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이소다 가즈이치 그림,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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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을 좋아해서 나름 열심히 읽었다고 자부하는데, 이 책을 보니 추리 소설 중에서도 밀실 추리 소설은 읽은 작품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나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처럼 트릭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범죄자의 심리에 주목하는 내용의 추리 소설을 좋아해서, 상대적으로 범죄자의 심리보다는 트릭 자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높은 밀실 추리 소설은 덜 읽은 게 아닌가 싶다.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추리 소설의 트릭 자체에 집중하고 싶은 독자는 밀실 추리 소설을 읽으면 된다는 뜻 아니겠는가. 그만큼 밀실 추리 소설 중에는 완벽에 가까운 트릭이 등장하는 명작도 많을 터. 대체 그 명작이 어떤 작품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일본의 추리 소설 작가 아리스가와 아리스가 1999년에 처음 발표한 이 책은 일본과 서양의 밀실 미스터리 작품 40편을 엄선해 각각의 작품에 대한 소개와 밀실 그림, 구조도, 작화 포인트 등을 담고 있다. (그림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밀실대'도감'>이라는 제목이 적절해 보인다.) 


밀실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대한 소개도 충실하다. 세계 최초의 밀실 미스터리는 1841년에 발표된 에드거 앨런 포의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이다. 하지만 밀실이 등장하기는 해도 알고 보면 밀실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최초의 밀실 미스터리라는 명예는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이 아니라 이스라엘 장윌의 <빅 보우 미스터리>에 돌아가는 것이 합당하다. 이후 밀실 미스터리는 <오페라의 유령>을 쓴 가스통 르루, <괴도 뤼팽> 시리즈의 모리스 르블랑, 애거사 크리스티, 엘러리 퀸과 함께 본격 미스터리 3대 거장 중 하나로 손꼽히는 존 딕슨 카 등에 의해 발전되어 왔다. 심지어 SF 문학의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도 밀실 미스터리를 썼다고. 


일본 최초의 밀실 미스터리 작가는 에도가와 란포다. 일본 탐정 소설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에도가와 란포는 <D언덕의 살인 사건>, <화승총>, <누군가> 등 다수의 밀실 미스터리 소설을 남겼다. 이 밖에도 요코미조 세이시, 다카기 아키미쓰, 사카구치 안고, 니시무라 교타로, 노리즈키 린타로, 모리 히로시 등 오랫동안 추리 소설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회자되는 작가들이 다수 소개되어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책들만 따라 읽어도 한동안 읽을거리 걱정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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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 흔들리는 나를 일으켜 줄 마음 처방전
오왕근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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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운명대로 인생이 풀리는 건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운명의 지도라고 하는) 사주팔자가 좋으면 사주팔자대로 운명이 풀리는 게 좋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완벽하게 좋은 사주팔자란 없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사주팔자를 보면 넘치는 것도 있고 부족한 것도 있고... 중요한 건 사주팔자 자체가 아니라 타고난 운명을 가지고 어떻게 영위하냐, 얼마나 노력하냐일 텐데, 과연 나는 내 사주팔자, 내 운명을 가지고 얼마나 노력하며 살고 있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 책 - <놀면 뭐 하니>, <엄지의 제왕> 등에 출연한 화제의 인물 오왕근 법사의 책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이다. 


책에는 저자가 평범한 예술 고등학교 학생이었다가 무속인의 길을 걷게 된 과정과 무속인이 된 이후에 겪은 시행착오, 수많은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깨달은 인생의 교훈과 지혜 등이 담겨 있다. 무속인의 삶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이 많은데, 이를테면 저자는 어떻게 무속인의 길을 걷게 되었나 부터 시작해 사주팔자가 똑같으면 인생도 똑같이 풀리나, 무속인이 주식을 하면 대박이 나나, 나쁘고 못된 사람이 더 잘 사는 것 같은 건 왜인가 등이다. 


저자도 무속인이기 전에 인간이다 보니 사람 문제, 돈 문제로 고민한 적이 많고, 자신의 성격과 직업 등에 가치와 신념을 가지기까지 10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그러면서 저자가 깨달은 건, 최악의 결과가 최선일 수 있고 우연히 찾아온 행운이 불행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나로서는 잘한다고 한 일이 잘 안 풀려서 실망하고 좌절할 수도 있고, 실패라고 생각했던 일이 나중에 보니 잘 된 일이었다고 스스로 평가하게 되는 일이 있다. 그러니 눈앞의 득실에 연연하지 말고, 훗날 전체적으로 봤을 때 모든 일이 잘 풀렸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끔 평상시에 좋은 운을 쌓고 착한 업을 짓는 게 중요하다. 


신년운세나 점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좋은 운이 들어왔다고 해서 좋기만 한 게 아니고, 안 좋은 운이 들어왔다고 해서 안 좋기만 한 건 아니다. 올해 운세가 안 좋으면 쉬어가며 공부하는 해로 삼으면 되고, 운세가 좋으면 평소보다 노력하고 공을 들이라는 조언으로 삼으면 된다. 이 밖에도 명심하면 좋은 조언들이 많이 있다. 연말이라서 그런지 마음이 스산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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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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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설 같지만 동화 같기도 하고 신화 같기도 한 작품. 그만큼 다양한 주제와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쉽게 읽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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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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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가 불안해서 과거를 온전히 포용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공감되고 애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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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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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로키>를 즐겁게 보고 있다. 이 드라마에는 '타임라인'이라는 단어가 여러번 나오는데, 그도 그럴 게 정상적인 하나의 타임라인을 지키려고 애쓰는 타임키퍼들과 타임라인을 벗어나거나 교란시키는 변종들의 싸움을 그린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김금희 작가의 소설집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를 읽으면서 '타임라인'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생각났다. 이 책에 실린 소설들 중에는 현재의 '나'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내용이 유난히 많다. 과거의 기억은 대부분 상실이나 결손 같은 부정적인 것이 많고, 현재의 '나'는 그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관계를 회복하거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는 실감하지 못한 감정을 확인하거나 미처 깨닫지 못한 불합리, 모순 등을 인식하면서 더 큰 고통이나 허무함을 느낀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가 아닐까. 어떤 시간, 어떤 공간에 소속감을 느낄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고 여전히 괴로운 우리들은, 피자 위에 놓인 페퍼로니처럼 그저 소소하게 좋아하는 것들(작지만 확실한 행복)에 대해서만 연결된 감정을 느낄 뿐이므로. 이런 답답한 생각, 무거운 감정을 담고 있는 책이라서 읽는 내내 울적했지만, 다 읽고 나서는 조금 후련하기도 했다. 어쨌든 시간은 흐르고, 모든 건 결국 지나가고 사라질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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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모자 2021-11-25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으로 이민 간 이탈리아인들이 자신들이 먹던 살라미를 미국인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페퍼가 들어간 소세지라는 의미로 ‘페퍼로니‘라고 얼버무렸다죠.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자신의 복잡한 상황과 심정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 남들에게는 ‘페퍼로니‘라고 거칠게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지요.
인물들은 시간을 관통하면서 ‘살라미‘라는 이름이 통용되지 않는 세계에 도착했기에 ‘우리‘가 함께 왔던 예전 그곳의 이름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게 되었죠.
그것은 소설 중반 고전 강의 시간에 나온 ‘우리임‘이 불가능한 세계, 어른이 되어버려서 세상 돌아가는 일에 눈 떠버린 이후로 젊은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는, 앞으로 가야 할 길도 잃은 장님의 처지이기도 하죠.

키치 2021-11-25 15:36   좋아요 1 | URL
와.. 저는 미처 생각지도 못한 설명과 해석이네요. 가르침 주셔서 감사합니다.