻어먹는 게 민망해서 거절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너무 맛있어서 자기도 모르게 옆집 여자가 음식을 나누어주기를 기다리게 된다.


처음엔 오기노가 나누어주는 음식을 받아먹기만 하는 히라세가 얄미웠는데(디저트라도 사다 주지...). 오기노가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푸느라 음식을 많이 만든다는 걸 알고부터는 히라세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홧김에 너무 많이 만들어서 버릴 뻔한 음식을 옆집에 사는 먹성 좋은 청년이 다 먹어주면 죄책감은 덜지 않겠는가... 생각보다 괜찮았던 만화다. 2권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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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귀족의 휴가의 권장 1
모모치 지음, Sando 그림, 문기업 옮김, 미사키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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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 차림을 한 채로 거리를 걷고 있는 남자. 사실은 아무런 기억이 없다. 급한 대로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팔아 돈을 마련한 남자는 우수한 두뇌와 화려한 화술로 상급 모험가 질을 파트너로 삼는다. 여기가 어딘지, 자신이 원래 누구인지조차 모르지만, 이 시간을 일종의 '휴가'라고 생각하고 모험을 해보겠다는 남자. 질은 아무것도 없으면서 뭔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남자가 왠지 모르게 싫지 않다.


미사키의 라이트 노벨이 원작인 <온화한 귀족의 휴가의 권장>은 독특한 만화다. 이세계 환생물이라는 장르 자체는 새롭지 않은데, '주인공의 기억이 없다'는 설정은 새롭다(보통은 주인공이 전생의 기억을 가진 채로 환생한다). 기억은 없지만 말투나 옷차림, 행동거지로 보아 귀족인 것 같은 주인공 리젤과 그런 리젤을 곁에서 지켜보는 질의 조화도 좋다. BL 느낌이 나는 이세계 모험 판타지물을 보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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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과 동물귀 소녀 멜 2
이토 하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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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과 동물귀 소녀 멜>은 겉모습은 차갑지만 속마음은 따뜻한 주인님과 인간을 닮은 외모를 지닌 '수인(獸人)' 멜의 일상을 그린 만화다. 2권에서 멜은 심부름을 하러 시내에 갔다가 예상치 못한 비를 만나 곤란해하는 여자를 만난다. 여자를 집으로 데려온 멜은 주인님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닫고 자기가 뭘 잘못한 건 아닌지 생각한다. 알고 보니 주인님과 멜이 데려온 여자 사이에는 해묵은 사연이 있었는데...


전부터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작품인데, 직접 읽어보니 역시 훌륭하다. 작화도 탁월하고 내용도 불편한 구석이 없다(참고로 등장인물 대부분이 여성이다). 불우한 과거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고 지냈던 주인님이 멜과의 만남을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웃음을 되찾게 되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주인님에게 과거의 인연이 등장하는 것처럼 멜에게도 과거의 인연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주인님을 돌봐준 콜레트 할머니의 이야기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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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소행성 2
쿠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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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소행성>은 망가타임 키라라 계열의 대표 만화인 <케이온>의 뒤를 잇는 만화다. 여자 고등학교의 지학부(천문부와 지질연구회의 연합 동아리)를 배경으로 꿈 많고 기운찬 여자 고등학생들의 일상을 그린다.


2권에서는 여름 방학을 맞아 지학부 1학년과 2학년이 다 함께 해변으로 놀러 간다. 해변에 널린 돌을 주우며 즐거워하는 미라의 모습을 선배들은 재미있어하고("미라가 요즘은 지질반 분야도 즐거운가 봐."), 어린 시절 동네 캠프에서 미라를 만나 함께 밤하늘을 관찰했던 추억이 있는 아오와 고등학교 입학 전부터 미라의 절친이었던 스즈는 미라를 두고 경쟁 아닌 경쟁을 하느라 바쁘다. 


해변에서 돌아온 후 미라는 사쿠라 선배와 단둘이서 미네랄 쇼를 보러 간다. 보석처럼 아름다운 광물의 자태에 넋이 나가 있던 미라는 외국인이 말을 걸어도 떨지 않고 유창하게 대답하는 사쿠라 선배의 모습에 '심쿵'한다. 관람을 마친 후 카페에서 겹겹이 쌓인 크레이프 케이크를 먹으며 "지층으로 보이지 않니?"라고 묻는 사쿠라 선배에게 나 또한 '심쿵'했다. 뭔가에 홀린 듯 빠져 있는 사람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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